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브릭스(BRICs) 5개국인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이 4일 "우리는 계속 굳건히 보호무역 주의에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 5개국은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규탄했다. 브릭스 5개국은 이날 브릭스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통과된 '샤먼 선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들 5개국은 아울러 파리 기후협약을 비준한 모든 국가가 협약을 "철저히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같은 성명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와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자유무역주의를 수호하는 동시에 신흥개발국간 협력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개막식에서 "브릭스 국가들이 다른 개도국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국제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모두 공정하고 평등한 국제질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앙시망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확대 정상회의에서 브릭스국가 경제기술 교류협력 프로젝트 추진에 5억위안(약 865억원), 브릭스 신개발은행 준비자금으로 400만달러(약 45억 원) 등 총 8000만달러(약 91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브릭스 경제기술 교류협력 계획은 브릭스 국가간 경제무역 영역에서 정책 교류와 실무협력을 늘리기 위한 프로젝트다. 한편, 브릭스 5개국은 "우리는 북한이 한 핵실험을 강력하게 개탄한다"면서 "진행 중인 갈등과 오래 계속되는 한반도 핵 이슈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핵 문제를 두고 "평화로운 수단과 모든 관계 당사자가 참여하는 직접 대화를 통해서만 해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에서 6차 핵실험에 대해 논의하고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또 북한 핵문제를 둘러싸고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이어가고 향후 적절히 대처하기로 합의했다. jjack3@fnnews.com
2017-09-04 22:04:58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가 '신개발은행'(NDB)으로 불리는 자체 개발은행을 설립한다. NDB로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WB)'의 역할을 분담, 서방국 중심으로 형성된 종전 국제 금융질서를 재편하겠다는 의도다. 15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브릭스는 브라질 북동부 포르탈레자 시에서 열린 제6차 정상회의에서 이를 공식 발표한 데 이어 관련 협정에 서명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및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제이컵 주마 남아공 대통령 등 5개국 정상 모두 회담에 참석했다. NDB의 초기자본금은 총 500억달러로 브릭스 5개국이 100억달러씩 출자해 조성한다. 또 5년내 자본금을 1000억달러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NDB의 설립은 내년 중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 오는 2016년께면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브릭스는 또 유엔회원국이라면 어느 나라든 NDB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다만 브릭스가 전체 지분 가운데 55% 이상을 보유, 운영의 주도권을 행사할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했다. 외신들은 브릭스가 NDB를 통해 '미니 IMF 및 WB'로서의 역할을 꾀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브릭스가 이날 회담에서 NDB 외 1000억달러 규모의 별도의 위기 대응 기금 설치에 합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라고 보고 있다. 브릭스가 종전의 서방 중심의 금융질서를 재편하고자 자체 개발은행인 NDB와 위기 대응 기금을 꾸리고 나섰다는 얘기다. 브릭스가 위기 대응 기금 설치에 대한 계획을 처음 밝힌 것은 지난 2012년 인도 정상회담에서다. 당시 위기기금엔 중국이 410억달러, 브라질·러시아·인도가 각각 180억달러를 내고 나머지 50억달러는 남아공이 분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이와 관련, 브릭스가 맏형(big brother)인 중국을 필두로 '미니 IMF(NDB를 지칭)'를 세웠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인프라 구축을 앞세워 아시아 개도국들을 대상으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을 주도하는 행보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중국을 비롯, 브릭스가 국제 금융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에 도전장을 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 제재가 혹독해진 가운데 이날 회담을 마친 뒤 푸틴 대통령은 "이 메커니즘(NDB과 위기기금)은 브릭스를 금융위기로부터 보호하는 전제조건이 될 것"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총 2000억달러에 달하는 메카니즘이 서방국의 금융 정책에 덜 종속되도록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의 입장은 회의적이다. 일례로 중국 칭화대 중국·세계경제연구센터의 위안강밍 교수는 16일 홍콩 명보에서 각종 한계로 인해 브릭스 개발은행이 서방 주도의 금융체계에 도전하는 역할을 하기란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초기 자본금이 500억달러로 협소한데다 은행 조직체 성격도 폐쇄적이라는 게 치명적인 맹점으로 꼽혔다. 특히 NDB 출범 이전부터 브릭스 내부에서 회원국간 견제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게 잠재 리스크로 지목됐다. 위안 교수는 브릭스 국가들이 중국 등 일부 참여국의 독주 가능성을 우려, 참여국의 지분 및 투자비율을 엄격하게 통제했다며 이는 NDB의 규모 확대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nol317@fnnews.com 김유진 기자
