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 증권거래원회(SEC)가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증권법과 투자자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며 제기한 소송전이 계속 이어지게 됐다. 미국 법원이 SEC의 손을 들어주면서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뉴욕 남부연방지법의 캐서린 파일라 판사는 SEC가 코인베이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각하해 달라는 코인베이스 측 요청을 기각했다. 이에 앞서 SEC는 지난해 6월 코인베이스가 등록하지 않은 채 증권 중개 업무를 수행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공개 의무를 회피하는 등 불법을 저질렀다며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SEC는 코인베이스에서 거래된 최소 13개 가상자산이 증권법 적용 대상인 증권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코인베이스가 이 사실을 알면서도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것이 SEC의 입장이다. 아울러 SEC는 코인베이스가 등록하지 않은 채 '스테이킹'(Staking)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가상자산 스테이킹은 은행 예금처럼 가상자산을 맡기면 이자를 지급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뉴욕 남부연방지법의 파일라 판사는 코인베이스가 가상자산 지갑 서비스를 통해 미등록 중개인 역할을 했다는 SEC 주장과 관련, 코인베이스 측의 각하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날 법원 결정으로 SEC가 제소한 코인베이스 사건은 증거 개시 절차로 넘어갈 전망이다. 재판부는 이번 소 제기와 관련해 증권 당국인 SEC가 감독 권한을 보유하는지를 심리해왔다. 폴 그로월 코인베이스 최고법률책임자(CLO)는 "가상자산 규제에 대한 SEC 내부 견해 및 논의에 더 많은 것이 드러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법원이 코인베이스의 요청을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는 소식에 코인베이스 주가는 약 2.5% 하락 마감됐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03-28 08:09:22[파이낸셜뉴스]'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결국 해외에서 붙잡혔지만 사건 관련자들의 신병 확보가 늦어져 수사당국에 빨간불이 커졌다. 공범들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권 대표를 둘러싼 미국과의 송환 경쟁에서도 명분을 놓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권도형 공범 연이은 구속 기각 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은 지난달 30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테라폼랩스 공동 창립자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사실관계는 상당 정도 규명된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에 있는 공범 수사에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주요 공범이 체포돼 별도의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에는 배임수재 혐의를 받은 유모 티몬 전 대표의 구속영장도 기각됐다. 법원은 이 때도 "일부 혐의는 다툴 여지가 있어 방어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간 자신감을 보여왔던 검찰로선 이들에 대한 신병 확보 실패가 뼈아픈 부분일 수밖에 없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3월28일 정례 간담회를 통해 "권 대표가 (국내로) 안 들어와도 이 자체로 입증이 충분하다고 하는 부분만 범죄 사실로 넣었다고 보면 된다"며 "신 전 대표의 개입이 애매한 부분은 포함시키지 않았다"며 신 전 대표에 대한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내비춘 바 있다. ■권도형 송환 '빨간불'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권 대표에 대한 송환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권 대표는 몬테네그로 현지 검찰로부터 위조여권 관련 수사를 받고 있고, 미국 뉴욕 남부 연방지방검찰청(SDNY)도 권 대표를 기소하고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한 상태다. 싱가포르 경찰도 가상화폐 사기 관련 수사를 하고 있다. 검찰은 공범 의혹이 있는 테라·루나 관련자들이 국내에서 수사받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한국 송환 필요성을 설득할 계획이었지만 연이은 신병 확보 실패로 근거가 부족하게 됐다. 