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진이 창립 80주년을 맞아 과거 베트남에서 역사적 순간을 공유했던 맹호부대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25일 밝혔다. 한진 임직원 20여명은 지난 24일 국립서울현충원 제3묘역에서 묘역 주변 청소, 잡초 제거 등 환경정화 활동을 펼쳤다. 한진은 이날 수도기계화보병사단(맹호부대)에 부대 위문금을 전달하고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렸다. 이번 봉사활동에는 참전유공자 자녀인 한진 직원도 참여했다. 한진은 1966년 베트남에서 물류 사업을 시작할 당시부터 60년 가까이 맹호부대와 인연을 이어왔다. 한진은 1945년 창립 이래 수송보국의 창업이념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물류 산업을 선도해온 종합물류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택배와 컨테이너 운송을 도입하는 등 물류 분야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 로서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함께 성장해왔다. 올해로 창립 80주년을 맞은 한진은 이를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사내외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한진 관계자는 "머나먼 타국 땅에서 사업을 개척해야 했던 한진은 당시 베트남에 있던 맹호부대로부터 여러 도움을 받으며 현지에 안착할 수 있었다"며 "이후 현지에서 전역한 맹호부대원들을 채용하고 파병 한국군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등 교류를 이어나갔다"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5-04-25 10:47:12한진그룹은 5일 창업주 조중훈 탄생 100주년을 맞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선영에서 약 60여명의 그룹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 추모행사를 가졌다고 밝혔다.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는 '수송보국' 철학을 바탕으로 한 나라의 동맥인 수송 사업을 발전시켜 대한민국 국가경제에 기여했다. 특히 이번 추모행사는 한진가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열려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참석자들은 창업주의 창업 철학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은 1920년 2월 11일(음력) 서울시 미근동에서 태어나 1945년 11월 1일 인천에 트럭 한대를 가지고 한진상사를 창업, 한진그룹의 태동을 시작했다. 1967년 7월 해운업 진출을 위해 대진해운을 창립하고, 그 해 9월엔 베트남에 투입된 인원과 하역장비, 차량, 선박 등에 대한 막대한 보험료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동양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를 인수했다. 1968년 2월에는 한국공항, 8월에는 한일개발을 설립하고, 9월에는 인하공대를 인수했다. 특히 1969년 박정희 대통령의 간곡한 권유를 받아들여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국영 대한항공공사를 인수, 대한항공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항공사업에 뛰어들었다. 조 전 회장은 기업은 반드시 '국민 경제와의 조화'라는 거시적 안목에서 운영해야 하고, 눈앞의 이익 보다는 국익을 위해 기업이 일정 부분의 손해도 부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2020-03-05 16:41:01[파이낸셜뉴스] 한진그룹은 5일 창업주 조중훈 탄생 100주년을 맞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선영에서 약 60여명의 그룹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 추모행사를 가졌다고 밝혔다.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는 '수송보국' 철학을 바탕으로 한 나라의 동맥인 수송 사업을 발전시켜 대한민국 국가경제에 기여했다. 특히 이번 추모행사는 한진가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열려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참석자들은 창업주의 창업 철학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은 1920년 2월 11일(음력) 서울시 미근동에서 태어나 1945년 11월 1일 인천에 트럭 한대를 가지고 한진상사를 창업, 한진그룹의 태동을 시작했다. 1967년 7월 해운업 진출을 위해 대진해운을 창립하고, 그 해 9월엔 베트남에 투입된 인원과 하역장비, 차량, 선박 등에 대한 막대한 보험료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동양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를 인수했다. 1968년 2월에는 한국공항, 8월에는 한일개발을 설립하고, 9월에는 인하공대를 인수했다. 