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절대 러시아 지배를 받지 않을 거예요"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러시아 침공에 반대하는 시위를 연 율랴 쉐스타코바씨(28·여)는 2초 간의 침묵 끝에 결연하게 말했다.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장악한다면 어떻게 될지 질문 받자 내놓은 답이었다. 6일 오전 11시 우크라이나 침략을 규탄하는 두번째 시위가 열렸다. 시위자들은 이날 '우크라이나를 도와주세요', '푸틴의 우크라이나 대량 학살을 중단하라' 등의 팻말과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이뤄진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었다. 시위 주최 측은 우크라이나 키이우(키예프)시에서 피란 간 사흐노 카테르나씨(28)의 편지를 낭독했다. 카테르나씨는 "벌써 사흘째 사이렌 소리가 멈추지 않고 있고 우리는 계속 지하실에 몸을 숨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제 딸 알리사는 잠을 자다가 "총알, 총알 날아"라고 소리 지르고 눈물을 흘리며 악몽에서 깨는 일이 이제 일상이 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우리 딸은 오는 3월 9일 세 살이 된다"며 "최고의 선물은 집에 돌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테르나씨는 "제 아이와 수천명의 다른 아이들에게 인생 최고의 선물을 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드므트로 김씨(41)는 대중 발언을 통해 러시아와 경제적 협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는 무역으로 벌어들인 모든 돈을 무기화할 것이고, 그 돈으로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피로 물 들일 것이다"고 말했다. 드므트로 김씨는 이어 "푸틴은 소비에트 연방 시절로 다시 되돌리려 한다"며 "우크라이나가 연방국 가운데 큰 나라여서 정복하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다음엔 한국까지 포함해 다른 나라들이 표적이 될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12년간 키이우에 살다가 전쟁 후 한국으로 왔다는 송해건씨(32)는 "아는 사람들이 언제든지 죽을 수 있는 상황"이라며 "조금이라도 돕고 싶어 나왔다"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다만 그는 "전쟁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며 "종전될 때까지 계속 시위에 나설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시위는 주한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발언문 낭독으로 시작해 서울 중구 일대를 행진하는 것으로 끝났다. 시위에 참가한 쉐스타코바씨는 "나라(우크라이나) 밖 멀리 있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며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시위를 열었다"고 말했다. 그는 "250명쯤 온 것으로 추산되는 지난 시위에 비해 참여 인원이 늘어 이번엔 300명 가까이 된다"며 "사람들이 많은 돈과 구호 물품을 기부해주는 등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8억800만원의 기부금액이 접수됐다. 쉐스타코바씨는 "(전쟁 결과에 대해)우린 정부와 국민을 믿고 우크라이나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전세계 시민들이 돕지 않으면 희생과 죽음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쟁 반대 시위에 동참해 줄것을 요청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2-03-06 18:23:42[파이낸셜뉴스] 위구르인을 식별·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을 중국 거대 기술기업들이 개발해 특허 등록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현지시각)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비디오 감시 정보기관 IPVM은 12일 보행자가 위구르인인지 분석해 감시카메라와 안면인식 네트워크 연결에 사용할 수 있는 특허 클러스터를 찾아냈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하이크비전, 다와, 유니뷰 등 중국 최고 보안카메라 제조업체들은 위구르인 판별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거대 IT기업 화웨이와 중국과학원이 공동 제출한 특허 출원서에는 보행자의 위구르인 여부를 AI가 구별할 수 있는 방안도 기술돼 있었다. 안면 인식 신생 기업 메그비가 낸 특허엔 위구르인이 있는지를 알려주는 기술 사용을 언급하고 있었다. 위구르인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전자상거래 거대 기업 알리바바도 인종 탐지 기술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워싱턴에 있는 주미 중국대사관은 위구르인 식별기술 특허에 대한 논평 요청에 반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관계자는 "미국이 흑인 식별 기술로 그들을 사냥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보라"면서 경각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한편 국제연합(UN)과 서방국가들은 위구르 소수민족이 대부분인 100만명 이상의 무슬림들이 신장지역 수용소에서 강제 노동 등 반인륜적 범죄와 대량학살을 당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jo@fnnews.com 조윤진 인턴기자
