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수도권 서북부에 출현했던 이른바 '사랑벌레(러브버그)'가 1년여 만에 또다시 서울에 출현했다. 러브버그는 정식 명칭이 ‘플리시아 니악티카’로, 약 1cm 크기의 파리과 곤충이다. 짝짓기 할 때처럼 평소에도 암수가 쌍으로 붙어 다녀 '러브버그'로 불린다. 은평구청 이틀만에 800건 민원 접수 지난 20일 서울 은평구에 따르면 해당 구청에 러브버그와 관련한 민원이 이틀 만에 800건 이상 접수됐다. 이에 따라 구청은 이번주부터 보건소 인력과 새마을자율방역단 등을 동원해 발생 근원지인 야산 인근 경계지역을 중심으로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러브버그는 '익충'으로 분류되고 있는 곤충이다. 농작물을 해치거나 질병을 옮긴다는 사례는 전해진 바 없으며, 오히려 진드기 같은 해충을 잡아먹는다. 그러나 특유의 생김새가 징그럽고 떼로 몰려다니는 모습이 혐오감을 불러일으켜 많은 이들에게 미움을 받고 있다. 러브버그가 국내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작년 이맘때다. 지난해 서울 은평구를 비롯해 서북부 지역에서 러브버그가 대량 번식해 주민들의 민원이 터져나왔다. 당시 구청 요원 및 민간방역단 등의 노력으로 2주만에 급격히 자연 감소했다. 작년보다 더 빨리 나온 러브버거.. "이상기후 때문" 이번 러브버그의 출몰 시점은 지난해보다 조금 앞당겨졌다. 지난해의 경우 7월 초부터 러브버그가 대량 발생했다. 올해는 이보다 2~3주 빠른 6월 중순부터 출현했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의 출현이 지난해보다 앞당겨진 원인에 대해 예년보다 덥고 습한 이상기후를 주목했다. 최근 비가 내리고 기온이 올라 땅 속에 있던 유충이 성충으로 탈바꿈하기에 적절한 기온과 습도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러브버그에 대한 화학 방역에 대해선 다른 곤충 및 생명체에 해로울 수 있다고 당부하고 있다. 한편 러브버그는 털파리류 특성상 장마가 끝나고 날이 건조해지면 자연 소멸한다. 또 번식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면 수컷과 암컷 모두 죽는 것으로 알려졌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6-21 07:44:59최근 이상기후와 장마로 서울시 은평구 등 일부 지역에서 개체수가 급증한 일명 사랑벌레(털파리의 한 종류) 퇴치를 위한 긴급 방역이 진행되고 있다. 4일 은평구청 관계자들이 서울 갈현로 인근 주택가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2022-07-04 18:00:38은평구청은 4일 서울 갈현로 인근 주택가에 사랑벌레 관련 긴급 방역에 나서고 있다. 은평구는 "최근 개체수가 급격하게 증가해 주민에게 혐오감과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는 일명 사랑벌레에 대한 긴급 방역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랑벌레의 정식 명칭은 ‘플리시아 니악티카’다. 1㎝가 조금 안 되는 크기의 파리과 곤충이다. 짝짓기 하는 동안에는 물론 날아다닐 때도 암수가 쌍으로 다녀 러브버그, 사랑벌레 등으로 불린다. artpark@fnnews.com 박범준 기자
