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음주도 첫 습관이 중요하다. 갓 성인이 된 이들은 해방감에 음주를 즐기지만 초반에 잘못 들인 습관은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질환은 '위식도 역류질환(GERD)'이다. 이는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 점막에 손상을 주고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술을 마신 뒤 곧바로 눕거나 소위 '토마토(토하고 먹고를 반복하는 습관)' 등 잘못된 음주 습관으로 발병할 수 있다. 위산 역류를 막는 방어 장벽 '하부식도괄약근'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통계에 따르면 위식도 역류질환 환자는2023년 기준 479만2494명으로 10년 전(351만9136명) 대비 36% 증가했다. 이상진 강릉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반복되는 위산 역류는 단순히 불편한 증상에 그치지 않고 식도 점막을 만성적으로 손상시킨다"며 "이는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음주 습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식도 역류질환 핵심 원인은 '하부식도괄약근' 기능 저하다. 하부식도괄약근은 위산이나 위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지 않도록 방어하는 장벽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음주와 흡연, 탄산음료, 커피, 비만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이 기능이 약해지면 역류가 발생한다. 특히 알코올은 하부식도괄약근 압력을 낮추고 근육 긴장도를 감소시켜 역류 가능성을 높인다. 맥주 등 탄산을 함유한 술은 식도 점막을 더 자극하고 위 내부의 압력을 증가시켜 역류 위험을 더욱 높인다. 게다가 알코올 섭취는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소화 속도를 늦춰 위가 제대로 비워지지 않아 역류 위험을 증가시킨다. 위식도 역류질환, 증상만으론 구분 어려워 위식도 역류질환의 대표적 증상은 신물이 넘어오는 느낌과 가슴 쓰림, 만성 기침, 쉰 목소리, 목에 이물감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음식물 섭취 후 증상이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으며 심한 경우 수면 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 속 쓰림과 위식도 역류질환은 증상만으로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다.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위내시경이나 '24시간 식도 산도 검사'와 같은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24시간 식도 산도 검사는 산도를 측정하는 가느다란 관을 코를 통해 식도 끝자락에 삽입시켜 24시간 일상생활 후 측정관을 제거해 분석하는 검사다. 위식도 역류질환을 방치할 경우 단순히 불편한 증상에서 그치지 않고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반복적인 위산 역류는 식도염, 식도 궤양, 식도협착으로 진행될 수 있다. 식도협착은 식도가 좁아져 음식물을 삼키기 어려워지며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다. 특히 위산의 지속적 자극으로 식도 점막이 소장 점막과 유사하게 변형되는 '바렛식도'가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완치가 안 되고 식도암이 생길 가능성이 정상인보다 최대 30배까지 높아지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철저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조기 진단과 생활습관 개선이 치료의 핵심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 목표는 역류를 최소화해 식도 점막을 보호하는 것이다. 가장 흔한 치료법은 '산분비 억제제'를 활용한 약물치료이며, 생활습관 개선과 식이요법도 필수적으로 병행된다. 약물치료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 내시경 시술이나 복강경 수술 등 방법을 시행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과 생활습관 개선"이라며 "증상을 방치하면 합병증으로 진행돼 치료가 어려워지고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식도 역류질환 예방과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음주와 흡연을 줄이고 탄산음료와 커피, 기름진 음식, 주스(오렌지·레몬 등), 초콜릿 등 자극적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반복적으로 구토하는 잘못된 음주 습관인 '토마토'는 식도 점막 손상뿐만 아니라 식도 천공 등 응급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한 비만은 위식도 역류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이므로 체중을 적정하게 관리하고 식사 후에는 바로 눕지 않고 최소 2~3시간 소화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옷이나 허리띠를 지나치게 조이지 않고 잘 때는 상체를 약간 높여 역류를 방지하는 것도 권장된다. 이 교수는 "위식도 역류질환은 생활습관 개선으로 예방과 증상 조절이 가능한 질환"이라며 "대학 시절 형성된 습관은 평생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생활습관을 스스로 점검하고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5-03-28 13:15:13[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옛날 한 마을에 범천래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의 부인이 병에 걸렸다. 부인은 평소에 비위(脾胃)가 약해 소화기 증상이 있었는데, 어느 날 크게 놀란 이후로 때때로 번조, 흉중의 답답함, 대변불통이 생겼다. 그러다가 기운이 울체되어 가슴이 꽉 막힌 듯한 답답하고 혼란스러운 증상이 크게 일어났다. 무엇보다 속이 느글거리면서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팠다. 부인은 남편에게 “아랫배와 손발은 찬데, 머리에서는 열감이 오르며 깨질 것처럼 아픕니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범천래는 “지난번 놀란 일로 인해 부인에게 속열이 생긴 듯하오.”라며 인근 약방에서 소풍환(疏風丸)을 처방받아 왔다. 부인은 힘이 들어 거동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남편만이 약방에 가서 부인의 증상을 말로 설명하고서는 처방을 받은 것이다. 소풍환(疏風丸)은 당귀, 생지황, 황금, 황백, 황련, 숙지황, 황기로 구성된 처방으로, 음허로 인해 열이 나고 식은땀, 얼굴이 화끈거리며 가슴이 답답하고 변비가 있으면서 소변이 붉은 증상을 치료하는 약이다. 하지만 부인은 비위가 약한 체질인데, 이 처방은 주로 냉한 성질의 약들로 구성되어 있어 소화가 잘 안될 가능성이 있었다. 부인이 소풍환 40환을 복용하자 대변은 바로 나왔다. 그러나 다른 병세는 전혀 줄지 않았다. 남편은 “복용량이 부족한 것 같소이다.”라며 다시 70~80환을 더 복용하게 했다. 그러자 설사를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원래의 증상은 전혀 낫지 않았다. 심지어 부작용이 나타났다. 부인은 설사 후 구토하며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게 되었다. 