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타기가 어려운 금요일 심야시간,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서울 강남역에서 택시 합승이 허용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대중교통이 끊어지는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 강남역에서 한시적으로 택시 합승을 허용하는 '택시 해피존'을 2개월간 시범 운영하겠다고 5월 31일 밝혔다. 택시 합승은 같은 방향으로 가는 승객들을 대상으로, 승객이 합승을 원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최초 승차 지점에서만 합승할 수 있고 운행 중 추가 탑승은 불가능하다. 합승 시 미터기 요금의 20~30%를 할인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시는 택시 이용 편의와 차도까지 차량이 침범하는 무질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서울.경기.인천 방면 승차대 3개를 마련할 계획이다. 승차대는 발광형으로 설치해 밤에도 잘 보이도록 하고, 승차대 마다 계도 요원도 배치할 계획이다. 승차대 이외 장소에서는 합승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시는 택시 해피존을 운영하면 승객은 택시를 타려고 오랫동안 기다리는 불편을 줄이고, 운수종사자는 수익을 늘릴 수 있다고 봤다. 국토교통부 또한 '시민이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택시를 함께 이용하는 것은 택시 산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16조 합승행위 금지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국토부는 택시 합승에 따른 요금 할인제 도입은 지방자치단체가 별도로 정할 수 있는 운임체계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시는 구체적인 해피존 운영 방법과 요금 체계를 결정하기 위해 6월 1일 택시조합 등과 회의를 연다. 전자투표 등 온라인 매체를 활용해 시민 의견도 받아들여 합승 이용 요금표를 산정할 계획이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기자
2015-05-31 17:44:01부산시는 계묘년 한 해를 되돌아보고 다가오는 갑진년(甲辰年)의 희망찬 출발을 알리는 '2024 새해맞이 부산 시민의 종 타종 행사'를 오는 31일 용두산공원에서 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시민의 종 타종행사는 송년음악제, 카운트다운, 타종식, 신년사, 새해 축포 순으로 진행된다. 송년 음악제는 31일 밤 11시부터 50분간 계묘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차분하고 부드러운 음악과 함께 펼쳐진다. 새해 카운트다운과 함께 2024년 첫 시작을 알릴 타종자는 박형준 부산시장, 안성민 시의회 의장,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최진봉 중구청장, 장인화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시민 대표 17명 등 총 22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희망·사랑·평화 3개 조로 나눠 11차례씩 총 33차례 타종할 예정이다. 시민 타종자로는 2024년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유승민 공동위원장과 현정화 집행위원장, 국제관광도시 글로벌 시민 자문단 로라맥러키, 2023년 자랑스러운 시민상을 수상한 이희숙씨와 박찬일 상병, 불타는 전기차에 몸을 던져 택시 기사를 구한 시민영웅 유세림씨, 건축가 이기철씨,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펜싱 금메달을 획득한 송세라 선수, 모범 다문화가정 응우엔티민안씨, 함께하는 육아 문화 조성 기여자인 이상균씨, 워라밸 문화 조성에 이바지한 기업가 박성준씨 등이 선정됐다. 또 시의회 추천으로 여은정 봉사단체단장, 서정희 교수, 강정칠 목사, 주성식 장학회 이사장이, 교육청 추천으론 우수교사 윤진민씨가 타종자로 선정됐다. 시는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행사 당일 인원 총량제에 따라 7000명이 초과하면 주요 진입로를 통제하고, 대중교통 막차 시간을 새벽 1시 이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3-12-28 18:57:04[파이낸셜뉴스] 부산시는 계묘년 한 해를 되돌아보고 다가오는 갑진년(甲辰年)의 희망찬 출발을 알리는 '2024 새해맞이 부산 시민의 종 타종 행사'를 오는 31일 용두산공원에서 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시민의 종 타종행사는 송년음악제, 카운트다운, 타종식, 신년사, 새해 축포 순으로 진행된다. 