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아랍·이슬람권 정상들이 모여 이스라엘을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1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전날인 10일 밤부터 이날 오후까지 이어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중남부 집중 공격으로 최소 37명이 사망했다. 특히 가자지구 중부에서는 이스라엘군이 누세이라트 난민촌에 탱크를 보내 공격해 20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조직원들이 다시 모여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가자지구 북부와 중부에 대한 공습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공격과 관련 이스라엘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또 레바논 북부의 아인 야큐브 마을을 공습했다. 레바논 일부 매체는 이번 공습으로 3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앞서 카타르는 양측이 합의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전까지 휴전 협상을 위한 중재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아랍권과 이슬람권 지도자들은 이날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아랍연맹(AL)·이슬람협력기구(OIC) 공동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우리 형제들에 대한 행동을 즉각 멈춰야 한다"며 이스라엘에 점령 중인 아랍권 영토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정상회의에 참석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벌이는 군사작전을 "대량학살"이라고 규정하며 "사우디는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형제들이 현재 이스라엘의 침략에 따른 비참한 인도주의적 현실을 극복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이란의 주권을 존중하며 그 영토를 침범해서는 안된다"며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도 이 자리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사람이 살 수 없게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고,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두 국가 해법'이 평화를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조율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L·OIC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폐막 성명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조치와 유엔 회원국 자격 정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11-12 14:35:36"우린 절대 러시아 지배를 받지 않을 거예요"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러시아 침공에 반대하는 시위를 연 율랴 쉐스타코바씨(28·여)는 2초 간의 침묵 끝에 결연하게 말했다.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장악한다면 어떻게 될지 질문 받자 내놓은 답이었다. 6일 오전 11시 우크라이나 침략을 규탄하는 두번째 시위가 열렸다. 시위자들은 이날 '우크라이나를 도와주세요', '푸틴의 우크라이나 대량 학살을 중단하라' 등의 팻말과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이뤄진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었다. 시위 주최 측은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시에서 피란 간 사흐노 카테르나씨(28)의 편지를 낭독했다. 카테르나씨는 "벌써 사흘째 사이렌 소리가 멈추지 않고 있고 우리는 계속 지하실에 몸을 숨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제 딸 알리사는 잠을 자다가 "총알, 총알 날아"라고 소리 지르고 눈물을 흘리며 악몽에서 깨는 일이 이제 일상이 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우리 딸은 오는 3월 9일 세 살이 된다"며 "최고의 선물은 집에 돌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테르나씨는 "제 아이와 수천명의 다른 아이들에게 인생 최고의 선물을 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드므트로 김씨(41)는 대중 발언을 통해 러시아와 경제적 협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는 무역으로 벌어들인 모든 돈을 무기화할 것이고, 그 돈으로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피로 물 들일 것이다"고 말했다. 드므트로 김씨는 이어 "푸틴은 소비에트 연방 시절로 다시 되돌리려 한다"며 "우크라이나가 연방국 가운데 큰 나라여서 정복하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다음엔 한국까지 포함해 다른 나라들이 표적이 될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12년간 키이우에 살다가 전쟁 후 한국으로 왔다는 송해건씨(32)는 "아는 사람들이 언제든지 죽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조금이라도 돕고 싶어 나왔다"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다만 그는 "전쟁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며 "종전될 때까지 계속 시위에 나설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시위는 주한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발언문 낭독으로 시작해 서울 중구 일대를 행진하는 것으로 끝났다. 