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연루 범죄 가운데 마약류 범죄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경우 마약류에 노출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북한 거주 시절의 관습이 남아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탈북민을 대상으로 한 마약류예방교육 등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탈북자 전체 수감 인원 중 마약류 사범 수감 인원 비율은 △지난해 31.99% △2022년 31.93% △2021년 30.56% △2020년 33.14%, △2019년 36.18%로 매년 30%를 웃돌았다. 5년간 평균 32.38%다. 탈북자가 저지른 범죄를 유형별로 보면 가장 높은 비율이다. 범죄 유형별로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보인 사기·횡령은 △지난해 11.97% △2022년 13.86% △2021년 13.89% △2020년 14.79% △2019년 10.53%로 기록됐다. 13.01%로 마약류 범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탈북자들이 마약류 범죄를 자주 저지르는 이유는 마약류를 대하는 남북한의 인식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마약류를 소지하는 것만으로도 범법행위에 해당하는 남한과 달리 북한에서는 마약류가 가정상비약, 만병통치약 등으로 취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 국가 배급 시스템이 붕괴하면서 필수 의약품을 구할 수 없게 돼 필로폰 등 마약류를 사용하기 시작된 것에서 비롯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최근에는 북한의 고급중학교(한국의 고등학교) 학생들이 목욕탕에서 집단 성관계를 하며 마약까지 흡입한 사실이 일부 매체에 보도됐다. 북한 역시 한국처럼 남녀 혼용이 아니다. 그러나 고급중학교 남·여학생 각 3명씩 6명은 목욕탕 책임자에게 웃돈을 얹어주고 2시간 동안 전체를 빌려 쓰며 이런 행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북자들의 마약류를 대하는 인식이 한국 사회와 맞지 않는 만큼 탈북자들 재사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안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 감사장에서 "마약류를 가정상비약 등으로 사용하는 관습을 체화한 탈북민을 세세하게 챙겨야 한다"며 "한국이 남북통일을 국가적 과제로 삼는 만큼 북한의 마약류 문제에도 관심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2024-10-20 19:07:00건강보험 의료수가가 오르면서 환자가 내는 진료비와 약값이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화제·감기약 등 일부 상비약의 물가상승 폭은 전체 소비자물가의 2∼4배에 달했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 1·4분기 입원진료비 물가지수는 106.75(2020년 100)로 전년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이는 2017년 3·4분기(1.9%) 이후 약 6년 반 만의 최대 상승 폭으로, 지난해 결정한 건강보험 의료수가 인상분이 반영된 결과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올해 건강보험 평균 수가를 1.98% 인상한 바 있다. 지난해 1.8% 올랐던 외래진료비도 올해 1·4분기 2.0% 오르며 다시 상승세다. 한방·치과진료비 부담도 크게 늘었다. 올해 1·4분기 한방진료비는 전년동기 대비 3.6%, 치과진료비는 3.2% 각각 상승했다. 한방진료비는 2012년 4·4분기(3.7%) 이후, 치과진료비는 2009년 3·4분기(3.4%)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약값의 본인부담액도 수가 인상 폭만큼 오르면서 관련 물가지수가 상승세를 보였다. 품목별 인상률을 보면 △소화제 11.4% △한방약 7.5% △감기약 7.1% △비타민제 6.9% △피부질환제 6.8% △진통제 5.8% △소염진통제 3.3% 등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병원·치과·한방 진료비 인상은 건강보험 수가 인상분이 반영된 결과"라며 "약 출고가가 인상되면서 의약품 물가지수도 상승세"라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05-08 18:15:54[파이낸셜뉴스] #24시간 연중무휴 점포에만 감기약 등 상비약을 판매할 수 있다. 약국이 많지 않은 지역의 동네 슈퍼 등에서도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 #가정용 TV수신료는 세대별로 1세대분을 부과하지만, 숙박업소는 매월 각 방마다 설치한 TV 대수만큼 수신료를 부과하고 있어 수신료 부과체계 개선이 필요하다. 