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오락회에서 끝말잇기를 하던 도중 실수로 ‘남한말’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고교생 정도 나이에 불과한 북한의 운동선수들이 노동교화형에 처해지고, 그 가족들은 오지로 추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 한국어판의 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지난 3일 오후, 혜산시 광장에서 고급중학교(한국의 고등학교에 해당) 졸업생 등 청소년 대상 공개폭로모임이 있었다”며 “삼지연시에 갔던 체육선수들이 훈련 도중에 오락회를 하다가 남조선 말을 한 것이 화근이 됐다”고 전했다. 지난 2월 한 달간 양강도에서 도내의 청소년 체육선수들을 모집해 삼지연시에서 동계훈련을 벌였는데, 훈련에 참가한 선수들이 남한 말을 사용했다는 폭로가 나왔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도 안전국과 검찰소의 주최로 진행된 이번 공개폭로모임은 혜산시의 각급 공장, 기업소, 사회단체, 학교 학생들과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광장에서 열렸다”며 “훈련도중 오락회에서 말꼬리 잇기(끝말잇기)를 하다가 남조선 말이 튀어나온 것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공개폭로모임에서는 오락회에 참가한 20명 전원에게 교화형이라는 법적 처벌이 가해졌다는 사실이 알려졌다”며 “주민들은 앞길이 구만리같은 체육선수들이 말 한마디 때문에 교화소에 보내진다는 것은 너무한 처벌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해당 소식통은 그러면서 “공개폭로모임 대상이 된 체육선수들은 대부분 힘있는 간부집 자식들”이라며 “하지만 이 문제가 중앙에까지 제기되면서 가차 없는 처벌 지시가 내려지고 해당 간부들은 해임 철직되고 가족은 산간 오지인 삼수로 추방결정이 내려졌다”고 덧붙였다. 삼수는 개마고원 끝자락에 위치한 지역으로 혜산시에서 약 40km 떨어진 산간지역이다. 한편 북한 내 스마트폰이 보급된 것이 이 같은 사건이 벌어진 원인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누군가 훈련도중에 있은 오락회 영상을 손전화(스마트폰)로 찍었고, 한 여학생이 손전화기에 저장된 이 동영상을 보다가 불시단속에 걸려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여학생이 현장에서 동영상을 직접 찍었는지, 다른 사람이 동영상을 찍어 보내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 여학생의 스마트폰에서 문제의 동영상이 발견돼 이번 폭로모임의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오락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올해 고급중학교를 졸업한 학생들과 25살 미만의 체육선수들(을 포함해 모두) 20명”이라면서 “도내에서 이 사건을 덮으려고 했지만 단속한 안전원이 이를 무마하려는 사실까지 중앙당에 신고하며 당적인 시범사건으로 번지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현재 우리(북한)내부에 있는 남조선 영화와 드라마는 몇 백, 몇 천개인지 이루 헤아릴 수 없다”면서 “당에서 남한 말을 ‘괴뢰’말이라며 강하게 단속하지만 친한 사람들끼리 모여 (남한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비밀에 붙이는데 근절할 방법이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다만 소식통은 체육선수들이 끝말잇기를 하던 중 구체적으로 어떤 남한말을 사용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오빠’나 ‘자기야’ 등의 말이 나왔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4-11 08:20:59▲ 사진: 방송 캡처 북한에 억류중인 미국 대학생이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아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6일 북한은 "억류 중인 미국인 대학생 프레데리크 오토 웜비어가 국가전복음모죄를 지었다"며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웜비어는 북한에 여행을 갔다가 지난 1월 출국 과정에서 구금됐다. 웜비어는 지난달 숙소인 양각도 국제호텔의 제한 구역에서 북한 제도와 관련한 정치적 구호를 담은 선전물을 떼다가 기소됐다. 이에 웜비어는 재판에 앞서 훔친 선전물을 친구 어머니에게 전리품으로 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북한이 미국 시민들을 정치적 어젠다를 추구하기 위한 볼모로 삼으려고 하고 있다는 사실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hanew@fnnews.com 한은우 기자
