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15억 상가 새어머니에게"…아버지 유언장에 자식들 이름은 없었다 [이런 法]

"15억 상가 새어머니에게"…아버지 유언장에 자식들 이름은 없었다 [이런 法]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사실혼 관계인 새어머니에게 전 재산을 상속하고 떠난 아버지 때문에 자녀들이 허탈함을 호소하며 법적 조언을 구했다.

사별후 만난 동창생과 동거... 전 재산 '유언공증'

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아버지가 전 재산을 새어머니에게 넘긴다는 '유언공증'을 남기고 떠나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저희 어머니는 10년 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셨다"고 운을 뗐다.

그는 "혼자 지내시던 아버지는 5년 전 국민학교 동창이라는 분을 만나서 동거를 시작했다"며 "두 분은 혼인 신고만 안 했을 뿐, 사실혼 관계로 함께 생활하셨다"고 털어놨다.

이어 "평생 정밀기계 엔지니어로 일하셨던 아버지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는 기계와 도면을 마주하는 시간이 훨씬 많았다"며 "워낙 무뚝뚝하신 분이라 저희는 아버지가 혼자 지내는 걸 좋아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A씨는 "새어머니가 '아버지가 겉으로 표현을 안 해서 그렇지 외로움을 많이 탄다'고 하시더라.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아버지가 외롭지 않게 여생을 보내게 돼 진심으로 기뻤다. 저희 남매는 명절마다 찾아뵙고, 그분을 어머니라고 부르면서 깍듯하게 모셨다"고 했다.

얼마 전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이후 남매는 아버지가 시가 15억 원 상당의 상가 건물을 포함해서 전 재산을 새어머니에게 전부 넘긴다는 '유언공증'을 남겨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그 유언장에 저희 남매의 이름은 단 한 줄도 없었다"며 "새어머니는 아버지가 자발적으로 준 재산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면서 건물을 통째로 가져가려고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버지가 그분께 고마워서 그러셨을 거라는 거, 100번 이해하지만 자식들 입장에서는 너무나 허탈하기만 하다"며 "저희 자식들이 최소한의 권리라도 되찾을 방법은 없는지, 혼인신고도 하지 않은 사실혼 배우자가 아버지의 전 재산을 모두 가져가는 게 법적으로 가능한지 궁금하다"고 조언을 구했다.

변호사 "유증 자체 원칙적으로 유효...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 가능"

해당 사연을 접한 신진희 변호사는 "민법상 사실혼 배우자에게는 법적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지만 유증은 제3자에게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재산을 주게 유증했다면 유증 자체는 원칙적으로 유효하며, 사실혼 배우자는 재산을 수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버지가 유언을 통해 특정인에게 전 재산을 주었다 하더라도, 법정 상속인인 자녀들에게는 최소한의 상속 재산을 보장받을 권리인 유류분이 있다"며 "유증으로 남은 상속 재산이 없더라도,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통해 일부 상속 재산을 사실혼 배우자로부터 받아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상속 개시와 유증이 있다는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진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신 변호사는 "유증을 받은 사실혼 배우자 입장에서는 기여분을 주장할 수는 있지만, 기여분이 일반적인 부양을 넘는 특별한 기여가 있어야 인정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혼 배우자에 대해서도 직접적인 기여분 결정 청구권을 독립적으로 줄 것인지, 유류분 소송 내에서 항변만으로 인정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적용 범위에 대해서는 재판부의 면밀한 법리 해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는만큼 힘이 되는 게 법이라죠. [이런 法]은 여러가지 법적다툼에 대한 변호사들의 조언을 담았습니다.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연재물을 구독해주세요.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