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앞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내장산국립공원 단풍생태공원, 세종호수공원 등에서 야외 결혼식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예비부부들이 특별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지자체·공공기관 등이 보유한 시설을 48개소 추가 개방한다. 정부는 26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공시설 추가 개방을 통한 청년 맞춤형 예식공간 제공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공공 결혼식장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국립시설 5개소, 국립공원 야외공간 10개소, 세종 호수공원 등을 포함한 총 48개 공간을 신규 개방한다. 2027년말까지 200개소 이상의 공공시설을 예식공간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또한 ‘공유누리’ 홈페이지에서 통합 검색·예약서비스를 시작한다. ‘공유누리’ 홈페이지에서 ‘예식’, ‘웨딩’ 등 키워드를 입력하여 전국의 공공 예식공간을 한 번에 검색할 수 있다. 그동안 일부 공공시설을 예식공간으로 개방해 왔으나,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가 원하는 지역에 어떤 공간이 개방되어 있는지 한 번에 검색하기 어려웠다. 또한 ‘우리마을 예식공간 대관’ 테마지도를 통해 원하는 지역의 공공 예식공간 및 하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주차장, 전기차충전소 등 편의시설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각 시설별 이용금액, 수용인원, 피로연 가능 여부 등 상세한 정보를 조회한 후 원하는 장소와 대관 일자를 선택해 예약할 수 있다. 오는 7월 1일부터 국립공원과 지자체 시설 등 80개소에 대한 검색·예약서비스를 제공한다. 추후 공공기관 시설 등 60여개 공간도 추가할 예정이다. 아울러 예비부부가 식장 꾸밈·식음료 제공 업체를 별도로 검색해야 하는 불편함이 없도록 지자체와 협력해 지역별 관련 업체에 대한 정보도 안내할 예정이다. 예비부부들의 경제적 부담을 낮추기 위해 시설 사용료 감면을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정부는 연내 결혼서비스 가격공개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06-25 18:30:47수원시립미술관은 내달 5일까지 광교호수공원 일대에서 공공미술체험 '아트숲 탐사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15일 교육에 들어간 이번 프로그램은 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와 광교호수공원 일대에서 현대미술감상과 증강현실(AR)앱 콘텐츠 '디지털워킹! 아트숲'을 활용한 생태미술을 체험한 뒤 탐사일지를 제작해보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어린이와 보호자는 2인 1조를 꾸려 ‘미술관 탐사’, ‘호수생태 탐사’로 구성한 총 2회에 걸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첫번째 교육인 ‘미술관 탐사’는 참여자가 직접 탐사대원으로 참여해 현재 개최 중인 전시인 '2023 아워세트: 레벨나인×손동현'를 전문 도슨트와 함께 감상하고 미술관 탐사 일지를 작성한다. ‘호수생태 탐사’에서는 광교호수공원 어반레비길 일대에서 AR앱 '디지털워킹 아트숲'을 활용해 에듀케이터와 함께 AR앱에 나타나는 동식물 캐릭터를 수집하고 디지털 작품 제작하기, 동식물 퀴즈 풀기, 즉석 사진찍기 등 다양한 체험 활동에 참여한다. 이연주 수원시립미술관 에듀케이터는 "아트숲 탐사대는 현대미술과 자연생태가 어우러진 미술관 주변 환경을 적극 활용했다"며 "향후에도 특화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10-17 15:00:54【파이낸셜뉴스 원주=김기섭 기자】 원주지역 공공체육시설 공사현장에 지역 출신 작가의 미술작품이 내걸려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원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착공, 현재 공사중인 지정면 가곡리 기업도시내 복합체육센터 신축공사 가림막에 미술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공사현장 가림막에 내걸린 작품들은 한국미술협회 원주지부가 제공한 지역 미술가들의 작품 15점이다. 