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울 몽촌토성역 일대와 광흥창역·경의중앙선역 인근에 역세권 장기전세주택을 포함한 공공주택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지난 28일 제2차 서울특별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개최하고 이들 지역에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건립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수정가결했다고 29일 밝혔다. 먼저 몽촌토성역세권은 송파구 방이동 56번지 일대로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건립 운영기준'에 따라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과 인접한 해당 지역에 공공임대주택을 포함해 역세권에 걸맞은 새로운 공간을 조성한다. 대상지는 공동주택 획지 5924.0㎡에 지하6층~지상 최고27층(최고높이 89m 이하) 규모의 총 471가구(공공임대주택 149가구)로 상정한 계획안이 수정가결됐다. 수정가결 의견에 따라 최종 주택공급계획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또 서측도로(올림픽로34길)를 확폭(8m)하고, 대상지 내 위치한 기존도로(올림픽로34길)를 양방교행이 가능하도록 선형 변경 등을 통해 교통환경을 개선했다. 보행자 휴게공간 및 시민을 위한 녹지공간을 제공하고자 대상지 북측에 공개공지를 확보했으며, 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50면)이 지하 1층에 조성될 계획이다. 이어 신수동 대상지는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과 경의중앙선 서강대역 역세권 내에 해당되며 노후건축물이 다수인 지역이다. 4720.7㎡ 부지에 지상 28층, 204가구 공동주택을 건립한다. 장기전세주택 59가구를 포함할 예정이다. 임대주택 평형별 가구수 조정 등 수정가결 의견에 따라 최종 공급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해당 공동주택 1층에는 공공기여시설이 계획돼 지역주민의 생활편의 증진을 위한 공간으로 제공할 예정이며, 인접 사업지인 신수동 91-90번지 일원에 조성될 녹지공간(소공원)은 주민들이 이용하기 더 용이하도록 보행공간을 개선한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4-02-28 20:43:14[파이낸셜뉴스] 한성백제박물관은 지난해 4월 몽촌토성 북문지 일원에 대한 발굴조사 중 집수지 내에서 묵서명(먹물로 쓰인 글자)이 있는 목간(문자를 기록하기 위해 일정한 모양으로 깎아 만든 나무 조각)이 출토됐다고 18일 밝혔다. 목간이 출토된 집수지는 축조에 사용된 목재와 집수지 내부 출토 목재에 대한 자연과학적 연대분석을 실시한 결과, 대략 469~541년 사이 고구려가 축조하고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목간은 출토상황으로 볼 때 명확히 작성 하한이 551년 이전의 것으로 고구려 목간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최고(最古)의 목간이며, 처음으로 발견된 고구려 목간이 된다. 아울러 몽촌토성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고구려 시기 유구 및 유물로 판단하였을 때 고구려가 몽촌토성을 점유하고 문서 행정을 했음을 보여주는 문자 자료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한성백제박물관은 출토된 목간을 오는 21일 한국목간학회가 개최하는 학술회의에 고고(考古) 최신 문자 자료로서 발표해 관련 학계에 연구 자료로 제공한다. 향후 박물관의 전시·교육 자료로서 활용할 예정이다. 한편 한성백제박물관은 사적이자 백제 한성기 왕성인 몽촌토성에 대해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지난 2014년부터 중장기 발굴조사계획을 수립하고 연차 발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2-01-18 09:04:03몽촌토성에서 '관(官)'자가 새겨진 토기 조각과 백제 전성기 대형 포장도로가 확인됐다. 