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여파에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이달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을 앞뒀던 예비상장사 가운데 IPO 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증권신고서 정정을 이유로 이달 상장일정을 내년 1월로 미룬 예비상장기업은 5곳에 이른다. 특히 이달 4~5일 상장일정 변경 공시가 줄을 이었다.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다. 교육 플랫폼 기업 데이원컴퍼니는 이달 예정됐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내년 1월 초로 연기했다. 데이원컴퍼니는 신고서 정정을 통해 재무적투자자(FI)들의 공모 후 지분율을 일부 수정했다. 자동차용 변압기 업체인 모티브링크도 이달 수요예측을 내년 1월 말로 미뤘다. 신고서 정정에서 올해 3·4분기 잠정 매출과 주요 주주들의 지분거래 내용을 추가했다. 이 외에도 삼양엔씨켐, 아스테라시스, 아이지넷이 수요예측 및 일반청약을 내년 1~2월로 미룬다고 공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증권신고서 정정 사유가 발생하기도 했겠지만,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신고서 정정을 사유로 상장을 아예 내년으로 미루는 게 낫겠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정치적 리스크로 시장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상장한 종목(스팩·합병상장·인프라펀드 제외) 16개 중 12개 종목이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하락한 가격에서 거래를 마쳤다. 11월 미국 대선 이후 국내 증시가 부진한 데 이어 탄핵정국으로 정치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공모주 투자심리도 급격히 식었다. 공모주 부진과 탄핵정국 여파 등에 최초 제시했던 희망범위보다 대폭 깎인 가격에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곳도 수두룩하다.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시행한 11개 기업 중 7곳의 최종 공모가는 기존 희망범위를 밑도는 가격에 확정됐다. 일부 예비상장기업은 상장 흥행을 위해 아예 수요예측 전부터 공모 규모나 가격을 낮추는 강수를 두고 있다. 내년 1월 수요예측을 앞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 와이즈넛은 지난 13일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공모주식수를 기존 170만주에서 90만주로 절반 가까이 줄였다. 공모 규모 축소는 상장 조달 자금이 줄어드는 만큼 기업에겐 불리하지만, 투자자에겐 상장 당일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 긍정적이다. 공모주 시장이 지속 부진하자 주관사 측에서 자발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수요예측 부진에 상장 철회를 택했던 기업도 공모가를 대폭 낮춰 내년 1월 상장 재도전에 나서고 있다. 축산물 직거래 플랫폼 미트박스글로벌은 지난 16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희망 공모가 범위를 기존 2만3000~2만8500원에서 1만9000~2만3000원으로 낮췄다. 내년 1월 2일부터 수요예측에 나선다. 시장에서는 내년 공모주 시장 반등을 전망하고 있다. 박제우 코레이트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증시 한파와 겹친 공모주 시장 부진이 오히려 기관과 일반 투자자들이 공모주를 객관적으로 선별토록 하는 '정상적' 환경을 만들었다"며 "내년 상반기 LG CNS 등 대어급들이 증시 입성을 앞둔 만큼 공모주 시장 관심도 다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4-12-18 18:06:30예비 상장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는 증권신고서 정정을 반복하면서 공모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파두 사태 이후 심사가 엄격해진 때문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코스닥 신규상장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28개 기업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13개 기업이 일정 변경을 수반하는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를 포함해 26개 기업이 상장 준비 과정에서 적어도 한 번씩은 내용 보강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수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감원의 상장 심사가 강화된 것은 지난해 '뻥튀기 상장 사태'를 겪으면서다. 기술특례로 증시에 입성한 파두의 상장 전 예상 실적과 실제 실적 간에 괴리가 커지면서 '사기 상장'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상장 프로세스가 개선돼 올해부터 상장 추진 기업들은 증권신고서 제출 후에도 최근까지의 잠정 매출액과 영업손익을 추가로 기재하고 있다. 증권신고서 단순 수정 비율이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적 추가 기재 이외에 경영상의 중요정보에 대한 수정이 필요한 경우 상당 시간이 필요해 공모일정까지 밀리게 되는데 이 같은 사례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기술특례로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애를 먹고 있다. 