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서 하루 새 사망자 100명 이상 늘어
어퍼트리슐리 수력발전소 터널에 100여명 고립
한국인 9명도 실종, 박정원 두산 회장 현지에
수색 작업을 벌이기 위한 헬기가 이륙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네팔과 중국 국경의 히말라야 산악지대를 강타한 대규모 홍수로 인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사고 발생 나흘째인 29일(현지시간)까지 양국에서 확인된 사망자는 682명으로 늘었으며 실종자는 3000명에 육박했다.30일 외신 등에 따르면 네팔 중부 바그마티주 일대에서 발생한 홍수로 675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티베트자치구 르카쩌시 지룽현에서도 홍수와 함께 발생한 토석류로 7명이 사망했다.
전날까지 579명이었던 양국 사망자 수가 하루 만에 100명 이상 증가한 것은 네팔 피해 지역에서 본격적인 수색이 이뤄지면서 추가 사망자가 잇따라 확인됐기 때문이다.
실종자 역시 크게 늘었다. 네팔에서 확인된 실종자는 2426명으로 전날보다 약 500명 증가했다. 중국 티베트 지역 실종자 554명을 합치면 양국 전체 실종자는 2980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500명 이상은 인도와 미국 등 30여개국에서 온 외국인으로 파악됐다.
한국인 9명 실종..헬기 수색도 기상 악화로 차질
한국인 실종자 구조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네팔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과 한국남동발전 직원 3명 등 한국인 9명이 아직 연락이 끊긴 상태다.
한국 정부는 현지에 신속대응팀을 보내고 헬기를 확보해 수색에 나섰다. 정부 합동신속대응팀과 두산에너빌리티·한국남동발전은 수도 카트만두에서 모두 6대의 헬기를 확보했다.
지난 29일에는 한국 정부가 확보한 헬기가 처음으로 피해 지역 수색에 투입됐다. 다만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동발전 측이 확보한 헬기는 악천후와 네팔 당국의 운항 허가 문제로 운항하지 못했다. 전날에도 한국남동발전이 빌린 헬기 1대만 현장 수색에 나섰다.
한국 외교부는 외교부 직원 1명과 소방청 소속 8명으로 구성된 신속대응팀 9명을 추가로 네팔에 파견하기로 했다. 앞서 27일에는 임상우 외교부 재외국민보호·영사 담당 정부대표를 팀장으로 하는 11명 규모의 대응팀이 현지에 도착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이날 네팔에 도착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이 실종된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직접 찾아 구조 상황을 살피고 회사 차원의 지원을 하기 위한 행보다.
수력발전소 터널에 100여명 고립 추정
구조당국은 특히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에서 실종자들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홍수로 발전소 내부가 침수되면서 터널에 100명 이상이 갇힌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관계자는 터널 내부에 1.2~1.5m 깊이의 진흙이 쌓였고 헬기가 착륙할 수 있는 공간도 제한돼 구조 작업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비와 짙은 안개 등 악천후도 구조 작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네팔 일부 지역에서는 헬기 운항이 한때 중단됐으며 구조당국은 생존자들을 수도 카트만두로 이송하기 위한 육상 수송 수단을 확보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이번 홍수는 네팔의 전력 인프라에도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 네팔 전력청은 수력발전소 11곳과 태양광발전소 1곳의 운영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가동이 멈춘 발전시설의 총 설비용량은 431.1MW로 네팔 전체 설비용량의 약 10%에 해당한다. 수력발전소에서 실종된 노동자만 93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 등 교육시설 피해도 발생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이번 홍수로 학교 18곳이 파괴되고 10곳이 파손됐으며 약 1만명의 학령기 아동이 피해를 입었다.
자연댐 수위 낮아졌지만 2차 홍수 우려
중국 티베트 지역에서는 자연댐으로 형성된 호수의 수위가 낮아지고 있지만 추가 피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중국중앙TV(CCTV)는 지룽 통상구 상류에 형성된 자연댐 호수의 수위가 최고점보다 약 10m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네팔 재난당국은 호수가 완전히 빠질 때까지 추가적인 범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2차 홍수 위험을 경고했다.
이번 대홍수의 배경에는 히말라야 지역의 기후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랑탕리룽산 해발 5200m 지점에서 폭 약 600m에 달하는 빙하가 주변 암석과 함께 붕괴했고 이 과정에서 규모 5.2 지진에 맞먹는 충격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붕괴한 빙하와 토석류가 렌데강과 트리슐리강을 따라 하류로 쏟아져 내려가면서 대규모 홍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구조당국이 실종자 수색을 이어가는 가운데 추가 붕괴와 2차 홍수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현지의 긴장도 계속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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