시위에 참가한 쉐스타코바씨는 "나라(우크라이나) 밖 멀리 있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며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시위를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250명쯤 온 것으로 추산되는 지난 시위에 비해 참여 인원이 늘어 이번엔 300명 가까이 된다"며 "사람들이 많은 돈과 구호 물품을 기부해주는 등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8억800만원의 기부금액이 접수됐다. 쉐스타코바씨는 "(전쟁 결과에 대해)우린 정부와 국민을 믿고 우크라이나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전세계 시민들이 돕지 않으면 희생과 죽음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쟁 반대 시위에 동참해 줄것을 요청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2-03-06 18:23:42[파이낸셜뉴스] 위구르인을 식별·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을 중국 거대 기술기업들이 개발해 특허 등록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현지시각)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비디오 감시 정보기관 IPVM은 12일 보행자가 위구르인인지 분석해 감시카메라와 안면인식 네트워크 연결에 사용할 수 있는 특허 클러스터를 찾아냈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하이크비전, 다와, 유니뷰 등 중국 최고 보안카메라 제조업체들은 위구르인 판별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거대 IT기업 화웨이와 중국과학원이 공동 제출한 특허 출원서에는 보행자의 위구르인 여부를 AI가 구별할 수 있는 방안도 기술돼 있었다. 안면 인식 신생 기업 메그비가 낸 특허엔 위구르인이 있는지를 알려주는 기술 사용을 언급하고 있었다. 위구르인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전자상거래 거대 기업 알리바바도 인종 탐지 기술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워싱턴에 있는 주미 중국대사관은 위구르인 식별기술 특허에 대한 논평 요청에 반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관계자는 "미국이 흑인 식별 기술로 그들을 사냥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보라"면서 경각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한편 국제연합(UN)과 서방국가들은 위구르 소수민족이 대부분인 100만명 이상의 무슬림들이 신장지역 수용소에서 강제 노동 등 반인륜적 범죄와 대량학살을 당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jo@fnnews.com 조윤진 인턴기자
2021-01-15 07:27:20[파이낸셜뉴스]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대학인 컬럼비아 대학교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이 가자전쟁 반전시위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추방 위기에 놓였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컬럼비아대 3학년인 정모 씨(21)는 영주권자인 자신을 추방하려고 시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시도가 부당하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장관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정씨는 7세에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영주권자 신분으로 미국에 합법적으로 체류 중이다. 정씨가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해 반전시위 참가 이력과 관련해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으로부터 추적을 받고 있다. NYT는 정씨가 컬럼비아대에서 벌어진 가자전쟁 중단 촉구 친(親)팔레스타인 시위에 참가했지만, 대언론 성명을 작성하거나 시위를 주도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전했다. 다만 정씨가 다른 학생들과 함께 '대량학살 공모 혐의로 수배'라는 문구가 적힌 대학교 이사회 이사진의 사진 전단을 게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지난 3월 5일 컬럼비아대에서 대학본부를 상대로 열린 시위 참가자 징계반대 항의시위에 나섰다가 다른 시위대와 함께 뉴욕경찰에 체포됐으나 풀려났지만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소환장을 발부받았다. 이후 ICE 요원들은 지난 8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뒤 9일 정씨의 부모 자택을 방문했다. 미 당국은 지난 10일 정씨의 변호인에게 정씨의 체류 신분이 취소됐다고 통보했으며, 13일에는 정씨를 찾기 위해 컬럼비아대 기숙사를 수색하기도 했다. 다만 정씨는 아직 미 당국에 의해 체포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자신은 합법적 영주권자이며, 정부가 허위 명목으로 영장을 발부받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 관료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비(非)시민권자의 정치적 견해 표현이 현 정부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민당국의 구금 및 추방 위협이 처벌 수단으로 쓰여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미 당국은 팔레스타인 시위 주도 전력이 있거나 시위에 참가한 대학생이나 학자들을 잇따라 체포해 추방 등 강경 조치를 취하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5-03-25 09:09:35[파이낸셜뉴스] 1차 휴전 종료 이후 2주일 넘게 평화 협상에 실패한 이스라엘이 본격적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교전을 재개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앞으로 협상은 싸우면서 하겠다고 밝혔으며 가자지구 인질 가족들은 정부가 인질 구출을 포기했다고 비난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 이스라엘 매체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8일 오전 2시 10분(현지시간)부터 가자지구 전역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했다. 