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텔 공동 창립자이자 '무어의 법칙'을 제시한 고든 무어가 24일(현지시간) 94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 집적도가 약 2년마다 2배 증가한다는 이론이다. 25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텔은 무어는 하와이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 샌프란시스코 출신인 무어는 1954년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화학과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쇼클리 반도체 연구소에서 일하면서 로버트 노이스를 만나 인텔 창업을 구상했고 1968년 7월 인텔을 설립했다. 전 세계 개인용 컴퓨터의 80%에 '인텔 인사이드' 프로세서가 탑재되는 데 기여한 기술계의 거장이자 엔지니어로 평가받는다. 1979년에는 이사회 의장이자 최고경영자(CEO)로 임명돼 1987년까지 회장직을 수행했다. 그는 PC 혁명 20년 전이자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하기 40여년 전 논문에서 "집적 회로는 가정용 컴퓨터에 연결된 단말기와 자동차용 자동 제어 장치, 개인 휴대용 통신 장비와 같은 경이로움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했다. 특히 무어의 이론이 발표된 이후 반도체는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효율적이고 저렴해져 반세기 동안 전 세계 기술 발전의 대부분을 주도했다. 개인용 컴퓨터 기업뿐 아니라 애플과 페이스북, 구글 같은 실리콘밸리의 거대 기업이 등장하는 토대를 만들기도 했다 은퇴 후 2000년엔 아내 베티 무어 여사와 함께 환경 문제에 초첨을 맞춘 복지 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무어가 약 50억달러 규모의 인텔 주식을 기부한 금액으로 꾸려져 아마존 강 유역 등의 하천 보호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지난 2002년엔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민간인의 최대 영예인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한편, 올해 포브스는 무어의 순자산을 72억달러(약 9조3600억원)로 추산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3-03-25 11:28:17[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새로운 융복합 패키지 기술 개발에 승부수를 걸었다. 메모리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선 첨단 패키지 기술력 향상이 수반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뉴스룸은 강문수 어드밴스드패키지(AVP)팀장(부사장)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AVP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첨단 패키지 사업 확대와 사업부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해 신설한 사업 조직이다. 강 부사장은 "무어의 법칙(반도체 집적도는 24개월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는 예측)에 기반한 공정 미세화만으로는 아날로그·RF·무선통신 등 여러가지 다양한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다재다능한 반도체를 원하는 최근 추세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면서 "반도체 기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어의 법칙을 넘어설 '비욘드 무어(Beyond Moore)'가 필요하며 첨단 패키지 기술이 그 해답"이라고 설명했다. 첨단 패키지 기술을 활용하면 여러 반도체를 수평, 수직으로 연결하는 이종집적 기술을 통해 더 작은 반도체 패키지 안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해 성능을 강화시킬 수 있다. 강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메모리 △로직 파운드리 △패키지 사업을 모두 보유한 회사"라며 "이러한 강점을 살려 이종집적 기술을 통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사용한 최선단로직 반도체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의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하나로 연결한 경쟁력 있는 2.5차원, 3차원 패키지 제품을 시장과 고객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3-03-23 14:11:24[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반도체를 지금보다 더 얇고 고 집적화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새로운 2차원 금속 전극 물질이 원자 층 수준 두께로 얇아 그래핀 등 박막 반도체 소재에 적용돼 '반도체 부품 미세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신소재공학부 권순용 교수팀이 '고성능 초미세 반도체'의 부품을 만드는데 걸림돌이던 '2차원 금속 전극 물질'을 4인치(inch) 직경의 실리콘 기판에 원하는 형태로 합성하는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진은 