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카카오 노사가 재택근무 주 1회 부활을 포함한 임금·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현재 노동조합원 투표로 합의안이 통과됐다. 21일 카카오 노조 등에 따르면 카카오 노사가 마련한 임단협 잠정 합의안이 지난 18일 62%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합의안에는 △주 1회 재택근무 도입 △비과세 식대 20만원 인상 등의 내용이 담겼다. 노사 간 합의안 체결은 이달 중에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카카오 측은 재택근무제를 부활하면서도 업무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평일 오전부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전원이 근무하는 '코워크' 도입을 주장한 바 있다. 지난 10월 30일 직원 간담회인 오픈톡에서 해당 사안은 노조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에 합의안에는 평일 오전부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전원 근무 '권장' 이라는 완화된 표현이 담겼다. 노사는 유연근무제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면에서 근무제도를 정립하기로 합의했으며 이와 관련한 세부적인 규칙이 다음 달 중 공지될 예정이다. 이번 합의안은 노사 양측의 날인 절차를 거쳐 최종적으로 공표될 예정이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11-21 14:46:26【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대구시가 섬유패션산업의 제2의 부활을 꿈꾼다. 이를 위해 대구정책연구원(이하 연구원)이 대구 주력 산업인 섬유패션산업의 침체를 딛고, 첨단 미래신산업으로의 구조 대혁신과 국내외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 '르네상스 전략'(안)을 제시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섬유패션산업은 사업체수 5376개(전체 제조업의 16.6%), 부가가치 1조3321억원(8.5%), 종사자수 2만6397명(15.6%)을 보유한 저력 있는 산업이다. 또 섬유패션산업의 중심성 순위는 17개 시·도 중 2위로 여전히 중심지 기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 비중 역시 17개 시·도 중 3위로 중추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지만 점차 약화 추세에 있다. 게다가 노동생산성(종사자 1인당 부가가치) 수준은 지난 2022년 대비 1/3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여러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글로벌 트렌드 변화는 대구가 글로벌 선도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섬유패션산업 지원지관의 집적과 우수한 연구개발(R&D) 수행 역량 등 중요한 혁신 자원을 보유하고, 미래 50년을 향한 '대구혁신 100+1' 추진으로 산업구조 대개조와 맞물려 섬유패션산업 기회의 창이 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양호 연구원장은 "도전과 기회의 병존 속에서 글로벌 트렌드, 대구 5매 미래신산업, 대구경북 신공항 혁신 등과 결합, 섬유패션테크산업으로의 대혁신을 위한 골든타임이 도래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국 생산유발 5조1534억원, 부가가치유발 1조7124억원, 취업유발 3만3103명의 경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섬유패션산업 르네상스 비전으로 '대구 섬유패션산업 르네상스를 통한 첨단테크산업 글로벌 중심지로 도약'으로 제안했다. 이를 위해 △5+T(Textile) 미래신산업으로의 대전환 △대구 파워풀 SPA 브랜드 개발 △그린·첨단소재·디지털 전환 △테크산업형 인재양성 및 메가 R&D 기반 구축 △대구국제섬유박람회+대구섬유패션제품 쇼핑 페스타 접목 △세계시장 진입 인증 지원 등 6대 전략도 제시했다. 또 △섬유패션산업 르네상스를 추진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 구축 △섬유패션산업 르네상스 '비전 및 전략 공표 △섬유패션산업 르네상스 '액션 플랜' 수립 추진(대구시 관련 실·국·과, 관련 연구기관 및 공공기관, 섬유패션업체와의 협업) 등을 과제로 제안했다. 한편 박종필 대구시의회 의원(비례)은 최근 섬유산업 부흥에 대한 분위기가 조성되는 가운데 섬유업계가 직면한 여러 현안 문제들을 짚어보고, 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는 서면 시정질문을 했다. 