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코로나19 사태가 지나가고 나면 미·중 간 갈등을 비롯해 그동안 쌓여온 국제관계의 분열적 요소들이 더 적나라하게 표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일간 르 몽드와 인터뷰에서 "국제사회의 균열이 이미 수년간 세계 질서를 저해해 왔다"며 "코로나19 발병은 강대국 사이 다른 형태에 의한 투쟁의 연속"이라고 밝혔다. 르드리앙 장관은 "중국과 미국의 경쟁구도 악화를 비롯한 이런 투쟁은 우리가 이번 사태 이전부터 경험한 세력관계가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팬데믹 이후 세계가 이전 세계와 같거나 오히려 더욱 나빠질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계무역기구(WHO) 자금지원 중단과 중국의 국제적 역할에 대한 이견을 예로 들면서 코로나19 대응이 '다자주의에 대한 도전'을 조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르드리앙 장관은 "주요 강대국들이 분열되고 있다. WHO는 팬데믹과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보편적 기관임에도 미국은 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투쟁은 중국과 미국 간 경쟁이 격화하면서 오래전부터 심화하고 있던 세력 균형 문제가 체계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르드리앙 장관은 "미국이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할을 포기하면서 인류가 마주하고 있는 주요 도전들에 대해 집단적 행동을 취하기가 어려워 졌다"며 이에 따라 중국이 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에서는 코로나19 발병지인 중국의 잘못된 대응으로 전 세계적 피해가 커졌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정국 정부는 정보를 은폐하거나 사망·확진자 수를 축소했다는 지적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럽매체 유랙티브는 코로나19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논쟁은 미중 무역 전쟁, 중국의 산업 스파이 행위와 남중국해 군사 확장주의에 대한 논란의 연장선이라고 분석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0-04-21 09:59:56[파이낸셜뉴스] 한국인 남성 유튜버가 베트남 호찌민 유흥가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했으나 영사관으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다른 여행 유튜버가 폭행 피해 유튜버에게 의문을 제기했다. 유흥가서 폭행 피해.. "어떤 행위를 하고 있었는지가 없다" 의문 9일 여행 유튜버 '윤동짓달'은 자신의 채널에 '베트남 호찌민 부이비엔 거리에서 어느 대형 유튜버가 폭행당했다고요? CCTV 조사 왜 안 받으셨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윤동짓달이 말한 유튜버는 ‘강대불’로, 그는 지난달 4일 새벽 베트남 호찌민 부이비엔 거리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해 크게 다쳤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지 총영사관에 현장으로 와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귀국 이후에도 ‘응급실 뺑뺑이’ 끝에 2시간 만에 진료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윤동짓달은 "근데 (강대불 영상에서) 어떻게 정신을 잃었는지에 대해선 (내용이) 없더라"라며 "해외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면 보통 마지막에 어떤 사람들이랑 어떤 행위를 하고 있었는지 상세하게 얘기한다. 근데 이분은 그게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사람이 패싸움하다가 다쳤는지 마약을 했는지 모르는데 그냥 '도와주세요'라고 하면 여러분들은 선뜻 도와줄 수 있냐”라며 "베트남에서 마약은 불법이고 처벌이 정말 강한데 (도와주러 갔다가 그 사람이 마약 했다면) 공범으로 몰려서 조사받을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친 분은 호찌민에 있고 베트남 대사관은 하노이에 있다. 거리가 5㎞, 10㎞ 아니다. 호찌민에서 하노이까지 1500㎞인데 대사관에서는 당연히 (지금 당장) 도와줄 수 없다고 하는 거다. 어벤져스도 그 새벽 시간에 1500㎞는 바로 이동 못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동짓달 "사고 다음날 영사관 도움 본인이 거절" 윤동짓달은 "(강대불 측이) '대사관에서 하는 일 없네요' 하면서 베트남 여행 단체 대화방(단톡방) 들어갔더라. 저도 그때 단톡방에 있었다"라며 "사기꾼인지도 모르고 그냥 막연히 도와달라고 하는데 (교민이나 여행자들이) 본인 비서도 아니고 5분 대기조도 아니고 갑자기 지인 다쳤으니까 인근에 있는 사람이 가서 도와주라고 하는데, 누가 가냐?"고 따져 물었다. 또한 윤동짓달은 "다음 날 영사관에서 조사 도와준다고 했는데 (강대불 측이) 거절했다. 베트남 경찰 시스템도 이용하지 않았다"라며 "그런 상황에서 이렇게 일방적으로 베트남을 비하하니까 회의감이 들더라. 제가 여행해 본 베트남은 현지에서 좋은 사람들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현지 공관은 사건 발생인지 직후부터 피해자 및 피해자 지인들과 계속 연락했다.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09-11 09:44:37전쟁에 대한 인류 최초의 체계적인 기록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Peloponnesian War·BC 431~404)'다. 중국 춘추시대 손자병법이 비슷한 시기인 기원전 5세기경 나왔지만 전쟁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이기보다는 군사학설과 경험을 묶은 병법서에 가깝다. 아테네의 역사가 펠로폰네소스는 낮에는 스파르타군과 싸우고, 밤에는 졸음을 참으며 전투 중에 일어났던 참상을 기록했다. 당시 전쟁은 두 동맹세력 간의 '세계대전'으로 27년간 지속된 장기전으로 '유례가 없는 전쟁(A war no like)'이었다. 