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개그맨 손헌수와 리필스테이션 ‘알맹상점’의 고금숙 대표를 자원순환 홍보대사로 위촉했다고 4일 밝혔다. 손헌수씨와 고금숙 대표는 오는 2025년 9월 30일까지 2년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자원순환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된다. 매립지공사는 앞으로 이들 홍보대사와 함께 생활폐기물 반입총량제, 폐기물 자원화·에너지화 등 공사의 자원순환 정책을 알리고 쓰레기 줄이기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신규로 위촉된 손헌수씨는 2000년 MBC 11기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매립지공사가 2021년부터 추진 중인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 ‘쓰확행(쓰레기를 줄이는 확실한 행동)’에서 지자체에 배포하는 홍보영상에 출연하고 내레이션 등을 맡은 바 있다. 재위촉된 고금숙 대표는 2021년 10월부터 최근까지 매립지공사 자원순환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공사와 ‘쓰레기 줄이기 투어’ 공동 운영, 환경전시전 공동 참여, 언론사 칼럼 기고 등을 통해 다양한 쓰레기 줄이기 문화 확산 노력을 펼친 바 있다. 손헌수씨는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 홍보영상 출연을 계기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 자원순환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매립지공사는 2018년부터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한 ’제로웨이스트 전시부스‘ 운영, 2021년부터 쓰확행 캠페인 추진 등 자원순환과 탄소중립 사회 구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3-10-04 10:31:15[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위기의식이 강화되자 ‘제로웨이스트(Zero waste)’의 일환으로 필터 교체형 정수기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필터 교체형 정수기는 수돗물을 받아 가운데 필터로 물을 여과해 사용하는 간이 정수기다. 플라스틱 페트병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것은 물론 전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이 간편하다. 필터 교체형 정수기, 페트병 75개를 대체 필터 교체형 정수기는 수돗물을 부으면 가운데 있는 필터가 불순물을 걸러준다. 이 작은 필터의 정수량은 약 150L. 필터 한 개로 2L 페트병 75개를 대체할 수 있다. 간편함은 물론 플라스틱 쓰레기까지 줄일 수 있다. 필터는 한 달마다 교체를 권장한다. 정수기의 뚜껑에는 배터리 모양의 메모가 한주씩 자동으로 사라지며 필터 교체 주기를 알려준다. 하지만 메모를 따르지 않아도 된다. 물을 자주 마시지 않는다면 2달마다 필터를 교체해도 무방하다. 정수기를 사용하다 물맛이 달라졌거나, 정수한 물에 활성탄 가루가 많아질 때 필터를 갈아주면 된다. 필터 교체형 정수기는 쓰레기가 적게 나온다. 150L의 물을 마셨지만, 쓰레기는 손바닥만 한 작은 필터만 나온다. 다 쓴 필터는 필터 재활용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버려지는 게 없다. 독일의 필터 교체형 정수기 업체는 국내에서 21년부터 사용한 필터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수거한 필터는 재질에 따라 분류돼 재활용한다. 필터 껍데기와 거름망은 세척해 플라스틱 자원으로, 필터의 여과제는 산업수처리시설에서 재활용된다. 필터 수거 계기는 정수기 '어택' 독일의 필터 교체형 정수기 업체의 필터 수거 프로그램이 시작된 계기는 소비자들의 움직임 덕분이다. 독일의 필터 교체형 정수기 업체는 플라스틱 페트병 배출이 없다는 것을 장점으로 친환경 이미지로 시장을 확대했다. 하지만 필터 자체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고, 유럽과 미국 등에서 시행 중인 필터 수거 서비스를 국내에서 시행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비판이 나왔다. 