2014-07-16 16:00:17【베이징=김홍재 특파원】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국가들이 15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브릭스 개발은행(NDB)' '브릭스 긴급외환지원기금(CRA)' '브릭스 에너지 연맹' 설립 등 '탈 달러화'를 위한 3종 세트를 마련한다. 3가지 대책이 모두 완성될 경우 달러의 국제적 지위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텅쉰을 비롯한 중국과 브라질 매체에 따르면 브릭스 국가들은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과 유럽이 주도하는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금융기구에 대항하기 위해 정상회담 기간에 이들 의제에 대해 실질적인 논의를 거쳐 가시적인 성과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브릭스 개발은행은 오는 2016년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 브릭스 국가간 결산 및 대출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개발은행은 초기 자본금으로 각국이 100억달러씩 출자해 500억달러(약 51조원)를 조성한 이후 향후 7년내에 자본금을 1000억달러(약 102조원)로 확대할 방침이다. 개발은행은 각국의 저축예금이 브릭스 국가간에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브라질 외교부의 주제 아우프레두 그라사 리마 정무차관은 "브릭스는 여러 차례 국제금융기구 개혁을 촉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은 국제금융기구 개혁의 필요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브릭스 국가들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기존 WB, IMF의 역할을 일정부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브릭스 국가 중 금융위기 발생시 지원을 목적으로 한 '미니 IMF' 성격의 CRA도 조성된다. 브릭스 국가중 경제 규모가 가장 큰 중국이 410억달러, 남아공이 50억달러, 나머지 국가들이 180억달러를 출자해 1000억달러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그동안 IMF가 금융위기를 겪는 국가들에 대해 지원을 대가로 구조조정 등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을 요청하면서 불만이 쌓여왔기 때문에 이를 어느정도 대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울러 브릭스 에너지 연맹을 설립하고 산하에 에너지 비축은행과 에너지정책연구소도 설립할 예정이다.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천연가스 등이 풍부한 에너지 대국인 러시아다.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 유리 우샤코프는 "이 구상이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는 브릭스 국가들이 에너지 분야에서 더 긴밀한 협력을 진행하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러시아는 최근 중국을 비롯 나머지 브릭스 국가들과도 통화스왑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중국과는 지난 5월 자국통화결제협정을 체결해 천연가스 거래시 루블화와 위안화로 직접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hjkim@fnnews.com
2014-07-14 15:36:31[파이낸셜뉴스] 과도기 국제질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의 대결 구도가 심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진영을 대표하는 성격의 다자 플랫폼도 전략대결을 펼치는 모양새가 짙어 있는데 전자의 대표는 G7이고, 후자의 대표는 브릭스(BRICS)다. 그런데 지난 10월 22∼24일간 러시아에서 제16차 브릭스 정상회의가 대대적으로 개최되면서 브릭스가 G7의 전략적 경쟁자급으로 부상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G7(Group of Seven)은 세계 주요 선진국으로 구성된 다자 플랫폼이다. 그 기원은 1973년 미국, 서독, 프랑스, 영국의 재무장관 회의에 있는데 일본이 추가되면서 G5가 되었다. 1975년 프랑스 주최 정상회담에 이탈리아 대표도 참석하면서 G6로 회원국이 확장되었고, 1976년에는 캐나다도 초대되면서 7개국 체제를 갖추게 된다. 한편 1997년 러시아의 공식 합류로 G8 체제로 확장되었으나 2014년 크름반도 강제 합병을 계기로 러시아는 축출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G7은 세계 경제의 46%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막강하다. 한편 G7 위상 강화를 위해서 현재 한국 등 추가 회원국 가입에 대한 담론이 조금씩 형성되고 있다. BRIC은 2006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이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orld Bank)과 같은 서구중심의 경제질서에 맞서겠다며 출범한 경제 플랫폼으로 2010년 남아공의 가입으로 현재의 BRICS 틀을 갖추게 되었다. 그런데 최근 과도기 국제질서 속에서 브릭스가 확장에 나서게 된다. 