가래는 걸쭉하고 끈적한 것이 끊임없이 올라왔으며, 눈이 어두워지고, 어지럼증과 오심, 번민이 나타났고, 숨은 짧아지고 기운도 없었다. 기침할 힘조차 없고, 말하자면 심신이 혼란스러우며, 눈을 뜰 수도 없고, 마치 바람과 구름 속에 있는 듯했으며, 머리는 찢어질 듯 아프고, 몸은 산처럼 무겁고, 사지는 차가워 눕는 것도 편치 않았다. 범천래는 급히 부인을 데리고 약방을 찾았다. 이번에는 소풍환을 처방받았던 곳이 아니라, 명의로 소문난 다른 약방이었다. 그곳엔 장개빈이라는 명의가 있었다. 범천래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설명하고 소풍환을 먹였던 일도 이야기했다. 장개빈이 진찰을 마친 뒤 말했다. “부인은 위기가 이미 손상된 상태에서 소풍환으로 설사를 시켜 위기를 더 손상시켰소. 결국 담궐(痰厥)로 인한 심한 두통이 발작한 것이오. 비위가 이렇게 약한 환자에게 어찌 소풍환을 먹였단 말이오?” 당황한 범천래가 “담궐이라니요?”라고 묻자 장개빈은 설명했다. “부인은 지금 비위허로 인한 담증(痰症)이 있소. 눈 주위가 묵을 바른 듯 어두운 색을 띠고, 얼굴이 때 낀 듯 지저분한 것이 바로 담증의 징조요. 담궐은 담으로 인해 생긴 궐증으로, 기혈이 돌지 못하고 담과 타액이 가득 차 머리로 치솟는 것이오. 그러니 머리가 싸맨 듯 무겁고, 눈이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숨이 가쁘고, 트림이 나고, 말을 제대로 못 하며, 어지러워 쓰러질 듯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외다.” 범천래는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고 묻자, 장개빈은 이렇게 말했다. “이럴 때는 담궐두통에 탁월한 반하백출천마탕이 특효일 것이오.” 범천래는 처방을 받아 집으로 돌아왔다. 약을 달이기 전 약포지를 열어보니, 안에는 귤껍질(진피), 보리길금(맥아), 인삼, 황기, 천마, 생강을 말린 건강 외에도 처음 보는 약재들이 있었다. 반하, 백출, 신국, 창출, 백복령, 택사, 황백 등이 그것이었다. 그는 장개빈의 말대로 생강 5쪽을 넣어 정성껏 달여 아내에게 복용하게 했다. 부인은 반하백출천마탕을 복용한 후 평소 불편하던 위장장애는 물론 가슴이 답답하며 나타났던 두통까지 모두 사라졌다. 반하백출천마탕(半夏白朮天麻湯)은 비위가 허약하여 생긴 담궐두통(痰厥頭痛)을 치료하는 처방으로, 머리가 터질 듯 아프고 몸이 산처럼 무겁고, 사지는 싸늘하며, 구토와 어지럼이 있고, 바람이나 구름 속에 있는 듯 눈조차 뜰 수 없는 증상을 치료하는 명방이다. 그날 오후, 어떤 임신부가 약방을 찾았다. 번열이 나고 가래를 토하며 음식을 먹기 싫어하고, 메스껍고 머리가 어지럽다고 호소했다. 장개빈은 진찰을 마치고 말했다. “부인의 증상은 비허(脾虛)와 풍담(風痰)으로 인한 것이오. 속이 느글거리며 토할 듯하고 어지러움이 동반되는 건 그 때문이오.” 그는 이 부인에게도 반하백출천마탕을 처방했다. 임신부가 몇 첩을 복용하자 기운이 나기 시작했고, 이후 제반 증상이 차츰 호전되었다. 다만 머리 어지러운 증상만은 남아 있어, 장개빈은 보중익기탕에 만형자(蔓荊子)를 가미해 양기(陽氣)를 끌어올리고 보하자 증상이 모두 나았다. 이처럼 반하백출천마탕은 제반 담증(痰症)과 함께 담궐두통을 치료하는 명방이다. 관련 병증은 현대의학적으로 전정 편두통, 메니에르병, 자율신경 실조증 같은 기능성 어지럼 및 두통 증후군과 유사하며, 특히 오심·구토를 동반한 위장장애와 함께 어지럼증, 두통이 복합된 증상군에 매우 효과적이다. 담궐두통이란 위장기능 저하나 담열로 인한 두통으로 속이 더부룩하면서 머리가 지끈거리는 유형이다. 그래서 임상에서는 ‘위장형 두통’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따라서 만약 집에서 소화불량과 함께 체기가 있으면서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다면 단순히 진통제보다 손에 있는 합곡, 내관과 발등의 함곡, 태충 같은 혈자리를 지압하면 좋다. 또한 백출차나 생강차, 무즙 등으로 위장을 편안하게 하면 두통이 완화된다. 반하백출천마탕은 명나라 명의 장개빈이 창방한 것으로, 그의 저서 <난실비장>에 처음 수록되어 있다. 이후 <경악전서>의 두통 및 현훈 편에서도 대표적 처방으로 다시 소개되며, 현재까지도 임상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 제목의 ○○○○○○○은 ‘반하백출천마탕’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출처 <난실비장(蘭室祕藏)> 半夏白朮天麻湯. 范天騋之內, 有脾胃證, 時顯煩燥, 胸中不利, 大便不通, 而又爲寒氣怫鬱, 悶亂大作, 火不伸故也. 疑其有熱, 服疎風丸, 大便行, 其病不減 恐其藥少, 再服七八十丸, 大便復見兩行, 元證不瘳. 增以吐逆, 食不能. 停痰唾稠粘, 湧出不止, 眼黑頭旋, 惡心煩悶, 氣短促, 上喘無力, 以言心神顚倒, 目不敢開, 如在風雲中, 頭苦痛如裂, 身重如山, 四肢厥冷, 不得安臥. 余料前證, 是胃氣已損, 復下兩次, 則重虛其胃, 而痰厥頭痛, 作矣. 與此藥而治之. (반하백출천마탕. 범천래의 부인의 병례이다. 이 환자는 원래 비위 쪽에 증상이 있었는데, 때때로 번조, 흉중의 답답함, 대변불통이 있었으며, 또 한기가 울체되어 가슴이 꽉 막힌 듯한 답답하고 혼란스러운 증상이 크게 일어났다. 화(火)가 제대로 퍼지지 못한 탓이었다. 열이 있다고 의심해 소풍환을 복용하게 했더니 대변은 나오게 되었지만 병세는 전혀 줄지 않았다. 약이 부족한가 싶어 다시 70~80환을 더 복용하게 했더니 대변은 다시 나왔지만, 원래의 증상은 전혀 낫지 않았다. 이후 구토가 생기고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게 되었다. 가래는 걸쭉하고 끈적한 것이 끊이지 않고 올라왔으며, 눈이 어두워지고 어지럼증, 오심과 번민, 호흡이 짧고 기운이 없고, 기침할 힘도 없었다. 말하자면 심신이 혼란되어 눈은 감지도 못하고, 마치 바람과 구름 속에 있는 듯했으며, 머리는 찢어질 듯 아프고, 몸은 산처럼 무겁고, 사지는 차가워 눕는 것도 편치 않았다. 내가 이 증상을 살펴보니 위기가 이미 손상되었고, 거듭된 하법으로 인해 위기를 더욱 손상시켜 결국 담궐로 인한 심한 두통이 발작한 것이었다. 그래서 반하백출천마탕을 처방해 치료하였다.) <동의보감> 半夏白朮天麻湯. 治脾胃虛弱, 痰厥頭痛. 其證, 頭苦痛如裂, 身重如山, 四肢厥冷, 嘔吐, 眩暈, 目不敢開, 如在風雲中. 半夏(製), 陳皮, 麥芽(炒) 各一錢半, 白朮, 神麴(炒) 各一錢, 蒼朮, 人參, 黃芪, 天麻, 白茯苓, 澤瀉 各五分, 乾薑 三分, 黃柏(酒洗) 二分. 右剉, 作一貼, 薑 五片, 水煎服. (비위가 허약하여 생긴 담궐두통을 치료한다. 그 증상은 다음과 같다. 머리가 터질 것처럼 아프고 몸이 산처럼 무거우며, 사지가 싸늘하고 토하며 어지럽고, 바람이나 구름 속에 있는 것처럼 눈을 뜰 수 없다. 반하(법제한 것), 진피, 맥아(볶은 것) 각 1.5돈, 백출, 신국(볶은 것) 각 1돈, 창출, 인삼, 황기, 천마, 백복령, 택사 각 5푼, 건강 3푼, 황백(술로 씻은 것) 2푼. 이 약들을 썰어서 1첩으로 하여 생강 5쪽을 넣고 물에 달여 먹는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3-26 16:29:16[파이낸셜뉴스] 엠젠솔루션이 인공지능(AI) 기반의 드론을 활용해 산불 탐지와 진압 사업을 진행한다. 엠젠솔루션은 현대인프라코어와 함께 빅데이터 기반 보안관제 전문기업 가이온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양사는 이번 협약에 따라 다중 드론 활용 산불재난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소방로봇과 드론을 연계하는 등 각종 AI 재난안전 솔루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가이온은 정부, 지자체, 기업들과 수차례 실증을 통해 드론 배송 및 정찰 서비스 플랫폼 비즈니스를 구축한 업체다. 국내 최고인 1800회 이상의 공식 드론 배송 기록을 달성했으며 자체 개발한 지스마트(G-Smart) 솔루션을 적용해 드론 서비스 ‘The Dron’, 드론 관제 플랫폼 ‘Whizwing’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아가고 있다. 누적 고객사는 주요 금융사 및 C사, H사 등 대기업 등 300여개에 달한다. 가이온은 총 600억원 규모의 드론 관련 정부 과제를 수주했다. 