편의점이 아닌 24시간 동네슈퍼에 감기약 등 안전상비약을 판매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한 숙박업소에 설치된 TV대수 만큼 수신료를 부과하고 있는 부과체계 개선도 이뤄진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편의점, 숙박업소, 정육점 등 골목상권과 관련된 불합리한 규제에 대한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소상공인 골목규제 뽀개기(규제뽀개기 4탄)'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5월부터 진행된 1차(바이오)-2차(일상속 규제)-3차(모빌리티) 분야에 이어 네 번째로 개최된 이번 ‘규제뽀개기’는 국민이 직접 규제개선 토론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불합리한 규제개선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제4차 소상공인 골목규제 뽀개기 행사의 주제는 골목상권과 관련된 불합리한 규제로 숙박업소, 정육점, 편의점 등 일상생활 속에서 국민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과제를 선정했다 이날에는 안전상비약 판매자 등록 요건 완화 방안이 논의됐다. 현재 약사법에는 약국이 아닌 장소에서 감기약이나 소화제, 해열진통제, 파스 등의 안전상비의약품을 판매하려면 24시간 연중무휴 점포만 가능하다고 규정돼 있다. 또한 숙박업소의 TV수신료 부과기준에 대해서도 부과체계 개선 필요성이 논의됐다. 가정용 TV 수신료는 세대별로 1세대분을 부과하지만, 숙박업소는 매월 방마다 설치한 TV 대수만큼 수신료를 부과해 영세 숙박업소의 경우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해 수신료 부과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식육즉석판매가공업 영업시설의 면적 기준을 폐지하는 방안도 과제 중 하나다. 현재 정육점에서 곰탕이나 소시지를 비롯한 식육가공품을 판매하려면 식육즉석판매가공업으로 신고하고 영업장 면적이 26.4㎡ 이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동일 업종이라도 양념육이나 돈가스 등 분쇄가공육만을 판매하는 경우 면적 제한이 없어 형평성 차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소상공인의 심정으로 영업장 운영에 부담이 되는 불합리한 골목규제를 마지막 하나까지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소상공인이 우리 사회·경제의 튼튼한 허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참석해 “소상공인의 혁신을 가로막고 생존을 위협하는 ‘규제를 위한 규제’를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개혁할 수 있도록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2023-11-23 15:18:04[파이낸셜뉴스] # 서울에 사는 서모씨(32)는 매운 치킨을 먹은 뒤 시작된 설사가 멎지 않아 지사제를 사기 위해 밤늦게 편의점을 찾았다. 하지만 각종 진통제와 감기약, 밴드 사이에서 지사제는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지사제는 편의점에서 팔지 않는다고 해서 사지 못했다"며 "결국 밤새 화장실을 들락거렸다"고 토로했다. 편의점에서 진통제, 소화제 등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안전상비의약품(안전상비약) 제도 도입 후 10년이 넘도록 구매할 수 있는 약 종류는 도입 당시 정했던 13종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제도가 안정적으로 운영돼 온 만큼 상비약 종류를 늘려 약 접근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전상비약 제도 도입 10여년...품목 논의는 '멈춤' 30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상비약 종류 확대 등을 논의하는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는 2018년 8월 6차 회의를 끝으로 5년째 열리지 않고 있다.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는 시민단체, 약학회, 의학회 등의 위원 추천을 받아 총 10명으로 꾸려진다. 6차 회의 당시 제산제, 지사제 등을 추가하는 안건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위원들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최종 무산됐다. 제산제와 지사제는 안전상비약 제도를 도입할 당시부터 추가 지정이 필요하다고 언급됐던 품목이다. 안전상비약 제도는 약국과 병원이 문을 닫는 밤에도 국민이 의약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편의점에서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2012년 제도 도입 당시 타이레놀, 판콜에이, 판피린 등 의사 처방이 필요하지 않은 13개 일반의약품이 편의점에서도 판매할 수 있는 상비약으로 지정됐다. 