이러한 노력으로 2024년 1월 1일부로 아랍에미리트, 에티오피아, 이란, 이집트가 신규회원국이 되면서 회원국이 5개국에서 9개국으로 늘어났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공식 가입 발표한 후 돌연 보류한 상태다. 현재는 경제 의제를 넘어 정치와 안보를 포함하여 포괄적 의제를 다루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다. 민주주의 진영에서 보면 브릭스는 권위주의 진영의 대변인 성격이 강하다. 소위 현상변경을 시도하는 대표적인 국가인 중국, 러시아. 이란이 대거 포진되어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진영을 대변하는 G7이 브릭스를 경계할 상황이 도래하는 것은 단지 회원국 구성원 성격뿐 아니라 그 존재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브릭스가 G7에 맞서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잠재력은 여러 징후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첫째, 브릭스의 물리적 성장이 도드라지고 있다. 현재 브릭스는 세계 인구의 45%를 차지하고 세계 경제의 26%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둘째, 브릭스는 과도기 국제질서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와의 접점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고 글로벌 사우스도 여기에 호응하는 양상이다. 이번 제16차 브릭스 정상회의는 기존 브릭스와 글로벌 사우스의 외교무대라고 할 정도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우선 글로벌 사우스의 맹주를 자처하는 인도가 브릭스 창설 멤버라는 점에서 접점 확대가 유리한 상황이다. 그런데 실제로도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에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를 포함 총 36개국 대표단이 참가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셋째, 안토니오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이 참가한 것도 브릭스가 영향력 있는 무대로 성장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실 유엔 사무총장의 브릭스 참가는 논란의 소지도 적지 않았다. 현재 유엔 기능 상실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그 주범으로 러시아가 지목되고 있는 상황에서 푸틴이 주최하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유엔 사무총장이 참가하는 것은 유엔의 기능 정상화에 도움이 안 된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엔 사무총장이 참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것은 브릭스의 존재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인식이 녹아있다고 평가된다. 자유주의적 국제질서 수호를 위해서 G7이 브릭스와의 대결에서 주도권을 잡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브릭스가 후발주자이고 아직은 G7에 필적할 하드파워를 구축하지는 못한 상태지만 그 성장 속도를 보면 G7도 분발할 지점이 많다. 우선은 글로벌 사우스와의 공조 확대에 최소한 브릭스 수준 정도의 노력의 집중이 필요할 것이다. 나아가 G7이 과도기 질서하에 무력화되고 있는 유엔 기능에 대체 플랫폼으로서 역할에 제대로 나서려면 현재 G7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한국 등 고강도 유사입장국이면서 동시에 선진강국인 국가가 합류한다면 G7이 목표로 하는 국제 평화와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은 후진국, 개발도상국이라는 그 이전의 발전단계도 모두 경험했다는 점에서 ‘확장 G7’의 일원으로서 글로벌 사우스 확장외교 및 브릭스 국가와의 소통 측면에서 차별화된 역할이 가능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이 포함된 ‘확장 G7’은 과도기 국제질서 관리에 기여하는 측면이 적지 않을 것이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0-29 12:49:15[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리창 중국 총리가 일주일 동안 뉴질랜드·호주 등 오세아니아 두 나라와 말레이시아를 방문하고 20일 귀국했다. 리 총리는 이번 방문은 불편했던 오세아니아 두 나라와의 갈등과 상처를 봉합하고 새로운 발전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무게를 갖는다. 중국 총리의 두 나라 방문도 7년 만이었다. 리 총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해당 국가 방문도 조율하는 등 시 주석의 방문도 준비했다. 중국과 이들 두 나라는 코로나19 발생 진원지 조사,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의 5G 시설·장비 불허 등을 둘러싸고 상호 무역제재 속에서 지난 3년 동안 험악한 갈등을 겪어왔었다. 리창 총리, 경협 강화를 내세운 실리 외교와 갈등 치유 외교 구사 이 같은 리창 총리의 유화적인 자세의 상처 봉합 외교는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대외적으로 강경했던 소위 '전랑외교'(늑대전사 외교)에서 벗어나 '미소외교'로 태도를 전환 했음을 보여준다. 리 총리는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양국의 차이가 교류와 협력을 차단하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격상 등을 언급했다. 갈등 속에서도 경제 협력을 강화해 나가려는 노력과 실리 외교의 자세가 엿보인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미국 등 5개국 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회원국이다. 호주는 미국, 영국과 3국 안보 협의체 오커스(AUKUS)를 결성하고 있고, 뉴질랜드도 오커스에 가입 예정이다. 