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상 퇴직금제도 폐지 수순
의무화 이후부터는 DB로 운영해야
퇴직 전 평균임금 기준 DB 연공급에 유리
임금상승률보다 투자수익률 자신있으면 DC가 유리
다만 DB·DC·기금 선택 여부 모두 노사 합의 사항
정부, 근속1년미만·초단시간 근로자 적용도 추진
서울 아침 최저 기온이 5도까지 내려가며 쌀쌀한 날씨를 보인 2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두터운 외투를 입고 출근길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가 시행되면 퇴직금을 떼일 염려는 없어진다. 당정의 사외적립 의무화 시간표에 따르면 오는 2030년부터는 10인 미만 영세사업장 노사 역시 확정급여(DB)형, 확정기여(DC)형, 기금형 중 최소 하나의 제도를 선택해 운영해야 한다. 임금상승률과 기대투자수익률에 따라 근로자들의 선호가 갈릴 전망이다.
정부는 현행법상 퇴직급여 지급 대상이 아닌, 계속근로(근속)1년 미만 또는 주 소정근로 15시간 미만 근로자 및 노무제공자에 대한 적용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영세사업장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임금체계 등 따라 선호 갈릴 듯
29일 정부가 발표한 퇴직연금 기능강화 방안에 따르면 2030년부터 국내 전 사업장의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가 시행된다. 이렇게 되면 기존 퇴직금제도는 없어진다. 현행 근로자퇴직급여법 8조에 명시된 퇴직금제도는 근속 1년에 대해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형태다. 다만 현행 퇴직금제도는 충당금 적립 의무를 지우지 않고 있다. 사업주가 퇴직근로자에게 소위 '알아서 주는' 방식이다.
당정은 이 같은 제도의 허점 때문에 임금체불이 빈발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체불액 가운데 퇴직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41.1%(8229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퇴직금제도 폐지와 함께 당장 내후년부터 100인 이상 사업장은 △개인 또는 회사가 금융회사와 개별 계약을 맺는 계약형 DB·DC △제3의 운용사가 적립금을 한데 모아 굴리는 기금형 중 하나를 선택해 운영해야 한다. 2030년에는 전 사업장으로 적용이 확대된다.
사업장별 노사의 입장에 따라 제도 선택이 상이할 것으로 점쳐진다. 노동부 관계자는 "정부가 DB와 DC 중 어느 한 제도를 장려하는 것은 아니다"며 "임금상승률이 반영되는 연공급 임금체계를 가진 노동자에겐 DB가, 임금상승률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면 DC가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세사업장 도입 숙제
사업장 규모에 따른 퇴직연금 도입률은 큰 차이를 보인다. 2024년 기준 50인 이상 사업체 규모는 도입률이 80~90%대를 기록한 반면, 30인 미만 사업장은 23.2%, 5인 미만으로 좁히면 10.6%까지 떨어진다. 2030년부터 사외적립 의무화가 적용될 10인 미만 사업장 수는 176만7543개 중 7만6000여곳 만이 현재 퇴직연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부는 이를 감안해 퇴직연금 미도입 사업장 1500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여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응답 사업장의 52.5%는 '부담된다'고 답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국내 사업장 규모 분포를 고려해 절대 다수인 10인 미만 사업장 수가 표본에서 90% 이상이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노동부가 현행법상 적용 대상이 아닌 근속 1년 미만, 초단시간(주15시간 미만) 근로자에 대한 적용 방안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추후 노동연구원의 분석,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사회적 대화를 토대로 이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퇴직급여 적용 대상이 아닌 '계속근로 1년 미만 노동자' 기준을 '6개월' 또는 '일괄적용'해야 한다는 등의 여러 요구들이 있다"며 "해당 의제는 경사노위 의제로 올라가 노사정간 논의를 하는 과정이어서 답을 제시하지 않았다. 노사 협의가 이뤄지면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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