에스오에스랩은 당초 지난달 30일부터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달 말로 연기하고, 증권신고서에 라이다 기술 관련 경쟁 심화 위험, 매출 예상 증가율 등을 추가했다. 업계에서는 증권신고서 정정이 '통과의례'로 자리 잡았다는 인식이 짙어지고 있다. 다만,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증권신고서의 심사 허들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4-05-05 18:21:10코스닥시장 입성을 눈앞에 둔 예비 상장사들이 기업공개(IPO)로 들어오는 자금으로 먼저 빚을 갚기로 해 IPO 과정에서 투자심리 확보 여부가 주목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차전지 믹싱 장비업체 제일엠앤에스는 공모가 하단 기준 모집액 357억원(상장 제반비용 제외) 가운데 295억원(82.6%)을 은행 차입금 상환에 쓸 계획이다. 나머지 62억원은 부품 매입 및 영업활동에 투입키로 했다. 지난 5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이달 말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지난해 제일엠앤에스의 부채비율은 345.7%로 업종 평균(101.4%) 대비 높은 수준이어서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유동자산 대비 부채 비중을 의미하는 유동비율도 업종 평균(162.9%)보다 낮은 71.9%에 불과하다. 특히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290억원)이 장기차입금(135억원)의 두 배를 넘는다. 다만, 차입금 의존도가 2021년 32.9%에서 2022년 18.4%, 2023년 18.2%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제일엠엔에스는 증권신고서에서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등 고객사를 확대하면서 수주가 증가세를 보였는데 그에 상응하는 매입 채무가 증가한 것"이라며 "지난해 공장 신축·확장을 위해 대규모 시설투자를 실시했고, 대부분을 차입금을 통해 조달했다"고 설명했다. 웨어러블 의료기기업체 씨어스테크놀로지도 공모가 하단 기준 모집액 133억원 중 33억원(24.7%)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키로 했다. 지난해 말 본사 공장을 담보로 대출받은 30억원 등을 상환할 계획이다. 임상 및 연구개발비로 최근 3년간 영업손실이 이어지면서 씨어스테크놀로지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111.5%로 동종업종에서 높은 편에 속한다. 나머지 자금은 의료기기 연구개발(61억원), 운영비(39억원)에 쓸 계획이다.치아용 보철수복 소재기업 하스는 공모자금 161억원 가운데 45억원(27.8%)으로 빚을 갚기로 했다. 강원 강릉 소재의 제3공장 건물 및 토지 계약을 진행하면서 차입금 규모가 2022년 56억원에서 지난해 118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2022년 각각 72.9%, 29.4%에서 지난해 92.6%, 40.4%로 상승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4-04-10 19:19:18#OBJECT0# [파이낸셜뉴스] 코스닥시장 입성을 눈앞에 둔 예비 상장사들이 기업공개(IPO)로 들어오는 자금으로 먼저 빚을 갚기로 해 IPO 과정에서 투자심리 확보 여부가 주목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차전지 믹싱 장비업체 제일엠앤에스는 공모가 하단 기준 모집액 357억원(상장 제반비용 제외) 가운데 295억원(82.6%)을 은행 차입금 상환에 쓸 계획이다. 나머지 62억원은 부품 매입 및 영업활동에 투입키로 했다. 지난 5일부터 오는 12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이달 말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지난해 제일엠앤에스의 부채비율은 345.7%로 업종 평균(101.4%) 대비 높은 수준이어서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하다. 유동자산 대비 부채 비중을 의미하는 유동비율도 업종 평균(162.9%)보다 낮은 71.9%에 불과하다. 특히 1년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290억원)이 장기차입금(135억원)의 두 배를 넘는다. 다만, 차입금 의존도가 2021년 32.9%에서 2022년 18.4%, 2023년 18.2%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제일엠엔에스는 증권신고서에서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등 고객사를 확대하면서 수주가 증가세를 보였는데 그에 상응하는 매입 채무가 증가한 것”이라며 “지난해 공장 신축·확장을 위해 대규모 시설투자를 실시했고, 대부분을 차입금을 통해 조달했다”고 설명했다. 웨어러블 의료기기업체 씨어스테크놀로지도 공모가 하단 기준 모집액 133억원 중 33억원(24.7%)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키로 했다. 지난해 말 본사 공장을 담보로 대출받은 30억원 등을 상환할 계획이다. 임상 및 연구개발비로 최근 3년간 영업손실이 이어지면서 씨어스테크놀로지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111.5%로 동종업종에서 높은 편에 속한다. 나머지 자금은 의료기기 연구개발(61억원), 운영비(39억원)에 쓸 계획이다. 씨어스테크놀로지는 의료기기 시장의 성장성 등을 들어 투자자 설득에 나설 방침이다. 