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 민간인이 자신을 ‘상급부대 장교’라고 사칭하며 최전방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을 허가 없이 넘나드는 일이 발생했다. 6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강원도 민통선의 한 검문소에서 민간인 남성 20대 A씨가 차에 탑승한 상태로 통과를 요구했다. A씨는 자신이 상급 부대인 군단 소속 장교라고 주장하며 검문소 근무를 서던 병사들을 윽박질렀다. 검문소 근무를 서던 병사들은 A씨가 민통선 내 부대의 지명을 언급해 일단 A씨를 통과시켜 준 것으로 전해졌다. 사전 신원 통보와 확인 등 민간인의 민통선 출입에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A씨가 검문소를 통과한 것이다. A씨의 검문소 통과 후 검문소 근무 인원들은 A씨가 말한 이름을 가진 장교가 상급 부대에 없음을 확인하고서야 수색에 나서 그를 붙잡았다. A씨는 이날 오후 5시께부터 약 30분가량 통제구역 내에 머무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민통선 내 검문소 1곳까지 총 2곳의 검문소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경찰 조사에서 A씨는 과거 민통선 내 부대에서 병사로 복무한 예비역으로 밝혀졌다. A씨는 조사에서 “자신이 복무하던 부대에 다시 가보고 싶어서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경 등 관련 기관은 A씨의 진술내용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한 결과 A씨에게 대공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지난 2020년 11월 철책을 넘어 귀순했던 북한 이탈주민이 같은 방법으로 월북한 이른바 ‘재입북’ 사태가 일어났던 곳과 동일한 육군 22사단의 관할 구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사단은 지난 2012년 북한군 병사 1명이 철책과 경계를 넘어 귀순하는 과정에서 직접 소초 문을 두드린 ‘노크 귀순’ 사건, 2021년 북한 주민이 헤엄쳐서 월남하는 과정에서 군이 그를 제때 포착하지 못한 ‘오리발 귀순’ 사건 등이 일어난 곳이 있는 사단이다. 22사단은 책임 구역 길이가 다른 전방 사단보다 길고 유일하게 산악 지대와 해안 경계까지 모두 담당해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곳이다. 다만 이번 사건은 근무 중 경계 태세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3-06 20:21:23[파이낸셜뉴스] ■새 정부 국방 외교안보 '잃어버린 주적관' 회복과 느슨해진 '한미동맹' 강화가 한국의 입지·위상 결정할 듯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장병들의 정신세계와 가치관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의 질의에 대한 답변 자료에서 "대적관 약화가 경계작전 태세의 이완으로 이어졌다, 우리 장병들의 국가관과 안보관, 군인 정신을 확실히 해야 한다"며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누가 우리의 적인지, 왜 싸워야 하는지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후보는 "북한이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지속하고 우리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한 적으로 봐야 한다"고 짚었다. 사실 이번 정부 지난 5년간은 신냉전 지정학에 부응한 동맹 확장보다 도리어 70여년 된 한·미동맹 마저 약화하는 상황을 자초해 ‘포괄적 전략동맹’은 용어상으로만 회자할 뿐 그 실천과 정책화는 사실상 멀어져 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정권 교체기를 맞아 새 정부는 국방 외교·안보 측면에서 '잃어버린 주적관'과 '느슨해진 한·미동맹'을 다시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어 미국도 한국의 이러한 움직임을 반기는 모양새다. 새롭게 창출된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미래 한·미동맹의 수준과 신냉전 지정학 시대에 한국의 입지와 위상을 결정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민통제의 본질은 군의 정치적 중립, 정치 개입 배제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라는 주문.. 전문성 존중받아야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문민통제의 본질은 군대를 통제하는 것이 군인이 아닌 민간인이 되도록 한 장치"라며 "문민통제는 무력을 보유한 군이 그 무력을 수단으로 정치권력을 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민간인이 군을 통제하고자 한 것"이라고 짚었다. 군인이 정치 문턱에 기웃거리지 말고 군부대 내에서 '국가수호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히 하라'는 주문이라는 해석이다. 