2016-03-17 09:12:33북한이 억류 중인 남한 선교사 김정욱 씨에게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31일 조선중앙통신은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감행하기 위해 불법으로 입북한 김 씨에 대한 재판이 전날 각 계층의 군중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며 "재판에서는 피소자 김정욱에게 무기노동교화형을 언도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10월 초 북한에 들어갔다가 체포돼 8개월 가까이 억류 중이다. 노동교화형은 탄광 등의 주변에 설치된 노동교화소(일반 형사사범 전용 교도소)에 수용돼 강도 높은 노동을 하는 신체형이다. 재판에서는 북한 형법의 국가전복음모죄, 간첩죄, 반국가선전·선동죄, 비법(불법)국경출입죄에 해당하는 범죄사실을 확정한 기소장이 제출됐고 심리가 진행됐다. 김 씨는 심리에서 평양에 '지하교회'를 만들려고 입북한 사실 등 자신의 죄를 인정했으며 종교서적 등의 증거물도 제시됐다. 재판에서 검사 측은 김 씨에게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변호인 측은 김 씨가 죄를 뉘우치고 사죄한 점 등을 고려해 사형이 아닌 다른 형벌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통신은 "김정욱의 범죄는 외세를 등에 업은 괴뢰역적패당의 동족대결책동의 산물"이라며 '동족대결책동'에 동조하면 역사의 심판대에 오르게 된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한 정부는 그동안 북한에 수차례 김 씨에 대한 석방을 요구했지만, 북한은 응하지 않았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2014-05-31 09:07:18북한당국이 지난 1월 불법입국 협의로 억류한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30) 씨를 6일 재판하고 ‘8년 노동교화형’과 북한 원화 기준 ‘7000만원 벌금형’을 선고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일 “재판에서 조선민족적대죄와 비법국경출입죄에 대한 심리를 진행해 공화국 형법의 해당 조항들에 준해 유죄를 확정했다”면서 “8년 노동교화형과 7000만원의 벌금형을 언도했다”고 전했다. 중앙통신은 “미국의 이권을 보호하는 스웨덴 측의 요청에 따라 주조(주 북한) 스웨덴 대사관 대표들의 재판 참관이 특례적으로 허용됐다”면서 “피소자는 기소 사실을 전부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 내에서 자국의 ‘이익보호국’ 역할을 해온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지난달 14, 15일 두 차례 곰즈 씨를 면담한 바 있다. 노동교화형은 탄광 등 인근 노동교화소에 수감돼 강도 높은 노동을 하는 신체형으로, 살인, 강도, 절도, 강간 등 일반 형사범과 사기, 횡령 등 경제범 중 형량 2년 이상의 중범죄자에게 선고된다. 대북전문가들은 곰즈 씨의 억류 상황을 지난해 3월 북·중 국경지역에서 취재 중 억류돼 12년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같은 8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으로 풀려난 2명의 미국인 여기자 억류 사건과 같이 향후 대미 협상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북한당국이 자국법 체계상 이례적으로 ‘노동교화 8년’의 중형과 거액의 벌금형을 동시에 부과한 것도 미국과의 석방 협상을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최근 알려진 북한의 공식 환율(1달러당 100원)로 따지면 곰즈 씨에게 내려진 벌금은 미화 70만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7억8568만원(달러당 1122원40전 기준)에 해당한다. 북한의 형사법은 사형, 무·유기 노동교화형, 노동단련형(2년 이하)을 기본으로 하고 선거권박탈형, 재산몰수형, 자격박탈형, 자격정지형을 함께 부과할 수 있지만 ‘벌금형’의 개념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국인이 ‘출입국법’(특별법)을 어길 경우에도 죄가 가벼우면 벌금을 물리고 무거우면 추방하거나 형사 책임을 지우도록 했지만 이 법 역시 벌금과 형사처벌을 병과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즉 ‘비법국경출입죄’(3년 이하 노동교화형)와 ‘조선민족적대죄’(5년 이상 노동교화형)가 적용되는 곰즈 씨의 경우 동일한 죄목으로 노동교화형을 받은 만큼 이중으로 벌금형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북한이 지난 1996년 술에 취해 입북한 미국인 에번 헌지커 씨의 석방 대가로 10만달러를 요구한 것과 마찬가지로 곰즈 씨의 경우도 석방 명복으로 미국 측에 7000만원의 대납을 요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jschoi@fnnews.com최진성기자
2010-04-07 11:21:45북한의 중앙재판소가 미국 여기자 2명에 대해 각각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함에 따라 이들의 조기석방을 위한 미국과 북한간의 접촉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8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앙재판소는 미국 기자 로라 링과 리승은(유나 리)에 대한 재판을 6월 4일부터 8일까지 사이에 진행하였다”며 “재판에서는 이미 기소된 조선민족적대죄, 비법국경출입죄에 대한 유죄를 확정하고 로라 링과 리승은(유나 리)에게 각각 12년의 로동교화형을 언도하였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미뤄, 두 여기자에 대한 12년형 선고는 ‘정상이 무거운 경우’의 조선민족적대죄를 적용해 10년 이상의 로동교화형을 정한 뒤 여기에 비법국경출입죄에 해당하는 형량을 합산해 선고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형법상 ‘조선민족적대죄’는 ‘5년 이상 10년 이하의 로동교화형’에 처해지며, ‘정상이 무거운 경우’에는 ‘10년 이상의 로동교화형’에 처해진다. 