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머그샷(mugshot·범죄자 수용 기록부용 사진)을 활용한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활용하고 있는 머그샷은 지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 등으로 기소됐을 당시 찍은 것이다. 공화당 유력 대선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머그샷이 들어간 트레이딩 카드 출시를 알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장의 카드를 사면 머그샷 때 입은 양복 조각을 가질 수 있고 마러라고에서 저와 함께하는 저녁에 초대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8월 조지아주에서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로 기소됐을 당시 머그샷을 촬영했다. 그는 머그샷을 '저항의 상징'으로 홍보하며 각종 상품을 만들어 판매했다. 트럼프 선거캠프는 당시 24시간 동안 400만 달러(약 52억 8000만원)가 넘는 선거자금을 모금해 자체 기록으론 24시간 모금 최고 기록을 기록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캠프는 지난 4월, '가짜 머그샷'이 들어간 티셔츠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했다. 당시 뉴욕에서 성 추문 입막음 혐의로 기소됐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머그샷 촬영이 이뤄지지 않자 캠프에서 가짜를 만든 것이다. 머그샷을 활용한 상품을 판매해 선거자금 모금에 재미를 봤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에는 머그샷이 들어간 트레이딩 카드를 팔면서 이를 많이 구매할 경우 머그샷 때 입은 양복을 잘게 잘라서 주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대체불가토큰(NFT) 형태의 트레이딩 카드 한 장의 가격은 99달러(약 13만원)이며 양복 조각을 받기 위해서는 4653달러(약 613만원) 어치를 사야 한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정치적으로 탄압받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자신에 대한 각종 기소를 바이든 정부의 '정적 제거', '정치적 마녀사냥'으로 규정하면서 '머그샷'을 그런 탄압에도 굴복하지 않는 상징으로 홍보하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12-14 07:15:11[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1억원대의 시계를 판매한다. 2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트럼프 시계' 출시를 알렸다. 가장 비싼 모델인 '뚜르비옹'(회오리) 모델은 10만 달러(1억 3000만원)다. 122개의 다이아몬드와 200g의 18K 금으로 제작됐다. 147개 한정 판매다. 고가 모델 외에 '싸우자'라는 모델은 499달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자신의 이름과 이미지를 각종 제품에 사용하도록 허락하고 돈을 받는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수입을 올리고 있다. 트럼프 시계도 한 회사가 '트럼프'라는 이름을 빌려서 벌인 사업이다. CNN은 트럼프 시계 출시에 대해 "이는 역대 어떤 대통령 후보도 해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돈을 챙기는 전직 대통령의 행보 중 가장 최신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초에는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공동 창립한 출판사를 통해 '트럼프 황금 운동화'를 399달러(약 52만원)에 판매해 '완판' 시켰고, 트럼프를 주제로 한 성경책을 팔기도 했다. 지난달부터는 자신의 이미지를 담은 NFT 형태의 '디지털 트레이딩 카드'를 99달러(약 13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카드를 15장 이상 구입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TV토론 때 입은 양복 조각을 넣은 실물 카드 한 장을 받을 수 있고, 75장을 사면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열리는 만찬에 초청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 밖에 골프화, 향수, 아이스박스, 샌들 등 다양한 제품이 트럼프의 이름을 달고 판매되고 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24-09-27 09:27:14[파이낸셜뉴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돈벌이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디지털포토카드·운동화 등 안파는게 없는 트럼프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운동을 하면서도 자신의 이름과 이미지를 각종 제품에 사용하게 하는 라이선스 계약과 책 판매 등을 통해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부터 자신의 이미지를 담은 디지털 수집용 카드와 책, 운동화 등을 판매하고 있다. 