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직장인 최모씨(34)는 매주 수요일을 '무지출 데이'로 정했다. 이날만큼은 졸음을 쫓기 위해 회사 근처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테이크아웃해 마시던 아메리카노 대신 회사 내 커피머신을 이용한다. 점심도 회사 근처 식당 대신 미리 사뒀던 식권으로 회사 구내 식당에서 해결한다. 최씨는 "맛도, 기분도 돈을 더 쓸 때보다 못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이라 할 만하다"며 "무지출데이를 정해놓고 지키다 보면 평소 얼마나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돈을 썼는지를 체감할 수 있어 무지출데이가 아닌 날에도 지출에 더욱 신중해진다"고 했다. 불황에 한 푼이라도 더 아끼기 위한 다양한 짠테크 방법들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냉장고의 남은 식재료를 활용해 끼니를 해결하는 '냉장고 파먹기'나 일주일에 한 번 '0원 지출'을 실천하는 무지출 데이는 어렵지 않게 돈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우윳값부터 맥주, 소주, 햄버거, 화장품 가격까지 잇달아 오르면서 고물가를 실감하게 된 소비자들이 한 푼이라도 더 아끼기 위한 노력이다. 치솟는 먹거리 물가...우유·소주·맥주·화장품 다 올랐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10월 식료품·비주류 음료 물가 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5.1% 올랐다. 이는 특정 기간을 전년 같은 시기와 비교한 누적합계비율(누계비)로, 연간 기준으로 보면 2021년과 지난해 5.9%로 모두 5%를 넘겼다. 누계비 기준 올해 식료품·비주류 음료의 물가 상승률은 6월까지 5% 이상을 유지하다가 7~9월 4.9%로 내려왔으나 지난달 다시 오르면서 올해도 연속 5%를 넘길 전망이다. 3년 연속 5%를 넘는 건 2009~2011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로, 지난 8월(3.4%)부터 3개월 연속 오름세다. 고물가를 더욱 실감케 하는 건 '장바구니 물가'다. 지난 10월 유업체의 원윳값이 오르면서 흰 우유뿐만 아니라 치즈와 같은 가공 유제품 가격이 올랐고, 이달 들어 하이트진로, OB맥주 등이 소주 참이슬과 맥주 카스 등의 가격을 각각 인상했다. 맥도날드도 빅맥세트 등 13개 메뉴값을 올렸고, LG생활건강도 이달 들어 숨, 오휘, 빌리프, 더페이스샵의 일부 품목 가격을 평균 4~5% 인상했다. "작은 지출부터 줄이자"...'냉장고 파먹기' 인기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고물가에 소비자들은 당장 작은 지출부터 줄이고 있다. SNS에는 냉장고 속 재료를 이용한 '냉장고 파먹기' 콘텐츠가 인기다. 대부분 다른 요리에 사용된 후 남은 재료를 활용한 밑반찬이나 이를 한 데 섞은 비빔밥 혹은 김밥 등이다. 1인 가구인 직장인 김모씨(30)는 식재료 낭비를 줄이기 위해 아예 집에서 먹는 음식 메뉴를 한 가지로 통일했다. 그가 매일 같이 '집밥'으로 먹는 메뉴는 각종 쌈 채소와 오이를 썰어 넣고, 닭가슴살과 삶은 계란을 올린 뒤 현미밥을 곁들여 먹는 포케다. 김씨는 "방송에서 한 연예인이 매일 한 가지 음식으로만 요리를 해 먹으면 식재료가 남을 일이 없다고 한 걸 보고 따라 하게 됐다"며 "야근이나 회식 등 바깥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 식재료가 남는 경우가 많았는데, 한 가지 메뉴만 먹으니, 이전보다 남아서 버리는 식재료 양이 줄었다"고 했다. 이런 노력과는 별개로 고물가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4분기가 시작되는 10월 물가는 올해 남은 11~12월 물가 수준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내년 초까지 이런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요 먹거리 품목을 대상으로 담당자를 지정해 물가를 집중 관리한다. 서민들이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라면과 빵, 과자, 커피, 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과 설탕, 우유 등 7가지 품목이 대상이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3-11-05 17:54:43[파이낸셜뉴스] 5%대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냉장고 파먹기'가 재인기를 누리고 있다. 냉장고 파먹기는 냉장고에 있는 음식 재료를 다먹을 때까지 장을 보지 않거나 장보기를 최소화하는 '짠테크'의 일종이다. 외식이나 배달 음식을 끊고, 냉장고에 남은 식재료들로 한 끼를 떼운다. 생활비 급등에 "더 줄일 건 식비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나가면 돈 든다" 직장인도, 주부도 '냉파'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외식물가는 지난 1월 전년 동월보다 7.7% 올랐다. 공공요금,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등 전방위 가격이 뛰면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5.2% 올랐다. 