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취재 도중 경기장 기자석에서 쓰러져 숨진 미국의 축구 전문 기자 그랜트 월(48)의 사망 원인은 대동맥류 파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의학박사인 월 기자의 아내 셀린 가운더는 14일(현지시간) CBS 아침 뉴스쇼 '디스 모닝(This Morning)'에 출연해 남편이 상행대동맥에 생긴 대동맥류 파열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가운더 박사는 "(대동맥류가) 자각 증세 없이 수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결정적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라고 부연했다. 그는 월 기자가 사망 직전 경험한 흉부 압박감이 전조증상이었을 수 있다며 "심폐소생술이나 전기충격기를 아무리 사용했어도 그를 살리기 어렸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 기자는 지난 10일 아르헨티나 대 네덜란드 8강전이 열린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 기자석에서 돌연사했다. 사고 당시 인근에 앉아있던 동료 기자들은 "연장전이 시작된 즈음부터 월 기자가 극심한 고통을 겪는 듯 보였다"고 전했다. 응급구조대가 출동해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시도하고 곧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그는 끝내 숨을 거뒀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월 기자는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스트레스와 과도한 업무 때문에 3주째 잠을 잘 못자고 있다"며 "열흘간 앓은 감기가 미국 대 네덜란드 경기가 있던 밤에 더 심해졌다. 가슴 상부에 압박감과 불편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그는 "코로나19 검사를 했으나 음성 결과가 나왔다"며 "오늘 미디어센터 의료실에 갔더니 기관지염일 가능성이 있다며 항생제와 시럽을 줘 받아왔다. 먹고 나니 한결 나은 기분이지만 여전히 좋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캔자스주 미션 출신인 월 기자는 프린스턴대학 정치학과 1학년 때부터 학보사 기자로 대학 축구팀을 커버하기 시작했다. 대학 졸업 후인 1996년부터 2020년까지 유명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에서 축구와 대학농구를 담당해 명성을 얻었고 이후 CBS 스포츠 분석가, 파라마운트 영화사의 축구 다큐멘터리 편집 컨설턴트 등으로 일하며 개인 팟캐스트와 뉴스레터를 운영해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월 기자는 남자 월드컵만 8번째 취재했다고 밝혔다. 그외 여자 월드컵 4차례, 올림픽 5차례, 대학농구 결선 토너먼트 12차례 등을 현장 취재하면서 미국농구기자협회가 수여하는 '올해의 스토리상'을 4차례 수상했고 '베컴 실험(The Beckham Experiment·2009)', '현대 축구의 대가(Masters of Modern Soccer·2018)' 등 저서도 남겼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12-15 07:00:34관광버스 기사 이희남 씨(왼쪽)가 집도의인 서울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김장용 교수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운행 중 갑자기 길 한복판에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눈 앞이 캄캄해졌지만 승객들 안전이 최우선이었습니다." 운전 중 복부대동맥파열이 발생한 관광버스 경력 10년 차의 한 운전기사가 본인의 몸이 제어되지 않는 가운데 기지를 발휘해 승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챙겼다. 주인공 이희남 씨(남·60)는 관광버스 업체 소속 운전기사로 지난 1월 31일 밤, 일본의 한 음악단원들을 위해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마친 뒤 숙소인 서울팔레스호텔까지 운행해주는 일을 맡았다. 이 씨는 출발할 때는 별 이상이 없었지만 서초역 사거리에 이르렀을 때 갑자기 배에 무엇인가 맞은 듯한 극심한 통증과 앞이 캄캄해지는 증상이 발생했다. 이 씨는 더 이상의 운행은 무리일 것으로 판단돼 신호대기를 이용해 즉시 비상 깜빡이를 켜고 승객들 한 명씩 인도로 안전하게 안내해주었다. 그 뒤 이 씨는 정신을 잃고 기절했다. 의식이 돌아온 시간은 2월 3일, 서울성모병원 5층 중환자실이었다. 이 씨는 정신을 잃은 뒤 경찰의 도움으로 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내원했다. 기절원인을 파악하고자 CT검사를 시행한 결과 복부 대동맥류 파열을 진단받았다. 대동맥은 우리 몸의 중심을 지나는 동맥으로 직경 1.5~2cm의 굵은 혈관으로 이뤄져있으며 많은 양의 혈액을 펌프질해서 몸 구석구석에 전달한다. 