시는 삭막한 공사 현장을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공사 현장과 예술의 만남을 추진했으며 지역 미술가들의 작품을 홍보하는 효과도 얻고 있다. 김명래 원주시 체육과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공사 현장이 삭막하다는 이미지가 깨지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참신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체육시설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2023-09-08 09:04:33[파이낸셜뉴스] 어린이날을 맞아 공공기관과 미술관 등에서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흥미 있는 체험은 물론, 예술적 소양을 길러주는 행사여서 관심이 모아진다. 4일 미술계 등에 따르면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과천 어린이미술관을 재개관하면서 체험전 '예술가의 지구별연구소'를 이날부터 12월 17일까지 연다. 서울관에서는 어린이날 특별프로그램인 '모두모두 미술관'을 5일과 6일 걸쳐 진행한다. '예술가의 지구별연구소'는 환경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 9명의 작품 23점으로 구성된다. 야외조각공원과 어린이미술관이 어우러져 가족 중심 미술관으로 특화된 과천관의 성격을 반영한 어린이 체험전으로, 어린이들이 지속가능한 환경과 예술에 대해 고민하는 현대미술을 감상하고 인간과 환경의 관계성 속에서 예술가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탐구할 수 있도록 했다. 어린이들이 예술을 매개로 일상 속에서 환경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태도 변화와 실천을 끌어낼 수 있는 상시·특별 교육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어린이날에는 한국 최초 환경디자이너인 윤호섭 작가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아픈 지구, 기후위기를 표현한 설치작품을 소개하고, 티셔츠를 가져온 관람객에게 천연 물감으로 자연과 지구의 이미지를 그려주는 퍼포먼스가 예정됐다. 서울관에서 열리는 '모두모두 미술관'은 '복많관'과 '아트엘' 팀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장애·비장애 통합 교육 프로그램으로 직관적, 비언어적 요소를 창의적으로 변형하고 재해석한 시각예술 워크숍 '많많 놀이터'와 어린이 동반 가족들이 함께 신체를 활용해 다양한 몸의 움직임을 표현하는 퍼포먼스 '손발 콩콩'이 진행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어린이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십장생도(十長生圖) 병풍'을 다채로운 체험 거리로 풀어낸 '십장생, 열 가지 이야기' 전시를 선보인다. 전시는 십장생 중 하나인 사슴이 친구들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입구에 들어서면 십장생도 병풍 속 그림을 활용한 영상을 볼 수 있다. 산의 모양을 한 구조물을 오르내리며 산이 품고 있는 자연을 체험할 수도 있다. 어린이날 가족이 함께 우리 문화유산과 친숙해지고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어린이날인 5일 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 등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 세종대왕릉을 찾은 만 12세 이하 어린이의 보호자 2명도 관람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어린이는 상시 무료 관람이다. 경복궁 광화문과 협생문 일대에서는 어린이날 특별한 수문장 교대 의식이 열린다. 오전 11시와 오후 1시에 인형 탈을 쓴 수문장과 수문군이 교대로 무기를 관리하고, 근무 태도를 확인하는 ‘적간’(摘奸)을 재현한 파수 의식이 펼쳐진다. 행사후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조선 전기 시위병이자 중앙군의 정예병이었던 갑사(甲士)를 선발하는 과정도 체험할 수 있다. 체험후 기념품도 받는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천연기념물과 함께하는 자연유산 연구자의 꿈’ 행사를 연다. 