이를 통해 AI,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융합된 산불진화/탐지, 실종자 수색 등 다기능 드론제작 및 운용 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특히 40kg의 화물 및 산불진화 소화액을 적재해 반경 7km 운영이 가능한 고중량 드론과 약 1시간 동안 군집비행이 가능한 감시정찰 드론 개발을 완료했다. 이어 영상인식 기반 장애물 회피, 자동 이착륙 기술이 탑재된 지능형 관제기술로 비가시권 자율비행 실현에 성공했다. 엠젠솔루션의 '알파샷' 시스템은 △지능형 감지 센서를 활용한 실시간 화재 감지 △AI 기반 원격 모니터링 및 통합 제어 △정확한 화재 진압 기술을 적용한 자동화 소화 솔루션을 갖췄다. 회사는 화재탐지∙진압 관련 특허를 연달아 등록 및 출원하며 화재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고 진압 정밀성을 고도화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산간오지 배송을 포함해 산불 감시, 긴급 의료 지원 등 임무 특화형 드론 관련 지자체 수요가 늘고 있다”며 “당사의 AI 화재탐지진압 기술과 가이온의 드론 관제 기술의 시너지로 산불 재난에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5-03-07 10:07:51[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는 2023년 기준 500만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 전 단계인 공복혈당장애 환자는 이보다 훨씬 많은 1000만명 가량에 달한다. 결국 전 국민의 30%인 1500만명 남짓이 당뇨병 공포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대한당뇨병학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에서는 3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다. 이 때문에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률은OECD 국가 중 4위로 매우 높다. 특히 최근에는 불규칙한 식습관과 운동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 등으로 20, 30대 젊은 층에서도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당뇨가 온 국민의 걱정거리로 떠올랐다. 부산 온종합병원 내분비내과 김미경 과장은 “당뇨병은 창자에서 소화, 흡수되거나 간에서 합성된 포도당을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통해 글리코겐으로 전환, 세포에 저장해 두는 과정이 지연 혹은 정지되어 혈액 중에 포도당이 지나치게 누적되고 소변으로 대량 유출되는 병”이라고 정의했다. 소변을 자주 보는 다뇨증, 빈번하게 갈증을 느끼는 다음증, 음식을 많이 먹게 되는 다식증 등‘3다(多)’ 증상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또 혈당이 높아지면서 체내 대사가 활발해져 체중이 감소하거나, 쉽게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고혈당은 망막의 혈관을 손상시켜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당뇨병이 더 무서운 건 합병증 때문이다. 급성 합병증으로는 혈당이 너무 올라가거나 떨어져서 발생하는 고혈당성 고삼투압 증후군, 저혈당 등이 있다.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의식 이상이 발생하거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만성 합병증은 오랜 기간 동안 혈당이 조절되지 않아 발생하며, 미세혈관 합병증을 들 수 있다. 대표적인 만성 당뇨 합병증으로 망막병증, 신장병증, 신경병증 등이 있으며, 망막병증은 실명의 위험이 있고, 신장병증은 신장 기능 저하로 투석이나 신장 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 신경병증은 손, 발 등의 저림, 감각 이상, 통증 등을 유발한다.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등 대혈관 합병증도 있다.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면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심장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 뇌졸중이 발생한다. 당뇨병 환자의 발에 생기는 ‘당뇨발’은 발의 상처가 잘 낫지 않고 궤양이 생겨, 심할 경우 발을 절단해야 한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14.8%이며, 이 환자들 가운데 4분의1 정도가 당뇨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당뇨병이 국민들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당뇨병 전(前)단계 성인의 식생활에 도움을 주기 위한 ‘맞춤형 영양 관리 가이드’를 개발, 보급에 나서고 있다. 당뇨병 전단계 기준은 △공복혈당 100∼125mg/dL(공복혈당장애) △당화혈색소 5.7∼6.4% △경구포도당부하검사 2시간 후 혈당 140∼199mg/dL 등이다. 성인 10명 중 4명이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할 정도로 비율이 높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당뇨병 전단계 비율은 2015년 27.1%에서 2023년 46.7%로 급증했다. 공복혈당 장애가 있는 사람의 5∼8%는 1년 안에 당뇨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식약처는 한국임상영양학회와 함께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와 당뇨병 전단계 국민 194명의 식이 습관·행동 등을 분석해 유형별 맞춤형 식사지침과 제품에 표시된 영양정보를 활용한 장보기 방법 등 영양 관리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청년층(19∼34세)의 경우 야식, 패스트푸드 및 간편식 섭취를 줄이고 단맛이 강한 음료 대신 물을 마시기를 권장하는 등 연령별(청·중·장·노년층) 당뇨병 전단계를 위한 식사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또 당뇨병 위험도 점검 결과 4가지 유형 중 ‘당뇨병 위험도가 높고 식생활 개선이 시급한 유형’에 해당할 경우 제시된 영양관리 교육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식사·운동요법을 통한 체중 관리와 당류뿐만 아니라, 지방 등 섭취에도 주의하여 균형 잡힌 식습관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식약처는 이번 ‘당뇨 전단계 맞춤형 영양관리 가이드’의 자세한 내용을 ‘식약처 홈페이지에 게재해 놓고 있다. 온종합병원 통합내과 유홍 과장은 “연령별 당뇨병 전단계 대상자를 위한 맞춤형 식사지침을 활용해 규칙적이고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하면 당뇨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식약처 홈페이지의 가이드 점검표를 활용하여 ‘나의 유형’을 파악한 다음, 맞춤형 영양 관리 자료의 QR코드를 활용하여 회차별로 교육을 이수하고 적극 실천할 것”을 권했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5-02-23 10:32:53[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2040년까지 공원 녹지율을 2%p올려 31.2% 달성을 이루겠다는 계획을 6일 밝혔다. 탄소 흡수량은 8.8% 높일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 5일 제1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2040 서울시 공원녹지기본계획안'을 조건부 가결했다. '공원녹지기본계획'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따라 공원녹지 확충과 관리, 이용 방향을 종합적으로 제시하는 법정계획이자 향후 서울이 만들어 갈 공원녹지의 방향성을 담는 장기계획이다. 