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극심한 스트레스로 절망감에 빠져 집에 불을 지른 엄마가 항소심에서도 원심 판결과 같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수원고법 제3-2형사부(고법판사 김동규·허양윤·원익선)는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원심이 선고한 징역 8년형과 치료감호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14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의 자택에서 화재를 일으켜 아들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결혼 후 수천만원의 카드빚을 지자 남편과 위장 이혼을 한 뒤 남편의 형 명의의 집에서 숨진 아들(25)과 딸(14), 남편 넷이서 함께 거주하며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A씨는 일반인보다 다소 낮은 지능과 행동이 어눌하다는 이유로 남편과 남편의 형으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모욕적인 말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남편의 형으로부터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매매하지 않을 거면 다른 사람에게 임대를 줄 테니 나가라'는 말을 들어 위기감을 느꼈고, 숨진 아들 앞으로 배송된 카드 연체금 독촉 우편물에 깊은 절망에 빠졌다. A씨는 평소 느꼈던 스트레스와 절망감에 결국 집에 불을 질러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했지만, 숨진 이는 아들이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주거지의 거실에서 남편이 잠을 자고 있었다. 또 안방 화장실 안에는 아들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안방에서 라이터를 이용해 불을 질러 아들이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를 일으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라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저질렀으며,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초범인 점, 아들인 피해자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해 이같이 형을 정한다"라고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이후 A씨와 검찰은 각각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항소했으나, 재판부는 모두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원심 양형은 피고인의 유불리한 여러 정상들을 충분히 고려해 형을 정한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항소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6-12 06:44:31#. 여덟살인 A양은 친모가 지병으로 사망한 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생활했다. 이후 A양 할아버지는 후견인으로 선임됐다. 할아버지는 A양 친모가 생전 카드빚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친모 사망 뒤에도 지속적으로 1500만원가량의 채무 독촉을 받았지만 한정승인(상속재산 내에서만 상속채무 부담)이나 포기제도에 대해 알지 못했다. 뒤늦게 A양에게 채무가 상속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나 이미 고려기간 3개월이 지난 상태였고, A양에게 남은 것은 파산신청 뿐이었다. [파이낸셜뉴스] 많게는 수천만원, 수억원대에 달하는 부모 빚을 물려받은 미성년자가 성년이 된 후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빚을 물려받지 않도록 하는 '빚 대물림 방지법'이 최근 국회를 통과하면서 그동안 취약계층을 옭아맸던 빚의 족쇄가 해결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간 미성년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없이 부모 빚에 대한 상속 방식을 결정할 수 없어 사각지대에 놓여왔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데 막대한 빚을 대물림하다보면 자칫 성년이 되어도 정상적인 사회생활은 커녕 빚이 빚을 낳는 경제적 악순환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 몰라 '빚더미 낙인' 찍힌 아이들 8일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1년 3월까지 미성년자 개인파산 신청은 총 80건에 이른다. 이중 대부분은 채무 상속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A양 사례와 같이 그동안 미성년자들의 파산 신청이 잇따랐던 건 법정대리인 동의없이 상속 방식을 선택할 수 없었던 현행법의 허점 때문이었다. 