대전 서구 천연기념물센터를 방문하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경산의 삽살개, 경주개 동경이 강아지들과 사진 찍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나무 화석 가운데 가장 큰 화석인 ‘포항 금광리 신생대 나무화석’이 보관된 천연기념물센터 지질수장고도 어린이날 개방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어린이와 관람객 1000명에게 박물관 캐릭터로 만든 풍선을 준다. 박물관에서 좋아하는 유물을 사진으로 찍어 직원에게 보여주면 기념품도 받을 수 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전남 목포해양유물전시관 야외광장에서 마술 공연, 비보이 공연 등 각종 공연과 만들기 체험 행사를 한다. 문화재청은 경복궁 흥례문 일원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문화유산 안전교육을 연다. 문화유산의 가치와 중요성, 낙서 등 문화재 훼손 사례, 재난 발생 시 행동 요령 등 어린이 눈높이에서 제작된 만화 동영상을 시청하고 활동지를 작성한다. 이밖에 제주도립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김창열미술관은 5∼7일 12세 이하 어린이를 동반한 관람객에게 무료 관람 혜택을 주고, 마술쇼와 원데이 클래스 등 다양한 부대 행사를 준비했다. 제주안전체험관에서는 안전 지식 퀴즈, 헬기 바람개비 만들기, 불 그림에 물풍선 던지기, 소방차 모형 대형 에어바운스 체험 등이 이뤄진다.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은 추억의 실팽이 만들기, 우주 빨대 로켓 만들기 등의 체험행사를 진행하고, 선착순 어린이 1000명에게 특별 선물을 제공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05-04 13:17:21【파이낸셜뉴스 파주=강근주 기자】 파주시는 11일 탄현면 성동리에 위치한 파주장단콩 웰빙마루에서 ’웰빙마루 조각공원‘을 선보이며 ‘2022 공공미술 프로젝트‘ 개막식을 개최했다.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공공장소에 미술작품을 설치해 예술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시민 문화향유에 기여하는 사업이다. 경기도와 파주시가 공동 주최하고 파주조각가협회가 주관해 올해 6월부터 사업을 진행했다. 파주를 삶과 창작 터전으로 삼고 있는 23명 조각가가 참여해 위드 코로나 시대에 지쳐있는 시민에게 긍정적 에너지를 주고 치유의 장이 되도록 파주 웰빙마루에 미술사적 의미가 있는 조각 작품을 설치했다. 특히 전망대 광장에 설치된 빨간 우체통이 돋보이는 ’아들의 창‘ 작품은 시민이 엽서에 응원 메시지를 남기면 1년 후 우편으로 발송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귀순 문화예술과장은 “웰빙마루 조각공원을 통해 시민이 조각이란 예술에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는 계기가 되고,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파주 장단삼백(長湍三白) 공간에서 자연과 예술을 오감으로 풍성하게 느끼고 편안함과 여유로운 휴식을 느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22-11-12 13:20:20[파이낸셜뉴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원회)와 부산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오는 11월 17일 부산 한성1918 부산생활문화센터 청자홀에서 ‘아르코 공공미술 공론화 연속 포럼 #2 - 공공미술, 지역의 눈으로 지속가능성을 말하다①’를 개최한다. ‘아르코 공공미술 공론화 연속 포럼’은 공공미술의 지속가능성을 논의하는 자리로, 지난 6월 9일 ‘한국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돌아보다’라는 주제로 현재 우리나라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현황을 돌아보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했다. ‘아르코 공공미술 공론화 연속 포럼 #2 - 공공미술, 지역의 눈으로 지속가능성을 말하다①’은 지역의 구체적인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돌아보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하는 첫 번째 자리다. 이번 포럼은 감성정책연구소 최창희 소장의 사회로 진행된다. 