이는 지난 2015년 2030 공원녹지기본계획 발표 이후 10년 만에 새롭게 수립한 계획이다. 이번 공원녹지 기본계획안은 2023년 수립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과 정합성을 맞추고 '기후위기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정원도시 서울'이라는 비전을 앞세워 다각적인 사업을 제시해 지속가능한 도시를 향한 구체적인 정책 방향을 포함하고 있다. 기후변화, 방재를 위한 공원녹지 기능강화를 첫 번째 목표로 제시하고, 2040년까지 공원녹지율 31.2% 달성해 현재 서울시 공원녹지가 가진 탄소흡수량 20만4066tCO2eq(2023년) 보다 8.8% 높인 22만2162tCO2eq을 제시했다. △녹색 회복 △녹색 채움 △녹색 이용이라는 시민 눈높이와 요구에 맞춘 3개 목표를 통해 광역에서 생활권까지 촘촘한 그린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향후 공원녹지 확충 및 연결을 위해 다각적인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입체공원 등 공원유형을 다변화 하고 어린이, 고령자, 장애인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을 동반한 가구까지 공원녹지에 대해 다양한 수요를 공원기본계획에 반영한다. 공원별로 차별화하는 명소화 전략도 마련했다. 더불어 도심내 고밀개발과 녹지확충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개방형녹지 제도를 적극 반영하고, 집중녹화가 필요한 지역을 '중점녹화지구'로 지정해 녹화사업을 전략적으로 시행할 수 있게 했다. 단절된 녹지축에 대해서도 유형별 녹지축 계획안을 마련했다. 탄소저감은 물론 기후위기로 인한 집중호우, 산사태 등 각종 도시 재해에 적극 대응하고자 방재기능도 높이도록 했다. 서울의 외사산, 내사산, 남북녹지축, 동서한강축 등 서울의 광역적 개념부터 출발한 서울 초록길 개념을 도입했고 서울둘레길, 하천숲길, 가로숲길, 소로 등 각 위계별로 공원녹지 네트워크 전략을 수립하여 향후 지역생활권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녹색 네트워크를 구축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번 기본계획은 지역 간 녹지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집중했던 2030 기본계획과 비교해 앞으로는 '생활권 단위'의 촘촘한 공원녹지 서비스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공원 면적을 늘리는 양적 확충이 아닌 '녹지의 질적 제고'를 지향한다는 점에서도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시는 도시계획위원회 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기본계획을 최종고시할 예정이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생활권내 공원녹지를 평면적만 아니라 입체적,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등 도시 전체를 녹색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기후위기에 선도적으로 대응하는 정원도시 서울'을 통해 서울시가 세계도시와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5-02-06 10:41:41[파이낸셜뉴스] 민족의 대명절 설날은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모이는 자리인 만큼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살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귀가 잘 안 들려", "밤에 자꾸 화장실을 가" 등 부모님이 무심코 하는 말을 유심히 들어보자. 평소에는 가벼운 불편으로 여겼던 말들이 사실은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꾸 TV 소리가 작게 들리는 것 같아" 부모님이 TV나 라디오 소리가 작게 들린다며 볼륨을 자꾸 높인다면 '노인성 난청'을 의심해봐야 한다. 노인성 난청은 말 그대로 노인에서 노화로 발생한 청력 저하를 의미한다. 서서히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환자 본인도 잘 모르다가 중등도 난청 이상으로 청력이 떨어지게 되면서 뒤늦게 알아차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박정미 강릉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노인성 난청은 고주파 영역의 청력부터 떨어져 아이나 여성의 말소리와 같은 고음을 잘 들을 수 없게 되고, 단어의 받침을 잘 구분하지 못하여 말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 자주 되묻게 된다"고 말했다. 외부에서 나는 소리가 없는데도 머리나 귀에서 소리가 들리는 이명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질환 의심이 되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고막내시경검사, 정밀청력검사 등 종합적인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CT나 뇌신경계를 확인하기 위한 MRI가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 노화로 인한 신경 세포들의 손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아직 현대의학으로는 약물이나 수술로 치료할 수 없다.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가장 좋고 유일한 방법이다. 보청기 착용이 늦어지면 뇌로 들어오는 자극이 현저히 줄어들어 인지기능이 저하로 치매 발생률이 2배 이상 올라가게 된다. 박 교수는 "너무 늦어지면 뇌가 말소리를 구분하는 능력을 이미 상당 부분 잃어버리게 돼 나중에는 보청기를 착용해도 말소리를 잘 구분하지 못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청기를 사용해도 잘 듣지 못하는 고도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의 경우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통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인공와우 이식수술은 외부 소리를 전기신호로 바꾸어 주는 기계를 귀 내부에 삽입하는 수술이다. "밤에 자꾸 화장실 가느라 잠을 못 자" 부모님이 밤마다 화장실에 자주 가서 잠을 못 잔다고 말씀하신다면, '야간뇨'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야간뇨는 말 그대로 수면시간에 소변이 마려워 한 번 이상 잠에서 깨는 증상이다. 노년층의 경우 과민성 방광, 전립선 비대증 등 하부 요로계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수면장애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치료하지 않을 경우 피로감 누적, 스트레스, 우울증 등이 발생할 수 있고 어두운 밤에 발을 헛디뎌 낙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김성진 강릉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야간뇨로 불편함을 겪는 많은 사람에게 '수면시간 바로 전 식사', '불필요한 다량의 수분 섭취'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나타나는데, 이 경우 생활습관 개선이 먼저 필요하다"며 "생활습관을 개선해도 증상이 유지된다면 객관적인 검사를 통해 야간뇨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에서는 기본적으로 환자에게 '배뇨 일지'를 작성하도록 요구한다. 