2022-07-04 15:11:45‘미친사랑’ 유혜리가 박선영에게 독설을 퍼부었다. 17일 오전 방송된 tvN 드라마 ‘미친사랑’에서는 극중 허명자(유혜리 분)이 못마땅한 며느리 윤미소(박선영 분)에게 시종일관 독설을 퍼붓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허명자는 병원을 찾아오겠다는 윤미소를 외면하고 한나영(김연주 분)과 이민재(허태희 분)와 함께 따로 퇴원해 집으로 돌아갔다. 이후 이민재에게 윤미소의 전화가 걸려오자 허명자는 “병원에 갔다니? 그렇게 오지 말라는데 굳이 왔어?”라며 “하여튼 그 아이는 하는 짓마다 왜 그렇게 미련하냐. 난 가끔 그 아일 보면 기억상실증이 아닐까 의심스럽다. 말귀도 어둡고 너무 걱정이다”라고 못마땅해 했다. 허명자는 오히려 한나영에게 호감을 드러냈다. 허명자는 한나영에게 “민재는 너무 걱정말어라. 어떻게든 내가 이혼시킬 것”이라며 “이혼하면 우리집에 들어올꺼지?”라고 본심을 드러내기도. 또한 다시 윤미소가 집으로 자신을 찾아오자 허명자는 “이건 또 뭐야. 이 곳에 얼씬거리지 말란 말 못 들었어? 기억상실증이야?”라며 “난 너한테 들을 말도 없고 받을 것도 없다”고 매몰찬 모습을 보였다. 특히 “부탁인데 그 어머니 호칭 안하면 안되겠니. 시어머니 죽어라 마음 속으로 고사지내면서. 너가 어머니라고 부를 때마다 온 몸에 벌레가 들러붙는 거 같다”고 잔인한 독설을 퍼부었다. 한편 이날 ‘미친사랑’에서 서경수(고세원 분)이 윤미소에 연민을 느끼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syafei@starnnews.com김동주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3-04-17 10:47:02프로이트는 사랑의 충동인 에로스(사랑의 신)와 죽음의 충동인 타나토스(죽음의 신)는 둘이 아니고 하나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설명하면서 조셉 캠벨은 유아가 어머니에게서 에로스의 충동을 느끼고 아버지에게서 타나토스의 충동을 경험한다고 이야기한다. 에로스적인 충동과 타나토스적 충동, 사랑과 죽음의 감정의 혼재가 서구에서의 사랑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보자면 싸드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싸드는 에로티즘과 죽음이 서로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죽음과 친숙해지기 위해서 죽음을 방탕의 개념에 결부시키는 방법보다 나은 방법은 없다.” 이러한 싸드의 견해에서 출발한 프랑스의 철학자 죠르쥬 바따이유(1897∼1962)는 ‘에로티즘’(1957)에서 인간의 사랑 행위와 에로티즘을 죽음이라는 인간의 실존적 한계와의 관계 속에서 설명하고자 한다. 바따이유에게 있어서 인간의 실존적 상황은 죽음이라는 단절적인 심연에 의해서 불연속적인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인간의 실존적 한계는 보편적 실재와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최초의 연속성에 대해 끊임없이 갈구하게 하며, 존재의 연속성과 죽음과 같이 인간본질을 규정지우는 현혹적인 요소를 에로티즘에서 동일하게 바라보고 있다. 바따이유는 에로티즘이 단순한 성의 문제를 넘어 신성에 이르는 삶과 죽음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 존재의 연속성에 대한 향수는 인간에게는 생식과 죽음에 전제하는 3가지의 에로티즘, 즉 육체의 에로티즘, 심정의 에로티즘, 신성의 에로티즘을 낳고 있다. 바따이유에게 에로티즘의 출발점은 인간실존의 비연속성에 근거한 상호 커뮤니케이션의 단절적 상황이며, 에로티즘의 인류사적 기능은 실존적 한계와 단절을 조장하는 터부와 금기에 대한 뛰어넘기와 위반을 통한 소통적 연속성의 획득에 놓여있다. 에로티즘의 영역은 본질적으로 폭력과 위반의 영역이며, 불연속적 존재인 인간이 그 존재를 탈취당할 때 그것이 엄청난 폭력을 야기하는 것은 자명하며 가장 폭력적인 것은 죽음이다. 불연속적인 인간이 불연속적 존재로서 남기를 간절히 바라더라도 죽음은 여지없이 짓밟아 버릴 수 있다. 불연속성의 한계를 넘어서 사랑하는 사람을 소유하게 해주는 연속성을 얻고자 하는 것은 인류사에 있어서 모든 연인들의 숙제였다. 