송년 음악제는 31일 밤 11시부터 50분간 계묘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차분하고 부드러운 음악과 함께 펼쳐진다. 새해 카운트다운과 함께 2024년 첫 시작을 알릴 타종자는 박형준 부산시장, 안성민 시의회 의장, 하윤수 부산시교육감, 최진봉 중구청장, 장인화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시민 대표 17명 등 총 22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희망·사랑·평화 3개 조로 나눠 11차례씩 총 33차례 타종할 예정이다. 시민 타종자로는 2024년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유승민 공동위원장과 현정화 집행위원장, 국제관광도시 글로벌 시민 자문단 로라맥러키, 2023년 자랑스러운 시민상을 수상한 이희숙씨와 박찬일 상병, 불타는 전기차에 몸 던져 택시 기사를 구한 시민 영웅 유세림씨, 건축가 이기철씨,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펜싱 금메달을 획득한 송세라 선수, 모범 다문화가정 응우엔티민안씨, 함께하는 육아 문화 조성 기여자인 이상균씨, 워라밸 문화 조성에 이바지한 기업가 박성준씨 등이 선정됐다. 또 시의회 추천으로 여은정 봉사단체단장, 서정희 교수, 강정칠 목사, 주성식 장학회 이사장이, 교육청 추천으론 우수교사 윤진민씨가 타종자로 선정됐다. 시는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행사 당일 인원 총량제에 따라 7000명이 초과하면 주요 진입로를 통제하고, 대중교통 막차 시간을 새벽 1시 이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타종행사는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뜻깊은 행사”라며, “부산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한 만큼 갑진년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을 함께 나누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부산 시민의 종 타종 행사는 시 유튜브인 부산튜브와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될 예정이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3-12-28 09:25:14【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김영록 전남도지사가 20일 성명을 통해 "역대 최고의 전국체전을 만들어준 도민께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먼저 "전남에서 개최된 제104회 전국체육대회가 성황리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면서 "15년 만에 전남에서 개최된 이번 대회를 통해 '글로벌 관광・체육・문화도시'로서의 전남의 역량과 위상을 국내외에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정적이며 체계적인 경기 운영으로 참가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펼쳤고 전남 선수단 역시 뛰어난 기량을 도민께 화답하며 종합순위 4위의 쾌거를 올렸다"라고 덧붙였다. 또 "전국체전의 포문을 연 개회식은 최첨단 드론・미디어 기술로 전통 문화예술과 글로벌 비전이 담긴 전남의 미래 청사진을 멋지게 그려내 모두의 찬사를 받았다"면서 박명성 총감독과 출연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특히 대회 기간 내내 한마음으로 나서준 도민께 각별한 감사인사를 전했다. 