또 ‘비법국경출입죄’는 ‘2년 이하의 로동단련형’이지만 ‘정상이 무거운 경우’에는 ‘3년 이하의 로동교화형’을 받도록 돼 있다. 북한 형법은 한 사람이 여러 죄를 저지른 ‘병합범(남한의 경합범)’의 처벌에 대해 ‘매 범죄별로 형벌을 양정한 다음 제일 높이 행정한 조항의 형벌에 나머지 조항의 형벌을 절반정도 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북한의 재판은 통상 2심으로 종결되며 1심에 불복할 경우 상소할 수 있지만 북한의 최고법원인 중앙재판소가 1심을 선고하면 단심으로 확정된다. 북한 법원이 선고한 12년형은 이란이 ‘취재행위를 빙자한 간첩 행위를 한 혐의’로 지난 1월 체포했던 이란계 미국인 여기자 록사나 사베리에게 4월 열린 1심에서 징역 8년형을 선고했다가 5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에 비해 중형이다. 앞서, 미국의 ‘커런트TV’ 소속 한국계 유나 리와 중국계 로라 링 기자는 지난 3월17일 북·중 접경 두만강 인근에서 탈북자 문제를 취재하던 도중 국경을 넘는 바람에 북한 군인들에게 붙잡혀 억류됐다. 북한은 3월말 두 여기자에 대한 조사결과, “불법입국과 적대행위 혐의가 확정됐다”고 밝혔고, 4월24일에는 ‘기소방침’임을 피력했으며 지난달 14일에는 ‘6월4일 재판할 것’이라고 공표한 바 있다. /sykim@fnnews.com김시영기자
2009-06-08 13:19:47[파이낸셜뉴스] 2024 파리올림픽에서 임종훈, 신유빈 선수와 셀카를 찍은 북한 탁구대표팀 리정식, 김금용이 최소 2~3년간 혁명화 처벌, 즉 노동 단련형에 처해질 것라는 관측이 나왔다. 김정은 국방대학교를 졸업, 북한 ICBM 개발에 참여하는 등 엘리트 과학도였다가 2009년 탈북, 비례대표로 22대 국회에 입성한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YTN라디오 '뉴스 파이팅'에서 남북 탁구 대표선수들의 셀카에 대해 "남북한 선수들이 나란히 시상대에 올라가 밝은 모습으로 삼성에서 제공한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은 건 너무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북한 선수들이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남한 선수와 접촉하고 삼성전자의 최신형 스마트폰을 한 번 구경했을 것"이라며 "그들은 그 짧은 시간에 '남조선은 못 살고 사람들은 피폐하다'고 배운 것과 인지부조화를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그럼 이 선수들은 처벌받게 되냐"고 묻자 박 의원은 "최소 혁명화 2~3년 정도 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혁명화에 대해 "노동 단련 같은 것으로 농장 등에 가서 2~3년 정도 노동 단련하고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좀 무겁게 처벌되면 노동교화형 10년 정도, 우리나라로 따지면 교도소 10년 정도, 심하면 정치범 수용소에 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북한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까지 올라갔다"며 "이 사람들(북한 축구 대표선수)이 한국 선수들과 접촉하고 저녁도 먹으면서 술 한잔하는 등 좋게 지냈다가 북한으로 돌아가선 정치범 수용소 가고 대부분 추방당했다"고 과거 사례를 지적했다. 이어 "그 뒤로 북한 축구 명맥이 끊겼다. 북한 축구는 김 부자가 망쳤다는 말이 있다"며 세계적 수준의 북한 축구가 몰락한 배경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반복되면 누가 국가대표가 되려 하겠는가"라며 "그럼 북한 정권이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선수들을 파견하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8-28 08:16:43[파이낸셜뉴스] 북한이 속살이 비치는 ‘시스루’ 옷차림과 머리카락을 반만 묶어 뒤로 풀어내는 ‘수탉머리’ 모양의 헤어스타일을 ‘반사회주의 현상’으로 규정하고 주민들에게 금지령을 내렸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5일(현지 시각)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전체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수탉머리’와 ‘살이 보이는 옷’을 금지한다고 선포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패션을 “체제를 좀 먹는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적 현상이며 뿌리 뽑아야 할 대상”으로 규정했다는 것이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은 RFA를 통해 “지난주, 주민들을 대상으로 영상강연이 조직됐는데 요즘 유행하고 있는 ‘수탉머리’를 금지하고 ‘살이 보이는 옷’을 입지 말 것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라고 전했다. 만약 북한에서 이 같은 규정을 지키지 않고 단속될 경우에는 3~6개월의 노동단련대형에 처해지며 때에 따라 교화형에 처해질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단련형은 한국의 사회봉사명령제도와 유사한 형벌이고, 노동교화형은 남한의 징역형과 비슷하다. 