치아용 보철수복 소재기업 하스는 공모자금 161억원 가운데 45억원(27.8%)으로 빚을 갚기로 했다. 강원 강릉 소재의 제3공장 건물 및 토지 계약을 진행하면서 차입금 규모가 2022년 56억원에서 지난해 118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2022년 각각 72.9%, 29.4%에서 지난해 92.6%, 40.4%로 상승했다. 통상 시장에서는 기업의 차입금의존도가 30% 이하일 때 재무구조가 건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스 관계자는 “매분기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제3공장 건설을 통한 생산능력 증대로 높은 이익 실현을 기대하고 있다”며 “꾸준한 이익 실현 및 공모자금 유입으로 안정성 비율을 개선할 것”이라고 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4-04-10 14:24:24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더블유씨피(WCP)를 비롯해 10여개 기업이 공모를 진행한다. 다만 시장 침체가 겹치면서 일부 대어급 예비 상장사들의 IPO 일정에는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 직후의 공모시장이 넉 달 남은 올해 공모시장의 투자심리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오랜만에 나온 '兆'규모 공모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WCP가 오는 14~15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한다. WCP는 올해 남은 몇 안 되는 '조(兆) 단위 대어'로 꼽힌다. WCP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에 이은 국내 2위의 2차전지 분리막 제조업체다. 최근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2차전지 분야 유력 소재주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8만~10만원,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7208억~3조4009억원으로 예상된다. WCP는 '테슬라 상장(이익미실현기업 특례상장)'을 선택했지만 올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74억원, 180억원으로 실적도 견조해졌다. 알피바이오를 시작으로 선바이오, 플라즈맵, 샤페론 등 4개의 바이오기업들은 이달 공모를 시작한다. 알피바이오는 15~16일, 선바이오는 16~19일 각각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한국타이어그룹 계열사 모델솔루션도 주목할 만한 공모주로 거론된다. 2021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2% 증가한 89억원으로 실적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플라즈맵은 증권신고서를 정정해 10월 5~6일 수요 예측, 12~13일에 청약을 진행한다. 이밖에 여러 기업이 상장 대기 중이다. 오는 15~16일 KB스타리츠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KB스타리츠는 KB금융그룹에서 낸 첫 공모 부동산투자회사(리츠)다. 최근 물가 및 금리 급등세로 리츠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좋지 않지만 안정적인 임대료 구조를 바탕으로 연 7.8%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약속하고 있다. 반도체 설계자산(IP)기업 오픈엣지는 오는 14일 공모가를 확정한 뒤 15~16일 일반청약을 실시한다. 반도체 IP는 영국 암(ARM) 등 일부 기업만 진출해 진입 장벽과 수익성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다만 예상 시가총액이 3126억~3751억원으로 올해 상반기 매출액(70억원) 대비 낮지 않은 편이다. ■시장 침체·물적분할 규제 어쩌나 증시와 공모시장의 침체된 분위기를 공모주들이 극복할 수 있느냐 하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유망한 적자기업들이 쓴 맛을 보면서 상장을 앞둔 '적자 대어'들의 고민이 깊다. 모빌리티 벤처기업 쏘카의 주가는 지난 8일 종가 기준 2만1450원이다. 상장한 지 3주도 되지 않아 공모가 대비 23.37% 하락한 수치다. 상장 전 1조원 이상의 몸값을 자랑하던 유니콘기업 쏘카의 시가총액은 7000억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당장 고민이 큰 곳은 컬리와 11번가다. 컬리는 지난달 22일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IPO 추진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컬리는 지난해 21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1162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커졌다. 지난해까지만 기업가치 4조원으로 평가받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1조원대 후반까지 낮아진 상태다. 11번가도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를 정하고 IPO를 본격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2·4분기 당기순손실이 515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확대된 것이 부담 요인이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쏘카처럼 미래 성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최근 멀티플을 후하게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들 기업은 쏘카처럼 공모가를 낮춰서 일단 상장한 뒤 주가를 올리는 방식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금융당국이 물적분할 및 자회사 동시상장시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상장을 준비하던 SSG닷컴도 고민이 깊어졌다. SSG닷컴은 이마트에서 물적분할돼 설립된 신설법인이다. 