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을 계기로 1일(현지시간) 양자 회담을 열고 한·일 관계를 최악으로 몰아넣었던 '초계기 갈등'의 재발방지 대책에 합의했다. 2018년 문재인 정부 때 발생한 ‘초계기 갈등’이 8년 만에 재발 방지에 합의에 도달한 것이다. 한일 국방장관은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지난 1년 동안 초계기 갈등의 재발 방지를 위해 실무급 협의를 진행해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양측 함정·항공기 간 통신 절차 및 본부 차원의 소통 방안을 포함한 합의문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초계기 갈등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합의했고, 이후 1년 동안 실무협의를 진행해 이날 합의에 도달했다. 이번 합의는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강도가 높아짐에 따라 윤석열 정부 들어 양국이 군사·안보적으로 협력하기로 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양국 장관은 "앞으로 대한민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평시 해상에서 조우할 경우 합의문을 준수해 작전 활동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합의한 재발방지 대책은 국제규범인 '해상에서의 우발적 조우 시 신호 규칙'(CUES)에 근거를 두고 있다. 합의문은 그 목적이 "대한민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간 해상에서 함정·항공기의 원활하고 안전한 운용 보장"이라고 전제했다. 세부 이행 항목으로는 서태평양 해군 심포지엄(WPNS)에서 채택된 ‘해상에서 우발적 조우 시 CUES가 준수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한다는 내용을 합의했다. 부대의 안전 확보를 위해 CUES에 나오는 함정과 항공기 간 수평거리와 고도 등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양측 지휘관이 피해야 할 행위’ 항목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WPNS는 한국·미국·일본·중국 등 서태평양 25개국 해군의 회의체로, 함정들이 해상에서 우연히 마주했을 경우 안전 확보를 위해 2014년 CUES를 제정했다. 올해 4월부터는 함정과 항공기 간의 안전거리도 CUES에 포함되어 있다. CUES는 또 시정(視程), 어선 등 교통 밀도, 함정과 항공기의 기동성, 기상 상태 등을 고려해 함정과 항공기 간 안전거리를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또 무기와 사격통제 레이더를 함정 및 항공기 방향으로 조준하는 행위, 조난 경우를 제외하고 신호용 로켓 등을 발사하는 행위, 함정 함교 또는 항공기 조종석에 대한 조명, 조우 함정 인근에서의 곡예비행 등을 지휘관이 일반적으로 피해야 할 행위라고 나열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CUES에 대해 "국제법에 흩어진 규정을 모아 집대성한 권위 있는 규칙"이라며 "처음 제정될 때는 ‘함정 대 함정’이 이슈였는데 함정과 항공기 간 안전거리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올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한일 국방당국이 초계기 갈등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보다는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갈등을 봉합함에 따라 양국 군사 교류·협력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국방장관은 이날 한일 국방차관급 회의를 연례화하고, 한일 국방정책실무회의와 한국군과 일본 자위대 간 고위급 교류를 재개하는 등 국방당국 간 대화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양국 장관은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한일 안보협력이 핵심가치 및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양국에 유익하고 굳건한 한미일 안보협력의 초석이며, 북한의 위협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해 협력해 나가는 데 있어 필수적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신 장관은 회담 후 취재진과 만나 "이로써 우리 함정의 안전이 확보됐다. (초계기 갈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며 "중장급 이상 고위급부터 실무급 교류까지 (초계기 갈등 전) 과거에 했던 것을 복원하고, 그 과정에서 발전시킬 수 있는 게 있다면 더 발전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회담 결과를 2일 있을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장관과 공유하겠다고 언급한 뒤 "한미일이 같이 할 수 있는 부분을 논의할 것"이라며 "한미일 협력도 더 공식화되고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앞으로 교육과 훈련으로 계속 연습하면서 신뢰를 쌓아가겠다는 과정이 있다"며 "한 번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합의가 이행되는지를 국방 당국 차원에서 계속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의문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이뤄진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일본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의 회담 이후 공동언론발표문에서 공개됐고, 추후 한국 해군참모총장과 일본 해상막료장이 서명할 예정이다. -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6-01 22:39:54국방부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사진)이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 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참가한다고 30일 밝혔다. 아시아안보회의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2002년부터 매년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다자안보회의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5-30 18:33:08[파이낸셜뉴스] 국방부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 사진)이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제21차 아시아안보회의, 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참가한다고 30일 밝혔다. 아시아안보회의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2002년부터 매년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다자안보회의체다. 