김 지사는 "전남을 찾은 국내외 선수와 관람객이 대단히 만족해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면서 "아침 일찍부터 따뜻한 차를 준비해 준 자원봉사자, 모처럼 고국을 찾은 해외동포선수단이 고향의 정을 듬뿍 느낄 수 있도록 문화해설사로 발 벗고 나서준 도민, 열띤 응원과 함성으로 선수들에게 큰 힘을 준 1만7000여 도민응원단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또 "선수단과 방문객이 정감 넘치는 분위기 속에 남도의 맛을 즐기고 쾌적하게 머무르도록 살펴준 음식점과 숙박업주, 체전 깃발을 휘날리며 홍보에 앞장서 준 목포시 택시기사, 방문객 편의를 위해 버스노선 연장 운행에 도움을 주신 시내버스 기사들께도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회 안전과 교통질서를 지켜준 경찰, 소방, 전남도의사회에 대해 "불타는 사명감으로 현장안전을 책임져줘 감사하다"라고 전했고, 언론인에게는 "대회 기간 생생한 현장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해줘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아울러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후원과 기부를 해준 지역 기업인과 대회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꼼꼼히 점검하고 준비한 전남도와 목포시, 시·군 공직자에게도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김 지사는 이어 "200만 전남도민 한 분 한 분 모두가 이번 전국체전을 성공으로 이끈 주인공이자 영웅"이라며 "도전과 열정, 감동과 환희의 전국체전을 만들어준 도민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또 "이번 체전을 통해 전남은 명실상부 역대 최고의 국민 대통합과 감동체전이라는 새로운 금자탑을 세웠다"면서 "드높아진 전남의 위상과 자신감으로 글로벌 도정을 더욱 힘차게 펼치고 '세계로 웅비하는 대도약! 전남 행복시대'를 완성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끝으로 "하나 된 전남의 힘을 보여준 모든 분들께 거듭 감사드린다"면서 "이 열정과 의지를 다시 한번 모아 제43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도 역대급 성공으로 이어가겠다"라고 다짐했다. 한편 김 지사는 지난 19일 내부 행정망을 통해 전남도청 공직자들에게도 전국체전 성공 개최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3-10-20 17:48:59인디애나주 북서쪽에 자리한 울프호의 청록색 물에 수영모자 수백개가 일렁거렀다. 레온 3종 경기 참가자 사이에서 남편 토드를 한 번이라도 보려고 기를 썼다. "아빠가 괜찮을까?" 10대 딸 에밀리에게 물었다. 첫번째 주자들은 이미 두번째 구간인 사이클 경주를 위해 해변을 가로지르는 중이었다. 토드와 나는 둘 다 재혼이었고, 결혼하고 첫 7년은 남편을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강하고 독립적이었다. 그는 그야말로 경쟁하려고 사는 사람이었다. 3종 경기를 75차례, 마라톤을 35차례 해냈으며 집착에 가까운 열정을 지녔다. 휴가는 시합에 나가는 데 썼다. 남편의 집념이 우리 부부, 가족, 교회로부터 앗아간 시간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2015년에 온 세상이 뒤집힐 때까지 그랬다. 거의 2년이 다 되도록 내게 중요한 건 오로지 남편이 투지를 되찾아서 지기 싫어하는 예전의 토드가 되도록 돕는 일이었다. 2015년 6월이었다. 아루바(카리브해에 있는 네덜란드령 섬)에서 결혼기념일을 좀 일찍 축하하면서 보내는 셋째날 밤, 막 저녁을 먹고 들어오던 참이었다. "나 심장마비 같아. 가슴이 너무 아파." 남편이 말했다. 그러나 나는 남편이 심장마비일 리 없다고 생각했다. 남편은 지난 4월 보스턴 마라톤을 완주했고, 이미 다음해 대회에 참가할 자격까지 얻은 상태였다. "병원에 가봐야겠어." 남편이 또 강하게 말했다. 택시가 우리를 작은 병원에 내려주었고, 심전도 결과는 남편의 걱정이 사실임을 입증했다. 미국이라면 해냈을 긴급 조치들을 이곳 의사들은 하지 못했다. "환자에게 혈액희석제를 혼합해서 처방하겠습니다. 그러면 귀국할 때까지는 충분히 안정될 겁니다." 남편이 믿을 만한 사람에게 맡겨지길 기도했다. 감사 기도를 드리고 매주 참석하는 예배를 제외하면 결코 기도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니었다. 사실 남편을 위해 기도할 만큼 걱정스러운 상황이라는 게 두려웠다. 다음날 아침 병원과 이야기해보니 남편은 괜찮았다. 그러다가 일상적인 뇌스캔을 하던 중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 남편에게 뇌출혈이 있었다. 당장 응급수술이 필요했다. "우리가 환자를 살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의사의 말이었다. 션트(뇌에 차오르는 액체를 복강으로 빼내는 관)를 삽입했지만 남편의 상태는 급격히 나빠졌고, 혼수상태에 빠졌다. 