개정된 제도에 따라 상장을 하려면 모회사 주주들에 신설법인의 주식을 나눠줘야 한다. SSG닷컴은 연내 상장을 추진했다가 시장 침체로 상장을 내년으로 잠정 연기했다. 하지만 규제 걸림돌이 하나 더 생기며 스텝이 꼬이게 됐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2-09-12 18:16:50[파이낸셜뉴스] 증시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가 줄을 잇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잇따라 기업들의 증권신고서를 반려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공모가 고평가 논란 등 기업이 정정을 자초했단 지적도 나오는 가운데 정정이 너무 잦아 금감원의 반려까지 염두에 둬야 한단 반응도 나왔다. ■금감원,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29일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IPO를 통해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거나 상장을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기업 6곳(스팩 제외)중 5곳은 모두 최소 한 차례 이상 증권신고서를 정정했다. 정정 내용은 공모가 수정부터 일정 변경, 공모 자금 사용 내역 구체화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 일각에선 '공모가 거품'이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자초했단 지적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공모가를 정할 땐 피어(peer·동료)그룹의 기업가치 등을 반영하는데, 이 과정에서 공모가가 과하게 책정됐단 것이다. 실제 코스피 상장을 앞둔 SD바이오센서와 크래프톤은 모두 공모가 재산정에 나섰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질병진단기업 SD바이오센서의 당초 공모가 밴드는 6만6000~8만5000원이었다. 그러나 금감원은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고 SD바이오센서는 희망 공모가를 기존 밴드 상단 기준 39%나 낮춰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했다. 국내 IPO 사상 최대 규모인 4조6000억~5조6000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나선 크래프톤 역시 지난 15일 금감원의 '퇴짜'를 받았다. 금감원은 크래프톤에 공모가 산정 근거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해 달란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피 예비상장사들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자 카카오뱅크는 지난 28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주당 공모 희망가를 장외시장의 40% 수준으로 제시했다. ■'우르르' 상장 나선 기업들, 상장 연기도 '우르르' 한편에선 기업들의 ‘IPO 속도전’이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IPO 흥행을 노리는 기업 입장에선 유동성이 풍부할 때 상장하는 것이 유리한데, 올해 말~내년 초엔 금리 인상 우려 등이 있어 서둘러 나서다 보니 준비가 불충분했단 것이다. 실제 지난 17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라온테크는 4월 8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하루 만인 9일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라온테크는 이후 다섯 번이나 정정 한 이후에야 본격적인 IPO 절차에 나설 수 있었다. 정정으로 인해 상장 일정이 밀리는 경우도 많다. 증권신고서에 효력이 발생해야 IPO 일정 진행이 가능한데 정정 요구를 받으면 증권신고서 효력 기일이 그만큼 늦춰지기 때문이다. 앞서 맥스트와 에브리봇은 각각 지난 22일과 23일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하려 했지만 두 기업 모두 증권신고서를 정정하게 되면서 상장 시기는 7월 말~8월 초로 밀렸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들이 서둘러서 증권신고서 제출에 나서다 보니 정정 사례가 많아진 것 같다"며 "다만 정정요구 사항은 대부분 불확실하거나 확인이 필요한 사항을 보충해달란 것이다 보니 어떤 내용이 보충돼야 하는지를 투자자에게 미리 공개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선 금감원의 정정 요구가 너무 잦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증시 상장을 주관하는 한 관계자는 "IPO 일정 돌입 직전에 정정 요구가 나오면 중소형사의 경우 예기치 못하게 대형사와 겹치는 일도 나온다"며 "최근 정정이 기본으로 들어가다 보니 일부 기업은 정정으로 인해 상장 일정이 밀리는 것까지 감안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2021-06-29 16:00:41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로 인한 공포감이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금조달에 나선 예비 상장기업이 기업설명회(IR) 행사를 취소하거나 미루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어서다. 