앞서 마르코 코바치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권씨가 어느 국가로 송환될지는 범죄의 중요성, 범죄인 국적, 범죄인 인도 청구 날짜 등을 기준으로 결정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아울러 루나 코인을 투자계약증권으로 보고 초기부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온 검찰 수사도 벽에 부딪히게 됐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권 대표를 제소한 것과, 금융위원회가 지난 2월 토큰 증권(Security Token·ST) 가이드라인을 공개하며 가상화폐도 자본시장법으로 규율하는 움직임을 보인 것을 근거로 검찰은 법원에서도 증권성이 인정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법원이 이번에도 "일부 혐의에 다툴 여지가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혀 수사 당국에 찬물을 끼얹게 된 것이다. 검찰은 구속영장 기각 사유를 분석하면서 수사태세를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3-04-02 12:34:30[파이낸셜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모기업인 SVB파이낸셜도 당국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SVB파이낸셜은 이날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법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SVB는 법원에 제출한 신청서에 각각 100억달러(약 13조1000억원)에 달하는 파산과 부채를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유동성 부족과 지급 불능 등을 이유로 SVB를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3-03-17 21:53:05[파이낸셜뉴스] 한국은 '베이비스텝', 미국은 '자이언트스텝' 밟을까.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4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원·달러 환율의 폭주가 멈췄다. 미국 기준금리의 방향을 알 수 있는 잭슨홀 미팅도 개막했다. 전세계 금융시장이 26일 밤 11시(한국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이준석 전 대표가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이 정지됐다. 8월 22일~26일 한주의 이슈를 사진과 함께 정리해본다. 8/22 추락하는 원화가치.. 환율 1340원 돌파 폭주하는 환율, 1340원도 뚫었다. 22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30원과 1,340원선을 연이어 돌파했다. 환율이 1,340원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29일(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장중 1,340.2원까지 고점을 높였다가, 1,340원선 턱밑에서 마감했다. 환율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통화 긴축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의지를 재강조한 영향으로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에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3.70%에서 3.65%로 0.05%포인트 인하하면서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끼쳤다. 을지연습 야외 기동 훈련이 4년 만에 재개됐다. 하반기 최대 규모 한미 연합 훈련인 을지프리덤실드가 22일부터 3박 4일간 전국 규모로 실시됐다. 정부 차원의 비상대비훈련인 이번 을지연습에는 중앙정부 및 시·군·구 지자체, 주요 공공기관 및 중점관리 대상 업체 등 4천여 기관의 48만여명이 참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훈련상황을 점검하면서 "변화하는 전쟁 양상에 맞춰 우리 정부의 비상대비태세를 새롭게 정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실전과 똑같은 연습만이 국민생명과 국가안보를 굳건하게 지킬 수 있다"라며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빈틈없는 안보 태세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남 양산 평산마을이 고요해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경호가 22일부터 강화됐다. 기존 경호 구역은 사저 울타리까지였으나, 이를 울타리부터 최장 300m까지로 넓혔다. 집회·시위자들의 위협으로부터 문 전 대통령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평산마을 주민들의 고통도 함께 고려됐다. 이번 조치는 윤 대통령이 김진표 국회의장의 건의를 받고 경호 강화 검토를 지시하면서 이뤄졌다. 김종철 경호차장은 전날 윤 대통령 지시로 직접 평산마을로 내려가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집회·시위 관련 고충을 청취했다. 윤 대통령이 국민통합 차원에서 김 의장과 야권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8/23 '법인카드 유용 의혹' 김혜경 경찰 출석 이재명 의원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경찰에 출석했다. 