올해 행사에는 한국, 미국, 일본, 중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스웨덴 등 40여개국이 참가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5-30 11:06:18【베이징=정지우 】미국과 중국이 2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설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양자 회담은 중국 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둘째 날인 3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의 리더십’을 주제로 연설한다. 리상푸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은 마지막 날인 4일 ‘중국의 신안보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무대에 오른다. 미국과 중국이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 등 곳곳에서 갈등을 빚는 가운데 양국의 입장이 회의 기간 정면충돌할 것으로 관측된다. 애초 두 장관의 회담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으나 중국 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오스틴 장관은 1일 도쿄에서 열린 미일 국방장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회담을 거절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지속해서 대화를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섭 국방장관은 회의 기간 한일·한중·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3국 간 북한 미사일에 대한 경보정보 공유 체계 구축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11월 이후 처음 열리는 한일 국방장관 회담의 경우 양국 간 국방교류 확대의 중요 걸림돌로 꼽히는 ‘초계기 갈등’이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약 6개월 만인 한중 국방장관 만남에선 북한의 도발 중단을 위해 중국 측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대만 간 긴장, 북한 문제와 더불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이번 회의의 중심 주제될 수도 있다. 아시아 안보회의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2002년부터 매년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개최해왔다. 각국 국방장관과 고위 관료, 안보 전문가 등이 참석하는 다자안보회의로, 40여개국에서 약 600명이 참여한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첫날 기조연설을 맡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 문제 해결에 관한 의견을 밝힌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6-02 11:32:49[파이낸셜뉴스] 8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다음달인 6월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을 계기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이 한·일 양자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관측된다. 7일 한일정상회담에서 다뤄진 양국 간 안보협력 관련 논의에 이어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서 한일 국방장관회담이 열린다면 그 후속 조치로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일 군사당국 간의 협력 방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우리 국방부는 미국·일본·중국 등과의 샹그릴라 대화 계기 양자 또는 다자회담 일정과 의제 등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4년여간 한·일 군사당국 간 협력에 장애요소가 돼온 '초계기 갈등'의 해법이 마련될 수 있을지도 주목받고 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초계기 문제와 관련해 국방부의 기존 입장엔 변함이 없다"면서도 "이번 (한일)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신뢰관계를 강화시켜가기로 한 만큼 상호 대화를 통해 바람직한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초계기 갈등'이란 지난 2018년 12월과 이듬해 1월 각각 동해와 남해에서 발생한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의 우리 해군함 근접 위협 비행사건을 말한다. 사건 당시 일본 측은 "한국 해군함이 초계기를 향해 공격 직전 행위로 간주될 수 있는 사격통제레이더를 가동했다"고 주장한 반면, 우리 군은 '사실무근'이라고 맞서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우리 국방부 장관과 일본 방위상은 작년 6월 샹그릴라 대화 계기 한미일 국방장관회담을 통해 대면한 적이 있지만, 당시엔 한일 양자회담은 열리지 않았다. 이번 샹그릴라 대화을 계기로 한일 국방장관 회담이 성사된다면 지난 2019년 11월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를 계기로 정경두 당시 장관과 고노 다로 방위상 간 회담이 열린 이후 약 4년 만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5-08 18:33:00[파이낸셜뉴스] ■북 위협 등에 강화하는 한·미·일 안보 협력, 미국의 인도-태평양 정책과 국제 안보 현안을 둘러싼 미·중의 충돌... 지난 12일 세계 40여개국 안보수장이 모인 아시아 안보회의, 제19차 '샹그릴라 대화'가 막을 내렸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3년 만에 싱가포르에서 열린 올해 '샹그릴라 대화'에선 주요 안보 현안을 다루는 참가국들의 양자 회담과 다자회의가 이어졌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타이완 문제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정책 등 아시아 역내 안보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 주요 국제 안보 현안을 둘러싸고 충돌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동남아 지역 국방장관들과도 만나 역내 안보를 위한 미국의 전략을 언급하며, 중국 견제 의도를 분명히 했다는 평가다. 