도시국가들의 제국주의적 팽창으로 정치와 사회의 기반이 무너졌고, 무모한 정치가들은 전쟁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2500여년의 역사를 들추어내는 것은 작금의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의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이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의 전쟁 못지않게 참혹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 국제판에는 일주일에 최소 3회는 두 개의 전쟁에서 사망한 군인과 민간인의 시신 앞에서 울부짖는 사진이 1면 톱기사와 함께 실린다. 평화의 상징인 파리올림픽 기간에도 전선에서는 각종 첨단무기들이 불을 뿜었다. 양측은 영토를 한 치라도 더 확보하는 것에 금메달을 따는 것처럼 총력전을 전개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는 방어전략에서 벗어나 러시아 영토에 기습공격을 감행했다. 허를 찔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간인 아파트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이 미사일 공격으로 계단에 피신시킨 부인과 세 딸이 사망하고 혼자만 살아남은 우크라이나 가장의 비극은 필설로 다할 수 없다. 갑자기 차출당해 피해가 발생한 러시아 징집병 부모들은 푸틴을 원망하며 불안감을 표출했다. 우크라이나군에 포로가 된 징집병들은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지도력이 흔들린 푸틴은 다시 강공을 선택했다. 중동 가자지구 중부에서 소아마비 백신 접종여건 보장을 위한 사흘간의 임시휴전이 시작됐지만 휴전지역을 제외한 북부와 남부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계속됐다. 학교에도 포탄이 떨어져 11명의 인명이 숨졌다. 인명 살상은 일상사가 되었다. 가자지구에 억류되어 있던 이스라엘 인질 6명이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최대 규모의 반전시위가 일어났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책임자들을 잡을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전쟁 지속을 선언했다. 내부 결속이 특징인 유대인 사회에서 인질들이 돌아올 때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가족들이 반(反)네타냐후 시위를 전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하마스 공격 전에 부정부패 혐의로 탄핵 위기에 몰렸던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완전 소탕을 주장하며 휴전을 거부했다. 3년 차에 접어든 우크라이나전쟁, 만 1년이 다가오는 중동전쟁 모두 스트롱맨들의 정의롭지 못한 국내정치에서 비롯되었다. 러시아 국민들의 자존심을 내세워 나토(NATO)의 동진을 막는다는 명분하에 종신집권을 꿈꾸는 푸틴, 부정부패로 초유의 탄핵 위기에 처했던 네타냐후 역시 자신의 위기 탈출을 모색하던 중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내세워 반전을 모색했다. 국내정치의 돌파구로 전쟁을 선택한 것이다. 전쟁론의 저자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을 정치의 도구로 보았다. 정치적 목적에 따라 전쟁이 시작될 수도 있고, 중단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제는 두 독재 지도자의 개인적 야망을 제외하고는 전쟁이 지속될 이유는 없다. 살상과 비극은 충분하다. 러시아와 이스라엘의 합리적인 집단지성들이 문제를 제기해야 할 시점이다. 두 달도 안 남은 미국 대선의 승자는 조속한 종전을 모색해야 한다. 초강대국 미국이 세계를 위해서 해야 할 최우선 과제다. 그게 미국의 존재 의의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 ■약력 △65세 △미주리대학교 대학원 응용경제학 박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민주평통 사무처장 △서울시 통일기반조성위원장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
2024-09-10 18:37:03[파이낸셜뉴스] 베트남에 여행 간 유튜버가 호찌민 유흥가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했으나 영사관으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그는 치료를 위해 급하게 귀국했지만, 의료 파업으로 2시간 동안 진료를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구독자 7만명' 유튜버 강대불(강태원·28)은 지난 6일 ‘베트남에서 죽다 살아났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수 100만회를 넘어섰다. 영상에 따르면 강대불은 “16박 17일로 베트남 여행을 계획했으나 여행 시작 4일 만에 한국으로 귀국하게 됐다”고 전했다. 사고는 지난달 4일 새벽쯤 여행자 사이에서 이름난 호찌민의 ‘핫플레이스’ 부이비엔 거리에서 벌어졌다. 사고 당일 강대불은 구독자 71만명의 절친한 유튜버 뭉순임당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나 어딘지 모르겠어. 일어나니까 이가 다 부러졌어. 나 좀 살려줘”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날 새벽 3시쯤 그가 의식을 찾은 직후 찍은 사진에는 오른쪽 눈이 부어 있고 치아에 금이 가 있었다. 뭉순임당은 라이브 방송을 켜고 구독자들을 상대로 강대불을 도울 방법을 찾았다. 대사관 측에 전화해 “누가 픽업을 하거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인 것 같다”고 알렸고, 관계자로부터 “이 상황을 관할인 주호찌민 총영사관에 전달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호찌민에 지인이 있다는 구독자는 “(영사관에서) 아무도 가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못 박았다고 한다”며 “지금 영사관에서 못 도와준대. 콜센터에 전화하면 통역 서비스된다는 말밖에 안 해줘서 끊었다고 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에 뭉순임당은 직접 구독자를 통해 현지에 있는 한국인에게 도움받기로 결정했다. 강대불에게 “베트남 국제병원에 가면 도와줄 여자가 갈 테니 무조건 그 병원에 가서 기록을 받으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현지 병원에서 제대로 된 진료는 받을 수 없었다. 진통제를 투여하는 것 외에 별다른 진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였다. 