김혜경씨가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5시간여 조사를 받았다. 경찰이 출석요구서를 보낸지 2주 만이다. 김씨에 대한 조사는 조서 열람까지 합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리란 전망이 있었으나, 예상보다 일찍 끝났다. 김씨는 "혐의를 인정했나", "법인카드 사적 이용을 지시한 적이 있는가" 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한 조사에서 전 경기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 배모 씨 등을 통해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타인 명의로 불법 처방전을 발급받았는지 등 의혹 전반에 관해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8/24 '30년지기' 한중 새로운 길 찾을까 '우리는 진짜 친구일까'.. 한중수교 30년이 던진 질문이다. 한중 정상은 24일 수교 30주년 축하 메시지를 교환하며 새 분기점에 선 한중관계를 강화해 나가자는 의지를 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면 만남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시 주석은 대면 만남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하지는 않았지만 윤 대통령과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과 베이징에서 한중수교 30년을 축하하는 분위기는 쉽게 읽히지 않았다. 사드로 악화된 한중 국민감정은 코로나 이후 더 벌어졌다.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칩4 동맹'을 앞두고 중국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수교 30년, 한중 관계에 풀어야 할 숙제들이 쌓여있다. "하늘에선 행복하시길..." 지독한 생활고에 시달리다 세상을 등진 '수원 세 모녀'의 장례식에 시민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수원 세 모녀'는 60대 어머니와 40대 두 딸로 지난 21일 수원시 권선구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지병과 빚으로 생활이 어려웠다"는 유서가 발견됐다. 암 진단을 받아 치료 중이던 어머니는 희귀 난치병 등을 앓는 두 딸과 함께 지내며 지독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장례식은 시신을 인도할 친인척이 없어 무연고 장례로 치러졌다. 영정사진조차 없는 쓸쓸한 빈소에 시민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김건희 여사, 한덕수 국무총리, 김동연 경기지사 등 정부 인사들과 정치권도 잇달아 빈소를 찾았다. 8/25 이창용의 '예고된 베이비스텝'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네차례 연속 인상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5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2.25%인 기준금리를 2.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한 것은, 아직 물가 오름세가 꺾이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6.3% 뛰었다. 1998년 11월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금리인상으로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29.81포인트 오른 2,477.26에 장을 마쳤고 원·달러 환율은 6.9원 내린 1,335.2원에 마감했다. 8/26 국민의힘 비대위 제동… 주호영 직무정지 국민의힘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됐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이준석 전 대표가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사실상 받아들였다. 서울남부지법은 26일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 집행을 본안판결 확정 때까지 정지해야 한다며 이 전 대표의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국민의힘 측은 정당 내부의 의사결정은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정당 자율성의 범위를 벗어났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27일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한 국민의힘은 다시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의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elena78@fnnews.com 김정순 기자
