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의 여파로 가상자산 시세가 급락하며 주식과 동조화된 가운데, 한 때 인플레이션 위험회피(헤지) 기능에 따라 '디지털 금'으로 추앙받던 비트코인(BTC)이 위험자산으로 편입하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던 올 초부터 달러, 금 등 안전자산의 시세는 지속 오른 반면 비트코인은 시세가 급락했다. ■"비트코인 이제 '디지털 금' 아냐" CNN은 10일(현지시간) "가상자산이 주식만큼 위험하고 다우지수, S&P500, 나스닥처럼 취약하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어, 비트코인도 더이상 '디지털 금'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비트코인은 총 공급량이 2100만개로 제한돼 있어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가치가 상승하기 때문에 금과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최근엔 비트코인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고 있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가상자산은 위험자산인 주식의 동조화는 더욱 강화됐다. 지난 1월 31일 기준 180일 동안의 비트코인과 S&P500지수의 상관관계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과 나스닥100 지수의 상관관계도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다. BofA는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관계는 지난 해 6월 21일 이후 0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다"며 "특히 최근 2개월 간 더욱 낮아졌다"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도 지난 1월 '가상자산과 주식시장의 파급효과'라는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이전엔 가상자산과 주요 주가지수의 상관관계가 거의 없었는데,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초기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책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금·달러는↑ 가상자산·주식은↓가상자산이 안전자산이 아닌 위험자산에 분류되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의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실제 헤지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달러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지난 9일(현지시간)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장중 한때 104.2로 2002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달러는 5주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제금시세도 6개월 전인 지난 해 11월엔 g당 7만원 선이었으나 현재 7만5000원 대에 형성돼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세가 더 하락하거나, 보합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최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p 인상하면서 가상자산 급락이 본격화됐는데, 매달 있을 FOMC 정례회의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시장에 불안감을 가중해, 실제 정책 집행은 이뤄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세 하락을 촉발할 수 있다. 현재 비트코인은 3만달러(약 3800만원) 선에서 지지선이 형성돼 있다. 반등할 경우 3만3000달러(약 4200만원) 선이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설영 기자
2022-05-11 18:01:57[편집자주]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하지만 정치, 경제, 사회 등 어느 것 하나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서민의 삶, 어디서부터 무엇부터 살펴봐야 할까요. 파이낸셜뉴스는 신년 기획으로 일상 뒷편에 숨겨진 문제들을 연속 보도합니다. 이는 사회에 전하는 일종의 보고서이기도 합니다. #1.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대출을 알아보고 있다. 김 씨는 대출 목적에 대해 "투자 손실금 복구"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 손실이 크게 났다"라면서 "이번에 하는 투자는 무리하지 않고, 할 생각이다. 비록 대출해서 투자하지만,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2. 20대 대학생 박모씨는 휴학을 결정했다. 그는 "100만원으로 1,000만원 수익을 봤다가, 원금을 모두 잃었다"면서 "'초심자의 행운'일 수 있지만 코인을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휴학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서 휴학을 말리기도 했지만, '코인 투자'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일단 휴학을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내가 도박 중독자라고요?" 뒤늦게 깨닫는 '도박 증세' 최근 비트코인이 낙폭을 확대하며 23일 기준 540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지난 10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이후 7주 만에 최저치로 뚝 떨어진 셈이다. 5400만원대는 지난달 3일 이후 51일 만이다. 최악의 경우 4000만원대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만일 ETF 승인 기대감으로 투자했다면 큰 손실을 초래했을 수 있는 상황이다. 코스피도 상황은 비슷하다. IBK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코스피는 22일 종가 기준(2464.35) 지난해 연말 종가 대비 -7.19%의 하락률을 기록해 미국과 유럽, 아시아 주요 증시 중 홍콩 항셍(-12.24%),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7.35%)에 이어 세 번째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문제는 주가 하락으로 투자 손실도 손실이지만, 출렁이는 차트에 울고 웃는 사실상 도박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도 많다는 데 있다. 여기에는 주식·코인 투자는 불법 도박이 아니라는 인식도 존재한다. 