반 센터장은 "두 번째로 '문민통제'는 군대가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군사적 판단과 군사대비태세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민군관계에 대한 지적 고민을 했던 '새뮤얼 헌팅턴'도 군의 전문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5년간 한국군은 대규모 연합실기동훈련은 진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NLL(남북 해상 군사 분계선:Northern Limit Line) MDL(남북 간 군사분계선:Military Demarcation Line)등 국경지대에서 기동훈련이나 실사격훈련을 할 수도 없는 군이 됐다. 노크 귀순, 오리발 귀순, 삼척항 귀순 등 경계태세가 뚫리는 사례는 지속해서 반복됐다. 이어 반 센터장은 "이런 상황 속에서 대적관 따위는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고착되면서 군 본연의 임무가 무엇인지 혼란을 겪게 되는 상황에 치달은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이렇게 되어버린 군대를 ‘대적관’ 확립을 통해 바로 세우려 하는 것은 군대 정상화를 위한 필수적인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문민통제 잘 되었다면 도발을 도발로 지칭하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군다운 목소리 냈을 것 그동안 군 안팎에서는 국방백서에 ‘주적개념’을 삭제하고 북한의 도발을 도발이라 부르지 못하고 미사일을 '발사체'로 지칭하면서 홍길동 군대가 된 것은 군대의 정치종속을 방증한다는 목소리가 수없이 나왔지만 묻혔다. 9·19 군사합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인 2019년 김정은이 창린도를 시찰 중 포사격을 지시하면서 합의를 위반했지만, 한국군으로부터 엄중한 규탄과 단호한 대응책은 보이지 않았다. 2020년 북한군에 의해 서해에서 공무원이 피살되는 상황에서도 우리 해군은 국민보호를 위해 북한에 일방적 송신을 한 뒤에 NLL을 진입을 시도하는 단호한 소명의식은 보이지 않았다. 북한이 탄도탄 도발 등 수많은 무력시위 속에서도 미국, 일본과 달리 ‘분석 중’이라는 답변으로 시간만 흘려보냈다.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면서 군사대비태세 약화가 우려된다고 이러면 안 된다고 군사전문성을 바탕으로 바른 소리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군 수뇌부는 보이지 않았다. 이 모든 것들이 이번 정권 문민통제가 잘 되었기 때문이라고 박수쳐야할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문민통제가 제대로 선순환되었더라면 군사적 전문성이 정치적으로 무시될 때 우리 군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제대로 군대다운 목소리를 냈을 것이다. 국가사유화나 국가안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이나 결정에 대해 아무 말도 못하는 군대가 문민통제를 잘 따른다고 박수를 받을 일은 아니다. ■진짜문제는 '정치종속화된 군대'의 모습 정치에 종속되지 않으려는 대적관 명확히 '군대의 본질회복'이 우선 반 센터장은 지난 5년간은 "문민통제의 모습이 아니라 '정치종속화된 군대'의 모습이었다"고 지적하고 "문민통제 원칙이 잘 정착된 미국에서도 부당한 명령이나 국가에 해가 되는 요구에 대해서는 개인의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군인으로서 목소리를 내는 일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반 센터장은 "2019년 11월 백악관에 근무 중이던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은 하원에 나가 트럼프에 불리한 증언을 했다"며 그것은 "개인적 불이익을 감수하고 군인으로서 소명을 지키기 위한 소신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센터장은 "2020년 당시 마크 밀리 합참의장은 시위대를 최루탄까지 쏘며 강제해산 시킨 사태가 있던 시기에 트럼프 대통령과 맞은편 교회에서 단체사진을 찍어 논란이 되자 이에 사과했다"며 "항명처럼 비칠 수 있는 사과였지만 군이 정치에 종속된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이를 주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5년간 우리 군이 문민통제를 충실히 잘 받았다고 박수를 쳐줄 일이 아니라 이처럼 정치적으로 종속되지 않으려는 노력이 얼마나 있었는지 성찰해 군대의 본질을 회복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해석이다. 김덕기 동아대학교 특임교수는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지도자의 리더십과 국민과 군의 단결, 강한 정신력의 중요성을 배울 수 었다"면서 "우리 군도 최신식 무기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주적(主敵)인 북한의 실체를 정확히 인식하고 어떠한 위협에도 굴하지 않는 강한 정신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주는 교훈을 바탕으로, 국민이 단결해야 함은 물론, 군이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해 어떠한 위협에도 슬기롭게 대응하는 힘을 가지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남남갈등 부추기는 현정권과 차기정부 진짜 갈라치기는 북한 선전매체와 '친서정치' 비판받아 마땅... 