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부터 모든 병사들이 일과 후 자신의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된데 대해 찬반 논란이 뜨겁다. 국방부는 "현재 일부 부대에서 시범 운영 중인 병사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을 4월부터 육해공군·해병대 모든 부대로 확대한다"며 "3개월 정도 시범 운영한 후 전면 시행 여부를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은 평일 일과 이후인 오후 6~10시, 휴일은 오전 7시~오후 10시다. 일과 후 외출은 다음 달부터 모든 부대에 전면 시행된다. 외출시간은 오후 5시 30분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4시간이다. 단결 활동과 면회, 자기개발 및 개인용무(병원진료 등) 등의 목적으로 외출이 가능하며, 개인 용무를 위한 외출은 월 2회 이내로 제한된다. 이를 두고 신세대 장병에 맞는 시의적절한 조치라는 반응도 있지만 군기가 빠진 '당나라 군대'라는 자조섞인 얘기도 나오고 있다. ■ "일과 후 자유, 오히려 사기 진작" 군에 간 남자친구를 둔 L씨(21)는 병사 휴대전화 사용을 두고 '당나라 군대'라 비난한 모 국회의원의 발언에 유감을 표했다. L씨는 "군인도 개인 시간을 보장받아야 마땅하다"면서 "하루 일과를 마쳤으면 취침 전까지 시간은 자유"라고 말했다. 부대 밖에서 휴식을 하든 자기계발을 하든 개인의 선택이라는 주장이다. 현역에 복무 중인 김모 일병은 "시범 운영으로 일과 후 휴대폰 사용을 할 수 있게 돼, 가족이나 여자친구에게 자주 연락할 수 있고 모바일 강의도 들을 수 있어 환영한다"고 했다. 야전 중대장 김모 대위는 "항상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이 군 본연의 목적인데 갑작스레 병사 복지를 위해 생활관에 많은 변화가 생기면 병사들도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강해이로 사고 잦아지면 어쩌나" 국방부가 재외공관 무관부를 통해 조사한 2014년 자료에 따르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을 포함해 26개국이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자유롭게 허용하거나 제한적으로 허용 중이다. 이들 국가는 일정기간 군 내 휴대전화 허용 뒤 군 전력 약화가 없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우리 국방부가 최근 군 장병 휴대전화 허용을 시범 도입한 것도 이같은 근거가 바탕이 됐다. 그러나 한편에선 유사시 군 대응능력을 저하시키고 보안사고 등 여러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우리는 분단국가라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다. 남북 교류의 물꼬가 트이고 있지만 안보상황이 언제 바뀔지 모르고, 동북아라는 지정학적 위치 등을 감안하더라도 잠재적 위험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휴대전화 사용 이후 기밀사항에 해당되는 각종 군사 시설이나 장비 등이 인터넷을 통해 유출 유통될 경우엔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크게 엇갈린다. 그러나 일단 시범실시는 좋지만 각종 부작용을 점검한 뒤 전면 허용으로 갈지는 공론화 과정을 반드시 거치자는 의견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병사 일과 후 휴대폰 사용의 경우 시범 운영 성과가 좋았다"면서 "과거에는 병사를 통제의 대상으로 삼았지만 이제 병사들의 자유와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4월 전면 시행 이전에 세부 규정을 마련할 것이라며 어떤 제도든 처음 시행될 때는 이런저런 문제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2019-01-19 16:54:50문재인 대통령이 병사들의 평일외출 허용과 외박 위수지역 폐지 등을 실시하는 것에 대해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은 30일 "이게 군대인가? 학원인가?"라며 강력 반발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김학용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설마 북한이 쳐들어오겠어?'라는 안보불감증에 걸려 국가안보를 놓고 도박판을 벌이는 진풍경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은 지금 대한민국이 어떤 안보상황에 처해 있는지 한 번이라도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 있나"라며 "김정은의 비핵화 약속을 그대로 믿고 있는 것은 문재인 정권뿐"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인 '위장 평화쇼' 여운이 가시고 나니, 북핵 폐기는 아무것도 진전된 것이 없고 북한의 핵무기 대량생산 소식만 들릴 뿐"이라며 "대한민국의 마지막 보루인 안보빗장을 무슨 근거로 이렇게 허물고 있는지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36개월간 교정시설에서 합숙 근무하는 