특히 1969년 박정희 대통령의 간곡한 권유를 받아들여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국영 대한항공공사를 인수, 대한항공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항공사업에 뛰어들었다. 조 전 회장은 기업은 반드시 '국민 경제와의 조화'라는 거시적 안목에서 운영해야 하고, 눈앞의 이익 보다는 국익을 위해 기업이 일정 부분의 손해도 부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2020-03-05 12:11:41"대한항공이 방위산업으로 돈 벌었다는 얘기를 들어서는 안된다. 적자를 보더라도 품질에 만전을 기해라." 한진그룹 창업주 고 조중훈 명예회장이 40년 전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임원들에게 당부한 그의 지론이다. 당시 정부의 한국 최초 제트전투기 '제공호' 개발에 동참한 대한항공은 사운을 걸고 막대한 투자에 나섰고, 1982년 본격 양산 이후 거듭되는 손실에도 제작을 이어갔다. 수송을 통해 국가에 기여한다는 '수송보국'의 한진그룹 창업이념이 국가가 없으면 방위산업도 없다는 '방산보국'으로 이어졌기에 가능했다. 현재까지 대한항공은 자주국방의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다. 다만, 기업의 희생이 요구되는 방위사업은 안정된 경영권에서만 존속될 수 있다. 단기 성과주의를 앞세우면 존립 자체가 불투명해진다. 실제 한진그룹이 경영권 위협에 노출되면서 대한항공 방위사업의 심장부인 항공우주사업본부가 먹잇감이 되는 등 그룹 창업정신이 위기를 맞고 있다. 영공수호의 조력자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국내 최대의 국적 민간 항공사이자 대한민국의 방위산업을 선도하는 방산업체이다.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대한항공 김해테크센터를 통해 영공 방위 핵심전력인 전투기와 헬기 등의 정비, 생산을 맡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뿐 아니라 동맹국 미국의 전략자산도 대한항공의 몫이다. 대한항공은 태평양 지역의 유일한 미군 항공기 종합 정비창 업체다. 1983년 이후 미국 공군 전투기의 창정비를 수행하고 있다. 2011년에는 미국 공군으로부터 약 4억달러 규모의 F-15 전투기 성능 개량 사업을 수주해 2016년까지 총 60대의 성능 개량과 정비를 담당했다. 아파치 롱보, 블랙호크, 시누크 등 기동 헬기 정비도 대한항공의 영역이다. 지난 2014년 도입된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A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은 정비업체 컨소시엄 '팀 ROK'의 핵심 멤버로 해당 기종의 정비 권한을 갖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500MD 무인헬기(KUS-VH)의 초도비행에 성공했다. 국방비를 줄이고, 위험 지역에서 유인헬기와 조종사 손실을 막기 위해 퇴역을 앞둔 500MD 헬기를 무인화하는 개발사업으로 올해 양산을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은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해 2시간까지 운용이 가능한 소형 드론도 최근 개발했다. 미래 무인기 시장에 대비해 스텔스 무인기 기술시험기 개발을 완료하고 핵심기술 고도화도 수행 중이다. 또한 근접 감시용 및 사단 정찰용 무인기 개발로 자주국방과 군 현대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무궁화호, 나로호 3호 등 국내 인공위성 개발에선 대한항공의 미래 첨단기술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해 조원태 회장 취임 이후 대한항공 방위사업 역량은 한층 강화되고 있다. 향후 다양한 기종의 전투기·헬기의 성능 개발을 위해 기술 인력 확충과 시설 현대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 추가로 투입되는 비용만 연간 수백억원 규모로 전해졌다. 외부세력에 위협받는 방위사업 한국 국방력과 직결되는 대한항공 방위사업의 구심점은 지난 1975년 출범한 항공우주사업본부이다. 연간매출은 최대 1조원에 육박한다. 지난 2017년에는 영업손실 324억원으로 일시적 경영악화를 겪었지만, 2018년 흑자달성으로 안정궤도에 재진입했다. 하지만,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을 촉발한 KCGI는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사업 및 항공정비 부문을 자회사로 분리 후 상장할 것을 요구했다. 명분은 상장을 통한 신규 투자금 확보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회사의 장기 발전을 위해 불필요한 유휴자산과 국내 고용창출 없는 자산 매각도 제안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김해 테크센터는 단순한 여객기 정비센터가 아니라 군사보안 1급의 국가 시설이다. 아시아태평양지역 미국 공군 전투력 유지의 핵심 시설이기 때문이다. 또한, 방위산업 및 미군과 거래하는 방산업체의 특성을 감안하면 신뢰관계가 한번 무너지면 회복 불가능이다. 업계에선 한마디로 항공업과 방위산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제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과 3자 연합을 구성한 KCGI가 한진칼의 경영권을 쥐게 될 경우 대한항공 방위사업은 단기 성과주의에 내몰려 갈림길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가 짙다. 