안전상비약 제도는 병원과 약국이 문을 닫는 심야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우며 약 접근성을 크게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래건강네트워크, 소비자공익네트워크 등 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안전상비약 시민네트워크가 지난 5월 전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4.4%가 안전상비약 제도에 대해 알고 있고, 71.5%가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약을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소비자 "안전상비약 제도, 약국 심야 공백 효과적으로 메워...품목 확대해야" 문제는 이런 평가와는 별개로 품목 수 확대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약사법상 상비약 품목은 20개까지 정하도록 돼 있다. 보건복지부는 제도 시행 1년 후 품목을 재조정하기로 하면서 품목 조정을 위한 검토와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했지만, 제도 도입 당시 정해진 품목 수 13개는 제도 도입 1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그 사이 안전상비약 제도의 편의성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정부에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안전상비약 시민네트워크는 품목 수를 법에 규정된 20개로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시민네트워크는 "국민들은 약국이 영업하지 않는 심야시간에 열이 나거나 몸이 아프면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약을 구입해 병의원 및 약국의 공백시간을 해결하고 있다"며 "안전상비약 제도는 안전성 담보가 가능한 선에서 국민들의 의견을 고려한 품목 확대 및 재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안전상비약은 엄격한 심사과정을 바탕으로 이미 국민의 자기투약이 승인된 품목인데도, 의약품의 오남용과 안전성 우려를 핑계로 품목 확대를 지연시키는 것은 이미 10년 전 도입된 제도의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3-09-29 22:40:24전통사회에서 행복의 조건으로 여겼던 오복은 서경(書經) 홍범편에서는 수, 부귀, 강녕, 유호덕, 고종명라고 하였고, 통속편에서는 고종명 대신 자손중다 (子孫衆多)를 강조하고 있다. 오복을 갖추고 장수한 분은 당연히 선망의 대상이었고, 우리 선조들은 일상의 생활용구를 수(壽)와 복(福)자 문양으로 장식하였으며, 장수의 상징인 자연물로 태양, 산, 물, 돌, 구름과 생명체로는 소나무, 불로초, 거북, 학, 사슴을 그린 십장생병풍을 두었다. 이런 오복을 갖춘 대표적으로 실존한 인물이 《신당서》 열전에 소개되어있다. 당 현종시대 장군으로 안사의 난을 평정하는 등 수많은 무공을 세워 부귀를 갖추었을 뿐 아니라 당시에 85세의 수를 누린 곽자의(郭子儀)이다. 그에게 여덟 명의 자식과 일곱 명의 사위가 있었는데 모두 조정에서 귀하게 현달하였고 자식들이 번창하여 친손과 외손 합쳐 수십 인에 이르렀다. 곽자의는 부귀공명의 상징이 되었으며, 조선 시대 양반의 집에는 그를 닮고자 곽분양행락도(郭汾陽行樂圖)라는 병풍을 펼쳐두고 부러워하였다. 그런데 역사 속의 곽자의에 못지않은 오복을 갖춘 백세인들을 더러 만나게 되면서 그분들의 삶에 감탄과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중 한 분을 소개하고자 한다. 2019년도 여름 미국에 사는 막역한 붕우(朋友)가 빙장의 백수연에 참가하기 위해 귀국하였다. 내게는 중 고 대학까지 함께 수학한 몇 안 되는 친구이며, 미국에서 의사로 크게 성공하였고 얼마전 은퇴한 후에는 의료선교사가 되어 남해 벽지 섬들을 찾아 다니며 의료봉사를 하는 자랑스러운 친구이다. 그는 나에게 참고하라며 빙장인 백세인이 직접 저술한 책을 주었다. 책 제목이 '아직 100살밖에 안 먹었습니다만 (당신의 서재 2018)'이었다. 읽어가면서 흥미와 감동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분의 존함은 남기동(1919-2020)으로 서울공대를 1회로 졸업하고 한양대에 최초 요업학과를 개설하였다. 고려양회와 쌍용양회를 건설하였고 인도네시아에도 시멘트공장을 세운 요업계의 태두이다. 남옹은 우리나라 시멘트산업을 세계5위강국으로 키워 국가건설의 기간을 다지는데 크게 기여한 업적으로 서울대공대에서 선정한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에 선정되었다. 원래 일이나 취미에 몰입하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자신이 정리하여 수장하고 있는 강의노트 만도 100권이상이었다. 