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외식 물가가 치솟고 있다. 여름 별미인 평양냉면 가격도 오르면서 '면플레이션'(면+인플레이션) 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평양냉면 4대 맛집'으로 꼽히는 을지면옥·을밀대·필동면옥·봉피양 등은 최근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을지면옥은 평양냉면 가격을 기존 1만3,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인상했다. 수육은 3만 원에서 3만5,000원, 편육도 2만8,000원에서 3만 원으로 올렸다. 을지면옥은 재개발로 2년 만에 영업을 재개했다. 아울러 을밀대는 냉면 가격을 올해 초 기존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조정했다. 필동면옥은 2022년 냉면값을 1만3,000원으로 올린 뒤 지난해 1만4,000원으로 한 번 더 올렸다. 봉피양도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인상했다. 이와 관련해 냉면 가격 인상은 원재료인 메밀값이 오른 탓이 커 보인다. 농산물유통 종합정보시스템 '농넷'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 기준 전국도매시장 메밀 가격은 ㎏당 평균 7,182원으로 전년 동기(1,625원) 대비 342%(5,557원) 올랐다. 또 육류, 채소 등 다른 재룟값과 인건비, 전기요금 등도 올라 가격 인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냉면 외 다른 외식 물가도 오름세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김밥, 김치찌개 백반, 비빔밥 등 대표 외식 품목 8개의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4~7% 올랐다. 메뉴별로 김밥은 한 줄에 3,32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김치찌개 백반은 8,038원으로 4.4%, 비빔밥은 1만769원으로 5.7% 각각 올랐다. 네티즌들은 치솟는 외식 물가에 부담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가격이 너무 올라 부담스럽다" "외식은 당분간 줄여야겠다" 등 의견을 보이고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5-01 17:22:04[파이낸셜뉴스] 서울 지역 자장면·칼국수값이 또다시 상승했다. 계속되는 '면플레이션'(면과 인플레이션 합성어·면 물가 상승) 현상에 만원짜리 한 장으로 자장면 한 그릇 먹기도 어려워졌다. 12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기준 소비자가 많이 찾는 8개 외식 대표 메뉴 중 자장면은 지난 9월 7308원에서 지난달 7385원으로 한 달 만에 77원(1.05%) 올랐다. 칼국수도 같은 기간 9308원에서 9385원으로 77원(0.82%) 상승했다. 밀가루를 비롯한 재료비와 인건비, 가게 임대료, 전기·수도세가 꾸준히 오르면서 서민들이 부담 없이 한 끼로 즐기던 면 요리값이 급격히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지역 자장면 가격은 지난 2014년 10월 4500원에서 2019년 10월 5000원대로 올라섰고, 2022년 4월 6000원대, 작년 9월 7000원대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칼국수 가격 역시 2014년 10월 6500원에서 2019년 10월 7000원으로 오른 뒤, 2022년 3월 8000원을 넘었다. 평균 가격임을 감안하고 살펴보면, 중식당 가운데 자장면 한 그릇을 1만원 넘게 받는 곳이 많고 칼국수도 명동교자가 1만1000원을 받고 있어 한 그릇에 1만원이 넘어가는 추세다. 냉면 가격 역시 필동면옥 1만4000원, 을지면옥·을밀대 1만5000원, 우래옥·봉피양·평가옥 1만6000원 등으로 올랐다. 한편 지난달 나머지 6개 외식 품목의 평균 가격은 변동이 없었다. 김밥은 3462원, 냉면은 1만1923원, 삼겹살 1인분(200g) 2만83원, 삼계탕 1만7269원, 비빔밥 1만1038원, 김치찌개 백반 8192원 등으로 각각 지난 9월과 같은 가격을 유지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1-12 14:41:29[파이낸셜뉴스] 편의점 GS25의 점보라면 시리즈 누적 판매량이 200만개를 돌파했다. 26일 GS리테일에 따르면 GS25는 지난 5월 말부터 점보라면 시리즈인 공간춘, 팔도점보도시락 등 점보라면 시리즈를 선보였다. 점보라면 시리즈는 GS25가 먹방 콘텐츠에 열광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일반 용기면 대비 8배 이상 규모를 키워 기획한 초대형 콘셉트 자체브랜드(PB) 용기면이다. 8배 이상의 규모를 고려하면 일반 용기면 1600만개 분량을 판매한 효과다. 두 라면은 출시 직후 200일 이상 입고 물량이 당일 완판되는 등 인기를 이어왔다. 공간춘과 팔도점보도시락은 18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용기면 상품군 매출 1, 2위에 나란히 올랐다. 