이스라엘군은 무기고와 고위급 지휘관 등 약 800개의 표적을 동시 타격했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최소 404명이 숨지고 562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이번 공습은 지난 1월 19일 1차 휴전 개시 이후 최대 규모였다. 같은 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연설에서 이번 공습이 "시작일 뿐이며, 모든 전쟁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계속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부터 협상은 오직 전투 속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선언했다. 네타냐후는 미국이 제안한 휴전 연장안에 긍정적이었지만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은 이제 하마스에 대해 점점 더 강경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스라엘 국방부의 이스라엘 카츠 장관도 성명을 내고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거부하고 이스라엘에 해를 끼치겠다고 위협하는 가운데 우리는 가자지구 전투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지난 2주간 우리는 교착에 빠졌고, 공습도 인질 송환도 없었다"며 "우리가 계속 기다렸다면 상황은 정체된 그대로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23년 10월 7일에 이스라엘을 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의 인질을 납치했던 하마스는 약 15개월에 걸친 교전 기간에 조금씩 인질을 석방했다. 하마스는 지난 1월에 이스라엘과 3단계 휴전안 가운데 1단계 휴전을 시작하면서 인질을 추가로 풀어줬고 현재 가자지구에서 돌아오지 못한 인질은 59명이다. 이 가운데 5명은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59명 중 생존자는 24명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계획대로라면 이달 1일 끝난 1단계 휴전 이후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 철수와 종전을 포함한 2단계 휴전에 들어가야 했지만 협상에서 평행선을 달렸다. 이스라엘은 1단계 휴전 종료와 함께 가자지구 원조 물자 반입을 차단하며 하마스를 압박했다. 이에 미국의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는 4월까지 휴전 연장과 잔여 인질 석방 등을 골자로 한 중재안을 제시했다. 이스라엘은 해당 제안을 토대로 1단계 휴전을 약 50일 연장하고 즉시 남은 인질의 절반을, 영구 종전에 합의하면 나머지를 석방하자는 입장이다. 지난 16일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일단 이스라엘이 봉쇄부터 풀어야 인질을 석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은 이번 공습에 동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캐럴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네타냐후와 그의 나치 정부가 가자지구에서 무방비 민간인을 상대로 침략과 대량학살 전쟁을 재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네타냐후와 그의 극단주의 정부가 휴전 협상을 깨트리기로 결정한 탓에 가자지구의 포로들이 알 수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인질 가족들의 모임인 인질·실종자가족포럼은 18일 성명에서 네타냐후를 비난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에 남겨진 59명의 인질을 포기하는 것을 선택했다"며 "군사적 압력은 인질을 죽이는 등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의 안전보장이사회는 같은 날 긴급회의를 열고 이번 공습을 논의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휴전이 존중되고 인도주의적 지원이 방해 없이 재개되고 남은 인질이 무조건 석방될 것을 강력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함께 휴전 중재에 참여했던 카타르와 이집트는 평화 협상 재개를 촉구하며 당사국들이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3-19 08:55:36[파이낸셜뉴스] 유엔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대규모 공습을 다시 한번 비판했다. 이스라엘이 휴전 2달여만에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재개하자 국제사회가 휴전을 존중하라고 압박에 나선 것이다. 유엔은 휴전 결렬은 곧 공포와 비극이라며 공격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18일(현지시간) AFP 통신과 로이터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에 충격받았다"고 밝혔다고 롤란도 고메즈 유엔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사무총장은 휴전을 존중하고, 방해받지 않는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고, 남은 인질을 무조건 석방할 것을 강력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공포를 느낀다"며 "이는 비극에 비극을 더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악몽을 즉시 끝내야 한다"며 "지난 18개월간 이어진 폭력은 이 위기에 군사적 출구가 없다는 것을 충분히 보여줬으며 유일한 해법은 국제법에 따른 정치적 합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을 향해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들이 즉각 무조건 석방돼야 하며 (이스라엘군에 의해) 임의로 구금된 사람들도 무조건 풀려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휴전 중재를 맡은 이집트는 외무부 성명을 공개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이날 공습으로 발생한 팔레스타인 사상자 300여명은 대부분이 여성과 어린이"라며 "이는 노골적인 휴전 합의 위반으로, 역내 안정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한 갈등 고조 행위"라고 강조했다. 