십년후연구소, 알맹상점, 여성환경연대 등을 중심으로 ‘필터 수거 프로그램 시행’을 요구하는 ‘브리타 어택(항의)’ 캠페인을 진행했다. 2020년 8월부터 약 4개월간 1만 4546명이 서명운동에 동참했고 1,600여 개의 사용한 필터를 모아 필터 교체형 정수기 국내 지점에 전달했다. 캠페인 직후 필터 수거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고, 21년 9월 무상으로 다 쓴 필터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온라인 수거 서비스와 함께 여러 제로웨이스트샵과 연계해 필터 수거함을 추가로 설치해 오프라인으로도 수거하고 있다. 필터 교체형 정수기 국내 지점은 필터 수거 프로그램을 시행 후 6개월 만에 일회용 플라스틱을 73,869kg 이상 절감하고 618,334kg이 넘는 이산화 탄소 절감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가장 좋은 것은 수돗물 음용 생수 대신 필터 교체형 정수기를 선택하는 것이 환경에 가장 좋은 선택일까. 필터 재활용 수거 프로그램을 이용해도 필터를 만드는 과정부터 필터가 재활용되는 과정까지 온실가스가 나올 수밖에 없다. 가장 좋은 것은 수돗물을 있는 그대로 마시는 것이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탄소 성적 표지’에 따르면 2L 기준 수돗물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0.512g이다. 생수는 238~271g, 정수기는 171~677g으로 수돗물보다 최대 1,322배의 이산화탄소를 만든다. 국내 수돗물은 세계보건기구(WHO)의 먹는물수질기준 등 다양한 항목으로 관리한다. 세균 등의 오염물질은 물론 물의 냄새, 맛, 색까지 관리한다. 유엔(UN)이 발표한 국가별 수질지수에서 122개국 중 8위에 오를 정도로 우수하다. 국내 수돗물은 별다른 처리 없이 마실 수 있는 깨끗하고 맛있는 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 중 절반 이상은 수돗물 대신 정수기를 이용하거나 생수를 사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발표한 ‘2021년 수돗물 먹는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물을 먹을 때 ‘수돗물을 그대로 먹거나 끓여서’라고 답한 비율은 36%였다. 절반(49.4%)에 가까운 국민들은 ‘수돗물에 정수기를 설치해서’라고 답했고, ‘먹는 샘물(생수)을 구매해서’ 마시는 비율은 32.9%였다. 수돗물을 사용 시 가장 불편한 경험으로 소독약품(염소) 냄새를 꼽았다. 소독약품 냄새가 나서 생수를 사서 마시거나 정수기를 설치하는 등 별도의 제품으로 수돗물을 대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돗물에서 소독약품 냄새를 없앨 순 없다. 수돗물은 각 가정까지 공급되는 과정에서 번식할 수 있는 세균을 살균하기 위해 염소 소독제를 사용한다. 소독 효과를 위해 물에 잔류염소 농도를 0.1mg/L 이상 유지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소독약품 냄새가 나야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이다. 소독약품 냄새로 수돗물을 바로 먹을 수 없다면 상온에 잠시 놔두거나 끓여 먹으면 된다. 염소는 휘발성이 강해 몇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며, 끓일 경우 2분 안에 대부분 없어진다. 환경부는 올해 초 ‘통합물관리 비전 선포식’에서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물의 수질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161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스마트 상수도 관리 체계를 완성해 내년까지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 대학원생 최태혁씨(27·가명)는 늘 두유팩을 종이로 분류해 분리수거를 해왔다. 빈 용기를 물에 헹군 뒤 말리는 수고로움까지 있었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소용없는 일이었다. 