외식물가는 그간 8%대를 웃돌다 소폭 하락했지만 소비자 체감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30대 금융업 종사자 A씨는 "물가가 올라 주말 외식을 딱 끊었다"면서 "지금 3주째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들로만 주말을 버텼다"고 말했다. 그는 "외식도 하고싶고 예쁜 카페에도 가고싶지만 공공요금 등 생활비 부담 늘어서 주말이라도 식비를 줄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주부들 사이에서도 '냉장고 파먹기'가 인기다. 세종시에 거주 중인 30대 주부 B씨는 "전기·가스요금이 급등하고, 각종 생활비를 줄이려고 노력하는데 식비 말고는 더 줄일게 없다"면서 "냉장고 구석에 있던 식재료, 인스턴트까지 털어서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주부 C씨는 "맘카페 같은 커뮤니티에서 냉장고 파먹기 이야기가 많다"며 "냉동식품까지 싹 떨어져서 장보러 가야하는데 물가가 너무 올라서 장보러 가기 두렵다"고 말했다. 실제 소비자들은 높아진 물가에 외식 횟수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1·4분기(1~3월) 외식업 경기 흐름을 예상하는 경기전망지수는 85.76으로 전 분기 대비 9.22포인트 급락했다. 지난해 4·4분기(10~12월)부터 2개 분기 연속 하락세다. '집밥'도 만만찮다…장바구니 물가↑ 하지만 농축수산물, 가공식품 등 장바구니 물가 상승에 '집밥'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1월 채소류 물가는 전년보다 5.5%, 전월보다 14.2% 올랐다. 양파(33.0%), 귤(14.3%), 오이(25.8%), 파(22.8%) 등의 상승세가 컸다. 축산물도 닭고기(18.5%), 돼지고기(1.9%) 등이 급등했다. 고등어(12.8%), 오징어(15.6%) 등이 오르면서 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7.8%를 기록했다. 빵(14.8%), 스낵 과자(14.0%) 등 가공식품 물가 역시 10.3% 올랐다. 이는 2009년 4월(11.1%) 이후 13년 9개월 만의 최대 상승률이다. 이미 오를대로 올라버린 물가지만, 더 큰 문제는 향후 전망이다. 2월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등은 잇따라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4월엔 주세 인상까지 예고돼 있어 당분간 먹거리 물가의 대폭 하락은 어려울 전망이다. 먹거리 물가는 공공요금 인상과 함께 주요 물가 상방 요인으로 꼽힌다. 2월도 5% 고물가 전망…언제 꺾이나 1월에 이어 2월 역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 안팎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 상승률이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 마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먹거리 물가를 잡기 위해 가격이 급등한 농·축·수산물 공급물량을 늘리고, 가격을 올리는 가공식품 업계와 협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물가안정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2%에서 3.5%로 0.3%p 상향 조정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02-17 14:47:04#. 4년차 가정주부 이모(31)씨는 마트에 가서 장보는 횟수를 대폭 줄였다. 그 대신 냉장고 식재료들을 하나씩 꺼내서 소진시키고 있다. 얼마 전 쇠고기 무국을 끓이려고 했지만 무가 없어 냉장고에 있던 감자를 소환해 소고기 감자국을 완성시켰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해먹는 음식도 나름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중이다. 냉장고 안에 있는 재료로만 음식을 조리해 먹는 이른바 '냉장고 파먹기'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냉장고 파먹기는 '짠테크(짠돌이+재테크)'의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로, 냉장고에 있는 모든 음식을 다 먹을 때까지 장을 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9만9천원으로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소득은 전년보다 0.4%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실질소득이 준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7년 만이다. 이런 상황에서 냉장고 파먹기는 생활비를 줄일 수 있는 극한의 절약법으로 통하고 있다. ■식비도 줄이고 버리는 음식도 최소화 냉장고 파먹기는 식비를 줄이는 것은 물론 전기요금도 아낄 수 있다. 버리는 음식이 줄어드니까 음식물 쓰레기 봉지 값을 동시에 절약할 수 있다. 혼자 자취 중인 직장인 최모(28)씨는 "냉장고를 열어보니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각종 반찬들, 구입시기를 알 수 없는 케이크와 치킨, 제조미상의 얼려둔 고기들이 가득했다"며 "진작에 냉장고 파먹기를 했으면 식비를 많이 아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재테크 커뮤니티에서는 '냉장고 파먹기 레시피'와 '냉장고 파먹기로 40만원 절약하기', '냉장고 파먹기에 도움 주는 어플' 등의 구체적인 방법과 후기에 대한 글도 올라온다. 