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경제블록이 탄생했다. 세계 1위 경제대국 미국과 3위 일본이 주도하고 호주, 캐나다, 멕시코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5일(이하 현지시간) 극적으로 타결됐다. TPP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이다. 교역 규모만 10조 달러, 역내 인구는 8억명에 달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에 따르면, 오는 2020년 역내 GDP는 2014년 대비 24% 확대되고 인구도 5% 늘어난다. 이같은 TPP는 중국의 경제적 팽창을 견제하고자 하는 미·일의 '신(新)경제동맹'으로도 볼 수 있다. 한국은 난감해졌다. 뒤늦게 합류의사를 밝혔지만 기존 당사국간 협상 지연을 이유로 창립 멤버에는 끼지 못했다. '2기 멤버'로 합류하면 미국, 일본 등이 이미 짜놓은 판에서 불리한 협상이 예상된다. 미국과 일본, 호주, 캐나다, 칠레,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브루나이 등 총 12개국이 TPP 창립 멤버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TPP 12개국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쟁점 사안을 타결짓고 TPP에 최종 합의했다. 지난달 30일 개막해 일정을 나흘 연장하는 진통 끝에 곧 최종 합의에 이른 것이다. 현지 미국 정부 관계자는 "TPP 12개 당사국들이 중요한 쟁점에서 합의에 도달했다. TPP 협상이 타결됐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은 자동차 부품 및 농산물 관세 부분에 합의했다. 일본은 미국쪽에 수출하는 80% 이상의 자동차부품 관세가 TPP 발효 즉시 철폐된다. 완성차에 부과되는 관세(2.5%)는 30년에 걸쳐 철폐된다. 미국이 최대 수출국인 일본 완성차 및 자동차부품 업체들은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 등은 일본 대미 수출의 40%를 차지한다. 대신 일본은 쌀 수입에서 한발 물러섰다. 당초 무관세로 수입하는 미국산 쌀 수입물량을 5만t 선으로 잡았지만, 앞으로 13년 내에 단계적으로 연간 7만t 수준까지 늘린다. 호주산 쌀 수입물량은 연간 6000t 규모에서 향후 13년차부터 8400t으로 늘린다. 또 미국과 호주가 대립했던 쟁점인 신약 특허보호기간은 절충안인 '사실상 8년' 으로 접점을 찾았다. 협정 상으로는 5년으로 정하되 각국은 기존 제도로 사실상 8년까지 의약품 특허를 보호하도록 했다. 당초 미국은 자국 제약산업 15년을 고집했고, 호주 등 다른 국가들은 5년으로 단축할 것을 요구했었다. 이번에 TPP가 타결되면 올해 안에 협정문을 만들어 각국이 서명한다. 각국 의회에서 비준을 거쳐 내년 중에 발효된다. 한편, 한국 정부는 TPP 합류에 대해 "국익 극대화를 최우선으로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날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TPP 가입은 향후 우리 경제와 산업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우선 이번 TPP 타결 내용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김용훈 기자
2015-10-05 21:04:38포스코그룹이 14억 인구의 성장시장 인도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한다. 인도는 2030년까지 연평균 경제성장률 6.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최대 성장 시장이다. 지난 21일 포스코그룹은 인도 뭄바이에서 인도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철강, 2차전지소재, 재생에너지 분야 사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체결식에는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과 JSW그룹 사잔 진달 회장 등 양사 최고경영층이 참석했다. 포스코그룹과 JSW그룹은 이번 MOU 체결에 따라 인도에 일관제철소를 합작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비롯해 2차전지소재, 재생에너지 등 핵심 사업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함께 발굴하고 그룹 차원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일관제철소는 1단계로 오디샤주 지역을 우선적으로 검토해 연 500만t 규모로 건설을 추진하고, 이후 추가로 확장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장인화 회장은 "JSW그룹과 함께 한-인도 양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친환경 시대로의 전환을 선도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경제 블록화를 극복하고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철강 상공정 중심의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등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 투자를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업 협력은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발표한 7대 미래혁신 과제 중 '철강경쟁력 재건'의 일환으로 인도와 북미 등 글로벌 상공정 중심의 고성장·고수익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발빠르게 양사간 협의에 착수한 결과다. 