국방부의 종교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안과 관련해서도 "혹한 속에서 묵묵히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현역복무자들의 양심과 인권은 온데간데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가안보가 어찌되든 말든 내가 믿는 종교만을 우선시 하는 극히 소수의 주장에 무릎 꿇은 국방부도 한심하다"며 "이런 식의 허울뿐인 대체복무 도입은 명분도 실익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우리는 안보를 소홀히 하다 나라까지 빼앗긴 뼈아픈 역사를 갖고 있는 나라"라며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지 특정 정부나 정당이 아님을 명심해달라"고 경고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18-12-30 11:06:59[파이낸셜뉴스] 외출을 나온 군인이 집 근처 카페를 방문했다가 따뜻한 메시지를 받았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4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전역을 앞둔 병장 A씨의 제보가 올라왔다.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외출 나온 군인에게 보낸 메시지 A씨에 따르면 그는 약 두 달 전, 주말 외출을 나갔다가 어머니와 함께 서울 노원구의 한 카페를 방문했다. 음료를 사서 집에 와 마시려고 보니 플라스틱 뚜껑에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A씨는 "대한민국 육군 용사로서 누군가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듣고 아직 세상은 넓고 따뜻하다는 걸 느꼈고, 위로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같은 군인으로서 마음 아픈 사건들이 많았었는데 아직 세상에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모든 국군장병들이 무사 전역하기를 기원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문구를 적은 직원은 최근 카페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훌륭한 인품의 직원이다", "돈쭐 내러 가야겠다", "훈훈하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군인에게 서비스 챙겨준 만둣집, 고깃값 내준 중년 남성도 '훈훈' 한편 지난 8월에도 강원도 춘천에 있는 한 만둣집에서 군인 손님에게 "나라 지켜줘서 감사하다"라며 서비스를 챙겨줬다는 사연이 전해져 훈훈함을 자아낸 바 있다. 또 같은 달, 경남의 한 고깃집에서 외출을 나와 고깃집에서 식사하던 군 장병들의 밥값을 몰래 계산해주고 떠난 중년 남성의 사연이 뒤늦게 전해져 화제가 된 방 있다. 이 남성은 군인들의 감사인사에 “(결제해준 금액이) 크지 않다. 하지만 그대들이 국가에 노고를 하는 부분은 결코 적지 않다. 저의 아들도 몇 년 안에 군대에 간다. 국가를 위해 고생하는 그대들이 아름다워 (계산)했다. 저도 보잘것없는 사람이다. 그대들도 사는 데 아름다운 영향력을 발휘하고 멋진 인생을 사시길 바란다”는 답했다고 한다. [따뜻했슈] 보고싶지 않는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토닥토닥, 그래도 살만해" 작은 희망을 만나보세요.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0-05 06:30:32[파이낸셜뉴스] 외출을 나와 고깃집에서 식사하던 군 장병들의 밥값을 몰래 계산해주고 떠난 중년 남성의 사연이 뒤늦게 전해져 화제다. 외출나와 고기먹던 군장병들 계산하려는데.. "누가 대신 계산했습니다" 1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남에 위치한 한 부대에서 군에 복무중인 A씨 등 5명은 지난 10일 외출을 나와 동료들과 고깃집에서 식사를 했다. 그러나 이들이 계산을 하려고 했을 때, 한 남성이 이들 대신 돈을 내고 떠났다는 식당 사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음식값은 20만원 가량 나왔다고 한다. 이에 A씨는 해당 남성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고, 다행히 식당 사장이 해당 남성의 연락처를 가지고 있어 이를 건네받았다. A씨는 해당 남성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아 문자로 대신 고마움을 전했다. 전화번호 알아내 감사 문자하자.. "그대들의 노고가 더 큽니다" A씨는 메시지에서 “갑자기 값이 계산되었다고 사장님께 전달받아 연락처를 받고 메시지를 남긴다”며 “고기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저희가 받은 금액이 많다보니 어떤 이유로 사주셨는지 알려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에 해당 남성은 20여분 뒤에 “(결제해준 금액이) 크지 않다. 하지만 그대들이 국가에 노고를 하는 부분은 결코 적지 않다. 저의 아들도 몇 년 안에 군대에 간다. 국가를 위해 고생하는 그대들이 아름다워 (계산)했다. 저도 보잘것없는 사람이다. 