2021-01-15 07:27:20[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가 25일(현지시간) 새벽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은 데 이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이날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소식통들은 하마스가 텔아비브와 인근 도시들에 로켓포 공격을 가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번 로켓포 공격으로 텔아비브 남쪽의 리숀레지온시 일대에 방공 사이렌 소리가 울려퍼졌다고 밝혔다. 로켓포가 도시 내 공터에 떨어져 보고된 사상자는 없다고 타임오브이스라엘은 보도했다. 하마스는 이번 공격이 본인들의 무장 조직 알카삼여단이 행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텔레그램 성명에서 "시온주의자(이스라엘) 군대의 가자지구 민간인 대량 학살과 고의로 사람들을 피난민으로 만들고 있는 데 대한 보복"이라고 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08-26 09:26:45[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중재국이 오는 15일로 제안한 가자지구 휴전회담에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기존 휴전안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11일(현지시간) 타임오브이스라엘, 미국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미국, 이집트, 카타르 3개국이 제안한 휴전회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중재국 정상들은 가자지구의 휴전과 인질석방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한 회담을 15일 이집트 카이로 또는 카타르 도하에서 열 것을 제안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협상단을 보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하마스는 "중재국에 지난 7월2일 합의한 내용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15일 회담을 거부했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31일 3단계 휴전 방안을 공개한 이후 지난달 4일 하마스가 내놓은 남은 인질 석방 등을 포함한 수정안을 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마스는 "중재국들은 점령군(이스라엘) 침략에 대한 엄호를 제공하고, 우리 주민들에 대한 대량 학살을 계속할 시간을 주는 추가 협상이나 새로운 제안을 추구하는 대신 이것(기존 협상안)의 합의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과 휴전회담을 거부한 상황에서 이란이 며칠 내에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이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먼저 보복 공격을 한 후 이란이 직접적인 공격에 합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란의 공격 시기는 중재국이 제안한 가자지구 휴전 협상일(15일) 전에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에서 암살 당한 이후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이란의 공격은 여전히 유동적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이란의 신임 대통령과 고문들은 역내 긴장 고조가 자국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08-12 15:42:36[파이낸셜뉴스] 중동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및 친(親)이란 조직들의 충돌이 임박한 가운데 오는 15일(현지시간) 전후로 확전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이란 등이 여전히 이스라엘 공격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며 미국은 이스라엘을 방어하면서도 협상의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저항의 축', 15일 공격 나서나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11일 이스라엘 텔 하쇼머 기지를 방문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신병들에게 "우리는 상당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과거에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이스라엘을 해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그들이 이스라엘의 능력을 생각해 추가적인 전선에서 교전을 확대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우리는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날 이스라엘군의 수석 대변인을 맡고 있는 다니엘 하가리 해군 소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이란의 공격에 대비한 민간인 행동 지침을 변경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의 계획에 관한 최신 발표와 관련해 현시점에서는 민방위사령부 지휘상 변경 사항이 없다"고 알렸다. 이어 "이스라엘군과 안보 기구가 적과 중동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상황을 지속 평가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란의 지원을 받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은 하마스·헤즈볼라를 포함한 이른바 친이란 '저항의 축' 연합과 동시에 싸우고 있다. 저항의 축은 지난달 말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하마스 수뇌부를 연쇄 공격하자 보복을 선언했다. 