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약 13개월 동안 충돌했던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휴전에 합의하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미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외 정상들은 가자지구 역시 전쟁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스라엘 정부는 계속 싸우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가자지구에서 싸우는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휴전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레바논 다음은 가자지구, 전쟁 멈춰야이스라엘 안보 내각은 26일(현지시간) 투표에서 헤즈볼라와 60일 동안 휴전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유엔이 설정한 경계선을 넘어 레바논 남부를 침공했던 이스라엘은 이번 합의로 60일에 걸쳐 점진적으로 경계선 밖으로 물러날 예정이다. 하마스를 돕기 위해 이스라엘을 공격했던 헤즈볼라 역시 이스라엘 경계에서 30km 떨어진 리타니강의 북쪽으로 철수하기로 했다. 레바논 남부의 공백은 약 5000명의 레바논 정규군이 메울 예정이다. 휴전은 27일 오전 4시부터 시작됐다. 올해 들어 가자지구 휴전을 중재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 연설에서 이번 휴전이 "적대행위가 영구적 중단되도록 설계됐다. 강조하건대 헤즈볼라와 다른 테러 조직은 다시는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해 전쟁을 유발하고,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충돌을 초래했던 하마스를 언급했다. 그는 "이제 선택해야 한다. 유일한 탈출구는 미국 시민을 포함한 인질을 석방하는 것뿐"이라고 압박했다. 이어 "앞으로 미국은 튀르키예, 이집트, 카타르, 이스라엘 등과 함께 가자지구에서 인질이 석방되고, (가자지구에서) 하마스가 통치하지 않는 상태로의 휴전을 달성하기 위해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의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26일 성명을 내고 "하마스의 공격과 인질 납치는 어떤 것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지만, 팔레스타인 민족 전체에 대한 집단 처벌과 학살은 더욱 용서할 수 없는 행위이다"라며 가지지구 교전 중단을 촉구했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도 성명에서 이번 휴전을 환영한다며 "우리는 가자지구에서의 휴전 합의, 모든 인질의 석방 등에 있어 즉각적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또한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가자지구 주민들이 비할 데 없이 고통받아온 가운데 이번 합의가 너무 오래 기다려온 (가자) 휴전에 길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레바논 남부와 가자지구에서 동시에 지상전을 벌였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6일 연설에서 "레바논에서의 휴전은 이란의 위협에 집중하고, 우리 군을 쉬게 하고, 하마스를 고립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에 대해 "나는 승리를 약속했고 우리는 승리를 이룰 것"이라며 "우리는 하마스 제거를 완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 모두 의지 없어, 트럼프·사우디에 주목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올해 초부터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의 중재로 휴전 협상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카타르 외무부는 9일 성명에서 "하마스와 이스라엘을 중재하려는 카타르의 노력은 현재 중단된 상태"라고 알렸다. 이어 "당사자들이 잔인한 전쟁을 끝내려는 의지와 진지함을 보여준다면 파트너들과 함께 노력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2012년부터 카타르 도하에 망명중이었던 하마스 지도부는 이달 튀르키예로 이동했다고 알려졌다. 미국 라이스대학 베이커공공정책연구소의 크리스티안 코츠 울리히센 중동 연구원은 26일 범유럽 매체 유로뉴스를 통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휴전 의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카타르의 중재 포기에 대해 "카타르 정부는 이스라엘 지도부에 정치적 의지가 없다는 점에 좌절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카타르가 협상을 중재하려고 할 때마다 이스라엘이 새 조건을 요구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영국 싱크탱크 로얄유나이티드서비스의 마이클 스티븐 중동 전문가는 하마스도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사망한 하마스 정치국장 야히야 신와르가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스티븐은 신와르의 전임자였던 이스마일 하니예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많은 중재 논의에도 카타르에만 머물렀다"고 비난했다. 울리히센은 이집트의 경우 카타르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외교적 중재 노력을 계속한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내년 1월에 정권이 바뀌는 미국이다. 네타냐후는 26일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을 암시하며 "우리 군대에 대한 무기와 탄약 공급이 큰 지연을 겪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며, 이는 곧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은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지적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공급을 미뤘다. 집권 1기 당시 네타냐후와 각별했던 트럼프는 그의 중동 전략을 지지한다고 알려졌다. 