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제 밀가격 급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렸던 라면·과자 등 밀 활용 제품에 대해 정부가 가격 안정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러·우 전쟁을 계기로 급등을 시작한 밀 가격은 밀가루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품목 전반의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최근 국제 밀 가격이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정부도 업계에 가격 반영을 요구하고 나섰다.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15일 국내 라면업계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농심을 방문해 기업 측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물가안정에 대한 기업의 협조를 요청했다. 최근 밀 국제가격은 미국, 러시아 등 북반구 주요 수출국이 수확기를 맞으며 하락 안정세를 보이는 중이다. 밀 국제가격은 선물가격(CBOT)을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1t 당 298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점차 하향하고 있다. 올해 1월 274달러, 7월 249달러, 지난 10일을 기준으로는 211달러까지 내려왔다. 전년, 평년대비 모두 각각 29.2%, 10.3% 낮은 가격이다. 관세청에서 집계한 제분용 밀 수입가격 역시 1t 당 지난해 10월 454달러에서 올해 1월 430달러, 10월 324달러까지 따라 내려갔다. 다만 전년동기 대비로는 28.6% 낮지만 평년비로는 아직 3.8%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농심은 하향세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 7월 제분업계가 약 5% 수준의 밀가루 가격 인하를 발표함에 따라 대표 상품인 신라면과 새우깡 가격을 각각 5.0%, 6.7% 내린 바 있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 원료인 감자전분·변성전분의 수입 가격 상승으로 기업의 원가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감자전분·변성전분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연장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면류 주 원료인 감자전분·변성전분 수입가격은 여전히 평년대비 40.4%, 전년대비로도 30.9% 높은 수준이다. 850달러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1t 당 가격은 올해 1월 1146달러를 시작으로 6월 1182달러, 9월 1106달러로 1100달러선까지 올라왔다. 권 실장은 “감자전분·변성전분에 대한 할당관세를 관계부처와 적극 협의하겠다”며 “농심도 대표품목인 라면, 스낵과자 등의 가격 안정화와 체감 물가 완화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농식품부는 밀 국제가격과 수입가격 동향 점검을 지속할 방침이다. 밀가루 등 관련 품목 가격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지속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3-11-15 10:34:00【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일본 정부가 제분업에 등에 파는 수입 밀가루 가격이 10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선다. 3년 만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했던 밀 국제가격이 정점 대비 반값 수준으로 내려가면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일 농림수산성이 오는 10월부터 수입 밀의 정부 매도 가격을 t당 평균 6만8240엔으로 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4~9월에 비해 평균 11.1% 싼 수준이다. 가격 인하는 2020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일본은 국내 식용 밀의 약 80%를 미국이나 캐나다 등 해외로부터 수입한다. 국가가 수입해 제분 업체에 파는 밀 가격은 국제 시세와 해상운임, 환율 등 6개월간 변동분을 반영해 매년 4월과 10월에 수정하고 있다. 밀의 국제 가격은 지난해 3월 세계 밀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공급 불안으로 인해 부셸(곡물 중량 단위·1부셸=27.2㎏)당 14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를 갱신했다. 그러다 안정세를 되찾으며 지난 12일에는 부셸 당 5달러대 후반으로 정점 대비 60% 가까이 내렸다. 미 농무부(USDA)의 8월 시점 수급 보고에 따르면 2023~2024년도 세계 밀 생산량은 약 7억 9000만t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 될 전망이다. 매도 가격의 인하에 따라 닛신 제분 등 제분 대기업도 업무용·가정용 밀가루의 가격 인하를 검토한다. 닛신제분 베르나는 앞서 북미산 듀럼 밀 가격 하락에 따라 지난 9월 가정용 파스타 제품 일부를 인하했다.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밀 관련 제품의 소매가에서 원료 밀 대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가정용 박력분으로 28%, 식빵이 9% 정도다. 매도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섬에 따라 밀 관련 제품의 가격 인상 열풍이 진정될 가능성은 있다. 