남옹은 Talent (재능은 모두를 위해서) Training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Truth (진실 앞에 겸허 하라) Trying other's shoes on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하라) Together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Time (시간을 믿고 기다려라) Thanks (공경하고 감사하라) 등의 일곱가지 T를 평생 좌우명으로 삼으며 살아왔다. 특히 '잘하는 사람은 열심히 하는 사람 당할 수 없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 당할 수 없다(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는 공자님의 가르침을 신념으로 맡은 일을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면서 살았다. 해외 출장 경우에는 언제나 출국 두 달 전부터 회의에 필요한 모든 문장을 달달 외어서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에피소드는 관계된 사람들에게 전설 같이 전해지고 있었다. 가정적으로도 매우 유복하여 96세에 소천한 부인과는 75년을 해로하였다. 자손으로는 3남3녀를 두었고 이중 5명이 의대를 나와 의업에 종사하고 있고, 손주13명(친손6. 외손7), 증손 23명을 두었으니 가히 다손중다의 복도 받았다. 남옹이 평생 지켜온 건강비결의 핵심은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 식보보다 행보(行步)'라는 걷기이다.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고 항상 걸었으며 백살 가까이 되어서도 송파구 자택에서 신촌의 세라믹총연합회관까지 지하철로 출근하였다. '죽은 사람이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움직이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앉아있는 동안에도 가만히 있지 않고 쉬지 않고 발가락이라도 꼼지락거렸다고 하였다. 놀랄 만한 사실은 내 친구의 부인인 남옹의 셋째 따님이 부친의 장수비결이라고 알려준 특별한 습관이었다. 바로 줄넘기였다. 젊어서는 매일 줄넘기를 오른발 1500번 왼발 1500번 도합 3000번을 하였고, 중년을 넘어서는 매일 2000번 그리고 여든살이 넘어서도 매일 1000번씩 줄넘기를 하였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운동 목적으로 일부러 헬스클럽을 찾지 않았고 바쁜 일정에도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는 줄넘기를 위해 항상 줄넘기줄을 가지고 다녔다. 바로 생활습관으로 건강장수를 다진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남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인생의 상비약이 무엇이냐고 묻고 자신이 백살되도록 지켜온 상비약이 무엇일지 반문하곤 하였다. 사람들은 으레 어떤 특별한 가전의 비방이나 보약 또는 비타민 정도를 기대하기 마련이지만 그분이 알려준 상비약은 엉뚱하게도 치약, 구두약, 모기약 세가지라고 하였다.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구강관리를 철저하게 하였고, 항상 걸어 다녀야 했기 때문에 구두관리를 세심하게 하였다. 그리고 외지고 벌레가 많은 시멘트공장이라는 현장에 살아야 했기 때문에 모기약이 필수품이었다고 하였다. 건강장수를 위하여 특정한 약이나 보약에 의지하지 않고 자기 관리를 위한 생활물품들을 갖추고 살아온 사실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하면서 평생 변함없이 부지런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한 모습은 사람들에게 살아가야 할 방법과 방향을 안내해주는 나침반이 아닐 수 없다. 백세인이 평생 살아온 일상의 삶이 바로 오복을 가져온 필요조건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오복이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것임을 분명하게 하였다. 한국엔지니아클럽 행사에서 96세에 한 건배사에서 생활로 다져진 남옹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저는 겨우 아흔여섯밖에 안 먹었습니다. 내년에 또 봅시다" 그리고 남옹은 백세에 저술한 책의 부제를 "I am 100 years young"라고 하면서 젊은 백세인임을 자부하였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3-05-25 18:01:15[파이낸셜뉴스] 전통사회에서 행복의 조건으로 여겼던 오복은 서경(書經) 홍범편에서는 수, 부귀, 강녕, 유호덕, 고종명라고 하였고, 통속편에서는 고종명 대신 자손중다 (子孫衆多)를 강조하고 있다. 오복을 갖추고 장수한 분은 당연히 선망의 대상이었고, 우리 선조들은 일상의 생활용구를 수(壽)와 복(福)자 문양으로 장식하였으며, 장수의 상징인 자연물로 태양, 산, 물, 돌, 구름과 생명체로는 소나무, 불로초, 거북, 학, 사슴을 그린 십장생병풍을 두었다. 이런 오복을 갖춘 대표적으로 실존한 인물이 ‘신당서’ 열전에 소개되어있다. 