한편 울리히센은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트럼프와 가깝게 지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가자 휴전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빈 살만은 11일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아랍연맹(AL)·이슬람협력기구(OIC) 공동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우리 형제들에 대한 행동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1-27 08:57:17중동과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두 개의 전쟁'이 확전 기로에 놓였다. 이달 초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면서 휴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던 이스라엘·팔레스타인(하마스) 전쟁은 친이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공격에 가세하면서 더 큰 중동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개전 900일을 넘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이달 우크라이나의 본토 침공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오랜 교착상태가 이어지면서 물밑 휴전협상 가능성까지 언급됐던 전쟁이 우크라이나의 본토 침공과 러시아의 공격 강화로 전황이 악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두 전쟁 모두 전운이 깊어지면서 발발 이후 휴전협상에 깊이 개입해 온 미국도 긴장하고 있다. 미국은 두 전쟁에서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해 왔다. 중동에서는 휴전협상안을 직접 작성하여 이스라엘과 하마스, 중재국에 제안하며 확전을 억제하려 했던 미국의 관리능력도 점차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러시아는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통해 러시아를 공격하고 있다며 미국을 겨냥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전쟁의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러시아 그리고 간접적으로 참여한 미국이 모두 핵보유국이라는 점에서 두 전쟁이 확전으로 치달으면서 세계 정세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은 최근 남쪽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북쪽은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와 양면 전쟁으로 확대됐다. 특히 이스라엘이 25일(현지시간) 양쪽을 모두 공격하면서 중동의 긴장이 한껏 고조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교전이 전면전으로 커질 가능성이 낮다고 보면서도 이스라엘을 향한 이란의 공격이 변수라고 지적했다. ■헤즈볼라, '보복 성공' 주장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 외신들에 따르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인 사예드 하산 나스랄라는 25일 TV연설에서 이날 재래식 로켓과 무인기(드론)을 이용, 성공적으로 이스라엘 군사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나스랄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의 '1단계'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면서 "작전 결과를 평가한 후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다시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스랄라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북부의 군사정보기지에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이에 앞서 이스라엘군은 25일 오전 4시30분 무렵 헤즈볼라의 작전시간보다 약 30분 먼저 약 100대의 전투기를 출격시켜 레바논 내 헤즈볼라 거점을 공격했다. 하마스와 마찬가지로 이란의 지원을 받아 이스라엘과 맞서고 있는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전쟁을 벌인 이후 레바논 국경에서 이스라엘과 산발적인 교전을 벌였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7월 27일 국경 지대 축구장을 공격해 어린이와 청소년 등 12명이 사망하자 7월 30일 레바논 베이루트를 타격, 나스랄라의 군사고문 역할을 맡았던 푸아드 슈르크를 제거했다. 이에 헤즈볼라는 보복을 천명했다. ■하마스도 이스라엘 공격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한차례 충돌한 직후 하마스도 이스라엘 공격에 나섰다. 하마스의 무장조직인 알카삼 여단은 25일 소셜미디어 텔레그램에 성명을 내고 "시온주의자(이스라엘)의 민간인 학살과 고의적인 이주에 대응해 M90 미사일을 텔아비브로 쐈다"고 주장했다. 성명 발표 직후 텔아비브 남쪽 리숀레지온에는 공습경보가 울렸다. TOI는 가자지구 중부 칸 유니스에서 로켓이 발사되었으나 이스라엘 사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를 공격했던 이스라엘은 같은 날 가자지구에 맹공을 가했다. 하마스 산하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24시간 동안 최소 7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에서 충돌이 발생한 이후 가자지구의 누적 사망자는 4만405명으로 집계됐으며, 부상자는 9만3468명으로 추정된다. AFP에 따르면 하마스에서 대변인을 맡고 있는 오사마 함단은 25일 하마스가 운영하는 매체인 알아크사TV를 통해 이스라엘 및 중재국들이 마련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안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25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대표단을 철수시키면서 성명을 통해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하고 유엔이 인정한 기존 합의안을 준수하라고 요구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 대표들은 이달 15~16일 카타르 도하에서 휴전협상을 재개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가교 제안에 필라델피 회랑 철군 약속이 반영되지 않았으며 21일 카이로에서 재개된 협상도 