빛을 내 투자하거나 하루 종일 투자에 매달리는 자기 모습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합법적인 투자라는 점만 강조하며 뒤늦게 도박 증세를 호소하는 것이다. 중견 기업에 재직하고 있다고 밝힌 40대 회사원 김모씨는 주식 시장이 열리는 오전 9시가 다가오면 투자 종목을 살피거나 분석을 하는 등 에너지를 쏟는다고 밝혔다. 김씨는 "업무에 써야 할 집중력을 주식 투자에 쏟고 있다"면서 "주변에서는 투자 중독이라고 말한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오전 시간에 몰래 단타를 하고 있는데, 수익이 높으면 그날 하루 기분이 좋고, 손실이 나면 우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은 가상화폐·주식 단타 거래 등이 도박 수단으로 취급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상담을 진행 중이다. 주식을 이용한 도박중독 상담자 수는 2018년 421명에 불과했지만, 2022년 1,823명으로 크게 상승했다. "이번에는 진짜 크게 딸 것 같은데…" '도박 중독' 꾸준한 상담과 치료 병행해야 의료계에서는 본인은 투기가 아니라고 생각해도, 과정이 투기에 가깝다면 도박 중독일 수 있다고 본다. 미국 정신의학회 정신장애 진단 통계편람(DSM-5)의 9가지 항목 중 4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도박중독이라 진단한다. ▲도박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집착 ▲베팅 액수가 점점 커지는 내성 ▲안 하면 짜증나고 불안해지는 금단증상 ▲그만두려고 해도 안 되는 조절실패 ▲일상에서의 기능 이상 ▲채무 ▲죄책감, 불안감을 지우기 위한 회피성 도박 ▲손실은 만회하려는 추격 도박 ▲거짓말 등이 있다. 전문가는 도박 증세가 보이거나, 도박이라고 의심되면 반드시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보영 한국도박문제예방 치유원 중앙센터장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소식지 28호)' 인터뷰에서 "최근 들어 주식과 가상자산 관련한 상담이 많이 증가했다"며 "처음에는 지인 소개나 호기심·재미로 소액 베팅이나 투자를 시작하지만, 도박으로 돈을 따는 경험과 투자로 몇 번의 수익을 경험하고 나면 거기서 만족하기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잘만 투자하면 수익을 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빨리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도박 베팅과 투자 금액이 점점 늘어난다”면서 “투자로 시작했다가 원금 회복을 위해 도박에 손대면서 도박중독에 빠지는 사람들도 종종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센터장은 “중독에 이른 경우 가족 및 사회적 관계, 직장, 재정문제, 신뢰 등이 대부분 망가져 있는 상태다. 따라서 중독이다, 아니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삶의 영역들이 얼마나 손상되어 있는지를 들여다보게 하고 이로 인한 상실감을 공감해 주는 차원에서 문제를 다뤄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기적인 목표는 투자 행위를 멈추는 것이지만, 센터에서 한두 번 상담받았다고 치료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오랜 시간 회복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월급 모아 언제 집 사, 코인 할래"..'노동 가치' 실종까지 이런 가운데 일부지만 일각에서는 무리한 투자를 해서라도, 주식이나 코인 투자를 하는 게 재산 증식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월급쟁이로 살다 보면, 뻔하지 않나"라면서 "죽어라 일해도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노동을 무시하는 말처럼 들리겠지만, 주식이나 코인 투자해야 상상을 현실로 바꿀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대 대학생 이모씨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금수저'가 아닌 이상 대부분 소액이라도 투자를 한다"면서 "그게 '투자 스터디'든 , 개인 투자건 결국 청년들은 다 투자를 했거나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 씨의 주장은 '3포 세대(연애·결혼·출산 포기),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등 청년들의 절망이 투자의 이유라는 얘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청년들이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움 등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과도한 투자'의 합리적인 이유는 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미국, 영국, 일본 등에 비해 빠르게 압축성장했다"면서 "그 과정에서 투자를 통해 큰돈을 번 사례를 목격했고, 그렇기에 투자에 강한 심리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청년들이 현재 월급만 모아서 집을 살 수는 없지 않나, 결국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안 된다.' 등 조급한 심리가 '한탕주의'로 이어질 수 있고 그런 심리가 무리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동 가치' 무시 현상에 대해서는 "결국 '한탕주의'가 심해지면, 월급 등 노동으로 번 돈은 푼돈으로 인식해, 그야말로 투자 중독이 될 수 있다"면서 "중독 상황에서는 회의감, 무기력이 커질 수 있고 '병든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경우 투자가 아닌 투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복권을 구매하면 당첨 기대를 하며 행복감을 찾을 수도 있는데, 코인 투자는 성격이 다르다. (손실과 수익금 등) 평정심을 제대로 가질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도박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설 교수는 "코인 투자하는 사람들 일부는 일생을 걸다시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투자가 아니라 투기다"라면서 "평정심을 찾을 수 없고, 결국 못 견디고 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1-24 04:31:49[파이낸셜뉴스] 최근 가격 급락 사태를 겪으며 '비트코인 준비금 증발 논란'을 빚은 테라 측이 약 4100억원의 준비금이 남아있다고 공개했다. 당초 준비금이 3조9000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3조5000억원 가까운 가상자산을 테라USD(UST) 가치 방어에 사용했다는 것이다. 