서로 냉장고를 얼마나 더 많이 비웠는가에 대한 배틀도 펼쳐진다. ■깔끔하게 냉장고 정리..다이어트에도 도움 냉장고 파먹기는 돈을 절약하는 것 외에도 깔끔하게 냉장고 정리를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냉동실에 쌓여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식재료들과 분명히 먹은 적이 있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한 음식들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냉장고 파먹기는 자연스레 냉장고 정리와 청소로 이어져 위생에도 좋다. 뿐만 아니라 냉장고 식재료로 집에서 요리해 먹는 습관이 길들어져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2년차 프리랜서 한모(33)씨는 "외식을 하고 싶을 때마다 냉장고 속 재료로 만들어 볼 수는 없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덕분에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피할 수 있어 4kg~5kg 감량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냉장고 파먹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 하지만 냉장고 파먹기에도 반드시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우선 냉장고에 보관된 식재료가 신선한지 따져봐야 한다. 흔히 고기, 해산물, 떡 등은 냉동 보관해 오랜 기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냉동 보관 역시 시간이 지나면 산소와 반응하면서 조금씩 산패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냉동 보관을 할 때는 어떤 음식인지, 익힌 음식인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가령 생선의 냉동 보관 기간은 최대 3개월이지만 익힌 생선이라면 최대 1개월로 줄어든다. 익힌 소고기도 2~3개월, 베이컨과 소시지는 2개월, 해산물은 최대 3개월을 넘겨서는 안 된다. 채소류는 살짝 데쳐 냉동 보관하면 좀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처음부터 냉동을 할 때에 1인분 분량으로 식재료를 소분하거나 첫 냉동 보관 날짜를 적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냉장고에 보관하면 안되는 음식들도 있다. 마요네즈는 9도씨 이하가 되면 내용물이 분리되고 세균 번식이 시작한다. 소량의 마요네즈를 구입해 상온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토마토, 파인애플, 바나나, 망고 등의 열대과일도 상온에서 후숙해야 하는 과일이다. 냉장·냉동한 음식을 상온에서 방치할 경우, 2시간 이후부터 부패가 시작된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냉장고나 냉동고에서도 죽지 않는 '리스테리아균'이 상온에 나오게 되면 증식이 더 빨라지기 때문에 식중독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얼어있는 재료를 해동할 때는 조리 전 미리 냉장실에 두어 천천히 해동하는 것이 좋고, 바로 조리 해야 할 경우에는 전자레인지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sjh321@fnnews.com 신지혜 기자
2017-03-24 08:53:04#. 1인가구인 직장인 김모씨(32)는 지출을 줄이기 위해 최근 장 보는 횟수를 1주일에 두번에서 한번으로 줄였다. 2주일에 한번씩 대형마트에 들러 계획에 없던 과자·빵 등 간식거리 혹은 제철 과일을 사는 일도 없어졌다. 김씨는 "똑같이 장을 봐도 예상했던 것보다 1.5배씩 값이 더 나오더라"며 "견물생심이라고 마트에 갈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물건을 살까 말까 고민하느니, 돈을 아끼기 위해선 아예 마트에 가는 횟수를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통가에 고물가 먹구름이 짙다. 우윳값, 맥줏값에 이어 분유·기저귀 등 육아용품 가격까지 줄줄이 오르며 소비심리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어서다. 고물가를 피부로 체감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하루 10원도 쓰지 않는 '무지출데이', 냉장고에 남은 식재료를 털어 한끼를 해결하는 '냉장고 파먹기' 등 불황 때마다 유행하는 초절약 짠테크(짜다+재테크) 방법들이 인기다. 유통업계는 반값 삼겹살·킹크랩 등 각종 할인행사에 10원, 100원 단위의 초저가 경쟁까지 위축된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지만 신통찮은 분위기다. ■체감도 높은 품목 물가 잇달아 상승 2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우유 소비자물가지수는 122.03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3%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8월(20.8%) 이후 14년2개월 만의 최고치다. 