할 수 없이 그는 가장 빠른 항공편을 이용해 한국에 돌아왔다. 그러나 한국에서도 치료받기는 쉽지 않았다. 한국 시각으로 이날 오후 9시 25분쯤 비행기에서 내린 강대불은 의료파업으로 인한 ‘응급실 뺑뺑이’ 탓에 다섯 번째 병원에서야 진료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한 달가량이 지나 지금 많이 회복된 강대불은 “해외에서 사고 나면 도움받기가 어렵다”며 “해외여행 가기 전에 사고에 대비할 방법을 마련해 두고 나가야 한다. 여행자보험은 필수고, 꼭 위치공유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도와준 친구들에게 감사하다"며 영상을 마쳤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9-08 08:59:16아시아 대륙 질서가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이 서서히 저물고 베트남, 인도 등 남아시아 시대가 열리고 있다. 1990년 소련의 갑작스런 붕괴에도 흔들리지 않던 아시아를 요동치게 만든 것은 30년 만에 다시 도래한 신냉전이다. 그 진원지는 중국, 더 정확히 말하면 시진핑이다. 시진핑은 2013년 국가주석직에 오르면서 '중국몽'을 외쳤다. "중화민국의 위대한 부흥을 이루겠다"는 것으로 2021년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된 국가를 건설하고, 2035년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을 실현하고, 2049년에는 경제, 군사, 외교 등 모든 면에서 미국을 뛰어넘겠다고 했다. 시진핑의 도발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 이후 30년 넘게 고도의 성장을 누리며 세계무대에 빅2로 올라섰다는 자신감과 치기의 표현으로 여겼다. 그러나 시진핑은 얼마 지나지 않아 진짜 도발을 했다. 2017년 10월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자회의에서다. 그는 "2050년까지 세계 최강대국, 세계 일류 군대를 만들겠다"며 미국에 직접 도전장을 던졌다. 전 세계 질서를 다시 만들어가던 '빅 보이' 트럼프가 이를 그냥 두고 볼 리 없었다. ■암흑속으로 스스로 걸어들어간 중국 트럼프는 우선 관세카드를 꺼내들었다. 2018년 7월8일 중국산 수입품 818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이다. 중국이 집중투자하고 있는 정보기술(IT), 전기차, 로봇 등 첨단 제품이 대상이었다. 액수로는 340억 달러에 달했다. 앞서 미국은 시진핑의 도발에 즉각 상법 301조를 발동해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조사에 착수했었다. 시진핑도 물러서지 않았다. 미국이 관세 부과를 발표하자마자 미국에서 들어오는 농산물과 자동차 등 545개 품목에 똑같은 액수의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을 넘어서겠다"고 중국 인민에 공언한 시진핑은 이 게임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줄 알면서도 달려들 수밖에 없었다. 미국이 9월에 다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상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미국산 육류 등 6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 최고 10%의 관세로 보복했다. 미중 패권전쟁은 이렇게 시작했다. 트럼프는 집권 기간 내내 시진핑의 중국을 거칠게 몰아부쳤다. 관세폭탄 외에도 대만 주권, 홍콩 민주화운동, 위구르 인권탄압 등 트럼프는 늘 시진핑이 불편해하는 사실에 대해 직접적이고 강렬한 수사를 던졌다. 국제사회 공식석상에서도 예외가 없었다. 트럼프를 마주한 시진핑의 얼굴에선 늘 견디기 힘들어하는 긴장과 초조함이 묻어났다. 여기에 중국을 더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북한이었다. 미국 안보의 최전선인 한국과 일본을 위협하는 것을 넘어 미국 본토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타격할 수도 있다고 공언하는 김정은은 그야말로 골치덩어리였다. 김정은이 미중 갈등 속에 고도의 정치 노림수를 던진 것이었지만 문제는 그가 시진핑마저 무시했다는 점이다. 이는 미중 갈등을 더욱 부추기고 중국이 동북아 지역을 컨트롤하지 못한다는 이미지를 각인시켜 시진핑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물러나고 2021년 1월 등장한 바이든은 시진핑을 훨씬 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 바이든의 대중국 정책은 트럼프보다 훨씬 무섭고 더 정교하다. 바이든은 취임하자마자 세계를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으로 나누고 신뢰가치사슬(TVC)이라는 이름으로 블록화했다. 쿼드(QUAD), 오커스(AUKUS),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IPEF)이 그것이다. IPEF는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과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을 제외한 인도태평양 국가를 경제공동체로 묶은 것이다. 역내 포괄적 경제협력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대중국 압박정책이다. 쿼드는 미국과 인도태평양 지역 핵심 동맹국인 일본, 호주와 동맹국은 아니지만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인도를 포함시킨 4자 안보대화체다. 오커스는 미국을 중심으로 영국과 호주가 포함된 3자 안보사슬이다. 모두가 중국의 패권주의 야망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 이제 안에서도 무너진다 중국은 내부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는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내수는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중국을 탈출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한때 '세계의 공장'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식지 않던 용광로는 불이 꺼졌고 이제 균열마저 일어나고 있다. 우선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외국기업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는 점이다. IBM은 지난 달 말 중국 내 연구개발과 테스트를 담당하는 중국개발센터와 중국시스템센터를 폐쇄했다. 