현행법에선 상속인이 부모 등 피상속자의 사망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상속재산과 채무를 전부 물려받는 '단순승인' △상속재산 내에서만 상속채무를 부담하는 '한정승인' △상속을 전부 포기하는 '상속포기'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3개월 내에 의사 표시를 안 할 경우 '단순승인'으로 간주한다. 미성년 상속인이 파산 신청을 피하기 위해선 반드시 법정대리인의 '한정승인' 또는 '상속포기' 결정이 필요한데 법정대리인이 법률에 무지하거나 연락이 단절되는 경우 미성년자인 자녀가 모든 빚을 물려받게 되는 '단순승인'으로 간주돼 개인 파산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제적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특히 한부모·조손가정, 가정위탁, 보호시설 거주 아동 등 취약계층의 경우 법정대리인과의 관계가 단절된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다보니 현 제도가 취약계층을 법 구제의 사각지대로 몰아내는 구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최근 법 개정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전가영 변호사(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는 지난해 국회에서 개최된 '미성년자 빚대물림 방지를 위한 민법 개정의 필요성과 개정방향' 토론회에서 "미성년 상속인은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인지해도 한정승인, 상속포기 등의 여부는 전적으로 법정대리인에게 달려있어 사각지대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며 "법체계에서 가장 약한 존재인 미성년을 보호하기 위한 법 개정이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권에서도 관련 개정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지난해 5월 미성년 상속인의 경우 상속채무가 과다한 경우 법정대리인이 단순승인을 했더라도 한정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는 내용을 담은 민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민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족쇄 풀릴까 이런 가운데 소위 '미성년 상속인 빚 대물림 방지법'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 같은 미성년자의 '빚의 대물림' 고리가 과연 제대로 끊어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미성년자 상속인이 빚을 물려받더라도 성인이 된 후 한정승인을 가능토록 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이 지난달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향후 미성년 상속인은 성인이 된 후 물려받은 빚이 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경우 해당일로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다. 또 법 시행일 기준 19세 미만인 모든 미성년자와 상속채무 초과 사실을 알지 못하는 성년자에게도 개정 규정을 소급 적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송기헌 의원은 "청년 세대를 옭아매던 빚의 족쇄가 풀리게 됐다"며 "앞으로도 누구나 같은 출발선상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공정한 사회가 되도록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2-12-07 16:21:56[파이낸셜뉴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은 유망 코인으로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현혹해 151억원대 투자금을 수신한 불법 다단계 업체를 적발하고 업체대표 등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11일 밝혔다. 적발된 업체는 3세대 통합멤버십플랫폼 운영업체로 내세우면서 자체 개발 코인이 상장 준비 중으로 투자 시 고수익이 보장될 뿐만 아니라 사업 성장에 따른 배당 수익도 지급받을 수 있는 것처럼 회원들을 현혹, 투자를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체의 홍보내용을 살펴보면 108개 플랫폼 사업이 동시에 오픈되고, 물류거점화 사업을 완성하기 위해 약 93여개의 회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600여개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사업비젼을 과대 홍보했다. 그렇지만 오픈된 플랫폼은 전혀 없는 것으로 수사결과 드러났다. 또 자금모집 초기에는 회원을 안심시키기 위해 수당으로 지급된 코인 일부를 현금으로 환전요구 시 현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는 자금 부족 등의 이유로 환전을 미루면서 회원에게 지급해야 할 수당 330억원을 지급하지 않고 영업을 중단했다. 서울 민사경은 "피해자는 대출금과 전세자금, 카드빚 등으로 1인당 최소 24만원에서 최대 5억원까지 투자했다. 수천만원씩 투자한 사람도 485명이나 있었다"며 "회원에게 교부한 코인 또한 해외코인거래소 4개소에 상장은 됐으나 사실상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고 상장폐지 되는 등 많은 피해자가 양산됐다"고 설명했다. 