횡격막을 기준으로 하행에 위치한 것을 복부대동맥이라 부르는데 혈관이 정상직격의 1.5배 이상늘어나는 경우 동맥류로 진단한다. 대동맥이 파열될 경우 마치 댐이 무너지듯이 순식간에 다량의 출혈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실제 임상적으로도 응급실 도착이전 8~90%가 사망에 이른다. 이 씨가 응급실에서 복부 대동맥류 파열을 진단받고 2월 1일 새벽 혈관이식외과 김장용 교수가 즉시 호출됐다. 치료 방법은 혈관내 치료와 개복수술이 병행되는 일명 하이브리드 수술법이 사용됐다. 우선 하이브리드 치료로 혈관대동맥내에 풍선을 넣고 출혈을 막았으며 터진부위를 위아래로 겸자하고 인공혈관으로 치환했다. 이 씨는 이후 빠른 회복을 보이며 일주일간의 중환자실 입실을 끝내고 8일 일반병실로 전실 후 13일 퇴원했다. 김장용 교수는 "대동맥류 파열 증상이 나면 본인의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은 물론 높은 사망률을 기록하는 무서운 질환"이라며 "고통스러운 본인보다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진 이 씨의 사명감에 찬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최근 운수업 종사자들의 고령화에 따라 급성혈관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정기적인 혈관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한다"고 덧붙였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15-02-17 13:43:33[파이낸셜뉴스] 강남세브란스병원 대동맥혈관센터는 하이브리드 스텐트 그라프트 장비인 ‘E-vita OPEN NEO’를 이용한 수술 200건을 달성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2021년 4월 국내 최초로 수술에 성공한 이래, 국내는 물론 아시아 단일 의료기관 기준 최다 기록이다. ‘E-vita OPEN NEO’는 하이브리드 스텐트 그라프트의 한 종류로, 한 번의 수술로 상행 대동맥과 대동맥궁, 하행 대동맥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 대동맥류 또는 대동맥 박리가 발생한 상행 대동맥과 대동맥궁 부위는 인조 혈관으로 치환하고, 하행 대동맥에 바로 삽입할 수 있는 스텐트 그라프트가 이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대동맥류·대동맥 박리 수술의 경우 상행 대동맥과 대동맥궁 수술 시행 후, 3~6개월간 경과를 지켜본 뒤 하행 대동맥 수술을 진행해야 했다. 반복적인 수술로 치료 기간과 비용에 대한 환자의 부담감이 큰 것은 물론, 2차 수술 대기 중 하행 대동맥이 파열돼 환자가 사망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강남세브란스병원은 2021년 E-vita OPEN NEO를 희소·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로 도입해, 하이브리드 스텐트 그라프트를 이용해 수술의 안전성을 높이고 2차 수술의 부담감을 낮췄다. 대동맥혈관센터를 이끌고 있는 심장혈관외과 김태훈 교수는 “E-vita OPEN NEO 200건은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가장 많은 수술건수 달성으로 꼽힌다”며 “이 성과는 심장혈관외과와 영상의학과, 마취과, 재활의학과, 마취과, 수술실, 중환자실 간호사 등 많은 의료진과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은 대동맥 질환 환자들이 일상생활로 잘 복귀할 수 있도록 더 나은 수술적 치료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1-12 09:25:17[파이낸셜뉴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대동맥말초혈관센터 박순철·김장용(혈관·이식외과), 천호종(영상의학과) 교수팀은 최근 대동맥 희귀질환 고령 환자를 ‘t-Branch 스텐트-그라프트’로 치료하는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대동맥류는 대동맥 일부가 풍선처럼 서서히 부풀어 오르다가 어느 순간 압력이 높아지면서 파열하는 위험한 혈관 질환이다. 복부 대동맥류의 가장 큰 원인은 혈관 노화로, 인구 고령화에 따라 발생률도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 증상 없이 크기가 커지기 때문에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모르고 지내다가 갑자기 파열되면 사망에 이른다. 서울성모병원이 치료에 성공한 70대 남성 환자는 이미 복부 대동맥류로 수 년 전 개복 수술을 한 차례 받았다. 이전 시술했던 위치와 달리 복강동맥, 상장간막동맥, 콩팥동맥과 같은 내장혈관이 분지하는 복부 대동맥에서 다시 대동맥류가 발생했다. 또 심장과 가까운 흉부 대동맥에도 또 다른 대동맥류가 동반돼 있었다. 이 경우 혈관 내 치료인 대동맥 중재시술로는 치료가 어려워 고식적인 개복수술을 고려해야 하는데 배와 가슴을 모두 열어야 수술이 가능하다. 