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김건희 살인자' 발언을 놓고 여야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여야는 해당 발언에 연관된 전 의원은 물론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제명을 예고하면서 공세 수위를 높여가는 모양새다. 여야가 한치의 양보도 없이 맞서면서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정부 광복절 경축식 행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상식적이지 않다"며 "아무리 정치인이라고 해도 그런 발언을 하는 것에 공감하실 국민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살인자' 발언이 나온 이후 지난 14일 전 의원에 대한 국회의원직 제명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결의안에는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해 의원 108명 전원이 이름을 올렸다. 한 대표는 이와 관련해 "당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실도 전 의원의 발언에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지난 1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면책특권 뒤에 숨어 국가원수인 대통령의 영부인에게 이성을 상실한 패륜적 망언을 퍼부었다"며 "민주당의 사과와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대응에 더불어민주당도 맞불을 놨다. 민주당은 전 의원이 '김건희 살인자' 발언을 할 당시 전 의원을 향해 소리를 친 송 의원의 제명을 추진할 방침이다. 당시 송 의원은 전 의원을 향해 "본인부터 반성하라"며 " 그분(권익위 국장)의 죽음에 본인은 죄가 없나. 본인은 이럴 말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의 막말 더티플레이, 민줃앙은 제명을 추진한다"며 "권익위 고위공무원의 안타까운 죽음을 정쟁으로 활용하며 동료 의원에게 입에 담지 못할 망언을 쏟아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노 대변인은 "고인의 죽음을 정쟁에 활용하고 동료의원을 모욕한 송석준 의원은 국민과 고인께 사과하라"며 "염치도 모르고 전현희 의원의 제명을 추진한 국민의힘 역시 사과하라"고 밝혔다. 논란 발단의 당사자인 전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이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자 즉각 반발했다. 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책임지지 않고 정권의 안위를 지키는 게 그렇게 중요한가"라며 "국민의힘이 지켜야하는 사람은 김건희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지적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4-08-15 14:59:35[파이낸셜뉴스] 여야가 27일 제22대 국회 개원 28일만에 가까스로 전반기 원구성을 마무리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보이콧으로 맞서왔던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우여곡절 끝에 민주당이 제시한 7개의 상임위원장을 받으며 이날 위원장 선출을 완료했다. 22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이 마무리됐지만, 원구성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재신임을 받고 복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 앞으로도 여야간 주요 쟁점을 둘러싼 강대강 대치가 예상된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국민의힘 몫 국회부의장과 7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의결했다. 이날 선출된 사람들은 주호영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윤한홍 정무위원장 △송언석 기획재정위원장 △김석기 외교통일위원장 △성일종 국방위원장 △이철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신성범 정보위원장 △이인선 여성가족위원장 등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통해 후보들을 추천했다. 국회부의장과 외교통일위원장은 2인경선으로 투표를 치렀다. 주호영 부의장은 4선의 박덕흠 후보를, 김석기 위원장은 안철수 후보를 각각 누르고 후보로 선출됐다. 여야가 여당 몫의 국회부의장과 7명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면서, 22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을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지었다. 앞서 추 원내대표는 원구성 협상을 위해 두번의 협상안을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제안했지만, 박 원내대표가 거절하면서 난항을 겪은 바 있다. 결국 국민의힘은 민생안정을 명분으로 민주당이 제안한 7개 상임위원회를 전격 수용하기로 하면서 원구성을 마무리했지만, 원구성 협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추 원내대표가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잠행에 들어간 상태다. 이날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추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만장일치로 의결하면서 추 원내대표의 복귀 가능성이 커졌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밤 인천 백령도에서 인천으로 복귀한다. 추 원내대표가 복귀할 경우, 22대 전반기 국회는 각종 특검법을 비롯해 법사위 등 핵심 상임위 운영을 놓고 여야간 대립이 심화될 전망이다. 이미 법사위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주요 상임위에서 현안 이슈를 놓고 논쟁이 이어졌던 만큼 추 원내대표 복귀 후 전열을 가다듬은 국민의힘이 강성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회 한 관계자는 "추 원내대표가 복귀한다면, 국민의힘 의원들도 전투력이 강해질 것"이라며 "22대 전반기는 정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강조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전민경 기자