중국 내에서 핵심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 1000여명도 짐을 쌌다. IBM만이 아니다. 이미 올해 들어서만 테슬라, 아마존, 인텔, 에릭슨 등이 중국에서 철수를 했거나 사업 축소를 시작했다.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듯 올 2분기 중국의 해외직접투자(FDI)는 148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3분기 때 1998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2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을 때도 엄청 놀랐지만 이번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자 중국 당국은 긴장한 내색이 역력하다. 소비 침체도 심각하다. 코로나19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세계에서 강력한 셧다운 정책을 무려 3년 가까이 진행하면서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엄청나게 타격을 입었다. 이는 곧 부동산 시장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훌쩍 넘는다. 집이 안팔리면서 '헝다' 등 거대 부동산 기업의 부도 사태가 발생하고, 이는 주택 구매에 나섰던 사람들의 돈이 묶이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소비 척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2월 5.5%에서 3월 3.1%, 4월 2.3%, 6월 2.0%까지 떨어졌다. 제조업 PMI도 1월 49.2, 3월 50.8, 5월 49.5를 기록하다가 7월에는 49.4까지 하락한 상태다. 문제는 중국의 붕괴가 앞으로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시진핑이 권좌에서 내려오지 않은 이상 미국 등 서방세계의 입장이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바이든 이후 미국을 이끌 대통령 후보인 해리스와 트럼프도 중국 옥죄기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 공언하고 있다. ■젊고 우수한 노동시장 베트남이 뜬다 중국을 빠져나온 글로벌 기업들은 베트남과 인도 등에 새롭게 생산기지를 마련하고 있다. 중국 소비시장이 붕괴된데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서방의 수입규제를 피해 중국을 탈출해 이들 국가에 안착한 것이다. 이 중 주목할 곳이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인구가 1억 명에 달하는데다 양질의 노동자가 많다는 것이 장점이다. 인구의 70%가 생산가능인구(15~64세)다. 이중 35%가 30대 이하 청년층이다. 이는 그만큼 생산과 소비 활동이 활발히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왕성한 교육열도 주목받고 있다. 사교육이 극성을 부릴 정도의 높은 교육열은 노동시장에 양질의 노동력을 끊임없이 공급한다. 이같은 역동성 덕분에 베트남은 2018년부터 매년 8%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중에도 2%대가 넘는 성장세를 보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공산국가임에도 서방 자유진영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도 중국과는 다른 점이다. 미국은 1995년 베트남과 수교를 시작한 이후 각종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베트남을 전략적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베트남을 최대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무려 1만 건에 육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의 3대 수출시장이자 최대 무역흑자 대상국으로 교역액이 877억 달러에 달한다. ■인도의 변화는 정말 눈부시다 인도는 베트남과 함께 중국을 대체하는 시장이다. 가장 큰 매력은 세계 최대 인구 국가이며 노동인구가 젊다는 것이다. 인도는 지난 2023년 4월 14억2800만명을 기록하며 중국(14억2500만명)을 추월했다. 이 중 생산가능인구는 무려 68%에 달한다. 중위연령이 28세로 베트남보다도 젊다. 게다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노동인구가 많아 글로벌 생산기지로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도는 지난 10년간 연 평균 6%대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이를통해 2022년 세계 5위의 경제대국이 됐다. 모건스탠리는 인도가 독일, 일본을 제치고 2027년에는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경제대국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도의 또 다른 특징은 슈퍼리치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부동산기업 나이트 프랭크(Knight Frank)에 따르면 인도는 향후 5년간 아시아 슈퍼리치 증가율이 5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것으로 이는 그만큼 벤처기업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유니콘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도는 2014년 모디 총리가 집권한 후 완전히 달라진 나라다.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을 펴면서 서비스업 의존도에서 벗어나 세계의 공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통신, ICT, 신재생에너지, 우주산업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모디는 또 2015년부터는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면서 연매출 1조원을 넘기는 유니콘 기업을 83개나 키워냈다. 미국, 중국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인도는 전통적인 비동맹주의에서 벗어나 이제 서방 자유진영에 속하고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안보체제를 완성하는 쿼드의 일원이다. 