설탕은 17.4%, 아이스크림은 15.2%, 커피는 11.3% 각각 상승했다. 빵 물가 역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5% 올랐고 2년 전과 비교하면 21.6% 상승했다. 치킨과 햄버거 등 외식물가를 비롯해 소줏값과 맥줏값, 육아용품, 화장품 가격까지 잇달아 올랐다.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지갑을 닫기 시작한 소비자들은 외식보다는 부담 없는 집밥을, 장보기 대신 '냉장고 파먹기'로 자린고비를 자처하고 있다. 작은 소비부터 줄이기 위해 남은 식재료를 활용해 한끼를 해결하는 냉장고 파먹기나 하루 동안 단 1원도 쓰지 않는 무지출 데이 실천 등은 대표적인 짠테크 방법 중 하나다. 지난달 25일까지 이커머스 업체 G마켓의 10만원 미만 중저가 상품 거래액은 전년 대비 12% 늘었고, 1만원이 채 되지 않는 초저가 상품도 같은 기간 7% 증가했다. 외식보다는 부담 없는 집밥을 선호하는 경향 속 즉석밥·컵밥 거래액은 53% 늘었다. ■업계는 치열한 초저가 경쟁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 속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유통업계의 초저가 마케팅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해 마진율을 대폭 낮춘 PB 상품이 대표적이다. 홈플러스가 PB 상품으로 내놓은 '이춘삼 짜장라면'은 1봉지가 500원꼴로 저렴한 가격에 입소문을 타며 지난해 12월 출시 9일 만에 초도물량이 전부 매진된 초가성비 상품이다. 초가성비 상품 인기를 확인한 홈플러스는 지난달에는 아예 초저가 생필품 PB인 '심플러스 일회용품'까지 만들었다. 위생장갑, 빨대 등 자주 사용하는 일회용품을 판매하는 심플러스 상품은 출시 한달 만에 판매량이 50% 느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도 마트 못지않은 상품 구색을 갖춘 초저가 PB로 가성비를 찾는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다. 편의점 CU가 2021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PB인 '헤이루(HEYROO) 득템 시리즈'는 초저가를 표방한 자체 브랜드로 김치와 라면, 계란, 닭가슴살 등 잘 팔리는 인기 품목을 제조사 브랜드(NB) 대비 절반 수준에 판매한다. 대규모 할인행사가 잇따르며 유통업계의 새로운 대목으로 자리 잡은 11월의 대표상품으로 내걸린 '반값' 상품들도 저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웠다. 이달 들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마트 3사에서 진행한 삼겹살 등 반값 행사는 순식간에 긴 줄 속에 매진행렬을 이어가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3-11-21 18:02:32[파이낸셜뉴스] #. 1인 가구인 직장인 김모씨(32)는 지출을 줄이기 위해 최근 장 보는 횟수를 일주일에 2번에서 1번으로 줄였다. 2주일에 한 번씩 대형마트에 들러 계획에 없던 과자, 빵 등 간식거리 혹은 제철 과일을 사는 일도 없어졌다. 김씨는 "똑같이 장을 봐도 예상했던 것보다 1.5배씩 값이 더 나오더라"며 "견물생심이라고 마트에 갈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물건을 살까 말까 고민하느니, 돈을 아끼기 위해선 아예 마트 가는 횟수를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통가에 고물가 먹구름이 짙다. 우윳값, 맥줏값에 이어 분유·기저귀 등 육아용품 가격까지 줄줄이 오르며 소비 심리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어서다. 고물가를 피부로 체감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하루 10원도 쓰지 않는 '무지출데이', 냉장고에 남은 식재료를 털어 한 끼를 해결하는 '냉장고 파먹기' 등 불황 때마다 유행하는 초절약 짠테크(짜다+재테크) 바법들이 인기다. 유통업계는 반값 삼겹살·킹크랩 등 각종 할인 행사에 10원, 100원 단위의 초저가 경쟁까지 위축된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데 총력을 쏟고 있지만 신통찮은 분위기다. 5000원 짜리 균일가 화장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상황 속 마진율을 크게 낮춘 박리다매형 자체브랜드(PB) 생필품이나 아침 출근길 '100원 아침밥'까지 등장하는 등 유통가의 출혈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체감도 높은 품목 물가 잇달아 상승 2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우유 소비자물가지수는 122.03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3%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8월(20.8%) 이후 14년 2개월 만의 최고치다. 설탕은 17.4%, 아이스크림은 15.2%, 커피는 11.3% 각각 상승했다. 빵 물가 역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5% 올랐고, 2년 전과 비교하면 21.6% 상승했다. 치킨과 햄버거 등 외식 물가를 비롯해 소줏값과 맥줏값, 육아용품, 화장품 가격까지 잇달아 올랐다.