2022-08-23 10:35:40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테슬라를 상장 폐지하겠다는 트윗을 올린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SEC는 특히 머스크가 미국 상장회사의 경영자 또는 임원이 되는 것을 금지시켜 달라고 법원에 요청해 주목됐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EC는 이날 뉴욕 남부 연방지법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머스크가 '거짓되고 오도하는' 언급으로 기업의 자산관계를 관할하는 규제기관에 적절히 고지하는데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SEC는 머스크에 벌금형을 부과하고 어떠한 미 상장사에서도 경영자 또는 임원 직책을 맡지 못하도록 금지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SEC가 문제 삼은 것은 지난달 7일 머스크가 올린 트윗이다. 머스크는 당시 "테슬라를 비공개회사로 전환하겠다"면서 "자금이 확보돼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를 통해 자금을 확보했으며 상장폐지와 관련한 주식 전환 제안가는 주당 420달러라고 말했다. 이같은 '폭탄 트윗'에 테슬라 주가는 하루동안 10% 넘게 폭등했다. 이후 주주들의 반대가 계속되자 결국 지난달 24일 상장폐지 계획이 백지화됐다. 그러나 SEC는 소장에서 "사실상 머스크는 어떤 잠재적인 자금조달 주체로부터 가격을 포함한 핵심 협상조건을 논의하거나 거의 확인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SEC에 따르면 머스크는 해당 트윗을 올리기 전인 지난 7월 31일 "국부펀드" 담당자 3명과 만남을 가졌고 이들 담당자는 테슬라 상장폐지에 관심을 보였다. 머스크는 이를 "표준적인" 상장폐지 진행 제안으로 알고 구체적인 협상 조건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SEC는 말했다. 코넬대 로스쿨의 찰스 화이트헤드 교수는 CNN에 "머스크에 대한 혐의는 매우 심각한 것"이라며 "내부거래나 주가조작 등의 중대 경제범죄에 적용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법적 조처가 머스크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으며, 테슬라의 재정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편 머스크는 이날 성명을 통해 "SEC의 정당화될 수 없는 행동은 나를 매우 슬프고 실망스럽게 한다"면서 "나는 진실, 투명성의 관점에서 최선의 행동을 취해왔고 진실성은 내 인생의 가장 중대한 가치였다"고 주장했다. 소식이 전해진 직후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1%나 폭락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18-09-28 17:35:49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테슬라를 상장 폐지하겠다는 트윗을 올린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SEC는 특히 머스크가 미국 상장회사의 경영자 또는 임원이 되는 것을 금지시켜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EC는 이날 뉴욕 남부 연방지법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머스크가 '거짓되고 오도하는' 언급으로 기업의 자산관계를 관할하는 규제기관에 적절히 고지하는데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SEC는 머스크에 벌금형을 부과하고 어떠한 미 상장사에서도 경영자 또는 임원 직책을 맡지 못하도록 금지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SEC가 문제 삼은 건 지난달 7일 머스크가 올린 트윗이다. 머스크는 당시 "테슬라를 비공개회사로 전환하겠다면서 "자금이 확보돼 있다"고 밝혔다. 상장폐지와 관련한 주식 전환 제안가는 주당 420달러라고 말했다. 이같은 '폭탄 트윗'에 테슬라 주가는 하루동안 10% 넘게 폭등했다. 그러나 SEC는 "사실상 머스크는 어떤 잠재적인 자금조달 주체로부터 가격을 포함한 핵심 협상조건을 논의하거나 거의 확인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SEC가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머스크는 해당 트윗을 올리기 전인 지난 7월 31일 캘리포니아 프레몬트에 위치한 테슬라 공장에서 "국부펀드" 담당자 3명과 30~45분간 만남을 가졌다. 이들 담당자는 테슬라 상장폐지에 관심을 보였고 머스크는 이를 "표준적인" 상장폐지 진행 제안으로 받아들였다고 SEC는 설명했다. 머스크는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협상 조건도 논의하지 않았다. 이틀 뒤인 8월 2일 머스크는 테슬라 이사회와 협의회,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420달러에 테슬라 상장폐지 제안건'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우리의 가치있는 브랜드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 숏셀링 커뮤니티의 지속적인 불명예스러운 공격을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8월 6일 머스크는 상장폐지 분야의 전문가인 익명의 사모펀드 임원과 인수 문제를 논의했으며 8월 7일 문제의 트윗을 올렸다. 해당 트윗이 올라온지 20분 뒤 테슬라의 투자자 대면 책임자가 머스크의 비서실장에게 "이게(머스크의 트윗) 합법인가"라고 물었다. 