박 의원은 "대구시가 섬유업계, 관련 연구기관·단체 등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과감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첨단소재 및 친환경 섬유소재 개발 등 연구 개발사업에도 투자를 늘려야 한다"면서 "섬유산업은 대구의 역사이자 문화이고 미래이므로, 섬유의 도시 대구의 위상을 다시 한번 드높일 수 있도록 대구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한다"라고 말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4-11-21 14:19:59[파이낸셜뉴스] 오세울 서울시장은 19일 "지구당 부활은 매우 위험한 공천 카르텔, 지역 유지들의 이권 카르텔이 부활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지구당부활은 국리민복(國利民福)이 아닌 양당 대표의 이해관계 합치"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의회 제327회 정례회 시정질문에서 윤영희 국민의힘 시의원에게 지구당 부활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여야 모두가 공동으로 지구당 부활을 외치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냐는 윤 의원의 질문에 "대표가 되면 누구든 정당을 장악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며 "국민을 위해 변화를 모색하는 정치개혁으로 지구당 부활을 포장하지 말라"고 답했다. 이어 "과거에는 원내정당화를 목표로 정당법과 정치자금법 바꿔 정당을 슬림화하는 것이 정치개혁이었는데, 이를 원점으로 돌리며 중앙당 조직을 강화하는 것이 정치개혁이라 말하고 있다"며 세금으로, 후원금으로 정치하고 싶다고 말하는 게 차라리 솔직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에 윤 의원도 국민은 지구당이 무엇인지도 모를 것이라며 "지구당이 부활하면 후원금으로, 기업 돈으로 정치하던 과거로 돌아갈 것이 우려된다"고 동의했다. 오 시장은 과거 대통령, 국회의원 선거 모두 돈 선거였고 정당 운영도 '돈 먹는 하마'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돈을 많이 걷어 많이 쓰는 것이라는 통탄할 사회현상을 대폭 수술하지 않으면 대한민국 정치는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한다는 대오각성(大悟覺醒)으로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하에 정당법, 선거법, 정치자금법을 개정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오 시장은 미국식 원내정당화가 고비용 정치자금 시스템을 고칠 수 있다는 목표하에 중앙당, 시도당을 슬림화하고 꼭 필요한 것은 국고보조금으로 해결하고 후원금은 최소화해 알뜰한 정치를 하도록 하는 것이 입법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외지구당을 운영하는 당협위원장들이 현실 정치에서 불편이 생기면서 지구당 부활 논의가 시작된 것"이라며 "불편이 생겼더라도 그 변화는 최소한에 그쳐야 먼 미래, 이상을 향해 나가는 도중에 유턴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공간 마련 정도의 지구당 부활은 백보 양보해 동의할 수 있지만 지역후원회를 통해 돈을 만들어 쓰겠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공천 카르텔, 지역 유지들의 이권 카르텔이 부활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여당에선 지구당 부활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특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대표적이다. 한 대표는 지난 5월 "'차떼기'가 만연했던 20년 전에는 지구당 폐지가 '정치개혁'이었다"면서 "지금은 기득권의 벽을 깨고 정치신인과 청년들에게 현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구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개혁'이라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11-19 14:36:27[파이낸셜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구당 부활에 대해 다시 한번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특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구당 부활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을 겨냥한 듯, 지구당 부활은 개혁이 아니라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진행된 '제327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시정질문'에 나와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박강산 시의원(비례대표)이 지구당 부활에 대한 견해를 묻자 "지구당 부활을 마치 개혁으로 포장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원외 당협위원장을 적어도 한 두 번 이상 해본 분들은 오히려 이런 주장에 대해 신중하다"고 말했다. 