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8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근거로 '고금리 지속에 따른 내수부진'을 꼽으면서 정책당국의 부담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 있어 내수진작이 시급하다. 다만 확실한 카드가 마땅치 않다. 재정당국은 세수결손으로 재정 여력이 빠듯하다. 통화당국인 한국은행도 급증한 가계부채, 부동산 불안 우려로 금리인하엔 신중모드다. KDI가 이날 올 성장률 전망을 조정했지만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전망을 하향했다. 국제금융센터의 최근 집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UBS 등 IB 8곳의 올해 우리나라의 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2.5%다. 한달 전엔 평균 2.7%였다. 올 2·4분기 경제가 전기 대비 -0.2%라는 마이너스 성장을 반영했다. 문제는 대내외 여건이 전망시점 대비, 악화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경제침체 가능성으로 주식시장이 큰 변동을 겪은 게 대표적이다. 이는 미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까지 반영한다면 성장 하향 조정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미국 경제 흐름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 KDI가 이날 낮춘 성장률 전망에는 우리나라 총수출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KDI는 "올해 총수출은 반도체 경기가 기존 예상을 크게 웃도는 호조세를 보임에 따라 기존(5월 전망) 5.6%보다 높은 7.0%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KDI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이번 수정전망에서 미국 경기침체를 반영하진 않았지만) 만약 미국·중국의 경기가 급락하거나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되면 우리 경제의 회복세는 더욱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내수진작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정부와 한은은 사실상 딜레마 상황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펑크'가 예상되면서 정부의 재정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실제 올 상반기 국세수입은 1년 전 대비 10조원가량 감소했다. 물가가 2%대에 진입하면서 인플레이션 부담이 줄어든 한은도 집값과 가계부채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금리를 내리면 집값 급등세를 부추기고 가계빚을 팽창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미국 정책금리보다 2%p나 낮은 상황에서 금리인하는 환율급등, 금융불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KDI는 금리인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규철 실장은 "가계부채, 부동산은 거시건전성 정책,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정책으로 해결하면 된다"며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금리인하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금리인하가 내수살리기 핵심이고 0.25%p 인하한다고 부동산이 '불장'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4-08-08 18:19:55[파이낸셜뉴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이 지난달 22일 '전원 일치'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한 가운데 여전히 불안한 물가와 가계부채 등을 중요한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일부 위원은 "긴축 지속의 위험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금리 인하 검토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12일 한국은행에 발표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2월 22일 개최)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당시 회의에서 "물가가 기조적으로 둔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여전히 목표 대비 높고, 향후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도 적지 않다"며 "반면 올해와 내년 성장이 잠재성장률 수준 또는 그 이상의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재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를 요인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가계부채도 조기 금리 인하 신중론의 배경으로 거론됐다. 한 위원은 "높은 (수준의) 가계대출은 국내 경제에 큰 부담 요인으로, 최근 그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으나 수준 자체가 높아 향후 기준금리의 피벗(전환) 시점 결정에 있어 주택 가격과 함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위원도 "가계대출의 경우 낮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증가를 지속하고 있어 주택담보대출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장기간 통화 긴축에 따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대출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한 위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확산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됐지만 관련 리스크(위험)는 여전히 잠재하고, 은행·비은행 금융기관의 연체율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 긴축 지속의 위험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내수 부진 등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소폭 약화하면서 긴축 완화의 위험이 다소 감소했다고 평가하는바, 향후 물가 및 경제 상황의 흐름,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완화 시점을 적절히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3-12 20:20:31[파이낸셜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가계부채 증가가 우리나라 경제의 큰 불안 요인이라며 완만한 부채 축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 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도 여러 금통위원들이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 많은 우려를 표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70년간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줄어든 것은 몇 번의 위기 상황을 제외하고는 없다"며 1997년 외환위기, 2003~2005년 카드사태, 코로나19 위기 직후인 지난해 등 손에 꼽는다고 했다. 