이는 중국을 완전히 대체하는 나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4-09-01 19:29:30【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김학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순방의 의미로 대통령실은 "진정한 글로벌 중추외교를 실현했다"고 자신했다. 각종 전쟁과 분쟁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위기가 가중돼 중앙아시아의 지정학적 가치가 급상승하는 상황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신뢰를 구축한 것은 물론, 핵심광물 확보를 비롯해 가스전 수주 촉진, 한국형 고속철 첫 수출 확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도 가시화됐다. 무엇보다 현대 외교사에서 아프리카, 태평양도서국, 중앙아시아 모든 지역을 상대로 다자회의를 주최해 본 나라가 미국과 중국 단 두 나라 뿐이었으나, 이제 대한민국도 이들과 같은 반열에 오른다는 점에서 글로벌 중추국가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는 분석이다. ■지정학 갈등서 자유로운 한국 믿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4일(현지시간) 타슈켄트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중앙아시아는 신흥전략 지역으로서, 특히 작년에 와서야 미국과 중국이 처음으로 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각각 9월과 5월에 실시하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내년에 그 첫 회의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인접한 러시아에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스킨십을 높이고 있지만, 패권 경쟁이나 지정학적 갈등 구도에서 자유로운 한국과의 협력에 대해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신뢰도는 높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이 이번에 국빈 방문한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3국 정상들은 모두 우리 측의 K실크로드 구상과 내년에 열리는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에 대해 적극 지지 입장을 밝혔고 나머지 2개국도 호응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한국은 같이 경제협력을 해도 뒤에 정치적으로 숨은 의도가 없고, 순수하게 개발 협력, 인재개발 등 경제적 관점에서 상생이 되는 방향으로 진지하게 해법을 모색하기 때문에 중앙아 국가들이 기대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앙아시아도 피지배의 역사를 갖고 있고 강대국의 군사적 충돌이 점철한 지역"이라면서 "대한민국이 비슷한 과거 역사를 딛고 세계 최고의 성공 스토리를 썼듯이 그들도 대한민국처럼 되고 싶어한다"고 부연했다. 김 차장도 "진정으로 믿을 수 있는 친구끼리 중요한 일 맡길 수 있다고 한다"면서 "중앙아시아와 대한민국은 수 천년동안 역사, 문화, 언어의 뿌리에서 비롯된 이런 공감대가 현재와 미래에 걸쳐서도 강력하게 의기투합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뢰 다진 이번 순방, 성과도 수두룩 윤 대통령의 이번 중앙아 3개국 순방을 통해 3국과의 신뢰 관계를 다진 것은 물론, 중장기적 협력 관계도 구체적으로 그려나갈 수 있게 됐다. 투르크에서 가스전·플랜트 분야에서만 60억불(한화 약 8조2500억원) 규모 추가 수주 기대감을 높였고, 카자흐에선 리튬 등 핵심광물 확보 협력을 강화했다. 우즈벡에선 2700억원 규모 한국형 고속철을 첫 수출하면서 본격적인 고속철 수출국 대열에 합류할 계기를 만들었다. 카자흐에선 리튬, 우즈벡에선 망간이나 몰리브덴 등 모두 반도체나 이차전지 등 분야 소재로 쓰이는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는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우즈벡과 수출 계약을 체결한 우리 고속철 공급 규모는 250km/h급 고속철 42량으로, 2700억원 규모다. 1편성에 7량으로, 이번에 수출 계약을 맺은 규모는 6편성으로 총 42량이다. 특히 이번 고속철 차량 수출로 모로코를 겨냥해 2025년 144량 발주, 폴란드의 경우 2026년 800량 발주에 도전하고, 관심을 갖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와도 수출을 타진하는 것으로 정부 고위당국자는 밝혔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06-15 10:44:04[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끝난 대선에서 이변 없이 5선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3년째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서방이 푸틴의 재선을 큰 위협으로 보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과 북한, 이란 같은 국가들은 푸틴의 재선을 환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러시아 위상 끌어올려 지지도 높아 러시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은 마땅한 적수가 없어 쉽게 5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 전쟁에 반대하는 후보들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서류 문제를 이유로 등록도 못했다. 러시아 언론들은 푸틴을 국민의 후보라고 부르는 등 다른 후보들과는 다른 지도자임을 홍보해왔다. 지난 2022년 전쟁이 아닌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명명한 우크라이나 침공에 서방국가 중심으로 강도높은 경제 제재를 실시했으나 푸틴의 통치 기반은 견고했다. 지난해 6월 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전차를 이끌고 모스크바로 진격하는 반란 위기도 넘길 수 있었다. BBC는 러시아인들은 동기나 결과를 떠나 전쟁 중일때는 지도자를 지지해야 한다는 믿음이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러시아가 아닌 서방국들이 일으켰다는 보도를 믿어왔다고 분석했다. 