현재 원외 당협위원장은 개인 사무실을 만들 수 없고, 후원금도 모금하지 못한다. 2002년 대선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트럭을 현금으로 꽉 채워 불법 대선자금을 받은 '차떼기 사건'이 터진 뒤 지구당이 비리의 온상으로 알려져 지구당 제도가 폐지됐다. 2004년 이른바 '오세훈법'으로 불리는 정당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부터다. 최근 들어 여당 중심으로 지구당 부활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한동훈 대표가 대표적이다. 한 대표는 지난 5월 "'차떼기'가 만연했던 20년 전에는 지구당 폐지가 '정치개혁'이었다"면서 "지금은 기득권의 벽을 깨고 정치신인과 청년들에게 현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구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개혁'이라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여당 내에선 나경원·안철수·윤상현 의원 등이 이에 찬성하고 있다. 오 시장은 "전세계에서 원외 당협위원장이 일반 시민들의 후원을 받아가면서 정치할 수 있도록 한 나라는 없다"며 "앞으로 지방선거를 또 하는데 당협위원장 입장에선 공천을 할 때 신세를 많이 진 분에게 마음이 기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4-11-18 15:23:07"일본의 오랜 불황에도 견실한 경영을 유지한 일본의 강소기업은 영속성을 중시한다." 17일 오태헌 경희사이버대학 교수(사진)는 최근 일본 강소기업 비결을 담은 신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를 펴냈다. 그는 도쿄대학교 경제학 석·박사 과정을 마치고 대우경제연구소 연구위원·도쿄 사무소 소장, 노무라연구소 서울지점 부지점장, UC버클리 동아시아연구소 방문교수, 한일경상학회 편집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오 교수는 일본 중소기업과 한국 중소기업의 가장 큰 차이로 '영속성'을 꼽았다. 한국이 매출 등 기업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일본은 기업의 유지를 더 중시한다는 것이다. 강한 기업이 오래가는 것이 아니라, 오래가는 기업이 강하다는 생각이 일본 기업의 특수한 문화다. 그는 "100년이 넘는 기업이 많은 일본은 기업이 태어났으면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이 다른 나라 경영자들에 비해 강하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일본 강소기업의 특징으로 △성장이 아닌 발전 △개발이 아닌 개선을 꼽았다. 일본 강소기업은 경쟁이 심화될수록 '그동안 해온 일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할까'를 생각했다. 국내 기업은 '내년도 목표' 달성을 중시하면서 신사업, 사업 다각화 등에 관심이 높은 반면 일본은 실적의 성장세보단 본업에 충실하고 상품 및 서비스의 개선점을 계속 찾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이치도비는 금속을 녹여 산업용 기기의 부품을 납품하던 하청 업체였지만 채무가 늘자 기술을 이용해 하청이 아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밥솥을 만들었다. 밥솥에 현대식 보온 기능을 만들 수 있지만 고집스럽게 오직 자신들의 주물 기술을 고도화했다. 오 교수는 "일본 강소기업은 시장의 포화 상태 및 사양 산업이라는 인식을 핑계로 여긴다. 부단한 개선 작업을 한다"며 "회사에 정착한 개선문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고도의 숙련기술자를 양성한다. 이들이 미래 경쟁의 원천이 된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달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리가 취임했다. 이시바 총리는 디플레이션 탈출, 최저임금 인상, 재정건전화 등 경제정책에서 기시다 전 총리의 정책 계승을 표방하고 있다. 특히 디플레이션 탈출을 최우선 과제로 하고 임금인상과 투자가 견인하는 성장형 경제 실현을 목표로 한다. 앞서 3월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했다. 