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이 성장 견인, 내수 회복은 여전히 더뎌
온라인 물가도 올해 최저…수요 부진 신호
"성장·환율 고려하면 금리인하 속도 조절 가능"
스테이트 스트리트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의 2·4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회복의 무게중심은 여전히 반도체와 수출에 쏠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비 회복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가운데 한국은행도 당분간 원화 약세를 의식한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제기됐다.
23일 글로벌 자산운용사 스테이트 스트리트 마켓(State Street Markets)의 벤 루크(Ben Luk) 수석 멀티에셋 전략가는 "한국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6% 성장해 시장 예상치(0.4%)를 상회했다"며 "성장세는 둔화됐지만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성장의 핵심 동력은 수출이었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에도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3% 급증하면서 전체 수출을 떠받쳤고 정부 지출도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민간소비는 0.4% 증가에 그쳐 경기 회복이 수출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특히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자체 실시간 물가 지표인 '프라이스 스탯츠(PriceStats)'를 근거로 내수 부진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7월 중순 기준 한국 온라인 물가는 전월 대비 0.16% 하락해 지난해 말 이후 처음으로 월간 하락세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으로, 소비 위축과 휘발유 가격 상승에 따른 실질 구매력 약화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벤 루크 전략가는 "성장 흐름 자체는 예상보다 양호하고 원화 약세도 이어지고 있다"며 "금융시장이 안정적인 상황이라면 한국은행은 원화 추가 약세를 완화하기 위해 다소 매파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IB업계에서는 이번 GDP 결과가 당장 경기 논쟁을 끝내기보다는 '수출은 버티지만 소비는 살아나지 않는 이중 구조'를 다시 확인시켜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의 관심도 추가 경기부양 여부보다 한국은행이 원화 안정과 경기 부양 사이에서 금리 인하 속도를 얼마나 조절할지에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성장은 예상보다 견조했지만 내수 회복은 여전히 제한적이어서 향후 통화정책은 환율과 소비 회복 속도가 핵심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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