이 총재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계속 늘어나면 우리경제의 큰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며 가계부채 축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총재는 금융시장 충격 등을 고려해 '완만한 디레버리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시장과 밀접한 영향이 있기 때문에 (가계부채를) 단기간에 조정하려고 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역전세난, 전세보증금 미반환, 새마을금고 연체율 상승 등과 같은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례에 한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완화하는 것에 대해선 "단기적으로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자금시장에 물꼬를 트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가계부채를 줄여가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7-13 12:16:41"금리가 소비를 진작시키지 못한다면 저축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다. 고령화에 대비해 앞으로 저축 증대가 계속 필요하다." 이일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1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올해 처음으로 금통위원 기자간담회를 갖고 "금융불안은 완화적 통화정책이 금융부채 증가로만 이어지고 소득증대로는 이어지지 못할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금리인하가 금융부채를 늘리는 쪽으로만 영향을 미치고 소득증대 효과로는 이어지지 못하면 위기가 터진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째 기준금리를 1.25%로 유지하며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가고 있는 중앙은행이 부족한 저축여력을 근거로 통화정책의 한계론을 또 한 번 언급해 주목된다. 이 위원은 이날 간담회를 계기로 15분간 가진 강연에서 "실물 혹은 금융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전달경로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수립하면 궁극적으로 위기에 이를 수 있다"며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런 사례"라고 설명했다.지난해 말 이미 13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는 가계부채는 각종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급부상했다. 불어난 금융부채는 소득 불균형과 더불어 우리 소비를 위축하는 요인이다. 금융부채가 늘어나더라도 이것이 부의 효과를 통해 다시 소비진작, 소득증대로 연결되면 큰 문제가 없지만 우리의 경우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대 초반부터 부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계속 웃돌고 있어 금융불안 우려가 상당히 큰 편이다. 더욱이 우리 사회의 고령화 정도를 놓고 보면 앞으로 저축은 꾸준히 늘어나야 한다는 게 이 위원의 생각이다. 이 위원은 "앞으로 한 50년을 내다볼 때 저축이 많이 누적돼 있으면 정상적으로 소비를 할 수 있는데, 사람들 생각에 저축이 충분히 돼있지 않으면 저축을 하려고 노력할 것 아닌가"라며 "사람들이 미래를 걱정하면서 저축을 늘리려고 할 때는 통화정책을 역으로 해도(완화해도) 그(소비진작) 효과가 잘 안 나타난다"고 말했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기자
2017-02-01 17:41:59지난 7월 오래된 소형 아파트를 구매해 집 주인이 된 새내기 하우스푸어입니다. 처음 입주했을 때는 주택가격 상승 붐을 타고 집값이 꽤 많이 올라 같은 층에 사는 이웃들로부터 "집 참 잘 샀다"는 부러움 섞인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2년마다 살 집을 구하러 다니고 매달 월세를 내는 것보다는 원리금 상환이 부담되더라도 큰돈을 빌려 집을 사는 게 낫다 싶어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월급의 절반 이상을 빚 갚는 데 쓰니 당장 생활은 빠듯하지만 집값이 떨어지지만 않으면 장기적으로는 이익이라는 생각에서였죠. 그런데 한달 두달 원리금을 갚다 보니 이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다. 나중에 소득이 늘면 조금 여유가 생기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빚 증가 속도가 소득 증가 속도를 훨씬 웃돈다니 당장 목돈이 더 필요하게 되면 어떻게 융통을 해야 하나 고민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금융위에서 가계부채 대책 중 하나로 총체적 상환부담 평가시스템(DSR) 지표를 산출해 참고자료로 쓰겠다고 합니다. 실제로 처분 가능한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이 얼마나 되는지를 따져보자는 건데 이 수치가 40%를 넘어가면 한계가구로 분류됩니다. 더 큰 문제는 집값 하락입니다. 2014년 이후부터 신규분양이 증가하고 재개발 붐이 일면서 저금리에 투자할 데 없는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고 '거품'이 낀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52만가구, 올 상반기에만 24만가구에 달하는 분양물량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됩니다. 이 때부터는 집을 다 짓고도 주인을 찾지 못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시장에 쏟아지는 등 주택 가격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가계부채 증가에 대해 정부에서 매번 대책을 내놓긴 하지만 뾰족한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분할상환에서 총량규제까지 매번 바뀌는 처방전 때문에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석 달 전까지만 해도 세를 사는 것보다는 가능하다면 집을 갖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당장의 지출에다 집값 하락 문제까지 고민할 것이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불안한 월급쟁이들입니다. 적어도 정책만큼은 예측이 가능했으면 합니다. sane@fnnews.com 금융부 박세인
2016-10-10 17:21:05가계부채, 청년층 일자리 감소, 비소비지출 증가, 전월세 부담, 의료비 등 경직성 지출 증가, 불안한 노후.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18일 내놓은 '민간소비 부진의 원인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민간 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지적한 '6대 요인'이다. 가계의 소비여력은 줄어들고 청년 고용 부진으로 가계소득 불안정성은 높아지고 있으며 불안심리가 확산되는 등 소비심리에 부정적인 요소들이 가득한 것이다. 소비위축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가계의 소비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꼽혔다. 가계 부채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세금과 사회보험, 이자 등 비(非) 소비성 지출도 급격히 늘어나 쓰고 싶어도 쓸 돈이 없는 것이다. 전경련에 따르면 2003년 58.2%이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2013년 71.5%로 증가해 작년말 현재 가계부채 총액은 1021조4000억원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10년간 가계의 비소비지출은 74.7% 늘어나 2003년 17.0%이던 가계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8.9%로 높아졌다.