두유팩은 내부에 알루미늄 처리가 돼 재활용이 까다로운 '멸균팩'이기 때문이다. 최씨는 "두유팩을 일반 종이나 종이팩 수거함에 버리면 안 된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국내서 해마다 3만t에 가까운 멸균팩이 쓰레기로 나오고 있지만 대다수 재활용이 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처리 난항을 이유로 일반쓰레기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멸균팩에 대한 제대로 된 재활용 시스템 구축을 촉구했다. ■ 멸균팩 배출량 매년 증가세…재활용 어렵지만 불가능은 아냐 12일 재활용업계에 따르면 국내 멸균팩 배출량은 지속 증가 추세다.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에서 배출된 멸균팩은 2만7000t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 2013년 1만7000t, 2018년 2만5000t에 이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멸균팩 대다수는 재활용이 되지 않고 있다. 멸균팩도 종이팩에 해당하지만 내부 얇은 알루미늄이 재활용의 걸림돌이다. 앞서 정부는 멸균팩 처리의 어려움과 비용을 이유로 멸균팩 재활용에 난색을 표했다. 환경부는 지난 2월 멸균팩 겉면에 '재활용이 어렵다'는 의미의 '도포·첩합' 로고를 표기하고, 일반 쓰레기로 분류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환경운동가들은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비판했다. 재활용 가능한 멸균팩을 쓰레기로 처리한다는 측면에서다. 환경운동단체 알맹상점 고금숙 대표는 " 종이팩에 '분리배출'이 쓰여있다는 것은 소비자가격에 재활용 비용을 포함시켰다는 것"이라며 "멸균팩만 따로 모아 재활용하는 시스템이 자리잡지 않았다고 해서 쓰레기로 버리라는 것은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했다. 실제 국내 한 중소기업은 멸균팩을 재활용해 비닐과 은박지를 파이프로, 나머지 펄프는 종이 타월로 생산한다. 그러나 국내서 수거되는 멸균팩이 부족해 해외서 수입해 이를 충당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재활용 공정에는 시간당 1500㎏의 멸균팩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국내 수거량이 미미해 그간 호주, 태국 등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환경단체 "멸균팩 재활용 필요" 강조 환경부는 결국 "재활용 가능한 자원을 폐기물 취급한다"는 환경단체 등의 비판에 지난 7월 멸균팩을 '도포·첩합' 표시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또 멸균팩 생산자의 자체 회수를 유도하는 등 재활용 체계 마련을 약속했다. 그러나 알맹상점 등 환경단체 등은 이 같은 정부의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다며 지난달부터 자체적으로 '멸균팩 모으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전국 141곳에 이르는 자체 수거 공간에서 멸균팩 등 종이팩을 모아 멸균팩 재활용 업체로 보내는 캠페인으로, 지난 한 달 동안 수거된 멸균팩은 130t에 달했다. 고 대표는 "멸균팩 재활용 기술이 있는데 시스템 부재로 쓰레기 처리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지자체가 재활용선별장을 정확히 운영하고 환경부가 이를 잘 관리 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김해솔 기자
2021-10-12 18:18:26[파이낸셜뉴스] 샴푸·린스·바디클렌저·액체비누 등 일반 화장품을 소비자가 필요한 만큼 직접 덜어 구매하는 화장품 리필 매장이 손쉽게 문을 연다. 음료 등의 일반 식품과 정제·캡슐 형태의 건강기능식품을 하나의 제품으로 판매하는 '융복합 건강기능식품'도 시장에 출시된다.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와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개최했다. 심의위는 풀무원녹즙 등 융복합 건강기능식품 6개사, 알맹상점 등 조제관리사 없는 화장품 리필 판매장 2개사를 승인했다. 