부산문화재단 김두진 예술진흥본부장이 ‘부산문화재단 공공미술(예술) 사업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마산대학교 황무현 교수가 ‘경남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커뮤니티 디자인 제언’이라는 주제로 각각 부산과 경남의 공공미술 사업을 조망한다. 이어 플랜비문화예술협동조합 이승욱 대표와 울산북구예술창작소 소금나루2014 기라영 총괄매니저의 지정토론과 현장 자유토론이 진행된다. 행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며, 사전 신청 후 참석 가능하다. 신청 및 자세한 포럼 내용은 예술위 누리집 공지사항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술위원회 관계자는 “아르코 공공미술 공론화 연속 포럼은 한국적이고 지역적인 맥락에서 탄생한 예술 프로젝트가 가장 세계적이며 고유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며 "지역의 훌륭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알리고,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함께 지혜를 모으는 자리로 이어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연 2회 개최될 포럼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2-11-09 09:18:57서울역사 옥상 주차장과 연결된 차량 통로인 서울역 주차램프가 시민들을 위한 예술명소로 거듭난다. 서울시는 옛 서울역 주차램프를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킨 '도킹 서울(Docking Seoul)'을 19일부터 무료 개방한다고 18일 밝혔다. 시는 지난 2년 동안 서울역 주차램프를 예술가의 상상력과 과학이 만나는 공공미술 플랫폼으로 변화시키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시가 추진 중인 지역단위 공공미술 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 사업 일환이다. 서울시 디자인정책관과 균형발전본부가 협력해 완성한 이번 사업에는 한화와 서울역북부역세권개발이 참여했다. 또 작품 완성을 위해 차세대 예술가를 양성하는 서울예술고등학교가 참여해 민-관-학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서울은 미술관' 사업 중 하나인 '지역단위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매년 1개의 소외된 도시 자원을 발굴하고 공공미술을 통해 새로운 공간으로 재조성하는 프로젝트다. 도킹 서울은 '녹사평역 지하예술정원'과 '홍제유연', '달빛노들'에 이은 네 번째 작품이다. 도킹 서울이라는 이름은 사람과 도시가 만나는 관문인 서울역의 특성에서 따왔다. 2004년 이후 폐쇄돼 온 주차램프가 공공미술 작품을 통해 다시 시민과 만나 '새로운 우주'로 연결된다는 뜻을 담았다. 도킹 서울 내부 공간은 타원형의 중정을 가운데 두고 서로 만나지 않는 상향램프와 하향램프가 휘감고 있는 독특한 구조로 조성됐다. 시민들은 과거 자동차가 다니던 도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200미터 구간을 걸으며 작품을 감상하게 된다. 이번 사업은 서울 중구 만리동과 서울로7017, 옛 서울역사를 연결하는 서울역 일대 활성화 사업으로 기획·추진됐다. 앞서 시는 공공미술 작품과 야외 전광판 등을 설치하는 '서울은 미술관' 사업을 통해 인근 구역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조성했다. 이번 도킹 서울 개장을 통해 인근 지역이 시민을 위한 공공미술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시는 내다보고 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2022-10-18 18:12:09[파이낸셜뉴스] 서울시는 시민 휴양지였던 노들섬의 역사를 바탕으로 휴식과 캠핑, 예술을 동시에 즐기는 '2022 서울은 미술관 공공미술축제-노들토피아'를 7~9일까지 3일 동안 노들섬에서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공공미술축제에서는 도심 가운데 자연의 푸르름을 만끽할 수 있는 시민의 힐링공간인 노들섬에서 휴식과 캠핑을 주제로 다양한 공공미술 작품을 선보인다. 서울시가 개최하는 6번째 공공미술 축제다. 