배뇨 일지란 3일간 화장실을 방문한 시간과 횟수, 소변의 양, 증상 등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하는 방법이다. 병원을 방문하기 전 사전에 배뇨 일지를 작성하면 도움이 된다. 진단은 환자의 배뇨 일지를 확인해 야간뇨의 원인을 감별하고 필요한 경우 요속 검사, 전립선 검사 등을 시행하여 하부 요로계 질환을 확인한다. 하부 요로계의 문제가 있을 시 과민성 방광 약제, 전립선 비대증 약제, 이뇨 조절제를 투여해 야간 배뇨 횟수를 줄이는 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다. 약물로 조절되지 않고 수술이 필요한 경우 수술적 치료가 고려될 수 있다. 이 외에 중추성 호르몬 문제로 발생하는 경우 내분비검사를 통해 진단하고 교정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일상생활에서는 취침 전 수분 섭취를 줄이고, 알코올이나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피하면 야간뇨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며 "적절한 운동, 규칙적인 배뇨습관, 염분 섭취 조절 등을 통해 야간 소변량을 유지하면 야간뇨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만히 있어도 손이 떨리고 힘이 안 들어가" 부모님이 가만히 있을 때 손이나 발이 떨리거나 걸음걸이가 느려졌다고 호소하는 경우 파킨슨병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파킨슨병은 안정 시 손과 발이 떨리는 진전, 동작이 느려짐을 의미하는 서동증, 근육의 긴장도가 높아지는 근경직, 균형 장애 등이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신경 퇴행성 뇌질환이다. 환자의 대부분이 "손이 떨린다", "동작이 굼떠지고 걸음걸이가 느려졌다"며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박계원 강릉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파킨슨병은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완전히 병의 근원을 없애는 치료법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빠른 진단으로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으면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어 충분히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은 신경학적 진찰을 통해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보조적으로 도파민성 뇌세포의 상태를 파악하는 PET-CT, 뇌 MRI, 혈액검사가 시행된다. 아주 드물게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파킨슨병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약물치료다. 파킨슨병으로 인한 다양한 증상은 적절한 약물 복용으로 증상을 상당히 개선시킬 수 있다.박 교수는 "파킨슨병이 수년 이상 오래되면 운동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뇌심부자극술이라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 신체 활동 기능 유지를 위한 운동과 재활도 많은 도움이 된다. 전문적인 물리치료를 받는 방법도 있지만, 운동을 꾸준히 해오던 사람이라면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종목의 운동을 꾸준히 즐기는 것이 좋다. "밥 맛도 없고 TV도 재미 없어, 그냥 누워만 있어" 부모님이 이와 같은 말씀을 하신다면 몸이 안 좋으신가 걱정이 될 수도 있겠지만, 건강의 문제가 아닌 노인 우울증일 가능성이 있어 가족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노인 우울증의 경우 젊은 층의 우울증과 구분되는 몇 가지 특성이 있다. 첫째, 신체 증상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아지고 막상 병원을 방문하면 뚜렷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은 경우가 흔하다. 둘째, 치매처럼 보일 수 있다. 우울감으로 인해 말수가 줄고 표정이 없어지며 행동이 느리고 인지기능이 저하돼 멍해 보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우울한 감정보다는 불안, 초조의 감정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증상은 지나친 죄책감이나 걱정, 불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홍유진 강릉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앞서 구분되는 노인 우울증의 특성을 배제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치매와 우울증을 감별해야 하고 신체증상을 호소한다면 해당 부위 진료를 먼저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진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할 때는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물 혹은 처방전을 지참하는 것이 좋다. 약의 종류에 따라 병용 여부가 다르기 때문이다. 노인 우울증이 진단되면 약물 및 상담 치료 등 정신건강의학과의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가족들은 치료과정을 잘 이어나갈 수 있도록 정확한 약물 복용을 도와주고 치료를 포기하지 않게 지속적으로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홍 교수는 "특히 신체증상이 두드러지는 노인 우울증의 특성상 진통제, 소화제 등의 일반의약품을 약국에서 수시로 구입하여 남용하는 사례가 많다"며 "부모님 집에 보관 중인 약물을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은 건강한 수면각성주기를 유지하는 것이다. 낮에 충분히 활동할 수 있도록 가벼운 산책이나 외식, 장보기 등의 외출 활동을 지원해 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5-01-28 18:27:44[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옛날 어느 마을에 떡을 좋아하는 사내가 한 명 있었다. 사내는 떡을 좋아해서 항상 설과 같은 명절만 기다렸다. 당시에는 먹을 것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설과 같은 명절이 아니고서는 떡을 먹을 기회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사내의 집에서는 그해 설에도 가래떡을 만들었다. 사내도 집에서 가래떡 만드는 과정을 열심히 도왔다. 먼저 멥쌀을 물에 불려서 물기를 뺀 후에 맷돌에 곱게 갈라서 쌀가루를 만들었다. 곱게 빻은 쌀가루는 시루에 담아 쪘다. 시루에 찐 떡을 떡메치기로 반복적으로 쳐내서 찰지게 만든 다음 이것을 다시 길게 늘여서 가래떡 모양으로 만들었다. 이 가래떡들은 말려 두었다가 떡국을 끓이거나 겨울철 좋은 간식으로 활용되었다. 아침부터 만들기 시작한 가래떡은 저녁이 돼서야 완성이 되었다. 사내는 가래떡을 많이 먹으려고 아침부터 일부러 굶기까지 했기 때문에 배가 많이 고팠다. 사내는 뜨거운 가래떡이 완성되자마자 한줄을 집어 들고 먹었다. 1년 만에 먹는 가래떡 맛은 기가 막혔다. 길이가 거의 1척(尺)이나 되는 가래떡을 물도 없이 순식간에 몇 개를 집어삼켰다. 그런데 갑자기 명치끝이 달리고 아프기 시작했다. 위장이 꽉 찬 듯 답답하고 아파졌다. 트림을 시원하게 하고 싶었지만 트림도 잘 나지 않으면서 구역감이 생겼다. 한번 토한 후에도 배는 불러오고 가스가 차고 더부룩했다. 눈을 감으면 어질거리는 느낌이 있었고 이마와 양쪽골에 두통도 생겼다. 마치 감기에 걸린 듯 몸은 으슬으슬하면서 손끝이 차가워졌다. 