2024-06-27 16:20:50국민의힘이 24일 남은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수용하면서 22대 국회가 뒤늦게 정상 궤도로 돌아오게 됐지만 채상병 특검법 등 쟁점이 수두룩해 여야간 강대강 대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에 이어 김건희 특검법 등 각종 쟁점 법안에 대한 강행 처리를 줄줄이 예고하고 있어서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보이콧 철회 방침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각 상임위에서 청문회 등을 단독 강행할 경우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 가까스로 이날 파행을 막았지만 또 다시 국회 파행이 재연될 우려가 상존한다. 24일 국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정부 관계자들을 강제로 국회에 참석시키기 위해 각 상임위에서 청문회를 열 계획이다. 특히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추진 예정인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및 명품백 수수 의혹 규명을 위한 청문회에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종결 처리한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해서도 정무위원회에서 청문회를 추진한다. 이 외에도 오는 25일에는 국토교통위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관련 청문회를, 26일에는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의료계 집단 휴직 관련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정쟁용 청문회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국민권익위 등 정권 이슈와 관련된 부처뿐 아니라, 의료공백 등 시급한 상황에 대해 일선에서 대응하고 있는 복지위에 대해서도 청문회를 하겠다는 것은 그 의도가 '정쟁'에 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상임위를 일반적인 전체회의 대신 청문회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정부 관계들을 강제로 참석시키기 위해서다. 청문회의 경우 증인 및 참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하면 3년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상 및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통상 국회에서 청문회는 여야 합의로 개최해왔지만 국민의힘이 야당의 11개 상임위 위원장 선출에 반발하면서 상임위에 불참하자 민주당은 단독 추진을 강행했다. 가장 먼저 야권은 앞선 21일 채상병 특검법과 방송4법 추진을 위해 각각 법제사법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청문회를 단독으로 진행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미 민주당의 청문회 추진에 강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어 향후 각 상임위에서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입법 청문회와 관련해 "학교 폭력을 보는 듯 했다"며 우원식 국회의장이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 등 해당 의원들에 대해 주의 조치를 내릴 것을 촉구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러한 독단적인 상임위 운영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사법 리스크로부터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의 1호 민생 법안인 민생위기극복특별법을 둘러싼 여야의 싸움도 예고됐다. 민주당은 오는 7월 2일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특별조치법을 상정해 처리할 방침이다. 전국민에게 소득 수준에 따라 25~35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국민의힘은 22대 총선 과정에서도 이러한 민주당의 공약에 대해 "물가 고통이 연장될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4-06-24 18:17:16[파이낸셜뉴스] 여야가 10일 22대 국회 원 구성을 놓고 강대강 대치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을 포함한 11개 상임위원장에 대한 선출안을 단독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원 구성 협상을 거부하자 민주당은 '무노동 불법 세력'이라고 칭하는 한편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도 단독 선출을 예고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출신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여야 균형을 잡아달라"며 막판 협상 자리에서 읍소했으나 우 의장은 민주당 뜻에 따라 이날 본회의를 열 방침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소집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저도 국회 관례는 매우 소중한 전통이고 꼭 따라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관례가 국회법 위에 있어서는 되지 않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라고 하는 국민의 명령, 국회의 사명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에 국회를 소집해서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회법에 명시된 원구성 법정 시한을 따르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민주당은 국회의장단 선출으로부터 이틀 뒤인 7일 국회 의사과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운영위원회 등 11개 상임위 위원장 명단과 전체 상임위원 명단을 단독 제출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한달동안 대화와 타협을 통해 원 구성을 마무리 짓고자 했지만 아쉽게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이런 경우에 대비해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만든 것이 바로 국회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관례가 법보다 우선일 수 없다"며 "국민의힘이 의회 독재라고 말하는 것인 명백한 언어도단"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국회 관례가 우선이라며 상임위 명단 제출은 물론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여기서 관례란 국회의장은 제1당이, 법사위원장은 제2당이, 대통령실을 소관 부처로 둔 운영위는 집권여당이 맡는 것을 말한다. 