한편 지난 22일 현 정부의 내달 9일 정권 이양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친서를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남 수뇌분들께서는 서로가 희망을 안고 진함 없는 노력을 기울여나간다면 북남 관계가 민족의 염원과 기대에 맞게 개선되고 발전하게 될 것이라는 데 대해 견해를 같이하시면서 호상 북과 남의 동포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전하셨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도 이날 "양 정상은 서로가 희망을 안고 노력을 기울여 나간다면 남북관계가 민족의 염원과 기대에 맞게 개선되고 발전하게 될 것이라는 데 견해를 같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북한이 이번 정권 거의 처음으로 문 대통령에게 예의를 갖춘 것과는 달리 윤석열 당선인을 겨냥한 막말 공세를 빼놓지 않았다. 북한 대외 선전 매체 우리 민족끼리와 통일의 메아리 등은 같은 날 "최근 윤석열이 입에서 뱀이 나가는지 구렁이가 나가는지도 모르고 함부로 설쳐대고 있다"며 "친미 사대 행위를 일삼으며 반공화국 대결 소동에 매달리고 있는 윤석열 패당의 어리석은 망동이 앞으로 남조선에 커다란 재앙을 몰아오게 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명백하다"는 등 힐난을 퍼부었다. 새 정부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군의 ‘대적관’ 문제를 언급한 것이 갈라치기가 아니라 바로 이것이 한국 내 남남 갈등과 현 정부와 차기 정부 간 갈등을 부추기는 북한의 '갈라치기'의 전형으로 비판받아야 할 것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2-04-24 23:20:32[파이낸셜뉴스] 19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새해 첫날 동부전선에서 발생한 이른바 '철책 월북' 사건과 관련,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군부대 지휘관들이 경징계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육군은 올해 1월 1일 강원도 고성의 제22사단 관할 경계구역에서 발생한 월북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 이승오 사단장(소장)에 주의, 상급 부대인 8군단의 여운태 군단장(중장)에게 엄중 경고, 해당 부대의 여단장(대령)과 대대장(중령)은 견책 처분을 내렸다고 전했다. 현행 '군인사법'상 군 간부에 대한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 등 중징계와 감봉·근신·견책 등 경징계로 구분된다. 하지만 여 군단장과 이 사단장이 받은 경고 및 주의 조치는 경징계에도 해당하지 않는 처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사건은 지난 1월 1일 오후 9시20분께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미상 인원 1명을 감시장비로 포착해 신병 확보를 위해 병력을 투입해 비무장지대에서 작전을 펼쳤으나 해당 인원이 오후 10시40분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한 것을 확인함으로써 발생했다. 군 당국은 이 월북자가 지난 2020년 22사단 관할 경계구역에서 북에서 남으로 철책을 넘어 귀순했던 인물로 조사결과 확인했다. 현지 군부대는 이 월북사건 발생 과정에서 월북자가 감시카메라에 5차례나 포착됐음에도 이를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재차 '경계 실패'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육군은 해당 부대 22사단이 전군에서 유일하게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일반전초(GOP) 등 전방경계 임무와 해안경계 임무를 동시에 맡고 있다는 특수성과 군단장과 사단장이 지난해 12월 부임한 뒤 2주 후에 이 사건이 벌어져 이러한 정황을 참작 '직접적인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사단의 경계책임지역은 다른 사단의 3~4배가량으로 넓다고 알려져 있다. 이 지역에선 2009년엔 사단에서 전역한 민간인이 철책을 뚫고 월북한 사건이 발생했다. 2012년 10월에는 북한군 병사가 월남해 군 초소 문을 두드린 ‘노크 귀순’도 일어났다. 지난해 2021년 2월에는 북한 남성 1명이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 근처 동해에서 오리발을 차고 ‘헤엄 귀순’했다. 이같이 이 지역은 지난 10여년간 각종 사건 사고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문책당한 사단장이 많아 이른바 ‘별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특히 지난 2012년 대한민국에 '노크 귀순'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생긴 이래 당시 나라를 지키는 군인을 믿을 수 있느냐는 근원적인 불신에 국민의 충격은 그만큼 컸다. 이때도 군은 보강대책의 일환으로 과학화 경계시스템 조기 구축과 재발 방지를 외쳤다. 