사내는 “어머니, 배가 뭉치고 계속 아프면서 불편합니다.”라고 울 듯이 말했다. 사내의 어머니는 “이거 동치미 국물인데, 마셔보도록 하거라. 원래 옛날부터 떡을 먹고 체하면 동치미 국물이 최고였다.”라고 했다. 실제로 생무에는 곡물의 탄수화물을 소화하는 효소가 풍부했다. 그래서 밥이나 떡을 먹고 체했을 때는 생무를 먹는 것이 응급처치였다. 동치미나 깍두기 또한 생무와 비슷한 효과가 있었다. 사내는 어머니가 건네준 동치미 국물 한 사발을 쭈욱하고 들이켰다. 식도부터 위장까지 시원한 느낌이 있었고 먹자마자 트림이 꺼억하고 났다. 좀 시원해지는 듯했지만 다시 명치가 답답하고 어지럽고 두통이 있는 것은 여전했다. 이때 사내의 아버지가 사내에게 등을 약간 앞으로 숙이게 하고서는 “체했을 때 등을 두드리면 내려갈 것이다.”라고 하면서 사내의 등을 두드렸다. 등의 척추 옆에는 많은 혈자리가 있는데, 명치부위 뒤편에는 비수혈(脾兪穴)과 위수혈(胃兪穴)이 있다. 비수혈은 11번 흉추 바로 옆으로 손가락 한마디 정도 떨어진 위치에 있고, 위수혈은 12번 흉추 바로 옆에 있다. 옛날부터 체하면 등을 두드리는 민간요법이 있었는데, 실제로 아무 곳이나 두드리기보다는 바로 비수혈과 위수혈 부위를 두드리면 효과적이다. 사내의 아버지가 주먹을 쥐고 사내의 등을 툭툭 툭하고 두드리자 사내는 다시 한번 트림을 꺽 꺼억하면서 “이제 속이 좀 풀립니다.”라고 했다. 밤이 되었다. 그런데 사내는 배가 다시 뭉치듯이 아파지기 시작했다. 명치가 달리는 느낌 때문에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 이제는 동치미 국물을 마셔봐도 효과가 없었고, 등을 때려 봐도 내려가지 않았다. 사내는 뒤척이며 잠을 한숨도 자지 못하고 누웠다가 앉기를 반복하면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사내의 아버지는 아들을 데리고 동네 약방을 찾았다. 사내의 아버지는 “의원양반, 이놈이 어제 저녁에 가래떡을 먹고 체해서 동치미 국물도 먹여보고 등도 두들겨 봤지만 아침까지 이 모양이요. 어떻게 좀 해 주시오.”라고 사정을 했다. 의원이 진찰해 보더니 “이 아들만 이런 것이요? 다른 가족은 문제가 없는 것이요? 설사는 없었소?”라고 물었다. 아버지는 “다른 가족도 가래떡을 모두 먹었지만 유독 아들놈 배가 아프오.”라고 했다. 의원이 보기에 설사는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모두 함께 먹었지만 혼자만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면 체기가 분명했다. 만약 동일한 음식을 먹은 모든 사람이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것은 곽란(癨亂), 즉 식중독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직 특정한 한 사람에게만 나타난다면 이것은 개인의 기능성 위장장애로 인한 소화불량이거나 알레르기 반응일 수 있으니 구별해야 한다. 의원은 삼릉침을 꺼냈다. 그러자 사내가 화들짝 놀라면서 “아니 의원님, 뭘 하시려고 이렇게 굵은 침을 꺼내신단 말입니까. 그냥 약을 좀 주시면 안되겠소?”하고 두려움이 떨며 물었다. 그러자 의원은 “체기에는 소체환 같은 약도 좋지만, 이렇게 급성으로 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소상혈에 출혈을 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네. 조금만 참으면 바로 끝날 것이니 걱정하지 말게나.”라고 안심을 시켰다. 소상혈(少商穴)은 엄지손가락 손톱 뿌리부위 안쪽 각진 곳에서 세로와 가로 선을 연결했을 때 만나는 부분에 해당하는 혈자리다. 의원이 사내의 양쪽 손가락 소상혈을 찔러 사혈(瀉血)을 시키자 사내는 명치를 막고 있는 큰 바윗덩이가 치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눈은 밝아지고 계속되었던 구역감이 사라졌다. 숨도 편하게 쉴 수 있었으며 손끝에 온기가 돌았고 두통도 사라졌다. 눈을 감아도 느글거리거나 어지러운 증상도 없었다. 집에서 소상혈을 사혈하고자 할 때는 알코올 솜으로 소상혈 부위를 소독한 후 일회용 사혈침을 이용해서 피를 한 방울 정도만 내면 된다. 가벼운 경우는 한쪽만 사혈을 해도 바로 효과가 나타난다. 증상이 심하면 양쪽 엄지손가락 모두 사혈하고,엄지발가락 안쪽에 있는 은백혈 또한 동일한 방법으로 사혈을 시키면 더욱 효과적이다. 옛날 어머니들이 하던 방식으로 굳이 손가락에 고무줄을 묶고서 사혈을 시키지 않아도 된다. 피는 많이 낼 필요가 없이 단지 메주콩 양만큼 한 방울 정도 나면 다시 소독솜으로 눌러 소독하고 눌러서 지혈한 후에 일회용 밴드를 붙여 주면 끝난다. 항간에 손따기는 플라시보 효과라든지 다른 곳에 통증을 느끼게 함으로써 원래 불편했던 통증을 잊게 한다는 등등의 말들이 있지만 손따기는 실제로 임상에서 효과적인 치료법이며, 그 근거도 충분하다. 손따기는 그냥 옛날 어머니들만의 민간요법만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다. * 제목의 ○○○은 ‘손따기’입니다. 오늘이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태평성혜방> 少商二穴者, 木也, 在手大指端內側, 去爪甲角如韮葉, 白肉際, 宛宛中是也, 手太陰脈之所出爲井也, 針入一分, 主不能食, 腹中氣滿, 喫食無味, 留三呼, 瀉五吸, 宜針不宜灸, 以三棱針刺之, 令血出勝氣, 針所以勝氣者, 此脈脹腮之候, 腮中有氣, 人不能食, 故刺出血, 以宣諸臟腠也, 愼冷熱食. (소상 두혈은 오행으로 목에 해당한다. 엄지손가락 끝부분 안쪽에 있는데, 손톱 조갑각에서 부추잎만큼 거리가 떨어져 있고 적백육제 사이로 가볍게 움푹 팬 듯한 곳이다. 수태음맥이 시작되는 혈자리로 정혈이다. 침은 1푼을 놓는다. 능히 식사를 하지 못하거나 배가 가스가 많이 차거나 밥을 먹어도 맛을 느끼지 못하는 증상에 숨을 3번 쉴 동안 유침시키고 다섯 번 내 뱉을 때 발침해서 사한다. 침은 마땅하지만 뜸은 뜨지 못한다. 삼릉침을 이용해서 찌르면 피가 나게 해서 기를 이겨낸다. 침이 기를 이겨내는 자는 맥이 부풀어 올라 뺨이 붓고 기차 차오르면서 식사를 하지 못할 때도 찔러서 출혈을 시키는 이유가 되니 이로써 모두 장부의 주리를 펼치는 것이다. 너무 차거나 뜨거운 음식은 삼가야 한다.) <향약집성방> 少商以三稜鍼剌之, 微出血, 洩諸臟熱湊, 不宜灸. (소상혈은 삼릉침으로 자침하여 약간 출혈시키면 모든 장부의 열이 빠져나가게 되어 촉촉해진다. 뜸은 마땅하지 않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1-21 16:24:34[파이낸셜뉴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노년층의 건강관리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근감소증(Sarcopenia)'은 단순히 근육의 감소를 넘어 신체 활동성과 독립적인 생활 유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예방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박영민 일산병원 교수는 20일 "근감소증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적절한 예방과 관리로 충분히 발생 시기를 늦추고 극복할 수 있다"며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잡힌 영양 섭취,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근감소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근감소증은 노화로 인한 근육량과 근력의 감소 상태를 의미한다. 근육량은 일반적으로 30대 후반부터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며, 50대 이후 매년 1~2%씩 감소하고 70대에는 감소 속도가 급격히 빨라져 신체 기능 저하와 삶의 질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근감소증 환자는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근지구력이 약해져 일상생활 수행이 어려워지며, 다른 사람의 도움을 자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또한 골다공증, 낙상, 골절의 위험이 증가하며 근육의 혈액 순환과 호르몬 조절 기능이 약화되어 기초대사량 감소를 초래한다. 