육개장, 신라면큰사발 등을 제치고 PB 라면이 매출 상위권에 오른 것은 처음이라고 GS25는 설명했다. 점보라면 시리즈는 특히 먹방 유튜버 등의 '먹방 챌린지'로 인기를 끌었다. SNS에 올라온 수백건의 점보라면 먹방 챌린지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2억회에 달한다. GS25 가성비 PB라면 '면왕'도 인기다. 면왕은 용량은 22% 늘리고 가격은 GS25 용기면 중 최저가(990원)로 내린 역(逆) 슈링크플레이션(가격은 그대로 두거나 올리면서 제품 용량을 줄이는 것) 대표 상품으로 꼽히며 출시 전부터 큰 주목을 받은 용기면 제품이다. 면왕은 박스 단위로 주문해 구매하거나 매장에 있는 물량을 한꺼번에 구매하는 '싹쓸이' 구매가 많았다고 GS25는 전했다. 특히 오피스(공단)나 학원가 상권에서 잘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GS25는 내년 상반기 내 출시 예정인 점보라면 시리즈 3탄을 필두로 차별화 PB라면 라인업을 지속 강화하는 전략으로 편의점 PB라면 열풍을 오는 2024년도에도 지속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김대종 GS25 가공기획팀 MD는 "점보라면 시리즈의 폭발적인 인기를 필두로 편의점PB라면 홀릭 트렌드가 지속 확산되고 있다"며 "틈새라면으로 시작해 오모리김치찌개면과 점보라면 시리즈로 이어지는 PB라면 명가 GS25의 명성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3-12-26 09:56:43[파이낸셜뉴스] 편의점 CU가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 업계 최초로 라면을 테마로 한 'K-라면 특화 편의점'을 열었다. 4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CU의 K-라면 특화 편의점은 '라면 라이브러리' 콘셉트로 국내외 인기 봉지라면 100여종을 만나볼 수 있는 차별화 편의점이다. 일반 점포에서 보통 30여종의 봉지라면을 판매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3배가량 많은 라면 구색이다. 이 점포에는 가로 6m, 세로 2.5m 크기의 총 100칸짜리 초대형 라면 전용 진열장이 설치돼있으며, 매장 한 면이 모두 라면으로 채워져 있다. 형형색색의 라면들이 팔레트처럼 펼쳐져 있어 인증사진을 남길 수도 있다. 점포에서는 신라면, 불닭볶음면, 진라면 등 한국을 대표하는 라면 90종을 비롯해 일본 삿포로 소유 라멘, 후지와라 홋카이도 하코다테 소금라멘, 베트남 쌀국수, 인도네시아 미고랭 등 해외 라면 15종 등 총 105종의 봉지라면을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 컵라면 120여종까지 더해 이 점포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라면 상품을 판매하는 편의점이 됐다. 점포에는 즉석 라면 조리기가 비치돼 라면을 직접 끓여 먹을 수 있다. 또 라면과 곁들여 먹기 좋은 토핑 추천 레시피, 컵라면 용기 모양을 본떠 만든 스탠딩 시식대도 마련돼 있다. 편의점이 이처럼 봉지라면의 구색을 대폭 강화한 특화 점포를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편의점의 봉지라면과 컵라면의 매출 비중은 20대 80으로, 컵라면이 주력상품이기 때문이다. CU는 최근 물가 상승에 따른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 영향으로 간편한 한 끼 식사를 대표하는 라면에 대한 수요가 크게 높아진 점을 고려해 라면 특화 점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CU의 최근 3년간 전년 대비 라면 매출 증가율을 보면 2021년 8.6%, 지난해 25.6%, 올해 1∼11월 21.1% 등이다. 황지선 BGF리테일 가공식품팀장은 "라면 수출액이 1조원을 넘어서며 K푸드 대표 주자로 자리 잡은 만큼 K 라면을 한데 모은 이색 편의점을 기획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CU는 편의점 트렌드를 선도하고 고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차별화 점포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3-12-04 15:02:52[파이낸셜뉴스] 편의점 GS25가 중량은 늘리고 가격은 낮춘 자체 브랜드(PB) 용기면을 선보인다.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용량은 줄이고 가격은 유지) 역주행 상품이다. 21일 GS리테일에 따르면 오는 22일 출시되는 PB 용기면 '유어스면왕'은 물가안정 콘셉트로 기획된 상품으로, 유사 제조사 상품(NB) 용기면 대비 중량은 20%가량 늘리고 가격은 1000원 아래로 낮췄다. GS25는 면과 건더기를 넉넉히 증량하는 방식으로 면왕 중량을 105g까지 늘리면서, 가격은 GS25 용기면 최저가인 990원으로 책정했다. 