대동맥류가 발생한 부위를 전부 인조혈관으로 대체하고, 내장으로 가는 혈관도 각각 인조혈관으로 문합해야 하는 장시간의 수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환자는 고령으로 심장질환과 신장질환도 동반 돼 있어, 장시간의 수술 시 회복에 상당한 기간이 걸리고, 예상치 못한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았다. 병원은 개복과 개흉 수술 대신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의 희소-긴급 도입 필요 희소의료기기인 't-Branch 스텐트-그라프트' 치료를 검토했다. 복부 대동맥류 개복 수술을 받았던 환자라 새로운 스텐트 시술의 어려움이 예상됐으나, 철저한 시술 전 계획과 환자맞춤형 치료를 적용한 '대동맥 혈관 내 스텐트-그라프트 삽입술'이 결정됐다. 't-Branch 스텐트-그라프트 삽입 시술'은 중요한 복강 내 분지 혈관 (복강동맥, 상장간막동맥, 양측 콩팥동맥 등 총 4개의 혈관)마다 정밀하게 시술돼야 하므로 다른 시술보다 훨씬 높은 숙련도가 필요하다. 병원은 그 동안의 많은 경험과 수 개월 동안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3시간 만에 시술을 성공했다. 환자는 시술 후 합병증 없이 빠르게 회복해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이날 시술에는 대동맥질환 명의인 독일 함부르크대병원의 틸로 쾰벨(Tilo Kölbel) 교수가 참관해 "치료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t-Branch 스텐트-그라프트 삽입술’을 계획대로 차분하게 진행해 성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순철 대동맥말초동맥센터장 교수는 "‘t-branch 스텐트-그라프트’를 이용한 시술은 국내에서는 10례 정도로 아직 도입단계"라며 "이번 시술의 성공으로 앞으로도 혈관·이식외과에서 수술 치료가 어려운 환자에게 환자맞춤형 시술법을 적극 적용해 건강을 되찾게 하고, 나아가 국내 혈관질환의 치료를 선도하는 대동맥말초동맥센터가 되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 사진첨부: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대동맥말초혈관센터 박순철·김장용(혈관이식외과) 교수팀이 최근 희소의료기기인 ‘t-branch 스텐트-그라프트’ 시술로 건강을 되찾은 70대 환자와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환자는 최근 대동맥류를 진단 받았으나, 수년 전 이미 복부 대동맥류 개복 수술을 받았고 고령의 나이와 심장과 신장 질환을 함께 앓고 있어 또 한 번의 수술이 어려워 시술 치료를 선택했다. ※ 그림 : 't-Branch 스텐트-그라프트 (Zenith, COOK Medical)’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07-20 10:40:42[파이낸셜뉴스] 세브란스병원이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에 대동맥센터를 오픈하며 대동맥 질환 환자 응급 처치 역량 제고에 나섰다. 17일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전날 오픈한 대동맥센터가 가장 자랑하는 것은 빠른 처치가 가능한 시스템 개선이다. 보통 대동맥 질환 환자를 전원하려면 응급실을 거친다. 전원 희망 병원은 처치를 할 수 있는 병원의 응급실 코디네이터에게 연락한다. 코디네이터는 응급실 의사, 응급실 의사는 다시 심장혈관외과 의사에게 수용 가능한지를 확인한다. 대동맥센터에서는 응급실 의료진이 아닌 심장혈관외과 교수가 직접 전원 문의 콜을 대기한다. 전원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며 처치까지 소요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또 환자를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중환자실로 바로 이동시킨다. 보통 응급 환자는 응급실을 거치며 처치받기까지 시간이 지연된다. 응급실이 아닌 수술과 시술이 가능한 수술실로 곧바로 이동시킬 있는 중환자실로 전원받아 빠르게 치료를 시작한다. 응급 환자 외에 외래 환자를 빠르게 처치하기 위한 시스템도 갖췄다. 환자는 대동맥센터에서 심장내과와 심장혈관외과 외래 진료를 원스톱으로 볼 수 있다. 오전에 내과를, 오후에 외과를 각각 보는 식이다. 오전 외래 환자 중에서 대동맥 파열 위험이 있으면 오후 진료를 보고 바로 수술하기 위해서다. 대동맥이 언제 터질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환자 우려를 크게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러한 시스템 구축 기반에는 세브란스병원이 그동안 다져온 대동맥 질환을 대상으로 한 다학제 진료 역량이 있다. 대동맥 질환 진료와 시술, 수술에는 심장혈관외과와 심장내과는 물론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들이 모두 참여한다. 