사랑과 마찬가지로 죽음은 불연속적 존재를 연속적 존재에 이르게 해준다. 따라서 에로행위와 비견되는 종교적 희생의 과정에서 보여지는 제물의 죽음이 야기시키는 신성(神聖)의 본질은 엄숙한 종교적 의식이 집전되는 동안, 불연속적 존재의 죽음을 지켜본 사람들에게 계시되는 존재의 연속성에 대한 갈망이다. 신성의 에로티즘은 궁극적으로 불연속적인 개체가 개별자로서 머물고자 하는 욕구를 부정하게 해준다. 바따이유에 따르면 정상적인 일상성을 떠나서 에로티즘으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우리를 유혹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죽음이다. /김영룡 문학평론가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06-02-08 14:20:20지난 1977년 가을 독일 사회는 요인 납치와 하이재킹, 그리고 이에 대한 보수 언론의 마녀 사냥식 여론몰이와 공권력의 무차별한 대응으로 야기된 일련의 비극적인 사건들로 음울한 몇 달을 경험한다. 알프레드 되블린 문학상을 수상한 미하엘 빌덴하인(1958∼)의 소설 ‘첫사랑-독일의 가을’(1997)은 소위 ‘독일의 가을’이라고 불리는 그 해 가을 독일 조야가 겪은 집단적 히스테리의 문제를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주인공의 첫사랑의 이야기에 실어 담담하게 그려낸다. 소설은 그해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이르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마치 통과의례처럼 누구나 한번은 경험하는 첫사랑의 뒤엉킨 기억을 재구성한다. 동급생중 가장 우수한 성적으로 아비투어를 치른 주인공은 여느 김나지움 졸업생들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직면한다. 그러나 우리의 주인공은 정치적인 문제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주인공은 두 명의 여인을 만나면서부터 서서히 잊혀져가는 68운동의 이념 대신에 언젠가부터 독일 사회의 정치적 이슈가 되어버린 폭력과 테러의 정당성문제, 이에 대응하는 보수언론과 공권력의 무자비성이 독일 사회의 여론을 양극화시키고 모두에게 단순히 흑백논리만을 강요하는 정치적 현실에 대해 눈을 뜨게 된다. 처음 사랑을 나눈 17세의 바바라와 좌파 극단주의 그룹에서 활동중인 열 살 연상의 여교사 마농, 이 두 여인을 사랑하는 주인공은 자연스레 그들의 사회적 앙가쥬망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주인공의 친구인 �M 역시 마농을 짝사랑하고 적군파의 이념에 관심을 가진다. 작가는 주인공과 바바라, 마농, �M 사이에 자리잡은 감정의 실타래를 좇아서 마치 희미한 첫사랑의 추억처럼 이제는 가물가물한 그해 가을의 이야기를 뱉어내고 있다. 마치 성인이 되어서 첫사랑의 애잔함을 되돌아보듯이 말이다. 공교롭게 3명의 친구가 모두 그해 가을의 정치적 사건에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기에 어쩔수 없이 우리의 주인공은 그해 잔인했던 가을의 사건들을 체험하게 된다. 어느 누구보다도 비타협적이고 극단적이었던 바바라는 결국 폭력적인 사건에 직접 관련되어 체포되고, 가장 유토피아적인 사고를 추구하던 친구 �M은 가장 이상적인 정치적 프로그램을 생각하지만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용기와 실천력이 부족하다. �M은 자살을 감행한다. 주인공과 �M에게 사회적 앙가쥬망을 설파하던 여교사 마농은 결국 교직에서 �v겨날 것이 두려워 운동을 저버린다. 결국 치열했던 그 해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돌아왔을 때 주인공은 다시 혼자다. 세 가지 상이한 인연으로 대변되는 세 가지 상이한 정치적 앙가쥬망의 길은 주인공에겐 이미 어긋나 버린 인간관계 마냥 더 이상 복구가 불가능해 보인다. /김영룡 문학평론가