그대들도 사는 데 아름다운 영향력을 발휘하고 멋진 인생을 사시길 바란다”는 답장을 받았다. A씨는 연합뉴스에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놀라우면서 군인으로서 자부심이 느껴진 감사한 경험이었다. 친분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저 군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큰 은혜를 받아 이런 선행을 널리 알리고 싶어 제보했다”고 전했다. [따뜻했슈] 보고싶지 않는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토닥토닥, 그래도 살만해" 작은 희망을 만나보세요.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8-14 07:47:59[파이낸셜뉴스] SBS ‘미운 우리 새끼’가 '더 글로리'의 악역 손명오 역할 김건우의 반전 일상을 최초 공개했다. 또 탁재훈의 '못난 아빠 회한'을 드러낸 장면이 16.5%까지 치솟아 이날 최고의 1분을 장식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4월 30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는 2049 시청률 4.4%를 기록하며, 6주 연속 일요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수도권 가구 시청률도 13.2%로 주간 전체 예능 1위에 등극했고, 순간 최고 분당 시청률은 16.5%까지 치솟았다. 이날 스페셜 MC로는 가수 이석훈이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이석훈은 설 특집 연애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발레리나 최선아와 결혼 8년 차가 됐다. 당시 MC를 맡았던 신동엽은 “나중에 그 소식 듣고 너무 놀랐다”고 돌이켰다. 이석훈은 “말도 안 되게 용기가 생겨서 연락처를 물어보게 됐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또한 이석훈은 돌아가신 어머니가 그리워 문신을 하게 됐고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석훈은 “어머니가 군대에 있을 때 돌아가셨는데 심적으로 너무 괴로웠다”며 “가장 빨리 볼 수 있는 곳이 팔이었다. 소중한 글이나 이런 것들을 하나 둘씩 새겼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석훈은 아이가 생긴 후 문신 제거 상담을 받으러 갔지만 흉터가 남을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며 “옆에 계시던 다른 분이 제 눈썹을 보시더니 눈썹이 좀 비었다고 눈썹 문신을 권하시더라”면서 “문신을 지우러 갔다가 눈썹 문신을 했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이날 방송에는 ‘더 글로리’의 악역 손명오 역으로 활약했던 배우 김건우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자취방에서 눈을 뜬 김건우는 일어나자마자 바닥을 청소하며 ‘깔끔남’ 면모를 자랑했다. 외출 준비를 하면서도 바로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치우는 모습에 서장훈은 “훌륭한 젊은이다”라며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탁재훈과 이상민은 비 오는 날 종로 데이트에 나섰다. 닭한마리 집으로 탁재훈을 안내한 이상민은 “오늘 내가 3차까지 쏘는데 만 원 쓴다”고 전해 탁재훈을 놀라게 했다. 반계탕이 5000원이라는 말에 탁재훈은 “진짜 닭 맞냐”고 의심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2차 막걸리집으로 안내한 이상민은 막걸리 한 잔과 각종 기본 안주가 단돈 1000원이라고 소개했다. 이상민은 술 한 잔을 기울이며 탁재훈에게 아빠로서의 고충을 물었고, 탁재훈은 "딸이 그림을 그리면서 상담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거기서 딸이 '아빠 때문에 내 그림이 과대평가 받고 싶지 않다'고 얘기 했다더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미안한 게 너무 많다. 내가 확실히 온전한 아빠는 아니었지 않냐"고 밝혔고, 이 장면은 16.5%까지 치솟아 이날 최고의 1분을 장식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5-01 09:24:19[파이낸셜뉴스] 1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유행한 코로나19 여파로 각종 훈련·작전은 물론 장병 휴식에도 차질을 빚던 군이 5월부터 '정상화' 수순에 본격 돌입한다. 