올 2월 일본 닛케이225 평균 주가는 버블경제 시기인 1999년 12월 이후 34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오 교수는 "일본 경제가 오랜 암흑기에서 벗어나려는 조짐이 감지되지만 온전하지는 않다.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기업의 임금상승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다만 일본이 저축문화에서 투자문화로 바뀌고 미래 성장동력이 될 인공지능·반도체 연구의 개발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경제가 시름에 빠져도 꿋꿋이 기회를 포착하던 강소기업 존재가 일본 부활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4-11-17 19:16:21[파이낸셜뉴스] 2000년대 중후반 우리나라 전국민을 '일촌'으로 묶었던 SNS '싸이월드'가 부활을 알렸다. 당시 이용자수는 약 3200만명에 달했다. 싸이커뮤니케이션즈(이하 싸이컴즈)가 기존 싸이월드 소유 법인으로부터 싸이월드 사업권과 자산 인수를 마무리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싸이컴즈는 싸이월드 사업을 위한 특수목적 회사로 싸이월드 인수를 위해 9월 초에 설립됐다. 대표이사는 함영철 투바이트 대표로 다음 뉴스와 아고라 기획을 맡은 경력이 있다. 넥슨 소셜 게임 기획, 다음 게임에서 퍼블리싱 본부장, 펄어비스에서 '검은사막' 글로벌 사업 총괄을 맡았다. 싸이컴즈는 싸이월드 인수를 완료함에 따라 싸이월드 브랜드 자산을 활용한 새로운 커뮤니티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법인이 보유한 이용자 개인 데이터는 모두 싸이컴즈에 이관됐으며 싸이월드 자산인 3200만명의 회원과 170억건의 사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 시대에 발 맞춘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싸이컴즈는 "싸이월드가 보유한 브랜드 자산의 매력과 최근 몇 년 사이 기존 SNS 서비스에 대한 피로도가 증가하며 새로운 방향성을 가진 서비스에 대한 시장 공백이 싸이월드를 인수하게 된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싸이컴즈는 싸이월드 최초 모토인 '사이좋은 사람들'의 세련된 부활을 콘셉트로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기존 SNS의 지나친 사생활 공개와 정보 공유에 지친 이용자들에게 개인화된 공간을 제공하고 소규모 그룹과 손쉽게 교류하는 서비스를 만들 계획이다. 새 서비스 베타 버전을 내년 상반기에 첫 선을 보이고, 내년 중으로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싸이컴즈는 오는 25일부터 싸이월드 로고와 미니미에 대한 사용자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8월부터 운영 중단됐던 기존 앱서비스는 다음 달 2일자로 공식 종료된다. 한편 사진 등 데이터 복원에만 수십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싸이월드 서비스 재개를 확신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1-13 10:09:36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 남유럽 3국의 경제부활을 분석한 보고서는 우리에게 여러 교훈을 준다. 한국경제인협회가 12일 내놓은 이들 국가의 '최근 경제회복과 시사점' 보고서는 친시장 정책이 국가 경제를 어떻게 바꿔놓는지 주목한다. 이 국가들은 무분별한 재정남발로 2010년대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었다. 한때 유럽은 이들 나라와 이탈리아까지 묶어 'PIGS'라고 불렀을 정도다. 알파벳 첫 글자를 보아 게으르고 식량을 축내는 돼지(PIG)를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그랬던 3국이 과감히 경제 기조를 바꿔 성장률이 유럽연합(EU) 평균을 크게 앞지르는 수준으로 올라 주목받고 있다. 재정중독에 빠져 국가부도 위기 직전까지 갔던 그리스는 환골탈태 수준이다. 성장률이 2021년 8%대까지 올랐고, 2022년 5.6%에 이어 지난해 2.0%를 기록했다. 스페인, 포르투갈도 비슷하다. 이 기간 EU 평균은 여기에 한참 못 미친다. 지난해만 해도 EU 전체 평균 성장률은 0.5%에 불과했다. 유럽의 경제 심장이라는 독일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0.3%)의 굴욕까지 맛보았다.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탈바꿈한 것은 부단한 노력으로 경제체질을 바꾼 덕분이다. 2019년 집권한 그리스 미초타키스 정부는 출범 당시 29%였던 법인세를 22%까지 내렸고, 투자·노동 규제도 대폭 정비해 기업 환경을 끌어올렸다. 스페인은 유럽에서 쉽지 않은 노동개혁에 성공한 케이스다. 해고요건 완화, 실업수당 축소 등을 통해 유연성을 확보한 것이다. 이러니 투자도 불이 붙었다.