다만 소비자들이 가격 하락을 실감하려면 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등 한 단계의 상황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짚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3-09-13 09:54:17[파이낸셜뉴스] 세계 식량 가격이 3개월만에 상승했다. 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보장한 '흑해곡물협정'이 파기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밀 가격은 9개월 만에 상승했다. 해라라기씨유와 팜유 등 유지류도 큰 폭으로 올랐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3.9로 집계됐다. 전월(122.4) 대비 1.3% 올랐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해 3월 159.7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올해 3월 127.0까지 떨어졌다. 4월 소폭 반등했다가 5월 하락세로 돌아섰고 7월에 다시 상승한 것이다. FAO는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 가격 동향을 조사해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5개 품목군별로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집계해 발표한다.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잡고 비교한 수치다. 품목별로 곡물, 육류, 유제품, 설탕 가격은 하락했다.하지만 유지류 값은 상승했다. 지난달 유지류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2.1% 올랐다. 흑해곡물협정 종료로 해바라기씨유 가격이 크게 오른 데 따른 것이다. 팜유도 주요 생산국의 생산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돼 가격이 상승했다. 대두유와 유채씨유도 주요 생산국의 생산 전망이 불확실해지며 가격이 올랐다. 반면에 곡물 가격지수는 0.7% 하락한 125.9로 집계됐다. 옥수수는 예상치를 웃도는 생산량으로 가격이 하락했지만 밀 가격은 흑해곡물협정 종료, 캐나다와 미국의 가뭄 등 여파로 9개월 만에 상승했다. 쌀도 인도의 수출 제한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육류는 0.3% 떨어졌다. 설탕 가격지수는 3.9% 떨어졌다. 농식품부는 "국제 곡물 및 유지류 가격의 불안정성에 대응해 국제 동향을 꾸준히 살피고, 국내 물가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3-08-06 13:40:46[파이낸셜뉴스] 밀 가격이 19일(이하 현지시간) 폭등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최대 항구인 흑해 연안 오데사 항에 미사일을 쏴 곡물 6만t을 파괴했다는 보도가 가격 폭등을 불렀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밀 선물 가격은 이날 8% 가까이 폭등했다. 3주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현재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밀 선물인 9월 인도분 가격은 부셸당 0.5175달러(7.72%) 폭등한 7.225달러로 뛰었다. 장중 7.3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옥수수 가격도 뛰었다. 12월 인도분 옥수수 가격은 0.1175달러(2.20%) 오른 5.4625달러를 기록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맺었던 흑해 곡물 운송 협정에서 탈퇴한 뒤 지난 이틀 오데사 항을 집중 포격하면서 밀 가격이 치솟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크름반도와 러시아를 잇는 크림대교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파괴되자 강경태세로 돌아섰다. 곡물 운송 협정 연장을 거부하고 흑해를 통한 수출을 위해 우크라이나 곡물이 집결돼 있는 오데사 항구에 대규모 포격을 하고 있다. 더프라이스퓨처스그룹 부사장 잭 스코빌은 우크라이나의 크림대교 폭파로 인해 "전쟁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흑해 곡물 협정에 다시 참여할 가능성이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고 비관했다. 스코빌은 이날 보고서에서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송에 선뜻 나설 선주나 선박보험회사가 나올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면서 "이는 러시아 곡물 운반에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가 최소 한 국가(우크라이나), 아마도 (러시아까지) 두 나라 모두의 밀에 접근하는 것이 상당한 제약을 받게 됐다"고 덧붙였다. 바차트 선임 애널리스트 다린 뉴섬은 "상황이 얼마나 급변할 수 있는지 경이로울 정도"라고 말했다. 뉴섬은 그러나 러시아의 곡물 협정 탈퇴 충격이 아직 시장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크게 위축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소한 시카고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곡물 가격 움직임으로 보면 "시장 펀더멘털 상황은 크게 변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뉴섬은 미국에서 생산되는 밀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신호는 없다면서도 이같은 기류에 변화가 생길지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20일부터 우크라이나 흑해 항만으로 향하는 선박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항구를 향해 새로 출발하는 선박에는 군사 화물이 실려 있는 것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7-20 03:09:18[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17일(이하 현지시간)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보장하는 곡물 협정을 파기했다. 