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양적으로 늘고있기는 하지만 청년 고용은 부진하고 은퇴 자영업자는 증가해 가계소득의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 2012년 임금근로일자리는 40만8000개 늘어나 외형상 고용 상황이 개선된 듯 보이지만 근속기간 1∼3년 미만의 단기 일자리가 36만개로 다수를 차지했다. 50대 일자리는 20만3000개 증가한 반면 20대 청년 일자리는 오히려 8만개 줄었다. 아울러 주택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임차인들의 주거비용 부담이 확대되는 것과 교육비·의료비 등 가계의 경직성 경비 지출도 늘어나고 있는 것도 소비를 꺼리게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령화 진행과 함께 노후생활에 대한 불안심리가 퍼지며 지갑을 닫는 것은 소비부진의 심리적 요인에 해당한다. 노년층의 보수적 소비성향이 전체 가구의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주면서 청장년층의 소비성향도 하락하고 있다. 전경련 경제정책팀 김용옥 팀장은 "위축된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증대, 고용창출, 소비증진, 투자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기업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기자
2014-09-18 14:01:40한국의 높은 가계부채 수준이 경제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지가 보도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WSJ에 따르면 한국의 가계부채가 지난 5년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까지 늘어났으며 분석 기준에 따라서는 미국의 가계부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가계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6%로 10년 전 38%보다 크게 높아졌다. WSJ는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높은 가계부채 수준은 연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한국이 올해 3·4분기에 8년 만에 순채무국이 된 사실을 지적했다. 아울러 현재 한국은 수출 둔화와 함께 산업생산도 위축되고 있어 이것이 소득 증가율 감소와 높은 실업률 증가로 이어질 경우 소비자의 지출과 부채 상환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2.0%로 예상한 데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5일 내년 한국 경제 성장전망을 2.7%대로 낮춰 잡았다. 또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한국의 내년도 경제성장 전망치를 낮추고 일부는 1998년 이후 처음으로 경기침체를 경험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편 WSJ는 한국의 가계부채는 높은 주거 및 교육비 부담에 기인하지만 가계부채 연체율은 0.5%로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nanverni@fnnews.com 오미영기자
2008-11-30 23:25:05한국의 높은 가계부채 수준이 경제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지가 보도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WSJ에 따르면 한국의 가계부채가 지난 5년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까지 늘어났으며 분석 기준에 따라서는 미국의 가계부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가계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6%로 10년 전 38%보다 크게 높아졌다. WSJ는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높은 가계부채 수준은 연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한국이 올해 3·4분기에 8년 만에 순채무국이 된 사실을 지적했다. 아울러 현재 한국은 수출 둔화와 함께 산업생산도 위축되고 있어 이것이 소득 증가율 감소와 높은 실업률 증가로 이어질 경우 소비자의 지출과 부채 상환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24일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2.0%로 예상한 데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5일 내년 한국 경제 성장전망을 2.7%대로 낮춰 잡았다. 또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한국의 내년도 경제성장 전망치를 낮추고 일부는 1998년 이후 처음으로 경기침체를 경험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편 WSJ는 한국의 가계부채는 높은 주거 및 교육비 부담에 기인하지만 가계부채 연체율은 0.5%로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nanverni@fnnews.com 오미영기자
2008-11-30 17:30:57[파이낸셜뉴스]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가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9%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높은 가계 부채와 불확실한 고용 전망은 민간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 눈길을 끈다. 또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3일 AMRO가 발표한 '2021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 및 국내 투자의 견고한 회복세에 힘입어 올해 한국 경제는 3.9%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 3월 발표한 전망치 3.2%보다 0.7%포인트(p) 상향한 수치다. 내년 성장률은 3.0%로 내다봤다. AMRO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8%), 한국개발연구원(KDI·3.8%)보다는 높지만 국제통화기금(IMF·4.3%), 한국은행(4.0%), 우리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4.3%)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번 AMRO의 전망은 지난 2~3월 화상으로 진행된 AMRO 연례협의 결과와 지난달 5일까지 데이터와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즉 지난달 12일 격상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영향은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AMRO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균형한 회복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대면 서비스의 경우 높은 위험성으로 인해 제조업과 서비스업 사이의 불균등한 회복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높은 가계 부채와 불확실한 고용 전망도 민간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정부가 백신 접종 계획을 성공적으로 늘려간다면 노동시장과 소기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약화할 수 있다고 봤다. AMRO는 대규모 경제 부양책으로 뒷받침된 맞춤형 방역 전략이 감염률을 통제하고,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됐을 때 재정, 통화, 금융규제 정책 등이 기업 파산을 줄이고 일자리 손실을 완화했다고 짚었다. 