다양한 진료과가 모여 최고의 진료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대동맥은 심장에서 신체 전체로 혈액을 보내는 가장 큰 혈관이다. 노화나 질병으로 혈관벽이 약해지면 늘어나거나 찢어질 수 있다. 대동맥이 풍선처럼 늘어나 터질 수 있는 대동맥류와 혈관 안 쪽이 찢어지는 대동맥 박리증이 대표적이다. 두 질환 공통점은 수술이나 시술 등 빠른 처치가 필요한 응급 질환이라는 것이다. 급성 대동맥 질환으로 혈압을 유지하지 못하면 쇼크와 함께 의식을 잃을 수 있고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혈액 흐름이 끊겨 신부전∙간부전 등과 함께 다리 괴사가 생기기도 해 제때 치료를 못하면 심각한 후유증을 앓는다. 가슴∙복부에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면 즉시 119로 전화해 대형 병원을 찾아야 한다. 문제 대동맥을 잘라내고 인조 혈관을 대체하는 수술이 기본적인 치료 방법이다. 환자 상태에 따라서 대동맥 안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주현철 센터장은 “급성 대동맥 질환이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인 1~24시간 안에 처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환자는 즉사할 수 있다”며 “이러한 골든타임 1분 1초라도 아끼기 위해 우리 센터에서는 심장혈관외과 교수가 직접 콜을 대기하며 환자 치료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세브란스병원은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에 하이브리드수술실을 열었다. 2011년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수술실을 첫 번째 오픈한 이후 두 번째다. 하이브리드수술실에서는 수술과 시술이 동시에 가능하다. 이러한 수술실 형태의 장점은 시술 중 응급 상황 발생 시에 수술로 바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급하게 수술로 전환할 때 환자를 다른 수술실로 옮길 필요가 없다. 또 수술과 시술 시너지도 높일 수 있다. 혈액을 많이 흘리는 수술에서는 수술에 앞서 혈관을 막는 시술을 먼저 실시하며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위험군 환자들의 수술 난이도도 낮춰 합병증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05-17 09:35:43[파이낸셜뉴스] # 새벽녘 가슴 통증을 호소하다 목을 부여잡고 갑자기 쓰러진 91세 이 모 환자. 같은 집에 거주하던 가족이 쓰러진 이씨를 발견하여 곧바로 응급실로 향했다. 검사 결과 A형 급성대동맥박리 진단을 받은 이 씨는 부천세종병원 흉부외과에서 수술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고 전원하여 곧바로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파열된 부위를 제거하고, 인조 혈관으로 대체해주는 대동맥치환술을 진행하였으며, 90대 고령 환자는 합병증 없이 회복한 후, 퇴원할 수 있었다. 참을 수 없는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며 의식 소실을 보이기도 하는 급성대동맥질환. 이 질환은 빠른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사망에 이르는 병이지만, 이씨의 사례처럼 바로 수술을 받는다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 ■칼로 찢는 듯한 통증 수반 '치명적인 살인자' 급성대동맥증후군은 급성대동맥박리, 급성대동맥벽내혈종, 관통죽상경화성궤양이라는 3가지 대동맥질환을 모두 일컫는 용어다. 발병 시, 참을 수 없는 격렬한 통증을 호소하는데, 흉부, 등쪽, 복부에서 잡아 째는, 꿰뚫는, 날카롭게 찌르는 듯한 갑작스러운 심한 통증, 맥박 결손, 심각한 상/하지 혈압 차이, 신경학적 변화 등이 나타난다. 이 질환은 일반적으로 CT를 통해 진단되며, 급성관상동맥질환과의 감별이 중요하다. A형 급성대동맥박리는 증상 발생 후, 시간이 경과할수록 빠르게 사망률이 증가하며, 응급 수술을 받지 않을 경우 수일 내 사망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앞서 언급한 급성대동맥증후군 뿐 아니라, 흉부 및 복부 대동맥류 또한 파열의 위험성으로 인해 신속한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있어 '치명적인 살인자'로 불리우기도 하며 이러한 대동맥질환은 모두 정확한 진단 및 신속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겨울철·고령일수록 위험 대동맥질환자는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 기온이 낮아지면 말초혈관이 수축되어 대동맥으로 나가는 혈액량 및 압력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고혈압, 흡연 등의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더욱 높은 빈도로 발생하고, 말판 증후군과 같은 유전적 소인이나 대동맥의 선천적 이상이 원인이 된다. 