업계 관계자는 "방위사업은 오랜 기간 인력과 자금을 대거 투자해야 개발 및 성과를 거둘 수 있고, 이를 통해 국가에 기여하는 사업"이라며 "당장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사모펀드가 책임질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대한항공의 방위사업이 흔들리면 국가 안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2020-02-19 17:38:18한진그룹이 그룹의 창립 철학인 '수송보국'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호텔·레저사업을 정리하고, 그룹의 핵심사업인 항공·물류사업과 시너지가 나지 않는 부동산도 매각한다. 이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신규 항공기 도입 등 항공사업에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진그룹은 또 지주회사인 한진칼 이사회 규정을 개정해 현재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가 당연직으로 맡도록 돼 있는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출하도록 했다. 경영을 감시하는 이사회 역할을 더욱 강화해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조 회장이 앞으로 이사회 의장직을 맡으려면 이사회의 선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수송보국'에 그룹 역량 집중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7일 이사회를 열고 칼호텔네트워크 소유의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월셔그랜드센터와 인천의 그랜드 하얏트 인천까지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해 지속적인 개발·육성 또는 구조개편의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전날 대한항공이 소유한 서울 경복궁 옆 송현동 소재 토지(3만6642㎡), 건물(605㎡) 매각과 인천 중구 을왕동 소재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연내매각 발표에 이은 추가적 자산매각 발표다. 그뿐만 아니라 한진은 ㈜한진 소유 부동산, 그룹사 소유 사택 등 국내외 부동산뿐 아니라 국내기업에 단순출자한 지분도 모두 정리한다.한진그룹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자산 중 필수적이지 않거나 시너지가 없는 자산을 매각하기로 했다"며 "그룹 내 호텔·레저사업의 전면개편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겠다는 적극적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수익성이 떨어지는 비주력사업을 팔아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항공·운송 등 핵심사업에 역량을 쏟아붓는다. 특히 항공운송 사업엔 신형기 도입과 항공기 가동률을 높여 생산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델타항공과 맺은 조인트벤처(JV) 등을 확대하고, 지난해 카카오 등과 맺은 금융·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제휴 등 국내외 사업파트와 협력의 폭도 넓힌다.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택배·국제특송, 물류센터, 컨테이너 하역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육상운송·포워딩·해운·유류판매는 수익성 개선에 힘을 쏟는다. 이 밖에 항공우주사업, 항공정비(MRO), 기내식 등 전문 사업영역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한항공 IT부문과 함께 한진정보통신, 토파스여행정보 등 ICT사업은 효율성과 시너지를 확대하는 데 방점을 맞춘다.■"주주가치 높이겠다"특히 한진칼은 이날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출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또 한진칼은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키로 했다. 앞서 작년 11월 이사회에서 거버넌스 위원회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를 설치한 것처럼 주주권익 보호체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또 한진칼, 대한항공, 진에어 등 주요 그룹사의 보상위원회·거버넌스위원회·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 이사회 의장도 이사회에서 선출토록 할 예정이다. 그룹 관계자는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가 기업 평가의 중요한 척도인 만큼 ESG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를 지속,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아울러 이날 한진칼은 지난해 매출 1조2037억원, 영업손실 42억원, 당기순손실 2558억원의 잠정실적(연결기준)을 발표했다. 