그러면서도 이들 두 나라는 중국이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이 점에서 중국은 경제적인 지렛대로 미국의 압박과 포위망을 돌파하려는 노력을 지속해 왔다. 두 나라는 최근 몇 년 사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온 중국에 대해 경계와 견제 수위를 높여왔다. 중국이 지원하는 말레이 동부해안철도를 라오스, 태국 철도와 연결 추진키로 한편 말레이시아 방문에서 리창 총리는 두 나라 관계를 한 단계 더 끌어 올리는 경협 및 각종 합의를 이뤄냈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두 총리는 19일 5개년 경제협력협정을 갱신해 무역, 투자, 농업, 제조업, 금융 등 부문에서 협력을 강화한다는데 합의했다. 두 나라는 상호 무비자 입국도 추진하기로 했고, 말레이시아산 두리안 생과일의 중국 수입도 허용됐다. 두 나라는 일대일로(중국, 중앙아시아, 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말레이시아의 동부해안철도를 라오스, 태국 철도와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말레이반도 동·서부를 잇는 철도를 건설하는 동부해안철도는 말레이시아 서부 해안 클랑항에서 북동부 해안 코타바루까지 640㎞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중국 측이 사업비 85%를 조달한다. 말레이시아,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브릭스(BRICS) 가입 의사 밝혀 중국은 말레이시아의 최대 교역국으로 전체 무역의 17%에 해당한다. 지난해 기준 교역액은 989억달러(약136조4000억원)에 달했다. 말레이시아는 중립 외교를 표방하지만, 최근에는 친중 행보를 보여왔다. 또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에 중국 기업 화웨이 참여를 허용했으며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이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문제에 상대적으로 유화적 태도를 보였다. 말레이시아는 리 총리 방문에 앞서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브릭스(BRICS) 가입 의사도 밝혔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6-20 13:49:19[파이낸셜뉴스] 앞으로 10년 동안 신흥시장 9개국이 모인 브릭스(BRICS) 지역에서 백만장자 숫자가 약 2배로 늘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할 전망이다. 신흥시장의 부자 증가 속도는 선진국 모임인 주요7개국(G7)을 크게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14일(현지시간) 영국 투자이민 컨설팅업체 헨리앤드파트너스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자산조사업체 뉴월드웰스가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양사가 작성한 보고서는 지난 1월 30일 공개됐다. 보고서는 투자 가능한 자산이 100만달러(약 13억3420만원) 이상인 사람을 ‘백만장자’라고 정의했다. 현재 브릭스 국가에 거주하는 백만장자는 160만명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투자 가능한 자산이 1억달러가 넘는 사람은 4716명, 10억달러 이상은 549명이었다. 지난 2006년에 러시아와 중국, 인도, 브라질이 모여 창설한 브릭스는 2010년에 남아공이 합류하면서 5개국으로 늘었다. 브릭스는 지난해 8월에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와 이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집트, 아르헨티나, 에티오피아까지 6개국의 추가 가입을 승인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해 12월 친서방 정권이 들어서면서 브릭스 가입을 취소했다. 나머지 5개국은 올해 1월 1일부터 정회원 자격을 얻었으나 사우디 정부는 지난달 발표에서 아직 브릭스에 공식 가입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보고서에 의하면 160만명의 백만장자들이 가진 자산 합계는 현재 45조달러(약 6경30조원)에 달한다. 브릭스의 백만장자 숫자는 앞으로 10년 뒤에 지금보다 8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뉴월드웰스의 앤드루 아몰리스 자산 연구원은 CNBC를 통해 “브릭스 국가들의 자산 증가율은 세계적으로 그 어느 지역보다 가장 높을 것”이라고 짚었다. 브릭스 중에서도 1인당 자산 규모가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국가는 인도로 추정된다. 인도의 1인당 자산 규모는 2023~2033년 사이 11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자산 증가율은 사우디(105%), UAE(95%), 중국(85%), 에티오피아(75%) 순서로 예상된다.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자산 증가율이 92%로 브릭스에서 가장 높았지만 다음 10년 동안에는 인도나 다른 국가들에게 밀릴 전망이다. 또한 브릭스의 백만장자 증가 속도는 G7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G7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를 포함하는 7개 선진국 모임이다. G7의 백만장자들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110조달러(약 14경6740조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으며 10년 뒤에는 그 숫자가 지금보다 45%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헨리앤드파트너스의 동남아시아 대표를 맡고 있는 도미닉 볼렉은 “브릭스는 세계 질서에 도전하고 있으며 G7을 비롯해 다른 국제 조직의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2-15 12:50:50【베이징=정지우 특파원】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경제 5개국으로 구성된 브릭스(BRICS)가 회원국 확대 결정 후 첫 화상 정상회의를 열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외신에 따르면 회의를 주재한 브릭스 의장국 남아공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즉각적이고 포괄적인 휴전을 촉구하며 적대 행위 중단을 감시하고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유엔군 투입을 제안했다. 