나라를 지키는 자랑스러운 국군장병들의 처벌을 선호하고 부추기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경계 임무가 부대 특수성으로 인해 어렵고 지휘관이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부대는 작전과 경계에 실패해도 큰 처벌 없이 지나간다는 선례가 남겨질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더구나 이번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고 경계 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그 처분과 대책, 원인과 결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군 안팎의 지적이다. 경계 태세를 다잡아서 다시는 유사한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경계 취약 지역을 재분석하고, 시기별·지역별 감시가 제한되는 지역을 식별해 시급히 보강하는 조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군 관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각 단위 부대별로 모든 운용 가능한 역량을 집중해 합리적이고 과감하게 근무 방법과 초소를 조정, 지원하고 각종 장애물 설치와 과학화 경계 시스템을 보강해야 한다면서도 "장비는 보조물에 지나지 않고 철책 경계는 어렵고 힘들다"며 "지휘관과 간부가 솔선수범해 힘든 시간에 함께 순찰하고 근무하지 않으면 장병은 나태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상황 보고 체계 개선, 지휘통제실 근무 장교의 보고 누락과 상황 근무자의 기강을 확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적시의 정확한 보고와 상황 처리 과정에서 자의적인 해석과 융통성을 최대한 배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한민국 국민은 매일 매일 묵묵히 충실하게 임무를 완수하는 대다수 국군 장병을 믿는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여기고 조국을 위해 젊음을 바쳐 희생하고 있는 그들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장병들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2-04-19 21:02:14[파이낸셜뉴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3일 정례브리핑에서 "합참은 1월 2일부터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 등 17명을 현장에 투입해서 군 초동 조치와 이동 경로 등 당시 상황 전반을 현장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월북자에 관해 "미상 인원 관련해선 현재 관계 기관과 공조해 확인 중"이라며 월북 발생 후 북한군 동향에 대해 "현재까지는 어제와 상황 관련해서는 북한군의 특이동향은 없으며 추가로 설명할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2일 국민 보호 차원에서 대북통지문을 발송했고 현재까지 북한의 답변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민간인 통제선 일대 CCTV(폐쇄회로 카메라)에 지난 1일 낮 12시께 이 월북자의 얼굴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의 명확한 영상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 1일 강원도 고성 동부전선 최전방 철책을 넘어 월북한 인원은 '2020년 11월 귀순했던 30대 초반의 탈북민'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 탈북민의 간첩 활동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반길주 인하대학교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군인에게 '경계실패'는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될 수 없는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더우기 한번 실패는 ‘실수’지만 반복되는 실패는 ‘실력’이다. 접경지대 경계의 실종된 실력은 안보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으로 군의 본분을 잃어버렸다는 질타받을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현 정부 들어 군당국은 수많은 경계실패로 지탄을 받아왔다. 2019년 ‘삼척항 귀순’은 단호한 대북 군사대응을 강조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충격적일 정도로 군의 허술함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건이었다. 2021년 1월 동일한 부대인 22사단 지역 내에서 ‘오리발 귀순’이 발생하자 군당국은 “22사단 부대구조 재창설”과 “AI활용 과학화경계시스템”을 내세우며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1년도 지나지 않은 신년 1월 벽두부터 경계실패가 재현됐다. 현장병력의 안일한 경계의식과 미온적 대응도 문제지만 현 정부와 군당국이 자초한 정치적, 제도적, 문화적 측면도 적지 않다는 해석이다. 