적발된 업체가 서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15개 센터를 두고 주로 50∼60대 이상 노년층 등 가상코인 투자 정보에 어두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 등을 열었다. 지난해 1~7월 모집한 회원이 4680명에 이른다. 업체는 투자금 명목의 회원가입비로 24만원에서 3600만원을 입금하면 원금 대비 최대 300%까지 수익이 보장된다며 예비 회원들을 현혹했다. 서울 민사경은 한 업체가 다단계 방식으로 회원을 모집하면서 가입비 명목의 투자금을 불법 수신하고 있다는 혐의를 서울시 응답소 제보민원을 통해 포착하고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8개월간의 끈질긴 수사 끝에 업체를 적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서울시는 고수익을 미끼로 사실상 현금화나 시장유통이 불가능한 가상화폐 현혹 불법 다단계 업체 사기에 대한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옥현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가상화폐 열풍을 타고 유망 신사업을 빙자한 투자설명회를 통해 다단계 방식으로 회원을 모집하면서 고수익 보장 투자를 유도하는 경우 다단계 금융사기일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시민들께서는 제보와 신고를 우선 부탁한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2-05-11 10:31:352020년 12월 10일. '공인인증서 제도'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1년 만이다. 정부는 그간 '보안증명서를 발급받아 특정 장소에 보관하는 방식'을 유일한 인증방식으로 채택했다. 간편하고 안전한 민간 전자서명 기술이 개발된 지 오래지만, 공공기관과 은행 등이 굳이 불편한 공인인증서 방식을 고수해온 이유다. 이제 공인인증서로 불리던 이 보안기술은 '공동인증서'로 이름을 바꿔 달고 민간 기술과 경쟁하게 됐다. 김기창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사진)에게 17일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에 대한 의미를 묻자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김 교수는 "법관들이 가진 특정 보안기술의 안전성에 대한 환상을 없애는 결과를 거두게 될 계기"라고 평했다. 갑자기 법관이라니. 무슨 이야기일까. 김 교수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교수생활을 하다가 2003년 고려대로 자리를 옮겼다. 인터넷이 막 활성화되던 시절, '리눅스'를 사용해온 그는 국내 웹사이트 사용에 큰 불편을 느꼈다. 원인 파악에 나선 김 교수는 '공인인증서'가 이 불편함의 원흉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후 공인인증서 폐지 운동에 앞장서왔다. 김 교수는 공인인증서가 수많은 보이스피싱 피해자를 만들어냈다고 본다. 그는 "공인인증서가 엄청난 보안기술인 것처럼 홍보하지만 계좌번호, 주민번호, 보안카드 번호만 노출되면 끝이다. 즉시 재발급을 해줘 버린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공인인증서의 보안기술이 뛰어나더라도 개인정보만 취득하면 무장해제된다는 의미다. 이 같은 결함에도 국가가 유일한 인증서로 공인해준터라, 기술 이해도가 낮은 법관들이 보이스피싱의 피해자에게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도록 만들었다는 게 김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기술을 모르는 법관들이 공인인증서가 안전한 기술이라는 편견을 가지도록 제도적, 법률적으로 만들어 놓은 탓"이라며 "법원에 가도 판사들이 공인인증서 잘못이라는 결론을 못 내린다"고 꼬집었다. 속아 넘어간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는 판결은 법리적으로도 "말이 안된다"고 답했다. 김 교수는 "우리 민법상 사기 시도의 결과로 속은 피해자에게 중대 과실이 있다고 인정한 적 없다"면서 "공인인증서 제도와 관련해서는 대법원이 피해자에게 중대과실이 있다는 식으로 판결을 해왔다"고 말했다. 은행도 김 교수의 비판을 피해가지 못했다. 그는 "은행은 매년 유사한 방법으로 피해를 당하는 자사 고객이 몇백명인지, 그 피해액의 총합계가 매년 몇십억원인지 알고 있다"며 "단 한 번도 은행이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온 적이 없었다. 은행이 좀 더 신경 썼다면 진작 퇴출당했을 기술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잘못된 판결이 계속되면서 피해를 입고 자살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알바에 지원했다가 대출 사기를 당한 20대들의 사연이 가장 안타깝고 딱했다"고 했다. 용돈이라도 벌어보려고 알바에 지원하면서 개인정보를 제공했다가, 알바비는커녕 수천만원의 빚만 남아버렸다. 21년간 '공인'인증서 지위를 누려왔던 이 기술은 이제 한 글자만 바꾼 뒤, 공동인증서가 됐다. 