2005-09-21 13:42:08칭기스 아이트마토프의 초기작품 ‘자밀라’(1958)는 과거 소비에트권 문학중 서방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 작품이다. 이 소설은 1958년 처음 발간되자 마자 당시 국내외의 극찬과 수많은 문학상을 휩쓸었는데, 특히 1959년 불어로 번역한 루이 아라공은 번역본의 서문에서 이 소설을 ‘세계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라고 평가한바 있다. 아이트마토프는 당시 소련에 속해 있던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의 셰케르에서 1928년 출생하였다. 일찍이 스탈린의 대숙청으로 아버지를 잃고 장남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아이트마토프는 고향의 농업학교를 마치고 축산기사로 일하면서 글쓰기에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된다. 아이트마토프는 1951년부터는 기자생활을 하기도 하는데, 이후 재능을 인정받아 모스크바의 고르끼 문학연구소에서 본격적인 문학수업을 받을 기회를 얻게 되고, 작가 동맹에도 가입하게 된다. ‘자밀라’는 고르끼 문학연구소의 졸업작품으로 발표되었는데, 아이트마토프 문학세계의 특징인 고향 키르기스스탄의 목가적인 전통과 비가적 정조를 인류사적 보편성으로 승화시키려는 시도가 스탈린 사후 팽배한 이제껏의 교조주의적인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에 대한 거부감과 맞물려 의외의 성공을 거둔다. ‘자밀라’이외에 ‘안녕, 귈사리’, ‘백년보다 긴 하루’, ‘카산드라의 낙인’ 등의 작품은 여전히 세계적인 독자층을 가지고 있다. ‘자밀라’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무렵 젊은 남자들은 모두 독일군과의 전선으로 징집되어 나가고 아녀자와 노인네들만 남아 있는 북동부 키르기스스탄의 어느 시골 마을이 배경이다. 이야기 속의 화자인 15세 소년 사이드는 어린 형수 자밀라와 귀향군인 다니야르 사이의 사랑을 어렴풋이 그려나간다. 사랑보다는 관습에 의해 결혼한 남편 사득이 군에 나가있는 동안 여리지만 생활력 강한 자밀라는 전장에서 부상당한 채 되돌아온 귀향 군인 다니야르에게서 사랑의 감정을 발견한다. 이제 막 사랑의 감정을 어렴풋이 알아가는 사춘기 소년 사이드의 눈에 의해서 묘사되어지는 두 사람의 애정행각, 그리고 전통적인 인습에 반항하여 사랑을 위한 도피를 감행하는 자밀라의 자아찾기 과정이 너무나도 낯선 중앙아시아의 풍광과 관습에 대한 묘사와 어울어져 아이트마토프 특유의 서정적인 문체를 이룬다. 단지 어린 사이드만이 이 두 사람의 사랑을 이해할뿐이며, 말로는 형용할수 없는 이 두사람의 사랑의 감정을 그림으로만 그려낼 수 있음을 깨닳는다. 두 사람이 마을을 떠나던 날 사이드는 한점의 그림을 완성한다. 이후 그림 공부를 위해 마을을 떠나게 된 사이드는 비로소 깨닳는다. 자신이 자밀라에게 품고 있었던 마음이 바로 사랑이었다는 것을. 사이드는 이렇게 외친다. ‘내가 그리는 모든 그림들에 자밀라의 심장이 박동치기를!’ /김영룡(문학평론가)