각종 할인 혜택을 적용할 시 '면왕' 가격은 600원대까지 낮아진다. GS25는 고물가 상황 속 물가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상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김대종 GS25 가공기획팀 MD는 "고물가 장기화, 슈링크플레이션 논란 속 이번에 선보인 물가안정 PB라면 면왕이 역대급 호응을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PB라면 명가 GS25의 명성을 계속 이어 나갈 수 있는 상품 라인업 확대, 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3-11-21 07:59:56[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나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과 같은 꼼수 가격 인상에 대해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일부 식품기업이나 외식업자들이 제품 가격은 그대로 두고 양을 줄이거나 품질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이익을 남기는 모습을 보여서다. 고물가 시대에 편승한 가격 눈속임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식품업계를 향해 세무 조사 등을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정부 통제만으로 억누르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이어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그대로 두고 양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해 '꼼수'라고 지적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양을 줄인다는 의미의 '슈링크(shrink)'와 물가상승을 말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기업이 제품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제품 크기·용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을 올리는 전략을 의미한다. 최근 정부로부터 가격 인상 자제 요청을 받은 식품업계에선 가격을 유지한채 제품 용량을 줄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동원F&B(양반김·참치캔), 해태(고향만두) 등은 지난해와 올해 제품 함량을 줄였지만,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추 부총리는 "소비재 가격은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결정되고 가격 책정도 회사에서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소비자들은 양이 줄었는데 줄었는지도 모르고 소비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는 정직한 경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추부총리는 "가격 표시, 함량 표시, 중량 표시가 정확해야 하고, 정확하지 않으면 현행 법규에 따라서 엄정하게 제재를 받아야 한다"면서 "편법 회계 처리에 대해선 세무당국이 엄밀하게 보게 될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정 장관은 식품 기업이나 외식 업자들이 원자재 가격이나 인건비가 오를 때 이윤을 유지하기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는 기업이 버틸 수 있을까"라면서 "현재 소비자 수준에선 현실적으로 안될 것 같다. 소비자의 권익을 신장하는 쪽으로 업계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밀 가격이 배 이상 올라갈 때 업체들이 가격을 많이 올렸는데 지금은 밀 가격이 많이 내려갔지만 (제품 가격이) 한 번 올라간 것은 안 내려가고 있다"며 식품업계에 대한 압박을 이어갔다. 정부가 이처럼 기업들의 향해 압박 수위를 높이는 배경에는, 이들 업체들이 물가 상승기에 편승해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는 그리드 플레이션(탐욕+인플레이션)에 대한 의구심이 깔려있다. 꼼수 인상이 소비자 체감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심리를 더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하지만 중량 변경과 같은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적당한 제재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한국도 외국처럼 입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추 부총리도 “기업이 제품 내용물을 변경했을 때 소비자에게 알게 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공감했다. 