또 “이스라엘이 불법적인 무력행사로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집단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전쟁범죄”라며 “가자 주민에게 의약품, 연료, 식량, 물 공급을 거부하는 것은 대량학살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하마스도 민간인을 공격하고 인질을 잡아 국제법을 위반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가 여기까지 온 근본 원인은 팔레스타인의 권리가 오랫동안 무시당했기 때문”이라며 ‘두 국가 방안’과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건설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날 회의에는 내년 1월부터 새 회원국으로 가입이 확정된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아랍에미리트(UAE)의 정상들도 초청받았다. 다만 인도와 아르헨티나, UAE는 정상대신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각국 정상을 비롯한 브릭스 11개국 대표는 회의를 마치며 ‘적대행위의 종식으로 이어지는 즉각적이고 지속가능한 인도주의적 휴전’을 촉구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시 주석은 “브릭스는 신흥 시장 국가와 개발도상국이 단결 및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의 이익을 보호하는 중요한 플랫폼”이라며 “내년에 의장국을 맡게 되는 러시아를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브릭스 새 회원국인 사우디 중앙은행과 500억위안(약 9조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 협정(상호통화 교환)에 서명했다. 통화스와프는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정된 환율에 따라 맞교환하는 외환 거래를 말한다. 이번 협정에 따라 중국은 500억위안을, 사우디가 같은 규모인 260억리얄을 스와프 범위로 정해 서로 교환할 수 있게 됐다. 협정 기한은 3년으로, 양국 동의에 따라 연장 가능하다. 인민은행은 “중국과 사우디의 양자 통화 스와프 협정은 양국 금융 협력을 강화하고, 상호 간의 현지 화폐 사용을 확대하며, 무역과 투자 간편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경제매체 재련사는 지난해 기준 양국의 무역 규모가 1000억달러(약 129조원)를 넘었으며 중국이 사우디 최대의 무역 파트너가 됐다고 설명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11-22 10:31:05【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양국이 높은 수준에서 협력하고 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양국 수장은 또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 다른 회원국들과 화상 회의를 개최키로 했다. 시 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뒤 곧바로 우호국과 뭉치며 세력 과시에 나서는 모양새다. 2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20일 중국 공산당과 러시아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의 제10차 양국 집권당의 교류 행사에 인사말을 보내 “세계는 새로운 격변과 변화의 시기에 진입했고 중러 관계는 국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시험을 견뎌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영원한 선린 우호 정신과 양국 발전을 위한 포괄적 전략 협력, 호혜 협력 정신으로 러시아 측과 양자 관계를 확고히 발전시킬 준비가 됐다”면서 “양국 관계 발전을 통해 세계에 더 많은 안정과 긍정적 에너지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의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파트너십 관계는 전례 없이 높은 수준에 있다”며 “양국이 양자 기반은 물론 상하이협력기구(SCO), 브릭스 등 다자 형식에서도 주요 국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협력하면서 더 공정하고 민주적인 세계 질서 건설에 기여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양국 정상은 21일 브릭스 회원국들과 화상 특별정상회의를 열고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도 논의할 계획이다. 회의에는 브릭스 기존 회원국은 물론 내년 1월부터 새 회원국으로 가입이 확정된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정상들도 초청됐다. 각 회원국과 초청국 대표들은 가자지구의 현재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각국의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전쟁 이후 점차 팔레스타인 쪽으로 기울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명에서도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를 방지를 호소하면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남아공 역시 집권 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와 정부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을 지지해왔다. 