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국내 증시는 박스권 안의 개별 종목별 차별화 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과 원·달러 환율 초강세 지속 여파다. 러시아 군 동원령으로 지정학적 리스크도 재차 고조되면서 변동성은 커졌다. 이번주 코스피 밴드는 2280~2240으로 예상됐다. ■美 FOMC 쇼크… 코스피 2300 붕괴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9~23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3.89% 내린 2290.00에, 코스닥지수는 5.28% 하락한 729.36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우려가 교차하며 횡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 후반 발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요동을 쳤다.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을 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단 의지를 피력하면서다. 종가 기준 코스피지수가 2300선을 밑돈 건 올해 7월 6일(2292.01)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도 지난 7월 4일(722.73) 이후 가장 낮다. 투심이 얼어붙으면서 22일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삼성전자, 카카오, 네이버 등 440개 종목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양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였지만, 연준이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폭을 확대하면서 사실상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 진입을 선언했다"며 "연착륙 기대감이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러시아가 부분동원령을 내리는 등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된 점도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예비군 30만명을 동원하는 군 동원력을 발표해 지정학적 긴장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FOMC 여파로 이번 주 증시는 반등하긴 어려워 보인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FOMC로 맞을 매를 미리 맞았지만 고강도 긴축에 대한 우려를 더 키워 증시는 반등 도모를 위한 동력을 잃었다"며 "다시금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지 않는 한 주가 약세, 금리 상승, 달러 강세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여러 연준위원들의 발언이 예정돼 있어 더 하락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개별 업종 모멘텀에 집중해야 증권가에선 얼어붙은 투심이 단기간에 회복되긴 어려운 만큼 개별 기업, 업종 모멘텀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를 받는 2차전지나 태양광주, 강 달러 수혜와 호실적이 예상되는 자동차주를 추천종목으로 꼽았다. NH투자증권은 엔터테인먼트와 핸드셋 부품, 비료를 관심 업종으로 추천했다. 초대형주 종목은 특히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신승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초대형주는 지금과 같은 매크로 환경에서는 강한 반등을 기대하긴 힘들다"며 "투심이 악화되는 구간에서는 외부 충격에 취약한 주식들의 낙폭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적 감소가 예상되거나 고밸류에이션 주식들은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2-09-25 18:06:15[파이낸셜뉴스] 대유가 강세다. 전 세계 밀의 30%를 생산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전쟁 장기화로 물량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서 곡물 공급 우려가 커진 데 따라 비료 테마주인 대유에 관심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22일 오후 2시 3분 현재 대유는 전일 대비 125원(+3.13%) 상승한 4125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군 동원령을 발표하고 "러시아 보호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군 동원령 발동은 소련 시절인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사실상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소식에 이 날 장중 한일사료, 팜스토리 등 곡물 관련 사료주들이 급등을 보이면서 사료 산업을 영위하는 대유에도 기대 매수세가 몰렸다는 관측이다. 최근 비료의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비료 공급 부족을 야기했고 이에 따라 비료 가격이 치솟았다. 여기에 많은 나라들이 팬데믹 기간 동안 비축량을 소진한 가운데 전 세계의 주요 지역에 폭염, 가뭄, 홍수 등 기후 위기도 비료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세계은행(WB)이 산출한 비료가격지수는 지난 5월 223.11로, 전년 동기 106.07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 2010년을 100으로 놓고 봤을 때 2008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비료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미생물배양액, 동물·해조류추출물, 부식산(토탄), 제당 부산물 등 친환경 성분으로 비료를 훨씬 적게 사용하면서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 유기농업자재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동안 유기농업자재가 화학비료 대비 가격이 높아 농민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했지만 원재료 급등에 따른 비룟값 상승으로 유기농업자재와의 가격 차이가 좁혀졌기 때문이다. 