디지털 수집용 카드는 대체불가토큰(NFT) 형태로 한 장당 99달러(약 13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카드를 15장 이상 구입할 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TV토론 때 입은 양복 조각을 넣은 실물 카드 한 장을 받을 수 있고, 75장을 사면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열리는 만찬에 초청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기간 주요 장면 등을 담은 화보집 '세이브 아메리카'를 발간했다. 각종 사진에 캡션 몇 줄을 단 이 책의 판매가는 99달러(약 13만원), 서명본은 499달러(약 67만원)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직접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이 밖에 골프화와 향수, 아이스박스, 샌들 등 다양한 제품이 그의 이름을 달고 판매되고 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간을 많이 투입할 필요가 없는 라이선스 계약과 출연료를 받고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고문 "변호사비 내려면 돈 좀 벌어야지" 한 트럼프 고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책 서명에 몇 시간을 투입하면서도 금액을 고려하면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으며, 다른 고문은 "트럼프의 일반적인 생각은 '내가 (정적들한테) 공격받고 이 모든 변호사 비용을 내고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면 이것에서 돈을 좀 벌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WP는 "카드와 책 판매 수익금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이 아니라 개인 사업체로 유입된다"면서 "그 어느 대선 후보도 이처럼 자신의 선거를 사익용 사업과 긴밀하게 연계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윤리청(OGE)의 청장 대행을 지낸 돈 폭스는 WP를 통해 "대통령직이나 대선 출마를 트럼프처럼 수익화에 이용한 전례는 역사에 없으며 특히 근대사에는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유권자 아닌 자신 이익만 챙겨" 질타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권자가 아닌 자신만 챙긴다는 비판의 근거로 이런 계약을 언급하며 수익금으로 개인적인 법률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해리스 대선 캠프의 아마르 무사 대변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경이나 못생긴 운동화를 팔고 다니는 것뿐만 아니라 정치 후원금을 개인적인 법률 비용을 내는 데 사용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직격했다. 논란이 일자 캐롤라인 레빗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자신의 수십억달러 규모 부동산 제국을 뒤로했고, 대통령 급여를 기부했으며, 재임 기간 총자산 가치가 실제 하락한 최초의 대통령이다"라고 해명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몇 건의 계약을 체결했는지, 얼마를 벌었는지, 대통령에 당선돼도 그런 계약을 이어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9-09 08:14:04<25> 우즈베키스탄 '누쿠스'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누쿠스는 부하라에서 북서쪽으로 550km가량 떨어진 국경 전 마지막 도시이다. 누쿠스의 카우치호스트를 찾아보니 '압둑하미드'라는 친구가 있는데 그의 게스트 후기를 보던 중 반가운 얼굴이 있다. 사마르칸트에서 만났던 자전거여행자 이치도 그의 집에서 묵었다고 한다. 믿을만한 사람이다싶어 카우치요청을 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주었다. 누쿠스에 가서 친구의 도움을 받아 국경넘을 준비를 해야겠다. 중간에 히바라는 도시도 있었지만 웬지 비슷한 건물들을 보는 것이 큰 의미가 없겠다 싶어 바로 누쿠스를 향했다. 여덟시간 넘는 긴 주행 끝에 어둑어둑해진 저녁 늦게 압둑네 집에 도착했다. 장거리 이동의 피곤은 압둑과 가족들의 환대에 금새 기운이 회복된다. 압둑은 임신한 아내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다. 부모님들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따뜻한 미소로 우리를 환영해주셨다. 들어가자마자 차와 빵과 달달구리들을 주셨는데 조금 전까지 힘들어 축축 쳐지던 우리는 기운이 어디서 솟아났는지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12월에 수박이라니.. 호박같이 생겼는데 달고 맛있네 12월에 수박을 대접받았다. 