남은 자산은 UST 소액 보유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배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FG "남은 BTC 4100억원뿐"..UST 방어에 3.5조 사용 테라 측 루나파운데이션재단(LFG)은 16일 트위터를 통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준비금 현황을 공개했다. LFG에 따르면, 이날 기준 준비금은 비트코인 313개와 바이낸스코인(BNB) 3만9914개, 아발란체(AVAX) 197만3554개, UST 18억4707만개, 루나(LUNA) 2억2271만개 등으로 구성돼 있다. 남아있는 가상자산을 현재(16일 오후 7시20분 코인마켓캡 기준) 시세로 환산하면 3억2227만6199달러(4142억86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LFG는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인 7일 기준으로 UST에 대한 지급준비금으로 8만394 BTC와 3만9914 BNB, 2628만1671 테더(USDT), 2355만5590 써클(USDC), 197만3554 AVAX, 69만7344 UST, 16만9261 LUNA 등을 보유한 상태였다. 이는 당시(7일 종가 기준)가치로 30억3968만달러(3조9075억900만원) 규모다. 즉 27억1740만달러(3조4932억2200만원) 가량을 UST 가치 방어에 사용했다는 것이다. "8일과 10일 각각 5.2만·3.3만 BTC 사용" LFG는 구체적인 준비금 사용 내역도 공개했다. LFG는 "8일 UST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재단은 준비금을 UST로 전환하기 시작했다"며 "재단 측은 직접 온체인 교환(swap)을 실행했고, 거래 상대방(OTC·장외거래업체) 측에 BTC를 전송해 그들이 대규모의 거래를 짧은 통지만으로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때 전송한 BTC가 5만2189개이며, OTC는 5313 BTC를 반납했다고 LFG는 설명했다. 또 USDT와 USDC 역시 당시 LFG가 직접 판매해 UST를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권도형(해외 사용 이름 권도) 테라폼랩스 대표는 당시 7.5억달러 규모의 BTC를 OTC업체에 대출해 UST 가치방어를 위한 트레이딩을 맡겼다고 설명한 바 있다. LFG는 이어 10일 UST가 0.75달러 이하로 떨어졌을 당시 재단을 대표해 테라재단(TFL)이 3만3206BTC를 매각해 11억6401만8521UST를 사들였다고 밝혔다. LFG는 "TFL은 재단을 대표해 UST 가치 연동(페그)을 방어하기 위한 마지막 노력으로 거래소 거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BTC 실종' 논란에 사용내역 공개.."남은돈 '개미'들 보상" 앞서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테라 사태를 겪으며 LFG가 보유하고 있던 8만394BTC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엘립틱은 UST 가격 폭락 사태가 진행되던 9~10일 LFG 전자지갑에 있던 BTC가 가상자산 거래소 제미니와 바이낸스 계좌로 이체됐고 이후 추적이 불가능해졌다고 밝힌 바 있다. 권 대표는 지난 14일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사용 명세를 밝히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LFG는 "재단은 잔여 준비금을 남아있는 UST 소액 보유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보상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우리는 여전히 다양한 분배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만큼 곧 자세한 추가 내용을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은 남은 준비금을 UST 소액 보유자에게 보상할 것을 제안했다. 부테린은 자신의 트위터에 소액 보유자 보상안을 제안한 글을 리트윗하고 "이 방안을 강력히 지지한다. 'US달러 위에서 20% 이자를 지급한다' 같은 바보같은 말을 듣고 UST를 소액 구매한 사람들을 위한 조직된 보상안"이라고 밝혔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2022-05-16 21:13:11[파이낸셜뉴스] 한국 증시, 버블인가? 비트코인은? 그 답을 누가 알겠는가. 거품이 폭삭 꺼지기 전엔 누구도 장담 못한다. '이번엔 다르다'는 설명을 들으면 그도 그럴 듯하다. 다만 옛 일을 통해 오늘 일을 가늠할 뿐이다(온고지신·溫故知新). 네덜란드 튤립 광풍 네덜란드는 튤립의 나라다. 지금도 잘 살지만, 17세기엔 세계 최고 부자 나라였다. 튤립은 16세기에 오토만제국에서 건네진 것으로 추정된다. 네덜란드 부자들은 튤립을 부의 상징으로 여겼다. 프랑스가 수입하는 물량도 네덜란드가 댔다. 당시로선 첨단 금융기법인 선물시장도 암스테르담에서 활짝 꽃을 피웠다. 튤립 선물거래가 대표적이다. 몇 달 뒤 얼마를 주고 사겠다고 약속한 뒤 그 계약 자체를 사고 팔았다. 튤립 인기가 치솟으면서 개량종 뿌리가 속속 나왔다. 제독(애드머럴)급, 장군(제너럴)급에 이어 알렉산더대왕급도 나왔다. 그 중에서도 최고가는 '셈페르 아우구스투스' 종이다.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 이름을 딴 이 뿌리는 당시 집 한 채 값이었다. 숙련 노동자 연봉의 10배짜리 뿌리는 수두룩했다. 비유하자면 현대차 노조원 연봉을 평균 1억원으로 잡으면 튤립 뿌리 한 개 값이 10억원이었던 셈이다. 비싸도 사겠다는 사람이 나오면 값이 오른다. 그런데 1637년 2월 오름세가 뚝 끊겼다. 더이상 뿌리를 사겠다는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가격이 곤두박질쳤다. 주로 선물로 거래한 탓에 뿌리는 구경도 못한 투자자가 숱했다. 네덜란드 튤립 광풍은 근대 금융 투기의 원조로 친다. 오죽하면 화가 얀 브리헐 2세가 튤립 투기꾼을 원숭이에 비유한 풍자화까지 그렸을까. 남해(South Sea) 주식 광풍 1701년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이 터졌다. 영국은 스페인·프랑스 연합군에 맞서 싸웠다. 전쟁은 영국에 유리하게 전개됐으나 막대한 전비가 어깨를 짓눌렀다. 영국 재무부는 타개책으로 공기업 형태의 남해주식회사를 세웠다(1711년). 남해가 국채를 인수하는 대신 남해에 남미와 무역 독점권을 주었다. 그 중엔 아프리카 노예를 공급하는 독점권도 있다. "영국 최대 기업인 영란은행과 동인도주식회사보다 국채를 많이 가진 남해주식회사는 절대로 망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회사의 전환사채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랐다. (런던)증권거래소는 아녀자들까지 몰려들어 아수라장이었다"(차현진 '금융 오디세이'). 누가 봐도 뻔한 거짓말을 투기꾼들은 의심 없이 믿었다. 남미는 스페인·포르투갈 식민지가 대부분이다. 영국 회사에 남미 무역 독점권을 준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결국 거짓이 들통나고 주가가 폭락했다. 한바탕 광란 속에 과학자 아이작 뉴턴도 2만파운드를 잃었다. 뉴턴은 영국 조폐국(Mint)에서 오래 일하는 등 금융과 인연이 깊다. 돈을 날린 뉴턴은 이런 말을 남겼다. "천체의 운행은 계산할 수 있지만, 인간의 광기는 도저히 알 수가 없다." 때늦은 후회였다. 그런데 왜 회사 이름을 남해(South Sea)라고 했을까. 스페인 탐험가 바스코 누녜스 데 발보아(1475~1519)는 금을 찾아 파나마 땅을 가로질러갔다. 땅이 끝나는 곳에 광활한 바다가 펼쳐졌다. 