현재 대유는 유기농업자재 최다 등록 업체로 유기질비료, 각종 해충 및 병해 방제용 병충해관리자재 등 63개 품목을 보유하고 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2-09-22 14:04:18[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와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예비군 30만 동원령’을 내리자 러시아를 탈출하는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심지어는 러시아를 떠나 튀르키예로 가는 400만원짜리 항공편도 매진됐다. 21일(현지시간) dpa 통신은 이날부터 주말까지 튀르키예로 향하는 항공편이 동원령 발표 수 시간 전에 이미 매진됐다고 튀르키예 항공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튀르키예 항공의 웹사이트에서는 앞으로 3~4일간 모스크바에서 튀르키예 이스탄불·앙카라·안탈리아로 향하는 비행기 편을 구할 수 없다. 항공권 가격도 급등했다. 모스크바발 이스탄불행비행기표 최저가는 8만루블(약 184만원)에서 17만3000루블(약 398만원)로 두 배 넘게 뛰었다. 튀르키예 항공 관계자는 “지금처럼 수요가 몰린다면 추가 항공편 배치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튀르키예 항공사인 페가수스 항공도 모스크바발 이스탄불행 비행기 편이 토요일까지 매진됐다. 튀르키예는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에서 아르메니아,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함께 출입국이 가능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앞서 블라디비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와 러시아의 주권, (영토적) 통합성 보호를 위해 부분적 동원을 추진하자는 국방부와 총참모부의 제안을 지지한다"면서 예비군을 대상으로 한 부분 동원령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른 동원 대상은 전체 2천500만 명에 달하는 예비군 중 30만 명이 될 것이라고 러시아 국방부는 설명했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서방 주요국은 푸틴 대통령의 군 동원령 발표를 일제히 규탄하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 실패의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돈바스와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 대대적인 반격을 벌여 상당한 영토를 수복하자 수세에 몰렸다. 이에 푸틴 대통령이 전세를 뒤집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동원령과 관련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피바다 속에서 익사시키기를 원한다"면서 "피바다 속에는 자국 군사들의 피도 포함된다"고 규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러면서 "러시아의 군동원령은 러시아가 장교들과 다른 군인력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라며 "우리는 이미 러시아가 사관후보생을 동원한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싸움을 못 하는 청년들이었고, 이들은 교육을 마치지도 못하고 전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푸틴 대통령은 그의 부대가 그냥 도망가버리는 것을 봤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로 보내는 군인의 대부분이 그냥 도망가버리기 때문에 그는 우리에 수백만명의 군대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2022-09-22 07:55:14[파이낸셜뉴스] 유럽 주요국 증시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일제히 상승세로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3포인트(0.09%) 오른 407.05에 마감했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 포인트 96.32(0.76%) 상승한 1만2767.15를 기록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51.86포인트(0.87%) 뛴 6031.33,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44.98포인트(0.63%) 상승한 7237.64로 집계됐다. 시장은 미국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악재가 미리 반영됐다는 기대감이 증시 상승을 지지했다. 투자자들은 3번 연속 0.75%p의 금리인상을 기대했고, 실제 미국 연준은 이날 이틀 동안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0.75%p의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시장 일각에서 예상한 1.0%p 금리인상 카드는 내놓지 않았다. 