지난 11일 오스틴 장관은 '샹그릴라 대화'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은 한국, 일본과 함께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확장 억지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고 북한의 잇단 도발과 미사일 시험에 따라 '한·미·일 안보 협력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스틴 장관은 “우리 국가 안보와 국방 전략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는 모두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한국, 미국, 일본 간의 안보 협력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함께 우리는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시스템에 대한 확장 억지력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스틴 장관은 “우리는 북한과도 여전히 미래 외교에 열려 있고, 미래의 침략을 억제하고 격퇴할 완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날 연설에서 북한 핵 위협과 함께 코로나19, 기후변화, 작은 인접국에 대한 큰 나라들의 강압, 미얀마 정권의 잔인성과 폭력을 인도·태평양 지역이 직면한 도전으로 지목했다. 중국과 관련해선 “타이완 인근에서 도발적이고 불안정한 군사 활동이 점증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중국의 강압적인 움직임에 대해 인도·태평양의 안보와 안정, 번영을 해치는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미국이 조약 동맹국인 일본, 호주, 뉴질랜드, 한국 및 필리핀뿐만 아니라 비공식 안보 협의체인 쿼드, 그리고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ASEAN) 회원국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선 한·미·일 3자 회담과 미·한, 미·일, 한·중 양자회담도 잇따라 열려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한·미·일 3국 국방수장은 11일 회담 후 발표한 언론 공동성명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긴밀한 협력과 공동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지난 12일 '샹그릴라 대화' 마지막 날인기조연설에 나선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한반도와 인도·태평양을 위협하는 주요소로 북한 핵·미사일을 꼽았다. 이 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억제를 위해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고 한국군의 대응능력을 획기적으로 증강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하고, 일본과는 양국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현안의 합리적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기조연설에서 동·남 중국해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비판하며 일본의 방위력 강화 방침을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의 방위 능력을 획기적으로 증강하고 미·일 동맹의 안보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선 바이든 행정부 출범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만나 솔직하고 원만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타이완과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서는 강하게 부딪쳤다. 우첸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중국군은 타이완을 분리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결연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중 양국이 타이완 근해와 남중국해에서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갈등 악화를 막으려는 노력도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계속되는 '두더지 게임'...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과 국제사회 반발 최소화한 '회색지대전술'로 방사포 도발 선택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2일 오전 8시7분경부터 11시3분경까지 서해상으로 북한의 재래식 방사포로 추정되는 항적 여러 개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는 윤석열 정부 들어 네 번째이자 올해 들어서만 19번째 도발이다. 이번 도발은 '샹그릴라 대화'에서 한·미·일 3국 국방수장이 만나 미사일 경보 훈련 및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훈련을 재개하기로 합의하고, 북한도 노동당 전원회의(8~10일)를 개최 남한을 겨냥해 '대적투쟁' '강 대 강' '정면승부' 등의 강경기조를 재확인한 가운데 나왔다. 북한이 이날 쏜 방사포탄의 수는 5발가량이며, 비행거리와 고도는 각각 수십㎞ 수준으로 기종은 구경 300㎜ 미만의 유도기능이 없는 122㎜ 또는 240㎜로 추정돼 일종의 저강도 무력시위로 분석됐다. 앞서 지난 5일 북한의 18번째 도발 직후에 한·미는 8발의 지대지미사일 발사와 전투기 20대 무력시위 등 강력한 군사력 현시에 나섰고, 북한의 임박한 7차 핵실험 준비 정황에 대해 미국은 전략자산인 B-1B 폭격기를 괌에 전진배치 하는 등 단호한 대응기조를 취하고 있다.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전략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북한이 19번째 도발로 서해라는 지역과 방사포라는 무기를 선택한 것은 전형적인 "두더지 회색지대전술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는 토굴 밖에 '한미 군사력'이라는 강력한 힘을 지닌 존재가 있음을 인식한 때, 두더지는 반대쪽에 잠깐 구멍을 내고 나왔다가 복귀한 것'으로 묘사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반 센터장은 "이는 억제력 신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북한은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쳤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기 두려워하는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자신이 위축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국제사회의 반발도 적은 방사포라는 무기체계를 도발의 최적자산으로 선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북한의 방사포 사격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도 아니고 방사포엔 핵탄두를 탑재할 수도 없기 때문에 도발은 하되 국제사회의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회색지대전술로 읽힌다는 것이다. 이어 반 센터장은 이번엔 북한이 서해를 도발 영역으로 선택해 상대적으로 저강도 무기인 방사포를 발사한 것에 대해 "동해는 주로 신무기 개발 시험장과 전략적 도발의 영역으로 운용하고, 서해는 국지도발이나 기전력화된 무기의 실전운용능력을 과시하는 차원에서 이용되는 영역"이라고 짚었다. 