실제 러시아 국민들은 러시아가 서방 전체에 맞서는 상황을 보며 강대국의 위상 회복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나치 제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진 저지' 등 푸틴이 내세운 특별군사작전 명분에 동조하는 현지 여론도 크다. 푸틴은 지난 2000년 처음 대통령 당선됐을 때 ‘강한 러시아’ 정책을 내세우고 그동안 석유와 가스, 식물 등 풍부한 자원을 무기로 세계 경제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지난해 러시아 민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푸틴의 지지율은 줄곧 80%를 웃돌았다. 우크라 전쟁에 더 주력 예상 그동안 푸틴은 여러 인터뷰와 연설에서 대선 이후 계획들을 시사해왔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최우선이 될 것임을 예고해왔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미국평화연구소의 고문 안젤라 스텐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가적인 전쟁'이며 자신은 세계에서 러시아의 역할을 지키고 자국 영토를 보존하려는 지도자임을 이번 대선을 통해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그가 예고한 것은 전쟁은 계속 이어가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서방국들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이 시들어지는 틈을 푸틴이 러시아군의 2차 군 동원령을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2년 9월 30만명을 징집했을 당시 전문직 종사자들을 포함해 청년 수십만명이 해외로 도피하는 것을 경험한 러시아 정부는 방지를 위해 국경 폐쇄 같은 조치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평화연구소의 스텐트 고문은 설문조사에서 러시아 국민들의 다수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하고 있지만 “가장이나 아들, 형제를 전장으로 보내게 된다면 달라진다”라며 2년전처럼 또다시 반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징집 병사들에게 수당 지급을 늘리고 의무 복무 병사들의 전장 투입 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러시아법에 따라 의무 복무 병사들이 우크라이나 전투에 참가할 수 없고 복무를 마친 예비군들은 동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WSJ는 이번 대선에서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싸우고 있는 병사의 가족들이 투표함에 불을 붙이는 것 같은 행동들이 있었다며 앞으로 러시아 정부가 국내에서 전쟁 반대 시험대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평화연구소의 스텐트는 푸틴 대통령이 "앞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실시되는 선거 결과에 주목하면서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감소하면 어떻게 될지를 기다릴 것”이라며 “현재가 자신에게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계속 우크라이나 전쟁을 최대한 길게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엇갈린 주변국 반응 푸틴의 5선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서방 국가들은 푸틴의 압승은 사실상의 정적 배제와 선거 투명성 훼손 때문이라며 "놀라운 일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18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왓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정적들을 투옥하고 다른 사람들의 출마를 막았던 것을 고려할 때 선거는 분명히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며 "(그의 승리가) 새삼스럽지 않다"고 논평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에 "이것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의 모습이 아니다"는 입장을 내놨고 독일 외무부는 "푸틴 대통령의 통치는 권위주의적이며 검열, 억압, 폭력에 의존한다. 선거 결과에 누구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일부 유럽 국가들은 국영 언론이 장악하고 있는 러시아에서 공개적인 정치적 토론이 부재했던 것과, 지난달 교도소에서 사망한 러시아의 가장 유명한 반체제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 등 정적에 대한 강력한 탄압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반면 중국과 북한 등은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CNN은 대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러시아 정치계를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줬으며 그의 재선을 서방 주도의 국제 질서에 반대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같은 지도자들이 환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년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수주전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양국간 '무제한' 동반자 관계에 합의하면서 무역과 안보, 외교 관계 강화를 더 긴밀하게 이어왔다. 영국 런던대 SOAS 중국 연구소 소장 스티브 창은 “시진핑 국가주석은 푸틴을 진정한 전략적 동반자로 보고 있다”며 이번 러시아 대선에서 푸틴이 압승한 것에 안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중국 외에도 푸틴이 재선되면서 권력이 더 강해지는 것을 보게 될 북한, 이란의 지도자들이 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으로부터 포탄 구매가 필요했던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푸틴과의 친밀감을 통해 고전하고 있는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역시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은 러시아에 드론과 탄약을 제공하면서 협력을 강화해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3-18 13:20:44【 양평(경기)=최아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카드를 꺼내 들며 정권심판론에 불을 지폈다. 