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지갑을 닫기 시작한 소비자들은 외식보다는 부담 없는 집밥을, 장보기 대신 '냉장고 파먹기'로 자린고비를 자처하고 있다. 작은 소비부터 줄이기 위해 남은 식재료를 활용해 한 끼를 해결하는 냉장고 파먹기나 하루 동안 단 1원도 쓰지 않는 무지출데이 실천 등은 대표적인 짠테크 방법 중 하나다. 공산품에서도 초저가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500원부터 5000원까지 화장품도 균일가로 판매하는 다이소의 기초 화장품이 '매진 행렬'에 1~8월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160%가량 증가했다. 지난달 25일까지 이커머스 업체 G마켓의 10만원 미만 중저가 상품 거래액은 전년 대비 12% 늘었고, 1만원이 채 되지 않는 초저가 상품도 같은 기간 7% 증가했다. 외식보다는 부담 없는 집밥을 선호하는 경향 속 즉석밥·컵밥 거래액은 53% 늘었고, 냉동식품과 통조림·캔은 21% 증가했다. ■업계는 치열한 초저가 경쟁 꽁꽁 얼어붙은 소비 심리 속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유통업계의 초저가 마케팅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가격을 떨어뜨리기 위해 마진율을 대폭 낮춘 PB 상품이 대표적이다. 홈플러스가PB 상품으로 내놓은 '이춘삼 짜장라면'은 1봉지에 500원꼴로 저렴한 가격에 입소문을 타며 지난해 12월 첫 출시 9일 만에 초도물량이 전부 매진된 초가성비 상품이다. 초가성비 상품 인기를 확인한 홈플러스는 지난달에는 아예 초저가 생필품 PB인 '심플러스 일회용품'까지 만들었다. 위생장갑, 빨대 등 자주 사용하는 일회용품을 판매하는 심플러스 상품은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이 50% 느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도 마트 못지않은 상품 구색을 갖춘 초저가 PB로 가성비를 찾는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다. 편의점 CU가 2021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PB인 '헤이루(HEYROO) 득템 시리즈'는 초저가를 표방한 자체 브랜드로, 김치와 라면, 계란, 닭가슴살 등 잘 팔리는 인기 품목을 제조사 브랜드(NB) 대비 절반 수준에 판매한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마다 수백만개씩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규모 할인 행사가 잇달아 열리며 유통업계의 새로운 대목으로 자리 잡은 11월 대표 상품으로 내걸린 '반값' 상품들도 저마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상품들이다. 이달 들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마트 3사에서 진행한 삼겹살 등 반값 행사는 순식간에 긴 줄 속에 매진 행렬을 이어가는 등 인기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며 생활밀착형 상품에서 특히 더 저렴한 상품을 찾으려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3-11-19 05:12:214% 넘는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짠테크(고강도 절약)'가 유행인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보복소비' 열풍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생활이 팍팍하다"면서도 값비싼 해외여행과 사치품 구매에는 지갑을 '척척' 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항공권 비용은 훌쩍 비싸졌지만, 항공권 판매액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10만원대 고가의 호텔 빙수는 예약이 힘들 정도다. 고급 소비재인 자동차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명품·여행 보복소비 폭발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온라인쇼핑 가운데 여행 및 교통서비스가 전년동월 대비 137.4% 증가해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7년 이후 역대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 거래액(1조8275억원) 기준으로는 지난 1월(1조8922억원)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한다. 그간 억눌렸던 여행수요 폭발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인터파크에서 지난달 발권된 국제선·국내선 항공권 판매액은 1613억원을 기록, 최고 판매치를 두달 만에 갈아치웠다. G마켓도 올 1·4분기 해외항공권 매출이 전년동기보다 1750%나 증가했다. 명품 보복소비 바람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번지고 있다. 