서해 NLL(Northern Limit Line:북방한계선)은 무력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했던 지역으로 오는 6월 29일은 제2연평해전 20주년을 맞이한다. 북한의 서해지역으로 방사포 사격은 이러한 강압 성격의 의도를 동시에 엿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번 북한의 방사포 발사는 타이밍 측면에서 샹그릴라 대화 기간 중으로 여러 국가들의 인사들이 모이는 특별한 행사가 있는 이 기간을 도발 효과의 극대화에 유리한 기회로 삼았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동시에 북한의 유일한 동맹인 중국도 참가했다는 점에서 핵실험과 같은 고강도 전략도발은 역으로 북·중동맹의 결속력을 약화할 수 있는 양면성을 고려하고 장단점을 분석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은 아니지만 강압의 성격은 충분히 내포한 회색지대무기로써 방사포를 선택했다는 해석이다. 반 센터장은 "이번 북한의 저강도 방사포 도발은 한·미의 억제력이 통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강화된 억제력을 바탕으로 북한을 어떻게 비핵화 협상장으로 불러낼지에 대한 고민과 혜안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지속가능한 억제력에 대한 후속 논의도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서면 플랜 B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중국에 합당한 역할을 주문할 필요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2-06-15 18:13:27[파이낸셜뉴스]오늘 10일부터 사흘간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안보회의인 아시아안보회의, 일명 샹그릴라 대화가 열린다. 일본 공영 NHK방송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첫날 기조 연설자로 나선다. 이 행사에 일본 총리가 나서는 건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4년 참석한 이후 8년 만이다. 이어 NHK는 기시다 총리가 일본의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동시에 미일동맹의 억제력·대처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본인이 피폭지인 히로시마 출신임을 강조하며 '핵무기 없는 세계'를 강력히 호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정세 등을 근거로 평화를 위한 새로운 구상을 내세운다. 또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년 봄까지 발표한다고 예고할 전망이다. NHK는 기시다 총리와 함께 아베 전 총리의 동생인 기시 노부오 방위상 또한 행사에 참석해 '한·미·일 3개국의 국방장관 회담'에 참석해 '북한에 대한 대응의 연계를 확인'할 예정으로 '중국의 웨이펑허 국방부장과도 회담'해 '동중국해에서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의 움직임에 우려를 전달하고 자제를 촉구'하려 한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일본, 호주 등 40개국 장·차관들이 모이는 이번 회의는 미국과 중국이 대만 정세 등을 둘러싸고 어떤 대립 양상을 보일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의 첫 대면 회담도 성사될지 이목이 쏠린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주관으로 2002년부터 매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샹그릴라대화는 '우리나라와 미국·중국·일본 등 아·태 지역 주요국 안보사령탑이 총출동'하는 행사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동안 열리지 않다가 올해 재개됐다. 한편, 이번 회의에선 북한의 거듭된 탄도미사일 발사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둘러싼 각국의 의견 교환이 있을 전망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영상 연설도 11일로 예정돼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2-06-10 15:37:39[파이낸셜뉴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오는 10~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19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다. 8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오는 12일 아시아안보회의 본회의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및 유럽에서 공통의 국방도전'을 주제로 진행되는 세션 발제를 통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또 이번 회의 기간 미국·중국과의 양자회담 및 한·미·일 3자회담, 그리고 주요국들과의 국방장관 회담에도 임한다. 이를 통해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 안보정세와 해당 국가와의 국방협력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란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는 건 2019년 11월 태국 방콕에서 개최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계기 회담 이후 처음이다. 한·중 양자회담이 성사된다면 이종섭 장관과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 간 최근 우리 정부가 5년째 '임시배치' 상태에 있는 경북 성주 주한미군 사드 기지의 정상화 의사를 밝힌 사실을 문제 삼아 강하게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크단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측은 이외에도 이번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에 따른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움직임에 대한 입장도 우리 측에 전해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안보회의, 일명 '샹그릴라 대화'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주관으로 2002년부터 매년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다자회의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일본·중국·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회원국 등 아시아와 유럽 주요국의 국방장관 및 군 고위 관계자, 안보전문가들이 참석한다. 