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은 근황(사진=방송캡처) 배우 최민수의 아내 강주은 씨의 근황이 공개됐다. 4일 오전 방송된 SBS ‘좋은아침’에서 최민수의 아내 강주은 씨는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함께 제2의 인생을 열었음을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 강주은 씨는 “외국인학교 대외협력 이사로 일하고 있다. 주부로서 가정에 집중도 많이 했고 아이들에 집중했다. 그러면서도 사회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이게 가능할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부모로서 봉사활동 하다가 학교에서 일하게 됐다. 일하는 곳은 나만의 세계가 되는 거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또한 강주은 씨는 “최민수와의 세계가 있고 집안 세계가 있고 사무실 세계가 있고 여성분들의 인생에는 역할이 여러 개 있을 수밖에 없는 거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최민수의 두 아들이 공개됐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ju-hui3@starnnews.com임주희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3-04-04 11:02:38현재 외국인과 결혼해 이뤄진 부부들은 국내에 모두 6만1000여쌍이 넘는다. 이런 부부들 중 아내인 외국인 여성들은 대부분 조금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한국인 남편들을 선택해 한국에 정착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한국인 남편과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든 상황을 접하고 있다. 언어소통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요, 문화 차이를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없어서 외로움도 많이 겪는다. “한국에 사는 여성 결혼 이민자들은 ‘한국의 문화’를 따를 것을 강요받고 있지요. 아내의 모국의 문화를 알고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한국’ 문화만 일방적으로 강요하다보니 부부 갈등과 고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고 사회 문제로 커질 수도 있어요.” 이성미 여성가족부 가족 문화 과장이 결혼해 한국에 사는 외국인 여성들 즉 결혼 이민자들을 보는 눈이다. 이과장은 “한국 사람들에게 결혼은 사랑의 완성일지 모르지만 결혼해 들어온 외국인 여성들에게는 결혼은 사랑의 시작일 뿐”이라면서 “바로 이런 사정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여성 결혼 이민자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과장은 “현재 결혼 이민자및 외국인 노동자는 전체 인구의 1%나 되고 앞으로 6∼7년 후에는 농촌 초등학교 1학년 학생 4명 중 1명 이상이 결혼 이민자 가족의 자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이라도 다양한 문화와 문화간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수용하는 자세를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과장은 이를 위해 국제결혼 부부 교육 등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일에는 국제 결혼한 여성들에게 친정부모의 역할을 해줄 수 있도록 ‘하하호호 우리는 한가족, 외국인 며느리 사랑해요’라는 행사를 열었고 또 지난 9월말부터 19일까지 국제결혼 부부 160쌍을 대상으로 8차례, 1박2일 일정의 두 나라 문화를 익힐 수 있는 과정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과장은 “여성 결혼 이민자들은 문화 차이로 시부모와 남편에게 무시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이런 교육 과정을 통해 문화 차이를 알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을 보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다만 이런 행사에 참여하는 가정들은 가족들간의 사이가 좋거나 서로 노력하는 가정”이라며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직접 찾아가서 그런 가정들과 가까워진 후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들을 찾고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 nanverni@fnnews.com 오미영기자
2005-11-18 13:53:56[파이낸셜뉴스] 작년 다문화 결혼을 한 남편 3명 중 1명은 4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내는 30대 초반 비중이 가장 높았다. 다문화 부부의 이혼도 늘고 있다. 다문화 혼인 연 2만건 통계청이 7일 발표한 '2023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작년 다문화 혼인은 2만431건으로 전년 대비 17.2%(3003건) 증가했다. 작년 전체 혼인은 19만4000건으로 1년 전보다 1.0% 증가한 반면, 다문화 혼인은 17.2% 늘어 증가폭이 컸다. 전체 혼인 중 다문화 혼인의 비중은 10.6%다. 유형별로 보면 외국인 아내(69.8%), 외국인 남편(17.9%), 귀화자(12.3%) 순으로 많았다. 다문화 혼인을 한 남편의 경우 45세 이상의 비중이 33.2%로 가장 높았다. 이어 30대 초반(18.6%), 40대 초반(17.0%) 순으로 조사됐다. 아내의 다문화 혼인은 30대 초반 비중이 23.6%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20대 후반(22.6%), 30대 후반(15.2%) 등이다. 다문화 혼인을 한 남편의 평균 초혼 연령은 37.2세, 아내는 29.5세로 나타났다. 남편은 전년보다 0.6세 증가한 반면 아내는 0.4세 감소했다. 다문화 혼인을 한 남녀 간의 평균 초혼 연령 차이는 7.7세로 전년보다 1.0세 증가했다. 다문화 혼인 부부의 연령차는 남편 연상부부가 76.1%로 가장 많았다. 10쌍 중 4쌍은 10세 이상 나이차가 났다. 남편이 10세 이상 연상인 부부는 38.1%로 전년 대비 3.1%p 늘었다. 다문화 혼인을 한 외국인 및 귀화자 아내의 출신 국적 비중은 베트남(27.9%), 중국(17.4%), 태국(9.9%) 순으로 조사됐다. 1년 전보다 베트남의 비중은 4.9%p 증가, 중국과 태국의 비중은 각각0.4%p, 1.2%p 감소했다. 남편의 출신 국적은 중국이 6.9%로 가장 많고, 미국(6.9%), 베트남(3.9%) 순이다. 이혼 10쌍 중 1쌍 다문화 부부이혼도 늘었다. 작년 다문화 이혼은 8158건으로 전년보다 3.9%(305건) 늘었다. 전체 이혼 중 다문화 이혼의 비중은 8.8%다. 다문화 이혼을 한 남편의 평균 이혼 연령은 50.3세로 전년보다 0.2세 증가했다. 아내의 평균 이혼 연령은 41.3세로 전년과 유사했다. 