새롭게 합성된 2차원 전극 물질이 합성 중 결함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기계적으로 떼어낸 2차원 물질과 견줘도 좋을 정도로 우수한 물리적·전기적 물성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또 전체 공정이 500℃ 미만의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몇 분 만에 진행돼 기존 반도체 공정을 그대로 사용해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권순용 교수팀은 초미세 반도체의 전극 물질로 활용할 수 있는 '2차원 텔루륨화 화합물'을 대면적으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텔루륨화 화합물은 2차원 반도체 소자에 적용 가능한 전극 물질로 알려졌지만, 텔루륨(Te) 자체가 불안정한 물질이라 화합물을 만들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금속합금 원료에서 증발한 텔루륨 기체를 가두는 공법'을 도입해 문제를 해결했다. 송승욱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은 "구리(Cu)나 니켈(Ni) 같은 특정 금속에 텔루륨을 적당량 첨가하면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액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런 액체에서 방출되는 텔루륨 원자들을 가둬 반응시키는 성장기법을 써서 2차원 금속 전극 물질을 대면적으로 합성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새로운 2차원 전극 위에 2차원 반도체인 이황화몰리브덴을 올리는 실험도 진행했다. 그 결과 금속과 반도체 경계면의 에너지 장벽(쇼트키 배리어)이 이론치에 가깝게 아주 낮았고, 그만큼 전자 이동이 쉬워졌다. 기존 반도체 제작 과정에서는 이온을 주입해 에너지 장벽을 넘는 전자수를 늘렸는데, 이 방법은 소자가 작아지면서 회로 선폭이 줄어들어 적용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전극 물질은 이러한 공정없이 반도체 접합 면에서 전자 이동의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권순용 교수는 "새로 합성한 금속 전극과 반도체 접합의 결함이 매우 적기 때문에 상용 금속 배선 기술로는 구현하기 힘들다고 알려진 에너지 장벽 제어가 가능해 추가연구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를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4월 20일자로 출판됐으며, 기술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뉴스 앤 뷰스에 소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05-07 11:14:45트랜지스터를 발명해 세계 과학사에 기념비적 업적을 남겼으나 괴팍한 성격으로 악명 높았던 미국의 윌리엄 쇼클리. 1959년 9월 그의 연구소에서 탈출을 모의한 7명의 과학자는 마지막 결정적인 한 명의 동참 여부에 가슴을 졸인다. 로스알토스의 자택을 찾아간 그들은 그의 웃는 얼굴을 보고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실리콘밸리의 영웅 로버트 노이스가 '8인의 배신자' 마지막 멤버였다. 이들은 샌프란시스코 바닷가에 회사를 세운다. 노이스는 실리콘 소재가 전자회로를 만드는 중요한 재료이고 이 재료가 트랜지스터 기반이 될 것이며 이 기본물질을 가장 잘 활용할 능력자가 자신이라고 투자자를 설득했다. 동부의 전설적인 벤처투자자 셔먼 페어차일드가 자금을 댔고, 그래서 회사 이름이 페어차일드가 됐다. 이 회사를 세상이 기억하는 것은 훗날 정보통신 혁명의 기반이 되는 집적회로가 여기서 발명됐기 때문이다. 당시 앞선 연구자들의 경쟁은 트랜지스터 소형화에 있었다. 노이스는 획기적인 평판형 공정으로 이를 실현한다. 페어차일드의 집적회로는 그 많던 트랜지스터 경쟁사들을 단숨에 밀어냈다. 패기만만한 직원들은 페어차일드를 떠나 스스로 창업자가 된다. 동부의 투자자가 책정한 보상시스템에 불만도 없지 않았다. 노이스도 결단의 시간 앞에 선다. 이를 의논했던 유일한 상대가 고든 무어다. 8인의 배신자 중 한 명이었으며 '무어의 법칙'으로 유명한 그 무어다. 그렇게 페어차일드를 나와 1969년 둘이 만든 회사가 인텔인 것이다. 겸손과 예의가 몸에 밴 무어는 역사에 남을 과학적 성취에도 생활은 평범했다. 회사에선 칩 성능을 높이는 일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고, 주말엔 아내와 낚시여행을 갔다. 그는 10년간 마이크로칩에 집적될 트랜지스터 수가 12~18개월에 두배씩 증가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이것이 무어의 법칙이다. 무어가 과학적 근거를 갖고 예언한 건 아니었다. 성능이 개선되면 가격은 계속 내려간다는 게 핵심 메시지였는데, 그대로 적중한 것이 의미심장하다. 칩 시장은 라디오, 텔레비전, 냉장고, 소형 컴퓨터 등 전자기기 신문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위대한 과학자이지만 예술가의 영혼을 지닌 두 사람은 이 격동의 시간이 버거웠을 것이다. 헝가리 이민자 출신에 강인한 성격의 앤디 그로브가 두 창업자의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다. 화학을 전공한 그로브는 페어차일드 시절부터 함께한 인물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자유주의자 노이스, 뼛속까지 과학자인 무어, 여기에 목표를 향해 무자비하게 돌진하는 그로브. 세 명의 조합이 그렇게 완성됐다. 관리자 그로브의 활약은 대단했다. 이전까지 메모리반도체를 주로 생산하던 인텔을 중앙처리장치(CPU) 시장 최강자로 끌어올린 이도 그로브다. 