김 교수는 "업체들이 그간 누려온 기득권을 잃어가는 상황을 최대한 늦춰보려는 시도"라며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로 그간 발생해온 문제가 서서히 교정될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2021-02-17 18:10:12【파이낸셜뉴스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국제공항 인근 밭에서 편의점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여성을 살해한 20대 남성이 평소 인터넷 방송 여성 비제이(BJ)에게 빠져 선물을 주느라 돈을 탕진하면서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서부경찰서는 10일 오후 1시 피의자 A씨(28)를 강도 살해와 시신은닉 미수, 신용카드 부정사용,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30일 오후 6시50분쯤 제주국제공항 인근 인적이 드문 밭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던 B씨(39·여)를 살해해 시신을 숨기고, 현금 1만원과 신용카드를 훔쳐 사용한 혐의로 붙잡혔다. 경찰은 주변 CCTV 등을 토대로 수사를 벌여 A씨를 8월31일 밤 10시48분쯤 서귀포시내 모 주차장에서 긴급 체포했다. A씨는 지난 4∼7월 택배 일을 하다가 '생각보다 돈이 안 된다'며 택배 일을 그만둔 뒤 현재는 무직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당초 경찰 조사과정에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추가 조사 결과, A씨의 주장을 뒤집는 정황이 포착됐다. A씨는 인터넷방송 여성 BJ에 고가의 선물을 후원해오다 모아둔 돈을 전부 탕진하고 신용카드마저 정지되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개인적인 빚을 청산하지 못해 경제적으로 허덕이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수천만원의 대출까지 받게 된 A씨는 돈에 눈이 멀어 취객이나 여성을 상대로 범행을 계획했고, 지난달 28일부터 사건 당일인 30일까지 제주시 민속오일장 등을 배회하며 대상을 물색하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피해자에게서 빼앗은 신용카드로 편의점에서 생필품 등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범행 5시간 뒤 다시 범행 장소를 찾아 시신을 은닉하려던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해야 할 경찰로서 이런 피해를 미리 막지 못한점에 대해 한없이 책임과 미안함을 느낀다"면서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더 나은 안전한 제주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혹여 피해자와 관련된 근거없는 소문이 퍼지거나 명예 손상을 가하는 경우가 발생시에는 관련법령에 따라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피해자 아버지는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제주도 민속오일장 인근 30대 여성 살해 사건의 피해자 아버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게시했다. 청원인은 "딸은 작은 편의점에서 매일 5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고 퇴근 후 도보로 1시간 30분 거리인 집까지 걸어서 귀가했다"며 "사건 후 알게 됐지만, 딸은 '운동 겸 걷는다'는 말과 달리 교통비를 아껴 저축하기 위해 매일 걸어 다녔다"고 밝혔다. 이어 "피의자는 1톤 탑차를 소유하고 택배 일도 했다는데 일이 조금 없다고 교통비까지 아껴가며 걸어서 귀가하는 여성을 뒤따라가 끔찍한 일을 벌였다"며 "갖고 있던 흉기로 살인했다는 것으로 미뤄 계획 살인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또 "만약 내 딸이 아니었어도, 누군가 그곳을 지나갔다면 범죄 피해자가 됐을 것"이라며 "또다시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엄벌에 처해달라"고 강조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2020-09-10 11:57:15"저는 첫째 아이에 대한 지원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엄마들이 첫째 아이를 편하게 잘 키워야 둘째, 셋째까지 낳고 싶은 마음이 더 생길 테니까요."(임신 6개월 차 김민선씨) 오거돈 부산시장이 26일 오전 부산 좌동 해운대구보건소에서 열린 '경청 투어'에서 임신·육아 중인 엄마들을 만났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오 시장은 "이제 아이는 엄마, 아빠만 키우는 게 아닙니다. 시와 나라가 다 같이 키우는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시 정책을 열심히 따라가다 보면 거의 공짜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런데 이러한 정책이 엄마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게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토론이 시작되자 금세 분위기는 반전됐다. 오 시장의 기대와 달리 엄마들은 쓴소리를 이어갔다. 임신 6개월 차인 한 주부는 "임신을 하고 나서 제일 불편했던 점은 대중교통이다. '핑크 라이트'(임산부 표식)를 달고 다니지만 효과가 없다. 