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양적완화가 재개될 경우, 화폐가치 하락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 비트코인이란 분석이 나왔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시작된 가운데 약 4년 주기로 비트코인 채굴량(공급)이 줄어드는 비트코인 반감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도 호재로 여겨진다. 또 미국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가 비트코인을 시장 가치 기준으로 재무제표에 반영할 수 있도록 회계 기준을 변경한 것도 상장사들이 비트코인에 관심을 두게 될 이유라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은 미국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기업 메사리의 가상자산업계 전망을 담은 리포트(Crypto Theses for 2024) 한글 번역 요약본을 발간했다며 23일 이같이 밝혔다. 메사리에서 매년 발행하는 예측 보고서는 메사리 창업자이자 현재 대표이사인 라이언 셀키스(Ryan Selkis)가 가상자산 관련 주요 테마와 트렌드 등을 직접 분석하며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메사리의 2024년 업계 전망 리포트 원문에서는 △투자 트렌드 △가상자산 △정책 △씨파이(CeFi)/디파이(DeFi) △소비자 부문 등 10개 주제별로 키워드를 제시했다. 메사리는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세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미국 달러와 유로를 기반으로 발행된 테더(USDT), 유에스디코인(USDC), 페이팔유에스디(PYUSD)가 규제를 준수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란 예측이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활황에 접어들면 대체불가능토큰(NFT)도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되면 정보 출처를 명확히 해야하므로 NFT와 블록체인에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AI와 가상자산’ 부문에서는 AI 발전이 암호화 솔루션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AI의 핵심 요소인 데이터와 컴퓨팅파워 부문에서도 이른바 ‘탈중앙화 물리적 인프라 네트워크(DePIN, 디핀)’와 융합, 탈중앙화된 수퍼컴퓨터를 통한 AI모델 훈련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관측했다. 넥슨 지주회사인 NXC가 1대 주주인 코빗은 지난 2021년 메사리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코빗 리서치센터는 메사리가 발행하는 여러 콘텐츠를 번역·배포하며 가상자산업계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하고 있다. 코빗 정석문 리서치센터장은 “메사리의 업계 전망 리포트는 관련 산업 종사자들이 거시적인 관점에서 산업을 바라볼 때 최고 지침서로 손색없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시작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만큼 가상자산 시장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4-01-23 15:40:17[파이낸셜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패널 토론에서 장기침체나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한국 같은) 신흥국은 물가안정 목표를 상향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신흥국 시장의 경우 장기침체나 디플레이션에 직면하게 될 경우 양적완화(QE)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물가안정 목표를 높이는 것은 우리가 사용할 수 없는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침체가 오더라도 신흥국들이 중앙은행의 물가안정 목표를 수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물가안정 목표(2%)를 조금 더 높이는 것이 대안이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워싱턴DC에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동행기자단에게는 물가 목표치 2%를 말하는 것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총재는 "올해 연말 정도에 3% 수준이 될 걸로 보고 있다. 하반기에 국제유가와 미국의 통화정책을 봐야 해서 2%를 얘기하기 전에, 12월까지 3%로 내려갈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하반기에 있다"며 "하반기에 3%로 떨어지는 걸 보고 얘기해야 하기에 2%를 언급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이날 토론회에서 지난 9~10월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맞서 통화 개입을 통한 원화 가격 방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9~10월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으로 원화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하락했기 때문에 통화 개입 효과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며 외환당국의 외화개입이 원화의 급격한 평가 절하를 억제하는 안정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당국의 외환 개입은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늦춰 투자자들이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는 여지를 줄 수 있었다"며 "당시 달러 강세가 전세계의 공통적인, 일반적인 현상이었기 때문에 신흥국 통화 절하에 대한 낙인 효과도 적었다"고 