나는 충격에 휩싸였다. '그저 남편을 데리고 미국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남편이 비행을 견디지 못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있었지만,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에 있는 외상센터로 가는 환자 수송기를 마련했다. 미국에 전화해서 에밀리와 남편의 장성한 두 아들, 그레그와 콜비에게 상황을 알렸다. 나는 탈진을 넘어선 상태였다. 비행기에서 남편 곁에 앉아 있는데 눈을 뜨고 있을 수 없었다. 고개를 돌렸다. 눈부신 하얀 예복을 차려입은 남자가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있었다. "토드는 회복할 것이니라. 하지만 다가올 날들이 쉽지는 않다. 내가 네 곁에 있다는 걸 기억하거라." 그의 목소리는 위로가 되면서도 힘이 넘쳤고, 위엄 있으면서도 안심이 되었다. 오직 하나님만이 그런 확신을 주실 수 있었다. 이 사내가 정말 그분일까? 이 사람이 예수님이란 말인가? 아주 많은 질문이 떠올랐지만, 곧 환영이 사라졌다. 내 곁에는 토드뿐이었고, 엔진 소리와 남편의 생명을 유지해 주는 인공호흡 장치의 소음만 빼면 비행기는 고요했다. 비행기가 착륙하자 구급차가 우리를 외상센터로 부리나케 데려갔다. 또 수술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원래 자리에서 빠져나온 뇌간 수술이었다. 의사들은 희망을 품지 않았다. "환자는 아마 주요 뇌 기능을 회복하지 못할 겁니다." 의학적으로 내가 매달릴 수 있는 건 하나도 없었다. 비행기에서 본 설명할 수 없는 환영과 떨칠 수 없는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당신들은 토드를 몰라.' 그에게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집념이 있었다. 피츠버그로 돌아와서 남편을 중환자실에 기꺼이 받아주겠다는 사람을 찾을 때까지 신경외과 의사 10명에게 전화했다. 46일 동안 의사들은 남편의 뇌에서 수액을 빼내고 감염과 싸울 약을 투약했다. 나는 한시도 남편 곁을 떠나지 않았다. 마침내 급성환자 장기치료센터로 옮길 수 있을 만큼 토드가 안정되었다. 눈은 떴지만 여전히 반응이 없었고, 기도에 있는 튜브로 호흡했다. 8월 4일, 화난 상태로 잠에서 깼다. 여덟번째 결혼기념일이었고, 아루바에서부터 거의 두 달이 지났다. 기진맥진했다. '주님, 남편이 여전히 저기 있다면 제게 무언가 보여주어야 한다고요!' 치료센터로 가는 도중에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언어치료사에게 말했다. "기도에 있는 구멍 좀 막아 주세요. 남편이 말할 수 있다면 뇌 활동이 있다는 뜻이에요. 말하지 못한다면…."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치료사는 머뭇거리며 토드의 목에 있는 구멍을 막고 물러섰다. 남편은 미동도 없이 침대에 누워 있었다. 내 입술을 남편 귀 가까이에 댔다. "당신이 나서야 해. 말 좀 해봐. 나 말고는 아무도 당신을 믿지 않아. 날 도와서 사람들이 틀렸다는 걸 증명해봐." 아무 응답도 없었다. 눈 깜빡임조차 없었다. "사랑해. 오피 버서리(Happy anniversary, '결혼기념일 축하해'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해서 나온 말)." 말은 정확하지 않았고, 겨우 속삭이는 정도였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분명했다. "오, 여보." 나는 말하면서 몸을 돌렸다. 언어치료사와 나는 눈길을 주고받았다. "다시 검사해야겠어요." 치료사가 말했다. 새로운 진단도 마찬가지로 암담했다. "락트인증후군입니다. 환자가 의식은 있지만 움직이지 못하고, 거의 모든 근육이 마비돼 언어로 소통할 수 없는 신경학적 질환입니다. 호전되지 않을 겁니다." 그렇지만 나는 남편을 재활병원으로 옮기겠다고 주장했다. 토드는 기도 튜브를 떼고 매일 치료를 받았다. 의식이 좀 더 명료해졌고 소리도 낼 수 있었다. 의사들은 과한 기대를 말라고 경고했으나, 나는 비행기에서 봤던 환영에 매달렸다. 9월 마지막 날, 남편의 기 치료사가 두피를 살피다가 말했다. "내게 전해지는 에너지가 불타는 듯이 뜨거워요." 의사들이 MRI를 찍자고 했다. 션트 주변에 뇌 감염이 있었다. 의사가 션트를 제거했다. 수술 도중에 무슨 일인가가 벌어졌는데, 마치 남편을 깨울 열쇠가 돌아간 것 같았다. 토드는 거의 밤새 정신이 초롱초롱했다. 말도 더 또렷해지고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었으며 고개도 돌렸다. "설명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냥 벌어지는 일이 아니에요." 남편의 주치의가 말했다.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등록하는 거 기억했겠지? 