그러면서 "그런 방안에 관해서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함께 검토 중에 있다”면서 "회사에서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양을 줄여서 파는 것은 판매자의 자율이라 하더라도 소비자에게 정당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3-11-16 18:11:21[파이낸셜뉴스] 우윳값이 치솟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으로 편의점 초저가 자체브랜드(PB) 우유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10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최근 대형 식음료 제조사 상품(NB) 우유들이 일제히 가격을 인상한 직후인 이달 초(10월 1~9일) PB우유 매출은 지난달 대비 4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NB 우유 매출(1.9%)과 우유 전체 매출(5.0%)이 각각 한 자릿수 증가율을 보인 것을 고려하면 PB 우유 매출 구매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 셈이다. CU의 PB 우유인 헤이루(HEYROO) 흰 우유는 PB상품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전체 흰 우유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6%에서 8.2%까지 늘었다. 헤이루 흰 우유는 NB 우유 대비 20~30%가량 저렴하다. 세븐일레븐에서 판매 중인 PB 상품 세븐셀렉트 굿민흰우유' 매출 역시 같은 기간 40% 늘었다. 대용량 흰 우유 수요가 높은 주택가가 밀집한 점포에서는 PB 우유 상품 매출이 같은기간 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원유 가격이 리터당 88원(8.8%) 인상되면서 주요 우유 제조사들은 우유 가격을 지난 1일부터 평균 4~9%가량 인상했지만, CU와 세븐일레븐의 PB 우유 가격은 원유 가격 인상 전과 동일하다. CU는 지난 7월 물가 안정화를 위해 유통업계 최초로 PB 우유 가격을 100원씩 인하하기도 했다. 유진영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이달 NB 우유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 변동이 없는 PB 우유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실제, 맛과 품질 면에서도 PB 우유가 NB 상품과 동일해 소비자들의 이러한 선호도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3-10-10 10:24:23[파이낸셜뉴스] 원유 가격 인상이 본격적으로 출고가에 반영되기 시작하며 정부도 현장 점검과 물가 관리에 나섰다. 오는 6일부터 본격적으로 소비자가격이 인상되면 또 다시 '밀크플레이션'이 닥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현 시점에도 우유 1ℓ 가격대는 3000원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양재 농협하나로마트에서 김정욱 축산정책관 주재로 소비자단체·생산자·유업계·유통업계와 함께 우유 등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올해 원유가격은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적용해 88원/ℓ(8.8%) 인상됐다. 생산자 측에서는 생산비가 115.76원/ℓ(13.7%) 상승했다며 협상폭의 최상단(104원) 인상을 요구했지만 정부의 중재 끝에 중간값 수준의 협상안이 도출됐다. 유업체와 하나로마트 등 유통업계도 정부의 물가안정에 협조하기로 했다. 소비자 구매가 많은 대형마트 흰우유(900~1,000㎖) 판매가격을 2980원 이하로 최소화하는 등 예년에 비해 유제품 가격 인상을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에서 책정한 것이다. 이날 참석한 이창범 한국유가공협회 회장은 “원유가격 인상뿐만 아니라 설탕을 비롯한 각종 원재료와 포장재, 가스·전기요금, 물류비 등 다양한 가격 인상 요인이 있다"면서도 "유업계는 소비자 부담 완화와 물가안정을 위해 유제품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소비자 부담은 높다. 아직 본격적인 출고가 반영이 시작되지 않았지만 이미 9월에 서울우유의 대표 품목인 ‘나100%우유’를 기준으로 1ℓ 당 대형마트 2980원, 편의점 3050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유업계는 편의점의 유통 특성상 판매가격이 대형마트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편의점은 지역의 소규모 자영업자가 프랜차이즈와의 계약에 따라 24시간 수시로 1+1, 2+1 등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등 가격책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있다는 것이다. 