다문화 이혼을 한 남녀 간의 평균 이혼 연령의 차이는 9.0세다. 출생기준 한국인 간의 평균 이혼 연령 차이 2.8세보다 6.3세 많았다. 다문화 이혼의 유형은 외국인 아내(48.5%), 귀화자(34.8%), 외국인 남편(16.6%) 순이다. 다문화 출생(1만2150명)은 전년 대비 3.0%(376명) 감소했다. 다문화 모의 연령별 출산은 30대 초반이 35.6%로 가장 많고, 30대 후반 28.2%, 20대 후반 19.5% 순으로 조사됐다. 다문화 출생에서 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2.6세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4-11-07 10:35:58[파이낸셜뉴스] 아이를 안고 찾아와 햄버거 2개를 훔쳐 자리를 뜬 범인을 CCTV로 찾아냈지만, 상대가 미군이라는 이유 때문에 제대로 된 처벌을 기대하기는커녕 해코지를 당할까봐 불안에 떨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4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경기도 평택의 미군 부대 근처에서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는 업주가 제보한 사연을 전했다. 제보자가 보내온 CCTV 화면 속 매장 한 구석에는 단체 주문 햄버거가 박스 채 놓여 있고, 바로 옆에 포대기에 싼 아이를 안고 있는 외국인 남성이 앉아있다. 남성은 옆에 놓인 햄버거를 보더니 연달아 2개를 슬쩍 집어 아이 포대기 안에 넣고, 아내로 보이는 외국인 여성이 음식을 수령하자 그대로 함께 자리를 떴다. 햄버거 108개를 주문했던 우리나라 군인들이 음식을 가져가는 과정에서 ‘햄버거가 2개 모자른다’라고 이야기해 이 사실을 알게 된 제보자는 CCTV를 확인한 후 절도범이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차렸다고 한다. 절도범은 이전에도 제보자의 가게에서 문제 행동을 벌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밀크셰이크가 신선하지 않다'며 재조리를 요구하거나, '햄버거 소스를 따로 달라고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음날 찾아와 다시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CCTV 등 자료를 경찰에게 건네며 외국인 일행을 신고했고, 며칠 후 경찰을 통해 이들이 부부이며 햄버거를 훔친 남성과 함께 있던 여성이 미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경찰은 제보자에게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규정 때문에 조사가 어렵고, 검찰이 재판을 포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SOFA 22조 5항은 살인 등 12개 주요 범죄를 저지른 미군 피의자는 경찰 초동수사단계가 아닌 검찰 기소 이후에야 미군으로부터 신병을 인도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양지열 변호사는 “이런 재산 범죄 같은 경우 1차적 재판권이 미군 측에 있다. 우리 쪽에서는 수사권 자체가 없다”라며 “햄버거를 훔친 건 남성이지만, 공동 범죄이고 재산권 문제이며 미군 군속까지 포함되어 있는 부분을 경찰이 이야기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찰은 제보자에게 ‘범인인 미군을 만나도 괜히 자극하지 마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해코지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제보자는 "장사하는 한 (범인)을 안 마주칠 수밖에 없다"라며 "(신고한 사실을 알고) 해코지하거나, 처벌 안 받는다는 걸 알고 이상한 짓을 할까 봐 너무 겁이 난다"라고 ‘사건반장’ 측에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4-10-15 09:22:11[파이낸셜뉴스] 승부 조작 혐의로 중국축구협회로부터(CFA)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손준호(32·수원FC)가 중국 공안에 협박을 당해 혐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승부조작 혐의를 전면부인했다. 손준호는 지난 11일 오후 경기 수원종합운동장 체육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 공안이 외교부를 통해 내 아내를 체포해 내가 있던 구치소에서 같이 조사할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휴대전화 속 딸과 아들 사진을 보여주면서는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냐, 엄마까지 이곳으로 오면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겠냐’며 빨리 혐의를 인정하라고 강요했다”며 울먹였다. 손준호는 “중국 공안이 지금이라도 혐의를 인정하면 빠르면 7∼15일 뒤에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외국인이고, 외교 문제도 있고, 보석도 가능하다고 회유했다”며 “무엇인지도 모르는 혐의였지만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억울해했다. 공안 조사 당시 음성 파일을 공개해 자기가 불법적으로 수사받은 과정을 밝히고 싶었다는 손준호는 “내 결백을 떳떳하게 밝히고 싶지만, 공안은 영상만 있을 뿐, 음성은 단 하나도 없다고 한다”며 “그들에게 증거라는 건 초기 압박 수사를 통한 내 거짓 자백뿐”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축구협회는 전날 “사법기관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전(前) 산둥 타이산 선수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려고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 이익을 얻었다”며 “손준호의 축구와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평생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축구협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징계 내용을 통보하고, FIFA가 징계위원회를 열어 검토한 뒤 각 회원국에 해당 선수의 징계 내용을 전달하면 손준호는 사실상 축구선수 인생이 끝난다. 앞서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을 통해 귀국하려다 공안에 연행됐고, 이후 형사 구류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그의 혐의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로,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된다. 손준호는 승부 조작 가담이나 산둥 이적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해왔다. 약 10개월 동안 구금된 끝에 지난 3월 석방된 손준호는 6월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K리그1 무대에 복귀해 팀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해왔다. 