그룹 관계자는 "별도기준으론 당기순이익 379억원을 기록, 배당가능한 수준"이라며 "연결기준 적자가 난 건 자회사 진에어가 국토교통부 제재로 491억원 적자를 기록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진 총수일가와 경영권 분쟁 중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은 이날 한진칼 이사회 발표에 대해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의 표를 얻기 위해 급조한 대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2020-02-07 17:56:09[파이낸셜뉴스] 한진그룹이 그룹의 창립 철학인 '수송보국'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한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호텔·레저사업을 정리하고 그룹의 핵심사업인 항공·물류사업과 시너지가 나지 않는 부동산도 매각한다. 이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신규 항공기 도입 등 항공사업에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진그룹은 또 지주회사인 한진칼 이사회 규정을 개정해 현재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가 당연직으로 맡도록 돼 있는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출하도록 했다. 경영을 감시하는 이사회 역할을 더욱 강화해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조 회장이 앞으로 이사회 의장직을 맡으려면 이사회의 선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수송보국'에 그룹 역량 집중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7일 이사회를 열고 칼호텔네트워크 소유의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부지를 매각키로 결정했다. 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월셔그랜드센터와 인천의 그랜드 하얏트 인천까지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해 지속적인 개발·육성 또는 구조 개편의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전날 대한항공이 소유한 서울 경복궁 옆 송현동 소재 토지(3만6642㎡) 및 건물(605㎡) 매각과 인천시 중구 을왕동 소재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연내 매각 발표에 이은 추가적인 자산 매각 발표다. 뿐만 아니라 한진은 (주)한진 소유 부동산, 그룹사 소유 사택 등 국내외 부동산 뿐 아니라 국내 기업에 단순 출자한 지분도 모두 정리한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보유하고 있는 자산 중 필수적이지 않거나 시너지가 없는 자산을 매각키로 했다"며 "그룹 내 호텔·레저사업의 전면 개편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수익성이 떨어지는 비주력 사업을 팔아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항공·운송 등 핵심사업에 역량을 쏟아붓는다. 특히 항공운송 사업엔 신형기 도입과 항공기 가동률을 높여 생산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델타항공과 맺은 조인트벤처(JV)등을 확대하고, 지난해 카카오 등과 맺은 금융·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제휴 등 국내외 사업파트와 협력의 폭도 넓힌다.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택배·국제특송, 물류센터, 컨테이너 하역 사업은 집중 육성하고, 육상운송·포워딩·해운·유류판매는 수익성 개선에 힘 쏟는다. 이밖에 항공우주사업, 항공정비(MRO), 기내식 등 전문 사업 영역의 경쟁력을 높이고, 대한항공 IT 부문과 함께 한진정보통신, 토파스여행정보 등 ICT 사업은 효율성과 시너지를 확대하는 데 방점을 맞춘다. ■"주주가치 높이겠다" 특히 한진칼은 이날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에서 선출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또, 한진칼은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키로 했다. 앞서 작년 11월 이사회에서 거버넌스 위원회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보상위원회를 설치한 것처럼 주주권익 보호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또, 한진칼, 대한항공, 진에어 등 주요 그룹사의 보상위원회·거버넌스위원회·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이사회 의장도 이사회에서 선출토록 할 예정이다. 그룹 관계자는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가 기업 평가의 중요한 척도인 만큼 ESG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를 지속,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이날 한진칼은 지난해 매출 1조2037억원, 영업손실 42억원, 당기순손실 2558억원의 잠정실적(연결기준)을 발표했다. 