현대차, CJ대한통운, 현대글로비스등의 수소전기트럭 활용 물류서비스도 승인됐다. 이어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기계식 주차시스템(신우유비코스), 자기소유 자동차활용 옥외광고(마루디지털), 태양광발전·ESS 활용 전기차 충전(서울에너지공사 등 2개사) 등도 심의를 통과 했다. 알맹상점, 이니스프리 등 2개사가 신청한 '조제관리사 없는 화장품 리필 판매장'에서는 소비자가 샴푸·린스·바디클렌저·액체비누등을 필요한 만큼 덜어 구매할수 있게 된다. 수소전기트럭 활용 물류서비스의 심의 통과로 현대자동차가 제작한 10t급 수소전기트럭(엑시언트)를 CJ대한통운, 현대글로비스가 각각 2대씩을 구매해 화물 운송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현행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상 화물차 운송사업의 증차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수소전기트럭을 사용하려면 기존 보유트럭과 교체해야만 했다. 신우유비코스의 주차와 전기차 충전, 출고까지 자동으로 수행하는 전기차용 기계식 주차시스템은 팔레트에 주차후 충전건을 차량과 결합하면, 팔레트가 충전공간으로 이동하여 충전하며 완충시 대기장소로 자동 이동하는 시스템이다. 또 태양광발전설비로 생산한 전력을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전기차 충전에 바로 활용하거나 잉여전력 또는 경부하시간대 전력을 ESS에 저장후 직접 전기차에 충전하는 서비스도 시장에 선보일수 있게 됐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2021-09-15 12:35:13[파이낸셜뉴스]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당진)은 12일, 더불어민주당 2050탄소중립특위원회 자원순환분과와 함께 제로웨이스샵인 광교 아모레퍼시픽 리필스테이션을 방문해 현장간담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어기구 의원은 탄소중립특위 자원순환분과 분과장이다. 이날 행사에는 환경부, 식약처 등 관계부처 공무원과 대한화장품협회, 아모레퍼시픽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특히 간담회에는 제로웨이스트샵인 알맹상점과 다회용기 업체인 트래쉬버스터즈, ㈜뽀득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화장품업계 최초로 아모레스토어 광교매장 내에 샴푸, 바디워시 제품 등의 내용물을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는 리필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알맹상점 등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생각하는 제로웨이스트샵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현장방문 이후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플라스틱 용기 및 일회용기 사용의 감축과 용기의 재활용 방안 및 업계의 애로사항, 제로웨이스트샵 확대 방안 등에 대해 심도깊게 논의됐다. 어기구 의원은 "코로나로 인해 일회용 쓰레기가 급증하고 있는데 당장의 편리함이 인간에 피해가 고스란히 되돌아온다"면서 "제로웨이스트샵 및 다회용기 업체 등 재활용산업을 활성화하는데 기업과 정부, 그리고 국회의 공동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탄소중립특위 자원순환분과는 탄소중립 실현과 자원순환경제 이행을 위한 입법 및 정책과제 발굴과 대안제시를 위해 현장간담회와 정책간담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2021-08-12 21:02:48"망원시장을 10년 다녔지만 요 근래 젊은 애들이 많아졌어. 잘 모르지만 뭐가 변하긴 한 거 같은데…….여기 봐봐 먹을 게 많잖아." 24일 서울 망원동 망원시장에서 만난 권순애 할머니(86)는 홍어무침 가게를 손으로 가리켰다. 전은철 대표(30)가 운영하는 '무침프로젝트 홍어무침' 상점이다. 선반에는 용량과 가격이 표시된 홍어무침 모형이 한눈에 들어온다. 800g, 1.6kg 등 1인가구를 위한 소량 포장도 가능하다. 3년간 망원시장에서 홍어무침을 판 강철 지점장(28)은 "평일에는 가게에 100명이 넘게 오고 주말에는 그 두 배가 넘는다"며 "아무래도 시장이 관광지처럼 변하다보니 예전에 비해 사람이 더 많이 온다"고 말했다. ■망원시장 활성화 키워드는 '젊음' 망원시장은 어떻게 매일 2만명이 찾는 공간이 됐을까. 