서울시 한성백제박물관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발굴조사 중인 서울 몽촌토성(사적 제297호)의 북문지 일원 발굴성과에 대한 현장설명회를 14일 오후 2시에 개최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몽촌토성 북문지 안쪽에서 삼국 시대 포장도로 5기와 수혈유구(竪穴遺構, 지면에서 곧게 내려 판 굴모양의 터) 18기, 구상유구(溝狀遺構, 고랑 모양의 터) 1기가 확인됐고, 북문지 바깥에서는 삼국 시대 도로 1기, 통일신라 시대 도로와 함께 수레바퀴ㆍ사람ㆍ소의 발자국 흔적 등이 조밀하게 분포한 생활면 유구 등이 확인됐다. 몽촌토성 북문지 안쪽에서 확인된 5기의 삼국 시대 도로는 격자상으로 구획된 포장도로로 확인됐다. 특히, 북문지의 문도(門道)와 일직선으로 연결되는 1호 도로는 백제가 최초 조성한 후 그 위에 한 차례 더 도로를 개설하여 사용했던 중층도로인 점이 확인됐다. 특히 이곳은 북쪽 측구(側溝, 도랑)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진행하는 또 다른 도로와 측구가 있는 것으로 보아 1개의 도로가 3개의 노면으로 이루어진 1로 3도(1路 3道)일 가능성이 크며, 백제가 사용한 하층도로와 중층도로를 고구려 역시 증개축(增改築)하여 사용하는 등 시기별로 총 세 차례에 걸쳐 축조된 것으로 발굴결과 확인됐다. 1호 도로의 백제 상층도로는 북쪽으로 약 20m 정도 떨어져 있는 2호 도로와 연결되어 있는데, 이 백제 상층도로에 덧붙여 축조된 고구려 이후 시기의 도로는 북문지 안쪽에서 현재의 회전교차로와 같이 말각방형(抹角方形,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사각형)에 가까운 모양으로, 회전하는 형태이다. 따라서 북문지 안쪽에는 회전교차로와 같이 도로를 축조하여 성 안팎으로 출입을 원활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구조와 규모의 도로는 우리나라 고대도성유적에서 최초로 확인된 유구이다. 아울러 1호 도로는 북문지 바깥으로 이어져 풍납토성(북성)으로 연결되는 주요 도로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백제와 고구려시대 토기 등 유물도 다수 출토됐는데, 그 중에서도 7호 수혈유구에서는 백제 직구단경호(直口短頸壺)의 어깨부분에 '관(官)'이라는 글자를 좌서(左書, 왼쪽과 오른쪽이 바뀐 글씨)로 찍은 토기 조각이 출토됐다. 이 '관(官)'자명 토기는 풍납동토성에서 출토된 적이 있는 '대부(大夫)'명 토기와 같은 기종인 직구단경호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1980년대 조사에서도 광구장경사이호(廣口長頸四耳壺)등의 고구려 토기들이 다수 출토되어 고구려가 이곳을 점유ㆍ활용하였을 가능성이 제기됐었는데,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고구려가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도로와 성토(盛土)대지, 수혈유구 등까지 확인됨으로써 이러한 가능성을 좀 더 구체화 할 수 있는 자료들이 확보됐다. 앞으로도 몽촌토성에 대한 장기적인 발굴조사와 연차적인 연구 조사를 통해 2000년 전 백제의 왕도인 서울의 백제역사 복원과 조명을 이뤄나갈 계획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6-11-14 09:18:58몽촌토성 발굴 현장 전경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내 몽촌토성(사적 제297호) 발굴 현장에서 백제와 통일신라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도로유구(도로 흔적)와 주거지 등이 대거 출토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29일 서울시 한성백제박물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한성 백제 왕도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몽촌토성 북문 내부 내성농장 일대 3500㎡를 대상으로 발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사 결과, 백제 주거지·도로 유구, 통일신라 집자리·우물 등 지난 2000년의 역사 흔적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시대별 유구와 유물을 다수 발견했다. 