이란은 이미 지난 4월에 이스라엘을 향해 대규모 미사일·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11일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보 당국은 이란이 15일 협상 직전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 갈란트는 11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통화에서 이란이 대규모 공격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이란 정치군대엔 혁명수비대는 13일까지 이란 서부 지역에서 군사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헤즈볼라가 먼저 이스라엘을 공격한 다음, 이란이 추가 공격에 나설 수 있다며 지난 4월보다는 공격 규모가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 4월에 중동 주변국과 함께 이란의 미사일 및 무인기(드론) 공격을 차단했던 미국은 지난 2일에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CVN-72)함을 포함한 해·공군 전력을 중동에 증파한다고 밝혔다. 오스틴은 11일에도 유도 미사일 잠수함을 중동에 추가 배치한다고 알렸다. 아직 꺼지지 않은 협상 불꽃지난해부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중재했던 미국, 카타르, 이집트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오는 15일에 카타르 혹은 이집트에서 긴급 휴전 협상을 열어 긴장을 낮추자고 촉구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협상 대표단을 보내겠다고 밝혔으나 하마스는 대표단 파견을 거부했다. 하마스는 11일 성명에서 새로운 휴전 협상 대신에 지난 5월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3단계 휴전안을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추가 협상을 진행해봤자 "중재국들이 점령군(이스라엘군)의 침략을 은폐하고 우리 주민들을 대량 학살할 시간을 더 준다"며 "그 대신 점령군에 이를 시행할 것을 압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날 바이든은 미국 CBS 방송에 출연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여전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내가 마련했던 계획은 주요 7개국(G7)과 유엔 안보리의 지지를 받았으며 여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다툼이 "지역 전반의 전쟁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나와 내 팀은 말 그대로 '매일'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CNN은 11일 보도에서 지난달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이스마일 하니예의 뒤를 이어 하마스 정치국장에 오른 강경파 야시야 신와르가 휴전 협상에 임할 생각이 있다고 주장했다. CNN은 이스라엘 관계자들을 인용해 최근 휴전 중재국인 이집트와 카타르 관리들이 신와르의 협상 의향이 담긴 메시지를 이스라엘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협상에 응할 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네타냐후의 연립정부에 참여한 우파 동맹 관계자들은 기자들과 만나 네타냐후가 연정 존속과 상관없이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CNN은 극우에 가까운 이스라엘 연정 참여자들이 협상에 극렬히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관계자 중 하나는 "아무도 네타냐후가 뭘 원하는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8-12 13:29:32[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29개월간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인 3분의 1이 종전을 위해 일부 영토를 양보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전히 절반 이상은 영토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종전을 원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2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키이우 국제 사회학 연구소(KIIS)는 지난 5~6월 우크라이나인 30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32%가 일부 형태의 영토 양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영토를 포기할 수 있다는 답변 비율은 지난해 5월 10%에 불과했지만 지난 연말 10%, 지난 2월 26%로 증가했다. 어떤 영토 양보에도 반대한다는 응답비율은 55%로 절반을 넘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포기할 수 없다는 응답비율은 84%에 달했다. 1년새 29%p나 줄어든 것이다. 설문조사는 러시아 점령지 주민과 외국으로 떠난 피란민을 제외하고 우크라이나 정부가 통제하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했다. 영토를 양보할 수 있다는 응답자의 46%는 러시아가 국가로서 우크라이나 파괴나 대량 학살을 시도한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주장대로 우크라이나의 독립을 침해하지 않고 탈나치화·비무장화를 추구한다는 답변은 5%에 그쳤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7-24 10:47:01[파이낸셜뉴스] 국가보훈부는 독일에서 '유덕고려학우회'를 결성해 외교 독립운동 활동을 한 황진남·이의경·김갑수 지사를 '2024년 7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고 6월 30일 밝혔다. 보훈부에 따르면 유덕고려학우회는 유럽 최초의 한인 유학생 단체로 이들 지사는 각종 선전물 제작·배포와 국제회의를 통해 일본의 침략행위와 한국의 상황을 세계에 알렸다. 