이번 회의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2020년과 2021년 두 해는열리지 않아 3년만에 개최된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이번달 5일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각종 미사일과 방사포 사격 등 18회의 무력 도발을 감행하는 등 2011년 말 김정은 집권 후 동기간 역대급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오전 9시8분부터 약 35분간 평양 순안을 포함한 4개 지역에서 동해상으로 핵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8발을 무더기로 쏜 것은 시험발사를 넘어선 유사시 한국군뿐 아니라 주한미군 주요 기지와 주일미군 후속지원을 배제하는 실전 전력화 도발이라는 평가다. 한편, 최근 북한은 폭파 쇼를 진행했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를 복구, 5년 만에 7차 핵실험 준비까지 마쳐 언제든 핵실험 도발이 가능하며, 전술핵탄두 실험용 보다는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소형화된 전술핵 기폭장치 실험이 필요해 2회 이상 강행할 것이라는 한미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2-06-08 12:18:26정경두 국방부장관이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 본회의에서 한반도 안보를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정 장관은 오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 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참가한다"고 30일 밝혔다. 정 장관은 6월 1일 본회의에서 "한반도 안보와 다음 단계"라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및 남북한 간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당부할 예정이다. 아울러 한반도의 평화를 바탕으로 열어나갈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질서인 '新한반도 체제'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또한 정 장관은 회의 기간 중 주요국 국방장관 및 NATO, EU 대표 등과 양자회담을 개최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대한 각 국의 지지를 당부하는 한편, 국방교류협력 강화방안 등 양국 국방현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6월 2일에는 한미일 국방장관회의를 개최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긴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샹그릴라 대화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International Institute for Strategic Studies) 주관으로 지난 2002년부터 매년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다자안보회의로,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아세안 등 아시아 및 유럽 주요국 국방장관과 고위 군 관계자 및 안보 전문가들이 참가한다. 한편 정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샹그릴라 대화 일정을 마친 후 서울에서 또 한 번 만난다. 국방부는 이날 "양국 장관은 6월 3일 각국 국방부 고위 관계관들이 배석한 가운데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섀너핸 대행 부임 후 두 번째 회담으로,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안보상황 관련 공조방안과 연합연습, 전작권 전환 등 다양한 한미동맹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2019-05-30 11:21:02이른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고 누락’ 논란이 일고 있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지난 3~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6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를 마치고 5일 새벽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앞서 지난3일 한 장관은 제16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 직후 기자들에게 "문 대통령의 사드 관련 언급을 정리한 문안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전달했다"면서 "매티스 장관은 이해하고 신뢰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로인해 사드 배치와 관련된 한·미 양국의 논란은 봉합된 것으로 보여지지만, 여전히 불안한 기류는 남아 있다. 한 장관은 보고 누락, 환경영향평가 등을 언급했는지에 대해서는 "그런 것들을 적시해서 이야기하지는 않았다"고 말했고, 매티스 장관도 양국 국방장관회담에 앞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 주제 발표에서 사전 배포된 원고에 없던 '투명하게'라는 단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매티스 장관은 주제발표에서 "우리는 점증하는 북한의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 한국과 ‘투명하게(transparently)’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한바 있다. 전문가들은 매티스 장관이 '투명하게'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과 관련해 "향후 미국이 우리 정부의 사드 관련 조치를 지켜보겠다는 뜻"이라면서 "미국 정부가 이달 중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의식해 새로 들어선 한국 정부와의 사드관련 논란을 우선적으로 봉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한편, 사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미국 국방부 제임스 실링 미사일방호국장은 5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과 함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났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단순 예방 차원으로 알고 있으며 문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적 정당성을 이유로 사드 배치 예정 시점을 넘길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에, 양국 간의 사드 배치 시기와 관련된 입장차이를 적극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실무자를 급파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2017-06-05 16:2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