그러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1, 2차전 명단에서 손준호를 제외한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은 “계속 지켜보고 있지만 뭔가 명확하게 돼 있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며 그의 징계 가능성을 언급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9-12 05:23:12[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에서 핀테크가 (오랜 기간) 생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습니다. 이 시간을 버틴 만큼 이번 행사에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뿌듯합니다." 중학생 딸과 아내, 어머니의 손을 잡고 여러 기업 부스를 돌아보던 김현욱 알파로직 대표는 눈을 반짝이며 하나라도 더 많은 부스를 찾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김 대표 말처럼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 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된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4' 행사는 금융권에 불어온 '혁신 바람'을 느끼기 위해 찾아온 10대 중학생과 20대 대학생, 인사이트와 협업 기회를 얻기 위해 찾아온 각종 기업 관계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핀테크 국가대표'를 꿈꾸며 간편결제·기업간거래(B2B)·P2P대출·금융IT기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총출동한 53개 핀테크 기업들과 4대 금융지주·삼성금융네트웍스 등 9개 금융사, 핀테크 우수기업 'K-핀테크(K-Fintech) 30'에 선정된 10개 기업, 9개 협력단체와 14개 국제 기관들은 한 자리에 모여 일반인·기업인들에게 핀테크와 인공지능(AI)의 조합을 선보였다. 금융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핀테크지원센터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85개 부스, 109개 기업·기관이 참여하면서 지난 2019년 첫 개최 후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이번 박람회에서 단연 돋보였던 곳은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비바리퍼블리카(토스)·대출비교플랫폼 '핀다'·해외송금 핀테크 '한패스'·뱅크샐러드 등이 모여 있는 독립 핀테크관이었다. 특히 네이버페이는 굳이 아파트 단지와 매물로 나온 집을 방문하지 않고 가상현실(VR) 기기로 매물 내부를 구석구석 돌아볼 수 있도록, 매물을 온라인에 그대로 복제한 '버츄얼 임장'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VR기기를 착용한 후 사용자의 눈과 손을 기기에 동기화하면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단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여기에서 매물로 나온 집을 엄지손가락과 집게손가락으로 꼬집듯이 터치한 후 집 안에 들어오면 거실부터 욕실까지 모든 공간을 직접 거닐며 둘러볼 수 있다. 왼손 바닥을 위로 올리면 집 전체 구조가 나타나는데, 여기에서 원하는 공간을 오른손으로 꼬집으면 해당 공간으로 '순간이동'할 수 있다. 일조량과 아파트 별 기둥 위치, 파인 위치도 파악 가능하다. 매물을 둘러보고 나와 네이버페이가 내달 출시하는 '페이펫'을 집어들면 네이버페이 포인트 상품권이 제공돼 재미를 더했다. 혁신적인 '온라인 임장'에 국내를 넘어 외국인 관람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KDI 스쿨에 재학 중인 휘트먼 씨(24)는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 직접 가지 않고 매물을 예약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플랫폼이며, 최고의 경험"이라고 추켜세웠으며 GLN 인터내셔널의 사킨 매니저(34)도 "네이버페이 VR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지난 28일에는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이 네이버페이 부스를 찾아 VR 서비스를 체험하기도 했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이 서비스는 부동산 중개인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므로 상생·협업관계를 모색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부동산 서비스 개시 20주년을 맞은 네이버페이는 이른 시일 내 네이버 제2사옥 '1784'에 VR기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바로 옆 카카오페이 부스에서는 오는 10월 공개 예정인 '보험진단 AI 서비스'와 '금융비서', '주식봇'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었다. 특히 '보험진단 AI'는 상용 AI로 질병을 예측·진단하는 서비스로, 건강보험관리공단에 있는 건강검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필요한 보험과 보장내역을 진단해준다. 토스 부스에서는 '얼굴인증 암표방지 서비스' 시연과 '나의 소비 아바타 만들기' 체험이 전개됐다. 토스 관계자는 "하루에 관람객이 800명 정도 들르는 것 같다"며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얼굴인증 서비스 시연 장면을 보고 활짝 웃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이색 이벤트' 영향으로 이번 행사에는 젊은 관람객들이 대거 몰렸다. 한 핀테크 관계자는 "올해 학생, 일반인들의 관심이 많아진 것 같다"며 "AI 관련 학부생들이 교수님과 함께 오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속 학과가 '핀테크경영과'라 진로탐색 차원에서 행사에 참가한 고등학생이나 기존에 핀테크에 관심이 많아 행사에 오게 됐다는 중·고·대학생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부모님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오륜중학교 2학년 김유나양(15)은 "요즘 AI가 유명해서 활용 사례를 직접 보고 싶었는데 행사에 와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기술이 다양했고, 기업들이 얼마나 다양한 방법으로 AI를 활용하는지 알게 됐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B2B 교류와 협업도 활발했다. GLN 인터내셔널의 원동준 매니저는 "(GLN이) 여·수신이 아닌 지급결제 회사라 AI와의 연결점을 찾기가 힘들어 인사이트를 얻으러 왔다"고 토로했다. 