또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혈관 벽 역시 노화가 진행되는데, 이 때문에 고령일수록 대동맥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고,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환자는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국내 대동맥류 환자의 평균 나이는 70세 이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도 2만1659명이었던 흉/복부대동맥류 환자수는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며 2018년에는 2만9137명까지 증가하였고, 2020년 이후로는 연간 최소 3만 명 이상의 대동맥류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동맥질환의 수술은 해당 분야에서의 오랜 임상경험을 갖춘 숙련된 의료진만이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는 고난도의 수술로 꼽힌다. 또한, 심장내과, 응급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를 비롯하여 수술 후 중환자실 치료로 이어지는 긴밀한 협업이 뒷받침 되어야만 하기에 전문성을 갖춘 병원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급성 대동맥·심혈관질환자 신속하게 치료 부천세종병원은 대한민국 유일의 심장전문병원으로서 대한민국 최대 심장혈관센터로 손꼽힌다. 흉부외과에서는 대동맥류 및 대동맥박리 등 대동맥질환 환자들만을 위한 외래 세션인 '대동맥 클리닉'을 운영하며, 전문성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2011년, 수술과 시술을 동시에 진행하는 하이브리드수술실을 오픈한 이래 전통적 방법의 대동맥수술 외에도 경피적 혈관 내 스텐트 이식 설치술(EVAR, TEVAR)을 함께 시행하고 있다. 2020년에는 국내 최초로 '우측 흉부 절개에 의한 대동맥판막 및 상행대동맥치환술'에 성공하는 등 환자를 위한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고안해 적용하고 있다. 부천세종병원 이명묵 원장은 "부천세종병원 성인흉부외과팀은 심장내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의료진과의 유기적인 협진을 통해 환자의 상태에 맞는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며, "생명이 위급한 환자, 지역에서 치료가 어려운 환자분들이 골든타임 내 치료 받아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21-11-23 16:26:52[파이낸셜뉴스] 산업재해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근로자가 업무와 재해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는 기존 대법원 판례가 유지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9일 A씨가 근로복지공단(공단)을 상대로 “유족급여와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B씨는 2014년 대동맥이 찢어져 생긴 심장병으로 사망했다. 당시 B씨는 약 10분간 5kg 상당의 박스 80개를 한 번에 2개씩 화물차에 싣다가 쓰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B씨의 부친인 A씨는 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요구했다. 하지만 공단이 업무와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부지급 처분을 하자 소송을 냈다. 1심은 A씨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1심 재판부는 “휴무 없이 근무했고, 정신적 긴장이 요구된 상태였다”라며 “대동맥류 파열이 발생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B씨는 기저질환을 갖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고, 그런 상태에서 과로가 위험인자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판시했다. 2심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당시 업무가 줄어드는 상황이었고, 업무강도와 책임 정도 등에 비춰볼 때 과중한 업무는 아니었다”라고 했다. 이어 “위험요인이었던 흡연과 음주를 발병 시까지 계속하고 있었던 점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1·2심 판단이 갈리면서 쟁점은 기존 대법원 판례가 노동자의 업무와 질병 사이 인과관계에 관해서는 업무상 재해를 주장하는 측이 입증해야 한다는 취지였는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이 개정된 뒤에더 해당 판례를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로 꼽혔다. 