최근 당내 공천파동으로 약화된 정권심판 프레임의 골격을 다시 세워 국면전환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이슈가 이번 총선에서 이 대표의 지역구(인천계양을) 맞상대인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가 국토교통부 장관 시절 불거졌다는 점을 이용, 선거 내내 이슈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즉 선거구도 프레임도 정권심판론으로 복원하고, 원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최대한 부각시키겠다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7일 오전 경기 양평군 강상면 일대를 찾아 대안노선 종점 인근을 둘러봤다. 파란색 점퍼 차림의 이 대표는 이 지역에 단수 공천된 최재관 경기여주·양평 예비후보와 영입인재인 손명수 전 국토부 차관에게 브리핑을 받고 양평군청 앞 농성장을 방문했다. 이 대표는 "답답한 현실이다. 국민들을 위해 쓰라고 권한을 맡겨놨더니 전혀 엉뚱한 용도로 권한을 남용하고 있는 현장"이라며 "책임자들은 책임을 지는 게 아니고 오히려 꽃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작년 6월부터 국토부가 임의로 양평고속도로 노선을 바꿔 대통령 처가에 재산상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지난해 7월에는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기 위해 요구서를 제출했으며, 10월 국정감사에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 대표는 "국정농단의 대표적 사례"라고 한 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선거를 통해 그 주권을 잠시 맡겨놓은 것이기 때문에 그 권력은 당연히 주인을 위해서, 주인의 뜻에 따라 행사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원 전 장관이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 이후 관련 책임을 지지 않은 것을 문제 삼으며 국민의힘 공천 논란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안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원 전 장관도 공천을 받았다"며 "대체 국민의힘은 이런 분들을 내세워서 국민에게 심판을 받겠다는 것인데, 과연 그게 국민에 대한 도리인가"라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이어 오후에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아 임직원 및 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들과 정책간담회를 갖고 건의사항 등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과감한 규제개혁과 세제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반도체 초강대국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며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포괄하는 육성정책으로 종합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일정을 시작으로 '윤석열 정권 심판 벨트' 집중 유세에 나선다. 다음 주에는 충남 천안갑을 찾아 해병대원 사망사건 관련 의혹을 집중 부각시킬 예정이다. 이 지역구는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이 국민의힘 후보로 뛰고 있는 곳이다. 이 외에도 충청권을 중심으로 정부 정책 실정과 관련 있는 지역을 릴레이 방문, 자당 후보 지원유세를 통해 지지세 확산에 나설 예정이다. act@fnnews.com
2024-03-07 18:45:56[파이낸셜뉴스] 【양평(경기)=최아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카드를 꺼내들며 정권심판론에 불을 지폈다. 최근 당내 공천 파동으로 약화된 정권심판 프레임의 골격을 다시 세워 국면전환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이슈가 이번 총선에서 이 대표의 지역구(인천계양을) 맞상대인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가 국토교통부 장관 시절 불거졌다는 점을 이용, 선거 내내 이슈화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즉, 선거구도 프레임도 정권심판론으로 복원하고, 원 후보의 아킬레스건을 최대한 부각시키겠다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7일 오전 경기 양평군 강상면 일대를 찾아 대안노선 종점 인근을 둘러봤다. 파란색 점퍼 차림의 이 대표는 이 지역에 단수 공천된 최재관 경기여주·양평 예비후보와 영입인재인 손명수 전 국토부 차관에게 브리핑을 받고 양평군청 앞 농성장을 방문했다. 이 대표는 "답답한 현실이다. 국민들을 위해 쓰라고 권한을 맡겨놨더니 전혀 엉뚱한 용도로 권한을 남용하고 있는 현장"이라며 "책임자들은 책임을 지는 게 아니고 오히려 꽃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작년 6월부터 국토부가 임의로 양평고속도로 노선을 바꿔 대통령 처가에 재산상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지난해 7월에는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추진하기 위해 요구서를 제출했으며, 10월 국정감사에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이 대표는 "국정농단의 대표적 사례"라고 한 뒤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선거를 통해 그 주권을 잠시 맡겨놓은 것이기 때문에 그 권력은 당연히 주인을 위해서, 주인의 뜻에 따라 행사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원 전 