시한 만료 수 시간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협정 파기를 발표했다. 곡물협정 파기 소식에 밀, 옥수수, 대두(콩) 등 곡물 가격은 3% 급등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해 11월에도 협정에서 탈퇴했다가 하루 뒤 복구한 바 있다. 이번에는 러시아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협정 탈퇴 우크라이나의 크림대교 폭파로 사상자가 난 뒤 러시아는 이날 전격적으로 곡물협정을 파기했다. CNBC,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곡물 협정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오늘이 곡물협정 마지막 날이다"라며 "러시아의 이익이 존중받게 되면 그 때 다시 협정에 복귀하겠다"고 발표했다. 곡물협정은 전세계 식량창고 역할을 하는 곡창지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전쟁으로 인해 중단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난해 7월 튀르키예와 유엔의 중재로 타결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면서 흑해 교역로가 막히자 글로벌 식량위기 우려가 대두됐고, 이를 완화하기 위해 튀르키예 등이 중재에 나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협정을 맺었다. 러시아는 곡물 수출을 방해하지 않는 대신 우크라이나가 이를 악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계속해서 불만을 나타내 왔다. 곡물협정으로 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을 지속하는 와중에도 또 다른 곡창지대인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제재로 곡물과 비료 수출이 제한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곡물이 꼭 필요한 아프리카 대륙을 비롯한 전세계에 곡물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곡물 가격 급등 곡물 가격은 러시아가 협정을 파기했다는 소식에 급격히 올랐다. 밀 선물 가격은 이날 3% 급등해 부셸당 6.8925달러까지 올랐다. 부셸당 7.0625달러까지 올랐던 지난해 6월 28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5월 기록한 부셸당 11.775달러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옥수수 가격 역시 장중 부셸당 5.265달러까지 올랐다. 식용유 등으로 사용되는 대두 가격은 부셸당 13.8875달러까지 뛰었다. 내년 작황 악화할 수도 정작 문제는 내년 이후에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라보뱅크 농업상품시장 책임자 칼로스 메라는 흑해곡물협정이 없으면 우크라이나가 곡물 수출 경로를 새로 짜야 한다면서 육상, 또 도나우강의 규모가 작은 소형 항구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메라는 이렇게 되면 수출 비용이 오르고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이윤이 줄어 다음 경작시기에 곡물 경작이 위축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 경우 결국 곡물 가격 추가 상승 압박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비관했다. 한편 러시아는 지난해 11월에도 서방을 압박하기 위해 곡물협정에서 탈퇴한 바 있다. 그러나 협정 탈퇴 하루 만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설득으로 다시 협정에 복귀했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7-18 02:38:54[파이낸셜뉴스] 한국의 쌀밥처럼 밥상에서 파스타에 의존하는 유럽인들이 최근 파스타 가격 폭등 때문에 분노하고 있다. 소비자단체들은 밀 가격이 떨어지는 마당에 파스타 값은 오른다며 담합 혐의를 제기했으며 기업들이 코로나19나 전쟁 핑계를 대며 과욕을 부린다고 주장했다. 이에 현지 업계는 비싼 밀 재고와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항변했다. 1년 만에 40% 넘게 뛰어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이하 현지시간) 유럽연합(EU)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유럽 각지에서 스파게티, 푸실리 등을 포함한 파스타 가격이 유달리 가파르게 올랐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기준으로 헝가리의 파스타 가격은 전년 대비 46.7% 올랐다. 국민 1명당 해마다 23kg의 파스타를 소비하며 매일 국민의 약 60%가 파스타를 먹는 이탈리아의 경우 같은 기간 파스타 가격이 15.7% 올랐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의 파스타 가격도 1년 전보다 각각 27.6%, 21.8%, 21.4% 상승했다. FT는 파스타 가격 상승속도가 평균 물가상승률을 앞선다고 설명했다. 헝가리의 지난 4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24%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이탈리아의 물가승률도 8.7%였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파스타를 소비하는 이탈리아에서는 3월과 5월에도 파스타 가격이 각각 전년 대비 17.5%, 14%씩 계속 올랐다. 