사실 집에 들어오며 입구에 까맣고 둥근 공같은 것이 있어 설마 수박이랴 싶었는데, 길가에서 팔던 호박같은 것과 이것들이 다 진짜 수박이었다. 우즈벡은 한겨울에도 수박을 먹을 수 있는 나라였다. 다만 씨가 무지무지 커서 생소했는데 아마도 늦게 수확해서 겨울에도 먹을 수 있는 품종이지 않을까 싶었다. 암튼 겨울에 비싼 하우스수박도 아닌 그냥 수박을 먹을 수 있다니 정말 신기했다. 맛도 매우 달고 좋았다. 그의 집은 넓은 1층 주택이었는데 집안에 주차장도 있고 우리에게 쓰라고 안내해준 방은 퀸 매트리스가 3개는 넉넉히 들어갈 정도로 넓은 커다란 방이었다. 철도회사에 근무하는 압둑이 마침 내일 근무가 없다며 과거에 아랄해였던 무이낙(Mo'ynoq)에 같이 가자고 제안해주었다. 바로 엊그제 오토에게 이야기를 듣고 꼭 가보고싶었던 아랄해를, 그것도 현지친구의 안내를 받으며 갈 수 있다니 너무 감사한 일이다. 이곳에서 왕복 6시간거리인데 너희차는 비싼 디젤차이니 자기차로 가자고 한다. 압둑의 진심어린 호의에 감사하며 메탄값은 우리가 내겠다고 했다. 압둑네 집은 조용하고 따뜻해서 매우 편안하게 잘 잤다. 다음날 일어나 아침을 함께 먹는다. 압둑은 잠자리가 편안했는지 세심하게 물어봐주고 아침부터 맛있는 음식들이 차려진다. 정말 이슬람의 손님접대는 최고인것 같다. 올때 사온 두루마리 휴지를 어머님께 드리며 한국 사람은 남의집에 갈때 빈손으로 가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려했는데 뜻밖에도 압둑과 어머님이 이미 알고 있다며 웃는다. 어머니께서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아 드라마등을 통해 본적 있다는 것이다. 신기했다. 염소젓으로 만든 밀크티, 갓구운 난.. 황송한 아침 식사 뒷마당의 염소젖으로 만든 밀크티가 참 맛있다. 갓구운 난을, 녹인 버터에 찍어 든든히 아침을 먹었다. 보통 우리는 초대를 받으면 떠날때 선물을 드리고 가는데 너무도 잘해주셔서 뭐라도 감사의 표시를 하고 싶어 차에서 선물을 긁어모아왔다. 아버님과 압둑에게는 핫팩 등을 드리고 어머님과 압둑의 아내에게는 마스크팩, 한국전통문양 컵받침, 내가 뜬 레이스 받침 등을 드렸다. 베푸신 은혜에 비해 너무 작은 선물이었지만 즐겁게 받아주신다. 추위에 대비해 목도리까지 두르고 압둑의 차를 타고 무이낙으로 출발했다. 신기하게도 압둑의 차가 가스도 휘발유도 주유가 가능하다고 해서 메탄의 줄이 너무 길어 휘발유를 넣기로 했다. 그래도 경유보다 많이 싸다. 가는 길에 건초를 트럭본체 높이만큼 높게 쌓은 트럭도 지나가고 낙타떼도 만났다. 세시간을 쉼없이 달려 드디어 아랄해에 도착했다. 지평선 끝까지 누런 모래사막만 보이는데 여기가 아랄해라고 한다. 말문이 막혔다. 앞쪽에 붉은 갈색으로 완전히 녹슬어버린 크고 작은 배들이 모래위에 있었다. 한때는 면적이 세계 4위의 호수였고 수심이 100m가 넘었다는데 면화를 재배하기위해 상류의 강물을 많이 사용한 것이 원인이 되어 급속도로 환경이 파괴되고 바다가 사라졌다고 한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 배에 가까이 가서 보니 더 놀랍고 황망했다.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녹슨 어선. 절대로 수리가 불가능해 보이는, 녹이 슬다 못해 너덜너덜해진 처참한 모습이 모래사막이 된 아랄해와 닮아있었다. 이 배들은 이제 다시는 물에 뜨지 못할 것이고 이 메마른 땅은 다시는 바다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몇십년 전만해도 깊은 바다속이었던 버석버석한 모래를 밟으며 마음이 마냥 먹먹해져갔다. 모래사막이 된 아랄해.. 한때 바다였던 사막을 밟는다 우리가 여행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이유 중 하나, 더 늦으면 여행할 수 없는 환경이 되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눈 앞의 현실로 강렬하게 다가왔다. 무거운 마음으로 인간이 지구에 얼마나 큰 해를 끼치는 존재인가 다시 한번 반성했다. 언덕위에 아랄해의 역사에 대해 기록해둔 장소가 있는데 1989년의 아랄해와 2008년의 아랄해 위성사진을 눈으로 비교할 수 있었다. 오는 길에 압둑은 길가에 잠시 차를 세우더니 우리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원같은 곳으로 들어갔다. 압둑은 정말 신실한 무슬림이다. 하루에 5번 기도를 철저히 지키고 있었다. 우리와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에도 자주 사라져 기도를 하고 돌아오곤 했다. 압둑의 기도 후 우리는 무이낙의 작은 식당에 갔다. 압둑의 도움으로 만두와 샤슬릭을 주문해서 점심을 잘 해결했다. 젓가락질 이야기가 나와서 탄이 긴 샤슬릭 쇠꼬챙이 두개로 생양파조각을 집어 먹으니 압둑이 신기해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압둑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카우치호스트를 하는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영어를 사용하고 싶어서라고 대답한다. 언젠가 외국여행을 하고싶어서 외국 손님들을 집에 초대하고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며 연습을 한다는 이야기가 의외였지만 좋은 이유 중 하나겠다 싶었다. "안녕하세요" 한국말 인사에 웃으며 받아주는 그들 다음날 탄은 압둑의 아버지를 따라 수산시장에 갔다. 