토성 북문 안쪽에서는 백제 한성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레바퀴 자국이 선명한 도로유구 2기가 발견됐다. 도로유구 2기는 앞으로 왕성 내·외의 도로망, 공간 구획 등 백제왕도의 구성과 도성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박물관측은 설명했다. 도로는 2기 모두 노면(路面)과 양쪽의 측구(側溝, 배수구)로 이뤄졌다. 황갈색 점질토와 잡석 부스러기를 다져 노면을 조성했고, 도로 양쪽에 조성된 측구는 단면 U자형으로 굴착해 만들었다. 확인된 도로 길이는 1호 약 600㎝, 2호 약 800㎝이며 노변 너비는 290~310㎝다. 측구는 너비 160~290㎝, 깊이 40~80㎝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들 도로 노면에 남겨진 뚜렷한 수레바퀴 자국으로 백제시대 교통·운송수단으로 수레가 많이 사용되었던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백제 도로유구 및 수레바퀴 자국 모습 또 도로 진행 방향으로 길이 390㎝, 너비 60㎝ 안팎의 석축 배수시설이 발견됐다. 이 지점에서는 백제 고배(굽다리접시), 단경호(짧은목단지), 뚜껑 등 백제시대 토기 조각도 출토됐다. 통일신라 문화층 바로 아래에서 발견된 백제 주거지에서는 중국 동진~육조시대 청자항아리, 사발, 전달린토기, 세발토기, 그릇받침, 뚜껑 등의 백제 토기류 조각과 그물추, 구슬 등이 출토됐다. 백제문화층 위에서는 통일신라시대 생활 양상과 취락 경관을 보여주는 집터 23기와 석축우물 1기, 도로 유구 1기 등 마을 유적이 확인됐다. 20기가 넘는 주거지가 확인된 통일신라시대 마을의 집자리는 평면 장방형의 형태를 띠고 있다. 내부에서는 온돌시설, 기둥구덩, 부석(敷石, 돌을 1~2겹 깔음)시설 등이 확인됐고, 출토 유물은 토기류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한편 사적 제297호인 몽촌토성은 성벽 둘레 약 2.3km, 면적 약 52만7000㎡의 규모로 현재는 잘 정비된 산책로와 체육시설 등이 조성된 근린생활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몽촌토성 발굴조사는 8월 초까지 진행될 계획이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14-07-29 12:21:06서울 용산 미군기지와 풍납·몽촌 토성, 한성백제유적 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가 추진된다. 서울시는 한양도성과는 별도로 용산 미군기지를 비롯해 7건을 세계문화유산, 인류무형유산, 세계기록유산 등 3분야로 나눠 세계문화유산 등재 목록에 올렸다고 25일 밝혔다. 세계문화유산 분야는 풍납.몽촌토성과 석촌동 고분군 중심의 한성백제유적, 동관왕묘 중심의 전국 소재 관우 관련 신앙공간, 덕수궁 등 대한제국 시기 정동 근대유산이 포함됐다. 또 인류무형유산 분야는 연등회, 발우공양이 포함됐고 세계기록유산은 동여도 등 한국 고지도, KBS 이산가족찾기 관련 기록물이 반영됐다. 용산 기지의 경우 일제강점기의 비극적 역사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 요인이 있지만 일제 군사시설과 미군 시설이 함께 남아있는 전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사례여서 등재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한성백제유적은 2000년 전 백제의 초기 역사 유적지로 사라진 고대 문명의 흔적이자 한강 중심의 동아시아 문화교류 증거물이라는 점이 높이 평가됐고, KBS 이산가족찾기 관련 기록물은 세계에서 최장 기간 냉전체제가 지속되는 한반도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기록물로 평가됐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13-11-25 17:04:07[파이낸셜뉴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오는 4∼5일 이틀간 대전 유성구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에서 '생생(生生) 보존 처리 데이' 행사를 연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문화유산을 보존 처리하는 현장을 공개하는 자리다.