서울시가 2016년부터 ‘서울의 도시 전체가 미술관이 된다’는 목표로 추진 중인 공공미술 프로젝트 서울은 미술관 일환인 공공미술 축제는, 신진 작가들에게 작품 제작 및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시민들에게는 예술 경험을 확장하고 공공미술을 알리는 시민참여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축제 명칭 ‘노들토피아’는 노들(Nodel)과 유토피아(Utopia)의 합성어로, 자연과 인간, 예술이 공존하는 노들섬에서 다채로운 공공미술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김규리 서울시 디자인정책담당관은 “이번 2022 서울은 미술관 공공미술축제-노들토피아는 노들섬을 스마트 폰을 통해 공공미술 작품을 새롭게 즐기는 동시에, 자연과 예술이 주는 감성 힐링을 누릴 수 있는 특별한 미술축제”라며 “축제 기간 동안 노들스퀘어를 방문하는 시민들이 열린 자연을 배경으로 공공미술을 즐겁게 향유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2-10-04 11:55:3810년에 한 번 열리는 독일의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는 고작 5회 행사를 했고 조각만 전시함에도 불구하고 베니스 비엔날레, 카셀 도쿠멘타와 함께 유럽 3대 미술제로 유명하다. 또한 세계 현대 미술계에 가장 영향력이 큰 전시이자 이상적인 공공 미술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다. 2007년 이 전시를 보러 갔다. 지도를 들고 시내 곳곳에 설치된 작품을 찾아 다녔는데 시작부터 낭패를 보았다. 작품들이 눈에 잘 안 보이는 것이다. 알고 보니 작품이 현실 세계에 섞여 있거나 숨겨두기라도 한 것처럼 전시된 경우가 많았다. 작가 페 화이트는 구시가지에 있는 빵집의 진열장 안에 독일의 전통 제빵 기술로 만든 장난감 밀가루 트럭을 만들어 전시했다. 실제 빵집 진열장에 케이크와 함께 있는 작품을 찾아내는 것 자체가 어렵다. 마이클 애셔는 렌터카 회사에서 빌린 캠핑카를 뮌스터 시내의 여러 장소로 이동시킨다. 캠핑카가 실제의 주차장이나 길가에 세워져 있는데다가 계속 이동하기 때문에 만나기 힘들다. 현실 세계에 섞여 있는 조각들을 관람하고 난후 관객들은 일상의 생필품들을 보면서도 혹시 작품이 아닐까 살펴본다. 이 전시는 보통의 삶과 일상도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생활 속에서도 미학적 요소를 발견할 수 있도록 관객의 미적 체험 영역을 확장시켰다. 부르스 나우만의 작품 '역 피라미드'는 피라미드를 뒤집어 놓은 것처럼 땅 속에 만들어졌다. 경사면을 따라 지표면 아래로 내려 갈 때 잘 사용하지 않았던 근육의 움직임과 더불어 온 몸의 평형감각이 살아나며 함몰된 피리미드 속에서 하늘을 보면 이상한 나라에 온 엘리스처럼 시각적 낯설음이 경이를 느끼게 한다. 전시 기획자 캐스퍼 쾨니히는 전통적인 의미의 입체 미술 보다는 조각 작품과 공간이 만나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을 향유하는 관람객의 체험에 큰 관심을 둔다고 했다. 뮌스터의 조각들은 우뚝 선 매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미학자 이브 미쇼가 '기체 상태의 예술'에서 말한 기체처럼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상태로 존재하면서 관객이 무엇인가 느끼고 체험하도록 되어 있다. 뮌스터 조각전은 현대 조각의 본질이 재료나 기교가 아니라 새로운 미학의 제시에 있음을 보여 주었다. 전 세계의 관객들은 바로 그 개념을 보기위해 기꺼이 이 조그만 도시를 방문하며 그 새로움은 관객에게 충격과 감동을 선사한다. 한국의 공공미술은 1년에 천여 개씩 만들어지고 있지만 동물 인체 과일 형상의 장식품, 벤치에 하트나 초승달을 결합한 포토존, 물속에 풍덩 돌 던지듯 공공장소에 맥락 없이 세운다는 의미의 플럽아트(plop art) 수준의 작품이 대부분이다. 뮌스터 조각전은 둘째 치고 이런 조형물 형식이라면 공간에 아무것도 세우지 않고 그대로 놔두는 게 더 자연스러울 것 같다. 수년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공간에 민망한 조형물을 넣느니 차라리 나무 한 그루를 심는 게 더 유익하다"고 했던 서울시 공공미술자문단장의 말이 떠오른다. 글로벌 스탠다드로 부상한 K 콘텐츠의 위상에 어울리는 새로운 방식의 K 공공미술을 모색할 때가 되었다. 상투적 미학의 강요와 일방성, 장소와의 비관계성, 시각적 즐거움에 중심을 두는 망막미술 (Retinal art)에서 벗어나 작품이 장소와 관객, 공공성 사이의 관계를 재구축하고 감동을 주는 새로운 미학의 공공미술을 기대해 본다. 전강옥 조각가