자사의 AI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을 선보인 핀다 관계자는 "부동산 관련 기업들이 오픈업과 제휴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으며, 예비 창업가들도 어떻게 오픈업 서비스를 잘 이용해야 할지 문의했다"고 강조했으며, 이근주 한패스 대표 겸 핀테크산업협회 회장은 "(부스를 찾는 사람이 많아) 핀테크 위크 3일 간 회사 미팅까지 이곳에서 진행 중이며, 특히 해외 파트너사 협업 문의가 많다"고 미소 지었다. 협업 열기는 중소 핀테크사들이 포진한 '기본 핀테크관'에서도 이어졌다. 결제 비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페어리'는 이번 행사에서 신한카드 관계자들과 만나 결제비서 솔루션을 신한카드에 도입할 경우 발생하는 순기능을 설명하기도 했다. 페어리 관계자는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신한카드가 지마켓에서 5000원 할인되는 카드일 경우, 지마켓에 들어갔을 때 5000원이 할인된다는 알림을 유저가 받도록 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카드사 입장에서는 간편결제 쪽으로 유입되던 소비자들이 카드로 결제하도록 유도해 매출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규모 핀테크 박람회인 만큼, 관람객들과 핀테크 관계자들은 '핀테크의 미래'도 논의했다. 금융결제원 관계자는 "'선두주자'의 노하우가 잘 공유되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자연히 산업 발전도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익명을 요청한 핀테크 기업 대표는 "규제 완화 속도를 좀 당겨줬으면 한다"면서 "가능성 대신 매출만 보고 투자하는 풍토도 만연하다"고 우려했다. 메마른 투자 환경에 핀테크 회사를 돕기 위해 핀테크 위크 둘째 날에는 '핀테크 스타트업 일대일 투자 밋업' 세션도 마련됐다. 세션을 담당한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의 이명근 팀장은 "운용사 14곳이 총출동해 기업별로 사전 접수를 받았는데, 90건 정도 된다"며 "어느 운용사에서 어떤 형태로 투자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핀테크 기업과 투자자들 간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창구를 만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향후 핀테크 산업의 잠재력은 무한할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제는 금융회사가 혁신적인 기업으로 보이기 위해 기술을 '가미'하는 것이 아닌, 간편결제를 넘어 경제·증권·부동산·자산관리를 한꺼번에 아우르는 '광의의 핀테크'로 거듭났다"며 "핀테크의 '확장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8-29 06:49:38[파이낸셜뉴스] 이혼, 사별 등으로 베트남으로 돌아간 다문화가족 10명 중 3명이 한 달에 10만원도 벌지 못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베트남 근로자 월평균 소득인 710만동(38만5530원)의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국제결혼 28%가 베트남 여성…그 중 65%가 "부양 자녀 있어" 15일 여성가족부의 '2023년 베트남 국외다문화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한국 남성과 결혼한 결혼이주여성 161명과 그 자녀 1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 결과 이 같은 내용이 나왔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37세로, 결혼 후 한국으로 이주했으나 이혼, 사별, 별거 등으로 베트남으로 돌아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결혼 중 외국인 아내의 국적은 베트남이 27.6%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조사 결과 한국을 떠난 뒤 이들의 경제상황은 녹록치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이주여성 161명의 월평균 수입을 보면, 22.4%(36명)이 수입이 없다고 답했다. 또 200만동(10만8200원) 미만이라고 답한 이들은 11.2%(18명)이다. 10명 중 3명 꼴인 33.6%가 월평균 10만원 밑의 수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200만~500만동(27만500원)이 43.5%로 가장 많았다. 절반 이상의 소득이 현지 월평균 소득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현재 직업이 없다고 대답한 여성들이 23.4%(37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자영업 17.1%(27명), 공장근로자(16.5%) 순으로 이어졌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들의 절반 이상인 64.7%(102명)이 부양해야 할 자녀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 1명이 있는 여성이 51.6%로 83명, 2명이 11.2%(18명)였다. 자녀 총 130명의 평균연령은 13세로, 미취학 연령 아동 17명, 학령기 이후 아동은 106명이었다. 한국에서 아빠가 키우고 있다고 답한 7명은 제외됐다. 국적으로 보면 한국 국적이 52.3%(67명), 베트남 국적 27.3%(35명), 이중국적이 20.3%(26명)이었다. 귀환 여성 본인이 직접 키운다고 응답한 비율은 82.4%(103명)이었다. 이들 중 86.8%(92명)이 학교에 정상적으로 다니고 있다고 응답했으나, 나머지 14명은 과거에는 학교에 다녔지만 현재 다니지 않거나, 전혀 학교에 다닌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중 대부분인 11명이 한국 국적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결혼이주여성 80% "자녀가 한국에서 교육 받았으면" 이 같이 자녀를 키우고 있는 결혼이주여성의 80.4%(78명)이 '자녀가 한국에서 교육받기를 희망하는지 여부'에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유로는 '교육의 질이 좋아서'라는 응답이 42.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한국에서 교육 받을 때 바라는 지원과 관련해서는 '장학금, 등록금 감면'이 47.8%로 가장 높았고 졸업 후 취업연계 지원(36%), 기숙사 지원(35.4%) 순으로 이어졌다. 또 이들 중 대부분인 85.4%(82명)이 자녀가 한국에서 취업하길 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이유로 '한국의 일자리가 더 좋아서(35.4%)', '이후 한국에서 살게 하고 싶어서(34.8%)' 등을 꼽았다.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으로는 양육비 지원이 44.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밖에도 한국어 학습 지원, 교육비 지원 등이 있었다. 