근처 강에서 잡은 싱싱한 생선들이 가득했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지나며 생선보기가 거의 힘들었는데 탄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상인들도 반갑게 맞아주고 유머스레 인사를 건넨다. 영어를 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으니 탄은 그냥 한국어로 "안녕하세요"하며 인사를 하는데 다들 웃으며 받아주셨다. 여러분들이 모여들어 우리가 유튜버인 것을 압둑 아버님께 들었는지 채널이름을 물어보는데 "까브리랑" 이라고 말하니 이상하게 따라부르신다. 아.. 채널이름을 영어로 할걸 그랬나, 외국분들이 물어볼때마다 항상 곤란한 마음이 든다. 핸드폰을 내미신 분이 있어 한글자판부터 깔고 한글로 까브리랑을 입력해서 드디어 채널을 찾아드리니 좋아하시며 바로 구독을 누르셨다. 구독자 추가 감사합니다! 하핫. 탄이 사람들에 둘러싸여 유튜브 채널 이야기를 하는 동안 압둑 아버님은 커다란 생선을 사셨다. 그리고 근처 식당으로 가서 생선을 요리해달라고 맡겼다. 생선의 무게를 달고 돈을 내면 요리를 해준다고 한다. 집에서는 그렇게 큰 생선을 요리할 도구가 없는 걸까? 이날 저녁 튀긴 생선이 산더미처럼 쌓여 나왔다. 오랜만에 살집이 두툼한 흰살 생선을 먹으니 마냥 좋았다. 식사 후 태블릿으로 한국음식 사진을 보여드리며 압둑가족들께 설명을 했는데 다들 흥미로워했다. 이곳은 굽고 튀기는 등 조리법이 단순해서 삼계탕, 찜닭 맛을 모를 것 같아 맛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압둑 언젠가 한국에 오게되면 꼭 만나자.'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은 가족들께 우리가 있는 재료로 가능한 잔치국수를 해드리겠다고 제안했다. 결혼한지 1년되었다는 압둑에게 결혼식 영상이 있으면 보여달라고 했다. 영상속 압둑은 검은 양복을 신부는 하얀 히잡과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결혼식은 매우 긴시간 진행된다고 한다. 결혼식때 뭐가 제일 좋았냐고 물어보았더니 이맘(이슬람 지도자)의 말씀이 좋았다고 한다. 신실한 무슬림다운 대답이다. 하하 "우리도 대접해야지" 6인분 잔치국수와 김치캔 '딱' 다음날 까브리를 타고 잔치국수 재료를 사러 누쿠스 시내로 나왔다. 멋진 빌딩 앞에 카라칼파크스탄 공화국기와 우즈벡 깃발이 함께 나부낀다. 누쿠스는 우즈베키스탄 안의 카라칼파크스탄 공화국의 수도이다. 도로와 건물이 깨끗하고 잘 정돈돼 있다. 우리는 큰 마트를 발견해서 필요한 달걀과 야채 등의 재료를 잘 구입했다. 6인분의 잔치국수를 만드는 것은 시로에게 도전이었다. 달걀의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서 지단을 만들고 육수를 내기 위해서는 한국의 멸치다시포리백을 이용하는 치트키를 썼다. 한국산 소면을 삶고 김가루까지 고명으로 올리니 매우 그럴듯해 보였다. 압둑과 아내는 부엌에서 국수를 만드는 과정을 하나도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었는데 매우 복잡하고 어려워보인다고 한다. 한국 음식중 그나마 잔치국수는 간단한 편인데ㅎㅎ. 이곳 음식은 한번에 솥에 넣고 끓이면 된다고 한다. 아마도 고명을 따로 부치고 썰고 하는 과정이 생소해 보였나보다. 캔김치를 따서 반찬으로 대접했는데 김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캔김치는 일반김치보다 많이 부족한데... 제대로 된 맛있는 김치를 맛보여줄 수 없어 안타깝다. 그래도 다들 맛있게 먹어주었고 국수도 매우 인기가 좋았다. 압둑이 이곳에서 인기있는 개그 TV쇼를 보여주며 해준 이야기를 통해 이곳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한국인에 대한 인상을 알 수 있었다. 한국인들은 리액션이 매우 풍부하고 이곳 사람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을 보며 엄청 감탄하고 감명을 받아 표현하는 것이 그들 눈에는 무척 재미있게 보이나보다. 한국사람들은 빈 땅을 보며 왜 이렇게 노는 땅이 많은데 그냥 두냐고 물어본다는 말에 우리는 빵 터지며 "맞아! 우리도 그런 얘기 했어."라고 했고 석양을 보며 감탄하고 좋아하는 것을 보며 해는 자기나라에서도 질텐데 뭘 그리 특별하다며 호들갑인지 이해가 안된다며 일몰을 보며 탄성짓는 한국인에게 해가 없어진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내일 다시 뜰거라고 말해준다고 한다. 외국인의 시각으로 본 한국사람의 특징 이야기가 매우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마지막 저녁때 압둑은 다음날 새벽에 출근을 한다고 해서 미리 작별인사를 나누었고 다음날 아침 떠나기전 아버님께 부탁해서 아버님의 대형트럭을 구경했다. 기꺼이 보여주신 아버님께 무척 감사했다. 트럭운전수이신 아버님이 국경가는 길에 대한 정보를 여러가지 알려주셨다. 누쿠스를 떠나면 카자흐스탄까지 주유소고 뭐고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우리는 여분의 연료를 준비하라며 연료통을 주시려는 아버님께 이럴때를 대비해 가지고 다니는 큰 생수통이 몇개 있다고 감사하며 사양했다. 어머님과 아버님은 가면서 먹을 캔디 등과 이것저것을 끝까지 챙겨 주시려고 해서 사양하기 매우 곤란할 지경이었다. 커다란 수박도 2덩이나 주시려해서 겨우 사양하고 나왔다. 