이와 함께 포스코그룹은 2차전지소재 분야에서는 JSW그룹과 함께 이차전지소재 밸류체인 상의 공동투자, 기술개발 등의 사업 협력을 적극 모색하고,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합작 일관제철소의 자가 공급용 재생에너지 사업을 시작으로 양사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인도는 풍부한 태양광, 풍력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재생에너지 생산 여건이 우수한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철강 전문 분석 기관 WSD(World Steel Dynamics)에 따르면 인도 철강 수요는 연평균 7%씩 증가해 2030년 1억9000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4-10-29 18:25:51[파이낸셜뉴스] 포스코그룹이 14억 인구의 성장시장 인도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한다. 인도는 2030년까지 연평균 경제성장률 6.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최대 성장 시장이다. 지난 21일 포스코그룹은 인도 뭄바이에서 인도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철강, 이차전지소재, 재생에너지 분야 사업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체결식에는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과 JSW그룹 사잔 진달 회장 등 양사 최고경영층이 참석했다. 포스코그룹과 JSW그룹은 이번 MOU 체결에 따라 인도에 일관제철소를 합작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비롯해 이차전지소재, 재생에너지 등 핵심 사업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함께 발굴하고 그룹 차원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일관제철소는 1단계로 오디샤주 지역을 우선적으로 검토해 연 500만t 규모로 건설을 추진하고, 이후 추가로 확장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장인화 회장은 "JSW그룹과 함께 한-인도 양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친환경 시대로의 전환을 선도해 나가길 기대한다"며 "경제 블록화를 극복하고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철강 상공정 중심의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등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 투자를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업 협력은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발표한 7대 미래혁신 과제 중 ‘철강경쟁력 재건’의 일환으로 인도와 북미 등 글로벌 상공정 중심의 고성장·고수익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발빠르게 양사간 협의에 착수한 결과다. 양사는 이번 MOU 이후 최고경영층 수준의 정기 교류회를 신설해 사업진행 현황을 지속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소재 분야에서는 JSW그룹과 함께 이차전지소재 밸류체인 상의 공동투자, 기술개발 등의 사업 협력을 적극 모색하고,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합작 일관제철소의 자가 공급용 재생에너지 사업을 시작으로 양사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인도는 풍부한 태양광, 풍력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재생에너지 생산 여건이 우수한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철강 전문 분석 기관 WSD(World Steel Dynamics)에 따르면 인도 철강 수요는 연평균 7%씩 증가해 2030년 1억9000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JSW 그룹은 인도 전역에서 철강, 에너지, 인프라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인도 대표 기업이다. 최근 중국 상하이자동차로부터 MG모터스 인도 법인 지분을 인수하는 등 전기차 및 배터리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그룹 최대 사업회사인 JSW 스틸은 4개의 일관제철소를 운영 중인 인도 제1의 철강사이다. 포스코그룹은 이미 인도 마하라슈트라에 180만t 규모의 냉연·도금 공장과 델리, 첸나이 등에 5개 철강 가공공장을 운영하는 등 인도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JSW그룹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제1의 인구 대국이자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 시장에서 입지를 한층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올해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의 경영비전을 발표하고,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신소재를 축으로 오는 2030년 그룹 합산 매출액 2배, 영업이익 4배로 성장해 소재분야 글로벌 최고의 기업가치를 가진 초일류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바 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4-10-29 10:09:39【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대구에서 미래를 바꿀 혁신의 해법을 찾는다!" 