발보아는 이 바다를 남해(South Sea)라고 불렀다. 적도 남쪽이란 뜻이다. 나중에 포르투갈 탐험가 페르디난드 마젤란은 같은 바다를 태평양이라고 불렀다. 미시시피의 미친 바람 식민지를 놓고 금융시장이 광기에 휩싸인 것은 프랑스도 예외가 아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엔 남미가 아니라 북미였다. 프랑스는 북미대륙에 아칸소를 중심으로 광대한 식민지를 차지했다. 남쪽은 루이지애나, 북쪽은 캐나다 퀘벡에 닿을 만큼 넓은 영토다. 스코틀랜드 출신 프랑스 금융인 존 로는 미시시피회사를 세웠다. 이 회사가 북미 식민지의 개발독점권을 쥐었다는 소식에 주가는 연일 급등했다. 스페인이 남미, 영국이 인도에서 금을 쓸어담은 것처럼 아칸소가 프랑스의 금광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액면가 500리브르짜리 주식은 단박에 1만리브르를 돌파했다. 바로 그때 "북미 식민지를 다녀온 배가 말라리아, 잔혹한 원주민, 뜨거운 태양, 모래땅에 대해 털어놓았다. 모든 환상이 한번에 날라갔다. 주가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금융 오디세이'). 미시시피 버블을 연출한 로는 우상에서 원흉으로 전락했다. 1720년 프랑스 정부는 그를 추방됐다. 위대한 개츠비와 대공황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영화 '위대한 개츠비'(2013년)를 보면 1920년대 뉴욕 월가의 모습이 자주 비친다. 때는 1922년, 이른바 재즈시대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국 경제가 미친 듯이 흥청거릴 때다. 월가 주식은 다락같이 뛰었다. 개츠비는 뭔가 수상쩍은 방식으로 떼돈을 번다. 이 돈으로 성(城)처럼 멋진 대저택을 지어 하루가 멀다하고 화려한 파티를 연다. 오로지 옛 연인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다. 하지만 세상 일이 어디 뜻대로 되던가. 일이 꼬이면서 개츠비는 엉뚱한 사건에 휘말린 끝에 총을 맞고 죽는다. 덩달아 연인과 재결합하려던 그의 꿈도 산산조각이 났다. 원작자인 소설가 스콧 피츠제럴드(1896~1940)는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esby)를 1925년에 썼다. 그로부터 4년 뒤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이 터졌다. 소설 제목 속 Great와 대공황 속 Great가 묘하게 겹친다. 피츠제럴드는 대공황이 코앞에 닥쳤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꼈던 걸까. 미국 역사학자 조슈아 자이츠는 "피츠제럴드가 기록한 세상은 1929년 10월 29일 무너져 내렸다. 검은 화요일, 증시는 붕괴했다. 경제 호황은 불황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미국의 재즈시대는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고 평가한다(길더 레먼 미국사 연구소 웹사이트). 뉴욕 증시 붕괴는 세계적인 파장을 불렀다. 경제는 쪼그라들었고, 길거리엔 실업자가 넘쳐났다. 나라마다 각자도생의 길을 걸었다. 한 나라가 관세를 올려 수입을 막으면 다른 나라가 똑같이 따라했다. 비틀대던 경제가 되살아난 것은, 비극적인 일이지만, 2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공장이 씽씽 돌아간 덕이 크다. 신경제 주술에 빠진 금융위기 2000년대 초반 당시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을 경고했다. 그때 글로벌 경제는 신경제라는 마법의 성에 갇혀 있었다. 닷컴, 디지털 혁신 덕에 인플레이션 없는 고성장을 영원히 누릴 수 있는 것처럼 굴었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 자본주의는 독주체제를 갖췄다. 드디어 자본주의가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골디락스의 경지에 도달했다며 교만을 떨기도 했다. 그린스펀도 경고만 했을 뿐 과열을 막지는 못했다. 그 결과물이 2008년 금융위기다. 금융위기는 온갖 암호가 낳은 괴물이다. 시장엔 서브 프라임 모기지부터 자산담보부채권(ABS), 부채담보부증권(CDO) 같은 약어가 난무했다. 금융시장은 의료만큼 정보 비대칭이 심한 분야다. 환자는 의사의 권유를 거부하기 힘들다. 은행·증권 고객도 금융 전문가의 권유를 쉽사리 물리치지 못한다. 의사들은 자기들만의 은어를 쓴다. 알고 보니 금융인들도 자기들만의 은어로 소통했다. 고객은 제쳐둔 채 그들만의 리그에서 별별 일이 다 벌어졌다. 금융위기에서 경제를 구한 것은 돈이다. 미국을 필두로 전세계가 일제히 시장에 돈을 풀었다. 그 덕에 경제는 파국을 면했다. 하지만 그렇게 풀린 돈이 과연 장기적으로 경제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코로나 위기가 호재? 금융위기에서 간신히 벗어나나 싶던 차에 코로나 사태가 터졌다. 죽음의 바이러스야말로 블랙스완, 곧 검은백조다.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한번 일어나면 큰 충격을 주는 사건을 말한다. 이번에도 세계 경제는 돈으로 위기를 막는 전략을 택했다. 야금야금 금리를 올리던 미국이 다시 제로금리 시대로 돌아갔다. 우리도 그 뒤를 따랐다. 한국은행은 비기축통화국이란 약점을 무릅쓰고 한국판 양적완화(QE)에도 손을 댔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 당연한 일인 양 버젓이 시행된다. 비정상이 정상으로 통하는 시대다. 시장에 풀린 천문학적 유동성 덕에 국내외 증시는 연일 초강세다. 미국 다우지수를 비롯해 3대 지수는 쉴새 없이 신기록을 써내려간다. 국내 코스피는 3000 저항선을 거뜬하게 뚫었다. 이런 추세라면 상반기 안에 4000도 넘볼 기세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의 이동이 제한을 받고, 여행사들은 문을 닫고, 헬스장 주인들은 문을 열게 해달라고 오픈 시위를 벌인다. 아무리 증시가 선행지수 역할을 한다지만 지수를 보면 완전 별나라 같다. 실물과 따로 노는 주가는 왠지 불안하다. 낙관론 VS 비관론 증시엔 늘 낙관론과 비관론이 혼재한다. 어느 쪽에 귀를 기울일 것인가는 오로지 투자자의 몫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실물과 금융시장의 동행성이 약화한 상태라면 앞으로 어떤 부정적 충격이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실물 따로, 주가 따로가 걱정된다는 뜻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5일 금융인 신년 인사회 메시지를 통해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실물 간 괴리가 확대된 상황에서는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2021년은 금융권의 위기관리 능력이 진정한 시험대에 서는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1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이 주목되는 이유다. 나라 밖에서도 경고음이 들린다. 로젠버그 리서치 대표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지난 3일 CNBC와 인터뷰에서 "주식 시장은 20~30% 과대 평가됐다"며 "현재 거품을 지탱하는 것은 제로금리"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는 지난 7일 tvN 월간커넥트와 영상 인터뷰에서 동학개미 운동에 대해 "역사를 보면 알 수 있다. 