이럴 바엔 차라리 임산부 전용칸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를 둔 한 맞벌이 엄마는 "이걸 말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왔다. 아이돌봄 서비스를 받는 순간 엄마는 철저히 '을'이 된다. 육아도우미의 근무태도가 엄마의 근무태도로 이어진다. 도우미가 10분을 늦으면 엄마는 20분 늦어진다. 그런데도 엄마들이 오히려 사정해야 된다. 엄마들이 육아도우미를 평가하는 제도가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개월 쌍둥이 딸을 둔 엄마는 "쌍둥이를 임신하면서 국민행복카드(임신출산 바우처)를 16주 만에 다 써버렸다. 출산율도 두 배로 이바지하는 만큼 바우처 지원을 확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다. 최근 넷째 아이를 가졌다는 한 엄마는 "맞벌이 부부는 소득기준을 초과하면서 의료공백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수영구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8년 만에 아이를 가졌다. 제가 아는 분은 4~5년을 준비하면서 수천만원의 빚을 진 분도 계시다. 난임부부에 대한 지원을 더 확대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엄마들의 목소리를 경청한 오 시장은 "시에서 운영하는 제도가 이것저것 많기는 한데, 그게 막상 쓰려고 하면 여러 가지 제한이 많아서 쓸 게 없다 이런 느낌"이라며 "실효성이 없는 정책들은 확 줄이고, 엄마들이 피부에 와닿도록 활용도가 높은 정책들은 대거 확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2019-06-26 17:54:04남편과 불륜을 저질렀던 여성을 2년간 협박해 수천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3단독 신재환 부장판사는 공갈 혐의로 기소된 장모씨(45)에게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피고인이 생업에 종사하면서 피해자에게 변제할 기회를 주기 위해 법정구속은 이뤄지지 않았다. 장씨는 2015년 10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A씨(41)를 협박해 총 91회에 걸쳐 8849만원을 갈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카드 빚을 갚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자 과거 자신의 남편과 불륜관계였던 A씨에게 ‘불륜 사실을 가족 및 지인, 인터넷 등에게 알리겠다’는 취지로 협박해 금품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A씨에게 “이 사진들은 약과요. 동영상도 이보다 더한 사진도 계속 뿌리고 전단지 만들어 찾아가서 동네에도 뿌릴 테니까 계속 씹어보쇼”, “남편한데 용서를 비는 건 비는 거고 당신 얘기만 들으면 좀 안 되잖아요. 우리도 당신 남편한데 보여줄 꺼 보여주고 그래야겠으니...”, “협박 맞수다. 그만큼 독을 품고 있는 증거이고요. 협박죄로 경찰에 신고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요” 등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냈다. 피해자는 과거 불륜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장씨의 요구대로 돈을 전달했다. 재판부는 “남편이 불륜을 저질렀던 상대방 여자에게 이를 공개할 것처럼 협박해 돈을 갈취한 것으로, 그 과정에서 가공의 인물들까지 내세워 범행을 계획적으로 저질러 죄질이 나쁘다”며 “피해회복이 전혀 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춰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로부터 위자료를 받을 권리가 있었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2019-02-18 06:11:59신은경, 신은경, 신은경, 신은경, 신은경 배우 신은경의 전 소속사 런 엔터테인먼트가 해외여행 영수증 사진 등을 증거로 공개하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런 엔터테인먼트 측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신은경 측은 사과는 커녕 탄로 날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 이 부분은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을 통해 억울함을 밝혀줄 것이라 믿는다"며 "소송을 시작한 것은 정산과 명예회복이 아닌 진실을 알리기 위함"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소속사는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백화점에 가서 수억원의 옷을 그냥 가져오고 나중에 소속사보고 해결하라고 해도 되는 건가"라고 되물으며 "이적하는 소속사마다 본인은 다른 사람의 통장과 카드를 수억씩 쓰고도, 본인 명의의 통장이 아니었다는 점을 악용해 돈을 쓴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7억원 이상의 국세와 수천만원의 건강보험까지 미납한 와중에도 2012년 5월 하와이로 여행 3천만원 등의 경비를 지불했다"며 하와이에 쓴 경비 내역이 담긴 영수증 등을 공개했다. 또한 "본인 스스로 채무를 인정한 문자메시지도 있다. 그런데도 정산을 받지 못했다고 할 건지 의심스럽다"고 전했다. 