대구시는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엑스코 전관에서 '2024 미래혁신기술박람회'(이하 FIX 2024)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463개 기업 2071 부스가 참여해 올해 처음 국내 최대 규모로 열리는 'FIX 2024'는 미래모빌리티, 로봇,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분야의 최첨단 신기술과 산업을 아우르는 '혁신기술 통합 플랫폼'이다. 행사는 '혁신기술이 바꿀 더 나은 미래'를 주제로 테슬라, 현대모비스, ABB코리아, SK, KT 등 글로벌 기업의 혁신기술 전시와 엔비디아, 로멜라 연구소 등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 컨퍼런스를 통해 앞선 글로벌 트렌드를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시는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 상담회, 구매 상담회 등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강화에 생산유발 9332억원, 부가가치유발 2626억원, 고용유발 3263명 등의 경제파급효과(대구정책연구원)도 전망된다. 홍준표 시장은 "원년 행사인 'FIX 2024'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데 최선을 다하고, 대한민국 혁신기술 대표 통합 틀랫폼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해 글로벌 행사로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이를 통해 미래 첨단산업 선도도시 대구를 세게에 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엑스코 동관 모빌리티관에서는 테슬라,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삼성SDI, GM 및 지역의 글로벌 자율주행기업인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등이 참가해 전기·수소·자율주행차 등 콘셉트 카를 비롯해 모터·배터리·충전기 등 핵심 부품·인프라까지 모빌리티 산업의 기술혁신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국내 미 출시된 테슬라의 '사이버트럭'(Cybertruck)과 현대자동차의 콘셉트 카 'SPACE Mobility', 'CES 2024'에 선보인 현대모비스의 '모비온'(MOBION) 등이 눈여겨볼 만하다. 서관에서 개최되는 스타트업 아레나는 세계 최대 스타트업 육성기관 플러그앤플레이의 국내 최초 엑스포 행사인 '플러그앤플레이 코리아 엑스포'와 24일부터 25일까지 서관 5층에서 진행되는 '글로벌 이노베이터 페스타' 등 다양한 스타트업 관련 행사가 동시 개최된다. 이외 참관객을 위한 전기차 및 이륜차 시승 행사 등 다양한 체험, 문화공연, 관광 연계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4-10-16 10:50:42국내 세금 및 주택공급 등에서 큰 이견을 보이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외통상 공약은 공통점이 많다. 두 후보 모두 '미국 우선주의'라는 보호주의적 기조를 통상정책의 큰 틀로 삼고 있다. 그러나 실현방식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해리스는 다자 간 협력을 통한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글로벌 무역환경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트럼프는 자국 산업 보호를 최우선으로 보호무역 정책 강화와 무역불균형 재조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해리스 '프렌드 쇼어링' vs 트럼프 '아메리카 퍼스트' 해리스의 통상 공약은 동맹·우방국과 협력해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는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으로 요약된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동맹국을 통해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공급망 재편과 관련된 글로벌 이슈들이 계속되자 지정학적 리스크를 관리해 중요한 자원의 공급을 더욱 안정적으로 확보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면서도 해리스는 자국민 보호에 대한 큰 그림은 유지한다. 대표적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대체로 계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기업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고, 미국에서 제조된 전기차에만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미국산 원자재를 사용해 미국에서 생산하고 미국인을 채용하라는 보호무역 정책의 일환이다. 여기에 해리스는 전통적인 제조업은 물론 첨단기술 산업에 대한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해리스는 지난달 25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가진 경제정책 연설에서 미국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향후 10년간 1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며 지원대상 전략산업에 인공지능(AI), 블록체인, 항공우주 등은 물론이고 철강과 자동차도 포함시켰다. 특히 해리스 후보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반대 의사를 밝히며 "미국 노동자들이 미국산 철강을 생산할 수 있는 '미국의 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노선을 분명히 했다. 반면 트럼프는 통상정책에서 해리스보다 더 노골적으로 '아메리카 퍼스트'를 주창한다. 