끝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로저스는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번에는 다르다'라고 말할 거다"라고 덧붙였다. 케네스 로고프 교수(하버드대)는 명저 '이번엔 다르다'에서 800년 동안 66개국에서 일어난 금융위기를 분석한 뒤 이런 결론을 내린다. "금융위기 직전에 경제 호황이 발생하고, 반복되는 가장 값비싼 조언은 '이번엔 다르다'였다는 점이다." 현실은? "결코 단 한 번도 달랐던 적이 없었다." 로고프는 책의 서문에서 국제 금융위기를 다룬 가장 유명한 책으로 찰스 킨들버거 교수(전 MIT)의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를 꼽는다. 킨들버거는 금융위기를 '계속 피어 오르는 질긴 다년생화'라고 부른다. 킨들버거는 이렇게 말한다. "광기 국면에서 자산가격이 상승을 멈추면, 곧바로 하락이 시작된다. 평평한 고지나 중간지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시장에 비이성적 과열이 나타나면 '기차가 역을 출발하기 전에 열차에 올라타야 할 때'라는 인식이 도처에 만연한다." 비트코인은 왜 이래 암호화폐에 비하면 증시는 양반이다. 대장화폐 비트코인은 2017년의 광풍을 능가한다. 작년 초 800만원대에서 연초 4000만원대를 뚫었다. 설명도 그럴 듯하다.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돈을 마구 찍어내는 바람에 돈값이 똥값이 되기 일보직전이다, 그에 비하면 수량이 한정된 비트코인은 금본위 시대의 금처럼 귀하신 몸이다, 게다가 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따라서 디지털 화폐가 종이화폐를 몰아내는 것은 시간문제다, 근본적으로 자본주의는 단단히 고장났다 등등. 일리가 있다. 그럼에도 정부와 중앙은행이 암호화폐의 명줄을 쥐고 있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중국 금융혁신을 이끌던 알리바바와 계열사 앤트그룹을 보라. 창업주 마윈이 정부에 대고 쓴소리한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마윈은 실종설에 이어 구금설까지 나도는 판이다. 암호화폐는 검은 돈의 자금세탁 통로라는 의혹을 받는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쐐기를 박을 수 있다. 달러제국을 구축한 세계 최강 미국이 암호화폐를 어디까지 용인할 것인가는 또다른 걸림돌이다. 보이지 않는 손 VS 야성적 충동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에서 애니멀 스피리트(야성적 충동)를 말했다. "인간의 의지는 추측컨대 오직 야성적 충동의 결과로 이루어질 수 있을 뿐이며, 수량적인 이익에 수량적인 확률을 곱하는 식의 계산적 이해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요컨대 인간은 이성과 감정이 뒤섞인 비빔밥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애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이 이성이라면, 케인스가 말한 야성적 충동은 감정이다. 야성적 충동은 기업가정신에 풀무질을 한다. 남보다 돈을 더 벌겠다는 욕심을 누가 탓하랴.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늘 지나친 게 문제다. 조지 애커로프와 로버트 쉴러 교수는 공저 '야성적 충동'(2009년)에서 "정부는 자본주의의 창의성이 온전히 발휘되는 무대를 제공하되, 야성적 충동이 야기하는 과잉을 통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카산드라의 운명 그리스 신화에서 카산드라는 트로이의 왕 프리아모스의 딸이다. 아폴론의 사랑을 받은 카산드라는 예언의 능력을 부여받는다. 하지만 아폴론의 구애를 거절한 탓에 카산드라의 예언은 설득력을 잃는다. 그리스군이 거대한 목마를 성으로 보내자 카산드라는 목마를 받아선 안 된다고 절규하지만 소용 없었다. 결국 트로이는 목마에서 튀어나온 그리스군에 의해 함락당한다. 나쁜 소식을 전하는 예언자는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누군들 재앙을 예고하는 둠세이어(Doomsayer)가 되고 싶겠는가. 다만 인생이 그러하듯 증시에도 늘 양면이 있다는 것,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평범한 진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paulk@fnnews.com 곽인찬 논설위원
2021-01-12 08:55:27【 도쿄=전선익 특파원】 한국 정부의 가상화폐 거래실명제는 검은돈의 유출입을 막는 주목적 외에 또 다른 효과를 가지고 온 것처럼 보인다. 가상화폐 시장의 일명 '김치프리미엄'이 거래실명제 실시와 함께 실종됐기 때문이다. 김치프리미엄이란 한국의 가상화폐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높은 현상을 말한다. 지난 11일만 해도 40%에 육박하던 김치프리미엄은 지난달 31일 오전 6시 기준 7%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실 김치프리미엄은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현상은 아니다. 일본에는 약 5~7%에 달하는 '스시프리미엄'이 있고, 유럽에도 미묘하지만 약 1% 수준의 '치즈프리미엄'이 있다. 나이지리아와 홍콩도 한국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다. 높을 때는 50~60% 이상의 프리미엄이 생성됐었다고 한다. 프리미엄을 이해하려면 먼저 가상화폐 시장의 기축통화를 알아야 한다. 가상화폐 시장의 기축이 되는 것은 달러/비트코인 시세이다.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다른 모든 코인들을 거래할 수 있는 기축통화이다. 달러가 기축 시세를 결정하는 화폐가 되는 이유는 미국이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채굴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나라별 비트코인 채굴량을 보여주는 비트노드(bitnodes)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7시 기준 미국이(26.89%) 1위이고 독일(17.53%), 중국(6.96%), 프랑스(6.65), 네덜란드(4.60%), 캐나다(3.98%), 영국(3.78%), 러시아(3.10%) 등이 그 뒤를 잇는다. 한국은 16위로 채굴량이 많지 않다. 채굴량을 보면 프리미엄이 높은 나라들은 채굴량이 적은 나라인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니 프리미엄이 붙는 당연한 시장의 이치가 적용되는 것이다. 특히 프리미엄이 높은 3곳(한국, 나이지리아, 홍콩)은 짧은 시간에 가상화폐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으니 프리미엄은 더 높아진 것이다. 그렇다면 프리미엄은 왜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는 것일까. 그것은 시장의 불안정성에서 오는 변동성 때문이다. 프리미엄이 가장 적었던 시기를 살펴보면 가상화폐 시장에 악재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와 겹친다. 얼마 전 한국 정부가 거래소 폐지 카드를 꺼내들고 중국 당국이 채굴사업을 금지하고 P2P 거래마저 막겠다고 발표했을 때 전 세계 시장의 프리미엄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프리미엄은 '거품'이라고만 보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자본주의 시장의 원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상화폐뿐만 아니라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존재한다. 결국 김치프리미엄을 놓고 한국의 가상화폐가 투기수단이라고 몰아붙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sijeon@fnnews.com