사랑과 정이 가득한 참 감사한 누쿠스의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귀한 추억으로 기억할 것이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PRakyEg5zwk?si=RH4bMMGroy9XL8lB>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08 15:09:01영화 ‘중경삼림’(감독 왕가위)는 실연의 상처를 입은 두 명의 경찰과 새로운 시작을 앞둔 두 여자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내용의 로맨스입니다. 1994년에 개봉했던 홍콩 영화로 세 번째 재개봉임에도 첫 주에 신작들을 제치고 예매율 1위를 기록하였다고 합니다. 작품 속에서, 마약 중개상(임청하 분)은 인도사람들의 옷과 신발에 마약을 숨겨서 운반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마약이 든 양복을 입고 구두를 신은 인도사람들이 중간에 도망갑니다. 이와같이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마약을 가지고 달아나면 절도죄가 성립할까요? 절도죄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즉, 타인소유-타인점유의 재물을 훔치면 절도죄가 성립하나, 타인소유-자기점유의 재물은 가져가면 횡령죄가 성립합니다. 자기소유-타인점유의 재물을 훔치는 경우는 절도죄가 아니라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합니다. 타인의 단독점유뿐만 아니라 공동점유도 점유의 타인성이 인정되어 타인점유로 봅니다. 타인소유 뿐만 아니라 공동소유도 역시, 소유의 타인성이 인정되어 타인소유로 봅니다. 즉, 공동소유-공동점유의 재물을 훔칠 때도 절도죄가 성립합니다. 재물은 일정한 공간을 차지하는 유체물로서 관리할 수 있는 것을 말합니다. 채권 등의 권리는 유체물이 아니어서 절도죄의 대상인 재물은 아니지만 이러한 권리가 화체된 어음, 상품권, 예금통장 등은 절도죄의 대상인 재물이 됩니다. 해, 달, 별 등은 유체물이지만 관리할 수 없으므로, 정보, 사상 등도 물리적인 관리가 불가능하므로 절도죄의 대상인 재물이 아닙니다. 당연히, 사람의 마음도 재물이 아니므로 사람의 마음을 훔친다고 하더라도 절도죄가 성립할 수는 없습니다. 재물은 소유자가 소유권의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주관적 가치나 소극적 가치만 있으면 족하고, 경제적 교환가치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발행자가 회수하여 세 조각으로 찢어버린 약속어음, 애인의 사진 등도 재물이 될 수 있습니다. 마약, 불법소지무기, 위조 통화와 같이 법률에 의해서 소유나 소지가 금지되어 있는 금제품은 재산죄의 대상인 재물이 될 수 없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법원은 금제품이라고 할지라도 몰수되기 전까지는 그 소지자의 점유를 보호해야 한다고 하면서 재물성을 인정합니다. 타인의 재물이라고 하더라도 소유자가 소유권을 포기한 경우에는 타인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훔치더라도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소유권을 포기하면서 뿌린 돈을 주워가더라도 절도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현금수송차량에서 흘린 돈이나 다른 사람이 잃어버린 돈을 주워가면 점유이탈물횡령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인도사람들이 마약이 들어 있는 양복입고 구두를 신은 채로 도주한 것은 마약 중개상의 마약인 타인의 재물을 자신들이 입고 있는 양복과 신고 있는 구두에 보관하고 있어 자기점유이므로 마약이 타인 소유-자기점유의 재물에 해당하여 횡령죄가 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마약 중개상은 마약이 든 양복입고 구두를 신은 인도사람들을 관리하면서 함께 이동 중이었습니다. 마약 중개상이 마약을 인도사람들을 통해서 관리하면서 점유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인도사람들이 가지고 달아난 마약을 타인소유-타인점유의 재물로 본다면 절도죄가 성립합니다.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 사진=디스테이션 제공, 영화 스틸컷
2022-05-06 16:27:38"양복을 만드는 과정은 행복을 찾는 인생과 꼭 닮아 있습니다. 물이 아래로 흐르듯 고개를 숙여 생각을 거듭하면서 바느질 한땀 한땀 정성을 다해야 비로소 명품이 만들어집니다." 부산 부전동 부산롯데호텔 후문에 위치한 양복의 명가 당코리(DANCO'LEE) 테일러는 부산시 백년장인 육성사업 공동브랜드 '백년이어가(家)'에 선정된 곳이다. 1969년 부산 1세대 테일러였던 아버지 이영재 창업자와 대를 잇고 있는 아들 이규진 대표는 기술과 정성으로 품격과 멋이 깃든 세계 최고 테일러 가문, 명품브랜드 '당코리'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이규진 대표는 21일 "가업을 이어 명품 브랜드로 자리를 잡아가기 위해 차곡차곡 쌓아올린 인고의 세월과 보이지 않는 열정, 정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아버지가 알려주는 꼼꼼한 노하우와 글로벌 트렌드를 읽어 최고급 K양복으로 한류 전파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이탈리아와 영국을 다니며 선진 패션 흐름까지 익혀온 이 대표는 세계 정상 디자이너 길을 닦아가고 있다. 