또다시 20분 뒤 테슬라 CFO는 머스크에게 "일론, (이 문제에 대한) 이유와 체계를 직원들과 잠재적인 투자자들에게 보다 폭넓게 의사소통하는 문제를 생각했으리라 확신한다"며 "홍보팀과 총회와 내가 테슬라 블로그에 포스트를 올리거나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는게 도움이 되는가"라고 문자를 보냈다. 이에 머스크는 "그게 좋겠다"고 답했다. 이후 시장에서 상장폐지에 필요한 천문학적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자 머스크는 8월 13일 테슬라 블로그에 상장폐지 자금줄이 사우디국부펀드라고 밝히며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거의 2년 전 사우디 국부펀드가 테슬라 비상장 전환 문제와 관련해 여러 차례 접근했다"며 "지난해 초 처음 만났고 석유에서 다변화할 필요성에 관해 관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사우디 국부펀드가) 지난 7월 31일 미팅에서 비상장 전환을 추진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면서 강력한 자금지원을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투자자들의 거센 반대가 계속되자 8월 24일 테슬라는 결국 상장폐지 계획을 백지화했다. 그러나 SEC는 소장에서 "머스크는 장중 자신의 휴대폰을 사용해 테슬라 상장폐지에 관한 거짓되고 오도하는 언급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머스크가 자신의 22만명의 트위터 팔로워들과 다른 네티즌들에게 공개하기 전 어느 누구와도 이 발언의 내용에 대해 의논하지 않았고 상장폐지 의사가 있음을 나스닥에 알리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18-09-28 15:55:28【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미국 수사당국이 자국 법원의 수색영장만으론 해외 서버에 저장된 e메일을 수색할 권한이 없다는 미 연방항소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외국에 서버를 두고 영업해 온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고객정보 보호를 이유로 미 정부의 자료요구에 불응할 법적 근거가 생겼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뉴욕 소재 제2구역 연방항소법원 재판부는 해외 서버에 저장된 e메일을 제출하라는 미 수사당국의 요구에 불응해 소를 제기한 MS에 승소 판결을 내렸다. MS는 미 정부가 마약 사건을 수사하면서 2013년 12월 미국 뉴욕남부 연방지방법원 판사로부터 발부받은 영장을 근거로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서버에 저장된 e메일을 제출하라고 요구하자 이에 불복해 소송을 낸 바 있다. 미국 영장으로 해외 서버 수색이 가능하도록 허용한다면 외국 정부가 외국 법원의 영장을 근거로 미국 서버에 저장된 미국인들의 e메일을 수색하는 것도 가능해질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미 뉴욕남부 연방지법은 지난 2014년 MS에 대해 정부 요구대로 자료를 제출토록 명령하는 1심 판결을 내렸으나 이번 항소법원 판결은 이를 뒤집었다. 항소법원 재판부의 수전 카니 판사는 판결문에서 "미국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이 미국 밖의 서버에 보관한 통신 내용은 1986년 제정된 미국 저장통신법(SCA)에 따라 발부된 국내 수색영장에 따른 수색 범위를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회는 SCA의 영장 관련 조항들이 역외적으로 적용되도록 의도하지 않았다"며 "이 조항들의 초점은 사용자의 프라이버시 이해관계의 보호"라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은 IT 기업들에게 데이터 접근명령을 따르도록 강제하려는 사법부에게 또다른 좌절을 가져왔다고 WSJ는 분석했다. IT 기업들은 미 정부의 데이터 접근 요구가 해외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외국과의 민감성을 높인다며 반대해왔다. 이번 판결이 미 프라이버시법의 허점을 드러냈다며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의 알렉스 애드보 변호사는 "미 의회가 프라이버시법의 약점을 아직도 고치지 않았다는 것이 부끄럽다"며 프라이버시법의 현대화를 통해 데이터에 대한 정부의 수색 방법과 상황, 수색정도 등을 더 명확히 하고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sjmary@fnnews.com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16-07-15 16:22:12LG전자가 이른바 '특허괴물'들과의 특허소송에서 잇달아 승소했다. 특허괴물이란 제품을 생산하지도 않으면서 특허권만 사들인 뒤 다른 기업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벌여 수입을 올리는 업체를 말한다. 그동안 특허괴물들은 소송을 통해 휴대폰 제조업체에 과도한 특허로열티를 요구하는 행태를 보여왔다. LG전자는 '특허괴물'로 불리는 MPT와의 특허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고 18일 밝혔다.