국내에서 명품을 사던 소비자들은 최근 들어 저렴한 가격과 면세혜택 등에 따라 해외 백화점에서 구매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재개 등으로 국내 명품 성장률은 낮아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고급 소비재인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달 두자릿수 상승해 반도체 수급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3월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16만5851대로 2021년 3월(17만대) 이후 최대치를 찍었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19.6% 증가한 수치다. ■4%대 고물가, 극과 극 소비 이와는 정반대로 '짠테크' '초저가 상품' 등의 인기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2% 상승하며 2개월 연속 4%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6%대보다는 상승률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물가상승 둔화세에도 구성품목 458개 중 전년동월 대비 가격이 상승한 품목 수는 395개(86.2%)에 달했다. 실질적 생활비는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이다. '극과 극' 소비행태에 "고물가에 힘든 건 나뿐인 것 같다"는 푸념도 나왔다. 서울 여의도의 직장을 다니는 30대 A씨는 "고물가에 다들 힘들다고 난리이면서 명품은 꼭 사고 여름휴가로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나만 힘든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을지로 직장인 B씨도 "나는 장 볼 때마다 물가 때문에 깜짝깜짝 놀라는데, 다들 해외여행을 떠나고 있다"며 "점심값, 커피값 올랐다고 힘들다고 하더니 정작 다들 사치품은 척척 사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고물가가 맞나 싶다"고 전했다. '짠테크'와 '보복소비' 양극단의 소비행태가 한 사람에게서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 동남아 3박4일 휴가에 100만원이 들었다는 직장인 C씨는 "물가가 너무 올라 평소에는 외식을 끊고 '냉장고 파먹기'를 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면서도 "해외여행에서는 편안하게 쉬고 싶어 비싼 호텔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04-19 18:09:16[파이낸셜뉴스] 4%가 넘는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짠테크(고강도 절약)'가 유행인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보복소비' 열풍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생활이 팍팍하다"면서도 값비싼 해외 여행과 사치품 구매에는 지갑을 '척척' 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전보다 항공권 비용은 훌쩍 비싸졌지만, 항공권 판매액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10만원대가 넘는 고가의 호텔 빙수는 예약이 힘들 정도다. 고급 소비재인 자동차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명품·여행 보복소비 폭발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온라인 쇼핑 가운데 여행 및 교통서비스가 전년 동월 대비 137.4% 증가해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7년 이후 역대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 거래액(1조8275억원) 기준으로는 지난 1월(1조8922억원)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한다. 그간 억눌렸던 여행 수요 폭발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인터파크에서 지난달 발권된 국제선·국내선 항공권 판매액은 1613억원을 기록, 최고 판매치를 두 달 만에 갈아치웠다. G마켓도 올 1·4분기 해외항공권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750%나 증가했다. 명품 보복소비 바람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번지고 있다. 국내에서 명품을 사던 소비자들은 최근 들어 저렴한 가격과 면세 혜택 등에 따라 해외 백화점에서 구매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 재개 등으로 국내 명품 성장률은 낮아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고급 소비재인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달 두 자릿수 상승해 반도체 수급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3월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16만5851대로, 2021년 3월(17만대) 이후 최대치를 찍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9.6% 증가한 수치다. ■4%대 고물가, 극과 극 소비 이와는 정 반대로 '짠테크', '초저가 상품' 등의 인기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4.2% 상승하며 2개월 연속 4%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6%대 보다는 상승률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물가 둔화세에도 구성 품목 458개 중 전년 동월대비 가격이 상승한 품목 수는 395개(86.2%)에 달했다. 