2005-01-19 12:22:48이는 모든 학문을 섭렵하고도 진리의 길은 요원하다는 허탈감에 빠진 노학자 파우스트가 이성에 대한 강한 회의감을 표출하는 외침이다. 강한 지식욕에 이끌려 악마에 영혼을 팔아서라도 진리를 추구하고자 한 파우스트가 현학적인 세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자기의지의 발로인 것이다. 괴테는 평생에 걸쳐 ‘파우스트’를 집필한다. 어린시절 인형극을 통해서 알게 된 악마에 영혼을 팔아버린 파우스투스 박사의 이야기(1부)를 처음 다루기 시작한때가 괴테 나이 25세 되던 해였다면, 파우스트 2부는 그의 나이 82세에 완성되었다. 괴테가 평생에 걸쳐 쏟아부은 문학적 열정의 산물인 ‘파우스트’는 독일적 교양의 척도가 되었고, 파우스트는 세계문학사의 가장 독일적인 문학적 형상이 되었다. ‘파우스트’는 하느님과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사이의 내기 장면으로 시작한다. 올곧은 학자 파우스트를 유혹하여 타락의 나락으로 떨어트리면 메피스토펠레스가 이기는 내기다. 이때 하느님이 파우스트의 성품을 설명하면서 내뱉는 한마디, 즉 ‘인간은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한 방황하기 마련이다’라는 말은 바로 ‘파우스트’의 주제어가 되고 있다. 파우스트는 진리를 위해서는 지상의 경계와 한계를 결연히 뛰어넘을 준비가 되어 있는 노학자다. 그러나 수십년 간의 학문연구에도 불구하고 세계를 총체적으로 인식하기에는 인간이란 너무나 미약한 존재라는 현실인식을 하게 되고 자신의 존재에 항시 회의하고 자신의 현존재를 자살로써 마감하고자 시도하는 인간이기도 하다. 파우스트는 만물이 생동하는 부활절 날의 산책을 통해서 인간세상의 진면목을 바라보게 되고 자신의 내면에 자리잡은 깊은 충동에서 메피스토펠레스와의 계약을 체결한다. 악마의 힘을 빌려서라도 자신이 동경하는 모든 세상사를 경험하고자 하고, 만일 어느 순간이라도 현실에 만족하고 안주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자신의 영혼을 메피스토펠레스가 차지한다는 것이다. 삶이 부여한 근원적인 멜랑콜리를 잠재우고 인간적 한계를 뛰어넘어 총체적 현실 경험을 위해서 파우스트는 이제 넓은 세계로의 세상 나들이를 감행한다. 마법의 힘으로 젊은이가 된 파우스트는 그레트헨을 유혹하여 그녀를 비극에 빠뜨린다. 그녀의 어머니와 오빠를 죽음으로 내몰고, 실성한 그레트헨은 파우스트와의 사이의 아이를 살해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그레트헨의 순진무구함에 대해 메피스토펠레스의 사악함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이었으므로 그녀는 구원을 받는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사랑의 힘이기도 하다. 악마와의 계약을 통해서 자신의 영혼을 볼모로 현세의 모든 한계를 넘어 파우스트가 그토록 갈망하였던 지고의 진리는 결국 자신이 망쳐버린 어린 소녀 그레트헨의 순수한 마음 속에 있는 사랑에서 찾을 수 있었다. 어느 누가 비극이란 관객은 오직 신뿐인 인간과 운명에 관한 유희라고 했던가. /김영룡
2004-07-22 11:35:28‘마담 보바리’가 출간된 1857년은 프랑스 문학사에서 ‘현대’가 시작된 시기다. 마담 보바리는 사랑의 현대적 의미를 묻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결혼에 대한 소설이기도 하다. 그리고 일상의 지루함에 대한 소설이라는 점에서 현대적이다. 평범한 일상과 결혼생활의 고루함에 대한 접근을 주인공의 환상과 격정으로 오버랩 시키고 있다. 중세적 전통에서 시작한 시민적 결혼의 이상이 결코 소시민적 이상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이 소설은 출발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 에마 보바리 부인은 무미건조한 시골의사 샤를르 보바리와 순탄한 결혼생활을 영위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녀가 결혼 후 며칠만에 자각하게 되는 것은 결혼의 현실은 결코 자신이 꿈꿔왔던 것과 너무나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는 냉엄한 현실이었다. 