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이 행사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국보, 보물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문화유산 보존 처리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행사는 사전 예약을 통해 선정된 참가자를 대상으로 각 2회 열린다. 첫날인 4일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보존과학 분야를 소개한다. 지난해 경복궁 담장 낙서 사건 당시 낙서 제거 작업에 사용한 레이저 세척기를 소개하고 석조 문화유산의 오염 물질을 지우는 '클리닝' 작업을 시연한다. 우리나라 신석기 시대를 대표하는 유물인 빗살무늬토기를 토대로 만든 체험 꾸러미를 활용해 토기 조각을 직접 붙이고 조사하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5일 행사에서는 보존 처리 실험실 현장을 공개한다.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벽화 가운데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평가받는 국보 '부석사 조사당 벽화', 국보 '구례 화엄사 각황전 앞 석등' 등의 보존 처리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이밖에 몽촌토성 유적에서 출토된 삼국시대 쟁기, 6·25전쟁 전사자의 유품 등도 소개한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측은 "미래의 꿈나무들이 문화유산 보존 분야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관련 체험 행사를 지속해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9-02 11:11:29[파이낸셜뉴스]서울 성동구 서울숲역 인근 뚝섬지구에 호텔 및 공연장이 들어선다. 31일 서울시는 지난 30일 제13차 건축위원회를 열고 개봉역 역세권 활성화 사업을 비롯해 4건의 건축심의를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번 심의에서 통과된 곳은 △뚝섬지구 특별계획구역(Ⅳ) 복합빌딩 신축사업 △개봉역 역세권 활성화 사업 △온수역 역세권 활성화 사업 △몽촌토성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사업이다. 이들 사업지에는 공공주택 299가구와 분양주택 2484가구 등 총 2783가구의 공동주택과 문화·집회시설, 업무시설, 숙박시설 등이 건립된다. 지하철 수인분당선 서울숲역 인근의 뚝섬지구 특별계획구역에는 3개동, 지하 8층∼지상 48층 규모의 공동주택 332가구와 5성급 관광호텔 604실, 900여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이 생긴다. 계획안에는 서울숲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개방형 주차장(133면)을 설치하고 관광호텔 동 최상층에 주민 개방 전망공간 등을 조성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하철 1호선 개봉역 인근의 주거복합 신축공사 사업지에는 지하 8층∼지상 38층 규모의 공동주택 158가구(공공 19가구·분양 139가구)와 공공기여시설,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선다. 계획안에는 전면 공지와 공공보행통로를 통해 단지 내외부를 연결하는 열린 가로공간과 저층부 근린생활시설 조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1·7호선 온수역 인근에 있는 역세권 활성화 사업지는 지하 5층∼지상 37층 규모의 공동주택 1821가구와 오피스텔 280실, 업무시설, 판매시설 등으로 탈바꿈한다.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부근의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사업지에는 지하 6층∼지상 27층 공동주택 472가구와 근린생활시설이 조성된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4-07-31 09:51:50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사마르칸트는 타슈켄트에서 남서쪽으로 5시간가량을 가야한다. 