이날 국방부는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 완화에 따른 수정된 전군 행동지침을 마련 중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군내 코로나19 확진자 규모 등을 고려해 이제부터 '군내 거리두기'를 단계적으로 조정한다"며 "부대 자체 행사로 축소됐던 신병 입영·수료식이 재개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달 30일, 2020년 상반기부터 부대 내 코로나19 유입 예방을 이유로 금지돼왔던 병사들의 외박과 주말 외출이 전면 재개됐다 2020년부터 유지해 온 '소부대 이상 훈련 자제' 조치도 점진적으로 해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방역수칙도 완화될 예정인 만큼 이제야 진짜 훈련이 재개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대급 이상 실기동훈련(FTX)이 사실상 없었기 때문에 '군대다운 군대'가 아니라는 내부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첫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된 이종섭 후보자도 최근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훈련하지 않는 군대는 존재 의미가 없다"며 '강한 국방력'을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전군은 그간 병사들의 휴가 사용을 보장하는 동시에 영내 코로나19 유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지막 휴가를 떠날 때 부대 복귀 없이 전역할 수 있도록 해왔지만 이달 말부턴 '전역 전 미복귀 휴가' 지침도 사라질 전망이다. 군 관계자는 "그동안 전투력이 약해졌단 평가도 있겠지만 장병들 입장에선 복지도 많이 약해졌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세 약화를 다들 환영하는 분위기"라며 "다만 군은 단체생활을 하는 특성상 사회보다 조심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며 지침을 수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코로나19 유행 이후 입대한 '코로나 군번'은 훈련경험에서 신병과 큰 차이가 없어 어느정도 '위기감'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2-05-01 17:17:04'권력을 손에 넣고 싶다'라는, 어쩌면 가장 세속적인 목적으로 행정고시를 시작했다. 김신씨(32·가명)는 서울 유명 사립대 법학과에서 8년간 고시생 생활을 이어갔다. 그는 군대까지 미룰 정도로 열정적이었지만 번번이 합격 문턱에서 좌절했다. 그럼에도 김씨는 절망하지 않았다. 좋은 학벌과 적당한 학점으로 갈 수 있는 회사가 많았다. 그러나 지난해 작은 희망조차 사라졌다. 갑자기 닥쳐온 코로나19로 그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김씨는 "2년간 면접장에 딱 한 번 가봤다"며 "지금까지 무엇을 했느냐는 면접관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올해 1990년생, 32살 김씨가 찾아간 곳은 대구 본가다. 그는 방문을 나서지 않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드나들고 있을 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청년들의 취업 한파가 거세지자 방문으로 들어간 은둔형 외톨이는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이후 집계된 통계가 없어 그 숫자를 헤아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은둔형 외톨이의 형태가 다양한 만큼 단순 취업과 일자리 문제로 해석하고 정책 대안을 마련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은둔형 외톨이 3년 사이에 26.4% 늘어 16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15~29세) 분석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으로 3년 이상 장기 미취업 상태인 청년은 27만8000명이다. 이들 중 미취업기간에 집 등에서 그냥 시간을 보낸 청년은 9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청년 실업률은 5.6%로 전체 실업률 2.8%에 비해 2배나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구직단념자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을 준비하는 사실상의 체감 실업자를 포함한 청년 확장실업률은 20.3%에 달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청년들의 고통은 극에 달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청년들이 겪는 경제적 고통이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청년층(15~29세)의 경제고통지수가 2015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연령별 체감경제고통지수는 청년층(15∼29세)이 27.2로 가장 높았고 이어 60대 18.8, 50대 14.0, 30대 13.6, 40대 11.5 등의 순이었다. 원인은 고용 한파였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올해 상반기 25.4%로 30대(11.7%)의 2.2배, 40대(9.8%)의 2.6배였다. 실제 청년들의 은둔 이유 다수는 취업 문제였다. 광주시 은둔형 외톨이 실태조사에 따르면 은둔형 외톨이가 된 가장 큰 이유는 취업 실패(27.8%)였다. 