변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25일 하마스 관계자의 말을 인용, 휴전협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확전 가능성 낮지만 이란이 변수이스라엘이 하마스, 헤즈볼라와 동시에 충돌하고 있지만 확전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이란이 참전할 경우에는 중동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에후드 야리 연구원은 25일 뉴욕타임스(NYT)를 통해 "단계적인 상황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점진적인 확전도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야리는 이스라엘이 첩보를 이용해 선제공격을 감행했지만 "그 이상은 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헤즈볼라 역시 "지금은 이 정도로 충분하다는 신호를 보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레바논 싱크탱크 말콤 H 커 카네기 중동 센터의 모하나드 하게 알리 부센터장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이스라엘의 인명피해가 제한적이었다며 헤즈볼라가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에서는 25일 공격으로 해군 1명이 숨졌고, 레바논에서는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INSS) 대니 시트리노비치 연구원도 WSJ에 헤즈볼라가 25일 공격에 만족하고 확전을 원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헤즈볼라는 억제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긴장 강도를 높일 각오를 하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 전면전을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트리노비치는 "일단 당장은 모두가 만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란이다.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지원하며 수십년 동안 이스라엘을 적대하는 이란은 이미 지난 4월에 직접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이란은 7월 30일 하마스 정치국장이었던 이스마일 하니예가 수도 테헤란에서 폭사하자 이를 이스라엘의 소행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이란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란의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은 24일 기자들과 만나 최근 영국과 프랑스, 독일 외무장관들과 하니예 사망 관련 전화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아락치는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은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방법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의심의 여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8-26 18:09:13[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유혈 사태가 3개월을 넘긴 가운데 가자지구의 누적 사망자 숫자가 전체 인구의 1%에 이르렀다. 국제 사회에서는 특히 어린이들의 사망 및 부상이 심각하다며 교전 중단을 촉구했다. 미국 CNN은 8일(이하 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라말라에 위치한 팔레스타인 보건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10월 7일 이후 이날까지 가자지구 사망자 숫자가 최소 2만2835명이라고 전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통계청이 집계한 가자지구 인구는 약 227만명이다. 이에 CNN은 가자지구 주민 100명 중 1명이 이번 충돌로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사망자 가운데 9000명 이상이 어린이로 알려졌으며 약 5300명은 여성이었다. 여성과 어린이를 합친 숫자는 전체 사망자 가운데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누적 부상자 숫자는 5만8416명으로 인구대비 2.6% 수준이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가자지구 내 의료 시설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이번 통계를 작성했다. 가자지구 내부에서 발표한 숫자는 더 많다.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부에 의하면 8일까지 누적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2만3084명, 5만8926명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사망자 가운데 8000명 이상이 하마스 등 무장세력 소속이라고 주장했다. 하마스를 포함해 팔레스타인에서 집계한 사상자 통계에는 민간인과 무장세력이 구분 없이 섞여있다. 국제 사회에서는 계속되는 어린이 피해에 주목하고 있다.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8일 성명에서 "지난해 전 세계의 모든 전쟁보다 가자지구 전쟁에서 더 많은 어린이가 숨졌고 살아남은 어린이들은 부모 중 한 명이나 모두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자지구 전쟁이 한 세대 전체를 고아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국제 어린이 구호 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은 7일 성명에서 지난해 10월 7일 이후 가자지구에서 하나 이상의 다리를 잃는 어린이들이 일평균 10명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는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하여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40명에 가까운 인질을 납치했다. 