한편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부분적인 군 동원령을 발표했지만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2022-09-22 06:13:47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침공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불렀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부분적 동원령을 발표하고 예비군 징집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을 위한 동원령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부분적이지만 동원령을 내리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확전되면서 장기화될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졌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와 러시아의 주권, (영토적) 통합성 보호를 위해 부분적 동원을 추진하자는 군부의 제안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부분동원령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을 위해 필요한 병력, 군수물자의 부분적 강제동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분동원 대상은 예비군 소속이거나 군복무경험자, 군 주특기나 관련 경험자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다만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해방과 러시아 주민 보호라는 특별군사작전의 목표는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동원령으로 예비군 30만명이 군에 합류한다고 예상했다. 푸틴은 "서방이 러시아를 파괴하려 한다"고 주장하며 "방어를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날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돈바스 및 기타 지역의 행정조직들은 오는 23~27일 러시아연방 합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한다고 밝혔다. 푸틴은 21일 연설에서 "러시아는 돈바스와 자포리자주, 헤르손주 주민의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09-21 18:20:09[파이낸셜뉴스]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을 막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총동원령을 내리고 병력 20만명을 보내줄 것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이미 여러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방어선을 돌파했다며 위기감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고진 "바그너만이 우크라군 막을 유일한 군대" 미국 뉴스위크의 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전날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게시한 영상에서 바그너그룹만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유일한 군대라고 주장하며 이처럼 촉구했다. 그는 “20만이 안 되는 병력으로는 루한스크-도네츠크(돈바스 지역) 전선을 감당할 수 없다”며 “우리는 모든 책임을 질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이어 우크라이나군이 이미 여러 지역에서 러시아군 방어선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고 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국가 총동원령을 내려야 하며 신규 병력이 3개월간의 적절한 군사훈련을 받지 않을 경우 ‘총알받이’ 신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바흐무트 인근 3개 지역과 토레츠크에 우크라이나군이 대규모로 집결하고 있다”며 “조만간 (도네츠크 지역) 쿠르드유모브카와 오자랴니브카를 포위하기 시작할 것이고, 벨고로드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 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러시아 국방부와 정부군 향해 비난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국경을 맞댄 지역으로, 최근 친우크라이나 성향 러시아 민병대의 기습 공격이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프리고진은 이번에도 우크라이나전 성과를 두고 사실상 경쟁체제에 들어간 러시아 국방부와 정부군을 비난했다. 프리고진은 “관리, 계획, 준비, 상호존중이 없다”며 “확신하건대 우리는 심각한 손실을 볼 것이고 영토 일부를 잃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프리고진의 주장과 달리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5일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주 남부 지역의 러시아 방어선을 공격했지만 이들이 임무를 달성하지 못하고 퇴각했다고 주장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6-08 13:41:01【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자국의 '발전이익'을 위협하면 전국 총동원령을 내릴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한다. 중국군 활동 범위도 군사를 넘어 인터넷, 우주 등 공간으로 확대한다. 미국과 갈등이 군사, 무역, 경제, 첨단기술, 우주 등 광범위하게 확대되는 만큼, 향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법률적 근거를 미리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3일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홈페이지에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국방법 개정안 초안 전문을 게재했다. 법안은 내달 19일까지 각계 의견을 수렴한다. 개정안 초안은 우선 국가 총동원 및 부분 동원을 진행할 수 있는 위협의 범위에서 기존 주권, 통일, 온전한 영토, 안보에 ‘발전 이익’을 추가했다. 