여가부는 본국으로 귀환한 결혼이민자와 그 동반자녀가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2019년부터 체류, 교육, 법률상담 등을 지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지난 12일부터 전날(14일)까지 한-베 다문화가족 청소년들을 초청해 문화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여가부의 함께 조사를 진행한 사단법인 유엔인권정책센터는 실태조사 결과를 두고 이들의 안정적 체류와 교육을 위한 국외다문화가족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아동수당 지급 및 긴급 의료 지원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센터는 "현재 귀환 결혼이주여성은 한국의 아동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한베 자녀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금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아동 수당 지급으로 지금까지 발견되지 못한 귀환여성과 그 자녀들이 발굴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또 "귀환여성과 한·베 자녀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노력해야 한다"며 "한국 국적의 한·베 자녀의 교육과 진로에 대한 정부 차원의 현실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8-16 09:54:00[파이낸셜뉴스] 배우 유인나가 국내 유흥업소에 베트남 여성이 많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방송된 채널A ‘탐정들의 영업비밀’에서 갈매기 탐정단이 ‘결혼 6일만에 가출한 베트남 아내’를 찾기 위해 조사를 진행했다. 국제결혼 중개업체를 통해 베트남 아내와 결혼한 의뢰인은 아내가 가출했다고 밝히며, 누군가가 아내를 데리러 오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과 함께 조사에 나섰다. 이날 6일 만에 가출한 베트남 아내를 찾아달라는 의뢰에 따라 탐정단은 아내가 목격됐다는 A 유흥업소를 먼저 탐문했다. 김풍은 “외국인들을 구분하기 쉽지 않죠?”라고 묻자, 탐정단은 “아무래도 비슷비슷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데프콘은 “사진으로 누군가를 찾는 건 쉽지 않다. 변했을 수도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방송에서는 방문한 유흥업소마다 베트남 여성들은 계속 나왔다. 이를 보던 유인나는 “베트남 여성분들이 저렇게 많구나. 저렇게 어린 분들이”라고 안타까워했고, 데프콘은 “다 가출한 분들은 아니겠죠”라고 했다. 탐문은 계속됐지만, 아내는 보이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탐정들은 베트남 유흥업소가 밀집한 지역으로 향했고, 방문한 업소마다 아내와 닮은 베트남 여성들이 다수 있어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의 유흥업소를 찾은 끝에 한 유흥업소 사장에게서 겨우 “다른 도시로 갔다더라. 이틀만 나왔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에 갈매기 탐정단은 의뢰인과 베트남 아내를 연결해 준 베트남 결혼정보업체로 향했다. 그러나 업체 대표는 의뢰인의 이름을 듣자마자 “우리가 먼저 고소할 거다. 그 사람은 변태 성욕자다”라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했다. 심지어 업체 대표는 당시 의뢰인이 작성했다는 각서까지 가져오며 “이렇게 더티(dirty)한 인간은 처음 봤다. 신부만 피해 입은 거다”라고 분개했다. 하지만 갈매기 탐정단이 각서를 제대로 보려고 하자 업체 대표는 탐정들을 밀어내 수상함을 증폭시켰다. 이에 유인나는 “의뢰인이 정말 쓴 건지 확인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탐정단은 “만약에 베트남에서 저런 일이 일어났더라면 굳이 한국에 올 이유가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의뢰인은 해당 사실을 부인했고 각서도 내용을 보지 못하고 사인만 했다고 설명했다. 끝까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탐정들은 “이쯤에서 (아내 찾기를) 스톱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며 의뢰인을 설득해 사건을 마무리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 여성의 국적비율은 베트남 33.5%, 중국 18.1%, 태국 13.7% 순이었다. 베트남 여성들은 지난 2016년이래 중국 여성들을 거의 매년 앞서면서 한국 남성의 외국인 결혼상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8-11 21:07:30<25> 우즈베키스탄 '누쿠스'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누쿠스는 부하라에서 북서쪽으로 550km가량 떨어진 국경 전 마지막 도시이다. 누쿠스의 카우치호스트를 찾아보니 '압둑하미드'라는 친구가 있는데 그의 게스트 후기를 보던 중 반가운 얼굴이 있다. 사마르칸트에서 만났던 자전거여행자 이치도 그의 집에서 묵었다고 한다. 믿을만한 사람이다싶어 카우치요청을 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주었다. 누쿠스에 가서 친구의 도움을 받아 국경넘을 준비를 해야겠다. 중간에 히바라는 도시도 있었지만 웬지 비슷한 건물들을 보는 것이 큰 의미가 없겠다 싶어 바로 누쿠스를 향했다. 여덟시간 넘는 긴 주행 끝에 어둑어둑해진 저녁 늦게 압둑네 집에 도착했다. 장거리 이동의 피곤은 압둑과 가족들의 환대에 금새 기운이 회복된다. 압둑은 임신한 아내와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다. 부모님들은 말이 통하지 않아도 따뜻한 미소로 우리를 환영해주셨다. 들어가자마자 차와 빵과 달달구리들을 주셨는데 조금 전까지 힘들어 축축 쳐지던 우리는 기운이 어디서 솟아났는지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12월에 수박이라니.. 호박같이 생겼는데 달고 맛있네 12월에 수박을 대접받았다. 사실 집에 들어오며 입구에 까맣고 둥근 공같은 것이 있어 설마 수박이랴 싶었는데, 길가에서 팔던 호박같은 것과 이것들이 다 진짜 수박이었다. 우즈벡은 한겨울에도 수박을 먹을 수 있는 나라였다. 다만 씨가 무지무지 커서 생소했는데 아마도 늦게 수확해서 겨울에도 먹을 수 있는 품종이지 않을까 싶었다. 암튼 겨울에 비싼 하우스수박도 아닌 그냥 수박을 먹을 수 있다니 정말 신기했다. 맛도 매우 달고 좋았다. 그의 집은 넓은 1층 주택이었는데 집안에 주차장도 있고 우리에게 쓰라고 안내해준 방은 퀸 매트리스가 3개는 넉넉히 들어갈 정도로 넓은 커다란 방이었다. 철도회사에 근무하는 압둑이 마침 내일 근무가 없다며 과거에 아랄해였던 무이낙(Mo'ynoq)에 같이 가자고 제안해주었다. 바로 엊그제 오토에게 이야기를 듣고 꼭 가보고싶었던 아랄해를, 그것도 현지친구의 안내를 받으며 갈 수 있다니 너무 감사한 일이다. 이곳에서 왕복 6시간거리인데 너희차는 비싼 디젤차이니 자기차로 가자고 한다. 