당시 세계를 호령했던 IBM의 PC에 CPU를 독점 공급하면서 인텔의 기술은 산업계 표준이 된다. 무어의 법칙 수호자를 자처했으며 주기적으로 맞은 불황의 시간엔 누구보다 단호했다. 외계인을 잡아다 칩을 만든 게 아니냐는 탄성도 이 시기 나왔다. 2000년대 들어 세 거인의 퇴장과 함께 인텔의 시대는 저문다. 새로운 수장 폴 오틸리니는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칩 공급 제안을 뿌리쳤다. 다가올 스마트폰 시대를 보지 못한 치명적 실책이었다. 뒤를 이은 재무통 브라이언 크리즈나크는 혁신보다 단기 성과에 급급하다 연구개발(R&D) 인력을 과감히 해고한다. 보석 같은 인재가 경쟁사로 뻗어나갔다. '영원한 CPU 2등' AMD가 지금 판세를 뒤집고 있는 것도 그 영향이 작지 않다. 그로브 시대 개발자 출신 펫 겔싱어가 인텔 CEO로 복귀해 부활의 시동을 걸고 있지만 현실은 여전히 냉혹하다. 최근 인텔은 2·4분기 어닝쇼크를 발표하면서 대규모 인력조정과 사업철수 계획을 밝혔다. 창사 이후 최대 위기다. 칩스법까지 만들어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한 미국 당국도 당혹스러울 것이다. 무한경쟁, 기술전쟁 시대에 영원한 승자가 어디 있겠나. jins@fnnews.com
2024-09-11 18:33:02인텔은 20일(현지시간) 연례 VLSI 심포지엄에서 인텔 3 기술로 최첨단 파운드리 노드를 제공함으로써 공정 리더십을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 측은 "인텔 파운드리는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해 무어의 법칙을 계승하며 고객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해 더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인텔은 2005년 스트레인드 실리콘, 2009년 하이케이(Hi-K) 메탈 게이트, 2011년 핀펫(FinFET) 아키텍처로 트랜지스터를 3차원으로 구현하는 등 수십년 동안 주요 전환점에서 트랜지스터 기술을 통해 업계를 선도해 왔으며, 현재 AI 및 슈퍼컴퓨터와 같은 미래를 뒷받침할 새로운 트랜지스터 혁신을 지속적으로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최첨단 핀펫 기반 노드인 인텔 3 공정 노드에 대한 세부 정보도 공개했다. 기본 인텔 3 공정 노드는 전체 프로세서 코어에서 동일한 전력으로 최대 18%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하며, 유연한 메탈 인터커넥트 옵션 세트와 이전 세대인 인텔 4 노드에 비해 최대 10% 더 높은 집적도를 제공한다. 이는 한 세대 전체에 걸친 성능 개선이 이뤄진 것으로, 불과 1년 만에 놀라운 진전을 이룬 것이다. 트랜지스터부터 메탈 스택에 이르기까지 공정의 모든 측면에서 세심한 최적화를 통해 이를 달성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집적도 향상은 인텔이 개발한 새로운 고집적도 표준 셀 라이브러리로 가능해졌다. 2021년에 인텔은 공정 기술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해 대담한 마일스톤 일환으로 4년간 5개 노드 달성(5N4Y)을 목표로 설정했다. 5N4Y 로드맵은 기술 리더십을 회복하고 신중하고 체계적인 리스크 감수를 통해 일관된 실행을 입증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파운드리 고객에게 폭넓은 설계, 패키징 및 제조 역량을 제공하도록 회사를 혁신해 업계 전반을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인텔 3 기술은 최첨단 핀펫 공정 노드 시리즈를 제공하고 인텔 4 노드보다 10% 더 높은 집적도와 한 세대 앞선 성능을 제공한다는 것이 인텔 측 설명이다. 인텔 3 노드는 지난해 4·4분기에 제조 준비에 도달했으며 현재 인텔 제온 6 프로세서 제품군을 위해 대량 생산하고 있다. 인텔은 5N4Y 계획에 대한 실행 약속을 일관되게 이행하고 있으며 인텔 20A 및 인텔 18A 공정 노드와 함께 리본펫 및 옹스트롬 시대로 전환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06-21 15:19:30【 라스베이거스(미국)=김동호 기자】 삼성전자가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인공지능(AI) 시대를 주도할 차세대 반도체 제품을 선보인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은 매년 CES에 참가해 글로벌 IT 고객 및 파트너들에게 최신 제품을 소개하며 업계 기술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앙코르 호텔 전시공간에는 가상 반도체 팹(Virtual FAB)을 설치했다. 5개 주요 응용처별 솔루션인 △서버 △PC·그래픽 △모바일 △오토모티브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밀도있게 구성했다. 특히 생성형 AI, 온디바이스 AI용 D램, 차세대 스토리지용 낸드플래시 솔루션, 2.5·3차원 패키지 기술 등 차세대 메모리 제품을 대거 전시하고 패키지 기술 등 차세대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생성형 AI에 최적화된 12나노급 32기가비트 'DDR5' 램, 고대역폭메모리 HBM3E D램 '샤인볼트', CXL 메모리 모듈 'CMM-D' 등은 AI 시대를 주도할 주력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8.5Gbps 'LPDDR5X(Low Power DDR5X)' D램, LPDDR5X-PIM, 'LLW(Low Latency Wide I/O)' D램을 공개하며 온디바이스 AI 시장 선점에 대한 포부도 드러냈다. 전력과 공간, 성능에 끊임없이 혁신이 요구되는 서버 스토리지는 낸드 솔루션인 △PM9D3a △PBSSD(Petabyte Scale SSD)로 한계를 극복한다. 