오는 6일부터 출고가에 인상분이 반영되며 본격적인 인상이 시작된다. 농협 하나로마트는 소비자 부담 최소화를 위해 수시로 묶음 판매와 할인행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욱 농식품부 축산정책관도 “국산 유제품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지 않기 위해서는 가격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며 "지금과 같이 고물가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할인행사, 묶음 판매 등으로 소비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유가격 인상과 함께 흰우유 가격이 인상되었지만 가공식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식품 제조 업종별 원재료의 제조원가 비중은 53.8~78.4% 수준이다. 빙과류를 제외한 아이스크림, 유가공품 정도를 제외하면 원유 가격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과자류의 경우 유제품 비중은 식품 내 1~5% 수준이었다. 가공 식품 내 국산 원유 사용량이 적은 것 또한 물가를 자극시키지 않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지난 20여 년간 지속 감소를 겪은 국내 우유 시장의 '마시는 우유' 소비는 과제로 남아있다. 반대로 국산 원유 비중이 낮은 치즈·아이스크림·버터 등 유가공품 소비는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는 저출산, 저렴한 수입 멸균유 증가 등으로 국산 원유 소비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제도개선, 국내 조사료 생산 확대 등을 포함한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방안을 관련 생산자, 유업계, 소비자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T/F팀)을 꾸려 마련할 계획이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3-10-04 13:34:59[파이낸셜뉴스] 내년 최저임금 인상폭을 놓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이견이 여전한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을 예견하고 안정화 움직임을 보이던 물가 지표 등이 반등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근로자 측에서 6차수정안에서 1만620원(10.4% 인상)을 제안하며 '최저임금 1만원 시대'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이 한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다. 16일 업계와 학계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 임금은 약 1만원 안팎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은 근로자와 사용자 간 합의가 실패한 뒤 공익위원의 중재안을 표결에 부쳐 결정됐다. 중재안은 '국민경제 생산성 산식'에 따라 정해진다. 올해 적용 중인 최저임금 인상률 역시 경제성장률(2.7%)에 소비자물가상승률(4.5%)을 더한 뒤 취업자증가율(2.2%)을 빼서 정해졌다. 올해도 동일한 방식으로 산식이 적용될 경우 현 시점 예상되는 경제성장률(1.4%)과 소비자물가상승률(3.4%), 취업증가율(1.2%)을 기준으로 약 3.6% 수준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 이 산식을 적용하면 시급 기준 9966원으로 '1만원'에 근접한다. 문제는 최저임금이 올라간 만큼 시장에서도 물가 상향을 통해 대응한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연구원(KERI)의 연구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1% 인상은 소비자물가가 0.07% 따라 오르는 효과를 가져왔다. 올해 '런치플레이션'으로 불리는 사회현상으로까지 번진 외식비와 식자재 물가 상승이 가라앉지 않고 임금 인상의 흐름을 탈 경우 3.6% 수준의 최저임금 상향이 '제로섬'으로 돌아갈 우려도 크다. 정부 역시 큰 폭의 임금 상승이 부담되기는 마찬가지다. 최저 임금에 연동해 산정되는 사회복지제도는 실업급여와 직업 훈련수당 등 30여가지에 이른다. 반면 임금 상승으로 인한 소득세수 증가의 기대는 크지 않다. 2018년 기준 16.4%에 달하는 최저 임금 인상을 단행했지만 소득세수는 3.6% 증가에 그쳤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상승분 만큼의 임금 인상은 필요하다"면서도 "임금 인상이 일자리 수 감소를 불러오는 것 역시 불가피한 일"이라고 진단했다. 