압둑의 진심어린 호의에 감사하며 메탄값은 우리가 내겠다고 했다. 압둑네 집은 조용하고 따뜻해서 매우 편안하게 잘 잤다. 다음날 일어나 아침을 함께 먹는다. 압둑은 잠자리가 편안했는지 세심하게 물어봐주고 아침부터 맛있는 음식들이 차려진다. 정말 이슬람의 손님접대는 최고인것 같다. 올때 사온 두루마리 휴지를 어머님께 드리며 한국 사람은 남의집에 갈때 빈손으로 가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려했는데 뜻밖에도 압둑과 어머님이 이미 알고 있다며 웃는다. 어머니께서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아 드라마등을 통해 본적 있다는 것이다. 신기했다. 염소젓으로 만든 밀크티, 갓구운 난.. 황송한 아침 식사 뒷마당의 염소젖으로 만든 밀크티가 참 맛있다. 갓구운 난을, 녹인 버터에 찍어 든든히 아침을 먹었다. 보통 우리는 초대를 받으면 떠날때 선물을 드리고 가는데 너무도 잘해주셔서 뭐라도 감사의 표시를 하고 싶어 차에서 선물을 긁어모아왔다. 아버님과 압둑에게는 핫팩 등을 드리고 어머님과 압둑의 아내에게는 마스크팩, 한국전통문양 컵받침, 내가 뜬 레이스 받침 등을 드렸다. 베푸신 은혜에 비해 너무 작은 선물이었지만 즐겁게 받아주신다. 추위에 대비해 목도리까지 두르고 압둑의 차를 타고 무이낙으로 출발했다. 신기하게도 압둑의 차가 가스도 휘발유도 주유가 가능하다고 해서 메탄의 줄이 너무 길어 휘발유를 넣기로 했다. 그래도 경유보다 많이 싸다. 가는 길에 건초를 트럭본체 높이만큼 높게 쌓은 트럭도 지나가고 낙타떼도 만났다. 세시간을 쉼없이 달려 드디어 아랄해에 도착했다. 지평선 끝까지 누런 모래사막만 보이는데 여기가 아랄해라고 한다. 말문이 막혔다. 앞쪽에 붉은 갈색으로 완전히 녹슬어버린 크고 작은 배들이 모래위에 있었다. 한때는 면적이 세계 4위의 호수였고 수심이 100m가 넘었다는데 면화를 재배하기위해 상류의 강물을 많이 사용한 것이 원인이 되어 급속도로 환경이 파괴되고 바다가 사라졌다고 한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 배에 가까이 가서 보니 더 놀랍고 황망했다.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녹슨 어선. 절대로 수리가 불가능해 보이는, 녹이 슬다 못해 너덜너덜해진 처참한 모습이 모래사막이 된 아랄해와 닮아있었다. 이 배들은 이제 다시는 물에 뜨지 못할 것이고 이 메마른 땅은 다시는 바다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몇십년 전만해도 깊은 바다속이었던 버석버석한 모래를 밟으며 마음이 마냥 먹먹해져갔다. 모래사막이 된 아랄해.. 한때 바다였던 사막을 밟는다 우리가 여행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이유 중 하나, 더 늦으면 여행할 수 없는 환경이 되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눈 앞의 현실로 강렬하게 다가왔다. 무거운 마음으로 인간이 지구에 얼마나 큰 해를 끼치는 존재인가 다시 한번 반성했다. 언덕위에 아랄해의 역사에 대해 기록해둔 장소가 있는데 1989년의 아랄해와 2008년의 아랄해 위성사진을 눈으로 비교할 수 있었다. 오는 길에 압둑은 길가에 잠시 차를 세우더니 우리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원같은 곳으로 들어갔다. 압둑은 정말 신실한 무슬림이다. 하루에 5번 기도를 철저히 지키고 있었다. 우리와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에도 자주 사라져 기도를 하고 돌아오곤 했다. 압둑의 기도 후 우리는 무이낙의 작은 식당에 갔다. 압둑의 도움으로 만두와 샤슬릭을 주문해서 점심을 잘 해결했다. 젓가락질 이야기가 나와서 탄이 긴 샤슬릭 쇠꼬챙이 두개로 생양파조각을 집어 먹으니 압둑이 신기해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압둑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카우치호스트를 하는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영어를 사용하고 싶어서라고 대답한다. 언젠가 외국여행을 하고싶어서 외국 손님들을 집에 초대하고 영어로 이야기를 나누며 연습을 한다는 이야기가 의외였지만 좋은 이유 중 하나겠다 싶었다. "안녕하세요" 한국말 인사에 웃으며 받아주는 그들 다음날 탄은 압둑의 아버지를 따라 수산시장에 갔다. 근처 강에서 잡은 싱싱한 생선들이 가득했다.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지나며 생선보기가 거의 힘들었는데 탄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상인들도 반갑게 맞아주고 유머스레 인사를 건넨다. 영어를 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으니 탄은 그냥 한국어로 "안녕하세요"하며 인사를 하는데 다들 웃으며 받아주셨다. 여러분들이 모여들어 우리가 유튜버인 것을 압둑 아버님께 들었는지 채널이름을 물어보는데 "까브리랑" 이라고 말하니 이상하게 따라부르신다. 아.. 채널이름을 영어로 할걸 그랬나, 외국분들이 물어볼때마다 항상 곤란한 마음이 든다. 핸드폰을 내미신 분이 있어 한글자판부터 깔고 한글로 까브리랑을 입력해서 드디어 채널을 찾아드리니 좋아하시며 바로 구독을 누르셨다. 구독자 추가 감사합니다! 하핫. 탄이 사람들에 둘러싸여 유튜브 채널 이야기를 하는 동안 압둑 아버님은 커다란 생선을 사셨다. 그리고 근처 식당으로 가서 생선을 요리해달라고 맡겼다. 생선의 무게를 달고 돈을 내면 요리를 해준다고 한다. 집에서는 그렇게 큰 생선을 요리할 도구가 없는 걸까? 이날 저녁 튀긴 생선이 산더미처럼 쌓여 나왔다. 오랜만에 살집이 두툼한 흰살 생선을 먹으니 마냥 좋았다. 식사 후 태블릿으로 한국음식 사진을 보여드리며 압둑가족들께 설명을 했는데 다들 흥미로워했다. 이곳은 굽고 튀기는 등 조리법이 단순해서 삼계탕, 찜닭 맛을 모를 것 같아 맛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압둑 언젠가 한국에 오게되면 꼭 만나자.' 한국 음식에 관심이 많은 가족들께 우리가 있는 재료로 가능한 잔치국수를 해드리겠다고 제안했다. 결혼한지 1년되었다는 압둑에게 결혼식 영상이 있으면 보여달라고 했다. 영상속 압둑은 검은 양복을 신부는 하얀 히잡과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결혼식은 매우 긴시간 진행된다고 한다. 결혼식때 뭐가 제일 좋았냐고 물어보았더니 이맘(이슬람 지도자)의 말씀이 좋았다고 한다. 신실한 무슬림다운 대답이다. 하하 "우리도 대접해야지" 6인분 잔치국수와 김치캔 '딱' 다음날 까브리를 타고 잔치국수 재료를 사러 누쿠스 시내로 나왔다. 멋진 빌딩 앞에 카라칼파크스탄 공화국기와 우즈벡 깃발이 함께 나부낀다. 누쿠스는 우즈베키스탄 안의 카라칼파크스탄 공화국의 수도이다. 도로와 건물이 깨끗하고 잘 정돈돼 있다. 우리는 큰 마트를 발견해서 필요한 달걀과 야채 등의 재료를 잘 구입했다. 6인분의 잔치국수를 만드는 것은 시로에게 도전이었다. 달걀의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해서 지단을 만들고 육수를 내기 위해서는 한국의 멸치다시포리백을 이용하는 치트키를 썼다. 한국산 소면을 삶고 김가루까지 고명으로 올리니 매우 그럴듯해 보였다. 압둑과 아내는 부엌에서 국수를 만드는 과정을 하나도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었는데 매우 복잡하고 어려워보인다고 한다. 