그룹 관계자는 "별도기준으론 당기순이익 379억원을 기록, 배당가능한 수준"이라며 "연결기준 적자가 난 건 자회사 진에어가 국토교통부 제재로 491억원 적자를 기록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진 총수일가와 경영권 분쟁 중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은 이날 한진칼 이사회 발표에 대해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의 표를 얻기 위해 급조한 대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2020-02-07 15:34:10"가족들과도 지금 많이 협의하고 있고, 합의가 완료됐다고 말씀은 못드리지만 지금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대한항공 기자간담회에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지분 상속과 관련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제75차 서울 연차총회 폐막 이후 국내외 취재진을 대상으로 진행됐다.■조원태 회장 "별도 유언 없었다" 조 회장은 지분 상속과 관련 선친의 구체적인 유언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선대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시는 바람에 특별히 말씀을 많이 못하셨다. 들을 기회도 많이 없었다"며 "그러나 평소에 말씀하셨던 내용이 '가족 간 화합에서 회사를 지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항상 말씀하셨다"고 말했다.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조양호 전 회장이 17.84%, 조원태 신임회장이 2.34%,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2.31%,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2.3%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명희 전 이사장이 상속 우선순위로 조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17.84% 중 약 5.95%, 삼남매는 각각 약 3.96%를 확보하게 된다.이날 간담회에선 장내에서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면서 한진가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에 대한 방어책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KCGI는 한진칼 2대주주로 고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에도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며 현재 지분 15.98%를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은 "KCGI는 사실 한진칼의 주주고, 큰 주주긴 하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KCGI와 경영권과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일각의 보도에 대해서도 "저나 회사가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최근에 만난 것은 없으며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작년으로 알고 있다. 그 이후에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이어 상속세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주가에 반영될까봐 굉장히 조심스럽다.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한항공 ‘수송보국’ 경영철학 승계"조원태 회장이 지난 4월 24일 회장직에 오른 만큼 향후 경영 방향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특히 최근 유가나 환율 등 대외환경이 좋지 않은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약진을 어떻게 방어할 지 대한 질문이 국내외 기자들을 막론하고 쏟아졌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은 지난 12년 동안 저가항공사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최근들어 시장 동향을 보면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많은 검토와 의견을 나눠본 결과, 앞으로 좀 더 전략적으로 과감한 전략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아직도 주변에서 회장이라 부르면 옆을 쳐다보게 된다. 급작스럽게 일을 당하고 회사의 미래를 위해 (회장직을)수락은 했지만, 아직 조금 마음이 허전하다"면서 다시금 '수송보국'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은 선대 조양호 회장님, 창업주 조중훈 회장님의 경영 철학이었던 수송보국이란 철학을 받들어 지금 우리의 사업을 이어가는 것이며 경영 방안에 대해선 큰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이날 폐막된 IATA 서울 연차총회의 의미에 대해서는 "전 세계 주요 항공업계의 중요한 인사분들이 와서 자리 해주신 것이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위상 제고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대한항공은 그 업계에서 리더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선친이 오랜 기간 IATA 이사회 멤버로서 활동한 바 있다. 