기관투자자 대상 IR 이후 진행되는 언론 대상 기자간담회도 일부 취소되는 사례가 나오면서 IPO 시장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건축물 구조재 제조업체 센코어테크는 다음달 6일 진행하기로 했던 IPO 기자간담회를 연기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예방 차원에서 부득이하게 간담회를 연기하게 됐다"며 "향후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가 열려도 참석률은 이전보다 저조한 실정이다.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화장품 소재전문기업 엔에프씨의 IPO 기자간담회에는 마련된 원탁 5개 중 2곳이 비어 있었다.엔에프씨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고민이 있었지만 소규모 간담회인 만큼 예정대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의 회사소개를 들을 때도 기자와 회사관계자 등 대다수가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다음달 9일 코스닥 상장을 앞둔 지엔원에너지도 26일로 예정돼 있던 애널리스트 간담회를 연기했다. 회사 관계자는 "애널리스트 간담회는 추후에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회사인 노보메타파마는 간담회를 온라인 IR로 대체하기로 했다. 코스닥 예비상장사 플레이디는 전날 펀드매니저 등 기관투자자 대상 대규모 IR을 취소했다. 코로나19 확산 탓에 적게는 200명에서 많게는 300명까지 참석할 예정이던 행사를 당일 취소했다.회사관계자는 "대표이사 프레젠테이션 등 준비한 것들이 많았지만 지난 주말 사이 감염자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수요예측 등 남은 일정은 차질없이 진행하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자 IR을 생략할 경우 공모가 책정에 크게 불리하다"며 "상장 후에도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는 의미에서 대규모 자금을 집행하는 기관을 상대로 진행하는 행사인데 행사 취소는 어필할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전했다. 예비상장사뿐만 아니라 상장주관 업무를 맡은 증권사들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가 우려된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상장주관사들은 청약 결과가 불리하게 나오지 않을지 근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상장 주관 수수료 감소는 물론 의무인수분 손실도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김정호 기자
2020-02-25 17:57:40컴퓨터 쿨러 부품 강자 잘만테크의 예비입찰에 상장사 등 2곳이 몰렸다. 지난해 진행한 매각엔 원매자가 없어 불발 됐지만, 이번엔 기업회생절차가 종결돼 시장의 관심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잘만테크 매각주관사 인덕회계법인이 지난 13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은 결과 상장사 등 2곳이 몰렸다. LOI를 제출한 원매자들은 16~27일까지 2주간 예비실사를 진행한 이후 본입찰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보통주 1934만8216주(지분율 60.1%)규모다. 잘만테크는 컴퓨터 냉각장치(쿨러), 전원 공급장치(파워서플라이) 등을 제조하는 업체다. 지난 2006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상장한 이듬해 ‘오천만불 수출탑’을 수상하고 2009년엔 벤처기업협회 지식경제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전 세계 쿨러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3D테마 대장주로 꼽히며 한때 시가총액이 1000억원대에 육박하면서 전도 유망한 회사로 이름을 날렸다. 지난해 잘만테크는 회생 과정에서 EY한영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송으로 인한 우발채무 리스크가 부각돼 공개경쟁입찰에 유효한 원매자가 입찰에 들어오지 않았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잘만테크 매각은 가격도 중요하지만 인수 후 근로자 처우 등 근로환경, 경영계획 등도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17-10-16 09:02:32국내 증시 분위기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최근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공모가 할인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올 들어 처음으로 희망 공모가액을 밑돌거나 청약이 미달되는 공모 사례도 나왔다. 일부 업체는 심사승인까지 받았지만 증시 침체 탓에 증권신고서 제출을 연기했다. 