우즈벡에 목화가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가는 길 양옆에 끝도 없이 펼쳐진 목화밭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한창 목화가 피어있으면 장관이었을텐데 철이 지나서 갈색 줄기들만 있는 것이 좀 아쉽다. 우즈벡 길가의 가로수 중에는 처음 보는 나무들이 있다. 밑둥은 굵고 짧은데 잔가지들이 공작새 깃털처럼 사방으로 뻗어있는 모양이 특이하다. 넓은 강과 마을도 자주 보이고 확실히 카자흐스탄이나 키르기스스탄보다 땅이 비옥하고 살기 좋아보인다. 겨울이 다 되어가는데 길가 과일가판대에는 수박같은 것을 잔뜩 쌓아놓고 팔고 있다. 설마 수박일까 궁금해서 사먹어보고도 싶었는데 괜히 돈만 버리는거 아닌가싶어 호박일꺼야 하며 그냥 지나갔다. 안개가 뿌옇게 내려 시야가 안좋은 구간도 지나고 안개가 서리가 되어 길가 식물들에 앉았는지 눈꽃이 핀 풍경도 지나간다. 사마르칸트에 가까워 오자 여러가지 색색의 깃발들이 우릴 반겨준다. 도시 곳곳에 빨강, 초록, 파랑, 노랑 등 원색 깃발들이 계속 눈에 띄는데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나 환영받는 느낌이라 좋다. 도시 외곽에 낮은 토담같은 것이 이어져있다. 군데군데 동굴처럼 판 곳도 있다. 서울의 몽촌토성 같다고 하자 탄이가 "몽쉘통통이라고?"하며 익살을 떤다. 아.. 먹고싶어졌다. 사마르칸트는 사막의 모래색이 온통 도시를 덮고 있는 듯한 인상이었다. 이곳에 사는 몰리라는 20대 청년에게 카우치 요청을 보냈었다. 우리는 시내의 한 커다란 카페에서 만났는데 몰리 덕분에 예상 못한 다른 서퍼들을 한가득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러시아에서 온 마리나, 이란에서 사업차 온 메디, 자전거로 여행중인 중국의 이치까지 완전히 다국적인 모임이다. 국적과 나이와 모든 것이 다르고 처음 만난 사이지만 여행자라는 공통점이 만난지 몇분만에 즐겁게 이야기 나누게 하였다. 저녁때가 되자 의기투합한 모두 다 함께 몰리네 집에 갔다. 계획에도 없었을텐데 이렇게 갑자기 다 같이 가도 되나 싶었는데 몰리는 방도 많고 음식도 많아 괜찮단다. 몰리는 부모님과 두 동생과 함께 시 외곽의 큰 집에서 살고 있었다. 여럿이 우르르 몰려왔는데도 부모님은 함박웃음으로 반갑게 환영해주셨다. 손님 접대에 열심인 이슬람가정답게 여러가지 음식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고 산더미같은 플롭(볶음밥)이 나오는데 고기와 레몬과 메추리알로 장식된 것이 무지무지 먹음직스럽다. 플롭은 손님 환대에 가장 중요한 음식이라고 한다. 기름진 볶음밥을 별로 안좋아하던 우리도 이곳에서는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식사 중 갑자기 정전이 되었지만 흔히 있는 일인 듯 당황하지 않고 양초를 켜고 계속해서 먹는다. 다행히 곧 불이 다시 들어왔다. 몰리가 우리들을 아버지께 소개하는데 아버님이 러시아어를 하신다고 해서 마리나가 신이났다. 영어, 우즈벡어, 러시아어 등등 여러나라 말이 마구 섞여서 헷갈리고 난리다. 모든 사람들이 알아듣는 언어가 없어 통역에 난항이 있었지만 다들 유쾌하게 웃으며 어찌어찌 서로를 소개했다. 메디가 "이치는 made in China(중국산)"이라고 소개하자 다들 웃음이 터진다. 몰리의 남동생의 이름을 차홍길이라고 들어서 "어? 한국사람같은 이름이네?"했더니 다시 잘 들어보자 "차흐니르"와 비슷한 발음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계속 차홍길이라고 불렀고 그 친구도 좋아했다. 한국말을 배우고 있으며 한국을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우즈벡에서는 한국말을 꽤 잘하시는 분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남자, 여자 나뉘어 큰 방에 자리를 잡고 부모님이 제공해주신 이부자리를 덮고 푹 잘 잤다. 다음날 몰리네 가족앨범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외국사람의 옛날 앨범을 보는 것은 처음이어서 무척 흥미진진했다. 사진 한장한장이 역사의 증거이며 가족이야기가 들어있어 무척 소중하게 느껴졌다. 