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로 창출된 일자리 수는 유럽 내 2위를 기록했을 정도다. 포르투갈은 2011년 이후 단행된 전방위 구조개혁의 성과를 톡톡히 봤다. 특히나 대대적인 스타트업 국가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7개나 배출했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골든 비자제도나 외국 고급인력에게 세금 혜택을 주는 정책 등도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렇듯 과감한 친시장 구조개혁이 국가 경제 부활을 이끌어냈다는 사실은 두고두고 곱씹을 대목이다. 우리의 경우 시장 중심 정책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실행은 더디다. 세제개편 작업도 마찬가지다. 불합리한 세제를 바로잡기 위해 정부가 칼을 빼들었지만 국회의 높은 벽에 막혀 결과가 불투명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 최고세율(50%) 완화와 최대주주 할증 폐지를 골자로 한 정부의 상속세 개편안에 야당은 부자감세라며 결사반대하고 있다. 높은 상속세 부담은 경제 역동성을 떨어뜨리고 증시 디스카운트를 부채질하는 것은 물론이다. 야당의 헛발질이 가뜩이나 못 오르고 있는 증시를 더 짓누르는 꼴이다. 법인세도 글로벌 기준에 맞춰 낮춰주고, 주주들의 줄소송을 야기할 소지가 있는 상법 개정에는 신중해야 한다. 지금은 시장을 살리는 법과 제도에 집중해야 할 때다.
2024-11-12 18:29:09"내가 원하는 건 양반 상놈 없는 세상! 그 세상이 지금 소리에만 있습니다."(이날치 대사 중) 조선 시대 후기 양반집 머슴으로 태어나 소리를 통해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 인물 '이날치'의 파란만장한 삶이 신명나는 놀이판으로 부활한다. 국립창극단은 창작 창극 '이날치전(傳)'을 오는 14~21일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유은선 예술감독 겸 단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날치라는 인물을 창극으로 꼭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열망을 가졌는데 이제 현실이 될 시간"이라며 "최근 tvN '정년이'가 화제가 되면서 우리 소리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 '이날치전'은 전통 창극의 재미에 깊이 있는 예술성까지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날치전'은 조선 후기 8명창 중 한 명인 이경숙(1820-1892)의 삶을 소재로 한다. 전남 담양 출신인 그는 줄광대로 활동하다 명창의 북재비로 들어가 귀동냥으로 소리를 익혀 명창의 반열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날치'라는 이름은 날쌔게 줄을 잘 탄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국악과 가요·클래식을 넘나들며 방송·공연 대본을 써온 윤석미가 극본을 쓰고 창작집단 '타루' 대표인 정종임이 연출했다. 작창은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적벽가' 예능보유자 윤진철이, 작곡과 음악감독은 국악관현악·창극·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다혜가 맡았다. 작품의 주인공인 '이날치' 역에는 이광복·김수인이 더블 캐스팅으로 활약한다. 이날치는 조선 시대 신분사회에 저항하며 소리를 향한 열정으로 살았지만 마지막 행보나 삶에 관해서는 전해지는 이야기가 많지 않다. 이 작품을 통해 국립창극단과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된 윤석미 작가는 역사서 속 기록을 토대로 작가적 상상력을 불어넣어 팩션(fact+fiction) 창극을 탄생시켰다. 윤 작가는 "서양 작곡가 모차르트가 특정 귀족이나 궁정에 속하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했듯, 이날치가 본인의 능력으로 신분의 굴레를 벗어나 주체적 삶을 살고자 했을 모습을 떠올리며 작품을 썼다"며 "죽기 살기로 인생의 기회를 잡았던 19세기 '이날치'의 모습을 21세기로 소환해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정종임 연출은 이날치의 서사를 중심으로 흥겨운 우리 소리와 전통 연희가 다양하게 어우러진 종합 창극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줄광대와 고수, 소리꾼으로 이리저리 떠돈 이날치의 삶은 전통연희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며 "우리 소리의 '한'보다는 '흥'을 보여주는데 중점을 두고, 배우와 관객이 함께 즐기는 신명나는 놀이판 같은 무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웅장한 군무부터 전통연희꾼들이 선보이는 남사당패의 풍물놀이, 명창들의 소리판 등 판소리가 가장 성행했던 조선 후기의 모습이 무대에 되살아나는 가운데 줄타기·판소리·고법·사자놀이·탈춤 등 흥겨움 움직임으로 우리 전통예술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다. '이날치' 역의 이광복은 "이날치 명창이 '새타령'을 부르면 실제 새들이 날아들었다는 일화가 있다"며 "판소리가 가진 더늠이나 그 이면들을 깊이 생각해보고 잘 그려낼 수 있는 소리꾼으로서 이날치를 표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더늠은 명창이 자신만의 창법과 개성으로 새롭게 짜거나 다듬은 대목을 말한다. 