영국 투자사 쇼어캐피털의 클라이브 블랙 애널리스트는 가격 급등이 "이탈리아 가정에 꽤나 실존적인 위기"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탈리아 파스타의 주원료인 캐나다산 듀럼 밀의 가격은 내려가고 있다. 이탈리아 최대 농업 단체 콜디레티에 따르면 듀럼 밀 값은 지난해 5월 이후 30% 떨어졌다. 캐나다에서는 지난 2021년 극심한 가뭄으로 밀 가격이 폭등했지만 지난해 12월부터 꾸준히 시세가 내려가는 추세다. 현재 시세는 가격 폭등이 시작되기 전인 2021년 6월 보다 18.8% 높은 수준이며 고점 대비로는 약 40% 낮다. 아울러 미국 미시건 주립대의 데이비드 오르테가 식품 경제학 부교수는 지난달 미 공영 NPR방송을 통해 미국에서도 지난 4월 기준으로 파스타의 일종인 마카로니 및 스파게티 가격이 전년 보다 약 20% 올랐다고 지적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식품 물가상승률은 7.7%였다. 비싼 재고에 부대비용 생각해야 파스타 제조사들은 원재료 가격이 내려간다고 해서 제품 가격을 바로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탈리아의 대형 파스타 생산업체인 라몰리사나의 주세페 페로 최고경영자(CEO)는 "기업들이 최고가에 구매한 밀 재고를 소진 중이기 때문에 가격을 내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3~4개월에 걸쳐 해당 재고가 소진되면 가격은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단체인 이탈리아식품파스타연합의 루이지 크리스티아노 로렌자 사무총장은 기업들이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여전히 비싼 에너지, 물류, 포장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밀 가격 하락이 제품에 영향을 끼치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산 비용이 제품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며 "지금 추세가 당분간 이어진다면 소비자 가격 하락도 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오르테가 역시 "식품 가격은 특정한 충격이 발생하면 매우 빠르게 오르지만 다시 내리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밀 같은 원자재 가격이 꽤 내리긴 했지만 여전히 임금은 오르고 있고 포장이나 기타 작업에 필요한 원자재 가격 또한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소비자 단체 코다콘스는 "현실은 제조사들의 이야기와 한참 다르다"며 "연간 파스타 가격 상승률이 현재 물가상승률의 2배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를 상대로 제조사들의 가격 조작을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또 다른 소비자 단체인 이탈리아 소비자권익보호협회는 26일부터 1주일 동안 기업들의 파스타를 구매하지 말고 집에서 만들어 먹자는 불매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리드플레이션' 논란 FT는 제조사들이 코로나19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내세우면서 '탐욕인플레이션(Greedflation·그리드플레이션)'을 일으킨다는 비난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스위스 UBS은행의 폴 도너번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해당 신조어에 대해 기업들이 광범위한 가격 상승세를 이용해 필요 이상으로 가격을 올리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미 소비자단체 어카운터블US는 지난 14일 보고서에서 식품 기업 및 소비재 기업들이 최소 마진율을 보호하기 위해 가격을 계속 인상한다고 주장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통계에 따르면 미 기업들 평균 세후 이익률은 2020년 1·4분기에 10% 수준이었으나 2022년 2·4분기에 16%까지 증가했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프록터앤드갬블(P&G), 유니레버, 네슬레 등 소비재 기업들이 1·4분기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분기 말인 4월에 제품 가격을 10% 가까이 올렸다고 지적했다. 각국 정부들은 생필품 가격이 치솟자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달 이탈리아 정부는 생산업체와 유통업체 등을 모아 긴급회의를 열어 파스타 가격을 논의했다. 당국은 일단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면 파스타 가격도 적정 수준으로 내려간다고 보고 시장 개입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프랑스 재무부는 식품 생산업체들이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세금 부과 등 금융 제재로 수익을 환수하겠다고 경고했다. 영국 정부는 시장 개입을 논의 중이지만 우선 유통사가 임의로 식료품 가격을 올리지 않도록 권장하는 상황이다. 여론이 나빠지자 이탈리아의 드 세코와 바릴라, 프랑스의 판자니 등 파스타 생산업체들은 7월 1일부터 가격을 내리겠다고 예고했다. FT는 당장 시장에서는 가격 인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의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8일 발표에서 밀 가격 상승에 따른 라면 가격 인상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9~10월에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며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6-23 15:55:48[파이낸셜뉴스] 글로벌 고물가 속 세계 식량가격이 8개월째 하락세를 보이며 상대적인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식량가격은 보합세 유지 전망이 우세하지만 파종 단계인 남미의 기상 상황과 우크라이나 사태 추이, 중국의 수요 변화 등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를 인용해 2022년 11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135.9포인트) 대비 소폭 하락한 135.7포인트를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곡물, 육류 및 유제품 가격은 하락했고 유지류 및 설탕 가격은 상승했다. 