무어의 법칙(집적회로에 배치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의 수는 2년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는 법칙) 이후 시대 주도를 위해 이중집적 기술이 집약된 △2.5차원 패키지 I-Cube E와 I-Cube S △3차원 패키지 X-Cube HCB(bumpless), TCB(micro bump) 기술·제품을 선보였다.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 부사장은 "인공지능(AI), 머신러닝(ML),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AI 시대에 최적화된 다양한 최첨단 메모리 솔루션을 적기에 개발해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01-11 22:54:52[파이낸셜뉴스] 인텔을 대표하는 글로벌 인공지능(AI) 분야 리더가 “AI가 인간 수준의 인지 능력을 갖기 위해서는 ‘상징’(symbol·세상을 이해하는 추론 능력)이라는 개념을 스스로 세울 줄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AI가 방대한 데이터 처리와 딥러닝 등을 통해 인간을 모방하는 단계까지 왔지만 인간처럼 세상을 이해하고 각종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려면 신경망(neural network) 기술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디 싱어 인텔 AI 담당 부사장은 1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본지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AI가 훈련을 통해 인간의 인지 능력을 ‘모방’하기는 하지만 완전한 인지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아직 AI 분야에서 나아갈 길이 많이 남았다"고 진단했다. 싱어 부사장은 지난 2021년 미국 공급망 관리 소프트웨어 기업 블루욘더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AI 리더 50인'에 뽑힌 인물이다. 일본 기업 파나소닉이 그해 8월 블루욘더를 인수했다. 싱어 부사장이 국내 매체와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그나마 AI가) 모방을 하기 때문에 아주 뛰어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AI가 인간과의 수많은 질문과 응답, 인지 매커니즘(cognitive mechanisms) 등을 통해 기초적인 인지 능력을 학습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가 5년, 심지어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정말 많이 발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인간 인지능력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아주 높은 위치에 올라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가 평소 자연스럽게 하는 '상징(symbol)'이라는 개념을 스스로 세우고 만드는 것이 AI의 인지 능력을 키우는 다음 스텝"이라며 "이 수준이 되면 인류를 더 편한 곳으로 인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도의 추론능력을 갖추느냐가 인간 수준의 AI 출현의 열쇠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AI가 사계절의 개념을 알면 여름에 눈이 오지 않는다거나 겨울 의류가 상대적으로 잘 팔리지 않을 거라는 걸 스스로 이해하는 수준이다. 싱어 부사장은 반도체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삼성도 (인텔처럼) AI에 아주 집중하고 있는 기업”이라며 "(두 기업이) 때때로 인텔과 경쟁도 하고 협력도 하지만 정말 좋은 회사들”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가진 CES 개막 기조연설을 통해 "AI 발전 속도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수준이다"며 "마치 '무어의 법칙'이 탄생하던 초창기 개인용컴퓨터(PC)에 버금간다"고 했다. 무어의 법칙은 마이크로칩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24개월마다 2배씩 증가하는 법칙이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4-01-11 08:50:17【 라스베이거스(미국)=홍창기 특파원 김동호 최종근 기자】 "인공지능(AI) 발전속도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라 '무어의 법칙'이 탄생한 초창기 PC시대에 버금간다." 세계적 반도체기업인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 기조연설에서 AI의 발전속도가 너무 빠르지만 결국 인간과 공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모두 함께, 모두가 연결)'을 주제로 열린 CES 2024를 찾은 글로벌 리더들은 한결같이 AI가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재'의 기술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AI의 급격한 발전으로 페이크뉴스나 딥페이크 등의 부작용도 있지만 인류를 도울 '선의의 기술'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특히 올해 CES는 AI 분야를 이끌던 가전, 자동차뿐 아니라 미용기기, 쇼핑앱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AI 융복합 실용기술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날 기자간담회를 연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매일 사용하는 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생성형 AI를 적용하기 시작해 새로운 디바이스 경험으로 혁신할 계획"이라며 AI 리더십 확보를 자신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자사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스마트싱스에 AI 솔루션을 적용하는 게 핵심이다. 