9월이 마감이었는데." 어느날 토드가 말했다. 알아듣기 어려웠지만 이해할 수는 있었다. 그가 마라톤을 뛸 방법이 없다는 걸 어떻게 얘기한단 말인가? 남편은 혼자서 일어서지도 못했다. 물론 등록신청서는 보내지 않았다. "응. 기억했어." 대답했지만 거짓말했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토드의 기분을 망칠 순 없었다. 10월 22일은 에밀리의 생일이었다. 남편은 스스로 딸에게 전화해서 매우 떨리는 목소리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줬다. 남편은 거의 매일 호전되었다. 그의 투지와 열의에 모두 놀랐다. 남편은 크리스마스 직전에 집으로 돌아왔으며, 휠체어를 타고 돌아다녔다. 다음해 4월에는 파트타임으로 직장에 복귀했다. 노동절 주말에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 토드가 모두의 성원과 기도에 감사를 표했을 땐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특히 아내에게 고마워요. 칼라가 없었다면 나는 말 그대로 여기 있지 못했을 테니까요." 남편의 말이 느릿느릿하지만 신중하게 흘러나왔다. 우리 관계도 완전히 변했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우리 부부가 진정으로 통한다고 느꼈다. 함께 기도하고, 생활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느낀다. 여정 내내 예수님께서는 우리 곁에 계셨다. 2017년 봄 무렵, 토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해냈다. 하지만 나는 남편이 지팡이를 짚고 더 당당하게 걷는 도전 정도로는 만족하지 못한다는 걸 알았다. 그에게는 더 큰 시험대가 필요했다. 나는 장애인을 위한 시합을 찾아보다가, 원래는 상이용사에게 초점을 맞춘 초보자를 위한 3종 경기인 '레온 3종 경기'를 발견했다. 전화해보니 27년간 해군에서 복무하고 퇴역한 토드는 당연히 출전 자격이 있었다. "참가하고 싶어." 남편이 말했고, 그 눈에 익숙한 빛이 빛났다. 토드는 안전벨트를 만들었고 덕분에 러닝머신 위에서 걸을 수 있었다. 손자전거를 이용해서 자전거 구간을 훈련했다. 수영을 시작하고, 되살려낸 스프레드시트에 매일 기록을 표시했다. 이제 딸과 함께 울프호 기슭에 서 있자니 뒤늦게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줄을 잇는 경주 참가자 중 다수가 손발 절단 수술을 받은 사람이었고, 연이어 쏟아져 나왔다. 남편은 흔적도 없었다. 다른 많은 참가자와 마찬가지로 남편도 도우미와 함께 수영했다. 마침내 남편이 호수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도우미의 도움을 받아 손자전거에 올랐다. 몇 분 후 남편은 무리를 쫓아가며 시야에서 사라졌다. 남편의 집념이 더는 불가사의하지 않았고 우리 결혼 생활에 재앙이 되지도 않았다. 하나님께서는 남편의 앞날에 있을 어려움을 온전히 아셨기에 집념이라는 축복을 내려주셨다. 그리고 남편의 집념은 불가능에서 희망을 얻었던 비행기에서의 그 순간처럼 내게도 축복이었다. '가이드포스트(Guideposts)'는 1945년 노먼 빈센트 필 박사에 의해 미국에서 창간된 교양잡지로, 한국판은 1965년 국내 최초 영한대역 잡지로 발간되어 현재까지 오랜 시간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가이드포스트는 실패와 좌절을 딛고 다시 일어선 사람들, 어려움 속에서 꿈을 키워가며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들의 감동과 희망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런 감동의 이야기를 많은 분들의 후원을 통해 군부대, 경찰, 교정시설, 복지시설, 대안학교 등 각계의 소외된 계층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후원을 통해 더 많은 이웃에게 희망과 감동의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글·사진=가이드포스트