아래는 런 엔터테인먼트의 공식 입장 전문이다. 1. 런 엔터테인먼트는 수사기관, 사법기관을 존중합니다. 그래서 추호의 허위가 있으면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고 하고 진실만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런데도 신은경 측이 사과는커녕, 금방 탄로날 거짓말을 이리 공개적으로 하는걸 보면 수사기관 사법기관도 두렵지 않은가 하는 의구심을 갖습니다. 이 소송을 시작한 진정한 목적과 이유는 정산과 명예회복이 아닙니다. 이 부분은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을 통해 개인적인 억울함을 밝혀주실 거라 믿습니다. 돈 보다도, ‘전 남편 빚을 끌어안고 아이를 홀로 기르는 어머니’라는 방송 이미지와 거대 드라마 제작사의 그늘 아래 숨어 은폐되고 회피하는 진실을 알리는 공익적 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작은 기획사를 운영하는 대표이자, 매니저입니다. 현재 제가 하는 건 인생을 건 진실 규명입니다. 신은경 씨에게 묻고 싶습니다. 이적하는 소속사마다 본인은 다른 사람의 통장과 카드를 수억씩 쓰고도, 본인 명의의 통장이 아니었다는 점을 악용해 돈을 쓴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할 수 있나요?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백화점에 가서 수억원의 옷을 그냥 가져오고 나중에 소속사보고 해결하라고 해도 되는 건가요. 연예인은 병원에 가서 1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지불하지 않고 소속사에 떠넘긴 뒤 ‘해결해주지 않으면 촬영을 가지 못하겠다.’며 대표는 물론 매니저와 직원들을 하루 종일 불안에 떨게 해도 되는 건가요. 이것이 진정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의 책임있는 모습인가요. 이적했던 소속사마다 늘 반복되었던 신은경씨의 방법과 수법들에 저는 이전 매니저처럼 ‘증거불충분’으로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눈물을 삼키며 그간 신은경 씨에 들어간 모든 회계자료를 정리했고 입금 후면 늘 등장하는 ‘사랑해요♡'의 문자메시지 역시 모두 기록해놨습니다. 신은경씨가 채무를 인정한 문자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한테 정산을 못받았다고 계속 하실 건가요 ? 이 문자를 공개해야 신은경씨가 진실을 이야기할 것인가요? 신은경 씨 소속사에도 묻고 싶습니다. 저희가 공개한 귀사와의 합의서가 무의미하다고요? 그 합의서는 귀사측 변호사의 도움까지 받아 합의조건을 상의하여서 만들고 귀사측에서 출력하고 철인을 찍은 것입니다. 합의서는 협상에서 큰 조건에 대하여 구두상 합의가 이루어진 후에 조항 하나 하나 서로 상의해가면서 완성하게 되는 것임을 협상을 해본 사람은 다 압니다. 이렇게 귀사는 저희 측 정산자료와 증거를 모두 검토했고 합의서까지 함께 작성하여 모든 진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허위사실을 보도자료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신은경 씨 측에서 거짓 내용을 유포할 때마다 저희는 증거로 반박하겠습니다. 이게 진정 신은경씨를 위하는 모습인지, 저희가 원했던 ‘미안하다’ 사과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운 것인지 신은경씨 소속사는 반드시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2. 일례로, 신은경 측은 ‘전 소속사로부터 생계비만 겨우 지급받았다’고 하셨나요? 국민과 언론, 사법기관을 우롱하시나요? 국민 중에서 최저생계비로 사시는 분들이 들으시면 분통 터뜨릴 일입니다. 신은경 씨는 ‘최저생계비’만 지급 받으면서 어떻게 매년 몇차례씩 호화 해외여행을 나갈 수 있었나요. 7억원 이상의 국세와 수천만원의 건강보험까지 미납한 와중에도 회사채무1억6천 상태에서 추가대여로 - 2012년 5월 하와이로 여행 3천만원, 회사채무3억3천 상태에서 추가대여로 - 2012년 7월 싱가폴로 여행가서 2천5백만원, 회사채무2억4천 상태에서 추가대여로 - 2013년 3월 런던으로 여행가서 5천300백만원, 회사채무3억1천 상태에서 추가대여로 - 2013년 4월 하와이로 여행가서 4천5백만원, 회사채무2억2천 상태에서 추가대여로 - 2013년 12월 하와이로 여행가서 1억원 (*위 사실은 모두 증빙자료가 있습니다. 신은경 측이 위 내용 조차도 허위사실이라 할 수 있어 1억원을 쓴 2013년 하와이 여행 영수증 중 하나를 증거로 첨부합니다.) 설마 신은경씨가 전 소속사로부터 생계비만 겨우 지급받아서 해외여행은 꿈도 못꿨다라고 하시지는 않으시겠지요. 위 사실은 신은경 출입국관리기록만 뗘보면 바로 확인이 되는 사실입니다. 신은경씨는 스스로 생계비만 지급받았다고 주장을 하셨으니, 본인의 주장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어떻게 생계비만 지급받고도 저렇게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는지 해명을 부탁 드립니다. 3. 런엔터테인먼트는 4년 6개월 동안 신은경 씨의 그 많은 사건해결을 하며 신은경 씨의 회사 돈 요구와 반 협박 등을 배우와 매니저라는 책임감과 신뢰 하나로 다 견디고 참아왔습니다. ‘빚이 불어나면 빚진 사람이 오히려 큰 소리 친다’고 했던가요. 신은경 씨의 사치로 수억의 회사빚이 불어날수록 런 엔터테인먼트는 포기하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1년 6개월 의리로 계약서 없이 모든 일을 봐줄 당시 신은경 씨에게 ‘너무 힘들다. 차라리 다른 소속사를 알아보라’고도 말했습니다. 그 때 신은경 씨는 ‘시상식에서 나를 진흙탕에서 건져준 고마운 대표님’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에이전트라도 런엔터테인먼트에 남아있겠다‘고 했죠. 이런 저희 런엔터테인먼트 임직원들에게 돌아온 건 싸늘한 외면과 배신이었습니다. 현소속사 측과 신은경 본인은 이번 공식보도자료(11.26.)의 허위 주장에 대하여 런엔터테인먼트측에 공식해명과 사과를 촉구하는 바입니다. onnews@fnnews.com 온라인편집부