2018-02-01 18:04:11【도쿄=전선익 특파원】“가상화폐 거래실명제가 실시된 1월 30일 은행은 예상과 달리 한산했습니다.” 한국 언론들의 경제면 헤드라인을 장식한 뉴스입니다. 한국 정부가 투자의 선을 넘어 투기로 변질된 가상화폐 시장을 안정시키고자 내놓은 거래실명제. 돈세탁과 범죄 등에 쓰이는 일명 ‘검은 돈’의 투입을 막고 무분별한 청소년 투기를 막겠다고 도입한 정책은 첫날의 혼란을 피했습니다. 사실 대다수의 일반 투자자들은 처음 투자를 시작할 때부터 실명제를 적용하고 있었습니다. 일반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실명 계좌를 통해 투자를 해 왔습니다. 그러니 거래실명제를 낯선 제도라고 느낄 사람은 당초부터 단순 투자목적이 아니었던 일부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거래실명제 도입 첫 날 은행이 혼란을 겪지 않은 이유입니다. 거래실명제는 검은돈의 유출입을 막는 주목적 외에 또 다른 효과를 가지고 온 것처럼 보입니다. 가상화폐 시장의 일명 '김치프리미엄'이 거래실명제 실시와 함께 실종됐기 때문입니다. 김치프리미엄이란 한국의 가상화폐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높은 현상을 말합니다. 지난 11일만해도 40%에 육박하던 김치프리미엄은 31일 오전 6시 기준 7%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정말 거래실명제가 김치프리미엄을 없앤 것일까요? 애초에 김치프리미엄은 왜 생기는 것이고 왜 사라지는 걸까요? 김치프리미엄은 정말 한국의 가상화폐 투기열풍의 증거일까요? ■김치프리미엄만? 스시프리미엄-치즈프리미엄도 있다! 사실 김치프리미엄은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현상은 아닙니다. 일본에는 약 5~7%에 달하는 ‘스시프리미엄’이 있고 유럽에도 미묘하지만 약 1% 수준의 ‘치즈프리미엄’이 있습니다. 나이지리아와 홍콩도 한국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습니다. 높을 때는 50~60% 이상의 프리미엄이 생성됐었다고 합니다. 가상화폐 시세에 왜 이런 프리미엄이 존재하는 것일까요? 프리미엄을 이해하려면 먼저 가상화폐 시장의 기축통화를 알아야 합니다. 가상화폐 시장의 기축이 되는 것은 달러/비트코인 시세입니다.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다른 모든 코인들을 거래할 수 있는 기축통화입니다. 달러가 기축 시세를 결정하는 화폐가 되는 이유는 미국이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채굴하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나라별 비트코인 채굴량을 보여주는 비트노드(bitnodes)에 따르면 31일 오전 7시 기준 미국이(26.89%) 1위이고 독일(17.53%), 중국(6.96%), 프랑스(6.65), 네덜란드(4.60%), 캐나다(3.98%), 영국(3.78%), 러시아(3.10%) 등이 그 뒤를 잇습니다. 한국은 16위로 채굴량이 많지 않습니다. 채굴량을 보면 프리미엄이 높은 나라들은 채굴량이 적은 나라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니 프리미엄이 붙는 당연한 시장의 이치가 적용되는 것이지요. ■프리미엄 높으면 투기? 기축이 되는 통화로 가상화폐를 살수 있다면 프리미엄을 지급할 필요가 없어 이득일 것입니다. 하지만 달러를 쓰는 나라에 가상화폐 거래 계좌를 만들고, 원화를 달러로 바꿔서 송금해 현지 거래소에서 가상화폐를 살 수 있는 정당한 방법은 없습니다. 국내거주자가 해외로 목적 없이 달러를 송금할 수 있는 한도는 연간 5만 달러 수준입니다. 그렇기에 미국에서 달러로 비트코인을 구매해 각 나라에 공급해 주는 중간업자에게 프리미엄을 얹어 가상화폐를 사게 되는게 거래원리입니다. 특히 프리미엄이 높은 3곳(한국, 나이지리아, 홍콩)은 짧은 시간에 가상화폐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으니 프리미엄은 더 높아진 것입니다. 그렇다면 프리미엄은 왜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시장의 불안정성에서 오는 변동성 때문입니다. 프리미엄이 가장 적었던 시기를 살펴보면 가상화폐 시장에 악재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와 겹칩니다. 얼마 전 한국 정부가 거래소 폐지카드를 꺼내들고 중국 당국이 채굴 사업을 금지하고 P2P거래마저 막겠다고 발표했을 때 전 세계 시장의 프리미엄은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조차 시장의 불안정성을 인식하고 있어 악재가 나올 경우 매도하는 물량이 급격히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프리미엄이 일시적으로 걷히는 것입니다. 오늘 한국 시장에서 김치프리미엄이 7~8%까지 떨어진 이유는 2가지가 있어 보입니다. 글로벌 시장은 한국이 거래실명제 실시를 통해 새로운 가입자들이 가상화폐시장에 들어와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 기대했었습니다. 하지만 예상보다 까다로운 절차에 생각보다 신규 자금 유입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자 시장이 실망한 결과라 생각됩니다. 또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미국의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비트피넥스의 가상화폐 테더를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글로벌 시장이 위축됐기 때문입니다. 가상화폐 테더는 언제나 시세가 1달러에 맞춰진 가상화폐로 비트피넥스는 테더의 코인 가치에 해당하는 만큼의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미국 CFTC는 실제 테더 가치만큼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지 의혹이 제기됐다며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프리미엄은 ‘거품’이라고만 보기는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자본주의 시장의 원리이기고 합니다. 그래서 가상화폐 뿐 아니라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존재합니다. 결국 김치프리미엄을 놓고 한국의 가상화폐가 투기수단이라고 몰아붙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다만 김치프리미엄은 아직 가상화폐 시장이 불확실한 한국시장에서 위험성이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그 위험을 정확히 판단해야 합니다. 판단의 결과는 투자자의 몫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김치프리미엄을 투기의 지표로 삼아 단편적 가상화폐 정책을 만드는 것 역시 위험한 발상이라고 보입니다. sijeon@fnnews.com 전선익 기자