장관이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 이후 관련 책임을 지지 않은 것을 문제삼으며 국민의힘 공천 논란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안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원 전 장관도 공천을 받았다"며 "대체 국민의힘은 이런 분들을 내세워서 국민에게 심판을 받겠다는 것인데, 과연 그게 국민에 대한 도리인가"라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이어 오후에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아 임직원 및 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들과 정책간담회를 갖고 건의사항 등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과감한 규제개혁과 세제지원을 핵심으로 하는 반도체 초강대국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며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포괄하는 육성정책으로 종합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일정을 시작으로 '윤석열 정권 심판 벨트' 집중 유세에 나선다. 다음 주에는 충남 천안갑을 찾아 해병대원 사망사건 관련 의혹을 집중 부각시킬 예정이다. 이 지역구는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이 국민의힘 후보로 뛰고 있는 곳이다. 이외에도 충청권을 중심으로 정부 정책 실정과 관련 있는 지역을 릴레이 방문, 자당 후보 지원유세를 통해 지지세 확산에 나설 예정이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4-03-07 15:32:41내년 초 인도 총선에서 여당인 인도인민당(BJP)의 승리가 점쳐지고 있어 2014년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15년 장기집권 가도에 파란불이 켜졌다. 모디 총리는 인도가 올해 세계 5위 경제대국이 된 자신감을 바탕으로 금세기 중반까지 글로벌 강대국이 되겠다는 야심 찬 비전을 내놨다.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이 높아진 국제적 위상과 영향력을 모디 정부 최대의 업적으로 내세울 정도로 인도의 '전방위 외교(all-alignment)'는 일견 성공적이다. 인도는 쿼드(Quad) 참여로 미국 등 서방진영과 전략적 연계를 강화함으로써 미중경쟁 구도의 향방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전략적 키를 쥐게 되었다. 서방과 달리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중립을 유지하여 미국의 주적인 러시아에 대한 영향력도 더욱 확대했다. 또 아시아,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 등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대변자 역할을 자처하여 개도국에 대한 전략적 공간도 대폭 넓히고 있다. 가히 진영과 선진·개도국을 가리지 않는 문어발식 외교로 실리와 경제적 이익을 챙겨온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원칙도 없고 실리만 추구하는 듯한 인도 외교의 방향성을 규정하는 일관된 논리와 사고가 있다. 바로 중국에 대한 위협인식과 대응전략이다. 중국에 대한 전략 인식 전환의 계기는 2020년 6월 히말라야 라다크 지역에서 발생한 군사충돌이다. 역내 핵심 해상수송로인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장악 시도, 히말라야 국경(LAC) 현상변경 시도,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인도의 전통적 세력권인 인도양 지역 진출 등 중국의 수정주의적 대외전략은 인도의 전략적 이익을 근본적으로 침해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경제규모 면에서 중국의 5분의 1에 불과한 인도는 미국처럼 대놓고 중국과 부딪칠 여유가 아직은 없다. 따라서 인도는 대외전략의 초점을 최대 안보위협으로 떠오른 중국의 '전략적 봉쇄'를 돌파하고, 대중국 전략적 억지(deterrence)를 강화하는 데 맞추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인도의 전방위 외교는 신장된 국력과 자신감의 발로인 동시에 중국의 팽창에 대한 전략적 위기감과 취약성을 반영하고 있다. 실제 현재 인도·중국 관계는 최악이다. 모디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몇 년째 거부하고 있어 양국 간 고위급 교류는 전무하다. 이는 인도가 의도한 결과이다. 그래서인지 지난 9월 인도가 주최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시 주석은 총리를 보내고 아예 불참했다. 중국이 새로운 지역질서 비전으로 내세우는 '인류 운명공동체'에 대해서도 인도는 극히 부정적이다. 중국 중심의 아시아 단극체제(unipolar Asia)는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진핑 체제의 중국이 현재와 같은 아시아 패권 야망을 포기하지 않는 한 양국이 추구하는 전략적 이해는 구조적으로 양립 불가능하다. 인도가 미국 등과 쿼드 차원의 안보협력을 하면서도 서방의 주적인 러시아와 우호관계를 유지하려는 일견 모순된 전략을 추구하는 이유도 오로지 중국 견제를 위한 전략적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아시아에서 중국의 독점적 영향력이 강화되는 현실에서 역내 지정학적 균형추의 한 축을 쥐고 있는 인도를 끌어당겨야 한다.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는 역내 규범기반 질서 구축에 중요한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양국 간 전략적 소통과 협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외교안보적 위상이 높아진 인도의 한국에 대한 '전략적 무관심'도 중요한 이유이지만 인도를 '거대 신흥시장'으로만 보고 경제적 논리로만 접근해 온 한국의 대인도 전략도 문제다. 인도를 진정한 파트너가 아니라 남보다 먼저 뚫고 들어가 물건을 팔 수출시장으로만 대해서는 서로 전략적 신뢰를 구축하기 어렵다. 획기적 인식의 전환과 과감한 접근을 통해 단기적 손익거래를 넘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협력을 지향해야 한다. 우리의 전략적 사고에는 아직 인도가 없다.
2023-12-17 18:5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