2022-09-22 17:56:20공공미술 역사에서 중요한 시기를 본다면 대공황 시절 뉴딜정책, 1960년 후반 도시 속 미술, 1990년대 후반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로 요약할 수 있다. 1930년대 제작된 공공벽화들을 공공미술의 시초라고 본다고 해도 공공미술의 역사는 100년이 채 안 됐고 본격적으로 도시에서 공공 개념의 미술작품이 설치되고 논의된 시기부터로 본다면 50년 정도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88년 올림픽 개최를 준비했던 시기부터 공공미술을 위한 법령과 미술작품이 도시에 제작됐고 2006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공공미술 프로젝트들이 전국적으로 시행됐다. 초창기 작품들이 건축물미술작품과 벽화들이 주를 이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공공미술 하면 이들 작품들을 떠올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회가 발전할수록 공적 재원이 커지고 공공 영역에 대한 요구는 다양해진다. 최근 우리나라 공공미술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예술이 사회 및 공동체와 관계 속에서 왜 무엇을 누구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질문하게 하고 장소적 특수성과 커뮤니티와의 다양한 관계 속에서 그에 맞는 각각의 해법을 구하게 한다. 그러면서 시민들도 과거 수동적 자리에서 벗어나 공공미술의 주체로서 공공미술의 주요한 참여자가 됐고 이런 과정 속에서 다양한 방식의 관계 맺기와 다양한 실험들이 이뤄지면서 공공미술은 진화하고 있다. 또한 작가적 상상력은 공공성과 예술성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 고민하는데, 공공성을 지향하는 미술작품들은 조각적 실험을 통해 조각적 언어를 확장하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공공미술에서 '장소특정성'은 장소와 공동체의 관계성이 중요하고 각 지역적 특수성이 중요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진보는 인간 생활을 이전과는 다르게 변화시키면서 지역적 공동체 뿐 아니라 지역적 장소를 벗어난 공동체, 가상공간의 공동체 등이 출현하면서 공공미술에서 장소성과 공동체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적 해석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세계는 하나의 공동체로서 더욱 긴밀하게 연결됐다. 이제 지구가 당면한 문제는 국가와 종의 경계 없이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공공미술 경향은 지구 공동의 문제를 지금 여기의 문제로 환원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생태와 커뮤니티의 공공성은 주요한 주제다. 예술은 지구온난화, 해양오염 등이 다른 나라,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모두의 가장 시급한 문제임을 사람들에게 보여준다. 인간이 쓰고 버린 것들이 바다 한가운데 모여 커다란 쓰레기 섬을 이루고 스티로폼은 해안가 바위가 되고, 쓰레기 인공물들이 자연을 대체해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당장의 편리함 앞에 진실을 외면하고 눈감는다. 예술가들은 이런 문제들을 작품으로 형상화함으로써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각인시키며,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 묻고 우리 삶의 변화와 실천을 제안한다. 공공미술은 우리 동네 작은 공동체에서 지구 생명과 자연 모두를 아우르는 커다란 공동체까지 이웃이 되는 방법을 고민한다. 동네 도서관에서 주민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공간 속에서 예술을 체화하는 미술. 예술가 동료가 작품 보관할 곳이 없어서 소중한 작품을 폐기하지 않고 보관 전시할 수 있는 보이는 공공수장고를 공공미술 작품으로 만들어 주민들에게는 동네 미술관을 경험하게 하는 미술. 이렇듯 작가들은 공공미술을 작가 고유의 예술성과 공동체를 결합하는 시키는 무수한 실험들을 통해 공공미술을 더욱 새롭게 하고, 조각의 언어와 매체를 실험한다. 더 이상 예술이 손닿지 않는 곳에 있지 않다. 예술적 경험을 통해 눈먼 일상을 깨우고 우리에게 평범한 일상에 왜라는 질문을 하게 한다. 세상을 사유하는 방법과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묻는다. 이런 질문과 실천에서 공공성은 우리 일상을 바꾸고 동시대 예술을 진화해가게 할 것이다. 박수진 서울시립대 교수
2022-09-15 17:5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