현재 제2당과 여당인 국민의힘이 법사위와 운영위를 모두 가져가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특히 여야 협치 책임자인 국회의장마저 민주당 편에 선 것에 강력 반발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우 의장의 발언이 끝나자 "조금 전에 취지를 들어보면 거의 민주당 의총에 대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려스럽기 짝이 없다"며 "지금까지 오랜 국회법 해석이 협의는 사실상 합의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원 구성 강행은 결국 '이재명 대표 방탄용'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대북송금 관련 검찰조작 특검법, 수사기관 무고죄 처벌 법안을 발의하고 상임위를 개최하려는 것은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를 덮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으로서의 면모를 잃지 않기 위해 당내 특위를 중심으로 민생 현안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국회는 192석을 가진 거대야당이 키를 쥔 만큼 사실상 '민주당 의원총회'로 전락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민주당은 여야 원구성 협상 불발 시 이번 주 내로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도 단독으로 선출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어 상황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국회법에 본회의는 목요일날 하게 돼 있다. 늘 늑장 출범하고 지각 출범하는 국회를 국민들께서도 바라지 않으신다고 본다"며 오는 13일 본회의 소집을 예고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최아영 기자
2024-06-10 17:09:50[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전세사기특별법 등 4개 법안들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들 법안들은 21대 국회가 이날 임기만료되면서 국회 재표결 절차없이 폐기절차를 밟았다. 앞서 같은 날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 임시 국무회의에서 4개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 건의안이 의결됐다. ▶ 관련기사 2·3·8면 재의요구된 4개 법안은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민주유공자법 제정안·지속가능한한우산업지원법 제정안·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 등이다. 민주당은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퇴장한 가운데 이들 4개 법안을 포함, 세월호피해지원법 개정안까지 총 5건을 단독 처리했다. 21대 국회 마지막 날까지 입법 독주를 앞세운 민주당의 법안 처리 강행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무력화되는 대치 정국이 지속되는 모양새다. 다만 이중 세월호피해지원법은 국가 차원의 피해자 지원의 시급성 등을 들어 임시국무회의에서 의결·공포돼 효력이 발생했다. 여권은 민주유공자법과 전세사기특별법의 경우 각각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정략적 법안', '법리상 문제' 등을 이유로 거부권 행사가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 야권은 거부권이 행사된 4개 법안과 전날 본회의에서 부결된 채상병특검법도 22대 국회에서 반드시 재입법한다는 방침이고, 여권은 여야 합의없는 무리한 입법독주라며 초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22대 국회 역시 개원부터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5-29 15:16:40【파이낸셜뉴스 서울·울산=노유정·강명연·최수상 기자】의료파업이 강대강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4일 의대들의 증원 신청이 이뤄지면서 전공의뿐만 아니라 의대 교수까지 줄이어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에 전공의 파업을 교사·방조한 혐의로 대한의사협회(의협) 관계자들이 10시간여가 넘는 경찰 조사를 받는 등 경찰의 압박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교수 사직' 의대 '폭풍전야'지난 8일 가톨릭대 의대 로비는 한산했다. 의대 개강이 2주 연기되면서 로비에는 의대생들은 보이지 않았다. 학장단이 사퇴서를 제출했지만 교수들은 여전히 출근해 로비를 간간이 지나다니고 있었다. 앞서 가톨릭대 의대가 '100%를 증원해달라'고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장단은 지난 6일 전원 사퇴서를 제출한 바 있다. 정연준 가톨릭대 의대 학장은 당시 입장문을 통해 "100% 증원은 주요 의과대학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전원 휴학 및 유급의 사태를 막을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만난 교수 A씨는 "학장단 차원에서는 교육 여건이 안 된다는 점을 본부에 얘기했음에도 수용되지 않으니 답답했을 것"이라며 "주요 의대에서도 힘들다는 것은 상당수 의대가 무리한 증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 병원 매출 1위 아산병원이 3조~4조원 수준이다. 수술이 30% 줄었는데 정부가 예비비 1200억원을 주는 것은 두달치 손해를 보전해 주는 정도"라며 "의대 증원 규모를 2000명으로 못 박는 태도를 고수하면 주요병원은 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톨릭대 의대뿐 아니라 다른 의대에서도 교수들이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빅5 병원인 서울아산병원이 속한 울산의대의 경우 지난 7일 긴급총회를 열고 전 교원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데 합의했다. 울산지역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인 울산대병원은 이미 전공의 이탈 여파로 입원 환자 20%가 감소하고 수술 환자도 기존에 비해 50% 줄었다. 