2015-11-27 15:46:22대출 사기, 보이스피싱, 고철 판매 사기 등 수십억대 사기 행각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사기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인출 총책 전모씨(26·여) 등 10명을 구속하고, 3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월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피해자 300여명이 일당에게 속아 입금한 40억여원을 인출, 필리핀에 있는 총책 민모씨에게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당은 총책 민씨로부터 피해 금액을 찾아 보내주면 5∼10%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범행에 가담했다. 대부분은 특정한 직업이 없는 사회 초년생들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고액 아르바이트'라는 꼬임에 넘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인출 총책 전씨는 대포통장 1300여개를 받아 일부는 다른 인출책에게 보내고, 나머지는 직접 인출하는 수법으로 약 34억원을 필리핀 총책에게 송금해 대가로 2억원을 받았다. 그는 학창시절 친구인 차모씨(26·여·구속)와 2인조로 움직이며 매일 아침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인천, 부평, 부천, 영등포, 종로 등지를 오가며 돈을 찾았다. 경찰은 전씨를 포함해 인출책 34명을 적발했으며, 카드를 일당에게 양도하거나 대포통장을 모집·판매한 11명도 붙잡았다. 일당이 피해자들에게 사용한 사기 수법은 다양했다. 이들은 "고철이나 알루미늄휠 등을 싸게 팔겠다"며 고철수집업체에 접근, 적게는 1500만원에서 많게는 5000만원까지 대금만 챙겨 잠적하는 신종 수법을 썼다. 또 금융기관이나 대부업체를 사칭하며 "신용불량자와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도 무담보 대출이 가능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무작위로 보내 적게는 11만원, 많게는 3600만원을 뜯어내기도 했다. 경찰·검찰·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해 "개인정보가 도용돼 예금보호가 필요하다"고 속여 돈을 받아내거나 "카메라와 카메라 렌즈 등을 싸게 팔겠다"며 돈만 받고 물건은 보내지 않는 '전통적인' 수법도 동원했다. 경찰은 "이미 수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던 한 피해자는 일당에게 대출사기까지 당하게 되자 부담감을 이기지 못해 지난 1월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공범 11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필리핀에 있는 총책의 행방을 쫓고 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2015-03-31 14:26:38위조된 외국인 신용카드로 수천만원 상당의 귀금속 및 의류를 구입하는 등 부정사용한 외국인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외사과는 24일 여신전문금융법 위반 혐의로 홍콩인 H씨(53) 등 외국인 8명을 구속했다. 이들의 국적은 홍콩 4명, 대만 2명, 이집트 1명, 나이지리아 1명 등이다. 경찰에 따르면 H씨 등 홍콩인 4명과 이집트인은 지난해 12월 3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위조된 신용카드 38장을 이용, 서울 유명 백화점 등지에서 51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구입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H씨 등은 국제우편을 통해 자신들이 구매한 귀금속 등을 홍콩으로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나이지리아인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이태원에서 위조 신용카드 19장을 이용, 900만원 상당의 유명 신발과 의류 등을, 대만인 2명은 12일 직접 신용카드를 위조해 서울 대림동 모 유흥업소 업주와 공모, 1300만원을 결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만인 2명의 경우 돈이 입금되면 절반씩 나눠 가지려 했으나 사용 승인이 떨어지지 않아 미수에 그쳤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도박빚을 갚거나 생활비를 마련하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pio@fnnews.com 박인옥기자
2010-03-24 22:3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