대표적 수단으로 관세를 앞세우고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될 경우 현재 3%가량인 관세율을 10%로 올려 모든 수입물품에 물리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만성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이 낮은 관세에 있다고 주장하며 보편적 기본관세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일명 '트럼프 상호무역법'의 필요성도 강조한다. 미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에 똑같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강한 관세'와 함께 미국의 주요 산업과 노동자를 부당한 해외 경쟁에서 보호하기 위해 트럼프가 들고 나선 또 다른 수단은 법인세 인하다. 그가 지난달 24일 조지아주 서배나 유세에서 공약한 '신산업주의'는 법인세를 현재 21%에서 15%로 낮추고 환경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을 통해 미국 내 제조업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 "미국에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노동자의 임금을 대폭 올려 미국을 제조업 강국으로 만들 것"이라며 "다른 나라의 일자리를 빼앗아 오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공약에 긴장하는 세계 각국 두 후보 가운데 누가 당선이 되더라도 대선 이후 미국의 국제무역 정책과 글로벌 경제질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럼에도 더 직접적인 미국 우선주의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당선 시 대미 무역수지 흑자 국가들이 받는 압박은 더 커질 전망이다. 우선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의 자동차산업 관련 규제를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내연기관차 중심의 정책을 전개해 미국 내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입장을 공고히 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약화 원인으로 값싼 수입산을 지목하며 "바이든 정부의 1조달러 가까운 적자의 큰 원인은 유럽, 일본, 멕시코, 캐나다, 한국에서 온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대하는 '온쇼어링(on-shoring)' 정책의 일환으로 자동차에 대한 관세도 대폭 확대할 방침을 전하면서 전 세계의 수출국들은 긴장하고 있다. 일례로 트럼프는 멕시코에서 생산된 중국 자동차에 관세 100%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이 다른 통상공약을 내놓고 있는 두 후보가 교집합을 보이고 있는 부분은 대중국 정책이다. 다만 트럼프가 중국에 60% 이상 관세율을 적용하고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는 등 디커플링(decoupling·특정국을 공급망과 무역 등에서 전면적으로 분리하는 것)을 선택했다면, 해리스는 중국 기업을 견제하지만 핵심기술 물자에 대해선 수출통제 등을 통해 미국의 우위를 유지한다는 디리스킹(de-risking·반도체 등 핵심산업에 국한한 디커플링)을 추구하고 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10-06 18:41:15아시아 대륙 질서가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이 서서히 저물고 베트남, 인도 등 남아시아 시대가 열리고 있다. 1990년 소련의 갑작스런 붕괴에도 흔들리지 않던 아시아를 요동치게 만든 것은 30년 만에 다시 도래한 신냉전이다. 그 진원지는 중국, 더 정확히 말하면 시진핑이다. 시진핑은 2013년 국가주석직에 오르면서 '중국몽'을 외쳤다. "중화민국의 위대한 부흥을 이루겠다"는 것으로 2021년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된 국가를 건설하고, 2035년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을 실현하고, 2049년에는 경제, 군사, 외교 등 모든 면에서 미국을 뛰어넘겠다고 했다. 시진핑의 도발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 이후 30년 넘게 고도의 성장을 누리며 세계무대에 빅2로 올라섰다는 자신감과 치기의 표현으로 여겼다. 그러나 시진핑은 얼마 지나지 않아 진짜 도발을 했다. 2017년 10월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자회의에서다. 그는 "2050년까지 세계 최강대국, 세계 일류 군대를 만들겠다"며 미국에 직접 도전장을 던졌다. 전 세계 질서를 다시 만들어가던 '빅 보이' 트럼프가 이를 그냥 두고 볼 리 없었다. ■암흑속으로 스스로 걸어들어간 중국 트럼프는 우선 관세카드를 꺼내들었다. 2018년 7월8일 중국산 수입품 818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이다. 중국이 집중투자하고 있는 정보기술(IT), 전기차, 로봇 등 첨단 제품이 대상이었다. 액수로는 340억 달러에 달했다. 앞서 미국은 시진핑의 도발에 즉각 상법 301조를 발동해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조사에 착수했었다. 시진핑도 물러서지 않았다. 미국이 관세 부과를 발표하자마자 미국에서 들어오는 농산물과 자동차 등 545개 품목에 똑같은 액수의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을 넘어서겠다"고 중국 인민에 공언한 시진핑은 이 게임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줄 알면서도 달려들 수밖에 없었다. 미국이 9월에 다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상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미국산 육류 등 6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 최고 10%의 관세로 보복했다. 