또 "긴장 완화와 안정 회복을 위한 노력을 훼손하는 이스라엘의 침공을 전면적으로 거부한다"며 "모든 당사자가 자제력을 발휘해야 하고 중재자들이 영구적 휴전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재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튀르키예 외무부도 "네타냐후 정부의 대량학살 정책이 새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이스라엘의 공격성은 이 지역의 미래를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튀르키예는 앞서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지속적으로 팔레스타인과 하마스의 입장을 옹호해왔다.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상황이 재차 악화돼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특히 걱정되는 것은 민간인 사상자가 많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다시 평화로워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오전 가자지구 공습을 명령했다.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이번 공습은 "하마스가 인질을 석방하기를 거듭 거부하고,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와 중재자로부터 받은 모든 제안을 거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앞으로 하마스에 대해 "군사력을 증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가자지구 전역에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일부 생존자들은 피난 행렬에 올랐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현지시간으로 오전 10시 기준(한국시간 오후 5시) 사망자가 326명, 부상자가 440명이라고 발표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번 공습을 '힘과 칼'(Strength and Sword)로 명명했다. 특히나 IDF가 가자지구 외곽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대피 경고를 발령하며 공세가 확대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IDF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에 가자 주민들이 피난해야 할 위험한 전투 지역 지도를 게시했다. 지도에 따르면 전투지역에는 여기에는 베이트 하눈, 쿠자아, 칸유니스 등이 포함됐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5-03-18 20:20:08[파이낸셜뉴스] 스페인·포르투갈과 함께 '2030 피파(FIFA) 월드컵'을 개최하는 모로코가 거리 등에서 개들을 잔혹하게 죽이는 ‘대량 학살’을 자행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국제동물복지보호연합(IAWPC) 등에 따르면 모로코는 길거리를 깨끗하게 만든다는 명분으로 2030년까지 길거리 개 총 300만 마리를 도살할 계획이다. 연간 약 30만 마리의 길거리 개를 도살해 온 모로코는 2030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도 이 같은 동물권 유린 문제를 지적받았다. 그러나 동물권 개선과 함께 도살 중단을 피파에 약속한 덕분에 지난해 12월 스페인, 포르투갈과 더불어 월드컵 개최지로 최종 확정됐다. 12월 개최지 확정 회의 며칠 전 피파는 개최 입찰국에 대한 '입찰 평가 보고서'에서 "모로코가 드디어(finally) 동물권을 보호하겠다는 명시적인 약속을 했고, 단순 개체수 조절을 위한 동물 도살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같은 약속으로 월드컵 개최를 허가받은 모로코는 그러나 개최지 확정 이후 오히려 도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월드컵 전까지 사실상 모든 길거리 개를 '청소'하겠다는 것이다. IAWPC은 모로코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학대 영상을 공개했다. 소총과 권총으로 무장한 이들은 길거리에서 개들을 향해 총을 겨눈다. 개들이 즉사하는 경우는 드물다. 부상을 입어 피를 흘리는 채로 방치된다. 독극물이 든 주사기가 달린 막대로 개를 찌르거나, 독이 든 미끼를 손으로 직접 먹이기도 한다. 단체는 “두 방법 모두 상당한 고통과 괴로움, 느린 죽음을 초래한다”고 했다. 동물 보호소의 시설 관리자들은 길거리에서 잡아온 개들을 가둬둔 다음, 먹이나 물도 주지 않는다. 유일하게 주는 먹이는 독이 든 미끼다. IAWPC의 레스 워드 회장은 “400마리의 개들이 비좁은 공간에 갇혀 자신의 배설물 속에 살고 있다”며 “일부는 질병으로 죽고, 다른 일부는 굶주려 죽는다. 배고픔에 시달리던 개들은 결국 서로를 잡아먹기 시작한다”고 했다. 이어 “개들은 즉시 죽지 않고, 몸부림치며 피를 흘리며 울부짖는다”며 “반인륜적이고 참을 수 없는 행위”라고 했다. 