개정 산재보험법은 업무와 재해 사이 상당 인과관계가 없는 경우엔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다. 전원합의체는 ‘근로자에게 입증 책임이 있다’는 기존 판례를 유지했다. 전합은 “2007년 법을 개정한 것이 상당 인과관계의 증명 책임을 전환해 산재보험 제도 운영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의도라고 볼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입법 목적이 업무상 재해의 구체적 기준을 담기 위한 것이었고, 산재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는 것이 보험급여의 본 기능에 부합한다는 취지다. 다만 김재형·박정화·김선수·이흥구 대법관은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은 “상당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공단이 증명해야 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라며 “기존 판례를 변경해야 한다”라고 했다. 업무상 질병의 경우 전문적인 의학 지식이 부족하거나 조사가 어려워 근로자가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
2021-09-09 18:01:51[파이낸셜뉴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팀이 새로운 스텐트를 도입. 대동맥 환자의 불안감을 낮추고 안전과 편의성을 높였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대동맥혈관센터는 초응급 중증질환에 속하는 대동맥류·박리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고 치료 과정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새로운 하이브리드 스텐트 그라프트 모델(사진)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지난 4월 13일 심장혈관외과 송석원 교수의 집도로 79세 여성 환자에게 'E-VITA OPEN NEO'라는 명칭의 하이브리드 스텐트 그라프트를 활용한 수술이 성공적으로 시행됐다. 쉰 목소리와 흉통으로 내원한 환자는 컴퓨터단층촬영(CT) 상 최대 직경 80mm의 대동맥궁과 하행 흉부 대동맥에 걸쳐 광범위한 대동맥류를 보였다. 통상 2단계의 수술로 치료가 가능했던 이 질환은 E-VITA OPEN NEO를 활용해 한 번에 수술을 시행할 수 있었다. 빠른 회복 속도를 보인 환자는 수술 후 불과 12일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갔으며, 이후 정기적인 외래 방문을 통해 경과 관찰 중이다. 대동맥 혈관벽이 늘어나 발생하는 대동맥류나 혈관벽이 찢어지는 대동맥 박리는 생명과 직결되기에 빠르고 정밀한 수술이 요구된다. 상행 대동맥 또는 대동맥궁과 하행 대동맥 동시에 질환이 있는 경우, 치료는 보통 두 단계로 나눠 시행한다. 먼저 상행 대동맥과 대동맥궁 수술을 시행하고, 3∼6개월가량 경과를 살핀 후 하행 대동맥 수술 또는 시술을 다시 진행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관례였다. 두 번의 수술을 진행하는 동안 별다른 재발이 없다면 다행이지만, 1차 수술 후 회복이 더뎌 2차 수술을 진행하지 못하거나 간혹 2차 수술 대기 중에 남아있는 하행 대동맥이 파열돼 사망하기도 한다. 송 교수팀에 의해 우리나라 최초로 적용된'E-VITA OPEN NEO'는 하이브리드 스텐트 그라프트의 한 종류로, 한 번의 수술로 상행 대동맥과 대동맥궁, 그리고 하행 대동맥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상행 대동맥 또는 대동맥궁 부위는 인조 혈관(Vascular graft)으로 대체(치환)하고, 이와 동시에 이어진 스텐트 그라프트를 하행 대동맥에 바로 삽입하는 방식이다. 이전 모델과 달리 인조 혈관 부위에 문합 가능한 가지(4-Branch)를 지녀 대동맥궁의 머리 혈관을 보다 완전하게 문합할 수 있게 됐다. 송석원 교수는 "우리나라 환자들도 상행 대동맥 및 대동맥궁과 하행 대동맥 질환을 수술 한 번으로 동시에 치료받는 길이 열렸다. 상행 대동맥 수술 후 다음 수술까지 노심초사 기다리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두 번의 전신마취와 수술을 거치지 않게 돼 환자 안전이 확보됐으며 치료 과정의 편의성도 상당 부분 높아졌다"고 말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21-06-11 09:58:33[파이낸셜뉴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소판감소성 혈전증 확정사례에 대해 백신 접종 후 인과성이 인정됐다. 또한 신규 아나필락시스 의심사례 13건 중 9건에 대해 인과성이 인정됐다. 예방접종피해조사반은 지난 4일 열린 제15차 피해조사반 회의에서 신규사례 62건(사망 33건, 중증 29건)과 아나필락시스 의심사례 13건을 심의했다고 8일 밝혔다. 