당 현종시대 장군으로 안사의 난을 평정하는 등 수많은 무공을 세워 부귀를 갖추었을 뿐 아니라 당시에 85세의 수를 누린 곽자의(郭子儀)이다. 그에게 여덟 명의 자식과 일곱 명의 사위가 있었는데 모두 조정에서 귀하게 현달하였고 자식들이 번창하여 친손과 외손 합쳐 수십 인에 이르렀다. 곽자의는 부귀공명의 상징이 되었으며, 조선 시대 양반의 집에는 그를 닮고자 곽분양행락도(郭汾陽行樂圖)라는 병풍을 펼쳐두고 부러워하였다. 그런데 역사 속의 곽자의에 못지않은 오복을 갖춘 백세인들을 더러 만나게 되면서 그분들의 삶에 감탄과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중 한 분을 소개하고자 한다. 2019년도 여름 미국에 사는 막역한 붕우(朋友)가 빙장의 백수연에 참가하기 위해 귀국하였다. 내게는 중 고 대학까지 함께 수학한 몇 안 되는 친구이며, 미국에서 의사로 크게 성공하였고 얼마전 은퇴한 후에는 의료선교사가 되어 남해 벽지 섬들을 찾아 다니며 의료봉사를 하는 자랑스러운 친구이다. 그는 나에게 참고하라며 빙장인 백세인이 직접 저술한 책을 주었다. 책 제목이 ‘아직 100살밖에 안 먹었습니다만 (당신의 서재 2018)’이었다. 읽어가면서 흥미와 감동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분의 존함은 남기동(1919-2020)으로 서울공대를 1회로 졸업하고 한양대에 최초 요업학과를 개설하였다. 고려양회와 쌍용양회를 건설하였고 인도네시아에도 시멘트공장을 세운 요업계의 태두이다. 남옹은 우리나라 시멘트산업을 세계5위강국으로 키워 국가건설의 기간을 다지는데 크게 기여한 업적으로 서울대공대에서 선정한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에 선정되었다. 원래 일이나 취미에 몰입하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자신이 정리하여 수장하고 있는 강의노트 만도 100권이상이었다. 남옹은 Talent (재능은 모두를 위해서) Training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Truth (진실 앞에 겸허 하라) Trying other’s shoes on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하라) Together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Time (시간을 믿고 기다려라) Thanks (공경하고 감사하라) 등의 일곱가지 T를 평생 좌우명으로 삼으며 살아왔다. 특히 ‘잘하는 사람은 열심히 하는 사람 당할 수 없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 당할 수 없다(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는 공자님의 가르침을 신념으로 맡은 일을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면서 살았다. 해외 출장 경우에는 언제나 출국 두 달 전부터 회의에 필요한 모든 문장을 달달 외어서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에피소드는 관계된 사람들에게 전설 같이 전해지고 있었다. 가정적으로도 매우 유복하여 96세에 소천한 부인과는 75년을 해로하였다. 자손으로는 3남3녀를 두었고 이중 5명이 의대를 나와 의업에 종사하고 있고, 손주13명(친손6. 외손7), 증손 23명을 두었으니 가히 다손중다의 복도 받았다. 남옹이 평생 지켜온 건강비결의 핵심은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 식보보다 행보(行步)’라는 걷기이다.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고 항상 걸었으며 백살 가까이 되어서도 송파구 자택에서 신촌의 세라믹총연합회관까지 지하철로 출근하였다. ‘죽은 사람이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움직이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앉아있는 동안에도 가만히 있지 않고 쉬지 않고 발가락이라도 꼼지락거렸다고 하였다. 놀랄 만한 사실은 내 친구의 부인인 남옹의 셋째 따님이 부친의 장수비결이라고 알려준 특별한 습관이었다. 바로 줄넘기였다. 젊어서는 매일 줄넘기를 오른발 1500번 왼발 1500번 도합 3000번을 하였고, 중년을 넘어서는 매일 2000번 그리고 여든살이 넘어서도 매일 1000번씩 줄넘기를 하였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운동 목적으로 일부러 헬쓰클럽을 찾지 않았고 바쁜 일정에도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는 줄넘기를 위해 항상 줄넘기줄을 가지고 다녔다. 바로 생활습관으로 건강장수를 다진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남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인생의 상비약이 무엇이냐고 묻고 자신이 백살되도록 지켜온 상비약이 무엇일지 반문하곤 하였다. 사람들은 으레 어떤 특별한 가전의 비방이나 보약 또는 비타민 정도를 기대하기 마련이지만 그분이 알려준 상비약은 엉뚱하게도 치약, 구두약, 모기약 세가지라고 하였다.