특히 수탉머리의 경우 일단 단속이 되면 머리카락을 자르고 처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주민은 ‘수탉머리’에 대해 “긴 머리카락을 정수리까지 묶어 올리고 앞머리는 이마를 덮어 한쪽 눈가를 가린 형태”라며 “영상을 본 주민들 대부분은 원수님(김정은)과 함께 행사장에 자주 출연하는 ‘현송월’을 바로 떠올렸다”고 전했다. RFA는 “길게 묶어 내린 머리가 뒤에서 보면 수탉의 꼬리와 닮아 ‘수탉머리’라는 명칭이 붙은 머리 모양은 김정은을 가까운 거리에서 수행하는 현송월 노동당 부부장이 즐겨하는 헤어스타일”이라며 “현송월은 최근 북·러 정상회담 영상에 등장한 모습에서도 같은 머리모양을 했다”고 덧붙였다. 평안북도의 주민도 “당에서 금지한다는 일명 ‘수탉머리’와 ‘살이 드러나 보이는 옷’은 최근 평양을 중심으로 전국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며 “(북한 당국이 제작한) 영상 속 처벌 사례로 등장한 대부분의 여성들은 모두 평양에서 적발된 사례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원수님의 자제분(김주애)도 같은 옷을 입고 등장한 적이 있는데 왜 인민들이 입으면 반사회주의, 반체제가 되느냐”라며 당국의 조치가 이중잣대라고 비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16 05:52:43[파이낸셜뉴스] 북한 당국이 대북전단 속 USB에 담긴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중학생 30여명을 공개처형했다. 10일 TV조선에 따르면 탈북단체는 지난달 한국 드라마가 저장된 USB 등을 대형 풍선에 담아 북으로 날려보냈다. 정부당국 관계자는 "풍선에서 USB를 주워 드라마를 보다 적발된 중학생 30여명이 지난 주 공개 총살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지난달 비슷한 이유로 무기징역이나 사형을 선고받은 청소년들은 17살 안팎이었는데, 이번엔 중학생 나이 30여명이 처형당한 것이다. 탈북단체가 바다로 띄워보낸 '쌀 페트병'에도, 북한은 날카로운 대응에 나섰다. 페트병 속 쌀로 밥을 지어 먹은 몇몇 주민에게 노동교화형을 내렸다. 북한의 극단적 통치에도 '장마당세대'로 불리는 젊은층의 저항은 계속될 거란 관측이 나왔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7-11 10:16:08[파이낸셜뉴스] 북한이 최근 한국 가수 김연자의 노래를 듣지도, 부르지도 못하게 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쏠리고 있다. 2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함경북도의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0일 '김연자의 노래를 듣지도 부르지도 못하게 하라'는 내용의 김정은의 지시가 사법기관에 하달됐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노래의 유행을 금지하려고 가수의 이름까지 지적하기는 처음"이라며 "이는 대부분의 주민이 김연자의 노래를 특별히 좋아하기 때문에 취해진 조치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연자는 2001~2002년 평양에서 열린 '제19·20차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참가해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북한에서 단독 공연을 열었다. 김연자의 팬이었던 김정일은 김연자를 별장에 초대하기 위해 특급 열차를 보냈다는 사연도 유명하다. 이 소식통은 "김연자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앞에서 '반갑습니다' 등의 노래를 부른 가수여서 충격을 주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김정일이 좋아했던 노래까지 모두 없애라며 사법당국을 내세운 당국의 행태에 할 말을 잃은 분위기"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남한 노래는 인간 생활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하여 인기가 높은 것인데, 그 노래가 어쨌다고 부르지 못하게 하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평안북도의 주민 소식통 역시 "요즘 당국이 남한 노래를 부르지 말라며 김연자의 이름을 지정했다"며 "노래 단속이 강화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한국 노래를 듣고 부르는 행동을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해도 김연자의 노래만큼은 계속 불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금지된 노래는 김연자가 부른 '반갑습니다' 외에도 '꿈에 본 내 고향', '인생은 나그네길', '다시 만납시다' 외에 수십 곡이 포함돼 있으며, 김연자 노래 외에도 '아침이슬'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 금지곡으로 지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국 명소와 관련된 '울산 타령', '경복궁 타령', '북악산의 노래' 역시 듣기만 해도 죄가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서 노래의 유행을 금지하려고 가수의 이름을 찍어서 단속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의 이 같은 행보는 일반적인 법적 통제로는 근절할 수 없다는 판단에 취해진 강력한 압박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당에서 금지하라는 김연자 노래는 주민들이 즐겨 부르게 되면서 이미 USB로 전국에 퍼져있는 실정이며, 김연자의 노래를 원천적으로 없애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한편 북한은 지난 2020년 12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반동사상문화 배격법'을 채택했다. 