설명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04-15 11:20:43【 도쿄=김경민 특파원】 27일부터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진행 중인 일본 금융당국이 이번에도 대규모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달 초 미국이 또 다시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국간 금리차에 따른 엔저(엔화약세)로 인해 1달러당 엔화 가치는 향후 170엔까지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일본은행(BOJ)은 이날부터 이틀간의 회의에서 엔저와 물가 영향 등을 논의하고 28일 통화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BOJ의 양적완화 기조 유지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요리우리신문은 BOJ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정책 유지는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를 뒷받침하는 데 불가결하다"고 보도했다. BOJ은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유도해 무제한으로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펴고 있다. 일본 올해 물가상승률은 목표치인 2%를 넘어 3%를 눈 앞에 두고 있다. NHK는 이번 회의에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을 지난 7월에 제시한 2.3%에서 더 올리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BOJ는 현재 물가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최근 "물가상승률이 2%를 넘고 있지만, 원재료비 등 비용 상승으로 인한 것으로 내년도 물가상승률은 2% 미만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반대로 일본은 초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양국의 정책금리 차는 3%p로 벌어졌다. 이 때문에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급락해 지난 20일 엔·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50엔을 돌파하기도 했다. 최근 일본 당국은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외환시장에 개입했고 엔·달러 환율은 현재 146엔 선까지 내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은 지난달 22일 2조8000억엔, 이달 21일 5조5000억엔, 24일 1조엔 등 총 세 차례 9조3000억엔(약 90조원)어치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 정책을 계속 유지하면 엔·달러 환율은 170엔까지 추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km@fnnews.com
2022-10-27 18:08:58【도쿄=김경민 특파원】 27일부터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진행 중인 일본 금융당국이 이번에도 대규모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달 초 미국이 또 다시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국간 금리차에 따른 엔저(엔화약세)로 인해 1달러당 엔화 가치는 향후 170엔까지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일본은행(BOJ)은 이날부터 이틀간의 회의에서 엔저와 물가 영향 등을 논의하고 28일 통화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BOJ의 양적완화 기조 유지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요리우리신문은 BOJ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정책 유지는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를 뒷받침하는 데 불가결하다"고 보도했다. BOJ은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유도해 무제한으로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펴고 있다. 일본 올해 물가상승률은 목표치인 2%를 넘어 3%를 눈 앞에 두고 있다. NHK는 이번 회의에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을 지난 7월에 제시한 2.3%에서 더 올리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BOJ는 현재 물가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최근 "물가상승률이 2%를 넘고 있지만, 원재료비 등 비용 상승으로 인한 것으로 내년도 물가상승률은 2% 미만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반대로 일본은 초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양국의 정책금리 차는 3%p로 벌어졌다. 이 때문에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급락해 지난 20일 엔·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50엔을 돌파하기도 했다. 최근 일본 당국은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외환시장에 개입했고 엔·달러 환율은 현재 146엔 선까지 내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은 지난달 22일 2조8000억엔, 이달 21일 5조5000억엔, 24일 1조엔 등 총 세 차례 9조3000억엔(약 90조원)어치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 정책을 계속 유지하면 엔·달러 환율은 170엔까지 추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현 재무성) 재무관은 25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에서 "재계 인사 대다수가 엔화 가치 추가 하락을 전망하고 있다"면서 "(엔·달러 환율은) 170엔 범위 안에 넉넉히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사카키바라는 1990년대 일본 외환정책 책임자로 세계 외환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 '미스터 엔'이라는 별명을 얻은 인물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2-10-27 13:35:32요즘 일본에서는 '엔저'(달러 대비 엔화가치 하락) 앞에 수식어 하나가 붙는다. '나쁜' 엔저(와루이 엔야스)다. 