이스라엘군은 다음날부터 하마스와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공습 및 지상 작전을 시작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을 맡은 다니엘 하가리 해군 소장은 8일 CNN을 통해 "모든 어린이의 죽음은 비극"이라며 "우리는 이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자지구에 남은 인질은 약 130명으로 추정되며 누적 이스라엘군 전사자와 부상자는 각각 174명, 1023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이스라엘의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은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작전을 전면전에서 저강도 특수 작전으로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가자지구 내 인명 피해를 강조하면서 이스라엘에 교전 강도를 낮추라고 촉구했다. 갈란트는 "가자시티를 포함해 이스라엘이 대부분의 지역을 장악한 가자지구 북부에서는 다음 단계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인 인명 피해를 인정하면서 "전술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 소탕에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에게 포기는 없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1-09 08:56:31[파이낸셜뉴스] 지난해 10월부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했던 이스라엘이 수천명의 병력을 빼내기로 했다. 이스라엘은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으며 외신들은 전쟁 양상이 대규모 전면전에서 저강도 전투로 바뀐다고 내다봤다.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일(이하 현지시간) 발표에서 공식적으로 병력 철수를 확인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을 맡은 다니엘 하가리 해군 소장은 신년사를 통해 병력 재편을 위해 일부 부대가 가자지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발표에 따르면 앞으로 몇 주 안에 5개 여단, 수천 명의 병력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한다. 가자지구에서 훈련 업무를 담당했던 3개 여단 병력은 본대로 돌아가 평시 임무를 수행하고 예비군 부대 병력은 직장에 복귀할 전망이다. 일부 병력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북부 국경지대에 배치된다고 알려졌다. 하가리는 지난해 10월 전쟁 선언 이후 소집한 예비군 30만명 가운데 일부를 단계적으로 각자의 일상에 복귀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예비군이 일상으로 돌아가야 경제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며 소집 해제가 경제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하가리는 이번 조치에 대해 “2024년에 지속될 전쟁 준비 및 계획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에도 추가적인 작전과 전투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남부군 사령관으로 가자지구에서 무장정파 하마스 축출 작전을 주도하는 야론 핀켈만 이스라엘 육군 소장도 1일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다라즈 지역을 방문해 전쟁이 계속된다고 밝혔다. 그는 "가자지구 전투는 다양한 방식, 다양한 강도, 다양한 형식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투 방식의 변화는 적들의 이스라엘군 식별 등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핀켈만은 "우리는 이곳을 포함한 가자지구 전역에서 하마스를 계속 타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가자지구의 인명피해를 강조하며 이스라엘 측에 전면전 대신 소규모 정밀 작전으로 전환하라고 압박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달 5일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이다. 아울러 미 해군은 1일 성명에서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직후 동지중해에 배치됐던 핵추진 항공포함 제럴드포함이 "수일 내에" 미국 버지니아주 모항으로 복귀한다고 밝혔다. 미 해군은 중동 지역에서 확전을 억제하기 위해 포드함과 같이 동지중해에 배치됐던 아이젠하워 핵추진 항공모함은 계속 머무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1-02 09:29:59[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지 3주가량 지난 가운데 가자지구에서 숨진 어린이 수가 3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이후 전 세계 분쟁지역의 연간 어린이 사망자 수보다 더 많은 수준이다. 29일(현지시간)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이 보건부 자료를 인용해 밝힌 정보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어린이의 수는 3324명이다. 카타르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24개 분쟁국에서 총 2985명의 어린이가 숨졌다. 직전해인 2021년 2515명의 어린이가 사망했고, 2020년 22개국에서 2674명의 아동이 숨졌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8000명이 넘는 민간인이 수졌다. 이중 어린이가 약 41%를 차지한다. 아동 부상자는 6000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또, 건물 잔해 속에 갇혀 있는 등 실종된 어린이의 수는 최소 1000명 이상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가자지구 내 어린이 희생자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스라엘의 봉쇄로 연료와 의약품 등의 공급이 끊기면서 가자지구 내 병원 중 3분의 1이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가자지구 밖에서도 수많은 어린이들이 희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있는 요르단강 서안에서 33명의 어린이가 숨졌으며, 180명의 어린이가 다쳤다. 이스라엘에서는 어린이 29명이 숨지고 74명이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와 관련해 제이슨 리 세이브더칠드런 팔레스타인 책임자는 "휴전만이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 제사회는 정치보다 사람을 우선시해야 한다. 