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밭길이다. 신태용호가 스웨덴에 덜미가 잡히면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16강 진출 목표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미 1패를 안은 신태용호는 24일 오전 0시(한국시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리는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꺾은 멕시코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지만, F조 최하위로 처진 대한민국으로선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한국 대표팀이 멕시코에 진다면 3전 전패로 탈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8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은 대한민국이 3전 전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이 유일하다. 당시 이회택 감독이 지휘한 한국 대표팀은 벨기에(0-2 패)와 스페인(1-3 패), 우루과이(0-1 패)에 모두 무릎을 꿇었다. 4강 진출의 신화를 이뤘던 2002년 한일 월드컵과 원정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룬 2010년 남아공 대회를 제외하고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대회는 1986년 멕시코 대회, 1998년 프랑스 대회, 2014년 브라질 대회 등 3차례로 가장 많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선 2무1패, 2006년 독일 대회에선 1승1무1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신태용호가 16강에 진출하려면 멕시코를 반드시 잡고 독일과의 3차전에서 승부를 거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러나 멕시코는 북중미 예선을 1위(6승3무1패)로 통과한 강팀인 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로 한국(57위)보다 무려 42계단이 높다. 한국과 역대 A매치 전적에서도 6승2무4패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멕시코는 강공이 예상되는 독일을 상대로 밀집 수비를 펼치다 기회가 오면 빠른 역습으로 골문을 노렸다. 멕시코에는 에이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와 독일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이르빙 로사노, 안드레스 과르다도, 미구엘 라윤 등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들이 즐비하다. 엑토르 모레노, 라파엘 마르케스 등 수비진도 탄탄해 슈팅 25개(유효 9개)를 퍼부은 독일을 상대로 무실점 승리를 일궈냈다. 신태용 감독은 어떤 전략으로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의 전술을 깨부술 수 있을까. 신 감독은 스웨덴전에서 스리톱을 구사했다. 장신인 스웨덴을 상대로 김신욱이 전면에 나섰고 손흥민과 황희찬이 함께 공격진을 구성했다. 김신욱이 공중볼 다툼에 나서고 손흥민, 황희찬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겠다는 포석이었다. 하지만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전술이 실전에서 제대로 통할리 없었다. 페널티킥으로 실점한 이후엔 더 조급해지면서 역습이나 예리한 크로스, 과감한 중거리포를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유효슈팅 '제로'라는 굴욕적인 기록을 세웠다. 한국 대표팀에 필요한 것은 수비보다 공격 부분의 재정비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멕시코를 염두에 두고 치러진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과 황희찬을 최전방에 내세워 2-0 승리를 거둔 만큼 손-황 투톱의 재등장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볼 수 있다. 멕시코가 한국과 2차전에선 독일전과 달리 더 공세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 우리 수비수들이 멕시코의 날카로운 창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지도 과제다. 1차전에서 뼈아픈 패배를 안은 신태용호의 태극전사들이 멕시코 아스텍 전사들과의 대결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박지성 SBS 축구해설위원은 "멕시코는 한국을 상대로 독일전과는 다른 전술을 사용할 것"이라면서 "멕시코의 빠르고 거친 전방 압박을 견뎌내고, 그걸 넘어서면 우리 선수들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8-06-19 17:19:08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축구 대표팀이 온두라스를 상대로 리허설에 나선다. 28일 오후 8시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온두라스 평가전은 신태용호의 월드컵 최종 모의고사 1차전에 해당하는 경기다. 온두라스는 월드컵 조별리그 상대인 멕시코를 가상한 팀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9위로 우리보다 두 계단 높은 온두라스는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 호주에 패해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번 평가전을 앞두고 소집된 21명의 온두라스 대표 선수 중 5명을 제외한 선수가 모두 국내파다. 그리스와 멕시코 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1명씩, 코스타리카에서 뛰는 선수가 3명 있다. 