곳곳에서 원성이 잦다. 엔화가치 하락에 수입가격이 뛰면서 라면·밀가루·식용유, 안 오른 게 없다. 슈퍼마켓에서 파는 약 6000개 품목의 가격이 최근 이미 올랐거나 인상이 예고된 상황이다. 인상 폭은 평균 11%다. 기업의 임금인상이라고 해봐야, 많아야 1~2%다. 일본 서민들로선 허리띠를 더욱 바짝 조여맬 수밖에 없다. 3개월 뒤 참의원 선거를 치러야 할 자민당 정권으로선 좌불안석이다. 엔저가 종국엔 일본 경제에 '득'이 된다고 주장해 온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도,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도 여론의 뭇매를 맞고서야 "나쁜 엔저일 수 있다"고 꼬리를 내렸다. 엔저는 아베노믹스의 산물이다. 2013년 아베 신조 당시 총리는 취임과 동시에 "엔화를 무제한으로 찍어내 경기부양에 나서겠다"며 대규모 금융완화에 나섰다. 2012년 11월 중반 '1달러=70엔대'의 엔고상황은 수개월 만에 '1달러=100엔'으로 가속페달을 밟더니, 최근엔 '1달러=130엔'을 향해 더욱 가파른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물론 도요타 등 수출기업들이야 엔저가 좋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나, 이들이 벌어들인 수익이 좀처럼 일본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기업들은 투자나 임금인상 대신 사내 유보금을 쌓거나 배당에 더욱 골몰하는 모습이다. 그러니 엔저를 둘러싼 원성이 클 수밖에 없다. 소득은 늘지 않는데 물가가 오르니 서민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최근 화두가 된 '격차사회(양극화)' 문제를 부각시키는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더 큰 우려는 "이대로 가다가는 엔저가 영영 고착화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다. 당장의 엔저는 미·일 금리차에 따른 급격한 자본의 이동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일본 경제 펀더멘털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엔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안전자산'이란 타이틀도 반납해야 할 정도로 체급이 약해졌다. "뭔가 잘못돼 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엔저의 시작점인 "아베노믹스와 결별해야 할 때"라는 등 아베 유산과의 결별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최근 다쓰자와 겐이치 교토 다치바나대 객원교수는 일본 경제매체 프레지던트에 "역시 아베노믹스가 원흉이었다"고 다소 자극적 언어로 아베노믹스를 맹렬히 비판했다. 10년 가까이 지속해 온 양적완화라는 '모르핀'을 끊어야 할 때라는 것인데, 양적완화와 그로 인한 엔저, 그럼에도 불구한 저물가에 길들여진 일본 경제가 과연 진통제를 끊을 수 있을 것인지, 이에 대한 답도 분명치 않은 상황이다. 침체터널이 길고도 길다. 이 딜레마가 지속되면서 당분간 모르핀의 부작용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2-04-19 18:03:35[파이낸셜뉴스] 내년 봄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상을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 연준이 돈줄을 죄기 위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내년 3월에 종료한 뒤에 곧 바로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6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오는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통화 긴축 속도를 올리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연준은 올해 계속해서 경기 과열 및 물가 상승 우려가 나오자 지난달 회의에서 월 1200억달러(약 141조원)에 달하던 양적완화 규모를 매달 150억달러씩 줄이는 테이퍼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일정대로 진행되면 내년 6월에 테이퍼링이 종료돼야 한다. 그러나 WSJ는 연준이 지난달 발표보다 더 빨리 돈줄을 죌 수밖에 없다고 추정했다. 지난달 FOMC 회의 이후 발표된 미국 물가상승률 통계는 연준이 경기 과열 지표로 설정한 2%의 2배가 넘었고 실업률은 최근 4.2%까지 내려갔다. 연준 의장을 연임하게 된 제롬 파월 의장은 앞서 의회 청문회에서 물가 상승 위험을 지적한 뒤 양적완화 조기 축소를 언급했다. 동시에 휘하 연방은행장들 역시 잇따라 조기 금리 인상을 지지하기도 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1-12-07 09:27:35미국이 긴축 시간표를 내놓는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테이퍼링 개시 시점과 속도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이퍼링은 연준이 매입하고 있는 국채 등 자산매입 규모를 줄인다는 의미다. 코로나 팬데믹 지속으로 연준은 그동안 매달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시장에서 매입하는 형태로 월 1200억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해왔다. 시장금리 상승을 억제하고 경기회복을 지원하는 양적완화 정책이다. 연준은 자산매입 규모 축소 일정표를 이번에 내놓는다. 금융시장은 테이퍼링 시간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축통화인 달러의 유동성 축소는 금융, 자산시장의 주요 변수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테이퍼링과 금리인상은 선후 관계다. 