울산대병원은 사내 소식지에서 "현재 병원은 전공의 부재 등으로 인한 수술 및 입원환자 감소에 따른 경영악화로 위기에 처해 있다"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인근 부산의 부산대병원도 마찬가지다. 지난 8일 오후 병원 내부 게시판에 정성운 병원장 이름으로 '부산대병원 임직원께 드리는 글'을 통해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최근 전공의 236명 중 216명 사직한 부산대병원은 병상 가동률을 50~60% 정도로 축소 운영하면서 100억원대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의료 붕괴를 경고하는 시국선언' 사이트가 개설돼 의사들의 연대서명을 받고 있다. 해당 사이트 개설자는 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이대서울병원·고대안암병원 분당차병원 등 8개 병원 교수와 전문의 16명으로, 이들은 소속과 실명을 밝히고 서명을 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환자 및 보호자들의 불안감은 커지는 분위기다. 60대 환자 보호자 C씨는 "신경외과 수술을 하고 병원에 입원한 지 2주째인데 진전이 없어서 답답하다"며 "담당 의사는 잘 안 보이고 다른 의사들만 오니 신뢰가 안 생긴다. 의사들 밥그릇 싸움을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수사 강도 높이는 경찰의료 대란이 장기화 국면에 들어가면서 경찰도 수사 강도를 높였다. 현재 경찰은 보건복지부의 고발을 접수해 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에겐 전공의 집단 파업 교사 및 방조 혐의가 적용됐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6일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을 불러 조사한 데 이어 지난 9일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주 위원장은 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께까지 약 10시간, 노 전 회장은 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11시간여 동안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들이 직접 전공의들과 연락해 파업을 관여했는지를 조사했다. 노 전 회장은 조사를 마친 뒤 "경찰이 제시한 증거는 100% 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었고 이외에 어떠한 근거도 없었다"며 "개인적 사견을 올린 것뿐인데 11시간 넘는 시간을 조사했다. 생각의 자유나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대한민국에서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는 12일에는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과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가 예정돼 있다. 노 전 회장과 임 회장에 대한 변호를 맡고 있는 이재희 법무법인 명재 소속 변호사는 "노 전 회장은 휴대폰 하나만 압수됐지만 임 회장은 노트북까지 압수된 것 같다"며 "컴퓨터에 대한 포렌식은 오래 걸리므로 임 회장에 대한 조사는 하루 만에 못 끝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파업에 불참한 전공의들의 소속 병원과 진료과, 실명 일부를 밝힌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강명연 기자
2024-03-10 14:24:13[파이낸셜뉴스]정부가 의사 단체에 압수수색이라는 초강수를 둔 가운데 의사들은 오는 3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목소리를 높일 계획이다. 2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는 오는 3일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 계획이다. 의협이 예상하는 집회 참여 인원은 2만명 수준이다. 의협은 성명에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낭떠러지 앞에 서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는 강대강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 경찰은 지난 1일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당한 대한의사협회(의협) 관계자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정부가 앞서 제시한 전공의 복귀 시한(2월 29일)이 지나자마자 이번 '의료대란' 이후 처음으로 강제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의협 회의록과 업무일지, 투쟁 로드맵, 단체행동 지침 등과 관련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들이 전공의의 집단사직을 지지하고 법률적으로 지원해 집단행동을 교사하고 방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압수수색 직전에는 보건복지부가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 중 일부에 대한 업무개시(복귀)명령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시송달(공고)했다. 우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자택 방문 등을 통해 명령서를 전달한 데 이어 공고를 통해 다시 한번 명령을 알린 것으로,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처벌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대상자는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박단 비대위원장 등 13명이다. 대부분 비대위나 각 수련병원에서 집단행동을 주도한 집행부로, 이들에 대한 처벌이 먼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3월부터는 미복귀자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과 수사, 기소 등 사법절차의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미복귀자의 수가 많은 만큼 처벌은 단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복지부에 따르면 복귀 시한(2월 29일 오후 5시 기준) 내에 100개 주요 수련병원(전공의 1만3000명 중 95% 근무)에서 의료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는 모두 565명이다. 복귀하지 않은 이탈자 수는 8945명으로 소속 전공의의 71.8%이나 된다. 이탈자의 6% 정도만 다시 환자들에게 돌아온 것이다. 