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구강관리를 철저하게 하였고, 항상 걸어 다녀야 했기 때문에 구두관리를 세심하게 하였다. 그리고 외지고 벌레가 많은 시멘트공장이라는 현장에 살아야 했기 때문에 모기약이 필수품이었다고 하였다. 건강장수를 위하여 특정한 약이나 보약에 의지하지 않고 자기 관리를 위한 생활물품들을 갖추고 살아온 사실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하면서 평생 변함없이 부지런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한 모습은 사람들에게 살아가야 할 방법과 방향을 안내해주는 나침반이 아닐 수 없다. 백세인이 평생 살아온 일상의 삶이 바로 오복을 가져온 필요조건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오복이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것임을 분명하게 하였다. 한국엔지니아클럽 행사에서 96세에 한 건배사에서 생활로 다져진 남옹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저는 겨우 아흔여섯밖에 안 먹었습니다. 내년에 또 봅시다” 그리고 남옹은 백세에 저술한 책의 부제를 “I am 100 years young”라고 하면서 젊은 백세인임을 자부하였다. 전남대 연구석좌교수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3-05-21 12:15:28[파이낸셜뉴스] 최근 환절기 호흡기 증상과 함께 코로나19 재택 치료가 보편화되면서 호흡기의약품의 가정상비약 수요가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남제약은 인후염치료제 브랜드 ‘미놀’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18일 밝혔다. 실제로 올해 3월까지 브랜드 전체 누적 판매량은 약 9만6000개 이상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마스크 착용 효과로 작년 매출이 주춤했지만, 오미크론의 확산세로 인후염치료제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현재는 품절 현상을 겪고 있다. 미놀 브랜드 전체 판매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대표 제품인 ‘미놀에프트로키’는 1985년 6월 ‘미놀트로키’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일반의약품이다. 물 없이 사탕처럼 천천히 녹여 먹는 트로키제로 간편한 복용법으로 오랜 기간 사랑받아왔다. 미놀 브랜드 중 인후염 통증 완화에 효과적인 ‘리놀에스트로키’도 판매 호조 중이다. 미놀에프트로키는 기침, 가래, 천식, 구내염(입안염), 편도염, 인∙후두(목구멍)염으로 인한 목쉼과 목의 불쾌감, 인후통, 목 부어오름에 효과적이다. 페퍼민트맛의 도넛형 트로키제로 입 안에서 씹거나 삼키지 않고 천천히 녹여서 복용하면 된다. 성인 기준 1회 1정 1일 6회 복용하면 되고 복용 간격은 2시간 이상이다. 제품은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12트로키, 24트로키 2종으로 구성됐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급성으로 인후염이 발생하기 쉬운데 통증이 심하다면 입 안에서 천천히 빨아먹는 약인 트로키제가 도움이 된다”면서 “가정용 상비약으로 미놀에프트로키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약국 내 품절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원활한 제품 공급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남제약은 1957년 설립된 일반의약품(OTC) 전문 제약회사다. 대표 제품으로는 ‘레모나산’을 비롯해 ‘자하생력’, ‘피엠(P.M)’, ‘미놀에프트로키’, ‘결콜라겐’, ‘칼로-시리즈’ 등이 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2-04-18 08:32:54제약사들이 해열·진통제 생산확대에 돌입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과 재택치료의 셀프방역 전환으로 해열제 등 상비약 수요가 급증세를 타고 있어서다. 일부 제약사의 연초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기간의 3배를 뛰어넘는 등 지난해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사들이 아세트아미노펜을 원료로 하는 일반의약품의 생산확대에 돌입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해열·진통제의 주요 성분이다. 부광약품은 올해 '타세놀'의 생산량을 지난해의 수십배 이상으로 높여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의약품 도·소매상들이 타세놀을 많이 주문하고 있기에 생산하는 즉시 유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약품은 종합감기약 '써스펜'의 올해 생산계획을 수정해 당초 목표의 20%이상을 늘려 증산에 나섰다. 