비결은 간단하다. 상인들이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시장을 만들지 머리를 맞댔기 때문이다. 원산지 가격 표시제 100%, 카드가맹률 100%가 전통시장에서는 혁신이다. 바뀌는 소비자 입맛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승부수였다. 망원시장 점포는 총 95개, 상인은 297명이다. 손님들이 점점 몰린다. 2017년 일평균 7500여명 고객에서 지난해 2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사람이 모이니 장사가 잘 된다. 매일 평균 5억2100만원 매출을 올린다. 월 매출 최고 점포는 4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망원시장 활성화 키워드는 '젊음'이다. 홍대 젊은 인구가 망원으로 퍼져갔다. 망원시장 맛집으로 2030세대가 몰려들었다. 매일 인스타그램에 시장 사진 수십 개가 오른다. 인기에 발맞춰 청년상인들도 가게를 열었다. 에드워드 권 셰프 제자 양수현 대표(30)는 돈까스 가게 '바삭마차'를 운영한다. 젊은 층에게 시장은 경험을 살 수 있는 관광지다. '나만 아는 공간'을 찾고 싶은 청년의 욕구와 망원시장 고객 우선 철학이 맞았다. 상인기획단이 2주마다 아이디어를 내고 시장 방향성을 고민한다. 편의점이 익숙한 고객들에게 원산지, 가격표시제는 기본이다. 모든 점포가 이를 따른다. 에녹농수산물 김대윤 대표(50)는 매일 변동되는 야채가격을 수시로 반영해 가격을 표시한다. ■고객 친화 서비스… 디테일에 집중 보고 만지고 맛볼 수 있는 시장의 원초적 즐거움에 정량, 청결, 1인 가구를 위한 서비스까지 더해졌다. 카드가맹률도 100%다. 배송서비스도 있다. 비닐봉지를 줄이기 위해 에코백을 대여해주는 '알맹사업'도 도입했다. 시장 차원에서 상인들 교육에도 신경 쓴다. 점포진열 교육과 외국인 응대 교육 등을 제공한다. 황재오 망원시장 사업단장은 "시장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보이려고 노력했다. 다른 전통시장은 경제 활성화를 주로 문제 삼지만 저희는 (고객이 원하는) 작고 가벼운 사업을 먼저 했다. 외국인 캐리어 보관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전통시장 성공모델로 망원시장을 콕 짚었다. 조봉환 소진공 이사장은 "전통시장 부흥에서 예산지원보다 중요한 건 상인들 살아있는 눈빛이다"며 "가격표시제는 고객을 우선한다는 마음이다. 시장 활기를 띄우는 데는 결국 상인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19-07-24 17:31:01많은 눈이 내리던 지난 15일 서울 망원역에서 망원시장으로 가는 길에 많은 행인들을 볼 수 있었다. '금요일 오후라 조금 일찍 퇴근하는 사람들인가'라고도 생각했지만, 대부분은 망원시장과 주변 망리단길로 향했다. 망원시장 안으로 들어와 잠시 동안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주택가 근처의 작은 시장이 북적였다. 전국의 다양한 시장을 돌아봤지만 큰 이벤트 없이도 이렇게 사람들이 북적이는 시장은 드물었다. 특히 연령대가 다양했다. 20대 커플들은 물론 아이들과 함께 장 보러 온 주부들, 노인들까지. 망리단길에 놀러왔다 망원시장에 처음 와봤다는 한 20대 여성은 "서울 재래시장이라고 하면 평상시엔 사람 없이 한산하다고만 생각했는데 백화점 보다 북적여서 놀랐다"며 "입구엔 우리랑 비슷한 나이의 상인들이 먹거리도 팔아 입도 심심하지 않게 구경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시장 상인에게 분위기를 묻자, 그는 "하루 평균 2만명 정도는 온다고 한다"며 "오후 지나면 유모차 끌고 다니기 힘들다"고 웃으며 답했다. ■"준비된 시장에 기회가 왔다" 250m 길이의 거리에 80여 상점이 모여있는 작은 시장, 망원시장이 다른 시장과 다른 특별함은 무엇일까. 시장상인회 관계자는 "운 때가 맞았던 것 같다. 방송사들이 상암동으로 오면서 가까운 우리 시장으로 많이 취재를 오면서 인지도가 높아졌고, 홍대상권이 넓어지면서 망리단길도 생기면서 시너지가 난 것 같다"고 전한다. 그러나 망원시장의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을 이끌고 있는 황재오 사업단장의 이야기는 다르다. 