전월 대비 곡물 가격은 1.3% 하락(152.3에서 150.4)했다. 육류는 0.9%, 유제품은 1.2% 떨어졌다. 반면 유지류는 2.3% 상승했고 설탕은 5.2%올랐다. 국제 밀 가격은 러시아의 흑해 곡물 수출협정 복귀에 따라 하락했다. 미국산 밀의 높은 가격으로 수입 수요 감소, 러시아의 밀 공급량 증가 등도 가격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옥수수도 흑해 곡물 수출협정 연장과 미국 미시시피강의 수위 회복에 따른 물류 여건 개선의 영향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반면 쌀 가격은 아시아 국가들 통화가 달러 대비 절상되는 등 환율 영향으로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유지류 중 팜유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이 수입 수요를 증가시켰고,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기상 문제로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대두유는 미국을 중심으로 바이오연료 관련 지속적인 수요가 있어 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유채씨유는 국제 공급물량이 충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해바라기씨유는 흑해 곡물 수출협정이 연장돼 각각 가격이 하락했다. 소고기는 중국의 지속적인 수요에도브라질과 호주의 수출 물량이 증가해 가격이 연속 하락했다. 반면 가금육은 조류인플루엔자 심화에 따른 공급물량 감소로, 돼지고기는 연휴 기간을 앞둔 수요 증가·환율 영향으로 가격이 올랐다. 유제품 중 탈지분유는 수입 수요 저조·유럽의 수출용 물량 증가, 전지분유는 중국의 수요 저조로 인해 가격이 하락했다. 버터도 소비자 수요 불확실성에 따른 수입 수요 약화로 가격이 하락했다. 설탕 가격 상승은 주요 생산국 수확 지연에 따른 공급량 부족과 인도의 설탕 수출 제한 조치가 주요 원인이었다. 브라질에서 에탄올 가격이 상승하면서 에탄올용 사탕수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줬다. FAO는 2022년·2023년도 세계 곡물 생산량은 27억5640만t으로 2021년·2022년 대비 2.0%(5700만t)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2·2023년 세계 곡물 소비량도 27억7740만t으로 전년 대비 0.7%(2070만t)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주요 곡물 국제가격은 6월 이후 상대적으로 안정 상황을 유지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추이, 주요 수출국 기상 상황 등 일정 범위 내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며 "향후 전반적으로 보합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파종 단계인 남미의 기상 상황과 우크라이나 사태 추이, 중국의 수요 변화 등이 가격 변화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22-12-03 18:16:07러시아가 유엔 중재로 우크라이나와 맺은 곡물수출 합의 이행을 중단한 충격으로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국제 밀 가격이 폭등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오전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 가격은 부셸당 8.93달러까지 치솟았고, 이후 상승폭이 좁혀졌지만 전일비 5.8% 폭등한 8.77달러에 거래됐다. 밀 가격 폭등세는 다른 곡물로도 전염됐다. 다만 상승폭은 밀보다는 크지 않았다. 옥수수는 선물 가격이 2.6% 급등했고, 대두(콩) 선물은 0.7% 올랐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달 29일 흑해의 곡물 화물선 항행 합의 이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곡물수출 합의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7월 가까스로 마련된 것으로 오는 19일 합의 만료를 앞두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양측에 합의 갱신을 촉구하던 도중 파기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세바스토폴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군함들에 '대규모' 공격을 퍼부었다며 합의 이행 중단을 선언했다. 