한국 음식중 그나마 잔치국수는 간단한 편인데ㅎㅎ. 이곳 음식은 한번에 솥에 넣고 끓이면 된다고 한다. 아마도 고명을 따로 부치고 썰고 하는 과정이 생소해 보였나보다. 캔김치를 따서 반찬으로 대접했는데 김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캔김치는 일반김치보다 많이 부족한데... 제대로 된 맛있는 김치를 맛보여줄 수 없어 안타깝다. 그래도 다들 맛있게 먹어주었고 국수도 매우 인기가 좋았다. 압둑이 이곳에서 인기있는 개그 TV쇼를 보여주며 해준 이야기를 통해 이곳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한국인에 대한 인상을 알 수 있었다. 한국인들은 리액션이 매우 풍부하고 이곳 사람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을 보며 엄청 감탄하고 감명을 받아 표현하는 것이 그들 눈에는 무척 재미있게 보이나보다. 한국사람들은 빈 땅을 보며 왜 이렇게 노는 땅이 많은데 그냥 두냐고 물어본다는 말에 우리는 빵 터지며 "맞아! 우리도 그런 얘기 했어."라고 했고 석양을 보며 감탄하고 좋아하는 것을 보며 해는 자기나라에서도 질텐데 뭘 그리 특별하다며 호들갑인지 이해가 안된다며 일몰을 보며 탄성짓는 한국인에게 해가 없어진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내일 다시 뜰거라고 말해준다고 한다. 외국인의 시각으로 본 한국사람의 특징 이야기가 매우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마지막 저녁때 압둑은 다음날 새벽에 출근을 한다고 해서 미리 작별인사를 나누었고 다음날 아침 떠나기전 아버님께 부탁해서 아버님의 대형트럭을 구경했다. 기꺼이 보여주신 아버님께 무척 감사했다. 트럭운전수이신 아버님이 국경가는 길에 대한 정보를 여러가지 알려주셨다. 누쿠스를 떠나면 카자흐스탄까지 주유소고 뭐고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우리는 여분의 연료를 준비하라며 연료통을 주시려는 아버님께 이럴때를 대비해 가지고 다니는 큰 생수통이 몇개 있다고 감사하며 사양했다. 어머님과 아버님은 가면서 먹을 캔디 등과 이것저것을 끝까지 챙겨 주시려고 해서 사양하기 매우 곤란할 지경이었다. 커다란 수박도 2덩이나 주시려해서 겨우 사양하고 나왔다. 사랑과 정이 가득한 참 감사한 누쿠스의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귀한 추억으로 기억할 것이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PRakyEg5zwk?si=RH4bMMGroy9XL8lB>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08 15:09:01[파이낸셜뉴스] 주식 투자를 시작하고 공부를 시작하는 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는 책 중 하나는 아마 피터 린치가 1989년 출간한 '월가의 영웅'일 것이다. 세상에 나온지 35년이나 된 주식 관련 책을 현재의 투자자들이 여전히 읽고 있다는 사실은 조금 의아하다. 당시와 비교하면 정보의 유통속도, 주식 매매 방법(스마트폰은 커녕 PC도 흔치 않았던 시절이다), AI와 프로그램 매매 등 강산이 바뀌어도 3번은 넘게 바뀌었을 시간이기 때문이다. 책을 보면 굉장히 원론적인 내용이 많다. 예를 들어 '아이와 아내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을 보고 투자 아이디어를 얻어라'라는 등의 조금은 뻔한 조언이다. 현재로 바꾸면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전기차를 많이 사용하니 애플이나 테슬라의 주식을 사고 기다리면 된다는 식의 내용이다. 애플과 테슬라가 좋은 기업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투자자는 거의 없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애플과 테슬라 매매를 통해서 수익을 거두는 가는 전혀 다른 문제다. 피터 린치는 1977년부터 1990년까지 마젤란펀드를 13년 동안 운용하며 2703%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29.2%에 달하는데 이는 워런 버핏의 평균 수익률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마젤란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는 절반 이상이 손실을 봤다. 펀드에 투자해 놓고 시장 상황 변동에 따라 인내심있게 기다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식을 사놓고 여유있게 기다리기 어려운 이유는 불확실성과 위험회피 성향 때문이다. 1년 뒤에 10% 이자를 주는 예금, 1년 뒤 50% 확률로 수익 2배 혹은 원금 손실 100%인 투자 상품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예금은 확정 기대수익률이 10%이지만 후자의 상품은 기대 수익률이 50%다. 기대수익률 측면에서는 단연 후자의 상품이 훨씬 좋지만 손실회피 심리와 불확실성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전자를 택하게 된다. 그리고 이 불확실성 때문에 불안해진 사람들은 심리적 안정을 위해 차트 분석을 하거나,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 동향을 살피며 심신의 안정을 취하는 것이다. 개인, 외국인, 기관 주식 거래의 3주체 주식을 거래하는 3주체는 크게 개인, 외국인, 기관으로 나뉜다. 해외 자금을 뜻하는 외국인은 전세계의 투자은행, 펀드, 연기금, 헤지펀드, 외국 개인투자자 등이 포함된다. 기관은 우리나라 국민연금, 은행, 보험사,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을 포함한다. 그리고 기관과 외국인을 제외한 개미투자자를 개인이라고 부른다. 보통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해 이끌어 간다. 개미들의 경우 매수, 매도를 진행할 때 실시간 시가가 아닌 매수는 시가보다 낮은 가격, 매도는 시가보다 높은 가격을 설정해 예약 매매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개미들이 대동단결해서 비슷한 시기에 같은 종목을 대량 매수, 매도 하는 경우도 적은 만큼 주식 가격에 영향을 주는 일은 별로 없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자금은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 매도를 결정하면 일정 기간 집중 매수, 매도하는 경향을 보인다. 예를 들어 캐나다의 연기금이 '삼성전자 주식을 8만5000원 미만에서 7월 8일부터 12일까지 5거래일 동안 5000억원을 매수한다'는 식이다. 이들은 일시적인 주가 변동이 아닌 특정 섹터나 종목에 대한 전략을 세우고 이를 기계적으로 실행한다. 물론 최근 들어서는 프로그램 매매 등을 통해 주가에 최대한 영향을 덜 주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겠지만, 기관과 외국인의 경우 주가에 영향을 주면서 공개 매수를 진행하기도 하는 것이다. 물론 이보다 큰 규모의 경우 장외에서 블록딜 형태로 거래가 이뤄지기도 하지만 이건 논외로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관과 외국인이 개미 투자자와 비교해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다. 