이규진 대표는 1년 한두번씩 이탈리아 피렌체와 밀라노, 영국 런던 세빌로 거리, 미국 뉴욕 5번가 등을 찾아 패션정보를 수집하고 트렌드를 파악해왔다. 그는 이곳에 있는 양복회사에서 도제 수업도 직접 받았다. 이 대표는 "이탈리아에는 오랜 역사를 잇는 패션 관련 가족기업이 많았다"며 "앞으로 이탈리아와 영국에서 열리는 박람회 등에도 직접 참여해 신사복 패션분야에서도 한류바람을 일으키는 명품 브랜드로 자리를 지켜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아버지로부터 익힌 전통 양복은 물론 젊은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신사복, 세계적 트렌드를 가미한 모닝코트, 이브닝코트, 턱시도, 셋갖춤, 코디네이트 슈트, 헌팅웨어, 세퍼레이트 슈트, 체스터필드 코트, 캐주얼 슈트, 블레이저 재킷, 세퍼레이트 슈트, 폴로 코트 등에 이르기까지 남성들의 품격을 높이기 위한 패션을 소개했다. 이 대표는 "양복 한벌을 만들기 위해서는 250가지 이상의 공정이 필요하다"면서 세심하게 명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양복을 만드는 소품도구들도 인생의 삶이 담겨 있다고 했다. 남의 옷을 만들어주면서 정작 자신을 벗고 희생하는 '바늘', 보잘 것 없는 조각들의 인연을 맺어 상생시키는 '실', 지나친 욕심들을 끊어내 절제를 보여주는 '가위', 올곧은 길을 정확하게 정도를 따라 인도해주는 '자', 불평불만 서러움을 깨끗하게 승화시켜 펴주는 '다리미' 등을 비유해서 설명해 공감을 주기도 했다. 지금의 양복 명가로 키워온 이영재 창업자는 지난 54년 동안 오로지 맞춤 신사복에 열정을 쏟아 패션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 2008년 국내 최초로 이 분야 명예 디자인학 박사학위를 국립 부경대학교에서 받은 인물이다. 1969년 재단사로 처음 양복업계에 발을 내디딘 뒤 1976년 '당코리(우리말 '단골'에 성을 합쳐)' 테일러를 창업해 세계적인 양복의 명가로 우뚝서게 됐다. 부산의 패션 중심가 서면에 위치한 당코리 테일러 건물에 들어서면 1층 출입문 옆에 붙어 있는 미국 케네디가에서 보내온 감사 편지가 눈에 들어온다. 지금도 양복의 명가 '당코리'에는 국내 유명인사는 물론 미국과 일본, 중국 심지어 나이지리아 지도자들까지 명품을 입기 위한 주문을 정기적으로 해오고 있을 정도다. 이 창업자는 "어릴 때부터 옷을 만드는 손재주가 있어 패션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면서 "오직 최고의 명품 양복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밤낮도 없이 해외의 선진기술을 습득하고 배우기를 반복한 결과 지금의 당코리를 키워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옷을 입으셨던 분들이 해주시는 '당코리 옷이 참 좋다'라는 말씀에 행복을 느낀다"면서 "양복 한벌, 그 속에 철학과 정성을 담기 때문에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아들인 이 대표가 더 좋은 작품으로 대를 이어가고 있는 데 대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 대표는 "양복을 향한 아버지의 정성과 열정을 보며 '신사의 참멋'이 무엇인지 배워가고 있다"며 "'옷은 나를 닮은 거울이며 메시지'라는 철학을 새기며 백년, 이백년을 넘어 뿌리 깊은 세계에 한류를 전파하는 패션기업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1-12-21 18:31:18[파이낸셜뉴스] "양복을 만드는 과정은 행복을 찾는 인생과 꼭 닮아 있습니다. 물이 아래로 흐르듯 고개를 숙여 생각을 거듭하면서 바느질 한땀 한땀 정성을 다해야 비로소 명품이 만들어집니다." 부산 부전동 부산롯데호텔 후문에 위치한 양복의 명가 당코리(DANCO’LEE) 테일러는 부산시 백년장인 육성사업 공동브랜드 '백년이어가(家)'에 선정된 곳이다. 1969년 부산 1세대 테일러였던 아버지 이영재 창업자와 대를 잇고 있는 아들 이규진 대표는 기술과 정성으로 품격과 멋이 깃든 세계 최고 테일러 가문, 명품브랜드 '당코리'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이규진 대표는 21일 "가업을 이어 명품브랜드로 자리를 잡아가기 위해 차곡차곡 쌓아 올린 인고의 세월과 보이지 않는 열정, 정성이 있어야 한다"면서 "아버지가 알려주는 꼼꼼한 노하우와 글로벌 트렌드를 읽어 최고급 K양복으로 한류 전파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이탈리아와 영국을 다니며 선진 패션 흐름까지 익혀온 이 대표는 세계 정상 디지이너 길을 닦아가고 있다. 이규진 대표는 1년 한두번씩 이탈리아 피렌체와 밀라노, 영국 런던 세빌로 거리, 미국 뉴욕 5번가 등을 찾아 패션 정보를 수집하고 트렌드를 파악해왔다. 그는 이곳에 있는 양복회사에서 도제 수업도 직접 받았다. 이 대표는 "이탈리아에는 오랜 역사를 잇는 패션 관련 가족기업이 많았다"며 "앞으로 이탈리아와 영국에서 열리는 박람회 등에도 직접 참여해 신사복 패션분야에서도 한류바람을 일으키는 명품브랜드로 자리를 지켜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아버지로부터 익힌 전통 양복은 물론 젊은 CEO(최고경영자)를 위한 신사복, 세계적 트렌드를 가미한 모닝코트, 이브닝코트, 턱시도, 셋갖춤, 코디네이트 슈트, 헌팅웨어, 세퍼레이트 슈트, 체스터필드 코트, 케쥬얼 슈트, 블레이저 재킷, 세퍼레이트 슈트, 폴로 코트 등에 이르기까지 남성들의 품격을 높이기 위한 패션을 소개했다. 