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JECT0# [파이낸셜뉴스] 롯데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부채가 11조원에 육박한다. 태영건설 사태 이후 건설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과도한 PF 우발부채는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5대 건설사 PF 우발부채 12.4兆 29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건설사 PF 우발부채는 롯데건설 5조4000억원, GS건설 약 3조2000억원(이상 2023년 말 기준), HDC현대산업개발 2조1000억원(2023년 9월 말)이다. 또 코오롱글로벌 약 1조5000억원, HL디앤아이한라 2100억원(이상 2023년 말 기준)으로 분석됐다. 이들 5개 건설사의 PF 우발부채를 합치면 모두 12조4100억원에 이른다. 롯데건설의 PF 우발부채는 2022년 6조8000억원에서 2023년 말 5조4000억원으로 약 1조4000억원 감소했다. 신규 수주를 제한하고 분양대금을 통해 PF 대출이 상환된 영향이다. 광주 중앙공원 등 기존 수주 사업장의 브릿지론이 본PF로 전환된 것도 긍정적이다. 나신평 권준성 선임연구원은 "롯데건설의 자기자본 2조7000억원(2023년 9월 말 기준)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도급사업 관련 미착공 및 저조한 분양률 사업장의 PF 우발부채가 3조3000억원에 달한다. 해당 우발채무의 지방(광역시 포함) 비중도 50%를 웃돈다"며 "올해도 정상적인 사업 진행에 따른 착공 및 본PF 전환 등을 통해 우발채무 감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롯데건설은 2조9000억원(2022년 말 기준) 규모의 PF 유동화증권을 직접 매입한 상태다. 메리츠금융그룹과의 1조5000억원 규모 유동화증권 장기매입 펀드 조성, 롯데그룹의 직간접적인 지원의지 표명에 따른 시장의 우려 완화로 2023년 말 PF 유동화증권 직접 보유액은 624억원으로 감소했다. 권 선임연구원은 "2024년 1·4분기 약 4조원의 PF 우발채무 만기가 도래한다"며 "메리츠금융그룹 펀드의 차환 여부 및 만기 등 조건 등이 PF 우발채무 차환 위험 경감에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이 롯데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자산 기준 약 8%, 매출액 기준 약 10%다. 롯데그룹의 총차입금은 2021년 37조2000억원에서 2023년 9월 말 44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GS건설의 2023년 말 PF 우발채무는 3조2000억원이다. 2023년 9월 말 별도기준 자기자본 4조5000억원의 0.7배다. 이 가운데 57%(1조8000억원)가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도급사업 관련된 것이다. 대부분 ‘미착공 및 분양 미개시 사업장’으로 구성돼 있다. 권 선임연구원은 "붕괴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의 수분양자에 대해 약 2900억원의 자금대여가 이뤄졌다. 올해 분기별로 5000억~6000억원의 차환이 필요한 점은 부담스러운 요인"이라며 "사고와 관련한 국토교통부 및 서울시의 행정처분 결과에 따라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PF 우발채무 차환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관련 충당부채 설정 등으로 GS건설의 2023년 9월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50.3%로 상승했다. 국내외 주택사업 관련 운전자금 소요 및 대여금 지출, GS이니마 등 신사업 종속회사들의 차입 증가, 자이씨앤에이 인수 등에 따른 영향으로 총차입금은 약 5조8669억원"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이 GS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자산 기준 약 30%, 매출액 기준 약 18%다.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을 포함한 일가가 회사의 지분 23.64%를 보유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주회사 체제의 그룹 지배구조상 GS건설의 중요도는 낮다고 분석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2023년 9월 말 PF 우발채무는 2조100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약 0.7배다. PF 우발채무 중 도급사업장 관련 규모는 약 1조4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69.8%가 '서울숲아이파크' 등 분양률이 70%를 상회하는 사업장 관련 우발채무로 파악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최대주주는 HDC로 4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HDC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자산 기준 약 66%, 매출 기준 약 74%이다. ■감독당국, 건설사 회계 처리 정조준 건설사의 PF 부실 여파 확산 조짐에 금융감독원은 국내 건설사들의 회계 처리를 집중 검토키로 했다. 금감원은 건설사가 오는 3월 제출할 사업보고서 중 장기공사수익 회계처리 과정을 중점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오르면서 장기공사 계약과 관련된 공사원가가 증가하고 있는데 예정원가 상승분을 적정하게 반영해 수익을 인식했는지 점검하기 위해서다. A사는 협력업체에 지급한 선급금을 공사 수행 여부와 상관없이 원가에 포함하고 전산 조작으로 특정 사업의 원가를 다른 사업의 원가로 대체하는 등 진행률을 조작해 매출액을 과대계상했다가 금감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건설사는 수행 의무 진행률을 합리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경우에만 수익을 진행 기준으로 인식해야 한다. 진행률을 측정할 땐 일관성 있는 진행률 측정 방법을 적용하고 적합하고 신뢰성 있는 정보에 근거해야 한다. 수행 의무의 결과를 합리적으로 측정할 순 없으나 원가는 회수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수행의무 결과를 합리적으로 측정할 수 있을 때까지 발생 원가 범위에서만 수익을 인식해야 한다. 