2018-01-31 07:53:20코스피에서 개인투자자의 매도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개인은 최근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2조원 가까운 주식을 팔아치웠다. 연말 상승 모멘텀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세로 인해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내년부터 강화되는 양도소득세 과세를 피하기 위한 매도 움직임이 코스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339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6거래일 연속 순매도다. 이 기간 순매도한 주식만 약 1조9732억원 어치에 달한다.전문가들은 우선 코스피가 연말임에도 상승 국면을 만들지 못하면서 개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연말에는 '산타 랠리'로 불리는 지수 상승 현상이 나타나지만, 올해는 실종된 것. 시장 매력도가 하락한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 폭도 커지고 있어 개인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됐다는 분석이다.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2월 이후 긍정적인 펀더멘털(기초 체력) 요소가 나타나지 않아 전체적인 시장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팔자는 심리가 강해졌다"며 "미국의 경우 세제안 개편 등으로 지수가 좋지만, 상승 재료가 미국 내부 이슈이기 때문에 국내 증시와의 동조화가 약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내년부터 강화되는 양도소득세 과세요건도 이유로 지목된다.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현행 20%인 대주주 양도소득세는 내년 1월부터 과표 3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25%로 인상된다. 2021년부터는 종목당 보유액이 3억원을 초과하는 경우도 대주주에 포함돼 범위가 한층 강화된다. 이에 '과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주식 비중 조절에 나서는 '슈퍼 개미'가 늘어나며 매도폭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개인 매도세는) 양도소득세 이슈도 큰 것으로 보인다"며 "양도소득세 이슈로 매각하는 개인이 나오고, 여기에 대한 부정적 대응이 겹치면서 매도폭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전문가들은 내년 1월 이후 4.4분기 실적장이 시작되면서 코스피 상승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면서 투자심리를 다시 자극할 것이란 전망이다.윤 센터장은 "현재 증시 횡보는 법인세 인상, 최저임금 상승 등 기업 비용 상승 요인으로 인한 수익성 기대 저하라는 우려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며 "정보기술(IT) 업종 등에서 내년 1월 이후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발표 이후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박 센터장도 "비트코인 등 투자자금 이탈로 인한 매도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 매도가 멈추면 개인 투자자도 다시 시장에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2017-12-20 17:43:49코스피에서 개인투자자의 매도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개인은 최근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며 2조원 가까운 주식을 팔아치웠다. 연말 상승 모멘텀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세로 인해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내년부터 강화되는 양도소득세 과세를 피하기 위한 매도 움직임이 코스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339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6거래일 연속 순매도다. 이 기간 순매도한 주식만 약 1조9732억원 어치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우선 코스피가 연말임에도 상승 국면을 만들지 못하면서 개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으로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연말에는 '산타 랠리'로 불리는 지수 상승 현상이 나타나지만, 올해는 실종된 것. 시장 매력도가 하락한 상황에서 외국인 매도 폭도 커지고 있어 개인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2월 이후 긍정적인 펀더멘털(기초 체력) 요소가 나타나지 않아 전체적인 시장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팔자는 심리가 강해졌다"며 "미국의 경우 세제안 개편 등으로 지수가 좋지만, 상승 재료가 미국 내부 이슈이기 때문에 국내 증시와의 동조화가 약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터 강화되는 양도소득세 과세요건도 이유로 지목된다.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현행 20%인 대주주 양도소득세는 내년 1월부터 과표 3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25%로 인상된다. 2021년부터는 종목당 보유액이 3억원을 초과하는 경우도 대주주에 포함돼 범위가 한층 강화된다. 이에 '과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주식 비중 조절에 나서는 '슈퍼 개미'가 늘어나며 매도폭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개인 매도세는) 양도소득세 이슈도 큰 것으로 보인다"며 "양도소득세 이슈로 매각하는 개인이 나오고, 여기에 대한 부정적 대응이 겹치면서 매도폭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1월 이후 4·4분기 실적장이 시작되면서 코스피 상승세가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면서 투자심리를 다시 자극할 것이란 전망이다. 