또 가자지구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 위해 이스라엘 현지에 주재하는 자국 외교관을 모두 소환하는가 하면 외무장관이 직접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체포영장 발부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숙적 이란을 비롯해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를 규탄하고 나선 사우디, UAE 등 이슬람권도 참석하는 만큼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강도 높은 발언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11-21 13:22:05【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미국과 중국 관계가 견제·제재 일변도에서 소통·대화로 변화하면서 이제 관심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 주석의 실제 정상회담으로 이어질지에 집중되고 있다. 양국은 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 등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으나 상대국에 대해 우호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정상회담을 향한 초 시계는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중이 세계를 양분하는 주요 2개국(G2)이고, 상대를 견제하며 서로의 진영을 공고히 다지고 있다는 점에서 만남 자체만으로도 글로벌 정세에 긍정적 효과를 주기에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으며 시 주석은 경기 침체와 청년실업, 서방과 단절 등을 직면한 만큼 두 지도자 모두에게 '국내 정치 리더십 회복'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다만 미국의 대중국 고율 관세와 반도체 제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러시아-우크라이나, 대만, 북한 핵, 군비 감축 등 입장이 갈리는 부분도 많아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성과 부분에선 성급한 낙관을 경계하는 의견 역시 상존한다. ■ 美, 中향한 모든 정책의 끝은 '정상회담'현재 미중 양국에서 벌어지는 상당수의 관계는 대부분 정상회담으로 귀결된다.우선 미중은 오는 6일 워싱턴에서 핵 군축을 주제로 만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자리에선 무기 통제와 비확산, 오판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2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미는 다음 주 워싱턴에서 국장급 군비 통제 및 확산 방지 협상을 한다"면서 "중국과 미국은 양측이 합의한 바에 따라 국제 군비통제조약의 이행과 확산 방지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대화하고 교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기존 핵 강대국인 러시아와는 이미 오래전 핵 군축 협정을 체결했으나 상대적으로 핵전력이 약했던 중국과는 아직 핵 군축 관련 협정을 맺지 않았다. 중국은 미국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서명했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 간 핵전력 제한 협상에 참여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제안은 핵전력이 미국과 러시아에 비해 소규모라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지난 5월 말 기준 중국의 운용 핵탄두가 500기를 넘어섰으며 2030년에는 1000기에 이를 것이라면서 2035년까지는 중국이 핵전력을 증강해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WSJ은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이후 처음으로 중국과 핵 군축 회담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 회담은 양국이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산적한 난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가운데 열린다는 점도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또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문제 특사는 지난 4일부터 캘리포니아주 서니랜드에서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특사와 만나 기후 위기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발리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기후 위기에 공동 대응하기로 한 것에 기초한 후속 협의라고 미 국무부는 설명했다. 중국 생태환경부도 소셜미디어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양측이 기후변화 대응 협력 문제와 함께 이달 말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성공 지원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케리 특사와 셰 특사는 지난 7월 중국에서 만나 온실가스 저감 방안 등을 논의했고, 지난달에도 화상회담을 통해 기후변화에 공동으로 대응하자며 한목소리를 냈다. 미국의 중국과 고위급 협의는 올해 6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 이후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으로 이어지며 지속되고 있다. 지난 10월 26∼28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미국을 방문해 블링컨 국무장관과 회담하고, 바이든 대통령을 예방하며 화답하기도 했다. 10월 30일에는 성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주 인도네시아 미국대사 겸임)가 류샤오밍 중국 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의 영상 협의를 갖고 북러 군사 협력과 중국의 '북한 국적자(탈북민) 송환' 관련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마크 램버트 국무부 중국 조정관 겸 부차관보 역시 3일 베이징에서 훙량 중국 외교부 국경해양사 사장(국장급)과 만나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문제 등 다양한 해양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통상 외교에서 정상회담 이전에 장관들이 실무진을 대동해 협의에 나서는 것은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받아들인다. ■ 中 공들이고, 美동맹국 기조도 변화미국보다는 적극적이진 않지만 중국도 정상회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 포착된다. 