실질적인 생활비는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이다. '극과 극' 소비 행태에 "고물가에 힘든 건 나 뿐인 것 같다"는 푸념도 나왔다. 여의도에서 직장을 다니는 30대 A씨는 "고물가에 다들 힘들다고 난리면서 명품은 꼭 사고 여름 휴가로 해외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나만 힘든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을지로 직장인 B씨도 "나는 장 볼때마다 물가 때문에 깜짝 깜짝 놀라는데, 다들 해외 여행을 떠나고 있다"며 "점심 값, 커피 값 올랐다고 힘들다고 하더니 정작 다들 사치품은 척척 사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고물가가 맞나 싶다"고 전했다. '짠테크'와 '보복소비' 양 극단의 소비 행태가 한 사람에게서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 동남아 3박 4일 휴가에 100만원이 들었다는 직장인 C씨는 "물가가 너무 올라 평소에는 외식을 끊고 '냉장고 파먹기'를 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면서도 "해외 여행에서는 편안하게 쉬고 싶어 비싼 호텔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04-19 15:16:19[파이낸셜뉴스] 롯데정보통신이 2일부터 4일간 열리는 코엑스 푸드위크에 요리 앱 '버터얌'을 소개하는 부스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관람객들이 이번 푸드위크의 '버터얌' 행사 부스에서 버터얌 캐릭터 '얌얌이'로 꾸며진 마트를 둘러보며 자연스럽게 '버터얌' 앱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취향과 상황에 맞는 요리를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앱의 특성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다. '버터얌'은 초보자도 요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미리 확인하고, 요리 순서에 맞는 영상 구간과 요리방법을 알려준다. 다시 보고 싶은 구간만 반복해 재생할 수도 있고 타이머 설정도 가능해 쉽게 요리를 따라할 수 있다. '버터얌'은 레시피에 필요한 재료를 쇼핑목록으로도 저장할 수 있다. 저장한 쇼핑목록은 SNS에 공유할 수 있으며, 내가 만든 요리나 음식 이야기도 버터얌 유저들과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나눌 수 있다. 또한 '냉장고 파먹기 챌린지'와 같은 일상과 연관돼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통해 유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한편 '버터얌'은 작년 11월 롯데정보통신의 사내벤처를 통해 기획된 앱으로, 현재 누적 다운로드수가 약 10만 건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11-02 11:26:30#. 대학생 조모씨(23)는 소위 중고 거래 매니아다. 조씨는 물가가 올라 아르바이트로 생활비 충당이 어려워지자 올해 당근마켓 아이디를 만들고 20건 이상의 '폭풍거래'를 하고 있다. 패션학과인 조씨의 주요 판매 품목은 의류. 잘 입지 않는 옷들을 당근마켓에 50%~80%의 가격으로 내놓고 있다. 조씨의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매너온도는 40도를 넘었다. 매너 온도는 거래수와 거래 상대의 평가에 따라 올라가는 거래자 지표다. 조씨처럼 2030 MZ세대를 중심으로 소비를 줄이고 잔돈을 모으는 이른바 '짠테크족'(짜다+재테크)이 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무지출 챌린지(하루에 한 푼도 안 쓰고 버티기)', '냉파족(냉장고 파먹기 하는 사람)', '탕파족(탕비실 파먹기 하는 사람)' 등의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1시간 따릉이 타고 출퇴근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6.3%로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1월(6.8%)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외식물가 상승률(8.4%)과 외식 외 개인 서비스(4.3%)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소비를 과시하며 즐거움을 얻는 '플렉스(FLEX)' 문화가 퍼졌다면 최근엔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과 무지출 챌린지 등 정반대 의미의 신조어가 만들어졌다. 30대 직장인 임모씨는 영등포에서 청담을 오가는 출퇴근길에 서울시 공유 자전거 '따릉이'를 탄다. 집에서 회사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60분. 