삼성 제품을 구매·설치하면 바로 스마트싱스에 연결되고, QR코드를 이용해 연결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CES 2024에서 전 세계 주요 자동차 관련 기업들은 실제품에 구현할 모빌리티 기술 경쟁이 가열됐다. 세계적 뷰티기업 로레알은 개인화된 맞춤형 피부관리 제안을 해주는 AI 기기 '뷰티 지니어스'를 이날 공개했다. 이 AI 기기는 사용자가 업데이트한 사진을 바탕으로 피부건조 정도를 파악, 피부상태에 알맞은 제품을 제안한다. 미국의 슈퍼마켓 체인 월마트 역시 AI에 탑재된 쇼핑앱을 소개해 유통혁신을 예고했다. theveryfirst@fnnews.com
2024-01-10 18:06:30【라스베이거스=홍창기 특파원】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이 '놀라운 선의의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페이크 뉴스와 딥페이크 등의 명확한 '악함'이 부각되는 가운데서다. 겔싱어 CEO는 인텔은 인텔을 모방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인텔이 AI 분야에서 경쟁자를 제칠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겔싱어 CEO는 9일(현지 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열린 CES 2024 기조연설을 통해 "AI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할 수 없다"라며 AI 발전 속도에 대한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의 이날 기조연설은 CNBC의 크리스티나 파르시네벨로스 기자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겔싱어 CEO는 "AI 발전 속도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수준이며 그 속도는 무어의 법칙이 탄생하던 초창기 PC에 버금간다"고 설명했다. 무어의 법칙은 마이크로칩 기술의 발전속도에 관한 것으로 마이크로칩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24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법칙을 말한다. 그는 AI 시대를 맞아 '엣지 디바이스'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엣지 디바이스는 현장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문제 해결을 지원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엣지 디바이스를 통해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사용 중인 디바이스의 화면을 직접 보면서 문제 해결을 지원할 수 있다. 다만 겔싱어 CEO는 "AI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정치인들은 느리게 움직인다"며 빠른 시간안에 AI에 대한 규제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AI에 대한 규제와 관련, 그는 "AI와 관련된 소송이 법원에 제기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AI 규제에 대한 해답과 법적 근거가 마련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겔싱어 CEO는 AI가 발전함에 따라 인텔과 같은 반도체 회사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AI는 새로운 시장을 탄생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겔싱어 CEO는 AI 분야에서 타사와의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충분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텔 브랜드의 핵심은 신뢰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텔은 많은 경쟁자가 있지만 인텔은 최초, 규모,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AI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텔은 지난달 효과적으로 AI 및 컴퓨팅을 제공할 수 있는 PC 프로세서 코어 14세대 라인업에 포함된 랩톱·데스크톱 프로세서를 공개한 바 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01-10 14:00:36【 수원(경기)=김준석 기자】 '반도체의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는 7일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자체적인 인공지능(AI) 솔루션을 개발해 나가면서 오픈소스가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며 오픈소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켈러 CEO는 7일 경기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삼성 AI 포럼 2023'의 기조연설을 통해 향후 AI반도체 기술의 발전방향을 이같이 전망했다. 