2021-01-05 16:28:20▲ 영화 '택시운전사' 포스터 영화 '택시운전사'의 기세가 무서울 정도다. 지난 주말, 220만 여명의 관객을 끌어 모으며 엄청난 흥행세를 자랑 중이다. 누적 관객수는 벌써 436만 2305명에 달한다. '천만배우' 송강호의 파워가 통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택시운전사'에서 감동을 담당하는 건 송강호뿐만이 아니다. 류준열과 토마스 크레취만 그리고 유해진이 그 중심에 있다. 여러 명의 배우들 중 유해진을 콕 집어 얘기하려는 건, 진심을 담아 연기했지만 눈에 띄는 역할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앞서 코미디 영화 '럭키'에서도, 액션 영화 '공조'에서도 그리고 이번 '택시운전사'에서도 유해진은 다채로운 변신을 보여준다. 그를 두고 '연기를 잘한다'고 평가하는 건 어딘지 심심하다. 유해진은 언제나 자신이 맡은 캐릭터 그 자체가 되는 배우다. 연기를 할 때도 기교를 부리거나 폼을 잡는 법이 없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주변의 배우들을 받쳐준다. '택시운전사'도 마찬가지다. 송강호의 눈물 한줄기가 관객의 가슴을 울리기까지 곁에서 류준열과 유해진이 쉼 없이 노를 저었다. '택시운전사'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실상을 전 세계에 알린 실존 인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 분)와 그를 도운 택시 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중 유해진은 광주 소시민이자 따뜻하고 정의로운 택시 기사 황태술 역을 맡았다. 특별히 정의감에 불타는 인물도, 의리 없이 못사는 사나이도 아니다. 하지만 그가 가족과 광주 시민들을 위해 진실을 전하려 애쓰는 모습이 적지 않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다소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지만 극 후반부 유해진이 택시를 이용해 송강호를 돕는 장면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온다. 물론 장훈 감독의 영리한 연출 덕도 있겠지만, 극적인 상황에서 절묘하게 치고 빠지는 그의 모습은 배우로서 제몫을 다해내는 실제 유해진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지금까지 유해진은 조연, 주연 등 캐릭터 비중을 가리지 않고 많은 영화에 출연해왔다. 잠깐 등장을 하더라도 감초연기로 확실한 웃음을 주고, 큰 배역을 맡으면 극을 단단히 이끌고 가는 내공이 있다. 다양한 역할 중 유해진과 가장 잘 맞는 옷은 인간미를 지닌 소시민 역할로 보인다. 구수하고 넉넉한 웃음이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지는 기분이다.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으로 꼽히는 내용을 다룬 '택시운전사'가 진실을 전달하면서도 관객들을 고통스럽게 하지 않는 건 유해진, 송강호 특유의 넉살 좋은 연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80년대 인물로 완벽 변신한 유해진의 이질감 없는 외모 또한 몰입에 큰 몫을 했다. 세련되지 않아서 더 멋진 배우도 있다는 걸 유해진이 몸소 입증해준 셈이다. /uu84_star@fnnews.com fn스타 유수경 기자
2017-08-07 14:10:42불타는 금요일 게다가 연말. 동료들과 한 해 수고했다 술 한잔 기울이고, 학교 동창들과 오랜만이다 술 한 잔 기울이고. 이것저것 얘기하다 보니 시간은 어느덧 자정을 넘어가는데.. 여기는 사람 많고 복잡하기로 소문난 서울 강남역. 매년 고생했던 터라 부리나케 뛰어나왔는데.. 웬걸? 택시 잡기에 북새통일거라 예상했건만 제법 질서 정연한 모습이다. 왜일까? \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r[연관기사] 서울 강남역 택시 '해피존' 가보니? 승차 대기 길어지자 차도로 쏟아져 나온 승객들 '아수라장' [쉽고 재미있는 카드뉴스] 분홍색 의자에 앉은 당신, 편안하신가요? 가뭄과의 사투.. "물 한 방울이라도 놓치지 마라" 우리가 만들었는데.. 유명해지니 나가랍니다. mory@fnnews.com 이미옥 기자
2015-11-19 14:39:47▲ 주먹쥐고 소림사 유이주먹쥐고 소림사 유이 주먹쥐고 소림사 유이가 자신을 ‘낮져밤이’ 스타일이라고 말해 눈길을 끈다. 그룹 애프터스쿨 멤버 유이는 과거 방송한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현장 토크쇼 택시’에 출연해 자신의 연애 스타일을 공개했었다. 이날 방송에서 유이는 “마지막 연애가 2012년이다. 그런데 사귀었다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불타는 사랑이 아니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유이는 “가슴 아픈 사랑을 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직 하지 못했다. 열렬한 사랑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자신의 연애 스타일에 대해 “저는 ‘낮져밤이’다”라고 말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편 유이는 SBS 예능프로그램 ‘주먹쥐고 소림사’에 출연하고 있다. /fnstar@fnnews.com fn스타