아침저녁으로 식사를 정성스레 주시고 편히 묵게 해주신 가족분들께 몇가지 선물을 했다. 아버님은 특히 핫팩을 신기해 했는데 사용법을 알려드리자 일할 때 사용하면 좋겠다고 마음에 들어하셨다. 약과와 마스크팩 등 별거는 아니지만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정성으로 드렸다. 몰리네 집 마당은 매우 넓은데 한쪽에는 새로 짓고 있는 2층 건물도 있다. 지금 있는 집도 방도 많고 꽤 큰데 취미삼아 천천히 돈생기고 시간날 때마다 짓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층고도 높고 만듦새가 매우 좋다. 혹 다음에 오게되면 이 곳에서 머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몰리네 가족이 모였을때 가족사진을 몇장 찍어드렸다. 산에 가보고 싶다는 마리나의 이야기에 다들 동조하며 갑자기 여행계획을 하게 되었다. 다음날 까브리에 탄이, 시로, 마리나, 몰리, 몰리 남동생, 메디, 이치까지 총 7명이 타고 30분거리의 산으로 향했다. 나도 타봐서 아는데 주행중 캐빈에 있는 것이 승차감도 안좋고 이리저리 흔들려 결코 편하지 않을텐데 다들 젊어서 그런지 다행히 끄떡 없다. 장거리가 아니니 괜찮겠지 싶었다. 매일 둘만 타던 차가 바글바글 시끌벅적 완전 새롭다. 산 입구에 차를 주차하고 등산로를 따라 가볍게 산행을 시작했다. 사실 우리는 산을 별로 안좋아한다. 그저 이 친구들과 함께 하고싶은 마음에 왔는데 막상 와보니 걷기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친구들과 함께 걸으니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얼마 안가 20대들의 체력을 못따라가고 기온이 뚝뚝 떨어져 너무 추워서 잘 다녀오라고 하고 차로 돌아가서 기다렸다. 이치와 차홍길은 정상까지 다녀왔다고 한다. 산에 다녀와서 우리는 메디가 살고있는 집으로 갔다. 차에서 내리는데 다들 머리도 헝클어지고 몰골이 초췌해 보여 걱정이되어 괜찮냐고 물어보니 좋은 경험이었다고 웃는다. 메디는 사업차 사마르칸트에 와있다고 하는데 경제적 여유가 있는지 집하나를 통채로 렌트해서 살고있었다. 중정 마당이 있고 방이 여러개 있는 좋은 집이었는데 이미 이치는 방하나를 차지해 손님으로 있었다. 첫날 만났을 때부터 메디는 자기 집으로 오라고 계속해서 졸라댔다. 원하는 만큼 있으라고 인심이 좋다. 메디의 집에 묵은 첫날 마당에 소복이 눈이 쌓였다. 까브리를 안에 주차할 수 있을만큼 마당이 넓다. 그런데 메디의 손님 유치 욕구에 비해 방이며 시설이 따라주질 않았다. 방문의 유리창은 유리 없이 뚫려있고 라디에어터가 고장나 물이 샌 것 같았는데 돈이 있어도 사람이 부족한지 고치는데 여러날이 걸린다고 한다. 우리가 추울까봐 메디는 새 전기히터를 사서 방에 넣어주었는데 우리는 이렇게까지 하며 손님을 데리고 있고싶나 의아했지만 그의 친절을 감사히 받았다. 또 길쪽으로 난 창문은 커튼이 없어 사생활보호가 전혀 안되어 우리차에 있던 흰 천을 가져와 가려야했다. 세탁기는 고장나 있어 쓸 수가 없었고 그래도 부엌에서 가스로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것은 좋았다. 접이식 작은 자전거 하나로 세계여행한다니.. 존중감이 절로 생겼다 접이식 작은 자전거로 세계여행을 하다니 게으른 우리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사실 평소 중국사람에 대해 썩 좋은 인상이 없었지만 이치와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에 대해 깊은 존중감이 생겼다. 10여년간 호주에서 일을 해서 영어도 꽤 잘하고 자기 삶에 분명한 방향을 갖고 있는듯 했다. 이치는 우리에게 중국식 토마토계란볶음과 가지요리를 해주었는데 매우 맛있었다. 우리도 소고기뭇국과 밥을 해서 함께 즐거운 식사를 했다. 정전이 되어 차에서 전기를 끌어다 조명을 켰다. 아랍풍의 노래를 틀어놓고 탄이와 메디가 이상한 춤을 춘다. 술을 잘 못마시는 탄과 종교때문에 안마시는 메디. 술도 안 마시고 저러고 노는 것이 마냥 신기하다. 히터를 사온 날 전기를 너무 많이 사용해서였을까 정전이 되었고 밤늦도록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추위에 떨 것을 각오하고 둘이 꼭 안고 자면 죽지는 않을거야 라며 잘 준비를 하고있을때 메디가 간단히 짐을 싸서 나오라고 한다. 전기가 들어오는 호텔을 찾아 우리를 재워주는 것이었다. 