시 주석은 지난 3일 장쑤성 쑤저우에서 열린 '제5회 중미 자매도시 회의'에 보낸 서한에서 "미중 관계 기초는 민간에 있고 힘의 원천은 인민의 우호에 있다"며 "우호 도시는 양국 인민의 우의를 심화하고 상호 이익과 상생을 실현하는 중요한 매개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10월 25일 미국 뉴욕에 있는 미중관계 전국위원회에 보낸 서한에서도 "중국은 미국과 함께 의견 차이를 타당하게 관리하고 글로벌 도전에 공동으로 대응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같은 달 9일 중국을 방문한 미국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일행을 만난을 때는 "중미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라며 "중미 관계를 개선해야 할 이유가 1000가지가 있지만, 양국 관계를 망칠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양국 관계 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중국 상무부는 자국이 제재를 가했던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을 향해 투자 환경 개선과 서비스 제공을 약속하며 '화해' 메시지를 발신했다. 중국 당국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매체들도 "중미 관계는 하락을 멈추고 조속히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 궤도로 복귀해야 한다. 협력은 항상 중미 양국에 최선의 선택"이라며 분위기를 조성하는 중이다. 미중 화해 모드는 미국의 동맹 혹은 우호국으로 불리는 주변국 대중국 정책에서도 읽을 수 있다. 이들 국가가 미국의 반중국 정책에 동참해온 만큼 기조 변화 자체도 미국의 영향이 일정 부분 작용했을 것이라고 해석 가능하다. 중국과 무역 갈등을 빚던 호주의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4일 저녁 중국 상하이에 도착해 나흘간의 방중 일정을 시작했고, 제6회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에는 호주 기업 2000여개 이상이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6일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 3일 시 주석과 화상으로 만나 "중국과 협력해 인적 교류를 촉진하고, 유럽연합(EU)과 함께 중국 관계의 긍정적 발전을 촉진할 의향이 있다"고 피력했다. 에마뉘엘 본 프랑스 대통령 외교 보좌관은 10월 30일 외교부장과 '제24차 중프 전략대화'를 갖고 "프랑스는 중국의 발전을 제한할 의도가 없다"면서 "EU와 중국은 경쟁자가 아닌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서 주장했다. 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장관은 올해 8월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 부장, 한정 국가부주석을 잇따라 만났다. 고위급 인사가 중국을 찾은 것은 홍콩 민주화 시위 이후 5년 만이다. 한국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달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석을 계기로 시 주석과 만나 그의 방한을 요청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이후 외교의 무게 중심을 미국으로 대폭 기울였던 그간 행보와는 다소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갈등 등과 별개로 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가 잇따라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 성과 위한 난제 산적그러나 양국 관계에 청신호만 켜진 것은 아니다. 미중은 아직 미국의 대중국 고율 관세와 반도체 제재, 중동문제, 우·러 전쟁, 대만, 신장위구르 인권, 북한 핵, 군비 감축 등을 놓고 여전히 서로를 견제하기 때문에 성과를 위해선 넘어야 할 난제도 산적해 있다. 미국은 2020년 1월 체결한 1차 미중 무역합의(2020년부터 2년 동안 중국이 미국 제품 수입을 2017년 대비 2000억달러 확대)를 중국이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는 반면 중국은 코로나19 때문에 지킬 수 없다고 맞선다. 또 미국은 인공지능(AI)용 등 첨단 반도체에 대한 대중국 수출 통제를 한층 강화하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미국은 시 주석의 핵심 대외 확장전략인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세력 약화를 위한 동맹 결성했으며, 우호·동맹국과 함께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보고 있는 대만해협·남중국해에 자국 항모를 계속 보내고 있다. 반면 중국 역시 희토류를 비롯한 전략자원 수출통제, 일대일로 10주년 정상포럼, 반간첩법 시행, 주요7개국(G7) 대항마인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경제 5개국) 참여국 확대 등으로 저항하는 중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전쟁에선 미국은 이스라엘, 중국은 팔레스타인으로 치우쳐진 메시지를 던지거나 정책을 펼친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이미 시작부터 입장이 극명하게 갈렸다. 중국의 '레드라인'인 대만을 놓고는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면서도 대만관계법 등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며 중국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 신장 인권 문제 또한 풀리지 않고 있는 숙제다. 핵군축 회담의 경우 국장급 협상에는 중국이 응하면서도 미국의 고위급 군사 회담 재개 요청에는 답변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왕이 부장은 10월 26∼28일 방미 마지막 날 싱크탱크 애스펀 연구소 주최 좌담회에서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은 순탄하지 않을 것이며, 자율주행에 맡겨둘 수 없다"고 지적했다. jjw@fnnews.com