제약회사들의 이같은 행보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종합감기약를 찾는 수요역시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 서울 잠원동의 한 약사는 "최근 종합감기약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평소보다 많이 구비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 폭증과 정부의 의료대응체계가 '셀프 방역'으로 선회하면서 해열진통제 판매가 치솟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닷새 연속 10만명 내외를 이어갔다. 정부는 지난 7일부터 종합감기약 등이 포함된 재택치료키트를 고위험군에게만 지급하는 방식으로 재택치료를 바꿨다. 비상용으로 구매하는 일반 소비자들과 일반 재택치료자들의 수요가 가세하면서 해열진통제 판매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현재 재택치료자는 50만명에 육박한다. 종함감기약뿐 만 아니라 인후통 등에 효과가 있는 이부프로펜 계열 등의 일반의약품의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아동용 이부프로펜 계열 의약품인 삼일제약 '부루펜 시럽'의 올해 1월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3배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서울 강남대로변에 위치한 한 약국에서는 종합감기약과 함께 이부프로펜 계열의 기침약 등 일반의약품 4~5종을 묶어 '재택치료키드'로 1만3000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일부 약품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대표적인 해열제로 꼽히는 한국얀센의 타이레놀은 현재 동네 약국에서 구매하기 어렵다.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한 반면, 생산량은 줄어들어서다. 한국얀센은 지난해 12월 글로벌 제조 네트워크로 생산체계를 전환하면서 경기 화성의 향남 공장의 운영을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급격히 증가한 해열진통제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위해 여러 제약사들이 풀가동체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2-02-22 18:12:00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며 재택치료를 하는 시민이 많아지자 10일 서울 시내의 한 약국에서 ‘코로나 재택치료 대비 상비약’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재택치료자 중 60세 이상 연령층과 면역저하자, 50대 기저질환자 등을 제외한 확진자는 의료기관의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받지 않아 ‘각자도생’이 필요한 일반 시민들의 상비약 수요가 높아질 전망이다. 사진=김범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kbs@fnnews.com 김범석 기자
2022-02-10 15:41:04[파이낸셜뉴스]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KOMSTA)은 11개 사회복지시설에 방역마스크 1만3000여개, 감기약 등 상비약 1523만원 상당을 전달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기부는 콤스타 한의사 후원을 통해 지원했다. 한의사들은 사회취약계층에게 도움을 주고고자 나눔물품을 전달했다. 콤스타는 기쁨나눔재단 서울특별시 꿈나무마을 3개 시설, 수용자 자녀와 가족을 돕는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마음자리 미혼모시설, 해오름빌모자원 등 모자복지시설 5개, 다니엘복지원 등 11개시설로 수혜인원은 656명이다. 콤스타 이승언 단장은 “장기화되는 코로나19상황으로 사회경제가 많이 어렵다. 추운 날씨에 몸과 마음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고 설날에 나눔물품을 전달했다”며 “요즘 감기몸살 등 초기증상 있을 때 코로나로 의료기관 방문이 쉽지 않을 수 있으므로 상비약으로 구비해 건강에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은 1993년 한의사들이 설립한 단체다. 네팔에서 해외의료봉사를 시작했다. 한의약을 중심으로 의료구제사업을 실시해 범인류애적 인도주의를 실천하고 한의학의 세계화와 국위선양에 기여하고 있다. 1998년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 창립 및 보건복지부 설립인가, 2020년 사단법인 대한한의약해외의료봉사단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1-02-05 12: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