이로 인해 만성질환 관리가 어려워지고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근감소증의 원인 근감소증의 발생 원인은 다양하다. 운동 부족과 영양결핍은 근감소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노화로 인한 호르몬 변화와 단백질 합성 능력 저하, 신체 활동 부족, 불균형한 영양 섭취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당뇨병, 감염병, 암 등과 같은 급만성 질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근감소증은 여러 질환의 경과와 회복, 관리 등에 악영향을 미친다. 근감소증의 진단 근감소증은 간단한 자가 진단부터 전문적인 의학적 진단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자가 진단법으로는 걷기 속도 측정, 악력 측정,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기 테스트가 있다. 걷기의 경우 4m를 걷는 데 5초 이상 걸리면 근감소증을 의심할 수 있다. 또 악력을 측정해 남성의 경우 26kg, 여성의 경우 18kg 미만일 때 근감소증 위험이 높다고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의자에서 일어나 앉기를 30초 동안 10회 이상 하지 못한다면 근감소증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 이 외에도 전문적인 진단법으로 이중에너지 X선 흡수법(DEXA)과 생체 전기 임피던스 분석법(BIA)을 통해 근육량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고, 400미터 6분 보행검사 등을 실시해 보행속도를 측정하기도 한다. 이러한 진단 방법들은 근감소증의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유용하다. 운동·영양·삶 만족도 유지 근감소증은 적절한 예방과 관리로 발생 시기를 늦추고 극복할 수 있다. 근력 저하나 근감소증이 나타나면 증상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찾아 동반 질환을 확인한 후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의학적으로는 원인이 될 만한 약물 복용 여부, 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골다공증, 낙상, 연하장애 등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이 필수적이다. 운동은 근육량과 근력을 유지하고 낙상 위험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저항 운동과 유산소운동, 균형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영양 관리도 필요하다. 근육 생성을 위해 단백질을 필수로 섭취해야 하며 체중 1kg당 최소 1.2~1.5g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끼니마다 고기, 생선, 두부, 계란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고, 필요시 단백질 보충제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근 노년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산양 단백질은 소화가 잘되고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적어 노년층에게 적합한 단백질 보충제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콩, 퀴노아, 견과류 등 식물성 단백질도 아미노산이 풍부해 근육 생성에 유익하다. 더불어, 비타민 D, 칼슘, 마그네슘 등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거나 보충제를 복용해 근육과 뼈 건강을 유지하고 탈수 방지를 위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체적 건강관리 외에도 정신적·정서적 건강을 포함한 종합적인 생활 관리가 필요하다. 수면은 신체 회복과 근육 생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하루 7~8시간 정도 충분히 자고,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취미 생활이나 지역사회 활동 등에 참여해 활발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정신 건강과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5-01-20 10:52:55[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 주> 옛날에는 강황(薑黃)보다 울금(鬱金)이 인기가 많았다. 당시 강황은 재배량이 많아서 흔했지만 울금은 귀했다. 시장에는 약재를 파는 약재상들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울금과 강황이 서로 비슷한 모양 때문에 서로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강황을 울금이라고 속여팔기도 했다. 일부 상인은 봉아출(蓬莪朮)이라는 약재까지 섞어 팔기도 했다. 그러나 봉아출은 약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자칫 심각한 부작용이 생기기도 했다. 어느 날, 이러한 병폐를 익히 알고 있었던 한 의원이 제자와 함께 시장을 찾았다. 그 의원은 산에서 오랫동안 약초를 캐왔기 때문에 서로 비슷한 약초들을 구분하는데도 해박한 지식이 있었다. 의원이 시장에 들어서자 약재를 파는 상인들을 쉽게 만났을 수 있었다. 약재상의 가판대에는 많은 약재들이 쌓여 있었고 그 앞에는 커다랗게 ‘진울금(眞鬱金)’이라고 쓰인 간판이 걸려 있었다. 의원은 “이 약재가 정말 울금인가?”하고 약재상에게 물었다. 약재상은 서슴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소. 진짜 울금이니 안심하고 사시오.”라고 했다. 의원은 약재를 집어 들고 그 색과 향, 맛을 꼼꼼히 살폈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강황과 봉아출이 섞인 가짜 울금이었다. 의원은 약재상에게 “이것은 진짜 울금이 아니지 않소. 여기에는 강황이나 봉아출이 섞여 있잖소. 아무리 일반 사람들이 울금과 강황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해서 어떻게 해서 이렇게 사람들을 속일 수 있단 말이요.”하고 나무랐다. 약재상은 의원이 한눈에 가짜 울금이라는 것을 알아보자 깜짝 놀라면서 얼굴이 벌게졌다. 그러나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상인은 오히려 흥분하면서 “당신이 알면 얼마나 안다고 이러는 것이요? 어디 한번 이것이 울금이 아니라는 증거를 대 보시오.”라고 큰 소리로 떠들면서 대들었다. 약재상이 큰소리를 치는 바람에 주위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의원은 울금과 강황을 하나씩 집어 들고서는 “진짜 울금은 이처럼 겉은 노랗고 속은 붉으며, 향이 은은하고 맛은 쓴맛과 단맛이 섞여 있소. 그런데 이것은 강황이잖소. 강황은 이것과 같이 곁과 속이 모두 노란색을 띠지요. 그리고 모양을 보면 울금은 매미 배처럼 둥글고 뾰족한 반면, 강황은 생강이나 오이같이 둥글고 크지요. 냄새와 맛을 보면 강황은 강렬한 매운 향이 강하지만 울금은 은은하고 단내가 나는 것이 차이요.”라고 설명을 했다. 사람들이 가판대에 깔려 있는 것을 보니 정말 울금과 강황이 섞여 있었다. 의원은 또다시 한 약재를 들어 보이고서는 “이것은 울금도 강황도 아니라 바로 봉아출 아니요. 봉아출 또한 울금이나 강황과 모양은 비슷한데, 향은 적고 색이 노랗지가 않소이다. 크기로 보면 봉아출이 가장 큰 덩어리인데, 색은 청흑색을 띠는 것이 다르지요. 요즘 시중에 봉아출 또한 찾아보기 힘든 것은 모두 이처럼 울금으로 속여서 팔리기 때문이 아니겠소.”라고 따졌다. 사람들은 의원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혀를 끌끌 차면서 약재상을 쳐다보았다. 약재상은 아무 소리도 못하고 재빨리 가판대 위의 잡다한 약재들을 거둬서 투덜거리면서 시장을 떠났다. 