금리인상 시기가 빨라질 경우 시장이 출렁일 가능성이 높다. 2013년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의 기억은 강렬하다.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테이퍼링을 예고하자마자 신흥국 주가와 채권, 통화가치 등이 폭락했다. 한국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발작이라고 할 정도로 충격파가 들이닥쳤다. 물론 8년 전과는 다른 측면이 많다. 버냉키가 테이퍼링 계획을 불시에 밝힌 것과 달리 이번은 점진적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테이퍼링과 관련해 시장의 반응 등을 봐가면서 발표 및 시행시기를 조율해 왔다. 지난 9월에 11월 발표 계획을 예고했다. 한국은 긴축 발작 악몽 때문에 몇 차례 선제적 금리인상을 단행한 러시아 등 신흥국처럼 불안해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본다. 우선 펀더멘털이 양호하다. 따라서 테이퍼링 태풍 영향권에 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IR)에서 "다른 나라보다 팬데믹 충격으로부터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언급할 정도다. 안심하고만 있을 상황은 아니다. 가계부채가 경제 전반을 위협할 트리거(방아쇠)가 될 수 있다. 금리가 인상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시장금리가 무섭게 오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1일 기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가 하루새 0.2%포인트나 올랐다. 하루 인상폭으론 이례적이다. 가계대출금리 1%포인트 상승 때, 가계의 이자상환부담이 12조5000억원 증가한다는 국회 예산정책처 분석도 있다. 이자부담이 단기간 급증하면 충격을 받는다. 가계대출과 연계된 부동산 등 자산시장 등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여러 리스크가 일시에 몰려오는 이른바 '퍼펙트 스톰'이 발생할 수 있다. 오는 25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이 고심해야 할 부분이다. 위험요인은 또 있다. 금융불안과 동반할 경기둔화 가능성이다. 쇼크 수준으로 경제 전반을 짓누르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대란, 인플레이션 우려 고조, 헝다 사태로 인한 중국발 부동산 악재 등이 복합적으로 경제 전반을 짓누르고 있다. 금융안정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경기둔화를 최소화하는 정책적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1-11-02 18:31:37【 도쿄=조은효 특파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미국 등 세계적인 금융 완화 축소 움직임에 편승하지 않고, 대규모 금융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양적완화의 출구를 모색하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상당기간 보조를 맞추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구로다 총재는 9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진정돼 간다고 해도, 일본은행은 완화적인 스탠스를 끈질기게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쫓아가기에는 현재 일본경제 회복 속도가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로다 총재는 일본의 낮은 물가상승을 타개해 보려 하고 있지만 "기업도 소비자도 과거의 디플레이션(장기간에 걸친 물가하락)에 이끌리는 경향이 있다"고 토로했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 2013년 취임과 함께 '재정, 통화, 구조개혁'을 세 축으로 하는 아베노믹스의 통화정책을 맡아 양적, 질적 완화를 지속해 왔다. 이를 통해 물가 상승률 '연 2%'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으나 8년이 넘도록 단 한 번도 과녁을 명중시킨 적이 없다.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이 선순환 구조를 이루지 못하면서, 여전히 가계와 기업의 심리가 개선되지 못한 상태다. 구로다 총재의 금융완화 견지로, 향후 미일 통화정책간 비동조화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미일 장기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엔화 약세 흐름이 한층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3년 봄 달러당 90엔대였던 엔화 가치는 현재 110엔 전후에서 움직이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엔화 약세 효과가 없어졌다거나 엔화 강세가 더 좋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과거에 비해 엔화 약세가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1-09-09 18:18:18[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중앙은행의 돈풀기 정책 축소가 늦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 연방준비은행(연준) 산하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는 5일(현지시간) 전미중소은행연합회 주최의 회의에 참석해 "올가을 고대했던 강력한 고용성장을 목격할 수 있다면, 우리 경제가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현재 진행중인 자산매입을 통한 돈풀기 전략(양적완화)을 지적한 뒤 "델타 변이로 인해 고용시장이 훨씬 늦게 회복된다면 (양적완화 축소) 후퇴를 유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시카리는 "한 달 전만해도 터널 끝의 빛이 보이며 정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신중하게 낙관했지만, 현재 델타 변이가 급격하게 확산하는 양상으로 인해 우리 모두 불안하다"고 말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내 하루 확진자 수는 1월 7일 29만5880명으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6월 14일 8069명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델타 변이가 유행하면서 미국 내 신규 확진자는 지난 5일 기준 11만7288명을 기록했다. 