다음으로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26.6%), 대인관계(17.3%), 학업 중단이나 진학 실패(13.5%), 실직(10.1%)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또래와의 격차는 청년들을 숨어들게 만들었다. 서울의 한 대학 경영학과에 다녔던 이진우씨(30·가명)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취업 스터디에 열심히 참석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이씨가 취업에 연이어 실패하자 그는 자취방에서 나오질 않고 있다. 이씨는 "주변 친구들이 잘된 소식을 들을 때마다 명치가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며 "남들과 비교가 되다 보니 부모님이나 친구를 만날 용기가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실제 일부 조사에서 코로나19 이후 청년층을 중심으로 은둔형 외톨이가 늘어났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20년 청년 사회·경제실태 및 정책방안 연구'에 따르면 18~34세 청년 3520명을 대상으로 평소 외출 정도를 물은 결과 응답자 중 3.4%가 외출이 뜸한 은둔생활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이 응답률을 근거로 국내 은둔형 외톨이 청년 규모를 지난해 기준 37만4156명가량으로 추산했다. 2017년 진행한 같은 연구에서 추산한 당시 29만5934명과 비교하면 불과 3년 사이 26.4%(7만8222명)나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은둔형 외톨이, 니트족과 구분해야" 실제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의 움직임은 지자체의 예상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 8월 서울시가 사회·경제적 어려움으로 사회진출이 힘든 고립·은둔 청년 심리지원 사업 신청을 받은 결과, 9일까지 고립 청년 404명, 은둔 청년 109명이 프로그램에 신청했다. 서울시는 당초 모집인원을 고립 청년 150명, 은둔 청년 50명으로 정했으나 2배가 넘는 인원이 몰린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소위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와 은둔형 외톨이 문제를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니트족의 경우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그러나 은둔형 외톨이는 '관계 맺기'에 어려운 경우가 많다. 광주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은둔형 외톨이 52.7%가 가족에게도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없다고 밝혔으며, 60.8%의 외톨이들은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또 절반 이상은 은둔생활 중 외로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혜원 호서대학교 청소년문화상담학과 교수(PIE나다운청년들 이사장)는 "은둔형 외톨이를 단순히 니트족으로 바라보면 취업 알선 등의 정책으로 매몰될 가능성이 높다"며 "은둔형 외톨이의 경우 심리적 건강을 회복시켜주는 접근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취업 문제로만 귀결될 경우 단순히 청년 문제로만 끝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은둔형외톨이지원연대가 지난 2019년 국내 은둔형 외톨이 16개 지원기관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은둔형 외톨이는 19~39세 연령대가 가장 많다. 그러나 은둔 기간이 5년 이상 되는 외톨이들이 20.2%에 달해 '중년' 외톨이가 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일본에서도 해당 문제를 깨닫고 2018년부터 장년 히키코모리를 추적하고 있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40~64세의 히키코모리가 전국에서 61만3000명으로 추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은둔형 외톨이는 청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며 "다만 청년층 때 겪은 취업 실패, 왕따 문제 등으로 은둔생활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높아 이를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김도우 이환주 기자