다만 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연휴 중 복귀 의사를 밝히는 전공의에 대해서는 선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전공의들을 거세게 압박하는 배경에는 연휴 기간이 사실상 '처벌 없는 복귀'의 마지막 기회인 상황에서 복귀자들을 최대한 늘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연휴기간 복귀자와 관련해 "어떻게 판단할지 더 고민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도 전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에서 "지금이라도 집단행동을 접고 속히 환자 곁으로 돌아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3-02 11:08:42[파이낸셜뉴스] 의대 정원 증원 문제를 놓고 '강대강'으로 맞붙고 있는 정부와 의사단체가 주말에도 대립각을 세우며 평행선을 이어갔다. 대통령실은 25일 의대 증원 확대 규모를 조율할 가능성에 대해 "원래 필요했던 것은 3000명 내외였지만 여러 여건을 고려해 2000명 정도로 지금 정부에선 생각을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의료계가 과도하다고 지적한 정부의 증원 규모 '마지노선'을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교육부에서 전국 의대에 3월 4일까지 최종적으로 어느 정도의 증원이 가능한지에 대한 답변해줄 것을 요청한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의대 증원 확대 규모에 대해 기존에 의대에 대한 수요 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최소 2000명이 좀 넘는 숫자로 최대 3500명까지 요청이 왔었다"고 밝혔다. 성 실장은 "17개 의과대학이 50명 미만의 소규모 의대로 돼 있고, 이런 경우 원활한 교육 위해 어느정도 확충 될 필요가 있다"며 2000명의 의대 증원 규모에 대해 "30여 년간 한 명도 의대 인원이 증원되지 못했고 감소된 인원이 누적해 7000명에 이를 정도로 의사가 감소된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것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전국 의사 대표자 확대 회의 및 행진행사'를 갖고 전체 의료계가 힘을 합쳐 정부의 정책 추진을 막아내자고 결의했다. 의협 비대위는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비상회의를 갖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대 증원 정책에 대응해 적법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의대 증원 정책은 의학 교육을 부실하게 만들고 의료비를 폭증시키며 미래세대에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을 전가하게 되는 일방적인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불합리한 정부 정책 추진에 마음을 모을 중차대한 시기"라며 "정부는 잘못된 데이터를 근거로 삼아 의대 증원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고 이를 원점에서 재논의·재검토하게 하는 것이 14만 의사들의 목표"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날 비공개로 진행한 회의를 통해 향후 의료계 집단행동의 시작과 종료를 전체 회원 투표로 결정할지를 토론했다. 앞서 비대위 차원에서 '의료계 단체행동의 시작과 종료는 전 회원 투표로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한편 이날 회의 종료 후 비대위와 전국 의사 대표자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 전면 백지화 등을 주장하며 용산 대통령실까지 가두 행진을 벌였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김학재 기자
2024-02-25 16:09:59정부가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하고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주동자와 배후세력에 대해 '구속수사' 원칙까지 밝혔지만 의료현장을 떠나는 전공의는 더 늘었다. 정부가 엄정한 대응 기조를 드러내면서 원칙대로 법을 집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의사들은 오히려 반발 수위를 높이며 '강대강' 대치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탈 전공의 8000명 넘어22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21일 오후 10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중 사직서 제출자와 근무지 이탈자는 각각 9275명, 8024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대비 각각 459명, 211명 늘어났다. 근무지 이탈이 확인돼 업무개시명령이 발령된 전공의는 총 6038명이다. 전체 전공의의 절반가량에게 업무개시명령이 발령됐다. 지난 21일 사법당국은 집단행동 주동자에 대한 구속수사와 업무개시명령에도 복귀를 거부하는 개별 전공의에 대해 정식 기소를 통해 재판에 회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정부의 강경 대응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곁을 떠난 전공의 수는 오히려 더 늘어난 것이다. 환자들의 피해는 계속 커지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6시 기준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신규 접수된 피해사례는 총 57건이다. 수술지연이 44건, 진료거절이 6건, 진료예약 취소가 5건, 입원지연은 2건이다. 의료대란 수준의 혼란은 아직 벌어지지 않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상황 악화는 불가피하다. '빅5' 병원의 경우 전공의들의 의료현장 이탈로 현재 수술이 30~50%가량 대폭 축소된 상태다. 이 같은 의료공백 사태는 상급종합병원뿐만 아니라 일반병원으로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픈 상황에서 치료와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인식에 환자들은 물론 일반 시민의 공포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의료현장을 떠나는 전공의들의 숫자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는 알 수 없지만 추가로 폭증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중수본 브리핑에서 '전공의들의 추가적 이탈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정확한 전망을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전공의들이 19일 사직서를 내고 20일 출근하지 않겠다고 한 만큼 20일 가장 많았고, 전날인 21일 조금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사 의대증원 입장 '평행선'의대 증원 2000명을 두고 정부와 의사들의 입장 조율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과학적 근거와 미래 추계를 고려할 때 2000명도 적다는 입장이고,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단체들은 의사가 부족해 증원을 해야 한다는 정부의 주장은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거짓말이라는 입장이다. 