스타 플레이어는 없지만 멕시코와 선수들의 체격 조건과 스타일이 비슷하기 때문에 중미 축구에 맞서 우리 팀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스파링 파트너다. 우리나라와 A매치에서는 두 번 만났다. 1994년 미국에서, 2011년 한국에서 평가전을 치렀는데 각각 3-0, 4-0으로 우리가 완승을 거뒀다. 하지만 지난 2016 리우올림픽 8강전에선 우리에게 0-1 패배를 안겼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18-05-26 10:00:25'이번에는 승리할 수 있을까.'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7일 밤 11시(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VEB아레나에서 러시아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다.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후 처음 치르는 경기다. 신 감독은 슈틸리케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위기의 대표팀을 구할 소방수로 나섰고, '월드컵 본선행'이라는 1차 목표를 이뤄냈다. 그러나 이란전과 우즈베키스타전에서 보여준 경기 내용은 달라진게 없었다. 2경기 무실점으로 수비진의 안정을 가져왔지만 안정감은 떨어졌다. '답답함'은 여전했고, 패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경기였다는 판들의 냉정한 평가다. 목표를 달성햄음에도 비난의 목소리는 오히려 커졌다. 게다가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이 한국대표팀 사령탑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신태용호에 대한 불안과 반감은 더욱 커진 상태다. 신 감독은 한 달 전 우즈베키스탄전에 앞서 "이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었다. 그 말대로 지금 신 감독과 대표팀에 가장 절실한 것은 승리다. 신 감독은 'K리거를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이번 대표팀 선수 23명 모두를 유럽, 중동, 일본, 중국 등지에서 뛰는 해외파로 구성했다. 한마디로 정상 전력이 아니라는 얘기다. 풀백 등 일부 포지션은 뛸 선수가 전무하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신 감독은 스리백으로 변화를 줄 것으로 알려졌지만 완성도는 미지수다. 특히 해외파 중에는 소속팀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한 선수들도 합류했다. 경기력에 의문부호가 달릴 수밖에 없다. 이번 경기는 내년 월드컵을 준비해야 하는 과정에서 치러지는 단순한 평가전이 아니다. 신 ㅅ감독이나 대표팀 모두 '백척간두'에 서 있는 형국이다. 죽기 살기로 뛰어 대표팀다운 경기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향후 대표팀이 걸어갈 길이 꽃길이냐, 가시밭길이냐가 이번 경기에 달려 있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2017-10-07 10:31:30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또다시 새로운 기록을 썼다. 리우올림픽에서 '디펜딩 챔피언' 멕시코를 격파하며 조 1위로 8강에 진출, 런던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메달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 남자축구는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 마네 가힌샤 주경기장에서 열린 C조 3차전에서 후반 32분 권창훈의 천금 같은 결승골을 앞세워 멕시코를 1-0으로 꺾었다. 2승1무로 C조 1위를 확정한 대표팀은 조 2위까지 주어지는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날 경기 전반에는 멕시코의 거친 플레이에 밀렸다. 전반 11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정면에서 부에노 마르코에게 오른발 슈팅을 허용하는 등 여러 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다. 전반 26분에는 세자르 몬테스의 헤딩슛이 박용우를 맞고 굴절되면서 골대 위 그물을 흔들었다. 3분 뒤에는 골키퍼와 1대 1로 맞서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후반 들어서는 멕시코의 공격이 더욱 거셌다. 후반 16분에는 카를로스 시스네로스의 왼발 중거리 슈팅이 왼쪽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오면서 결정적인 위기를 넘겼다. 3분 뒤에는 상대 헤딩슛이 골대를 살짝 빗겨갔다. 후반 25분에는 다시 시스네로스의 오른발 슈팅이 골대 위를 살짝 넘어갔다.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자 한국은 석현준을 넣으면서 황희찬과 투톱으로 배치, 그라운드 분위기를 바꿨다. 반전을 모색하던 한국은 후반 32분 마침내 결승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잡은 권창훈이 멕시코 골대 왼쪽 페널티박스 안으로 치고 들어가면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후반 40분에는 권창훈의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겨가기도 했다. 이로써 한국 남자축구는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8강행에 성공했다. 한국 남자축구가 8강에 진출한 것은 1948년 런던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이어 네 번째다. 특히 2회 연속 8강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14일 D조 2위 온두라스와 4강 진출을 다툰다. 올림픽 8강 진출은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이후 2회 연속이다. 