발전이익이 무엇을 뜻하는지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그러나 중국이 미중 갈등 격화되는 과정에서 발전이익을 자주 언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정이 가능하다. 중국은 미국의 ‘중국 때리기’ 목적 중 하나가 첨단기술, 산업, 경제 등 분야에서 자국 발전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한다. 따라서 발전이익은 미국과 경쟁하는 분야를 통칭하는 것이며 이를 주권이나 안보와 같은 무게로 다루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달 10일 동아시아 외교장관 화상회의에서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고 발전을 막으려 해 중미 관계가 추락하고 있지만 중국은 주권과 안전, 발전이익을 확고히 지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초안은 또 중국군의 방위 영역에 우주, 전자, 인터넷 공간을 추가했으며 해외에 있는 중국인이나 조직·시설 및 중국의 해외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중국은 미국과 우주굴기를 놓고 경쟁 중이며 미국으로부터 화웨이, 틱톡을 비롯한 전자·온라인 분야에 대한 제재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쉬광위 중국군축협회 고급고문은 발전이익에 대해 “국내 측면에서 정상적 활동이 외부세력의 무역 봉쇄 등으로 방해받으면 심각한 위협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국외 측면은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를 비롯해 투자·협력 등 해외 경제활동”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를 인용, “미국이 동맹국들을 모아 군사 분야 등 다각도로 중국의 발전을 봉쇄하려는 상황에서 위협에 대처할 법적 토대를 만드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0-10-23 13:08:44[파이낸셜뉴스] 북한 압록강 인근 지역에서 홍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주도로 주민들을 구조하는 작업을 지휘하고, 피해 예방에 실패한 유관 기관 간부들을 크게 질책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7일 폭우로 압록강 수위가 높아져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 주민 5천여명이 고립될 위기에 처하자 군에 구조를 지시한 뒤 28일 피해 현장을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조용원·박태성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동행했고. 현장에서는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강순남 국방상, 정경택 인민군 총정치국장, 김광혁 공군사령관 등이 김 위원장을 맞았다. 사진을 보면 수해 현장으로 보이는 한 마을은 모든 집이 거의 지붕까지 물이 차올랐다. 김 위원장은 대형 SUV를 타고 피해 현장을 살폈는데, 그가 탄 차의 네 바퀴가 모두 물에 잠긴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이 뒷좌석에 앉아있는 차는 외관상 렉서스 LX600과 유사해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20년 8월에도 LX570으로 추정되는 렉서스 SUV를 직접 몰고 황해북도 수해 현장을 찾았다. 김 위원장은 비행장에 도착해 군 지휘관들로부터 주민 상태와 구조 상황을 보고 받은 뒤 주민들을 구조한 헬리콥터가 비행장으로 복귀하는 과정을 지켜봤다.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은 비행장 한가운데 놓인 의자 위에 앉아 비를 맞으며 대기하고 있었다. 무더운 날씨 탓인지 상의 버튼을 모두 풀어헤친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김 위원장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무조건 구조"하라고 주문했으며, 주민이 모두 대피한 지역에 남은 사람은 없는지 정찰을 다시 하라고 여러 차례 지시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주민 4200여명을 구조한 비행사들에게 "반나절 남짓한 기간에 이렇게 많은 인민들을 구출한 것은 믿기 어려운 기적이고 공중구조전투의 산모범"이라고 치켜세웠다. 통신은 홍수로 고립 위기에 처한 주민이 5000여명이라고 했으나, 비행사가 구조한 주민은 4200여명이라고 밝혀 고립된 인원과 구조된 인원 사이에 800명 정도 차이가 있다. 김 위원장이 피해 발생 초기 고립된 주민 규모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질책할 때 인민군이 5000여명의 생명을 구조했다고 밝힌 점으로 미뤄봤을 때 나머지 800여명은 헬리콥터가 아닌 다른 수단으로 구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이처럼 홍수 피해 사실과 구조 상황까지 상세히 공개한 것은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의 '애민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하고 체계적인 위기관리 능력을 선전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폭우와 홍수, 태풍 피해 예방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난 22일 국가비상위기대책위원회를 소집하는 등 여러 번 지시했는데도 예방에 실패한 국가기관과 지방 간부들을 향해서는 질책을 쏟아냈다. 국가비상대책위원회도 형식뿐이지 제 기능과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고, 재해방지기관은 구조 수단 하나 제대로 구비하지 못해 속수무책이었다며 이번 구조 작업에 군을 동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인민의 생명안전을 담보하고 철저히 보장해야 할 사회안전기관의 무책임성, 비전투적인 자세"를 "더 이상 봐줄 수 없다"며 "주요 직제 일군들의 건달사상과 요령주의가 정말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맹비난했다. 