반 센터장은 "우선 정치적 측면에서 군의 '대적관 붕괴'에 책임이 크다"며 "주적개념 없이 최전방지역 경계의식이 높아질 리 만무하며 대적관이 사라진 군대문화에서 군사대비태세나 경계태세는 예전만큼 중요한 임무로 자리 잡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현 정권의 ‘평화담론’에 매몰돼 국방백서에서 주적개념을 없애고 북한군을 평화를 논할 대상으로 조성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반 센터장은 이어 "정치적 타협의 일환으로 탄생한 ‘9·19 군사합의’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이제 막 나타나고 있다"며 "접경지대가 군사적(작전 태세의)완전성을 보장해주는 지역이 아닌 군사적 긴장완화라는 명분으로 무장해제해야 하는 지역처럼 치부된 결과는 경계태세 이완"이라고 지적했다. 9·19군사합의는 기본적으로 신뢰구축조치의 일환이었지만 남북 군당국간 신뢰구축 증진에 기여한 것은 없고 경계태세만 이완시켰다는 방증이 이러한 반복되는 경계실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9·19군사합의는 기본적으로 접경지대에서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킨다는 취지에서 핵심병력과 무기를 철수시키고 훈련도 약화시키면서 결과적으로 접경지대에서 군사대비태세를 약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번 경계실패로 정부당국과 군은 이러한 비난의 중심에 서게 됐다 그러면서 반 센터장은 "2021년 22사단에서 경계실패 문제 발생 시 'AI 과학화경계'가 처방으로 제시된 바 있지만 전술·경계작전 등의 용병술 차원의 노력 없이 기술에만 의존한다면 군사적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지나친 기술의존론은 도리어 이번 사례처럼 경계태세만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 국방부는 감시장비 과학화 등 물리적 자산의 탓으로 돌리는 듯한 자세를 취한 바 있지만 이번 사건은 해이해진 ‘정신전력’을 정상화하지 않고는 물리적 전력만으로 경계태세 문제 해결이 요원하다는 경고의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송승종 대전대 군사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은 상당한 후유증이 예상 된다"며 "더 큰 문제는 사건 자체보다 업무 과부하·인력 부족·보고체계 부실·매뉴얼 미준수 등의 미시적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 정부 들어 우리 군에서 경계 실패, 명령 불복종, 급식 부실, 성추행·성폭행 사건 등이 끊임없이 그리고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송 교수는 "군사력 평가기관인 글로벌파이어파워(GFP)가 발표한 2021년 한국군은 군사력 순위 6위로 세계 138개국 중 선진군대임에 분명하다"며 "그러나 문제는 외형상 멀쩡하지만 치유가 힘든 말기암 환자가 된 격으로 내부가 치유 불능의 중병을 앓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송 교수는 "가장 큰 원인은 한국적 민군관계(civil-military relations)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라며 "군통수권자가 군대가 맞서 싸워야 할 상대를 명확히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적이 분명하지 않은 군대는 거대한 소비집단으로 전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금 발생하는 사건들은 증세에 불과하며 근본 원인을 치유하지 않으면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건들이 지속적, 반복적으로 발생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송 교수는 "최우선 과제는 민군관계의 기본을 정립하고 '군대가 어떤 적과 싸워도 이길 수 있는 물리적 능력과 함께 '정신적 의지'를 바로 세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군당국은 반복된 경계실패를 현장부대의 일시적 작전태만으로만 치부하지 말고 평화집착형 정치적 블랙홀, 대적관 없는 군대, 전술이 배제된 기술의존적 행태 등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문제 인식을 갖고 전 세계 군 평균 최고 학력집단의 ‘무능해진 군대’를 하루속히 ‘정상군대’로 복원시켜야 할 것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2-01-03 18:23:38[파이낸셜뉴스] 우리 국민 1명이 새해 첫 날인 지난 1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했지만 군 당국은 3시간 동안 이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18년 4월27일 판문점 선언과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병력이 철수하고 외형만 보존된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GP)의 허술한 경계태세가 결국 대북 경계망에 구멍이 뚫린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2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신원미상의 월북자는 지난 1일 오후 6시40분께 강원 고성군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에 있는 육군 22사단 일반전초(GOP) 철책을 넘었다. 