미중 패권전쟁은 이렇게 시작했다. 트럼프는 집권 기간 내내 시진핑의 중국을 거칠게 몰아부쳤다. 관세폭탄 외에도 대만 주권, 홍콩 민주화운동, 위구르 인권탄압 등 트럼프는 늘 시진핑이 불편해하는 사실에 대해 직접적이고 강렬한 수사를 던졌다. 국제사회 공식석상에서도 예외가 없었다. 트럼프를 마주한 시진핑의 얼굴에선 늘 견디기 힘들어하는 긴장과 초조함이 묻어났다. 여기에 중국을 더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북한이었다. 미국 안보의 최전선인 한국과 일본을 위협하는 것을 넘어 미국 본토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타격할 수도 있다고 공언하는 김정은은 그야말로 골치덩어리였다. 김정은이 미중 갈등 속에 고도의 정치 노림수를 던진 것이었지만 문제는 그가 시진핑마저 무시했다는 점이다. 이는 미중 갈등을 더욱 부추기고 중국이 동북아 지역을 컨트롤하지 못한다는 이미지를 각인시켜 시진핑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물러나고 2021년 1월 등장한 바이든은 시진핑을 훨씬 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 바이든의 대중국 정책은 트럼프보다 훨씬 무섭고 더 정교하다. 바이든은 취임하자마자 세계를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으로 나누고 신뢰가치사슬(TVC)이라는 이름으로 블록화했다. 쿼드(QUAD), 오커스(AUKUS),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IPEF)이 그것이다. IPEF는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과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을 제외한 인도태평양 국가를 경제공동체로 묶은 것이다. 역내 포괄적 경제협력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대중국 압박정책이다. 쿼드는 미국과 인도태평양 지역 핵심 동맹국인 일본, 호주와 동맹국은 아니지만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인도를 포함시킨 4자 안보대화체다. 오커스는 미국을 중심으로 영국과 호주가 포함된 3자 안보사슬이다. 모두가 중국의 패권주의 야망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 이제 안에서도 무너진다 중국은 내부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는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내수는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중국을 탈출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한때 '세계의 공장'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식지 않던 용광로는 불이 꺼졌고 이제 균열마저 일어나고 있다. 우선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외국기업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는 점이다. IBM은 지난 달 말 중국 내 연구개발과 테스트를 담당하는 중국개발센터와 중국시스템센터를 폐쇄했다. 중국 내에서 핵심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 1000여명도 짐을 쌌다. IBM만이 아니다. 이미 올해 들어서만 테슬라, 아마존, 인텔, 에릭슨 등이 중국에서 철수를 했거나 사업 축소를 시작했다.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듯 올 2분기 중국의 해외직접투자(FDI)는 148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3분기 때 1998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2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을 때도 엄청 놀랐지만 이번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자 중국 당국은 긴장한 내색이 역력하다. 소비 침체도 심각하다. 코로나19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세계에서 강력한 셧다운 정책을 무려 3년 가까이 진행하면서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엄청나게 타격을 입었다. 이는 곧 부동산 시장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훌쩍 넘는다. 집이 안팔리면서 '헝다' 등 거대 부동산 기업의 부도 사태가 발생하고, 이는 주택 구매에 나섰던 사람들의 돈이 묶이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소비 척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2월 5.5%에서 3월 3.1%, 4월 2.3%, 6월 2.0%까지 떨어졌다. 제조업 PMI도 1월 49.2, 3월 50.8, 5월 49.5를 기록하다가 7월에는 49.4까지 하락한 상태다. 문제는 중국의 붕괴가 앞으로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시진핑이 권좌에서 내려오지 않은 이상 미국 등 서방세계의 입장이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바이든 이후 미국을 이끌 대통령 후보인 해리스와 트럼프도 중국 옥죄기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 공언하고 있다. ■젊고 우수한 노동시장 베트남이 뜬다 중국을 빠져나온 글로벌 기업들은 베트남과 인도 등에 새롭게 생산기지를 마련하고 있다. 중국 소비시장이 붕괴된데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서방의 수입규제를 피해 중국을 탈출해 이들 국가에 안착한 것이다. 