한달에 약 10만원 나가던 교통비를 2만원 수준으로 줄였다. 아낀 만큼 월 저축액도 10만원 늘렸다. 임씨는 "돈도 아끼고, 운동도 되는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따릉이 이용률도 급증했다. 서울시 교통정보 5월 교통통계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5월 따릉이 이용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74.4%늘어난 15만4251건을 기록했다. 따릉이 이용이 가장 몰리는 시간은 퇴근 시간대인 오후 6~7시(10.4%)로 나타났다. ■투자 실패한 2030세대 "짠테크 유행은 계속 될 것" 짠테크족이 확산된데는 부진한 주식장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6월부터 코스피 지수는 2500선 안팎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3000선을 돌파했던 2021년에 비하면 활기가 많이 떨어졌다. 20대 직장인 송모씨(26)는 지난 2월 두달치 월급 500만원을 주식에 투자했으나 현재 20%이상 손해를 봤다. 이후 송씨는 점심식사를 구내식당에서 해결하고 있다. 구내식당의 점심 가격은 2000원. 송씨는 "탕파족이라는 단어를 처음 보고 얼굴이 화끈해졌다"고 했다. 최근 점심식사 후 탕비실에서 믹스커피를 타먹는 본인을 저격하는 단어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한때 MZ세대에게 욜로(YOLO·소비중심태도)와 플렉스(FLEX·과시소비)가 익숙한 수식어였지만 고물가와 주식하락 여파로 이들 사이에 탕파족, 냉파족 등의 유행어가 친숙해졌다"고 말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2-08-23 18:06:20냉장고를 파먹고 빵과 도시락으로 4일을 버텼다. 점심 약속이 있을 땐 어쩔 수 없이 돈을 썼다. 이제 집에서 먹을 식료품까지 바닥났다. 공짜 식사로 점심값을 아끼기 위한 최후의 선택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관계를 파괴하지 않고 남의 돈으로 점심 먹기가 쉬운 일일까. 고물가 시대를 맞아 2030 청년들 사이에서 '무지출 챌린지' 열풍이 불고 있다. 기자도 지난 7~12일 6일간 극한 절약에 도전해봤다. ■냉장고 파먹고, 온라인 폐지줍기 첫날은 '냉장고 파먹기'로 버텼다. 일요일이어서 집에서 한 발짝도 안나가고 냉장고를 뒤져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문제는 둘째날인 8일부터였다. 폭우에 취재 현장으로 출근하면서 도전이 버거워졌다. 이날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취재를 마친 뒤 눅눅한 시장 바닥에 앉아 노트북으로 기사를 썼다. '카페도 가지 못하고 이렇게까지 아껴야 하나, 서럽다'고 생각할 때쯤 한 상인이 기자를 불렀다. 시장 2층으로 올라가면 무료 도서관이 있다고 했다. 2층에 있는 카페 겸 도서관은 30명은 거뜬히 앉을 수 있을 정도로 테이블과 의자가 넉넉했다. 학생 1명과 50대 이상 어르신 두어명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집에서 싸온 빵을 먹으며 기사를 마무리했다. 돈 없이는 앉아 있을 곳이 없다. 카페에서 파는 커피는 음료값이 아니라 자리 임대료인 셈이다. 쓰기만 해서는 도저히 버틸 수 없겠다 싶어 쿠폰과 포인트 사냥에 나섰다. 일명 '온라인 폐지줍기.' 온라인에서 각종 기업의 프로모션 사이트에 접속해 기자의 이름과 휴대폰 번호 등을 입력했다. 편의점 이용권 3000원권과 온라인 결제 적립금 2200원을 쌓았다. ■쿠폰 모아 밥먹고 '선배 찬스'까지 4일차까지는 도시락을 이용해 그럭저럭 버틸 만했다. 양파 6개, 버섯 한 봉지, 애호박 1개를 6940원에 샀다. 사온 채소들을 다듬어 볶음밥 도시락 세 끼를 만들었고 이틀 동안 길가 벤치 등에서 눈치를 보며 허겁지겁 해치웠다. 저녁에는 집에서 라면만 먹거나 회사 인근 햄버거 프랜차이즈점에서 200원에 햄버거를 사먹었다. 해당 프랜차이즈 앱을 통해 할인쿠폰을 받아 4200원에 햄버거 단품을 주문했고 회사에서 인근 음식점과 제휴해 제공하는 4000원짜리 식권을 낸 뒤 남은 200원만 결제했다. 5일차엔 점심 약속이 있어 더치페이로 8500원짜리 돈가스를 사먹었다. 무지출 때문에 남에게 부담을 주고 싶진 않았다. '언제 세트도 아닌 돈가스 단품이 8500원까지 올랐나' 싶었지만 한입 먹으니 튀긴 빵가루 하나하나 황홀하게 느껴졌다. 그 대신 저녁은 집에서 남은 도시락을 먹었다. 마지막 날은 더 아낄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식료품도, 쿠폰도 바닥났다. '부장 면담' 찬스를 쓰기로 했다. 무지출 챌린지 체험 기사를 제안한 장본인이기에 '챌린지 때문에 너무 힘들다'는 애로사항을 전했다. 김모 부장(49)은 "'업무에 애로사항이 있나' '팀 내 불화가 생겼나'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며 점심을 사줬다. 6일간 기자가 쓴 돈은 1만5640원이었다. 절약은 개인의 미래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과도한 절약이 타인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모두가 소비를 줄인다면 경제 생태계는 잘 돌아갈 수 있을지도 생각해보게 됐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2-08-14 18: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