지난 2017년부터 망원시장에 있었던 황재오 단장은 "상인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기회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황 단장은 "취재환경이 좋은 건 맞다"면서도 "단순히 가까워서가 아니다. 시장 위생부터 상인들 마음가짐까지 잘 갖춰져 있다보니 방송계 용어로 '그림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거다.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동아리에서도 동영상을 제작하러 많이 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홍대에 있던 상점, 문화인들이 가까우면서도 저렴한 곳을 찾아 이동하면서 망리단길이 생겼다"며 "그러나 망리단길을 하나의 골목으로만 보면 안 된다. 실제로 카페나 상점은 망원시장을 둘러싼 2차 시장 형태로 망리단길이 조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황 단장은 "저렴하게 장을 보거나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쾌적한 동네 시장과 주변의 독특한 상점과 카페가 있는 망리단길이 시너지를 내는 것"이라며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한강 중류의 수몰지역이어서 집값도 저렴했다. 그런데 지금은 지역경제의 주체가 됐다. 주거지 안에 있는 서민 밀착형 시장으로선 최고 수준"이라고 말한다. '다른 시장과 다르게 먹거리도 젊은 감각이다'라고 말하자 황 단장은 "닭강정과 고로케 등은 어찌보면 전국 어디에도 있는 상품"이라며 "'방문객들에게 시장을 어떻게 마케팅했느냐'가 방문객들의 시선을 바꾸는 것 같다"고 전한다. 실제 망원시장은 젊은 고객들도 시장을 즐길 수 있도록 젊은 감각의 브랜드를 만들었다. 브랜드를 활용한 에코백도 백화점 에코백 못지 않았다. "작은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고 상인회 관계자는 말한다. 사업단 관계자는 "정부에서 '시장 특성화사업 퍼주기 아니냐'고 예산을 삭감하려고 시장 실사를 왔는데 오히려 망원시장이 잘 되는 걸 보고 예산을 올려주기도 했다더라"고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장 보기를 콘텐츠로… 다양한 실험 지금 충분히 잘 되고 있는 시장이다. 그렇기에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도 올해가 마지막이다. 황 단장은 "자생력 강화 차원에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사업은 '장보기 서비스'다. 대표적인 상품은 '걱정말아요 김대리' 서비스. 마포구 관내의 회사가 야유회나 회식을 할 때, 망원시장에 신청하면 장을 직접 봐주는 것이다. 시장 내에 장보기 전문가와 배송센터가 있어 가능하다. 뷔페 등에서 쓸 수 있는 조리기구도 대여하고, 일반 장보기 배송 서비스도 마포구 내에서 운영하고 있다. 상인회 관계자는 "많은 땐 하루에 주문이 20개 가까이 온다"며 "사회복지기관 등 대규모의 장을 봐야하지만 직접 오기 힘든 기관에서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은 지난 2016년 골목형 사업을 할 때부터 시작했다. 지난 2016년엔 1인 가구를 위한 꾸러미 상품을 판매했다. 당시 주변에 살던 연예인들이 이용하면서 크게 흥행했다. 황 단장은 "시대상을 잘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스마트카드와 협력해 티머니카드로 결제했을 때 환승 할인도 받을 수 있도록 소비자들을 배려했다. 지역공동체를 위해 알맹과 모아 등 지역화폐를 활용하기도 하고, 사회적 협동조합을 만들어 시장 수익을 지역소외계층과 나누기도 한다. 최태규 망원시장상인회장은 "많은 노력들이 '장 보기를 콘텐츠로' 만들었던 것 같다"며 "망원시장은 이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유명한 관광거점시장이 됐다. 경동시장이나 남대문시장처럼 특성화된 콘텐츠가 없이, 젊음과 한국스러움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시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19-02-20 18: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