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치매를 앓던 남편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70대 아내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정승규 부장판사)는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74)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23일 인천 중구 소재의 자택에서 70대 남편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사위에게 연락해 "남편이 넘어져서 다친 것 같다"며 신고를 요청하고, 딸의 집으로 간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집 안에서 알몸 상태로 숨진 B씨를 발견했다.
시신에는 흉기에 찔린 듯한 흔적이 있었으며, 현장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가 발견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치매를 앓던 B씨가 알몸 상태로 외출하려 하자 말다툼 끝에 그를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오랫동안 치매 증세를 보인 피해자를 돌보며 (피해자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겪었고, 자녀들이 선처를 간곡히 탄원하고 있다"며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이 같은 판결에 불복한 A씨와 검찰은 항소했다.
앞서 검찰은 1심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16년을 구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치매가 있는 남편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해 범행이 잔혹하고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도 "치매가 심해진 남편을 홀로 돌보며 어려움을 겪었고 평소 가정 폭력을 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 당일 피해자가 나체 상태로 뛰어다니다 경찰에 의해 구조됐는데도 다시 나가려 하자 말리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며 "범행을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지만 일정 부분 고려할 사정이 있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이 초래한 중대한 결과가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범행에 이른 경위 등을 일부 참작하면 고려할 사정이 있다"며 "자녀들은 피고인이 가정을 위해 헌신한 점을 언급하며 선처를 탄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20여년 전 벌금형 외 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과 고령으로 대장암 수술을 받아 건강도 좋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며 A씨와 검찰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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