이 대표는 "양복 한벌을 만들기 위해서는 250가지 이상의 공정이 필요하다"면서 세심하게 명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양복을 만드는 소품도구들도 인생의 삶이 담겨 있다고 했다. 남의 옷을 만들어주면서 정작 자신을 벗고 희생하는 '바늘', 보잘 것 없는 조각들의 인연을 맺어 상생시키는 '실', 지나친 욕심들을 끊어내 절제를 보여주는 '가위', 올곧은 길을 정확하게 정도를 따라 인도해주는 '자', 불평불만 서러움을 깨끗하게 승화시켜 펴주는 '다리미' 등을 비유해서 설명해 공감을 주기도 했다. 지금의 양복 명가로 키워온 이영재 창업자는 지난 54년 동안 오로지 맞춤 신사복에 열정을 쏟아 패션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 2008년 국내 최초로 이 분야 명예 디자인학 박사학위를 국립 부경대학교에서 받은 인물이다. 1969년 재단사로 처음 양복업계에 발을 내디딘 뒤 1976년 '당코리(우리말 '단골'에 성을 합쳐)' 테일러를 창업해 세계적인 양복의 명가로 우뚝서게 됐다. 부산의 패션 중심가 서면에 위치한 당코리 테일러 건물에 들어서면 1층 출입문 옆에 붙어 있는 미국 캐네디가에서 보내온 감사 편지가 눈에 들어온다. 지금도 양복의 명가 '당코리'에는 국내 유명인사는 물론 미국과 일본, 중국, 심지어 나이지리아 지도자들까지 명품을 입기 위한 주문을 정기적으로 해오고 있을 정도다. 이 창업자는 "어릴 때부터 옷을 만드는 손재주가 있어 패션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면서 "오직 최고의 명품 양복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밤낮도 없이 해외의 선진기술을 습득하고 배우기를 반복한 결과 지금의 당코리를 키워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옷을 입으셨던 분들이 해주시는 '당코리 옷이 참 좋다'라는 말씀에 행복을 느낀다"면서 "양복 한벌, 그 속에 철학과 정성을 담기 때문에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는 말과 함께 아들인 이 대표가 더 좋은 작품으로 대를 이어가고 있는데 대해 만족감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 대표는 "양복을 향한 아버지의 정성과 열정을 보며 '신사의 참 멋'이 무엇인지 배워가고 있다"며 "'옷은 나를 닮은 거울이며 메시지'라는 철학을 새기며 백년, 이백년을 넘어 뿌리 깊은 세계에 한류를 전파하는 패션기업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1-12-21 11:27:49【도쿄=조은효 특파원】 12일 오후 2시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한 한·일 양국 과장급 실무회의가 당초 예상(2시간)보다 길어지고 있다. 회의는 3시간이 지나도록 끝나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이유라며 거론한 대북전략물자 유출 문제를 놓고 양측이 격론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 별관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선 시작부터 일본 정부의 의도적 '홀대' 흔적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일본 경제산업성 이와마츠 준 무역관리과장과 이기리 가츠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은 이날 오전 도쿄로 날아온 우리 측 산업통상자원부 전찬수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안보과장, 한철희 동북아통상과장이 회의장에 도착했음에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정면만 응시했다. 양측은 한·일 양국 취재진에 공개되는 모두 부분에서 악수나 눈인사도 없었으며, 흔한 명함교환도 하지 않았다. 복장 역시, 일본인 참석자들은 한국 측과 달리 넥타이와 양복 정장을 입지않고 셔츠 차림이었다. 일본 정부가 실시 중인 '쿨비즈'에 맞춘 것이지만, 셔츠까지 걷어올린 모습에선 상대국 관료에 대한 배려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이날 도쿄날씨는 장마로 인해 21도 수준이었다. 회의가 이뤄진 장소부터 의도적 '푸대접'의 흔적이 엿보였다. 회의장 한 켠엔 간이의자들과 이동형 테이블들도 쌓여있었고, 바닥 곳곳엔 정리되지 않은 전선이 삐쭉 튀어나와 있었다. 파손된 의자나 책상 등 기자재 조각들도 여기저기 방치돼 있었다. 또 양국 정부를 대표한 참석자들이 앉는 테이블엔 참가자들의 이름표 조차 없었다. 일본 측 주장대로 이번 만남이 협의가 아닌 설명회라고 해도, 한·일 양국의 간부급 담당자들이 민감한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난 장소치고는 결코 어울리는 공간은 아니었다. A4용지 두 장 크기로 된 '수출관리에 관한 사무적 설명회'라는 글귀가 회의 테이블 앞 쪽 화이트보드에 붙어있어, 이 곳이 회의장임을 짐작케할 정도였다. '사무적' 설명회라는 어감 자체가 불친절하게 사무적으로 대한다는 뜻이 아니냐 자조섞인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19-07-12 17:53:32가끔 찌질한 나는 행복하다/최정원/베프북스 "좋은 기억의 시간이든 순간이든, 나쁜 기억의 시간이든 순간이든 모두 추억이 되어 가는 나이가 되었다. 