우크라이나는 드론 공격 사실을 부인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합의 탈퇴는 '예측가능'했다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러시아가 "곡물 교역 통로와 220㎞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폭발과 관련한 잘못된 구실로 곡물수출 합의 이행을 중단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길이 다시 막히면서 아프리카 빈곤국들의 식량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곡물 수출 재개 뒤 곡물을 실은 배들이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주로 향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밤 러시아의 합의 이행 중단으로 글로벌 식량위기가 가중될 것이라면서 특히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에티오피아가 현재 심각한 기아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11-01 18:02:56[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유엔 중재로 우크라이나와 맺은 곡물수출 합의 이행을 중단한 충격으로 10월 31일(이하 현지시간) 국제 밀 가격이 폭등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오전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 가격은 부셸당 8.93달러까지 치솟았고, 이후 상승폭이 좁혀졌지만 전일비 5.8% 폭등한 8.77달러에 거래됐다. 밀 가격 폭등세는 다른 곡물로도 전염됐다. 다만 상승폭은 밀보다는 크지 않았다. 옥수수는 선물 가격이 2.6% 급등했고, 대두(콩) 선물은 0.7% 올랐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29일 흑해의 곡물 화물선 항행 합의 이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곡물수출 합의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7월 가까스로 마련된 것으로 오는 19일 합의 만료를 앞두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양측에 합의 갱신을 촉구하던 도중 파기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 세바스토폴 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군함들에 '대규모' 공격을 퍼부었다며 합의 이행 중단을 선언했다. 우크라이나는 드론 공격 사실을 부인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합의 탈퇴는 '예측가능'했다고 밝혀 여운을 남겼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이와 관련해 러시아가 "곡물 교역 통로와 220km 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폭발과 관련한 잘못된 구실로" 곡물수출 합의 이행을 중단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길이 다시 막히면서 아프리카 빈곤국들의 식량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곡물 수출 재개 뒤 곡물을 실은 배들이 아프리카와 유럽으로 주로 향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0일 밤 러시아의 합의 이행 중단으로 글로벌 식량위기가 가중될 것이라면서 특히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에티오피아가 현재 심각한 기아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11-01 01:40:40[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해상운임 상승 등의 여파로 밀 가격이 급등하면서 서울 지역의 칼국수 가격이 처음으로 8000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해외곡물시장정보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시카고선물거래소의 밀 선물 가격은 t(톤) 당 405.55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230.75달러)에 비하면 약 75.8% 상승했다. 지난달 7일에는 475.46달러까지 치솟으면 1년 전 대비 두 배 가량의 수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국제 곡물 시장에서 밀 공급에 대한 차질이 예상되자 주요 곡물 수출국이 수출제한에 나서며 밀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수출량의 약 29%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중 러시아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다. 이로 인해 밀가루를 사용하는 외식 물가와 원자재 가격에도 큰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의 칼국수 평균 가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7%가 상승한 8113원이다. 서울 지역 칼국수 가격이 8000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지난 2월부터 7000원대 후반으로 8000원에 육박했었다. 냉면과 자장면 등 밀가루를 사용하는 또 다른 음식의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냉면은 9.7%, 자장면은 9.4%가 상승했다. 서울 지역의 냉면가격은 조만간 1만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같은 기간 삼겹살은 3.5%, 김밥은 5.2%로 상승률이 밀가루 음식에 비해 높지는 않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달에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곡물 국제가격 상승으로 국내 가공식품, 배합사료 및 축산물 외식 물가 상승 압박이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대체 원산지 개발 및 국내 물가 영향 최소화를 위한 금융·세제 지원을 강화하고 중장기적으로 비축 등 국내 공급 기반 확대와 국제 곡물 유통 부문 진입을 통한 국제곡물조달시스템 구축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2022-04-14 08:4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