기관의 경우 개미와 비교해 수익을 내는데 불리한 지점도 있다. 예를 들어 전세계에서 3번째로 큰 연기금인 우리나라 국민연금을 살펴보자. 국민연금의 2021년~2023년 수익률은 5.04% 수준이다. 2023년 잠정치는 13.59%로 높지만 2024년 잠정 수익률은 다시 5.87% 정도다. 연기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 입장에서는 여러가지 '벤치마크 수익률'을 추종해야 하고, 다양한 제약 사항도 따른다. 벤치마크 수익률에 따라 전세계 다른 연기금의 수익률, 우리나라 주식 시장 전체의 수익률 등을 비교해 이 보다 나은 성과를 내야하는 압박이 뒤 따른다. 또 부동산,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 상품에 대한 비율도 정해져 있다. 더불어 매년 수익률 평가를 받고 기관의 성과에 반영해야 하는 만큼 일정 수준 이상 손실이 날 경우 매도(로스컷)을 해야 하는 규정 등도 있을 수 있다. 이에 반해 개미 투자자의 경우 빚을 내서 투자하는 게 아니라면 '존버'를 통해 손실을 만회하고 수익으로 전환을 노려 볼 수 있다. 또 기관의 경우 시장이 좋지 않다고 해서 시장을 떠나 있을 수 없지만 개미들은 경기침체나 쇼크 상황이 발생하면 한동안 시장을 떠나 있을 수도 있다. 물론 한 번 주식시장에 발을 담근 개미 투자자가 시장을 완전히 떠난다는 것은 담배를 끊거나, SNS를 끊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지만 말이다.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을 살펴보면 답이 있을까 과거 시가 총액 1000억원 수준의 중소형 코스닥 종목을 보유했던 적이 있다. 생각보다 지진한 주가 흐름에 시간이 나면 틈틈이 초록 포털의 증권 카테고리에서 매일, 매달, 매년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을 살펴봤던 적이 있다. 개미 투자자의 흔한 착각은 '외국인', '기관'으로 대표되는 매수 주체를 하나의 큰 집단적인 덩어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과 기관을 구성하는 주체는 셀 수 없이 많은데 이들이 마치 하나의 커다란 집단 의식으로 모여 마치 나(개미)의 돈을 뺏어 가기 위해 작당모의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어느 한 카페에 전세계의 투자은행장, 보험사 사장, 자산운용사 대표들이 모여서 마치 다수결로 의견을 취합하고 특정 종목을 사는 것은 아닐까? 하는 멍청한 생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글로벌 자금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 시장은 아주 아주 작은 시장이다. 한국 시장은 여러 투자 대안 중 아시아 지역, 그 중에서도 중국과 일본과 비교해 매력이 떨어지는 시장일 수 있다. 전세계 선진국의 주식지수를 모아 놓은 MSCI 선진지수에도 포함되지 않는 덜 매력적인 시장이다. 2023년 기준 전세계 주식 시장의 시가총액은 109조달러다. 이 중 미국이 약 42.5%를 차지하고 EU(11.1%), 중국(10.6%), 일본(5.4%), 홍콩(4.0%) 순이다. 한국은 순위에서 찾아보기도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의 투자금이 한국을 택하는 것은 위험분산 차원에서 아시아국가에 투자한다는 의미가 크다. 환율 변동성과 반도체라는 섹터에 투자하는 것이지 한국의 특정 기업에 투자한다는 의미는 없을 것이다. 아마도 외국의 투자금은 '한국'이라는 시장 자체를 사거나 '반도체(삼성전자)'나 '금융(은행)' 섹터를 사는 것에 불과할 것이다. 그것도 특정한 매수 의도가 있다기 보다는 미리 짜여진 로직(알고리즘)에 따라 기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가총액 1000억원 짜리 코스닥 기업에 투자를 해 놓고, 매일 매일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동향을 살펴보는 과거의 필자는 얼마나 어리석었던 것인가. 외국인과 기관도 미래를 알 수는 없다. 이기려 하지 말고, 시장의 흐름에 몸을 맡겨라 토머스 홉스는 그의 책 '리바이어던'에서 자연상태의 인간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라고 정의했다. 주식시장에서의 인간도 비슷하다.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로 주식 시장의 만인은 모두 수익을 거두고 싶어한다. 외국인과 기관도 그 전쟁에 참여한 주체일뿐 특별한 마법 램프가 있는 것은 아니다. 2021년 전세계 주식 시장을 흔들었던 사태가 있다. 일명 '아케고스 사태'다. '아케고스'는 '빛' 혹은 '지도자'(신약에서 '예수'를 지칭)를 뜻하는 그리스어로 여기서는 한 헤지펀드의 이름을 말한다. 아케고스의 창립자는 한국계 펀드매니저인 빌 황(한국명 황성국)이다. 그는 일종의 차액결제거래(CFD) 방식을 활용해 막대한 수익을 거뒀고, 이를 과도하게 사용하다 망했다. CFD는 보유한 투자금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파생상품 거래 방식이다. 예를 들어 보유한 현금이 100억인데 이보다 10배 큰 1000억원의 금액을 매수해 시세 차익을 거둔 뒤 파는 방식이다. 수익도 10배지만 손실도 10배다. 예를 들어 100억으로 1000억원을 샀는데 해당 종목의 주가가 10% 하락하면 원금을 모두 잃고, 그 이상 손실이 나면 빚이 생기는 구조다. 한국에서도 이슈가 됐던 '라덕연 사태'에서 자금을 댄 의사들이 "난 10억원을 투자했는데 빚이 20억원이 생겼다"고 억울해 한 것도 이런 레버리지 상품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빌 황은 당시 아케고스 자금 50억~100억달러를 가지고 최대 500억 달러(65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1000%의 레버리지 투자를 한 것이다. 그러다 2021년 당시 빌 황이 투자한 종목이 급락했고 손해액이 300억 달러에 달하면서 아케고스에 돈을 댄 은행이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사건으로 아케고스 대신 투자은행들이 떠안은 피해는 1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13조원에 달했다. 빌황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에서 증권 사기, 시장 조작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아케고스 사태가 없었다면 빌 황은 한국계 투자자로서는 가장 성공한 투자자, 가장 큰 금액을 굴린 K-개미로 역사에 남았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외국인이면서 기관이기도 했던 그 역시 단 한번의 투자 실패로 감방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기관과 외국인도 마법의 램프는 없다. "시장을 이기려 하지 말고, 자만하지 말고 시장의 흐름에 올라타 그 흐름을 따라가라"라는 것이 수많은 투자 구루들의 일관된 조언이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7-14 17:1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