이치도 다른 호텔을 잡아주었다고 한다. 아니 돈내고 묵는 손님도 아닌 우리에게 이렇게까지 하다니. 참 이슬람의 손님접대는 대단한 것 같다. 아니 메디만 대단한 것일까. 메디와 꽤 친해진 것 같아 평소 이슬람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너희는 아내를 여러명 가질 수 있다며?" 가벼운 마음으로 물어봤는데 메디의 대답은 의외로 심각하고 진지했다. 그는 코란을 여러번 읽고 많은 고민과 깊은 생각을 해왔다고 한다. 코란에 의하면 오직 두가지 이유만으로 아내를 두명 이상 둘 수 있는데 하나는 과부가 생존을 위해 재혼하는 경우, 또 하나는 두명 이상의 여자에게 완전히 똑같이 대할 때라고 한다. 하지만 완전히 똑같이 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두번째 조항은 하지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의 대답이 의외였고 참 놀라웠다. 메디는 우리가 만난 첫 이란친구인데 앞으로 다른 이란인을 만나게 되더라도 그와 같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호텔에서 자고 온 다음날도 계속해서 정전과 누수가 발생하자 우리는 미안해하는 메디의 집을 떠나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우리때문에 괜한 돈을 자꾸 쓰는 것이 부담되었다. 메디는 집이 부실한 것을 속상해하며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우리를 떠나보내주었다. 메디네 집에서 나와 우리는 시내의 Aishia라는 작은 호텔에서 몇일 더 묵었는데 폭설에 강추위가 와서 실내기온이 16도도 안되었고 이곳도 정전이 되기 일수였지만 그래도 저렴한 가격에 맘편히 있을 수 있었다. 한국말을 조금 하시는 친절한 사장님이 계시고 맛있는 조식도 포함되어 있어서 꽤 만족하며 머물 수 있었다. 하루는 관광가이드를 꿈꾸는 몰리의 안내로 유명한 "레기스탄"에 갔다. 레기는 모래, 스탄은 장소라고 한다. 즉 모래땅이라는 의미이다. 이슬람 특유의 정교한 타일로 장식된 탑과 건물들이 무척 이국적이고 멋있었다. 광장 한구석에 무덤이 있는데 이곳을 지을때 큰 역할을 한 일꾼의 무덤이라고 한다. 왕이 그의 공로를 치하해 소원을 묻자 여기 묻어달라고 했다는 이야기였는데 살아서 부와 명예를 마다하고 광장에 묻히기를 선택한 것이 과연 무슨 의미일까 생각이 많아졌다. 몰리는 좌우의 비슷하게 생긴 건물중 어느쪽이 더 오래되었을까 퀴즈를 냈다. 열심히 관찰하고는 찍었는데 틀렸다. 잘 보면 양식이 다르다고 한다. 몰리 덕분에 좋은 관광을 할 수 있어 감사했다. 아침에 차를 몰고 나와보니 이럴수가! 앞유리에 금이 가있다. 최근 큰 충격을 받거나 위험한 곳에 둔 적이 없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일까. 전에 키르기스에서 하도 금간유리로 다니는 차가 많아 유리를 갈지 않고 때우는 방법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어서 분명 이곳에서도 해주는 데가 있지 않을까 싶어 찾아보기로 했다. 사마르칸트의 현대자동차매장을 우선 찾아갔다. 영업소 대표님이 친절하게 이야기를 들어주시더니 이곳저곳에 전화하며 알아봐주셨다. 돈내는 손님도 아닌데 이렇게 친절하시다니 참 감사했다. 사마르칸트에 있는 동안 밥먹으러 오라고도 하셨다. 소개받은 곳을 찾아가니 말은 안통해도 손짓과 깨진 유리창을 보고 의사소통이 된다. 젊은 청년이 유리창 크랙 진행방향 앞쪽에 송곳으로 구멍을 내고 주사기로 무언가를 넣어 메우는 것 같다. 완전히 굳을때까지 한동안 히터를 쓰지 말것을 당부했다. 앞유리 금이 점점 커지는 것이 불안했는데 이제 안심이다. 사마르칸트에서 만난 여러나라의 친구들과의 좋은 기억을 뒤로하고 부하라로 출발했다.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 https://youtu.be/G85qdMHDuHM?si=iKCbW47_29vK5aVG>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25 13:04:10[파이낸셜뉴스] 공사비 인상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던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가 재건축 공사비 인상에 합의하면서 오는 10월 본격 분양에 나설 전망이다.