2021-11-16 17:35:32[파이낸셜뉴스]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인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고 나서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탈레반 대변인은 이 자리에서 과거 엄격한 이슬람 율법 적용을 전환하겠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탈레반 대변인이 공시적인 자리에서 얼굴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 매체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프간 전쟁이 끝났다고 공언했다. 무자히드는 "사면령이 선포됐다"며 "이전 정부나 외국 군대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에게 복수하지 않겠다고 했다. 국제사회의 아프간 여성인권 우려에 대한 대답도 나왔다. 그는 "탈레반은 이슬람법 틀 안에서 여성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복장이나 사회활동 등 어느 정도 수준에서 여성 권리를 존중하겠다는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무자히드는 또 "아프간 내 민간 언론 활동도 독립적으로 이뤄지기를 원한다"면서도 국가의 가치에 반해선 안 된다는 여지도 남겼다. 앞서 1996~2001년까지 아프간에서 집권한 탈레반은 당시 이슬람 샤리아법을 엄격하게 적용해 사회를 통제했다. 춤, 음악, TV 등 오락이 금지됐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때려 죽게 하는 벌도 허용됐다. 여성들은 외출 시 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부르카'를 착용해야 했고, 교육을 받는 것 또한 제한됐다. jhyuk@fnnews.com 김준혁 인턴기자
2021-08-18 07:26:32[파이낸셜뉴스] 약 20년 만에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차지한 탈레반이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약속하고 외국인과 여성을 억압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비(非)탈레반 정치 세력까지 새 정부에 참여시킬 예정이라며 최대한 온건한 모습을 보였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범아랍 매체 알자지라방송을 통해 아프간 카불을 점령했다며 "아프간에서 전쟁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통치 방식과 정권 형태가 곧 정해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앞서 탈레반은 국제 여론을 의식해 일단 카불을 포위만 하고 협상한다고 밝혔으나, 15일 발표에서 카불 경찰이 도망쳐 치안 공백이 우려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군대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평화로운 정권 이양 강조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은 아프간 정부의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카불 함락 직전에 부인과 참모 2명을 데리고 인접한 우즈베키스탄의 타슈겐트로 탈출했다고 전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성명에서 "학살을 막기 위해 떠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아프간 정부의 압둘 사타르 미작왈 내무장관은 현 정부를 과도 정부로 전환하고 평화로운 정권 이양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무자히드는 "우리는 주민과 외교 사절의 안전을 지원하겠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장한다. 모든 아프간 인사와 대화할 준비가 됐으며, 필요한 보호를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탈레반의 다른 대변인인 소하일 샤힌은 15일 CNN을 통해 "우리는 포괄적인 이슬람 정부를 구성할 계획이며 탈레반 출신이 아닌 다른 인사들도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약 35만명에 달했던 아프간 정부군과 경찰 병력에 대해 무기를 반납하고 탈레반에 합류하면 사면할 계획이며 이미 기존에 정부군으로 등록된 사람들을 예비군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슬람 원리주의에 집중하는 탈레반은 여성 인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탈레반측은 성명에서 일단 히잡을 착용한 여성은 학업과 일자리를 계속할 후 있으며 혼자서 외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인의 경우 원한다면 떠나도록 허락하고 머무르고 싶다면 새 탈레반 정부에 등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는 15일 한국과 카타르 등 세계 65개국이 공동 서명한 성명문을 발표하고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민간인의 자유로운 출국을 허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탈레반 주목하는 중국·러시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5일 인터뷰에서 탈레반을 합법적인 아프간 정부로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국민들의 기본권을 지키고 테러리스트를 수용하지 않으면 