저도 이번에 당선된 만큼 앞으로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2019-06-03 18:13:48\r\r\r\r\r\r\r\r\r\r\r\r한진그룹은 2일 오후 인천 운서동 그랜드하얏트인천 웨스트타워 그랜드볼룸에서 한진그룹 창립 70주년 행사를 열고, 한진그룹 창업주인 정석(靜石) 조중훈 회장의 일대기를 정리한 전기 '사업은 예술이다' 출간을 기념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r\r\r\r\r\r\r\r\r\r\r\r\r\r\r\r\r\r\r\r\r\r\r\r"선장이 키를 놓지 않는 한 전진하는 배는 흔들리지 않는다."('해운왕 꿈을 이루다' 중에서), "일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수송외길을 위한 변주곡' 중에서),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외교다. 외교력은 신뢰와 열정에서 나온다."('열정의 민간외교가' 중에서)한진그룹을 창업하고 국가 경제에 이바지한 정석(靜石) 조중훈 회장이 생전에 최고경영자(CEO)로서, 민간외교가로서 후배들에게 강조한 철학 중 일부다. 조중훈 회장의 일대기를 정리한 전기 '사업은 예술이다'가 출간됐다.한진그룹은 2일 인천 운서동 그랜드하얏트인천 웨스트타워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한진그룹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조중훈 회장 전기 출간기념회를 함께 가졌다. 지난 1일 창립 70주년을 맞은 한진그룹은 청년 조중훈의 도전과 열정, 수송보국의 창업정신과 경영철학을 되새기기 위한 추모사업의 일환이자 창업주의 업적을 통해 그룹 성장의 역사적 기록을 남기고, 대한민국 교통.물류산업의 발전사를 조명하기 위해 2010년부터 전기 출간을 준비해 왔다.2002년 작고한 조중훈 회장은 1945년 '한민족의 전진'이라는 의미를 담아 인천 해안동에 '한진상사' 간판을 내건 이래 수송외길로 한진그룹을 대한항공, 한진해운, 한진을 주축으로 육해공을 아우르는 세계적인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시켰다.전기 '사업은 예술이다'는 조중훈 회장의 어린 시절과 한진상사 창업 과정을 그린 '파도마저 삼킨 오디세이', 베트남 전장에서의 숨막히는 수송작전을 담은 '퀴논의 전설', 한진그룹 도약 계기가 된 대한항공공사 인수와 항공사로서의 발전 과정을 그린 '하늘길을 열다', '대한의 날개에서 세계의 날개로'를 비롯해 '해운왕 꿈을 이루다' '열정의 민간 외교가' 등 총 9장 392쪽으로 구성돼 있다.전기에는 조중훈 회장이 '수송보국(輸送報國)' 신념으로 걸어간 '신용의 길' '지혜의 길' '애국의 길' '외교의 길' '교육의 길'에서 신념과 창의로 사업을 예술로 승화시킨 발자취가 세밀하게 그려져 있다.특히 베트남 퀴논항 하역 현장 및 한·일 경제외교, 국산 전투기 제작 등과 관련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일화와 진귀한 사진들도 다수 수록돼 대한민국 경제.외교사적으로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조중훈 회장과 교분이 두터웠던 손길승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추천사를 썼다.손 전 회장은 "조중훈 전기는 오래된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살아있는 이야기인 만큼 사업가로서, 기업가로서, 경영자로서 길을 잃었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일독을 권했고 이 전 총리는 "이 책을 인생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젊은이들, 특히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아갈 학생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집필은 미국 경제경영지 '포브스' 한국판 기자 출신인 이임광 전기작가가 맡았다. 4년6개월 동안 40여명의 그룹 원로 및 지인을 인터뷰해 그들의 생생한 증언을 담았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기자\r
2015-11-02 18:43:24"밑지면서도 계속해야 하는 사업이 있으며, 공사 인수는 국익과 공익 차원에서 생각해야 할 소명이다." 한진그룹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이 지난 1968년 대한항공공사 인수를 반대한 임원들에게 한 말이다. 1968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청와대를 방문한 조중훈 회장은 부실덩어리였던 대한항공공사 인수 부탁을 받았다. 대한항공공사는 당시 동남아 11개국 항공사 중 꼴찌에 금융 부채만 당시 돈으로 27억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중훈 회장은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달라는 정부의 요청을 수락했다. 국적기 사업을 국익과 공익의 차원에서 이끌어야 할 소명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남들이 가지 않는 수송 외길을 선택한 조중훈 회장의 '수송보국(輸送報國)'은 글로벌 수송 물류 시장을 선도하는 한진그룹의 경영철학이 됐다. 지난 1969년 3월 김포국제공항에서 열린 대한항공공사 인수식 장면. ■대(代)를 이어 '수송보국' 한진그룹이 세계 여타 기업과 달리 수송이라는 한 분야에서 굴지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고 조중훈 회장의 '수송보국' 창업이념을 계승해 지속적인 변화와 발전을 꾀한 조양호 회장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2월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조양호 회장은 한민족의 길을 열겠다는 선친의 '수송보국' 소명을 바탕으로 5대양 6대주의 하늘과 바다, 육지 길을 꾸준히 넓혀왔다. 