이 중 주목할 곳이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인구가 1억 명에 달하는데다 양질의 노동자가 많다는 것이 장점이다. 인구의 70%가 생산가능인구(15~64세)다. 이중 35%가 30대 이하 청년층이다. 이는 그만큼 생산과 소비 활동이 활발히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왕성한 교육열도 주목받고 있다. 사교육이 극성을 부릴 정도의 높은 교육열은 노동시장에 양질의 노동력을 끊임없이 공급한다. 이같은 역동성 덕분에 베트남은 2018년부터 매년 8%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중에도 2%대가 넘는 성장세를 보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공산국가임에도 서방 자유진영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도 중국과는 다른 점이다. 미국은 1995년 베트남과 수교를 시작한 이후 각종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베트남을 전략적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베트남을 최대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무려 1만 건에 육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의 3대 수출시장이자 최대 무역흑자 대상국으로 교역액이 877억 달러에 달한다. ■인도의 변화는 정말 눈부시다 인도는 베트남과 함께 중국을 대체하는 시장이다. 가장 큰 매력은 세계 최대 인구 국가이며 노동인구가 젊다는 것이다. 인도는 지난 2023년 4월 14억2800만명을 기록하며 중국(14억2500만명)을 추월했다. 이 중 생산가능인구는 무려 68%에 달한다. 중위연령이 28세로 베트남보다도 젊다. 게다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노동인구가 많아 글로벌 생산기지로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도는 지난 10년간 연 평균 6%대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이를통해 2022년 세계 5위의 경제대국이 됐다. 모건스탠리는 인도가 독일, 일본을 제치고 2027년에는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경제대국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도의 또 다른 특징은 슈퍼리치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부동산기업 나이트 프랭크(Knight Frank)에 따르면 인도는 향후 5년간 아시아 슈퍼리치 증가율이 5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것으로 이는 그만큼 벤처기업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유니콘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도는 2014년 모디 총리가 집권한 후 완전히 달라진 나라다.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을 펴면서 서비스업 의존도에서 벗어나 세계의 공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통신, ICT, 신재생에너지, 우주산업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모디는 또 2015년부터는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면서 연매출 1조원을 넘기는 유니콘 기업을 83개나 키워냈다. 미국, 중국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인도는 전통적인 비동맹주의에서 벗어나 이제 서방 자유진영에 속하고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안보체제를 완성하는 쿼드의 일원이다. 이는 중국을 완전히 대체하는 나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4-09-01 19:29:30[파이낸셜뉴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과 파라과이가 23일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브라질에 이어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국가 중 두 번째로 체결한 TIPF다. 이날 서울에서 열린 체결식에는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과 하비에르 히메네스 파라과이 산업통상부 장관이 참석했다. 파라과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와 함께 세계 5대 경제블록인 남미공동시장의 회원국이다. 지난해 4.6%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다른 남미공동시장 국가들에 비해 저렴한 임금, 낮은 세율, 유리한 원산지 조건 등의 비즈니스 환경을 갖추고 있다. 파라과이는 향후 수출 확대는 물론 남미공동시장 역내 제조업 진출 거점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지난해 파라과이 시장에서 신차 모델별 점유율 상위 20위 가운데 한국산은 40%인 8대를 차지했다. 한국 자동차용 케이블 제조업체가 현지 최대 규모의 자동차 부품 제조·수출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도 있다. 이날 TIPF 체결식 직후 이어진 한·파라과이 통상장관 회담에서는 양국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TIPF 활용 방안, 산업·에너지 협력, 한·남미공동시장 무역협정(TA) 진전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양측은 향후 TIPF 산하 무역투자협력위원회(TICC)를 통해 협력 의제를 구체화하기로 했다. 