다만 향후 코로나19 팬데믹 방역, 미·중 무역 분쟁 및 가계 부채 관련 불확실성이 한국의 성장 모멘텀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확장적 재정 정책 및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증가하는 금융 불균형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도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AMRO는 "한국의 저소득층은 소득과 고용 불안정에 지속 직면하고 있으며 소기업은 불확실한 사업 전망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며 "더 견고하고 포용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 재정 지원조치는 팬데믹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취약계층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통화 정책은 경기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올해 4월 이후 물가상승률은 한국은행 물가 안정목표치인 2% 이상 상승한 가운데 올해는 마이너스 산출 갭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속되는 팬데믹과 경제적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취약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신용 지원 조치는 계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AMRO는 "금융 안정 측면에서 가계 부채 축적과 자산 가격 급증 형태로 금융 불균형이 나타남에 따라 엄격한 거시 건전성 조치가 여전히 필수적"이라며 "경제적 불확실성을 고려해 금융기관의 여신 건전성 및 대출 기준을 지속적으로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유동성 제약이 있는 기업들에 일시적인 구제 조치를 제공하는 가운데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는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적절한 경우 단계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녹색 및 디지털 경제 지원, 신성장 동력 육성, 사회 안전망 확대를 위한 뉴딜 정책은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위한 전략적이고 시의적절한 계획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이외에도 소기업과 저숙련 노동자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 부문과 노동 시장의 구조 개혁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1-08-23 11:20:05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석달 만에 '금리 정상화'의 길로 돌아섰다. 대내외적으로 하방 위험요인이 여전하지만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박이 가시화되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차단하겠다"는 '시그널'을 보낸 것이다. 시장에선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최소 연 3.50% 수준으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농작물이나 석유류를 제외한 5월 근원물가상승률(전년 동월 대비 3.5%)이 24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데다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까지 예고되면서 한 차례 이상 금리를 더 올릴 것이란 분석에서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10일 "금리를 한 번만 더 인상할 것인지 아니면 더 할 것인지는 말하기 어렵다"면서 "금통위는 단기적인 문제를 간과하진 않지만 대내외 여건을 봐가며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소 연 3.5% 수준 전망 경제전문가들은 금통위가 최근 두 달 연속 금리를 올린 적이 없기 때문에 다음 달 바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낮게 봤다. 다만 하반기 중 최소 한 차례, 많으면 두 차례 금리를 올려 최소 연 3.50% 수준으로 만들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금융연구소와 산은경제연구소는 올해 말까지 연 3.75%로 전망했던 금리를 최근 연 3.50% 수준으로 소폭 하향조정했다. 금통위의 '베이비 스텝(단계적 금리인상)' 기조가 거북 걸음 수준이라는 판단에서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하반기 전기요금, 대중교통비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가중되면서 8∼9월께 0.25%포인트 더 인상할 것으로 분석했다. 씨티그룹은 기대인플레 확대 우려와 내년 지방선거 등을 고려할 때 연말까지 0.25%포인트씩 두 차례 더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통위원 "근원물가 잡자" 합창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근원인플레이션을 새롭게 언급했다. 김 총재가 한은에 부임한 이후 처음이다. 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만성화되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측면에서 근원인플레이션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나라에선 근원인플레이션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PI) 중에서 89% 정도의 비중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박이 공급 측면보다 더 크다는 얘기다. 근원물가란 농작물이나 석유류 등 일시적인 외부 충격에 의해 물가 변동이 심한 품목을 제외한 장기적인 물가를 말한다. 따라서 근원인플레이션이 높으면 고물가 현상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 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근원인플레이션율은 지난 2009년 6월 이후 최고치인 3.5%(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했다. 앞으로 소비자물가가 상당한 상승 압박을 받을 것이란 뜻이다. 김 총재는 "한은이 2∼4%의 물가안정목표를 세웠지만 (물가상승률이) 4%를 넘을 가능성은 공공요금 인상 시기와 폭, 공급 측면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 등에 달려 있다"면서 "올 4·4분기쯤 되면 코어인플레이션(근원물가상승률)과 CPI가 역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요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전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만큼 근원물가 관리에 더 중점을 두겠다는 의미다. 금통위원들이 이날 7개월 만에 만장일치로 '금리인상'을 주문한 것도 향후 물가상승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한은 관계자는 "근원인플레이션이 올라간다는 것은 보다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요구된다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시장에선 물가나 금리정책을 볼 때 근원인플레이션을 예의주시하면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schoi@fnnews.com최진성기자
2011-06-10 20:2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