신태용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다양한 기록을 양산하고 있다. 세계 최다기록인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하면서 선배들의 위업을 이어나간 대표팀은 1차전에서 피지를 8-0으로 대파했다. 8-0이라는 스코어는 한국 축구 사상 올림픽을 포함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세계대회 최다 골 차 승리와 최다 골 득점이라는 기록을 낳았다. 또한 이 경기에서 3골을 뽑아낸 류승우(레버쿠젠)는 한국 남자축구 최초로 FIFA 주관 세계대회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로 남게 됐다. 오세아니아의 약체 피지를 상대로 기록을 양산한 뒤 유럽의 강호 독일과 비긴 신태용호는 '디펜딩 챔피언' 멕시코까지 꺾으면서 다시 한 번 한국 축구사에 남을 기록을 만들어 냈다. 대표팀이 설정한 목표는 8강 진출이 아니다. 동메달을 딴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메달을 획득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은 8강전 이후 2승을 더해야 이 목표까지 달성할 수 있다. 신태용호의 시선은 이제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홍명보호가 기록한 동메달 이상의 성과에 맞춰져 있다. 대표팀 선수들이 리우에서 목표를 달성하면서 한국 축구사에 길이 남을 '황금세대'로 자리매김할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2016-08-11 06:11:36▲ 사진=방송 캡처석현준 이찬동 부상 소식이 전해지며,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신태용호에 빨간불이 켜졌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버번 아치바이아 리조트 호텔 축구장에서 열린 이라크와 비공개 평가전에서 1대 0으로 패배했다. 전반 15분 실점을 하며 1대 0으로 끌려간 대표팀은 전반전에서 제대로 된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석현준은 전반전 초반 상대 팀 수비수에게 깊은 태클을 당해 부상을 당했다. 이찬동은 전반전 말미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을 하다 오른쪽 다리를 다쳤다. 두 사람 모두 오는 26일 인근 병원에서 엑스레이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hanew@fnnews.com 한은우 기자
2016-07-25 13:31:55▲ 올림픽 축구 대표팀 사진=YTN 화면 캡처 올림픽 축구 대표팀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최초의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한 '신태용호'가 31일 귀국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지난 31일 오후 3시40분 인천공항에서 귀국 인사를 했다. 신태용 감독은 "지금 대표팀은 약체였다"면서 "그래도 한달 간의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결과를 낸 것은 만족스럽다. 이렇게 환영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많은 분들이 밤 늦게까지 응원해 주셨을텐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희망을 드렸어야 하는데 아쉽다"며 "리우에 가서 다시 한일전이 열린다면 멋지게 복수하겠다"고 말했다. /news@fnnews.com 온라인편집부 한인우 기자
2016-02-01 11:19:48[파이낸셜뉴스]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당시 사령탑은 신태용 감독이었다. '신태용호' 국가대표팀은 당시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2연패를 당했고, 3차전에서 독일을 상대하게 됐다. 독일은 직전 월드컵이었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팀이었으나 멕시코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뜻밖에 0-1로 패해 1승 1패인 상황에서 한국을 상대했다. 독일은 한국을 이겨야 16강에 자력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 2패를 당해 최하위에 처져있는 한국에 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신태용호는 김영권(울산), 손흥민(토트넘)의 연속 골로 독일을 2-0으로 꺾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경기가 열린 도시의 이름을 붙여 축구 팬들은 '카잔의 기적'이라고 불렀다. 그런 신태용 감독이 이번에는 도하의 기적을 썼다. 연일 인도네시아 축구의 새 역사를 쓰는 신태용 감독이 '카잔의 기적'에 이어 또 한 번 지도자 경력에 하이라이트로 기록될 이변을 연출했다. 신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과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2-2로 맞선 후 승부차기에서 11-10으로 이겼다. 올해 처음 AFC U-23 아시안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인도네시아는 신 감독의 지휘 아래 조별리그에 이어 8강까지 통과하며 역대 최초로 4강 무대에 올라서는 기쁨을 맛봤다. 이로써 인도네시아 축구계가 염원하던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도 한 발 더 다가섰다. 신태용호 인도네시아는 우즈베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승자를 4강에서 이기거나, 여기서 지더라도 3위 결정전을 잡으면 파리 올림픽으로 간다. 최종 4위가 되더라도 기니와 '마지막 한판'을 이기면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받는다. 인도네시아 남자축구가 마지막으로 올림픽 본선에서 경쟁한 건 무려 68년 전이다. 1956년 멜버른 대회 이후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하면 인도네시아 축구사에 기록될 기념비적 사건이다. 