켈러 CEO는 AMD와 인텔, 테슬라를 거치면서 기존에 없던 성능의 반도체를 설계해 반도체의 전설로 불린다. 켈러 CEO가 주장한 오픈소스는 소스코드를 무료로 제공하고 누구나 수정·배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반도체 전설' 짐 켈러 "삼성전자 파운드리 훌륭"올해로 7회를 맞은 이날 삼성 AI포럼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초거대 AI'라는 주제로 열렸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삼성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칩을 비롯한 AI 컴퓨팅시스템의 핵심부품을 통해 AI 생태계를 강화하는 데 계속해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삼성은 반도체 개발과 제조공정을 최적화하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AI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거대언어모델(LLM)을 통해 반도체 설계오류 식별 등 제조공정 최적화와 품질검사 등 반도체 제조 일선에 AI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첫 번째 기조연설을 맡은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는 '안전한 AI 연구자 시스템을 향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벤지오 교수는 LLM을 기반으로 발전하는 AI 기술의 결과가 연구자들의 개발의도와 일치하지 않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한 AI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소개했다. 벤지오 교수는 "AI도 의약품처럼 똑같이 과학적 증빙을 통해 안전을 증명하고 정부가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두 번째 기조연설자로 켈러 CEO가 연단에 섰다. 켈러 CEO는 연단에 서기 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훌륭한 수준"이라면서 "지난 20년간 협력을 해왔기 때문에 알고 있다"고 신뢰감을 나타냈다. 켈러 CEO는 삼성 외에 현대차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과도 인연이 깊다. 텐스토렌트는 텍사스주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의 테일러 공장을 통해 '퀘이사'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4나노미터(1㎚=10억분의 1m) 4세대 공정(SF4X)을 활용한 퀘이사는 기존 4나노 2세대 대비 10% 향상된 성능과 23% 개선된 전력효율성을 자랑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8월 텐스토렌트에 5000만달러(약 650억원)를 투자했으며, LG전자는 스마트TV를 위한 AI반도체 칩 개발 파트너로 텐스토렌트를 낙점한 바 있다. 켈러 CEO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무어의 법칙을 유지시킬 가장 큰 활성동력은 오픈소스"라며 텐스토렌트가 기반으로 하는 오픈소스 리스크 파이브(RISC-V)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arm과 인텔 등 폐쇄적인 생태계에서는 기존 반도체 설계의 수정·발전이 어렵다"며 "AI 칩 설계가 점점 복잡해짐에 따라 개발 시간과 비용 절감을 위해 오픈소스가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AI 연구자상'에 美 프린스턴대 제이슨 리 교수한편 이날 삼성전자 SAIT(옛 종합기술원)는 AI 분야 글로벌 우수 신진 연구자를 발굴하는 '삼성 AI 연구자상'과 국내 AI인력 육성을 위해 진행한 '삼성 AI·CE 챌린지' 수상자도 발표했다. 삼성 AI 연구자상에는 제이슨 리 프린스턴대 교수 등 5명이 선정됐다. 삼성전자 SAIT에 따르면 제이슨 리 교수는 △딥러닝 △강화학습 △최적화 등 AI 분야 이론 및 응용연구에 집중하고 있으며, 해당 분야에서 우수 논문을 다수 게재해 전 세계 AI 연구 발전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학생 1481명 410개 팀이 참여한 삼성 AI·CE 챌린지 수상자로는 총 16개 팀이 선정됐다. AI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한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박건도 학생은 "AI를 실제 적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대회 기간에 많이 고민하고 치열하게 공부하며 또 한 차례 연구에 대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 SAIT는 이날 행사를 통해 △우수 논문 포스터 발표 △AI·CE 분야 연구과제 전시 △연구자 간 네트워킹 행사 △AI 분야 연구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 행사장 주변에 삼성전자 SAIT 직무상담 부스를 마련, AI 분야 신진 연구자 입도선매에도 나섰다. rejune1112@fnnews.com
2023-11-07 18:4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