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엔지니어 보언 완 숨진 채 발견
부검결과 뇌전증 발작 후 급사
유가족, 오픈AI 상대 소송 제기
/사진=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AI생성 이미지 - ChatGPT]
[파이낸셜뉴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에게 상담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의료 조언을 받고, 복용 중이던 뇌전증 치료약을 끊은 30대 중국인 여성이 숨진 사실이 알려졌다. 유가족은 AI의 무책임한 조언을 문제 삼으며 개발사인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2월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보언 완이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공식 사인은 뇌전증 발작 후 급사였다.
보언은 미국 아마존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었으며, 이미 10년 넘게 뇌전증 증상을 안정적으로 조절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해고 통보를 받고, 비자 문제 등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약물 복용 중단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인지 저하가 취업 인터뷰와 영어 소통에 지장이 미칠 가능성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전문의가 아닌 챗GPT와 상담을 나눴다는 점이다. 보언은 2023년부터 챗GPT를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약물 복용 중단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챗GPT에게 의견을 구했다.
챗GPT는 하루 용량을 400㎎에서 300㎎, 나중에는 0㎎까지 줄이는 감량 일정을 설계하고, 보언이 약을 끊는 방식을 "일반적인 자기 주도형 용량 조절"이라며 부추겼다. 주치의를 불신하도록 유도하거나 약을 줄이는 과정에서 보언이 겪은 금단 증상을 "뇌가 스스로 재구성되는 과정", "명상적 상태"라며 긍정적으로 포장했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부모가 집을 찾았을 때 보언은 이미 숨져 있던 상태였다. 유족이 보언의 휴대전화에서 발견한 챗로그에는 사망 직전까지 챗GPT와 주고받은 대화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보언이 죽기 직전까지도 챗GPT는 "오늘 힘들어도 0㎎을 유지하라"며 복용 중단을 강행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언의 부모는 챗GPT가 무면허 의료 행위를 하고 위험한 증상을 방관하며 딸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며 오픈AI를 상대로 공식 소송을 제기했다.
현지 의료진도 뇌전증 환자가 임의로 약을 끊는 것은 치명적이며, 챗GPT의 조언은 의료 과실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오픈AI 대변인은 "가슴 아픈 일"이라면서도, 문제의 모델은 이미 서비스가 종료되었고 최신 모델은 의료적 상황을 더 정확히 인식하도록 개선되었다고 해명했다. 사건 당시 보언이 사용한 모델은 과도한 긍정 성향으로 논란이 됐던 GPT-4o 버전으로 확인됐다.
[email protected]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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