박 차관은 "2000명을 늘려도 2035년에는 전문의가 배출되지 않고 2000명이 아닌 1000명, 750명 수준으로 증원하면 의사인력 확충 시간이 10년 더 늦춰지게 될 것"이라며 "의사단체는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로 현행대로 유지해도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고 하지만 2035년 인구가 1.6% 줄어도 고령인구 증가로 의료수요는 폭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의대정원이 정체되더라도 은퇴 의사보다 신규 배출 의사가 많아 의사가 늘었지만 베이비붐 세대 의사가 본격 은퇴하면 의사 이탈 속도가 더 빨라진다"며 "또 병원뿐만 아니라 바이오헬스산업이나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유능한 의사 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어 지금 공급구조로는 의사부족을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의협 비대위는 "정부는 사회주의 의료시스템이 정착된 유럽이나 한국과 완전히 다른 의료시스템을 가진 미국의 의사 수 추계 기준을 바탕으로 의사가 부족하다는 근거를 만들었다"며 "정부가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의 근거로 삼은 연구의 연구자들도 당장 2000명을 증원하라고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의사는 은퇴연령이 정해져 있지 않아 사실상 일상생활이 가능한 연령까지는 지속적으로 의료업에 종사하고 있어 일반 직장인보다 오래 일한다"며 "또 1980~1990년대 의대를 많이 신설해 활동의사 중 30~50대 젊은 연령 의사 수가 외국과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으로 많다"고 정부 입장에 반박했다. 이어 "정부는 사실 확인을 하기도 어려운 다양한 숫자들을 선택적으로 나열하고 있다"며 "정부는 이제 그만 거짓말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2-22 18:21:16[파이낸셜뉴스]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정부가 사법 조치라는 카드를 꺼내 들면서 갈등이 강대강으로 치닫고 있다. 형사 책임뿐 아니라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며 발생한 손해에 대한 민사소송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도 이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2일 보건복지부는 전날 오후 10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소속 전공의의 74.4%인 927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복지부가 점검한 100개 병원에는 전체 전공의의 약 95%가 근무하는데, 10명 중 7명이 사표를 낸 것이다. 근무지 이탈자도 소속 전공의의 64.4%인 8024명으로, 하루 전보다 211명 늘었다. 복지부는 현장점검 중 근무지 이탈이 확인된 전공의 6038명 중 이미 업무개시명령을 받은 5230명을 제외한 808명의 전공의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 정부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법적 대응 가능성을 밝히며 엄단을 예고한 바 있다.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등은 전날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업무개시명령에 불복해 의료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불법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이들과 배후 세력은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복귀를 거부하는 개별 전공의 역시 원칙적으로 정식 기소를 통해 재판에 넘긴다는 계획이다. 집단행동에 참여한 의사들에 대해 의료법 위반, 업무방해죄, 공정거래법 위반 등이 적용될 수 있다는 언급도 있었다. 의료법상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개시명령을 거부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또 사업자단체가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없도록 강압이나 강요가 있으면 공정위 고발을 통해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수사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강경 대응 예고에도 여전히 의사들의 대치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무더기로 사법 조치가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형사상 책임 뿐 아니라 환자나 가족 등이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를 볼 경우 민사소송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일부 로펌에서는 의사들의 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대응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 역시 집단행동으로 피해를 본 환자나 가족에 대해 민사소송 지원 및 자문 등 법률적 지원을 하겠다고 나섰다. 다만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려면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과실에 해당하는지, 또 이에 따라 발생한 손해와의 인과 관계 등이 입증돼야 하기에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법리적으로 다퉈볼 여지는 분명히 있겠지만, 의사들의 행동에 대한 불법성과 인과관계 입증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4-02-22 16:1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