2015-10-18 08:34:43서울 영등포구청 청소과 이황용씨가 2일 새벽 영등포역 앞 유흥가 밀집지역 골목을 청소하고 있다. 거리에는 버려진 담배꽁초와 전단지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각종 쓰레기로 지저분했던 도심 거리가 다음 날 아침이면 말끔하게 치워진 것을 보면서도 환경미화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 당연하게 생각할 뿐이다. 그러나 환경미화원은 대다수 사람이 잠자리에 든 꼭두새벽부터 거리로 나와 하루 종일 '쓰레기와의 전쟁'을 벌인다. 서울 시내에서 활약하는 환경미화원은 모두 2500여명에 이른다. '깨끗한 거리를 보면서 피로를 모두 잊는다'는 환경미화원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봤다. 태풍 '나크리'가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2일 새벽 2시30분께 서울 영등포구청 청소과 소속의 환경미화원 이황용씨(47)를 문래동 도로가에 컨테이너 박스로 지어진 쉼터에서 만났다. 이곳은 영등포구청 소속 환경미화원 149명 가운데 영등포역 일대와 경인고속도로, 경인로를 청소하는 18명이 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다. 이씨는 연두색 야광작업복에 장화, 안전모, 토시, 장갑을 착용한 다음 대나무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빗자루 각각 1개, 쓰레받기, 쓰레기봉투를 실은 손수레를 끌고 일을 나섰다. ■구석구석 담배꽁초 등으로 가득 쉼터에서 담당구역까지 손수레를 끌고 이동하는 데만 10분 가까이 걸렸다. 이씨가 청소를 맡은 구역은 영등포쇼핑센터 7번 출구에서 영등포역 앞까지 영중로 약 500m다. 유흥가이고 유동인구가 워낙 많기 때문에 쓰레기도 그만큼 많이 배출되는 이른바 '취약지역'이다. 이씨는 "영등포역 앞 중앙차로 버스정류장까지 포함해도 거리상으로는 다른 동료들에 비해 짧은 편"이라며 "일부 지역은 혼자서 2㎞ 넘는 구역을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원칙적으로 담당구역이나 업무는 2년에 한 번씩 바뀐다. 그는 "영등포역 앞에서 대림동이나 여의도로 구역이 변경될 수도 있고 거리 청소를 하다 재활용 담당으로 옮기기도 한다"며 "그래야 다른 업무를 이해할 수도 있고 여러 동료와 어울릴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벽 3시가 조금 넘은 시각, 횡단보도에서 본격적으로 청소작업이 시작됐다. 여기저기에 담배꽁초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대부분이 보도블록 틈에 끼여 있어 작업을 더욱 힘들게 했다. 플라스틱 빗자루를 일자로 세워 능숙하게 빼내는 그의 모습은 '생활의 달인'에서나 봄직한 장인(匠人)처럼 느껴졌다. 식당 건물 앞 계단에는 행인들이 버린 일회용 커피잔, 음료수 캔 등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여름에는 음료수 캔이나 병을 제일 많이 치워요. 편의점 이 외에 24시간 영업하는 커피전문점 등이 늘어나면서 쓰레기가 넘쳐납니다. 그나마 다 마신 병이나 캔은 사정이 나은 편이에요. 반쯤 남은 캔이나 병에 담배꽁초까지 뒤섞여 있으면 악취에 치우기도 더 힘들어요. 그래서 우리 환경미화원들은 여름보다는 겨울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추워서 사람들이 덜 돌아다니니까 쓰레기 양도 그만큼 줄어듭니다." 쓰레기는 이씨가 허리를 펴고 5m를 걸어가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그만큼 '불타는 금요일'을 보낸 이들의 흔적이 강렬하게 남아 있었다는 얘기다. 한 상가 앞에는 계단 여기저기에 취객들이 누워 잠자고 있어 청소를 하기조차 쉽지 않았다. 이씨는 특히 노숙자를 보면 가급적 피하려고 애쓴다. 괜히 부딪혔다가는 불편한 경험만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가장 난처할 때는 일부 노숙자가 아무 데서나 큰일(?)을 볼 때다. 그는 "누가 지나가건 말건 길거리에서 바지를 내린 채 대놓고 용변을 보는 이들이 가끔 있다"며 "아무 겁날 것 없는 술에 취한 노숙자와 시비가 붙어봐야 손해보는 건 우리라서 아무 말 하지 않고 묵묵히 청소만 한다"고 말했다. ■100L 봉투 하루 20∼30개 소요 어느덧 시곗바늘이 오전 4시4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일을 시작한 후 2시간 가까이 지났지만 종착지인 영등포역은 멀게만 느껴졌다. 