동물권 보호 운동가들은 FIFA가 모로코의 월드컵 개최국 지위를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영화 ‘불의 전차’에 출연했던 배우 피터 에건은 “축구 경기를 위해 수백만 마리의 동물을 잔인하게 도살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 상황에 경악하고, 축구를 사랑하는 대중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름다운 축구 경기를 사랑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런 잔혹한 상황을 알면서도 묵인하는 월드컵을 지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3-18 15:51:03[파이낸셜뉴스] 아랍과 유럽의 미국 동맹국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가자 지구 점령 구상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쫓아내려는 시도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밤 미국이 가자 지구를 통치하고 이곳에 거주하는 220만 주민은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곧바로 아랍과 유럽 각국이 거세게 비판했다. 아랍 반발 팔레스타인 주민 이주를 반대해 온 아랍 국가들은 트럼프 제안에 즉각 반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는 5일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없이는 이스라엘과 국교수립은 없다고 못 박았다. 사우디 외교부는 이 전제는 협상 대상이 아니며 양보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1기 행정부 시절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바레인을 설득해 이스라엘과 국교를 수립하도록 했다. 2기 들어 그는 이를 사우디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사우디는 가자 지구 구상에 반발하며 이스라엘과 국교 수립 계획을 거부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사우디는 이미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침공으로 시작된 가자 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과 수교에 미온적이 됐다. 팔레스타인을 독립시키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특히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스라엘이 가자 전쟁으로 주민 약 4만7000명을 살해한 것을 ‘대량학살’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요르단과 이집트 역시 트럼프의 제안을 곧바로 거부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수용해야 한다는 트럼프의 이전 제안도 거부한 바 있다. 이집트와 요르단 같은 인접국들은 이미 19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쫓겨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대거 받아들였다. 그 여파로 수년을 혼란 속에 지내야 했다. 요르단 왕실에 따르면 압둘라 국왕은 “팔레스타인 영토 합병과 주민 이주에 관한 어떤 시도도 거부한다”고 밝혔다. 또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교장관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가자 지구에서 내쫓는 대신 신속한 인도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면서 “이들은 자기 땅을 지키고, 이주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만도 팔레스타인 주민을 강제 이주시키는 것은 ‘심각한 범죄’라고 비판했다.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교장관은 “강제 이주 시도는 매우 심각한 범죄가 될 것”이라면서 “이 지역을 끊임없는 불안정 상태로 몰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과 유럽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튀르키예도 하칸 피단 외교장관이 트럼프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대했다. 피단 장관은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 통신에 “우리나 그 지역 모두 가자 주민 추방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왜 갈등을 멈추는 대신 더 많은 갈등을 유발할 제안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유럽 반발 유럽도 곧바로 반발했다. 안나레나 베어백 독일 외교장관은 이미 1년이 넘는 전쟁으로 황폐화된 가자 지구를 미국이 점령한다는 계획은 “새로운 고통과 새로운 혐오를 부추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어백 장관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 지구가 아닌 다른) 어딘가로 가는 것은 어떤 해결책도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케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집에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들이 재건하도록 해야 하며 이 재건을 우리가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팔레스타인을 독립시켜 이 지역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나라가 공존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다들 내 제안 사랑” 이스라엘은 트럼프의 제안에 대해 의견이 엇갈렸다. 극우와 보수 진영에서는 이를 반기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하마스와 진행 중인 인질, 수감자 교환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에는 유대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랍계 주민들도 있다. 