특히 삼성SDS, 제일모직(구 에버랜드), NS쇼핑 등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어 코스닥 예비 상장사들의 고민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닥 지수가 부진하면서 예비 상장사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전날 디스플레이 장비 검사업체인 영우디에스피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벌인 결과 공모가가 5000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당초 회사 희망 공모가액인 8000~9500원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최종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액 하단을 밑돈 사례는 올 들어 처음이다. 영우디에스피의 기관 수요예측이 실시됐던 지난 13~14일은 코스닥 지수가 종가 기준 연중 최저점인 535.31(13일)이었던 데다 최근 정보기술(IT) 장비 업체들의 부진이 공모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증시 입성으로 1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기대했던 사측은 최대 65억원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마저도 17일까지 진행되는 공모 청약이 100% 성공했을 때 얘기다. 전체 물량의 25%인 26만주가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다. 영우디에스피 관계자는 "운이 나쁘게도 시황이 어려울 때 공모 일정이 겹치면서 예상보다 많은 할인폭이 적용됐다"면서 "회사의 성장성이 확실하고, 실적으로 이를 증명한다면 증시에서 충분히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공모 청약 경쟁률이 미달되는 사례도 등장했다. 지난 13~14일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한 기업인수목적 회사 대우스팩2호는 공모 경쟁률이 0.49대 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반 배정된 수량 157만5000주 중에서 76만7830주만 청약 완료됐다. 올해 공모를 진행한 24개 신규 상장사 가운데 유일한 청약미달 사례다. 앞서 진행된 스팩들의 청약 경쟁률이 수십대 1이었던 것과 크게 대비된다. 올해 승승장구해 오던 발행 시장이 갑자기 얼어붙자 상장 일정을 늦추는 곳도 나온다. 지난달 25일 상장심사 승인을 받은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뉴)는 증시 부진 등의 이유로 증권신고서 제출을 미루고 있다. 아울러 11~12월 상장 계획인 삼성SDS, 제일모직, NS쇼핑 등과 일정이 겹치면 감수해야 할 위험이 큰 것도 코스닥 예비 상장사들엔 부담이다. 현재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한 기업은 모두 27곳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14-10-16 17:27:05기업공개(IPO)를 앞둔 예비상장사들이 전환상환우선주(RCPS) 처리를 두고 고민 중이다. 자금 확보 수단으로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전환상환우선주가 새 회계기준에선 부채로 분류돼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21개 중 12개 기업이 전환상환우선주 형태로 투자 받았다가 보통주로 전환을 완료했다. 기존에 자산으로 분류됐던 전환상환우선주는 2011년 도입된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서는 전환사채(CB)와 마찬가지로 자산이 아닌 부채로 잡힌다. 전환상환우선주는 보통주에 대한 우선배당, 잔여재산 분배에 있어 우선적 권리를 보장해주는 주식이다. 보통주보다 손실 위험이 작아 외국인, 벤처캐피털 등이 IPO를 앞둔 비상장기업에 투자할 때 선호한다. 통상 전환상환우선주로 기업에 투자한 이들은 해당 기업의 상장 예비심사 이전에 이를 보통주로 전환한다. 오는 11월 6일 상장을 앞두고 있는 해성옵틱스 역시 마찬가지다. 이 기업 주관업무를 맡은 안호정 우리투자증권 부장은 "보통 우선주를 들고 있어도 재무제표 개선을 위해 IPO를 앞두고는 보통주 전환을 마무리한다"고 말했다. 해성옵틱스는 KOFC-KB-Pioneer Champ 10-8호 투자조합, KOFC-대경 Pioneer Champ 2010-18호 투자조합으로부터 각각 157만7760주(12.04%), 70만8970주(5.41%)를 지원받았고 상장 직전 보통주로 전환했다. 문제는 IPO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다. 투자 기업의 IPO 여부가 불확실해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은 우선주를 갖고 있다가 상환 청구를 하는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이 경우 기업 부채 비율이 높아지는 등 재무제표상 자본을 희석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돼 투자자들의 신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렇다보니 아예 보통주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업체도 나오고 있다. 오는 11월 13일 상장을 앞두고 있는 서정주 미동전자통신 부장은 "SBI인베스트, 미래에셋좋은기업투자조합, 송현인베스트로부터 자금을 받았다. 하지만 대외적 지표에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전환상환우선주가 아닌 보통주 형태로 투자 받았다"고 말했다. 미동정보통신의 주가는 공모 희망가액 하단선인 1만8500원에서 결정됐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13-10-27 16:5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