당시 철책에 장착된 광망(철조망 감지기)에서 경보음이 울렸다. 하지만 당시 초동 조치 부대가 현장에 출동해 거동 의심자가 있는 지와 철책 이상 여부를 확인했지만 이상이 없다고 판단했다. 폐쇄회로 카메라(CCTV)에 철책을 넘는 장면이 녹화됐지만 영상 감시병이 이를 놓친 것이다. 이후 군은 9시20분께 감시초소 보급로 인근 열상감시장비(TOD)가 월북자를 재차 감지,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월북자를 처음 포착했다. 즉각 월북자 신병 확보를 위해 작전 병력을 투입해 비무장지대를 수색했지만 오후 10시40분께 월북자는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월북자가 철책을 넘을 당시 경보음이 울리고, 감시초소 보급로 인근에서 월북자가 포착됐을 때 감시초소에 병력이 상주하고 있었으면 이같은 불상사는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8년 9·19 군사합의에 따라 남북은 비무장지대 내 모든 감시초소를 완전히 철수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모든 화기·장비 철수, 근무인원 철수, 시설물 완전파괴, 상호 검증 등 절차를 거쳐 이행했다. 앞서 지난 2012년 북한군의 '노크귀순'을 비롯해 지난해 2월 북한 남성의 '오리발 귀순'이 발생한 데 이어 이번 월북까지 군 당국의 대북 경계망에 심각한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현재 월북자 신원은 현 시점에서 특정할 수 없으며 생사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이 코로나19로 강력한 방역 조치를 하고 있단 점을 고려하면 월북자 신변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2020년 9월 서해 인근 해상에서 표류중이던 한국 공무원 이모씨가 북한 총격으로 피살된 바 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2022-01-02 14:55:51[파이낸셜뉴스] 우리 국민 1명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했지만 군은 3시간 동안 이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우리 국민으로 추정되는 1명이 지난 1일 동부전선 육군 22사단 MDL을 넘어 월북했다고 밝혔다. 이날 합참 관계자는 "1일 신원미상 1명이 오후 10시40분경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한 것을 확인했다"라며 "성별을 포함한 월북자의 신원을 현시점에서 특정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군은 오후 9시20분경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미상인원 1명을 장비로 포착해 작전병력을 투입했지만 신병확보에 실패했다. 월북자가 우리 국민으로 추정되는 만큼 합참은 국민 보호 차원에서 서해지구 통신선을 통해 대북 통지문을 이날 오전 발송했다. 북한 측 답이 있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합참은 현재까지 이번 월북과 관련한 북한 군 특이 동향은 없다고 파악하고 있다. 지난 2012년 22사단 예하 연대에서 북한군의 이른바 '노크귀순'뿐 아니라 지난해 2월 북한 남성의 '오리발 귀순'이 발생한 바 있어 군 당국의 경계망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은 월북자가 GOP(일반전초) 철책을 넘은 지 약 3시간 만인 오후 9시20분경에야 월북 정황을 최초 식별한 뒤 작전에 돌입했다. 작전 돌입 이후 CCTV 영상을 포함한 제반 상황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오후 6시40분 월북자가 GOP 철책을 넘는 모습이 확인됐다. 월북자는 오후 10시40분 MDL을 넘었다. 월북자가 GOP 철책을 넘은 6시40분 이후 초동조치 부대가 광망경보에 따라 현장에 갔지만 철책 등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과학화 경계감시장비 CCTV 감시병도 CCTV에 포착된 장면을 인지하는 데 실패했다. 합참 관계자는 "경계시스템상 장비는 정상적으로 작동됐다. 경고음도 울렸고 영상도 포착됐다"며 "초동조치 부대에 대한 미흡한 부분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월북자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이 코로나19로 강력한 방역 조치를 하고 있단 점을 고려하면 월북자 신변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2020년 9월 서해 인근 해상에서 표류 중인 우리 공무원 이모씨가 북한 총격으로 피살된 바 있다. 당시 해경은 이씨가 월북했다고 판단했지만 유족들은 해경 발표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2022-01-02 12:17:30[파이낸셜뉴스] 지난 16일 동해 민통선 북방에서 신원이 확보된 북 남성(귀순 추정)이 해안감시장비 및 폐쇄회로(CC)TV에 총 10회 노출됐지만 이중 8번은 '무사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 차례 알림성 경보가 발생했지만 근무 중이던 감시병과 군 간부가 이를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잠수복 철책 하단에 은닉 2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건물에서 열린 합동참모본부의 '수영귀순' 사건 현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 남성은 지난 16일 오전 1시 5분께 통일전망대 인근 해안으로 올라와 4시 18분께 제진 검문소 인근 도로를 지날 때까지 총 10차례 감시장비에 포착됐지만, 초동조치는 오전 4시16분에야 이뤄졌다. 