이어 김수인은 "이날치전을 계기로 제 소리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았다"며 "국립창극단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인 만큼 많은 분들이 와서 함께 즐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는 판소리의 주요 눈대목이 두루 녹아 있어 우리 소리의 흥과 멋을 곱씹게 한다. 작창가 윤진철은 옛 판소리의 특성이 드러나는 성음이나 발성 등 고제(古制) 요소를 가미하면서 당대 명창들의 특징이 돋보이게 소리를 짰다. '춘향가' 중 '천자뒤풀이', '수궁가' 중 '토끼기변', '적벽가', '동남풍 비는 대목',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 등을 각각의 더늠으로 들려준다. 극중 인물인 박만순·송우룡·김세종·박유전 네 명창들이 소리 실력을 겨루는 통인청대사습놀이(전주대사습) 장면에서는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힙합의 랩 배틀처럼 소리를 역동적이고 속도감 있게 풀어낸다. 작곡가 손다혜는 가야금·거문고·대금·해금·피리·아쟁·모듬북 등 국악기와 신시사이저·어쿠스틱기타 등의 서양 악기를 조화롭게 사용해 극적인 몰입도를 높였다. 무대는 지름 10m 원형으로 설계해 소리판의 느낌을 생생하게 살렸다. 또 무대를 둘러싼 성곽과 기와로 장식한 솟을대문 등이 시대적 배경을 반영하고, LED 패널의 영상을 통해 시공간의 전환을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이날치의 조력자이자 의형제인 '개다리' 역은 최용석, '어릿광대' 역은 서정금이 맡아 재기발랄한 입담으로 극의 재미를 더한다. 이날치를 사랑한 여인 '유연이' 역은 신입 단원 이나경이 연기한다. 이날치가 줄광대로 활약하는 장면에서는 국가무형유산 줄타기 이수자 남창동이 대역으로 나선다. 이외에 국립창극단 단원들과 전통연희꾼, 청년교육단원 등 40여명의 출연진이 유쾌한 놀이판을 펼친다. 오는 19일과 20일 공연 종료 후에는 제작진·출연진과 작품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된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1-04 10:49:09노조는 재택근무제를 원하고, 카카오는 '코워크 타임제'가 필요하다고 해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카카오 직원들과 소통을 위해 사내 간담회인 ‘오픈톡’을 열었어. 여기에선 현재의 근무제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고 해. 하지만 최근 노조 가입률이 과반을 넘기면서, 사측과 노조의 입장 차이만 확인되는 모습이야. 서로의 의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갈등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이네. 30일 업계 소식에 따르면, 정신아 대표가 지난 29일 오후 5시부터 7시 40분까지 임직원들과 함께 오픈톡을 진행했어. 이 자리에서는 카카오의 재택근무 제도와 집중 근무 시간인 ‘코워크 타임제’ 도입에 대해 논의가 있었어. 회사 측은 주 1회 재택근무 허용이나 월 1회 리커버리 데이(휴식일) 확대, 그리고 코워크 타임제 도입을 제안했지만,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해. 코워크 타임제가 뭔데?카카오에서는 최근 재택근무제를 다시 도입할지에 대해 논의가 활발해. 노조는 임금 및 단체 협약(임단협) 안건으로 재택근무 부활을 요구했는데, 회사 측은 이를 받아들이기보다는 절충안을 제시하려는 모습이야. ‘코워크 타임제’란, 직원이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근무를 하면서도 정해진 시간에 집중적으로 업무를 하는 방식이지. 노조는 왜 반대해?카카오는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전면 재택근무를 했지만, 작년 3월부터는 출근을 원칙으로 하고 재택근무를 일부 허용하는 형태로 바꿨었어. 올해 초 정신아 대표가 취임하면서부터는 전원 출근제가 시행 중이야. 노조는 업무의 유연성을 이유로 재택근무를 요구하면서도, 전사적으로 코워크 타임제를 일괄 적용하려는 것에는 반대하고 있어. 그렇게 되면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야. 