이 장면을 보던 다른 약재상들도 서둘러서 약재 가판대에서 가짜 울금을 치웠다. 약재상이 도망치듯이 자리를 떠나자 제자가 의원에게 물었다. “스승님, 울금과 강황은 맛이나 모양이 다르다면 그 효능도 다르겠습니다. 어떤 차이가 있사옵니까?” 그러자 의원은 제자에게 “울금은 맛이 쓰고 성질은 냉하며 어혈과 울체된 것을 풀고, 강황은 맛이 맵고 성질은 따뜻하며 어혈과 기체(氣滯)로 인한 팔다리가 저리고 아픈 증상을 치료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강황이 울금보다 약성이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을 해 주었다. 제자는 “울금과 강황을 사용하는데 있어 허증과 실증에 어떻게 적용해야 합니까?”하고 물었다. 의원은 “좋은 질문이다. 요즘 울금이든지 강황이나 봉아출이든지 몸에 좋다고 해서 아무 때나 함부로 달여 먹거나 가루 내서 먹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 약재는 기운이 강해서 몸이 약하거나 기운이 없거나 하는 경우에는 함부로 복용하면 안된다.”라고 했다. 의원은 이어서 말하기를 “울금은 주로 소화를 돕고 간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사용되고, 강황은 염증을 완화하고 통증을 줄이는 데 유용하다. 두 약재 모두 훌륭하지만 구분해서 써야 효과가 있단다. 특히나 봉아출은 더더욱 성질이 맹렬해서 병약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단다.”라고 했다. 실제로 울금이나 강황은 공통적인 부작용으로 기운이 너무 약한 경우에는 복용하면 안된다. 구체적으로는 소화불량이나 복부 불편감 등 소화기 장애를 유발할 수 있고, 저혈압이 있거나 항응고제를 복용 중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여성의 경우 생리량이 많은 경우에도 주의해야 한다. 또한 이들 약초는 자궁 수축작용이 있어서 임산부는 섭취하면 안된다. 요즘 강황을 많이 복용하는데, 강황은 특히 소량에서는 냉증에 의한 복통을 진정시키고 소화를 돕고 면역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하지만, 위장이 너무 약한 경우는 강황의 쓴맛과 매운맛이 소화기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요즘도 강황과 울금이 서로 비슷해서 이름이 혼용되고 있다. 강황을 보고 울금이라고 하고 울금을 보고 강황이라고도 한다. 어디에서는 둘이 서로 같은 식물이라고 하고 또는 다른 곳에서는 다른 식물이라고 한다. 그러나 강황과 울금은 같은 생강과로서 기원식물은 같지만 서로 다른 학명을 가지고 있는 만큼 구분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과거에 유행했던 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질 수 있다. 과거에는 울금을 더 귀하게 여겼지만 요즘은 강황의 노란색 색소인 커큐민에 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면서 강황이 더 약용가치가 있다고 여긴다. 요즘 시장에서는 울금을 가지고 강황이라고 우기면서 팔고 있다. * 제목의 ○○은 ‘울금’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출처 < 본초몽전(本草蒙筌)> 按, 鬱金, 薑黃兩藥, 實不同種, 鬱金味, 苦寒, 色赤, 類蟬肚圓尖, 薑黃味辛溫, 色黃, 似薑, 瓜圓大, 鬱金最少, 薑黃常多, 今市家惟取多者, 欺人. (살펴보건대, 울금과 강황의 두 가지 약은 실제로 같은 종류가 아니다. 울금은 성미가 쓰고 차며 적색이고 매미 배처럼 둥글고 뾰족하다. 강황은 성미가 맵고 따뜻하며 황색이고 생강이나 오이같이 둥글고 크다. 생산량은 울금은 매우 적고 강황은 항상 많으니 시장에서 울금을 유난히 많이 갖고 있는 상인들은 사람들 속이는 것이다.) < 본초종신(本草從新)> 今市中所用者, 多是薑黃, 並有以蓬朮偽之者, 俱峻削性烈, 病挾虛者大忌. (시중에서 사용하는 것은 대부분 강황이다. 아울러 봉아출을 거짓으로 사용하는데, 모두 약성이 강렬하여 엄히 깎아내는 성질이 있으므로 허증을 낀 사람은 크게 꺼린다.) < 본초비요(本草備要)> 鬱金, 體銳圓如蟬肚, 外黃內赤, 色鮮微香, 味苦帶甘者眞, 市人多以薑黃僞之. (울금은 모양이 예리하고 둥글며 매미의 배처럼 생겼고, 겉은 노랗고 속은 붉으며, 색이 선명하고 약간 향기가 나며, 맛은 쓴맛에 단맛이 섞여 있는 것이 진품이다. 시장에서는 사람들이 종종 강황을 가지고 속인다) < 본초구진(本草求真)> 鬱金. 出川廣, 圓如蟬肚, 外黃內赤, 色鮮微香帶甘者真, 市人多以薑黃偽充. (울금은 사천과 광둥 지방에서 나며, 모양이 둥글고 매미의 배처럼 생겼다. 겉은 노랗고 속은 붉으며, 색이 선명하고 약간의 향기와 단맛이 있는 것이 진품이다. 시장에서는 사람들이 종종 강황을 가지고 속여서 충당한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1-15 14:14:57독감은 일반 감기와는 달리 심각한 증상을 동반하며, 회복 후에도 피로, 기침, 근육통 등의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독감 후유증이 장기화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후유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예방하는 치료 방법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독감 후유증을 체내의 정기(正氣)가 손상된 상태로 본다. 바이러스와 싸우는 과정에서 기혈(氣血)의 순환이 저하되고, 폐와 비장의 기능이 약화되어 피로감, 기침, 호흡 곤란, 소화 장애 등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잦은 독감으로 인해 면역체계가 더욱 약화되면서 다른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독감 후유증으로 쇠약해진 몸을 회복하기 위해 기혈을 보강하는 한약 처방이 이루어진다.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보중익기탕, 십전대보탕 등이 있으며, 환자의 체질과 상태에 맞춰 맞춤형 한약을 조제한다. 침구 치료는 체내 경락의 흐름을 원활히 하여 면역력을 강화하고, 폐와 비장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폐경락을 자극하는 혈자리인 태연, 합곡, 족삼리 등을 활용해 기침과 피로를 완화할 수 있다. 그리고, 독감으로 약해진 폐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약침 요법이 활용된다. 약침은 한약 성분을 경혈에 직접 주입하는 치료법으로, 폐 기능 개선과 염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훈증 요법은 한약재 증기를 이용해 체내 순환을 돕는 방법으로, 독감 후 체내의 한기를 제거하고 체력을 회복시키는 데 유용하다. 한의학에서는 체온 유지를 면역력의 핵심으로 봅니다. 평소 따뜻한 음식을 섭취하고, 찬 음식이나 음료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정한 수면과 식사 패턴을 유지하여 몸의 리듬을 안정화하고, 가벼운 운동으로 혈액순환을 촉진할 수 있으며 환절기에는 체온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얇은 옷을 겹쳐 입어 체온 변화를 방지하고, 한약으로 체력을 보강하고 왕뜸으로 기초체온을 올려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독감 후유증은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면역력 회복과 전신적인 건강 관리가 필수적이다. 한의학적 치료는 체질과 증상에 맞춘 맞춤형 접근법으로 체내 균형을 회복시키고, 독감 후유증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독감 바이러스와 싸움에서 이겼다 해도 신체가 겪는 면역력 소실이 크다. 이때 면역력 관리에 한의학적 방법으로 신경을 쓴다면 독감 후유증을 극복할 수 있게 도움이 될 것이다. 안덕근 자황한방병원 병원
2025-01-09 19:2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