윤 센터장은 "현재 증시 횡보는 법인세 인상, 최저임금 상승 등 기업 비용 상승 요인으로 인한 수익성 기대 저하라는 우려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라며 "정보기술(IT) 업종 등에서 내년 1월 이후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발표 이후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센터장도 "비트코인 등 투자자금 이탈로 인한 매도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 매도가 멈추면 개인 투자자도 다시 시장에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2017-12-20 15:34:00[파이낸셜뉴스]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의 시세가 하락한 뒤 좀처럼 상승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을 시작으로 급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가상자산은 중국에서 규제 강화 방침이 전해지면서 추가로 폭락한 이후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 시총 나흘만에 15.7%↓ 31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이날 한때 1조4884억달러(약 1649조원)를 기록, 27일 1조7663억달러(약 1957조원)보다 15.7% 하락했다.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지난 5월 12일만 해도 2조5620억달러(2839조원)였지만 이날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5월 25일부터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현재 1조원 이상 감소한 상태다. 이날도 한 때 1조4884억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5시 35분 현재 1조5813억달러(약 1752조원)까지 하루만에 6.2% 증가했다. 시총 1위 비트코인도 주로 3만3000~3만8000달러(약 3700만~4200만원) 선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시총 2위 이더리움(ETH)은 지난 5월 12일 4362.35달러(약 483만원)로 최고가를 기록한 뒤 급락, 한 때 2000달러(약 222만원)가 깨졌다가 소폭 올라 현재 2200~2400달러(약 240만~270만원) 대에 거래되고 있다. 각국 규제 발표에 상승기회 못 잡아 가상자산 시세는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하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쏟아 내면서 폭락장이 시작됐다. 이후에는 각국 정부의 가상자산 시장 규제 방안이 이어졌다. 중국은 금융 및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에게 가상자산 서비스를 중단할 것을 경고한데 이어 류허 중국 부총리가 주재한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 51차 회의에서 가상자산 채굴 및 거래 행위를 강력히 단속하기로 하면서 폭락장에 기름을 부었다. 국무원은 중국 최고 국가 권력 기관의 집행 기관이자 최고 국가 행정 기관이다. 홍콩 재무국도 일반인들의 가상자산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내놨다. 홍콩 재무국은 가상자산 거래소 인가제도를 도입하고, 800만 홍콩달러(약 11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전문 투자자들만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 재무부도 1만달러(약 1100만 원) 이상의 가상자산 거래를 국세청(IRS)에 반드시 신고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8일에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한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거래의 대부분은 투기성이 짙고, 비트코인은 변동성도 높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2021-05-31 17:45:04가상화폐 '김치 프리미엄'이 사라졌다. 해외 비트코인 가격이 35%가량 떨어지는 동안 국내 가격은 반토막이 나면서 가격차가 사실상 사라진 것이다. 김치 프리미엄은 가상화폐에서 한국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높은 현상을 말한다. 정부 규제로 인한 불확실성이 증대된 데다 신규 고객 유입이 줄면서 해외보다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또 큰 낙폭과 함께 시장의 역동성이 둔화되면서 국내 거래소를 이탈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30일 빗썸에 따르면 오후 3시3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1263만3000원으로 코인마켓캡의 현재가 1만1103.5달러(약 1191만8500원)보다 5.66% 높은 가격에 형성돼 있다. 다른 가상화폐도 국내 거래소의 프리미엄율이 5% 안팎에 수준에 그쳐 있다. 빗썸에서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5.61%, 3위 리플은 2.14% 각각 코인마켓캡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골드는 빗썸 가격이 해외보다 오히려 3.84% 더 낮았다. 그간 국내 프리미엄은 비트코인에서 최대 45% 가까이 형성되며 '거품'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로 인해 가상화폐 시가총액에서 국내분을 제외하는 등 시장의 왜곡을 불러온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또 '재정거래'로 불리는 차익거래 등 편법거래도 성행하는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이달 중순께 정부가 가상화폐 규제 의지를 나타내고, 실명 계좌로만 거래를 열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프리미엄은 15%대까지 줄어들었다. 이어 신규 고객 진입도 불투명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해외에 비해 높은 가격 하락이 이어졌다. 실제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고점(종가기준 2504만3000원)에 비해 50% 가까이 줄어들었다. 반면 코인마켓캡에서는 1만7300달러에서 이날 1만1100달러로 36% 감소하며 낙폭을 키웠다. 한편 투자자들이 가격 급락 이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이탈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가상화폐정보사이트 코인힐스에 따르면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는 그간 거래량 1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나, 최근 홍콩 거래소인 '바이낸스'에 밀려 2위로 내려왔다. 가상화폐 관련 커뮤니티에도 가상지갑을 통한 거래소 이전에 대한 글이 많이 확인되고 있다. bhoon@fnnews.com 이병훈 기자
2018-01-30 17:2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