정부는 세 지사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황 선생과 이 선생에게는 건국훈장 애족장을, 김 선생에게는 건국포장을 각각 추서했다 ■황진남 지사 '한인학살' 전단 제작 일제 만행 알려 황진남 지사는 1923년 관동대지진으로 일본에서 무고한 조선인들이 대량 학살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진상을 조사하고, '한인학살'과 '동포에게 고함'이라는 제목으로 전단을 제작해 일제의 만행을 대외에 알렸다. 그는 재독한인대회가 개최되자 '한국에서 일본의 유혈통치'라는 전단을 배포하며 각국 정부와 국민들에게 한국 독립을 적극 지지해 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1897년 함흥에서 태어난 황 지사는 1920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외무부 참사로 임명됐으며, 이후 독일로 건너가 베를린대학에서 유학했다. ■이의경 지사 '국치기념경고문' 인쇄 배포 등 1899년 해주에서 태어난 이의경 지사는 '이미륵'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며 독일에서 '압록강은 흐른다'라는 소설을 발간한 작가로도 널리 알려졌다. 이 지사는 경성의학전문학교 재학 중 3·1운동에 가담하며 '국치기념경고문'을 인쇄해 배포하는 등의 활동으로 일제에 수배되면서 중국 상해로 망명했고, 독일 뮌헨대학에서 유학했다. 이 지사는 1927년 벨기에 브뤼셀의 에그몽 궁에서 '세계피압박민족대회'가 열리자 한국 대표단으로 참가해 한국 내 총독정치 철폐, 한국의 독립 확보,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 승인 등을 제안해 결의문에 포함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김갑수 지사 '조선인유학생회'를 이끌며 항일 운동 김 지사는 1921년 상해임시정부에서 파송하는 유학생 16명을 인솔해 독일 유학길에 올랐고, 뷔르츠부르크 대학교에서 공부했다. 그는 1921년 베를린에서 결성된 유덕고려학우회의 첫 간사장을 맡았고, 기관지인 '회보'라는 잡지를 발행해 재독 한인의 동향과 국내외 소식을 알렸다. 보훈부는 "독립운동의 불모지와도 같았던 독일에서 국제외교의 중요성을 인식해 홍보물을 배포하고 국제대회에 참가해 독립에 대한 의지와 열망을 알린 재독한인 학생들의 활동은 해외 독립운동사에 큰 이정표를 남겼다"고 설명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6-30 16:53:162023년 10월 7일 새벽,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대규모 로켓포 공격을 가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대해 전면전을 선포했다. 개전 6일 만에 확인된 사망자 수만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사망자 수를 넘어섰고, 전쟁은 해를 넘겨 9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기억 속의 이 지역은 늘 분쟁 중이었던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 이유는 우리에게 분명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2000년 동안 나라 없이 떠돌아다니던 유대인이 신에게 약속받은 옛 조상의 땅에서 세운 유대 국가가 이스라엘이고, 이에 반대하는 아랍인들과 계속 갈등을 빚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 아닐까. 그렇기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종교 분쟁이거나 민족 갈등으로 느껴진다.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야말로 20세기 홀로코스트의 최대 피해자가 21세기 무소불위의 가해자가 되는 역사적 아이러니의 결정판이다. 무엇이 정의이고 글로벌 상식인지 헷갈릴 정도로 이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편견과 왜곡이 화석화돼 가는 절망의 시기에 팔레스타인 역사와 오늘날 이스라엘 문제의 본질을 적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열 가지 신화'는 그 일반적인 인식과 당연하다고 여겼던 명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성서 시대부터 시작하여, 2005년 이스라엘이 가자 정착촌에서 철수한 후 2015년까지 벌인 종족 학살의 타임라인까지 방대한 범위에서 수많은 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신화를 깨부순다. 저자 일란 파페는 이스라엘 출신의 유대인이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지지해 온 역사가인 그는 10월 7일 사건 이후로 수차례 여러 언론에 입장문을 기고했고, 안타깝고 괴로운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 한국어판 서문을 보내왔다. 저자는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을 순수 유대 국가를 만들기 위한 종족 청소의 일환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저항을 식민 지배를 받는 민족의 해방운동으로 바라본다. 근대 국가가 태동하던 그 시기에 열강의 편의에 따라 이리저리 나뉘다가, 영국의 위임 통치를 받는 동안의 혼란에서 일제 강점기 이후 한반도의 상황이 비쳐 보이기도 한다. 이스라엘에 대한 신화는 현재진행형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공격을 '홀로코스트'라고 부르며 세계인의 마음속에 죄책감으로 자리 잡은 대량 학살의 기억을 자극한다. 그러나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가자 지구 민간인의 수는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의 10배를 넘긴 지 오래다. 오래 전 기독교 세계에서 게토에 격리되었던 유대인들이 지금은 분리 장벽 안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격리시키고 봉쇄하고 있다. 지금 이스라엘 정부는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가자 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반유대주의로 규정해 버린다. 