정 본부장은 "파라과이 산업통상부와의 협력채널은 양국이 통상, 산업, 에너지 분야 경제협력을 본격 추진해 나가기 위한 발판을 최초로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향후 양국 간 실질 협력사업을 발굴·추진하는 중요한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8-23 13:54:18【 도쿄=김경민 특파원】 전 세계 정부부채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70개국 이상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해로 다수의 국가가 재정을 확장하고 있는 데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지급비용도 급증하고 있어 글로벌 부채의 팽창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덮어놓고 지르는 건 세계 공통이었네13일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세계 정부채무 합계는 3월말 시점에서 91조4000억달러(약 12경5209조원)로 전년동기대비 5.8% 증가해 최고액을 갱신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98.1%로 전년보다 2.2%p 높아졌다. 경제성장 속도 이상으로 빚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증가 페이스는 코로나19 사태 이전(2014년 말~2019년 말)의 연평균 0.9%p 보다 두배 이상 빠르다. 채무 증가액이 가장 큰 곳은 1년 만에 2조9000억달러(9.5%) 늘어난 미국이다. 지난 4월 조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대통령 선거를 노려 2300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학자금 대출 구제책을 발표했다. 러시아 침략에 대응한 우크라이나 지원책도 더해져 미 의회 예산국(CBO)은 2024회계연도 재정 적자는 1조9000억달러로 기존의 1.3배 수정했다. 미국은 적극 재정과 고금리 정책의 결과, 코로나 사태까지 5000억달러 전후였던 이자 지불비(연환산)가 지난해 4·4분기 1조달러를 넘어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성장에 그늘이 보이기 시작한 중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중국은 최근 1년간 채무 확대 규모가 1조4000억달러(10.3%)로 미국 다음으로 컸다. 지난해 중국 중앙과 지방 정부의 채무 잔고는 전년대비 16% 증가한 70조위안(약 1경3363조원)이었다. ■유권자 표심 노린 못말리는 포플리즘유럽의 채무도 4500억달러(3.4%) 늘어 팽창이 멈추지 않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연금 개혁 재검토 등 가계 지원의 대폭적인 강화를 주장한 좌파연합이나 극우가 세력을 확대했다. 프랑스 싱크탱크 몬테뉴연구소에 의하면 최대 세력이 된 좌파연합이 내거는 정책에서는 연금 개혁의 철회나 생활 필수품의 가격 억제 등으로 연간 1790억유로(약 268조2798억원)의 재정 적자를 초래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EU)은 지난 6월 프랑스, 이탈리아 등 역내 7개국의 재정 적자가 과대하다며 재정 개선을 권고했다. 일본은 채무 잔액이 1조달러(9.8%) 줄었다. 그러나 이는 엔저(엔화 약세)·달러 강세에 따라 달러 기준으로 본 금액이 감소한 영향이다. 일본의 재정 적자는 계속되고 있고, 엔화 표시로 본 잔고는 여전히 확대 중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선거가 있는 해에는 재정 적자가 평소보다 더 컸다. 168개국의 과거 사례를 검토한 결과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선거가 있는 해에 예측치를 0.4%p 초과했다. 가스파르 IMF 재정국장은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각국 정권이 경기부양책을 내놓기 때문"이라며 "재정 악화는 선거 후에도 계속되기 쉽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고령화가 진행되는 선진국에서는 경제성장의 둔화와 사회보장 증가가 재정을 압박한다. 세계 경제의 블록화로 고조되는 지정학적인 리스크 또한 각 정부에 방위비·군사비의 지출을 재촉한다. km@fnnews.com
2024-08-13 18:12:44【도쿄=김경민 특파원】 전 세계 정부부채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70개국 이상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해로 다수의 국가가 재정을 확장하고 있는 데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지급비용도 급증하고 있어 글로벌 부채의 팽창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덮어놓고 지르는 건 세계 공통이었네 13일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세계 정부채무 합계는 3월말 시점에서 91조4000억달러(약 12경5209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8% 증가해 최고액을 갱신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98.1%로 전년보다 2.2%p 높아졌다. 경제성장 속도 이상으로 빚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증가 페이스는 코로나19 사태 이전(2014년 말~2019년 말)의 연평균 0.9%p 보다 두배 이상 빠르다. 채무 증가액이 가장 큰 곳은 1년 만에 2조9000억달러(9.5%) 늘어난 미국이다. 지난 4월 조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대통령 선거를 노려 2300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학자금 대출 구제책을 발표했다. 러시아 침략에 대응한 우크라이나 지원책도 더해져 미 의회 예산국(CBO)은 2024회계연도 재정 적자는 1조9000억달러로 기존의 1.3배 수정했다. 