어린이들이 매일 숨지고 다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10-31 08:17:48[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해 하마스와 전쟁을 끝내고 나면 가자지구에 전력, 수도, 가스 등을 더 이상 공급하지 않겠다고 20일(이하 현지시간) 선언했다. 생명줄을 끊겠다는 것으로 더 이상 가자지구 사람들의 삶을 책임질 의무가 없다는 선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의회 외교·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이 끝나고 나면 "가자지구 사람들의 목숨에 더 이상 책임이 없다"면서 가자지구를 완전히 봉쇄하겠다고 밝혔다. 갈란트 장관은 하마스와 전쟁이 3단계로 진행될 것이라면서 이번 전쟁으로 인해 이스라엘 시민들이 '새로운 안보 현실'을 마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일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있는 하마스가 기습공격해 1400명의 목숨을 앗아간 뒤 가자지구 공습을 지속하고 있다. "탯줄 끊는다" 지금까지는 하마스를 격퇴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기는 했지만 하마스를 없앤 뒤 가자지구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세부계획을 공개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이번에 갈란트를 통해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을 잇는 모든 연결망을 끊겠다는 사실상의 가자지구 주민 절멸 계획을 내놨다. 이는 갈란트가 제시한 3단계 전쟁 계획의 마지막 세번째 단계다. 앞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들 일부를 대상으로 이스라엘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유화책을 쓰기도 했으나 이번에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허를 찔리면서 초강경 대응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2005년 가자지구에서 철수했지만 이전 전쟁 전까지 계속해서 전기 등을 공급해왔다. 아울러 제한적으로 물품반입도 허용해 왔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이스라엘은 더 이상 가자주민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해법에서 그 해법의 일부로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면서 "(가자지구와 연결된)탯줄을 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쟁 이전에 열었던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로 넘어오는 통로는 다시 열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제 끝났다"고 선언했다. 3단계 전쟁 갈란트는 하마스와 전쟁이 3단계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첫 단계는 지금과 같은 공중 폭격과 "테러리스트들을 무장해제하고 하마스 기간망을 파괴하는" 것에 초점을 둔 지상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번째 단계는 가자지구내 잔존하게 될 '소규모 저항 세력'을 제거하는 저강도 전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세번째 단계는 "가자지구의 삶에 대한 이스라엘의 책임을 제거하고, 이스라엘인들의 새로운 안보 현실을 설정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갈란트는 밝혔다. 가자지구와 모든 연결고리를 끊고 고사시키겠다는 전략이 세번째 단계의 전쟁 계획이다. 구호 지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 가자지구에 물과 식량, 의약품이 지원되도록 반입을 허용하기로 이스라엘과 합의됐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20일까지도 구호물자 지원이 막혀있다고 FT는 전했다. 구호물자가 하마스 손에 들어가지 않고 주민들에게 간다는 것을 입증하는 방안을 놓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고위 관자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반입되는 구호물자가 하마스의 군사용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유엔이 감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유엔은 또 구호물자 지원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이전처럼 지속돼야 한다는 점을 두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트럭 20대 분량의 일회성 구호물자 반입만 허용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유엔은 이전처럼 하루 450대 분량의 구호물자 반입이 지속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가자지구내에 발이 묶인 이중국적자들, 외국인들이 가자지구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아직 이견이 있어 외국인 탈출이 어렵다. 이집트 정상회담 이집트가 가자지구 문제 해결을 위한 정상회담을 21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유럽 각국의 입장이 갈리면서 회의에서 성과가 나올지 전망이 불투명하다. 아랍국가들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휴전을 요구하는 성명도출을 압박할 것이라는 점에 부담을 느끼는 나라들이 있기 때문이다. 정상회담 성명 초안에는 이스라엘의 자주권에 대한 언급도 없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때문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회담에 불참하기로 결정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아직 참석 여부를 정하지 못했다. 영국은 리시 수낵 총리 대신 제임스 클레벌리 외교장관을 보낸다. 한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지금까지 4137명이 사망하고, 1만3162명이 다쳤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0-21 06:35:45[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내 사망자 수가 900명으로 늘었다. 