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 16일 서울 송파구 루터회관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3.3㎡당 공사비를 811만5000원으로 인상키로 했다. 이에 따라 준공은 예정보다 한달 뒤인 2025년 12월로 조정되고 오는 10월 일반분양에 나선다. 조합은 총회에서 △공사도급계약 변경 및 계약 체결 △관리처분계획 변경 △정비사업비 및 조합운영비 △자금 차입 및 이자율 △총회 의결사항 대의원회 위임 건 △일반분양가격 산정 및 용역업체 인센트비 지급 등 6개 안건을 논의하고 가결했다. 이날 총회에는 전체 조합원 1554명 중 과반수인 1480명이 투표에 참여해 이들 6개 안건에 대해 평균 83%가 찬성했다. 조합 측은 "이날 총회에서 전체조합원 중 과반수 이상이 현장참석과 서면을 통해 참여하고 3분의2 이상이 동의하면서 공사비와 분양일정 등 안건에 대해 최종 가결하게 됐다"며 "이날 합의를 바탕으로 10월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사비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파견됐던 서울시 코디네이터 지원도 마무리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건축 공사비 인상에 대해 양측이 합의했다"며 "공사비 갈등을 조율하기 위해 파견했던 서울시 코디네이터 지원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시공하며 23개동 35층, 2678가구 규모다. 이중 일반분양 물량이 578가구다. 잠실역, 잠실나루역, 몽촌토성역, 한성백제역이 도보권에 있는 트리플역세권이다. 업계에서는 잠실진주 아파트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10억원 이상의 시세 차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송파구 분양가 심사위원회는 잠실진주아파트의 일반분양가를 3.3㎡당 5409만원으로 심의를 완료했다. 한편, 서울시에 따르면 잠실진주를 비롯해 서울 은평구 대조1구역과 서울 강남구 청담삼익아파트, 행당7구역 등이 갈등을 빚었던 공사비에 합의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4-07-16 13:38:42[파이낸셜뉴스] "서울백제어린이박물관 건물은 1992년 설립된 최초 공립 박물관인 몽촌역사관 건물입니다. 80년대 몽촌토성일대가 서울올림픽 부지로 확정돼 발굴조사를 하던중에 백제 집자리 유구와 1여점이 출토되면서 몽촌토성은 한성기 백제의 도읍으로 주목받게 됐고, 서울시에서 이곳에 박물관을 설립하게 됐습니다." (김지연 한성백제박물관장) 서울시 한성백제박물관(김지연 관장)이 강남 유일의 어린이박물관인 '서울백제어린이박물관'을 개관했다. 3일 한성백제박물관에 따르면 이날 정식 개관한 서울백제어린이박물관은 1991년 개관한 최초의 시립박물관인 몽촌역사관을 전면 개편한 것이다. 정식 개관에 앞서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시범운영을 했으며, 시민 의견 수렴과 전시 시설 보완을 거쳐 이번 정식 개관했다. 서울백제어린이박물관은 몽촌토성 내에 있는 장소의 특성과 역사성을 반영해 '백제의 역사'를 주제로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역사문화 놀이터를 표방한다. 전시실은 △열려라 백제 왕성 △내 손으로 되살리는 백제 △백제 왕성 사람들의 하루 △백제 왕성을 지켜라 △끝나지 않는 백제 이야기 등 총 5부로 구성했다. 각 공간은 상호반응형(인터랙티브) 영상, 프로젝션 맵핑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미디어 기반의 박물관으로 구현했다. 박물관 이용과 관련된 사항은 한성백제박물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김 관장은 "송파의 입지적 특성을 고려하고 서울시의 적극적인 어린이 박물관 건립 추진 정책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간 개편공사를 추진 후 3개월의 시범 운영을 거쳐 이달 3일 드디어 정식 개관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5-03 10:5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