회사가 결정할 순 없어?회사가 단독 결정할 수 있는 간단한 일은 아니야. 이미 카카오 공동체 노조 ‘크루 유니온’의 가입률이 과반을 넘겼다는 소식이 전해졌어. 노조 가입률이 과반을 넘으면 노조의 동의가 있어야만 근무제도 변경이 가능해져. 우리나라 근로기준법 때문이야.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무제도를 바꾸려면 직원들에게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노조 동의가 있어야 한대. 노조는 회사측에 경영 쇄신이 필요하고, 근무제도가 자꾸 변경되는 것에도 문제를 제기해왔어. 노사 간 갈등이 풀리지 않고 장기화된다면 단체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이미 지난달 23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카카오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야. 짧게 요약해줄게재택근무제 부활을 두고 카카오와 노조간 갈등이 여전히 진행 중이야. 회사 측은 일부 재택근무 허용과 새로운 코워크 타임제 도입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어. 최근 노조 가입률이 과반을 넘기면서, 근무제도 협의가 수월하진 않을 것 같아.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 뉴스는 파이낸셜뉴스의 원본 기사 '카카오, 사내 간담회 열었지만... 노사갈등 공회전'을 AI로 알기 쉽게 풀어 쓴 기사입니다. #카카오 #재택근무 #코워크타임제 #카카오노조 #정신아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10-30 08:34:11[파이낸셜뉴스] 고강도 리밸런싱(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SK이노베이션이 다음 달부터 매주 토요일 임원들을 회사로 소집하는 가운데, 일부 다른 기업들도 임원의 주 6일 근무를 확대하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조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임원들을 대상으로 다음 달부터 매주 토요일 '커넥팅 데이'를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 임원 50여명과, 일부 계열사 임원들도 토요일 오전 회사로 출근할 예정이다. 현재 비상 경영 체제를 가동 중인 SK온, SK이노베이션과 합병 예정인 SK E&S 등은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통상적인 임원의 '주 6일 출근'과 달리 '커넥팅 데이'는 사내 조직간 협업과 학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라는 게 SK이노베이션의 설명이다. 아직 구체적인 운영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워크숍이나 외부 전문가의 강연 등의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1일 SK E&S와의 합병을 앞둔 SK이노베이션은 앞서 지난 24일 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등 3개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교체하며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SK에너지의 경우 지난해 말 선임된 CEO를 10개월여만에 교체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다른 기업들도 임원의 주 6일 근무를 확대하고 있다. SK그룹은 올해 들어 2000년 7월 주5일 근무제 도입 이후 24년 만에 그룹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는 토요일 회의를 부활시켜 격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부진한 SK온의 경우 지난 7월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임원을 대상으로 해외 출장시 이코노미석 탑승 의무화, 오전 7시 출근 등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기도 했다. 삼성의 경우 삼성전자의 일부 부서 임원들이 이미 주 6일 근무를 하는 가운데 지난 4월부터는 삼성전기와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관계사들도 주 6일 근무에 동참하고 있다. 여기에 철강업계 최초로 '격주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했던 포스코는 철강 업황 악화로 지난 6월부터 임원에 한해 다시 '주 5일 근무제'로 복귀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10-28 05:2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