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17일(현지시간) LG전자가 MPT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지난 1심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지난해 2월에는 캘리포니아 남부지법이 LG전자가 MPT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1심 판결을 내린 바 있다. MPT는 프랑스 통신회사인 알카텔 루슨트의 자회사로, 지난 2010년 LG전자가 자사의 동영상 압축 관련특허 2건을 침해해 피해를 입었으므로 910만달러(97억여원)를 배상하라며 법원에 소장을 냈다. LG전자의 소송 대상 제품은 '초콜릿 터치 VX8575' '블리스 UX700' '터치 AX8575' '로터스 엘리트 LX610' '미스틱 UN610' '삼바 LG8575' 등 9종이다. 앞서 지난 4월 미국 연방대법원은 LG전자와 인터디지털 간의 특허계약 갱신 관련 소송에서 LG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LG전자는 지난 2006년 인터디지털과 휴대폰 3세대(3G) 통신기술 관련 특허권 계약을 했다. 그러나 특허 만료 시점인 2010년 특허료 재협상 과정에서 양측의 의견이 갈렸다. LG전자는 법원이 아닌 별도의 중재기관을 통해 해결하자고 주장했지만 인터디지털은 이를 거부하고 2011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송을 냈다. 1심에서 ITC는 LG전자의 주장이 맞다고 판단했지만 지난해 열린 항소심에서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소송도 가능하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2심 판결을 깨고 최종적으로 LG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특허료 관련 분쟁은 소송에 앞서 중재기관을 통해 먼저 해결해야 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재판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특허괴물에는 앞으로도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4-07-18 17:33:15【 뉴욕=정지원 특파원】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 데이비드 아인혼이 애플에 대해 제기한 정관개정 금지 소송에서 승소함에 따라 주주들에 대한 애플의 배당금 지불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 소재 미 남부 연방지법 리처드 설리번 판사는 판결문에서 애플이 주주총회에서 정관개정안을 표결 처리할 경우 아인혼이 회장으로 있는 그린라이트캐피털이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된다는 판단에 따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그린라이트는 애플이 보유한 1371억달러의 현금을 배당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그린라이트는 "애플은 1370억달러가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주주들에게 더 많은 몫을 돌려주어야 하지만 애플의 정관변경은 이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이는 미 증권거래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애플은 지난 1997년 이후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의 성공으로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주주들에게 배당하지 않아 비난을 받아왔다. 애플은 지난해 처음으로 배당금을 지급했지만 아이혼 회장 등 일부 주주들은 추가 배당을 요구해왔다. 애플 투자자 중 한 명인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키스 고다드 대표는 "법원 소송을 통해서만 애플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현실이 유감스럽지만 이번 판결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jjung72@fnnews.com
2013-02-24 15:18:07“시장 규제는 자동차로 치면 ‘안전벨트’와 같다. 규제는 자동차(시장)가 고장났을 때 운전자(시장 참여자)를 지켜줄 수 있는 안전한 방패막이 돼야 한다.” 미국 제3대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미국 뉴욕 남부지법에 파산보호 신청을 한 지 1년이 지났다. 전 세계 증시가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던 리먼 사태 1년을 맞아 로버트 웹 미국 버지니아주립대학교 맥인타이어 석좌교수(사진)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의 규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봤다. 그는 올해로 7회를 맞은 본지 주최 ‘서울국제파생상품컨퍼런스’에 연사로 참여한 바 있다. 