저자는 자신의 책을 두고 '균형 잡히지 않은 책'이라고 규정한다. 오히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땅에서 식민지화되고, 점령당하고, 억압받는 팔레스타인인들을 대신해 권력의 균형을 바로잡으려는 또 하나의 시도라는 것이 그의 집필 요지다. 본질적 왜곡과 전해 내려오는 가설들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한, 현재 팔레스타인 땅의 비인간적인 정권은 계속해서 보호받을 것이다. '이스라엘에 대한 열 가지 신화'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스라엘에 대한 신화가 등장한 배경과, 그에 가려진 진실을 폭넓게 제시하고 있다. 2023년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이 발발한 이유와 이후 이스라엘의 반응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란 대통령의 사망과 사우디 국왕의 와병으로 더욱더 혼돈에 빠진 중동 정세는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에 힌트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백선 번역가
2024-06-06 18:25:31'톺아보다'는 '샅샅이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다. '내책 톺아보기'는 신간 도서의 역·저자가 자신의 책을 직접 소개하는 코너다. 2023년 10월 7일 새벽,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대규모 로켓포 공격을 가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대해 전면전을 선포했다. 개전 6일 만에 확인된 사망자 수만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사망자 수를 넘어섰고, 전쟁은 해를 넘겨 9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기억 속의 이 지역은 늘 분쟁 중이었던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 이유는 우리에게 분명하게 떠오르지 않는다. 2000년 동안 나라 없이 떠돌아다니던 유대인이 신에게 약속받은 옛 조상의 땅에서 세운 유대 국가가 이스라엘이고, 이에 반대하는 아랍인들과 계속 갈등을 빚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 아닐까. 그렇기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은 종교 분쟁이거나 민족 갈등으로 느껴진다. 우리 눈 앞에 펼쳐지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야말로 20세기 홀로코스트의 최대 피해자가 21세기 무소불위의 가해자가 되는 역사적 아이러니의 결정판이다. 무엇이 정의이고 글로벌 상식인지 헷갈릴 정도로 이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편견과 왜곡이 화석화돼 가는 절망의 시기에 팔레스타인 역사와 오늘날 이스라엘 문제의 본질을 적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열 가지 신화'는 그 일반적인 인식과 당연하다고 여겼던 명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성서 시대부터 시작하여, 2005년 이스라엘이 가자 정착촌에서 철수한 후 2015년까지 벌인 종족 학살의 타임라인까지 방대한 범위에서 수많은 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신화를 깨부순다. 여기서 신화는 이스라엘 정부가 만들어 낸 내러티브이거나 우리가 흔히 가지는 오해다. 저자 일란 파페는 이스라엘 출신의 유대인이다. 팔레스타인 해방을 지지해 온 역사가인 그는 10월 7일 사건 이후로 수차례 여러 언론에 입장문을 기고했고, 안타깝고 괴로운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 한국어판 서문을 보내왔다. 저자는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을 순수 유대 국가를 만들기 위한 종족 청소의 일환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저항을 식민 지배를 받는 민족의 해방운동으로 바라본다. 근대 국가가 태동하던 그 시기에 열강의 편의에 따라 이리저리 나뉘다가, 영국의 위임 통치를 받는 동안의 혼란에서 일제 강점기 이후 한반도의 상황이 비쳐 보이기도 한다. 이스라엘에 대한 신화는 현재진행형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공격을 ‘홀로코스트’라고 부르며 세계인의 마음속에 죄책감으로 자리 잡은 대량 학살의 기억을 자극한다. 그러나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가자 지구 민간인의 수는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의 10배를 넘긴 지 오래다. 오래 전 기독교 세계에서 게토에 격리되었던 유대인들이 지금은 분리 장벽 안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격리시키고 봉쇄하고 있다. 지금 이스라엘 정부는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가자 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반유대주의로 규정해 버린다. 저자는 자신의 책을 두고 ‘균형 잡히지 않은 책’이라고 규정한다. 오히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땅에서 식민지화되고, 점령당하고, 억압받는 팔레스타인인들을 대신해 권력의 균형을 바로잡으려는 또 하나의 시도라는 것이 그의 집필 요지다. 본질적 왜곡과 전해 내려오는 가설들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한, 현재 팔레스타인 땅의 비인간적인 정권은 계속해서 보호받을 것이다.