인도네시아는 이날 한국을 그냥 꺾은 게 아니다. 경기 내내 인도네시아의 우위가 명확했다. 인도네시아가 먼저 달아나고, 황선홍 감독이 지휘한 한국이 기를 쓰고 뒤쫓는 형국이었던 셈이다. 신 감독의 지휘 아래 수비 시 선수 간격을 촘촘히 유지한 인도네시아의 조직력은 황선홍호를 고전케 했다. 황선홍호가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음은 지표로도 드러난다. 슈팅 수에서 21-8로 황선홍호를 압도한 인도네시아는 공 점유율에서도 53%-47%로 우위를 보였다. A대표팀 성적만으로 매기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인도네시아는 134위로 23위인 한국보다 111계단이나 아래에 있다. 엄청난 전력 차이를 또 다시 극복한 셈이다. 2020년부터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을 모두 담당해온 신 감독은 2020 아세안축구연맹(AFF)컵 준우승, 2023년 AFC U-20 아시안컵 진출 등 눈부신 성과를 냈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열린 2023 AFC 아시안컵에서는 처음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해 인도네시아 축구 팬들을 열광케 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4-26 08:25:42[파이낸셜뉴스] 이기면 인도네시아 축구의 영웅으로 추앙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가로막고 있는 벽이 거대하다. 그리고 그 운명이 얄궂다.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에서 '한국 축구의 전설'끼리 맞대결이 성사됐다. 한국의 황선홍 감독과 인도네시아를 지휘하는 신태용 감독이 8강에서 맞대결한다. 대한민국은 A조 2위를 차지한 '신태용호' 인도네시아와 한국시간으로 26일 오전 2시 30분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8강전을 펼친다. 8강전은 지면 그대로 Go 홈이다. 다른 경우의 수가 없다. 오는 7월 파리에서 열리는 '지구촌 스포츠 축제'를 멀리서 TV로만 바라만 봐야 한다. 조별리그 일정이 먼저 끝난 인도네시아는 A조에서 2승 1패를 거둬 강호로 꼽히던 호주(2무 1패)를 누르고 8강행 티켓을 따냈다. 첫 경기에서 2명이 퇴장당하는 악재 속 개최국 카타르에 0-2로 완패했지만 2차전에서 호주를 1-0으로 꺾었고, 3차전에서는 요르단을 4-1로 대파하며 상승세를 탔다. 대한민국은 일본까지 꺾으며 3전 3승으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올해 처음 AFC U-23 아시안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인도네시아는 신태용 감독의 지휘 아래 조별리그까지 통과하며 역대 처음으로 8강 무대까지 올라서는 기쁨을 맛봤다. 8강에서 짐을 싸기엔 두 팀 다 이 대회에 걸린 게 많다. 황선홍호는 세계 최초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위업이 걸려있다. 파리행 티켓을 놓치면 1984 로스앤젤레스(LA) 대회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는 불명예를 안는다. 인도네시아도 4강에 오르면 올림픽을 꿈꿔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 남자축구가 마지막으로 올림픽 본선에서 경쟁한 건 무려 68년 전이다. 1956년 멜버른 대회 이후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하면 인도네시아 축구사에 기록될 기념비적 사건이다.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 축구의 신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전력만 보면 조별리그에서 3승을 챙긴 황선홍호가 훨씬 강하다. 아시아 최고 수준인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부분인 황선홍호에는 정상빈(미네소타), 김민우(뒤셀도르프) 등 실력을 인정받아 아시아 밖에서 뛰는 선수들도 있다. 대부분 자국 리그 선수인 인도네시아는 신 감독의 지도력에 기대를 건다. 조별리그에서 꺾은 호주(24위), 요르단(71위)은 FIFA 랭킹에서 인도네시아(134위)보다 높지만 신 감독은 뛰어난 작전 구사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신 감독이 어느 지도자보다 한국 축구를 잘 안다는 점도 인도네시아에는 호재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4-23 09:03:32[파이낸셜뉴스] 축구 한류가 아시안컵을 강타하고 있다. 적어도 아시아에서만큼은 한국 지도자들이 주류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세다. 과거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에 이어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맡은 한국 대표팀 사령탑들이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어서다. 최근 중국 대표팀이 박항서 감독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도 이러한 영향력이 크다. 아직 거칠고 확실한 축구가 정립되지 않은 동남아에게는 한국 스타일의 축구가 빠르게 강팀으로 가는데 효과적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한국인 사령탑은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이다. 사상 처음으로 인도네시아를 아시안컵 16강에 진출시키는 '대업'을 이뤄냈다. 인도네시아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46위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24개국 중 홍콩(150위)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조 추첨 결과도 썩 좋지 않았다. 