웹 교수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된 것을 ‘정책 착오(policy error)’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시장에 적용할 새로운 규제에 대해 논의하기보다는 적절한 규제를 연구하고 도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 파생상품 거래세 도입 움직임에 대해선 시장가격과 정보의 왜곡을 야기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해 말 금융위기 발발 이후 규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초반엔 규제의 필요성이 부각됐다면 지금은 과도한 규제를 배제해야 한다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분위기다. △정부의 역할은 시장의 자원을 적절히 분배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가격을 거스를 정도의 과도한 규제는 지양해야 한다. 시장가격은 늘 옳다. 가격은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 조작(manipulation)등 예외적으로 시장이 교란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예외적인 상황을 조정해야 한다. 결국 규제의 본질은 시스템이 잘 작동하게 하는 데 있다. 시장을 ‘자동차’에 비유하자면 규제는 ‘브레이크’와 같다.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가속페달(액셀러레이터)가 필요하다면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선 ‘브레이크’가 있어야 한다. 브레이크가 없으면 시장이 폭주할 때 사고가 난다. 하지만 불필요하게 브레이크를 밟는 것도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시장이 잘 작동하게 균형을 지키는 적절한 규제(sensible regulation)가 필요하다. ―현재 미국의 금융시장 규제는 어떤 방향으로 진행 중인가. △지난해 금융위기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일반인은 물론 국회에서도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지금까지 논의된 내용은 장외거래만 가능했던 신용부도스와프(CDS)를 중앙인 장내시장으로 끌어내 거래를 공개하자는 것과 파생상품을 거래할 때는 포지션에 한도를 두자는 것이 있다. 문제는 이들 규제가 제대로 작동하냐는 것과 시장 여건 개선에 도움이 되냐는 것이다. 실제 공매도(shortselling) 거래제한 규정에 대해서는 무용론이 여전히 많다. ―글로벌 불황의 원인을 정책 실패(policy failure)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서브프라임 위기는 시장 실패(market failure)라고 설명하는데 어떤 차이가 있나. △우선적으로 나는 정책 실패가 아닌 정책 착오를 지적했다. 물론 지금의 세계적 불황은 미 연방준비이사회의 저금리 정책 탓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서브프라임 위기의 원인을 강조하기보다는 정책 실패로 인해 금융위기의 피해가 커진 것에 주목한다. 영국의 노던록 사태와 미국의 베어스턴스, 리먼브러더스 사태는 기본적으로 미 정부의 정책 착오가 야기한 사건이다. 지난해 3월 16일 미국 5위 투자은행이던 베어스턴스가 JP모건체이스에 주당 2달러, 2만7000여달러의 헐값으로 전격 인수됐다. 불과 이틀 전인 14일에 베어스턴스의 시장 가치가 300억달러에 달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손실이다. 사실 베어스턴스는 단기유동성 문제 해결과 투자자 신뢰만 있었어도 매각까지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서 지난해 9월 15일 터진 리먼 사태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리먼의 파산 부도 결정으로 미국 경제는 물론 글로벌 경제는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세계 각국의 증시는 폭락했고 투자자들은 공황에 빠졌다. 미 당국의 정책착오로 인한 파급효과가 너무나 컸다. 혹자들은 정책 당국자들에게 이 모든 사태를 왜 예견하지 못했느냐고 비난한다. 하지만 일련의 사태들은 사실 예측이 불가능한 사고였다. 정책 착오는 일어날 수 있다. 나는 당국자들에게 더 이상의 리먼 사태를 만들지 말라고 조언한다. ― 한국에서는 최근 여당인 한나라당 의원이 파생상품에 대한 거래세를 제안하면서, 거래세 도입 논쟁이 뜨겁다. △사람들은 가격에 가장 민감하다(price-sensitive). 수많은 사람이 북적이는 할인매장을 찾는 것도 싸게 살 수 있다는 ‘가격’ 메리트 덕분이다. 하지만 세금이 높아지면 시장 가격이 높아진다. 문제는 비단 가격 때문만이 아니다. 시장에서의 거래는 일종의 정보와 같다. 내가 얼마에 사고 다른 사람이 얼마에 팔았는지가 모두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일종의 ‘정보’다. 세금으로 인한 거래 축소는 결국 시장 내 정보 축소를 야기한다. 시장 참여자들에게 풍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장 위축은 또 부수적인 문제점을 낳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증권거래세를 내는 나라는 많지 않다. 대만과 중국이 가장 큰 예인데 지난 2007년께 상하이 증시에 대해 거래세를 도입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상하이 증시는 무려 8.8%가량 급락했다. 전체 GNP의 10%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거래세’라는 이유때문에 허공으로 사라진 셈이다. 시장에서 세금은 많을 수록 손해다. /mjkim@fnnews.com 김명지기자·공동기획=한국거래소
2009-09-22 17:5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