이스라엘측 사망자 1008명을 더해 이번 이스라엘-하마스간 전쟁 사망자 수가 1900명을 넘어섰다. 한편 미국이 이스라엘 지지를 선언한 가운데 앤터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2일 이스라엘을 방문하기로 했다. 사상자 수 9800명 웃돌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10일(이하 현지시간) 가자지구내 사망자 수가 900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데 따른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보건부는 아이들 260명, 여성 230명이 사망했다면서 가족 전체가 몰살당한 경우도 22개 가족에 이른다고 밝혔다. 부상자 수는 4500명이었다. 이스라엘측 인명 피해는 더 심각하다. 유엔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스라엘에서 최소 1008명이 목숨을 잃고, 3418명이 부상당했다. 또 하마스가 인질로 붙잡고 있는 이스라엘 군장교, 주민, 외국인 등이 100~15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금까지 양측에서 발표된 사망과 부상자 수가 모두 9826명에 이른다. 블링컨, 12일 이스라엘 방문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이 이스라엘 측을 만나 현재 상황에 대해 파악하고, 미국이 어떻게 계속 지원할지를 판단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밀러 대변인은 블링컨이 11일 미국에서 출발해 12일 이스라엘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밀러는 국무부 브리핑에서 "국무장관이 이스라엘 정부 고위 지도부를 만나 8일 이후 계속된 이스라엘 측과 논의를 지속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확전 대비한 비상계획 마련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이 현재 이스라엘 전쟁 상황 고조에 대비한 비상계획 마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 동맹국들과 논의하는 것을 비롯한 비상계획 마련을 지시했다. 비상계획에 따라 미 항모 공격그룹이 지중해 동부로 이동했다. 이란을 비롯해 다른 나라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사전 차단 대응이다. 설리번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분명히 할 것은 미국이 하마스를 공격하기 위해 항모를 이동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설리번은 "항모 이동은 다른 나라, 또는 다른 단체들이 이번 전쟁을 확대하려 할 가능성을 차단하는 확실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이 이번 전쟁이 확산되는 것에 대비한 모든 비상계획을 수립과 이행을 지시했다면서 현재 이 비상계획에 따라 동맹국들과 앞으로 수일에 걸쳐 현실화할 지 모르는 가능한 상황들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하마스 공격 직접 지원 증거 없어" 설리번은 또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에 이란이 배후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이 이 전례없는 공격을 구체적으로 지원했다는 것을 가리키는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폭넓은 의미에서 이란이 연루돼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직접 지원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설리번은 이란이 그동안 하마스에 상당한 경제적 지원을 했고, 하마스 대원들을 훈련시켰으며 무기도 지원했다는 점에서 이번 공격의 배후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관건은 이란이 사전에 이번 하마스의 기습공격 계획을 알고 있었는지, 이를 도왔는지, 아니면 이번 공격에 직접 가담했는지 등이라고 말했다. 설리번은 지금으로서는 그 어떤 결론도 내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무부는 이스라엘 항공편 운항 재개를 위해 현재 항공사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0-11 05:04:19[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무장단체인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무력충돌 해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에 외교부는 19일 이스라엘과 레바논에 3단계 여행경보인 출국권고를 발령했다. 외교부는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 및 헤즈볼라 간 무력충돌이 격화되고 현지에서 우리 국민 피해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19일부로 이스라엘 및 레바논에 대하 3단계 여행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우선 이스라엘의 경우 하마스가 주둔하는 가자지구는 4단계 여행경보인 여행금지를 유지하고, 3단계 여행경보인 출국권고를 기존 서안 및 가자지구 인근 5킬로미터에서 여타 지역 전체로 넓혔다. 레바논에 대해선 리타니강 이남과 베이루트 남부교외지역, 북부 베카지역, 시돈, 트리폴리 이북, 트리폴리시, 12개 팔레스타인 난민촌 등 일부지역에만 발령했던 3단계 여행경보 출국권고를 전 지역으로 확대시켰다. 외교부는 “이스라엘 및 레바논 내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께서는 신변안전에 각별히 유의하면서 가급적 안전한 곳으로 출국해주시고, 동 지역을 여행할 예정인 국민들께서는 여행을 취소·연기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외교부는 무장충돌 양상을 주시하면서 여행경보를 추가적으로 조정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같은 날 외교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무력충돌로 양측 4800여명 사망자가 발생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200만 달러 규모 인도적 지원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3-10-19 19:01:42[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체포영장으로 향후 일부 유럽 국가에 가기 어려워졌다.