우승 후보 일본, 중동의 강호 이라크, 그리고 전임 박항서 감독의 조련 아래 동남아 최강으로 떠오른 베트남과 D조로 묶였다. 많은 이들이 인도네시아가 '광탈(광속 탈락)'할 거로 전망했으나 신태용호 인도네시아는 물러서지 않는 축구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라크와 1차전에서 1-3으로 졌으나 선제골을 내준 뒤 동점골을 넣는 등 선전했다. 베트남과 2차전에서는 전반 막판 K리거 아스나위의 페널티킥 골로 1-0 승리를 거머쥐었다. 일본과의 최종전에서는 전력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1-3으로 졌다. 그러나 경기 종료 직전 만회골을 넣는 등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축구를 펼쳐 보였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은 경기 뒤 "인도네시아가 신태용 감독 지도 아래 많이 발전했다"고 인정했다. 행운도 더해졌다. 26일(한국시간) 끝난 F조 오만-키르기스스탄의 경기가 무승부로 끝나면서 인도네시아는 16강행 막차를 탈 수 있었다.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영상을 보면 숙소에서 오만-키르기스스탄 경기를 관전하던 신 감독과 인도네시아 선수들은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얼싸안고 방방 뛰며 '광란의 시간'을 보냈다. 신 감독은 선수들 하나하나를 안아주며 격려했다. 신태용호는 다시 새 역사에 도전한다. 호주를 상대로 8강 진출을 다툰다. 신태용 감독은 "한국과 8강에서 만나고 싶다"라며 호주전 필승을 다짐했다. 한편, 김판곤 감독의 말레이시아도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거함' 한국과 대등한 승부를 펼친 끝에 3-3 무승부를 거두는 값진 결과를 만들었다. 말레이시아는 FIFA 랭킹 130위로 한국(23위)보다 무려 107계단이나 아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1-28 10:09:57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축구대표팀의 공격 쌍두마차인 손흥민과 황희찬의 어깨가 무겁다. 유례없는 2연패 팀의 16강 진출 여부가 두 사람의 발끝에 달렸다. 월드컵 출전국이 32개국으로 늘어난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1승2패 팀의 16강 진출을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스웨덴과 멕시코에 잇달아 패한 한국은 독일을 2점차 이상으로 꺾고 멕시코가 스웨덴을 잡아준다면 극적으로 16강에 오를 가능성이 남아 있다. 종아리 부상으로 독일전에 결장하게 된 기성용의 대체 선수로는 정우영을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 또 신태용 한국 대표팀 감독과 요아힘 뢰프 독일 감독의 지략 대결도 관심을 모은다. 신태용호의 '플랜A' 공격조합인 손-황 듀오에게 내려진 특명은 독일을 상대로 16강 진출에 필요한 승점 3과 2골차 이상의 다득점이다. 손-황 듀오는 지난달 28일 온두라스전과 1일 보스니아전을 빼고는 투톱으로 호흡을 맞춘 적이 없다. 이번 독일과 대결에선 황희찬이 손흥민의 옆자리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온두라스·보스니아전 때 한 골에 도움 두 개를 합작하면서 공격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이재성이 왼쪽 측면으로 옮기면 오른쪽 날개에는 멕시코전 선발로 합격점을 받은 문선민이 나서고 멕시코전에서 왼쪽 종아리를 다쳐 결장하는 기성용의 자리에는 정우영의 기용이 유력하다. 기성용의 중앙 미드필더 듀오로 수비 능력을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는 정우영은 멕시코전 당시 기성용의 짝이던 주세종과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골키퍼는 스웨덴·멕시코전에서 골문을 지킨 조현우가 그대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김민우, 김영권, 장현수, 이용 조합에 무게가 실린다. 왼쪽 풀백은 멕시코전에서 김민우 대신 교체 투입됐던 홍철 기용 가능성도 나온다. 기성용의 결장으로 주장은 손흥민이 물려받을 공산이 크다. 앞서 손흥민은 5월 28일 온두라스전에서 주장을 맡은 적이 있다. 운명의 한판 승부를 앞둔 신 감독과 뢰프 감독은 서로 닮은 구석이 많다. 격식을 차리지 않는 리더십과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렇다.신 감독은 프로축구 성남 선수 시절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르기도 했지만 정작 국가대표로 월드컵 무대에 출전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감독으로 출전한 이번 러시아 월드컵이 처음이다. 뢰프 감독도 선수 시절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에서 성과를 보여줬지만 1부리그에선 번번이 주저앉았다. 2부리그에서 1~2년 활약하다 1부리그 팀으로 옮긴 뒤 다시 2부리그 팀으로 짐을 싸는 패턴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뢰프 감독은 결국 독일 국가대표로 한 번도 발탁되지 못하고 쓸쓸하게 은퇴해 지도자로 변신했다.신 감독이 작년 7월 지휘봉을 잡은 초보 사령탑이지만 지난 2006년부터 독일 대표팀을 지휘한 뢰프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제패한 명장으로 둘의 명성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2전 전패를 기록한 한국과 1승1패인 독일간의 3차전 맞대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서로의 처지는 다르지 않다. 두 감독 가운데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은 27일 밤 11시(한국시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8-06-26 17:0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