미국의 백신 정책을 주도하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4일 인터뷰에서 “불과 몇 달 전, 하루 확진자가 1만 명대였다는 것을 기억하는가”라면서 “몇 주 안에 하루 확진자가 10만~20만 명까지 나올 것 같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불황 극복을 위해 초저금리 정책과 동시에 양적완화 정책으로 시장에 돈을 풀었으며 올해 초 코로나19가 잠시 진정될 기미를 보이자 양적완화 축소 압박을 받았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앞으로 열릴 회의를 통해 경제 진전 상황을 계속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의 2인자로 불리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2일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르면 10월부터 자산 매입을 줄여나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8~9월 일자리 증가분이 각각 80만명 선에 이르면 미 경제가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1-08-06 09:00:06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다시 한다면 지난 2013~14년 실시됐던 것과 같이 진행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14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파월 의장의 이번 양적완화 축소 관련 발언은 금리 인상 재개 전에 실시할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경제클럽이 주최한 토론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현재의 연준 통화정책을 중단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자 2013~14년 연준이 실시했던 테이퍼링을 교과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준금리를 다시 올리기 전에 양적완화 축소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도 밝혔다. 미 연준은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타격을 입은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제로금리와 자산매입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여름부터 미 재무부는 매월 채권 800억달러(약 89조원)와 주택저장증권(MBS) 400억달러 어치를 매입해오고 있다. 현재 미국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는 7조달러(약 7824조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준은 벤 버냉키가 당시 의장이던 지난 2013년 양적완화 종료를 시사하면서 당시 신흥 시장에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 충격을 일으켰다. 당시 버냉키의 발언으로 신흥국의 자산가격 급락과 자본 유출이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미국 국채 가격도 폭락한 바 있다. 연준은 2013년 12월부터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했으나 금리는 2년동안 올리지 않고 유지했다. 파월의 이번 발언은 언젠가 있을 연준의 현 통화정책 중단 이후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줬다고 마켓워치는 평가했다. 파월은 테이퍼 시작 시기에 대해서는 미국 경제의 상태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날짜는 언급하지 않았다.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미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앞으로 분기당 10% 성장률까지 점치고 있다. 연준은 미국내 고용 확대와 물가가 안정적인 2%대 상승률을 유지할때까지는 양적완화를 축소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금리 또한 완전 고용과 인플레율이 2%까지 오를때까지는 인상하지 않을 예정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는 내년초부터, 금리 인상은 내후년 정도로 예상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더 앞당겨 실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파월 의장은 가상화폐는 투기 수단으로 결제 수단의 지위에 아직 오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가상화폐가 활발하게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투기를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고 경제전문방송 CNBC가 보도했다. 파월 의장은 가상화폐를 금에 비유하면서 “인류는 수년동안 실제로 특별한 가치가 없는 금에 너무 많은 것을 부여했다”라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의 전임자인 재닛 옐런 현 미국 재무장관도 지난 2월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투기성 자산이라며 통화전달과정으로 널리 사용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거래도 매우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1-04-15 08:5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