조양호 회장은 최고수장에 오르자마자 '세계 항공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항공사'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어 세계 최고 명품 항공사로 도약하기 위해 유니폼 교체, 새로운 기업이미지(CI) 도입뿐 아니라 기내 시설·장비 업그레이드, 최첨단 A380·B787 항공기 도입 결정, 정보기술(IT)에 대한 과감한 투자, 글로벌 스탠더드 적용 등의 의사결정을 내렸다. 조양호 회장은 국가의 항공수송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 델타항공과 에어프랑스, 아에로멕시코 등 각 대륙을 대표하는 항공사와 '스카이팀' 창설을 주도하기도 했다. 선친의 유훈을 계승 발전시키는 조양호 회장의 노력으로 한진그룹은 항공사업에서 전 세계 항공사 중에서 국제여객수송 부문 세계 14위, 국제화물수송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만 베트남 다낭과 런던 개트윅, 케냐 나이로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제다를 잇는 노선에 직항편을 띄운 대한항공은 지속적으로 잠재시장을 발굴해 현재 124개 취항도시를 2019년까지 140개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해운사업에서는 컨테이너 부문에서 세계 9위를 지키고 있고 ㈜한진은 육상운송부문에서 글로벌 물류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대 이은 올림픽 유치 고 조중훈 회장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사업 측면에서만 이어진 것은 아니다. 나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부자가 뛰어든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올림픽 유치다. 1988년 개최된 서울올림픽과 오는 2018년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픽은 30년의 세월이지만 한진그룹 2대(代)가 대를 이어 올림픽 유치에 공헌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조중훈 창업주는 1988년 서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전세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의 표심 잡기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고 조양호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으로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을 견인했다. 고 조중훈 회장은 IOC 위원을 대상으로 한 유치 활동에 대해 "세계와 한국을 연결하는 국적 항공사 대표로서 보이지 않게 민간 외교관의 몫을 수행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이야기 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양호 회장도 마찬가지로 아버지가 발로 뛰어 유치한 88올림픽이 국가 경제도약의 틀을 마련했다면, 2018년 동계올림픽은 우리나라가 경제 선진국, 스포츠 선진국에 들어서는 전환점을 마련한다는 일념으로 '국가의 심부름 꾼' 역할을 하기 위해 유치위원장을 수락한 이후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조양호 회장은 이외에도 국가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프랑스 루브르박물관과 영국 대영박물관, 러시아 에르미타주 등 세계 3대 박물관 한국어 안내서비스, 중국 쿠부치, 몽골 바가노르구 지역 등 사막화 방지를 위한 나무심기를 통한 황사방지 활동, 세계 재해지역에 구호물품 긴급 수송 등 글로벌 수송기업으로서 특성에 맞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국가에 보답하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자산 37조원, 연간 매출액 24조원에 국내 재계 순위 12위를 차지하는 거대한 종합물류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국가에 대해 봉사하는 정신으로 수송 외길을 지켜온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의 기업가 정신이 그룹의 경영이념으로 투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기자