협력하고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날 아프간에서 친미 정권 붕괴를 지켜본 중국과 러시아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일단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16일 보도에서 중국이 미국의 실패 사례를 되풀이 할 수 없다며 중국군 파병이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매체는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언급하며 아프간에서도 상황이 안정되면 일대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이슬람 소수민족 봉기를 걱정하는 중국은 탈레반을 정치 세력으로 인정하면서도 경계하는 분위기다. 글로벌타임스는 탈레반이 테러단체들과 연루된다면 유엔 평화유지군 파병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역시 두고 본다는 입장이다. 드미트리 쥐르노프 아프간 주재 러시아 대사는 15일 러시아 매체에 출연해 대사관 철수 계획이 없다며 "평소처럼 업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프간계 러시아인들이 희망하면 러시아 정착을 돕겠다고 설명했다. 같은날 자키르 카불로프 아프간 문제 담당 러시아 대통령 특별 대표는 "16일 전화로 탈레반과 연락할 것"이라며 탈레반과 우호 관계를 희망하지만 정권 인정은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정권이 어떻게 행동할 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1970년대 아프간에서 호되게 전쟁을 치렀던 러시아는 우선 아프간 정세 불안이 중앙아시아로 번지지 않도록 최대한 현 상태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1-08-16 13:37:13[파이낸셜뉴스] 군대 부실급식 문제에다 신병 샤워 금지 등 각종 논란으로 육군 참모총장에 이어 국방부 장관까지 고개를 숙인 가운데, 군 내 ‘부조리’한 작태에 대한 제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일과 후 시간에 장병들에게 강아지와 고양이를 생포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는가 하면, 20명에 달하는 간부들이 영내 숙소에 모여 회식했다는 폭로도 나왔다. 지난 2일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지에는 ‘제2기갑여단 예하부대 제보’라는 제목이 쓰인 이미지가 게시됐다. 해당 게시물에는 “이날 오후 여단장이 고양이가 너무 시끄럽게 울었다는 이유로 여단 전체 용사들을 개인정비시간에 모두 집합시켜 고양이와 강아지를 생포하라는 부당한 지시를 내렸다”는 주장이 담겨있다. 또 ‘7군단 예하부대 제보’라는 제목의 게시물에는 “용사들은 체력단련실, 노래방 등 편의시설 사용이 전부 금지되는데, 지난달 25일 대대장 포함 전 간부들은 풋살하고 영내 숙소에서 회식을 했다”는 내용이 적혔다. 이 주장이 사실이면 해당 부대는 방역지침을 어긴 것인 데다, 군과 국방부를 향해 비난이 쏟아지는 와중에 이 같은 일을 자행한 셈이다. 현재 군 내 적용되는 거리두기는 2단계로, 민간과 같이 사적 차원의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어 있다. 이와 관련 육군 측은 “경기 이천 소재 군 부대서 대대장 주관 10여명이 축구 및 식사를 한 사실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당시 대대장급 이상 지휘관 승인하에 30명 안팎의 인원에 한해 영내 공적 활동이 허용되었던 시기로 방역지침 위반은 아니다”는 해명을 내놨다. 앞서 육군이 코로나19 외출 후 격리 조치되는 병사에게 반찬 한 두개에 밥만으로 구성된 부실한 급식을 제공했다는 폭로가 나오며 논란이 일었다. 의혹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되며 급기야 서욱 국방부 장관이 공식 사과하며 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 육군도 부실급식에 대해 “자율배식이 제한되는 격리 장병에게 선호메뉴가 부족하지 않도록 우선적으로 충분하게 배식하고, 이를 현장에서 간부가 직접 확인하고 감독하는 체계를 갖춰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1일 같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22사단 소속 장병이 풋살 경기 중 공을 가로챘다는 이유로 간부로부터 폭행을 당해 슬개골이 부러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군은 맥을 못추는 모양새다. 해당 장병은 골절상을 입어 전치 6주 진단을 받았으며, 이후 다른 간부들이 합세해 사건을 덮으려 한다는 내용도 폭로됐다. 이에 해당 부대 사단장은 “사단장으로서 이번 일로 상처받은 용사와 부모님께 심심한 위로와 함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군 수사기관에서 해당 간부를 엄중 조사한 뒤 사법 절차를 밟고 있다”고 사과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1-05-03 13:1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