특히 아랍계 주민들을 대표하는 정당들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이는 ‘위험한 망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극우와 보수를 중심으로 화약고 같은 팔레스타인이 미국의 점령으로 안정되면 이스라엘에도 더 낫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5일 자신의 가자 지구 계획이 환영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팸 본디 법무장관 취임식 자리에서 가자 지구 계획에 대한 국제 사회 반응을 기자들이 묻자 “모두가 그것을 사랑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는 전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가자 구상’을 내놨다. 부동산 개발 업자인 트럼프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고 미국이 가자 지구를 장기간 점령해 개발하는 구상을 발표했다. 독립 외에 대안 없다 직접 당사자인 팔레스타인의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은 트럼프의 가자 구상을 강하게 비판했다. 압바스 수반은 트럼프 구상이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면서 팔레스타인이 독립하는 두 국가 해법 만이 이 지역에 평화와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이후 가자 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하마스도 트럼프의 구상은 ‘무책임한’ 것이라면서 “우리 주민들과 대의에 적대적인 것으로 이 지역 안정에 기여하지 못하고, 이곳의 불에 기름만 붓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5-02-06 04:48:10[파이낸셜뉴스]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과 신베트(국내 정보기관)가 1년간 추적한 끝에 어제(16일) 남부사령부 소속 군인들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하마스 테러조직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828여단이 가자지구 남부에서 하마스 대원 3명을 사살했으며, 시신 신원을 통해 신와르 사망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인 '알아크사 홍수' 작전을 주도해 가자지구 전쟁을 촉발한 신와르의 사망은 중동 정세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비로소 가자 주민들이 하마스의 폭정에서 벗어날 기회가 왔다"면서도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마스에 납치된 자국민 인질을 거론하며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전력을 다해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식을 전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은 신와르 제거로 정의를 구현했다"며 "군은 이스라엘 국민이나 군인을 해치려는 이들을 누구든 찾아가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카츠 외무 장관도 "작년 10월 7일의 학살과 잔학행위에 책임이 있는 대량 살인범 야히야 신와르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죽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는 이스라엘이 이룬 커다란 군사적, 도덕적 업적이자 이란이 이끄는 이슬람의 사악한 축에 맞선 자유세계 전체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신와르는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을 설계하고 주도한 인물로 이스라엘군의 '제거 1순위' 표적으로 꼽혔다. 이에 이스라엘을 지원해온 동맹국들은 신와르 사망으로 평화의 장애물이 제거됐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곧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및 다른 이스라엘 지도자들을 축하하기 위해 대화할 것"이라며 "이제 하마스가 통치하지 않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게 더 나은 미래를 제공할 수 있는 정치적 해결을 위한 기회가 왔다"고 기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신와르는 10월 7일의 테러 공격과 야만적인 행동의 주요 책임자였다"며 "프랑스는 하마스가 붙잡아둔 모든 인질의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도 "하마스는 이제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무기를 내려놓아야 하며, 가자지구 주민들의 고통은 마침내 끝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 장관은 하마스 무장대원들을 향해 "이제 나와서 인질들을 풀어주고 손 들어 항복할 때"라고 경고했다. 요르단강 서안 통치를 주도해온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은 신와르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긴급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10-18 07:43:41[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25일(현지시간) 새벽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은 데 이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이날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소식통들은 하마스가 텔아비브와 인근 도시들에 로켓포 공격을 가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번 로켓포 공격으로 텔아비브 남쪽의 리숀레지온시 일대에 방공 사이렌 소리가 울려퍼졌다고 밝혔다. 로켓포가 도시 내 공터에 떨어져 보고된 사상자는 없다고 타임오브이스라엘은 보도했다. 하마스는 이번 공격이 본인들의 무장 조직 알카삼여단이 행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텔레그램 성명에서 "시온주의자(이스라엘) 군대의 가자지구 민간인 대량 학살과 고의로 사람들을 피난민으로 만들고 있는 데 대한 보복"이라고 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08-26 09:2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