소시민적 일상에의 함몰이라는 등식을 낳고 마는 그녀의 결혼 생활의 실상은 그녀가 수도원 시절부터 그려온 이상적인 결혼상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져 보인다. 보바리부인은 자신이 처한 결혼 생활이란게 도무지 정원의 파티와 정겹고 교양있는 남편과의 근사한 삶이 아니라 별볼일 없는 소도시의 평범한 시골 의사 부인의 처지에 지나지 않는 사실을 깨닳고는 그러한 삶 자체를 지겨워하기 시작한다. 딸의 출산에도 일상의 우울과 지겨움을 벗어나지 못하던 보바리 부인에게 젊은 레옹의 존재는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연이은 블랑제와의 애정행각에서 상처를 입은 보바리부인은 파리로 떠났던 레옹을 오페라구경을 갔다가 다시 재회하게 된다. 레옹과의 계속적인 만남은 보바리 부인을 파멸의 길로 이끈다. 그녀의 일탈은 더 이상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었고, 그녀의 순수한 갈망은 그녀가 탐독하던 낭만적인 삼류소설 속에서만 읽혀질 수 있었다. 자유분방한 애정행각이 수반한 과소비로 인해 경제적 파탄에 이른 에마 보바리가 택한 해결책은 음독자살이었다. ‘소설’과 같은 낭만적인 삶을 동경하고, 일상의 단조로움을 떨쳐버리는 사랑을 항시 찾아헤매던 에마는 죽음으로서 자신의 삶을 교정하고 있는 셈이다. 마담 보바리가 출간될 무렵에는 중세적인 계약 결혼의 풍속이 사라지고 남녀의 사랑에 기반한 결혼 풍속이 이미 자리잡은 시기다. 그러나 이 시기는 일상이 낭만과 명확하게 구분되어지는 시기였다. 낭만적인 결혼관을 키워온 에마 보바리에게 샤를과의 결혼생활은 현실이었고, 그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하였던 에마가 저지른 불륜은 이제 막 자리를 잡아가고 있던 도덕적인 시민사회에서 그녀가 서 있을 자리를 빼앗아갔다. 자신을 파멸로 이끌어가는 마담 보바리의 자유로운 삶이 보여주는 것은 결국 현실의 냉엄함에 너무 무능한 현대인의 자기연민의 다른 모습일 것이다. /김영룡
2004-04-22 11:05:20가수 방예담이 아시아 팬들과 만난다. 방예담은 오는 6월 1일 필리핀 마닐라, 6월 23일 태국 방콕에서 첫 번째 공식 팬 콘서트 'Be Your D..'를 개최한다. 이번 팬 콘서트는 방예담이 솔로 아티스트로 데뷔한 후 처음으로 필리핀, 태국의 팬들과 만나는 자리다. 특히 태국 공연은 예매 오픈과 동시에 티켓 전석을 매진시키며 현지에서의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아시아 전역에서 폭 넓게 사랑받고 있는 방예담은 이번 팬 콘서트를 통해 풍성하고 완성도 높은 라이브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자신의 첫 번째 미니앨범 'ONLY ONE' 타이틀곡 '하나만 해'와 수록곡 'MISS YOU', '헤벌레', '하나두', 'Come To Me'는 물론, 오직 이번 공연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커버 무대를 준비 중이다. 또 방예담은 다양하게 마련한 이벤트 및 게임 등을 통해 현지 팬들과 특별한 추억을 쌓을 예정이다. 평소 바이디(팬덤명)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꾸준히 드러내 온 방예담이 이번 팬 콘서트를 통해 어떤 팬서비스를 펼칠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지난달 일본에 이어 필리핀, 태국 팬들과 만나는 방예담은 오는 8월 대만, 인도네시아에서도 팬 콘서트를 개최하며 글로벌 행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사진=GF엔터테인먼트
2024-05-30 09:2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