합참에 따르면 북 남성은 어업과 관련한 부업을 해 '물에 익숙한' 민간인으로 바다 수영으로 동해까지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남성은 해안철책 전방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잠수복과 오리발을 버렸고, 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오전 1시5분부터 38분께 감시카메라 4대에서 총 5회 포착, 두 차례가 이벤트(사람의 움직임 등 경보 발생)가 있었다. 이벤트 발생 시 경보음이 울리고 화면에 팝업이 나왔지만 영상감시병은 이를 자연상황에 의한 오경보로 착각했다. 영상감시병은 당시 카메라 설정 작업 중이었고 담당 상황간부는 업무 관련 통화를 하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보에 팝업 나왔지만 무시 왜?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상황간부가 업무 관련 통화를 하는 등 공교로운 일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군 대응이 소홀했다"며 "북 남성의 움직임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는데도 놓친 것은 (군의) 과오"라고 설명했다. 이후 오전 4시12분부터 18분께 합동작전지원소 울타리 경계용 CCTV와 민통소초 CCTV에 북 남성이 5회 포착된 후에야, 민통소초 근무자가 해당 남성을 식별하고 상황을 보고했다. 이후 군은 상황조치 매뉴얼을 정석으로 적용하지 않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조치만 선별적으로 실시, 안일하게 대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참은 "사단 및 군단의 초기상황 판단시 엄중한 상황에 다소 안일하게 대응했고 제대별 작전수행이 일부 미흡했다"며 "합창의장 주관 작전지휘관 회의를 통해 이번 조사결과를 공유하고 경계작전 수행요원의 기강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계지역 인력 부족, 군 기강 해이 등 고질적 문제에 대한 대책이 없는 '알맹이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1-02-23 12:44:20[파이낸셜뉴스] 군 당국이 북한 남성의 ‘수영 귀순’ 조사결과를 빠르면 23일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6일 강원도 고성의 민간인 통제구역에서 수영해 귀순한 북한 남성과 관련해 경계부실의 전모가 밝혀질지 이목이 쏠린다. 이날 국회에 출석하는 서욱 국방부 장관은 조사해 확인한 이번 사건의 경위 및 재발방지 대책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와 합동으로 진행해 온 전비태세검열 결과를 이날 오전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합참과 지작사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검열단을 현장에 파견해 당시 관할부대 경계와 대응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해왔다. 김준락 합참 공보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합참은 지작사와 합동으로 현장을 확인했으며 설명드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북한 남성의 신원 △월남의 구체적 방법 △군 경계태세 문제점 등이 이번 사건의 핵심 의혹이다. 군 당국의 발표 전이지만, 이번 사건 원인이 우리 군의 '명백한 경계실패'가 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해당 북한 남성은 잠수복·오리발 등 장비를 이용해 해안에 상륙했고, 과학화경계시스템이 깔린 철책 하단의 배수로를 통과하는 수법으로 경계선을 뚫었다. 우리 군은 폐쇄회로(CC)TV 등 감시장비를 통해 당일 이 남성의 움직임을 최소 4차례 포착했으나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뒤늦게 경계태세를 발령하고 수색병력을 투입해 검거했지만, 수시간 경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 장관도 지난 17일 국회 국방위에 출석해 ‘경계작전상 과오’를 인정한 만큼, 조사결과에 따라 관련자 징계도 줄 이을 전망이다. 군은 지난 2012년 ‘노크 귀순’ 사건 발발 때 사단장·연대장·대대장 등 줄줄이 보직 해임하는 등 14명을 문책한 바 있다. 군 당국은 재발방지를 위한 후속조치로 과학화경계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책과 별도로 동북단 최전방 경계를 담당하는 육군 22사단의 구조적 문제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여타 전방사단과 병력·장비 여건은 엇비슷하지만 4배가량 더 넓은 경계구역이 문제다. 22사단은 휴전선 일대와 해안선을 합쳐 총 100㎞에 달하는 구역 경계를 맡고 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1-02-23 08:17:17[파이낸셜뉴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한 북한 남성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통과해 발견된 것과 관련, "우리 군이 감시하는 동해안 철책이 또 뚫렸다. 