피해조사반은 사망자의 추정사인에 대해 기저질환의 영향과 예방 접종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사망사례 31건은 예방접종과 사망과의 인과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추정사인의 대부분을 차지한 심근경색, 뇌졸중(뇌경색과 뇌출혈) 대동맥류파열 심부전 사례들은 백신접종 보다는 위험요인이 되는 기저질환(고혈압, 고지혈증, 과거력 등) 고령 등에 의해 유발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보류된 사례 2건은 최종 부검결과를 통해 추정사인을 확인한 뒤에 재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중증사례 29건의 추정진단명에 대해 기저질환의 영향과 백신 접종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 한 결과 28건은 코로나19 백신접종과 해당질환과 인과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했다. 반면 1건에 대해 인과성을 인정했으며, 해당 사례는 5월 31일 발표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소판감소성 혈전증 확정사례다. 또한, 이번 회의에서는 신규 아나필락시스 의심사례 13건 중 9건에 대해 인과성을 인정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21-06-08 14:35:13[파이낸셜뉴스] 직접 사인이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업무 과중으로 지병이 악화돼 사망했다면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장낙원)는 A씨 유족이 공무원연금공단(공단)을 상대로 "순직유족보상금 부지급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 판결했다. 우체국 집배원으로 근무하던 A씨는 지난 2018년 6월16일 퇴근 후 배드민턴을 치다 쓰러졌다. 그는 바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했다. 이후 A씨 배우자는 순직유족보상금과 공무상요양비 지급을 청구했으나 공단은 부지급 결정 처분을 했다. 공단은 A씨 직접사인이 '미상'이고 원발성 고혈압으로 장기간 치료 전력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해, 개인의 취약성 및 체질적 소인 또는 지병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숨진 것이라고 봤다. A씨 배우자는 공무원재해보상연금위원회에서도 심사청구가 기각되자, 이에 불복해 "남편 사망이 공무상 사망에 해당한다"며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가 공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질병으로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평소 흉통,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보이지 않았고 이 사건 사고 직후 즉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음에도 짧은 시간 안에 사망했다"며 "평소 경동맥, 대동맥 등 죽상동맥경화를 앓고 있었는데 예기치 못하게 대동맥류파열로 이어져 사망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했다. 이어 "고혈압을 앓고 있었으나 치료를 꾸준히 받아 평소 혈압은 정상 범위 내에서 관리됐다"며 "반면 A씨는 이 사건 사고 전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과로에 노출돼 있었고, 사고 당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신체적 누로가 누적돼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나아가 A씨는 사고 전 약 2주 동안에 걸쳐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관련된 우편물을 배달하거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매트리스를 수거하기 위해 주말에도 추가 근무를 했다"며 "이러한 일시적인 업무 증가는 A씨 신체에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아울러 "A씨는 평소 앓고 있던 고혈압 및 죽상동맥경화가 그가 수행하던 업무로 인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된 결과 사망하기에 이른 것"이라며 "공무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질병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봐야 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1-02-01 08:4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