2012-11-16 18:59:26‘수송보국(輸送報國).’ 고(故) 정석(靜石)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집무실에 걸려있던 휘호다. ‘수송을 통해 나라의 은덕에 보답한다’는 창업주 조중훈 회장의 일관된 신념을 담은 이 휘호는 오직 ‘수송 외길’만을 걸어온 한진그룹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잘 표현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수송기업인 한진은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 등 모든 길에서 한국경제의 동맥을 책임지고 있다. 한진그룹의 성장사는 우리나라 근대사 및 경제개발과정과 그 궤를 함께 한다. 특히 잿더미 위에서 신용을 밑천으로 대그룹 총수로 재기한 작은 거인 정석이 그 중심에 서 있다. 수송업계의 대부인 정석은 끈질긴 집념과 노력, 그리고 일이 닥쳤을 때가 아니라 평소에 쌓은 신용을 바탕으로 오늘의 한진을 일궈냈다. 조중훈 회장은 “미래를 내다보며 타이밍을 맞추는 센스와 결단이 기업경영의 성공요인”이라며 50여년의 경영노하우를 후배경영인들에게 남겨놓고 떠났다. ‘낚싯대 10대를 걸쳐 놓는다고 해도 고기가 다 물리는 것은 아니다.’,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하늘을 보려고 하면 물이 쏟아지고 만다’는 ‘대분망천(戴盆望天)’이란 경영철학을 신앙처럼 믿고 한길만을 걸어온 정석과 그런 부친의 경영철학을 계승한 조양호 회장이 이끄는 한진그룹을 조명해 본다. ◇정석, 수송보국 외길인생=정석은 1920년 음력 2월 11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방정환, 안창남, 나운영씨 등이 졸업한 서울 미동초등학교를 마치고 휘문고보를 중퇴한 뒤, 한국해양대학의 전신인 ‘진해해원양성소’를 수료했다. 조회장은 잠시 선원생활을 한후 약관의 나이에 일본으로 건너갔다. 낮에는 조선 기술을 익히며 돈을 벌고, 밤에는 독학을 하는 주경야독의 젊은 시절을 보냈다. 배를 타고 중국과 동남아 일대를 돌아보기도 했다. 이때 국제경영감각을 익히는 계기가 됐다. 1945년 해방을 맞이한 그 해 11월1일 정석은 해방전 ‘보링공장’을 정리할 때 받은 돈과 저축해둔 것을 합쳐 구입한 트럭 한대를 갖고 인천에서 한진상사의 간판을 내걸었다. 스물다섯살의 한창 나이에 반백년이 넘는 수송외길 인생에 뛰어든 것이다. 정석이 직접 지은 상호, 한진(韓進)은 한민족(韓民族)의 전진(前進)을 의미한다. 우리 한국의 진보를 위해서 한진상사가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두글자로 압축시켜 놓은 것이다. 정석이 인천에 터전을 잡은 것도 오늘날 한진그룹이 왜 수송외길을 걷게 되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인천은 중국 상하이항과 서울을 연결하는 최단거리 항구이며, 공업지구였던 것이다. 물자가 아무리 많아도 수송을 통해 필요한 곳으로 이동시키지 못하면, ‘자루속의 구슬 서말’이 될 수밖에 없다는 물류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파악한 것이다. ◇‘트럭 한대’로 재계 6위의 대그룹 일궈=6·25전쟁 후의 참담한 상황 속에서 정석은 폐허 위에 가건물을 세우고 피란 때 몰고 갔던 트럭 한대로 밤낮없이 회사 재건에 몰두했다. 해방과 함께 세웠던 한진상사가 6·25전쟁 이전 트럭 30대, 화물운반선 10여척을 보유할 정도로 성장을 일구어냈지만, 전쟁은 모든 것을 삼켜버린 것이다. 트럭 1대로 재기에 나선 정석은 그동안의 경험과 조금씩 모아진 자금력을 바탕으로 사세를 확장해 나갔다. 특히 66년부터 시작한 월남(越南)사업은 외화획득과 함께 수송그룹으로서의 기틀을 닦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진은 월남전 당시 미군의 물자수송을 맡으면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66년에 주월 미군사령부와 790만달러의 계약을 성사시킨 이래 71년 전쟁종료시까지 5년간 한진그룹이 획득한 외화는 1억2000만달러였다. 64년 7월 당시 한국은행의 가용외화가 4700만달러인 것을 비교한다면 얼마나 큰 금액인지를 알 수 있다. 67년 7월, 자본금 2억원으로 대진해운을 세웠다. 그해 9월에는 삼성물산에 5억7000만원을 주고 동양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를 인수했다. 68년 2월에 한국공항을 설립하고, 3월에는 당시 국내 최대규모인 한진빌딩(현 해운센터빌딩 본관)을 착공했다. 그해 8월에는 한일개발(현 한진중공업 건설부문)을 세우고 인하공대를 인수했다. 69년에는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항공사업에 진출했다. 특히 대한항공공사, 대한선주, 대한준설공사, 대한조선공사 등 손댈 수 없을 만큼 부실화된 국영기업체들을 자의반 타의반 인수해 열정을 쏟아부어 되살려냈다. 이 결과 오늘날 한진그룹은 23개 계열사에 재계서열 6위의 한국대표 수송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업은 예술’이라 믿은 국제수송업계의 ‘큰 별’=조중훈 회장은 ‘사업은 예술(藝術)’이라고 믿었다. 예술작품은 조화와 균형, 개성과 창의력이 있어야 비로소 가치를 나타낸다. 정석은 기업도 국민경제와의 조화를 이루며 국민들의 복지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하며, 창의와 열정의 뒷받침이 있어야 이를 이룰 수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는 ‘예술가에게 정년이 따로 없듯이 기업인에게도 정년이 따로 정해질 수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예술작품을 창조한다는 마음으로 기업을 가꾸고 발전시켜 국가와 국민과 더불어 영원히 함께 하는 한진그룹을 만드는 일. 명실상부 세계적 종합물류 그룹으로서 고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나아가 기업으로서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일에 마지막까지 전력을 기울여 온 것이다. 그것이 기업 예술가로서 평생을 일관해오며 한국 수송업계의 ‘대부’이자 ‘거인’이며, ‘국제수송업계의 큰별’로 역할을 해온 그의 소망이었던 것이다. / cha1046@fnnews.com 차석록기자
2003-08-10 09:55: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