참담하다"며 정부를 질타했다. 원 지사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만약 일반인의 귀순이 아니라 특수부대의 무장 침투였다면 어떤 결과로 이어졌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헤엄을 쳐서 남하, 대한민국 육지로 올라온 후 수 km를 걸어서 이동하다 군 CCTV에 포착되었는데 신병을 확보하기까지 또 3시간이 걸렸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2년 GOP를 뚫고 우리 군 초소와 막사 3곳을 거치며 노크까지 한 후 귀순한 이른바 ‘노크귀순’ 사건이 있었다. 작년 11월에는 일반 주민이 GOP 철책을 뛰어넘어 남하했음에도 14시간 동안 행적을 놓쳤던 ‘월책귀순’ 사건이 있었다"며 "이번에도 같은 부대, 같은 경계망이다"라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한 번이 두 번 되고, 두 번이 세 번 되는 황당함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우리 군의 최전방 경계망이 반복적으로 뚫리고 있는데, 이런 군을 정말 계속 믿어도 되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국민들은 ‘발각된 것만 이 정도이지, 혹시 수시로 들락거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하고 있다"며 "'전투에서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있지만, 경계에서 실패하는 지휘관은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을 인용하기도 부끄럽다"고 일침했다. 또 "안보에서의 무능은 국민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한다"며 "반복되는 경계 실패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해소될 수 있도록 납득할 만한 설명과 대책을 마련하고, 더욱 강력한 안보태세 확립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군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4시20분쯤 한 북한 남성이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한 채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헤엄쳐 통과했다. 해당 남성은 남한 해안가에 도달해선 배수로를 통과하는 방법으로 우리 군 경계를 뚫은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역 경계를 담당하는 부대는 과거 '노크 귀순', '월책 귀순'을 겪었던 육군 22사단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군이 북한 귀순자를 포착하고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장관으로서 국민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2021-02-17 17:01:40[파이낸셜뉴스] 강원 고성군 민간이 통제선 부근에서 붙잡힌 북한 남성이 한국 해안에 도착한 뒤 이 장면이 군 감시장비에 수차례 포착됐지만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 남성이 붙잡힐 때까지 적절한 조치가 미흡한점 등을 일부 시인하고, 해당 지역 해안 경계에 문제가 있었음을 밝혔다. 1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 남성(귀순 추정)은 16일 잠수복과 오리발을 착용하고 해상을 통해 GOP(일반전초) 이남 통일전망대 부근 해안으로 올라온 후 해안철책 하단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합참은 이어 오전 4시20분께 도로를 따라 북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던 해당인원을 민통선 검문소 CCTV로 식별해 민통선 내 미상인원 식별 시 작전절차에 따라 작전병력을 투입해 민통선 북방에서 오전 7시20분께 신병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육군 22사단의 해안 경계에 문제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합참은 “현재까지 해당부대 해안경계작전과 경계 시설물 관리에 대해 확인한 결과 해당 인원이 해안으로 올라온 이후 우리 군 감사장비에 몇 차례 포착됐으나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배수로 차단시설이 미흡했던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지상작전사령부와 합동으로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사결과에 따라 후속대책을 마련해 엄정하게 조치할 입장이다. kimhw@fnnews.com 김현우 기자
2021-02-17 09:4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