또 군비상재해위기대응지휘조와 사회안전성이 초기에 파악한 재해위험지역 주민 수보다 군이 실제 구출한 주민 수가 훨씬 많아 구조 작업 중 혼선이 빚어졌다며 "이들의 무책임성이 어느 정도로 엄중한 단계에 이르렀는가를 확실히 보여준다"고 꾸짖었다. 김 위원장은 "자연재해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은 자연의 탓이라고 어쩔 수 없다고만 생각하며 패배주의에 사로잡혀 재해방지사업에 확신을 가지고 달라붙지 않고 하늘만 바라보며 요행수를 바라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찾은 평안북도를 포함해 자강도, 양강도의 압록강 인근 지역을 "특급재해비상지역"으로 선포하고 내각과 위원회, 성, 중앙기관, 안전 및 무력기관에 피해방지와 복구사업 총동원령을 내렸다. 다만, 평안북도, 자강도, 양강도 등 북쪽 지역뿐만 아니라 황해도와 강원도 등 남쪽 지역에서도 호우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에 관한 언급이 없는 것은 특이하다는 게 통일부의 평가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밝히지는 않았으나 홍수로 인한 인명 피해 가능성이 있다며 "추후 동향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에는 장마 전선의 영향으로 평안북도와 자강도에 폭우가 쏟아져 지난 25일 0시부터 28일 오전 5시까지 원산에 617mm, 천마에 598mm 등 많은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7-30 08:28:10[파이낸셜뉴스] 북한에서 공개처형을 직접 목격한 한 탈북민과 내부 취재 협조자들은 김정은 정권의 체제유지를 위한 본보기식 공개처형의 실상이 심각하다며, 북한 주민을 공개적으로 총살하고 10대 청소년도 예외를 두지 않는 ‘학살’ 수준이라고 전했다.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 정권이 공개처형을 이용한 공포 통치가 최근 한층 강화된 가운데 코로나19 펜대믹 이후 공개처형이 늘어났다. 지난해 5월 목선을 타고 탈북한 한 탈북민은 탈북 전까지 북한에서 직접 목격한 공개처형의 횟수는 최소 열 번이 넘는다며 지난해에만 수십 명이 공개처형 됐다고 전했다. 북한에선 17살부터 성인으로 취급하는데, 이보다 어린 중학생도 외부 영상을 유포했다는 혐의로 공개처형된 것을 본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공개처형을 당하는 사형수들의 죄목과 관련해 경제적으로 더욱 먹고살기 어려워져 ‘살인’ ‘강도’ 등 강력 범죄 증가뿐 아니라 ‘외부 영상의 시청 또는 유포’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번에 9명, 11명이라는 게 말로는 그냥 쉽게 셀 수 있는 숫자지만, 상상을 해봐도 사람을 그렇게 쭉 세워놓고 쏘려면, 그 사람들이 서있는 면적도 적지 않지만 사람들이 이걸 볼 때 시체들이 쌓일 정도인데,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인 거죠"라고 말했다. 그가 공개처형을 ‘학살’ 수준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그는 북한 황해남도 재령군에서는 2023년 2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총 20명을 총살했다고 밝혔다. 또 2023년 4월 초엔 그가 황해남도 벽성읍에서 목격한 공개처형 현장에는 약 1000명의 북한 주민이 동원됐다. 보안원 3명이 나와 각각 세 발씩 사형수에 총을 쐈는데 내장이 쏟아져 나온 그를 차에 실어 갔다. 그런데 제일 앞줄에서 군∙당 선전부 방송원이 바로 앞에서 목격하고 구토를 하면서 기절해 다음날 그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도 익명을 요구한 북한 내부 협조자를 인용해 지난해 8월 30일과 9월 25일, 12월 19일 양강도 혜산비행장 인근에서 세 번의 공개처형이 있었다고 지난달 27일 RFA에 밝혔다. 내부 협조자는 지난해 8월 총 9명을 총살했을 땐 많은 사람들을 모우기 위해 아침부터 인민반을 통해서 통지를 하고 ‘몇 시에 혜산비행장에서 공개 재판 또는 공개 비판 모임을 하니까 오라’는 식으로 강력한 동원령을 내렸다며, 주민들은 현장에 동원돼 재판과 처형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또 지난해 12월 젊은 청년이 공개처형을 당한 날에는 기업소 노동자들이 동원됐는데, 특히 기업소의 청년 동맹 조직 구성원들은 무조건 참석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2020년 12월 만장일치로 채택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은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사상이나 문화를 적극적으로 차단, 전형적인 북한의 3대 세습 왕조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법으로 알려졌다. 그렉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도 지난 2일 RFA에 “현재 북한의 사상이 큰 혼란에 빠져 있어 공포 통치가 더욱 강화된 것”이라고 진단하고 "이런 상황이 새롭지는 않다"고 말했다. 탈북민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작성된 ‘2024 북한인권보고서’에서도 최근 북한에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적용한 공개처형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24 북한인권보고서’는 ‘국경 봉쇄 방침 위반’ ‘미신 행위’ ‘마약 사용’ 등에 대해서도 사형을 선고하거나 총살한 사례를 언급하면서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주민은 최소한의 인권조차 박탈당했다”고 지적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7-05 10:52:0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끝난 대선에서 이변 없이 5선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3년째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서방이 푸틴의 재선을 큰 위협으로 보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과 북한, 이란 같은 국가들은 환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러시아 위상 끌어올려 지지도 높아러시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은 마땅한 적수가 없어 쉽게 5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 전쟁에 반대하는 후보들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서류 문제를 이유로 등록도 못했다. 