강 교수는 "최저 임금 인상에도 해고를 면하고 근로시간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은 소수에 그칠 것"이라며 "자영업자 등 최저 임금에 가까운 업무일 수록 인건비 부담에 따라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물가는 에너지, 러·우 전쟁 등 대외적 여건의 영향이 커 임금 인상이 곧바로 물가를 자극 시킬 우려는 적다"고 덧붙였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3-07-14 16:33:52'먹방' 전성시대다. 달달한 자장면 몇 그릇을 비우고 피자 몇 판으로 배를 채웠는데 그게 끝이 아니다. 살살 녹는 디저트로 입가심을 한 뒤 탄산음료 그리고 주스까지 들이켜야 직성이 풀린다. 먹는 것 가지고 나무라면 그건 예의가 아니다. 그 많은 음식비용과 건강을 조금 염려하는 것뿐이다. 웬만한 식음료에 듬뿍 들어가는 '설탕'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다. 설탕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최근 설탕 선물가격이 t당 700달러를 넘어섰다. 2011년 11월 이후 12년 만이다. 비슷한 기간 설탕의 원료인 원당 선물가격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원당과 설탕 선물가격이 급등하면 또 하나의 인플레이션 자극요소가 될 수 있다. 원당을 수입하는 제당업계는 당연히 가격을 인상할 게 뻔하다. 원재료비에 설탕 비중이 10%가량 차지하는 제과업계도 제품 가격을 올릴 태세다. 빵과 아이스크림, 과자, 음료수 등 가공식품에 설탕이 빠진 품목을 찾을 수 없을 지경이다. 한식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음식에도 설탕이 많이 사용되기에 외식물가도 오를 것이다. 설탕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가공식품발 '슈거플레이션(슈거+인플레이션)' 위기가 덮칠 것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정부는 설탕발 인플레이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까. 아마 흔해 빠진 가격 억제지침을 내릴 것이다. 해당 부처 장관이 가공식품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모아 가격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식이다. 업자들의 팔을 비틀어 가격인상을 틀어막는 방식은 '반짝' 효과에 그칠 뿐이다. 바람직한 정책은 시대가 요구하는 필요성을 잘 읽어내고 타이밍을 잘 맞출 때 진가를 발휘한다. 설탕 가격 상승국면을 국민건강 정책 도입을 위한 '타이밍'으로 활용해봄 직하다. 우리나라는 설탕중독에 빠져 있다. 한국인이 하루에 섭취하는 설탕량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량보다 3.5배나 많다고 한다. 설탕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당뇨병, 비만, 심혈관계 질환 및 암 발병률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설탕은 악마의 백색가루라고 불린다. 설탕은 중독성이 워낙 강해 소비자 스스로 섭취량을 조절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정부가 설탕을 규제하면 식음료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다. 설탕에 길들여진 소비자들도 먹을 권리를 내세우며 정부에 맞선다. 다른 나라들은 설탕세를 도입하거나 학교에 설탕이 가미된 식음료 자판기를 없애고 과당 제품에 경고문구를 넣고 있는데 우리는 이런저런 이유로 제자리걸음이다. 시대적 당위성이 명쾌하다면 정책은 훈풍을 탈 수 있다. 쌀이 남아도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자는 제안은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 굳이 흰 쌀밥을 다 먹어야 할 동기가 마땅치 않은데 누가 그 제안을 따르겠는가. 옛날 새마을운동처럼 시키면 따르는 시대도 아니다. 다른 예로, 원유 가격이 폭등하면서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은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다.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는 유럽에 비해 과도하기 때문에 절약 캠페인이 갖는 설득력은 높다. 그러나 산업용 전기 사용이 가정용보다 에너지 소비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면에서 일반 가정의 에너지 절약은 귀에 들리지도 않는다. 어차피 계속 오를 것 같은 설탕값 문제도 해결하고 국민의 건강도 챙기는 타이밍 정책을 구사하면 어떨까. 최근의 설탕 선물가격이 식음료 제품에 직접 반영되는 시점은 약 6개월 뒤로 추산된다. 그러니까 우리에겐 연말까지 대처할 시간이 남아 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논설위원
2023-05-01 18:25: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