2023-11-05 19:05:00【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1월 정상회담을 한다. 시점과 장소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11월 11~1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나 워싱턴DC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된다. 테이블에는 경제를 중심으로 한 양국 관계 정상화와 중동분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 핵, 대만 문제 등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美中 양국 실타래 풀기에 주력 2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익명의 당국자의 말을 인용,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과 관련한 소식을 이같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7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한 자리에서도 양국 간 관계 관리와 소통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왕 부장에게 "미국과 중국은 경쟁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고 열린 소통채널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글로벌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부터 대중국 견제를 강화했다. 그는 대중국 무역이 불공정하다며 2년여 동안 무역전쟁을 벌였고, 2020년부터 2년 동안 중국이 미국 제품 수입을 2017년 대비 2000억달러(약 237조9000억원) 늘린다는 내용의 1차 무역합의를 2020년 1월 체결했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도 대중국 포위망은 강화됐다. 엔비디아 등 자국 기업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고, 미국의 기술과 장비를 사용해 반도체를 생산했다면 해외의 경우라도 미국 상무부가 통제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이른바 한국, 일본, 대만과 '칩4 동맹'도 결성했고 시 주석의 핵심 대외 확정전략인 일대일로(육·해상 신실크로드) 세력 약화를 위한 동맹 결성, 대만해협 항행 등으로 중국의 숨통을 조였다. 이들 조치는 대부분 현재 진행형이다. 오히려 토니 블링컨 등 미국 고위 관계자들이 미중 소통재개를 위해 중국을 방문하는 상황에서도 반도체 수출금지 등은 강화했다. 중국 역시 희토류를 비롯한 전략자원 수출통제, 일대일로 10주년 정상포럼, 반간첩법 시행, 주요7개국(G7) 대항마인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경제 5개국) 참여국 확대 등으로 저항하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전쟁에서도 팔레스타인 쪽에 무게를 실어주며 미국과 반대 방향으로 걷고 있다. 1차 무역합의의 경우 코로나19를 명분으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은 이와 같은 양국 사이에 엉킨 실타래를 푸는 데 우선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이 세계를 양분하는 주요2개국(G2)이긴 해도 '자국 중심'은 외교의 기본이기 때문에 여기에 방점을 찍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중동·우크라·북핵도 논의 대상 중동분쟁,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북핵 문제 역시 논의 대상이다. 블링컨 장관은 왕 부장의 방미기간 함께 자리를 가진 뒤 "왕 부장이 모든 범위의 현안에 대해 소통채널을 계속 열어두는 게 중요하다는 데 동의했다"면서 "중동분쟁에 대해 솔직한 의견교환을 했으며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침공과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부연했다. 블링컨 장관과 왕 부장은 조만간 해양문제 협의, 군사통제 및 확산방지 협의, 외교정책 협의 등을 개최하고 직항 항공편을 확대하기로 했다. 양국 외교수장의 회동은 정상회담 이전 '사전작업' 성격이 크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양측은 이 전략적 소통채널을 유지하고,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회담을 위해 협력하는 것을 포함해 고위급 외교를 추가로 추진하고자 하는 바람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양국 정상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입장이 분명하게 갈리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실무진의 추가 협의 혹은 공감대 형성에 그칠 뿐 극적인 합의는 도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왕 부장은 28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싱크탱크 애스펀 인스티튜트가 개최한 국제전략 관련 좌담회에 참석, 작년 11월 발리 APEC 정상회의 때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합의한 사항을 미중 양국이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10-29 18:4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