러시아 언론들은 푸틴을 국민의 후보라고 부르는 등 다른 후보들과는 다른 지도자임을 홍보해왔다. 지난 2022년 전쟁이 아닌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명명한 우크라이나 침공에 서방국가 중심으로 강도 높은 경제제재를 했으나 푸틴의 통치 기반은 견고했다. BBC는 러시아인들은 동기나 결과를 떠나 전쟁 중일 때는 지도자를 지지해야 한다는 믿음이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러시아가 아닌 서방국들이 일으켰다는 보도를 믿어왔다고 분석했다.'나치 제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진 저지' 등 푸틴이 내세운 특별군사작전 명분에 동조하는 현지 여론도 크다. 지난해 러시아 민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푸틴의 지지율은 줄곧 80%를 웃돌았다. ■우크라 전쟁에 더 주력 예상 그동안 푸틴은 여러 인터뷰와 연설에서 대선 이후 계획들을 시사해왔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최우선이 될 것임을 예고해왔다. 미국 워싱턴DC 소재 미국평화연구소의 안젤라 스텐트 고문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가진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가적인 전쟁'이며 자신은 세계에서 러시아의 역할을 지키고 자국 영토를 보존하려는 지도자임을 이번 대선을 통해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그가 예고한 것은 전쟁은 계속 이어가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서방국들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이 시들해지는 틈을 타 푸틴이 러시아군의 2차 군동원령을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2년 9월 30만명을 징집했을 당시 전문직 종사자들을 포함해 청년 수십만명이 해외로 도피하는 것을 경험한 러시아 정부는 방지를 위해 국경폐쇄 같은 조치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텐트 고문은 설문조사에서 러시아 국민들의 다수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지하고 있지만 "가장이나 아들, 형제를 전장으로 보내게 된다면 달라진다"며 2년 전처럼 또다시 반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WSJ는 이번 대선에서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싸우고 있는 병사의 가족들이 투표함에 불을 붙이는 것 같은 행동들이 있었다며 앞으로 러시아 정부가 국내에서 전쟁 반대 시험대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텐트 고문은 푸틴 대통령이 "앞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실시되는 선거 결과에 주목하면서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감소하면 어떻게 될지를 기다릴 것"이라며 "현재가 자신에게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계속 우크라이나 전쟁을 최대한 길게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엇갈린 주변국 반응 푸틴의 5선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서방국가들은 푸틴의 압승은 사실상의 정적 배제와 선거 투명성 훼손 때문이라며 "놀라운 일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18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왓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정적들을 투옥하고 다른 사람들의 출마를 막았던 것을 고려할 때 선거는 분명히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고 논평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에 "이것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의 모습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고, 독일 외무부는 "푸틴 대통령의 통치는 권위주의적이며 검열, 억압, 폭력에 의존한다. 선거 결과에 누구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일부 유럽국가들은 국영언론이 장악하고 있는 러시아에서 공개적인 정치적 토론이 부재했던 것과, 지난달 교도소에서 사망한 러시아의 가장 유명한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 등 정적에 대한 강력한 탄압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반면 중국과 북한 등은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CNN은 그의 재선을 서방 주도의 국제질서에 반대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같은 지도자들이 환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중국 외에도 푸틴이 재선되면서 권력이 더 강해지는 것을 보게 될 북한, 이란의 지도자들이 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3-18 18:3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