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 주요 신흥시장 국가들은 ICC 결정과 무관하게 네타냐후를 구속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범아랍 매체 알자지라방송 등 외신들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21일(현지시간) 요르단 암만에서 ICC의 체포영장을 언급했다. 그는 해당 조치가 "구속력 있는 결정"이라며 "EU의 모든 회원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 모든 당사국은 이 법원 결정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결정이 "정치적 결정이 아닌 법원의 결정으로, 이는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ICC가 위치한 네덜란드의 카스파르 펠드캄프 외무장관은 "네덜란드는 ICC의 독립성을 명백히 존중한다"며 "우리는 체포영장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 ICC의 로마 조약을 전면적으로 준수한다"고 말했다. 같은날 아일랜드의 사이먼 해리스 총리는 ICC의 영장이 “매우 중요한 조치”라며 영장 집행에 협력한다고 밝혔다. 스웨덴과 스위스 역시 영장 집행을 언급했고 노르웨이 외무부도 ICC 결정을 존중한다고 알렸다. 다만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ICC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면서도 이스라엘도 “국제법에 따라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프 르모안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ICC의 규정을 따르겠다고 말했지만, 네타냐후가 프랑스에 오면 체포하느냐는 질문에 "법적으로 복잡한 문제라 오늘은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무장관도 "ICC를 지지하지만 (ICC는) 정치적 역할이 아닌 법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번 결정을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할지 동맹국들과 함께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외무부는 ICC를 존중하지만 이번 결정이 터무니없다고 밝혔다. 헝가리의 졸탄 코박스 대통령 대변인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ICC가 테러분자와 피해 국가를 동급으로 본다며 “용납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21일 ICC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지난해부터 벌어진 전쟁과 관련해 네타냐후 및 요아브 갈란트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이스라엘 지도부가 전쟁 과정에서 가자지구 민간인의 생존 필수품을 고의적으로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ICC는 이스라엘을 공격한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사 지도자인 무함마드 데이프에 대한 체포영장도 함께 발부했다. 지난 2002년 창설된 ICC는 인종 학살, 전쟁 범죄, 반인도적인 범죄로 국제법을 어긴 개인 등을 처벌하기 위해 만든 상설 재판소다. ICC는 기소 및 재판 권한이 있지만 이를 강제할 권한은 없다. 이들의 사법 관할은 2002년 로마 조약에 서명한 회원국으로 제한되며 한국을 포함한 124개국이 회원으로 등록되어 있다. 회원국들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인물이 자국을 방문하면 체포할 의무가 있다. 반면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인도 등은 회원국이 아니다.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 정부는 ICC의 21일 결정에 "절차상 오류"가 있다면서 이를 "근본적으로 거부한다"고 밝혔다. ICC 회원국이 체포 의무를 지킨다는 보장도 없다. 로마 조약에는 체포 의무 불이행 국가에 대한 구체적인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몽골은 ICC 회원국이지만 지난 9월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ICC 체포영장이 발부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문 당시 그를 체포하지 않았다. 같은 ICC 회원국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지난해 푸틴에게 이달 브라질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초청장을 보내기도 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1-22 09:22:17[파이낸셜뉴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21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가자지구 전쟁에서의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AFP통신 등에 따르면 ICC는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 하마스 간부들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ICC는 성명에서 "재판부가 2023년 10월 8일부터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올해 5월 20일까지 저질러진 반인도주의 범죄와 전쟁 범죄로 네타냐후와 갈란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게 됐다"고 전했다. 카림 칸 ICC 검사장은 지난 5월 네타냐후 총리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부 등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당시 이스라엘과 미국은 ICC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은 전쟁범죄 의혹에 대해 부인하면서 ICC가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사법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ICC는 이 같은 이스라엘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ICC는 하마스 무장조직 알카삼 여단 사령관인 무함마드 데이프에 대해서도 체포영장도 발부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11-21 22:1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