이씨의 상의는 이미 땀으로 흠뻑 젖었고 간간이 손을 닦는 수건은 까매졌다. 휴대용 온도계를 꺼내보니 온도는 30.7도, 습도 50%였다. 그런데도 이씨는 "어제는 더위에 땀이 비오듯 쏟아져 일을 제대로 못할 정도였는데 태풍이 온다고 해서 그런지 오늘은 바람도 살살 불고 일하기가 훨씬 수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재활용 쓰레기는 모아서 마대자루에 담고 폐기물은 도로 한쪽에 따로 쌓았다. 이런 쓰레기를 차로 실어가는 팀이 따로 있단다. 그새 이씨가 준비해온 100L짜리 쓰레기봉투 10장은 동이 났다. 그는 "대림시장 쪽에서는 하루 40~50장을 쓰는 경우도 있다"며 "이곳도 평소에는 쓰레기가 3배는 더 나오는데 이번 주가 확실히 휴가 절정기인 것은 분명한가 보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때였다. 환경미화원이 가장 얄밉게 생각한다는 행인들이 등 뒤에 나타났다. 방금 청소한 자리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다. 20대로 보이는 남성 두 명이 담배를 피우며 서 있다가 택시가 오자 담배꽁초를 바닥에 내팽개치고는 택시와 함께 사라져버렸다. '치우고, 더럽혀지고, 또 치우는' 일상이 반복되니 화가 날 법도 하건만 이씨는 12년차 베테랑답게 여유를 보였다. 그는 "'이거 언제 해' '또 더러워지네' 등등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 일을 못한다"며 "금세 다시 더러워지더라도 청소하고 뒤를 돌아봤을 때 길이 깨끗해진 걸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씨가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당시 각각 초등학교 4학년이던 딸과 1학년이던 아들은 벌써 20대로 성장했다. 이씨는 "아버지가 환경미화원임을 숨기지 않고 친구들과 길거리를 지나가도 반갑게 인사해줘서 고마울 따름"이라며 "아들 녀석은 새벽에 나와서 직접 청소를 해보기도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조기퇴직과 취업난 등이 겹치면서 환경미화원의 인기도 과거에 비해 매우 높아졌다. 정년(60세)이 보장되는 안정성 덕분이다. 이씨는 "내가 입사할 무렵 영등포구청에서는 지원자 46명 중 13명이 선발됐는데 최근에는 6~9명을 뽑는 데 200여명이 몰렸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환경미화원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 나아졌다고 하지만 '작업복'을 입었을 때는 여전히 홀대를 받기 일쑤다. 이씨는 "한 번은 작업복을 입은 채로 시장 상인에게 '이렇게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고 한 적이 있는데 그 상인이 노발대발하더라"라며 "정장을 차려입고 가서 환경미화원에게도 쓰레기 무단투기를 단속할 권한이 있다면서 얘기를 하니까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하더라"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하루 세 번 담당구역 반복 청소 오전 6시가 넘어가자 날이 완전히 밝아졌고 거리를 지나는 사람도 눈에 띄게 늘었다. 마지막 고지는 다시 교차로다. 역시나 신호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피우다 버린 담배꽁초가 수북하다. 청소를 하면서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담배꽁초가 하얀 점처럼 수를 놓고 있었다. 이씨는 "돌아갈 때 다시 치우면 된다"고 말했지만 씁쓸한 기분을 감추지는 못했다. 잠시 후 이씨의 손수레와 똑같은 모양의 손수레를 만났다. 길 건너 영등포역광장을 맡은 이씨의 동료가 일을 일찍 끝내는 바람에 버스정류장을 대신 청소하고 왔단다. 이로써 오늘의 첫 임무는 마무리를 지은 셈이다. 이씨는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새벽에 한 번,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하루 세 차례 같은 일을 반복한다"고 설명했다. 오전 7시가 가까운 시간, 평소 같으면 아침식사를 위해 쉼터로 돌아갈 시간이다. 하지만 오늘은 일이 더 남았다. 휴가를 간 동료의 구역을 다른 동료들과 함께 청소하러 가야 한단다. 이씨는 50L짜리 쓰레기봉투를 꺼내 손수레에 싣고는 빗질을 하면서 온 길을 되짚어갔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신아람 기자
2014-08-06 17:3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