미국은 적극 재정과 고금리 정책의 결과, 코로나 사태까지 5000억달러 전후였던 이자 지불비(연환산)가 지난해 4·4분기 1조달러를 넘어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성장에 그늘이 보이기 시작한 중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중국은 최근 1년간 채무 확대 규모가 1조4000억달러(10.3%)로 미국 다음으로 컸다. 지난해 중국 중앙과 지방 정부의 채무 잔고는 전년대비 16% 증가한 70조위안(약 1경3363조원)이었다. 유권자 표심 노린 못말리는 포플리즘 유럽의 채무도 4500억달러(3.4%) 늘어 팽창이 멈추지 않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연금 개혁 재검토 등 가계 지원의 대폭적인 강화를 주장한 좌파연합이나 극우가 세력을 확대했다. 프랑스 싱크탱크 몬테뉴연구소에 의하면 최대 세력이 된 좌파연합이 내거는 정책에서는 연금 개혁의 철회나 생활 필수품의 가격 억제 등으로 연간 1790억유로(약 268조2798억원)의 재정 적자를 초래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해 유럽연합(EU)은 지난 6월 프랑스, 이탈리아 등 역내 7개국의 재정 적자가 과대하다며 재정 개선을 권고했다. 일본은 채무 잔액이 1조달러(9.8%) 줄었다. 그러나 이는 엔저(엔화 약세)·달러 강세에 따라 달러 기준으로 본 금액이 감소한 영향이다. 일본의 재정 적자는 계속되고 있고, 엔화 표시로 본 잔고는 여전히 확대 중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선거가 있는 해에는 재정 적자가 평소보다 더 컸다. 168개국의 과거 사례를 검토한 결과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선거가 있는 해에 예측치를 0.4%p 초과했다. 가스파르 IMF 재정국장은 "유권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각국 정권이 경기부양책을 내놓기 때문"이라며 "재정 악화는 선거 후에도 계속되기 쉽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고령화가 진행되는 선진국에서는 경제성장의 둔화와 사회보장 증가가 재정을 압박한다. 세계 경제의 블록화로 고조되는 지정학적인 리스크 또한 각 정부에 방위비·군사비의 지출을 재촉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8-13 11:47:06[파이낸셜뉴스] 세계 최초의 가상자산 추적대회 'SCAN 2024'가 오는 9월 5일 서울에서 개최된다. 1등에게는 비트코인 1개(약 9000만원 상당)이 지급되고, 추적대회 총 상금도 2비트코인에 달한다. 'SCAN 2024'는 디지털자산 정보기업 ㈜디애셋과 디지털자산정책포럼이 공동 주최하는 행사로, 전세계 가상자산 추적 전문가들과 한국 경찰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수사기관이 함께 참여한다. 이번 대회는 전세계 화이트해커, 웹3보안 전문가, 사이버범죄 수사관 등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최대 4명이 팀을 이뤄 참가할 수 있다. 7월 30일에 온라인으로 24시간 동안 진행되는 예선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상위 8팀이 9월5일 서울 마포구 호텔나루에서 열리는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본선에는 한국 경찰청 참가팀 중 예선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1개 팀과 인터폴의 지원을 받아 GLACY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국가의 수사기관 중 예선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1개 팀이 특별 게스트로 참가한다. GLACY는 유럽평의회가 주도한 국제사이버범죄협약(부다페스트협약) 신규 가입국가의 사이버수사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예선과 본선에서 참가자들은 디지털자산 추적을 위해 필요한 다양한 지식과 기술을 평가하는 문제들을 풀게 된다. 대회는 'CTF'(Capture The Flag) 방식으로 진행되며 참가자들은 많은 깃발을 얻기 위해 경쟁하게 된다. 본선에서 최고점을 얻은 1등에게는 '1BTC'의 상금이 주어지며, 2위에게는 '0.5BTC', 3위부터 8위까지는 '0.5BTC'를 나누어 갖는다. 부상으로는 블록체인 인텔리전스그룹의 가상자산 추적 솔루션 'QLUE'를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와 가상자산 추적 교육 모듈 'CCI'가 제공된다. 본선 다음 날에는 시상식과 함께 'SCAN 2024' 컨퍼런스가 열리며, 이 컨퍼런스는 디지털자산 관련 범죄 대응과 투자자 보호 및 시장 투명성 제고를 위한 세계 주요 국가의 가상자산 입법 및 규제에 대한 주제로 진행된다. 유신재 디애셋 공동대표는 “7월 19일부터 한국에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는 등 2024년은 세계 여러 국가에서 디지털자산 관련 법률과 제도가 도입되는 중요한 해"라며 "'SCAN 2024'가 안전하고 투명한 디지털 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생태계의 역량을 확인하고, 전문가 네트워크를 만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SCAN 2024'는 오는 9월 1일부터 7일까지 서울 전역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 블록체인 행사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2024의 사이드 이벤트 중 하나다. KBW 2024의 메인 컨퍼런스인 '임팩트'는 9월 3일과 4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개최된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7-17 13: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