해당 법안에는 괴뢰 영화나 녹화물, 편집물, 도서, 노래, 그림, 사진 등을 봤거나 들었거나 보관한 자 또는 괴뢰 노래, 그림, 사진, 도안 같은 것을 유입, 유포하는 자는 5년 이상 10년 이하의 노동교화형 등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으며, 이를 '괴뢰사상문화 전파죄'로 칭한다. 또한 괴뢰 영화, 녹화물, 편집물, 도서를 유입했거나 유포한 경우 무기노동교화형(종신형)에 처한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5-27 07:48:11[파이낸셜뉴스] 최근 북한에서 연인들이 길거리에서 입맞춤 하는 등 자유분방한 연애가 확산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북한 당국이 청년들의 사상단속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역부족인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데일리NK가 함경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북한의 시·군당은 최근 연말을 맞아 청년을 대상으로 한 사상 단속과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청년들은 통제에 따르지 않고 오히려 그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최근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12)’과 ‘청년교양보장법(2021.8)’, ‘평양문화보호법(2023.1)’ 등을 채택하고 한국 문화를 포함한 외부 문화의 유입으로 인한 청년들의 사상적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한류 문화의 영향을 받은 청년들이 ‘오빠’, ‘사랑해’, ‘남친’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북한 당국이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고 알려졌다. 매체는 “북한 당국이 ‘남조선 말투나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신고하라’면서 언어 단속에도 열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NK는 “단속을 많이 하니 청년들도 통제에 익숙해져서 법을 내오고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겁을 줘도 ‘그러다 말겠지’ 하는 태도로 대한다”며 “아무리 단속을 강화해도 의미가 없다”고 했다. 데일리NK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 손을 잡고 다니는 연인들이 많아진 것은 물론이고 길거리를 지나다가 입맞춤하는 젊은이들도 쉽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길에서 입맞춤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처음에는 얼굴이 벌게질 정도로 당황했는데 이제는 ‘젊은이들이 우리 때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생각으로 그냥 지나간다”고 보도했다. 이뿐 아니라 여성이 남성보다 나이가 많은 ‘연상연하’ 커플도 많아졌다. 북한 청년 A씨는 데일리NK에 “남조선이나 미국 드라마를 보면 나이에 상관없이 서로 사랑하면 결혼도 하는데 왜 우리는 연상의 여성과 연애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며 “그러다 어느 순간 어릴 적부터 가깝게 지내던 6살 연상의 누나가 여자로 보이면서 연인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결혼을 꼭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코로나를 지나면서 먹고 살기가 힘들어지니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벌어서 혼자 쓰고 살겠다는 젊은이들이 부쩍 많아졌다”면서 “예전에는 30살까지 결혼 못 한 처녀를 찾기 어려웠는데 지금은 여자든 남자든 30대에도 결혼 생각이 없는 청년들이 많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에선 한국 드라마 등 영상물에 대한 단속이 엄격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7월 북한의 한 30대 청년은 JTBC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2017)를 몰래 시청하다가 체포되는 일이 있었다. 지난 2020년에는 양강도에서 '사랑의 불시착' 등 한국 드라마가 대량으로 담긴 USB를 유포한 남성이 공개 총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019년엔 지인들에게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공유한 사람이 노동교화형 4년에 처해지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2-28 07:4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