눈이 기억하는 시간 마음이 기억하는 순간, 간신히 또 추억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에는 네 종류의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한다. 남자, 여자, 아줌마, 그리고 나머지 하나가 '늙은 아이'다. '넌 왜 결혼 안 해' '그러다 처녀 귀신 될 거야' '저러니까 결혼을 못 하지' 등 수많은 질타와 평가의 대상이 되는 결혼 안한 또는 못한 이들. 저자는 이들을 '늙은 아이'로 지칭한다. 이 책은 이들 중의 하나인 저자의 일상과 생각을 덤덤하게 담은 책이다. 어떤 깨달음이나 감동 스토리가 아니라, 이 땅의 모든 '늙은 아이들'에게 전하는 반성일기이자 작은 위로라고 저자는 덧붙인다. 자장면 한 그릇을 먹기 위해 홀로 빗속을 뚫고 달리던 순간, 양복을 입고 첫 출근하던 날, 한마디 말도 없이 퇴사를 하고 대뜸 짐을 들고 오던 날, 어제까지 사랑한다고 말하던 연인의 입에서 헤어지자는 말이 나오는 순간, 비 오는 날 아침, 혼자 작은 술상을 차려 마시는 혼술…. 누군가의 눈에는 한없이 찌질한 순간들도 이제 담담히 추억할 수 있는 나이가 된 40대 노총각의 일상의 조각들이 담겼다. 한 늙은 아이의 '살아내고자' 했던 노력과 앞으로 어떻게 '살아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의 흔적들은 익살스러우면서도 진지하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18-01-20 11:27:36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의 19일 첫 청와대 회동은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마무리됐다. 당초 2시간으로 예정됐던 회동은 예정된 시간을 40여분 넘겨 오후 2시10분께 종료됐다. 문 대통령은 취임 9일 만인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자유한국당 정우택.국민의당 김동철.바른정당 주호영.정의당 노회찬 등 5당 원내대표와 오찬을 겸한 회동을 했다. 청와대는 이번 회동이 상견례를 겸한 국회와의 소통의 자리가 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에 이날 회동은 따로 의제를 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각당 원내대표도 별도의 배석자 없이 오찬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회동장인 상춘재 입구에서 5당 원내대표들이 도착하는 순서대로 일일이 영접하며 먼저 다가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원내대표들은 관행적으로 달던 이름표도 사용하지 않았다. 상석이 없는 라운드테이블에 자리한 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는 함께 비빔밥을 먹으며 각종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양복 재킷을 벗어 의자에 걸쳐둔 채 편안한 식사가 이어졌다. 오찬 메뉴 선정을 비빔밥으로 정한 것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협치가 여느 때보다 중요한 만큼 '통합과 화합'을 강조한 의미라는 게 청와대 측 설명이다. 특히 후식으로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직접 만든 인삼정과가 나와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인삼정과는 10시간 동안 인삼, 꿀, 대추즙을 달여 과자 형태로 만든 것이다. 김 여사는 이날 청와대를 방문한 여야 5당 원내대표에게 조각보에 인삼정과를 직접 싸서 손편지와 함께 전달했다. 김 여사가 전달한 손편지에는 "귀한 걸음 감사하다. 국민 바라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함께 노력하자"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각당 원내대표들도 이날 회동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공개적으로는 덕담이 오갔지만 뒤에서 짚어야 할 항목에 대해선 거의 짚으며 대통령의 생각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는 자리였다"며 "문 대통령이 생각보다 소탈하고 격의 없이 대화에 임해 자연스러운 의견 개진이 많아 국민들이 볼 때도 건설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상견례적 성격이 있었으나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 했다고 본다"며 "대통령도 어느 문제든지 일일이 솔직하게 답변을 다 하셨다"고 회동 분위기를 전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예정된 시간을 40분 넘어서까지 대화했는데 큰 쟁점이 있었다기보다 서로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던 것 같다"며 "문 대통령이 관례처럼 되어 있었던 패찰을 차는 것을 하지 않도록 지시했는데 작은 일처럼 보이지만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2017-05-19 18: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