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이들 가설을 검토함으로써, 우리는 이 가설들이 역사적 진실과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그리고 이런 역사적 기록을 바로잡는 일이 어째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와 화해의 기회에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열 가지 신화'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스라엘에 대한 신화가 등장한 배경과, 그에 가려진 진실을 폭넓게 제시하고 있다. 2023년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이 발발한 이유와 이후 이스라엘의 반응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란 대통령의 사망과 사우디 국왕의 와병으로 더욱더 혼돈에 빠진 중동 정세는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에 힌트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백선 번역가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6-06 08:04:30하마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을 놓고 서방이 분열되고 있다.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을 놓고 엇갈린 결정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라파 지상전 확대에 나섰다. ■스페인·아일랜드·노르웨이, 팔레스타인 국가로 인정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과 아일랜드, 노르웨이는 예정대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수도 마드리드 총리 공관 앞에서 팔레스타인을 공식 인정한 것은 "누군가와 등을 돌리려는 결정이 아니다"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을 끝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단순한 역사적 정의만이 아니라 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말했다. 사이먼 해리스 아일랜드 총리도 이날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인정한다면서 다른 나라들도 따를 것을 촉구했다. 해리스 총리는 "두 나라 해법의 희망을 지속하고, 그 목표가 살아 있도록 하기 위해 국가로서 택할 수 있는 실용적인 행동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산체스의 이날 발언은 "유대인들에 대한 대량 학살과 전쟁범죄를 조장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유럽 3국이 팔레스타인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려는 계획을 지난주 공개한 뒤 이스라엘은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스라엘은 3국 주재 대사들을 본국으로 송환했고, 예루살렘의 스페인 영사관에는 서안 팔레스타인 주민들에 대한 영사 업무 제공 금지를 지시했다. ■미국·독일·프랑스 등은 반대스페인 등 3개국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한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현재 유엔 회원국 대부분이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고 지난 2014년 독단적으로 먼저 움직인 스웨덴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일부 국가들도 팔레스타인을 나라로 인정하고 있다. 슬로베니아와 몰타는 현재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EU 양강인 프랑스나 독일은 팔레스타인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비록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을 끝내기 위해 '두 나라 해법'을 지지하고는 있지만 이스라엘만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특히 유엔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지위를 논의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팔레스타인의 유엔 가입 문제에 대해 이스라엘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으며 5월에도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 10일 팔레스타인 가입 표결에서 기권한 독일은 아직 인정할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장기간 휴전이 우선이라며 "상징적인 국가 인정 방향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금기'는 아니라면서도 그러기 위해서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정치적 차원에서 유용하고, 획기적인 진전을 가능케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라파 지상전 확대이스라엘은 28일 국제 사회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가자 지구 남부 라파에서 지상전을 확대해 전차들을 진입시켰다. 주말 동안 라파에 대규모 공습을 벌인 이스라엘군은 이날 전차들을 앞세워 라파에 진입했다. FT는 목격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 군용차량들이 라파 중심부에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라파에서는 이스라엘군 최소 5개 여단이 작전 중이다. 미 국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레드라인을 이스라엘군이 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스라엘의 지상전이 전면 지상전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이번 지상전은 칸유니스, 가자시 등에서의 이전 지상전에 비해 훨씬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5-29 18: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