금감원은 건설사 등이 원가 기준 투입법 적용 계약에 대한 추가 공시 요구사항에 유의하고 계약 잔액 등 수익 인식과 관련된 주석사항도 충실히 기재했는지 살필 계획이다. 금감원은 건설사의 우발부채 공시도 중점 점검할 방침이다. 채무인수약정, 자금보충약정 등 지급보증 외 다양한 우발사항에 대해 공시를 누락하진 않았는지 살피는 것이다. 우발부채는 워크아웃(기업구조조정) 개시가 결정된 태영건설에서도 문제가 됐다. 건설사 등 회사는 기존 우발부채의 경우 경제적 자원 유출 가능성의 변화 등을 지속적으로 평가해 충당부채로 인식해야 한다. 우발부채 분류기준에 대한 논란도 있다. 일반적으로 대물인수는 공사비 등을 못 받을 때 채무에 갈음해 아파트 등을 인수하는 것을 말한다. 받아야 할 돈 대신 물건을 받는 개념이기 때문에 부채나 우발부채로 잡지 않는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01-29 07:20:31[파이낸셜뉴스] 건설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발부채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공시 서식이 바뀐다. 금융감독원은 2일 부동산 PF 우발부채와 관련한 용어를 통일하고 만기 분류를 체계화한 종합요약표를 신설하는 내용 등을 담은 주석공시 모범사례를 발표했다. 이는 건설사들이 부동산 PF와 관련해 '현재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보증금액이나 실행금액, 대출금액 등의 용어로 공시하고, '최대 익스포저'는 약정금액, 보증한도 등으로 혼용하는 등 전체 우발부채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모범사례는 최대 익스포저는 보증한도로, 현재 익스포저는 보증금액으로 통일했으며 만기는 3개월과 6개월 내 도래분을 별도 분류하도록 체계화했다. 사업주체별로는 정비사업과 기타사업으로, 사업단계별로는 브릿지론과 본 PF 등으로 구분했다. 아울러 하나의 PF 대출에 복수의 신용보강을 제공한 경우 전체 익스포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종합요약표에 중첩된 부분을 제외한 금액을 기재하도록 했다. 사업장별 위험도를 파악할 수 있도록 사업지역과 사업장 형태(공동주택, 오피스텔 등), PF 종류(브릿지론, 본 PF) 등도 필수 기재하도록 했다. 복수 신용보강을 제공한 경우에는 가장 큰 금액의 신용보강(중첩 제외)으로 분류하도록 하고, 컨소시엄 사업의 경우 컨소시엄 보증한도와 회사 부담률을 적도록 했다. 다만 위험이 낮은 중도금 대출이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신용보강은 세부 내역 없이 요약표만 공시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2023년도 사업연도부터 건설사가 우발부채 모범사례를 활용해 주석 공시를 할 수 있도록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 유관기관에 모범사례를 안내했으며 우발부채를 충실히 공시했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4-01-02 13:06:58[파이낸셜뉴스] 금융감독원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가 차츰 현실화됨에 따라 건설사들에 우발부채를 보다 명확히 공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금감원은 2일 ‘건설회사의 건설계약 관련 우발부채 주석공시 모범사례’를 마련했다고 발표했다. 건설사마다 사용하는 용어나 제공하는 정보가 다르고, 복수 신용보강을 단순 중복 공시해 전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웠던 데다 사업장 위치나 사업 주체 등 위험을 알아챌 수 있는 정보도 부족했던 데 다른 조치다. 더군다나 태영건설이 지난 28일 결국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PF 대출 우려가 선명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금리·고물가로 부동산 시장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분양 사업장이 증가할 경우 관련 PF 대출 신용 보강을 위해 보증 등을 제공한 건설사 재무상황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며 “우발부채는 중요 정보임에도 현재 주석 공시로는 정보이용자들이 필요사항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모범사례에는 ‘종합요약표’를 신설했다. PF 우발부채 전체 규모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다. 최대 위험노출액(익스포져)은 ‘보증한도’로 기재하고 현 익스포져는 ‘보증금액’으로 용어를 통일한다. 3개월, 6개월 내 도래분은 별도 분류해 만기 정보 실효성도 제고한다. 위험수준을 파악할 수 있도록 사업주체별로는 △정비사업(조합 주체) △기타사업(시행사 등 주체)으로, 사업 단계별로는 △브릿지론(사업초기 대출) △본 PF로 구분한다. 또 단일 PF 대출에 복수 신용보강을 제공한 경우 종합요약표에 중첩된 부분을 제외한 금액을 기재해야 한다. 정보도 더 확충하도록 한다. 사업장별 위험도를 알 수 있도록 사업지역, 사업장 형태, PF 종류, 조기상환 조항 등을 적어야 한다. 복수 신용보강을 제공했다면 중첩 부분을 제외하고 가장 큰 금액을 기준으로 분류하되 중첩돼 제외한 내역은 따로 기재한다. 컨소시엄 사업의 경우엔 보증한도와 회사 부담률을 밝혀야 한다. 사업장별 책임준공 약정금액을 병기하되, 전체 약정액을 확인할 수 있는 요약표는 별도 작성해야 한다. 다만 공시부담 완화를 위해 보증금액이 전체 부동산 PF 보증금의 1% 또는 100억원 미만인 사업장은 별도 구분하지 않고 ‘기타’로 일괄 기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저위험 신용보감 공시는 간소화한다.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중도금 대출이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신용보강은 세부 내역 없이 전체 금액을 확인할 수 있는 요약표만 공시토록 한다. 중도금 대출은 주로 분양 후 이뤄지고, SOC 사업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관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범사례 발표로 건설사 부동산 PF 우발부채가 보다 체계적·일관적으로 공시될 것”이라며 “2023사업연도부터 활용해 공시할 수 있도록 안내·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 2023년 재무제표가 공시되면 주석에 우발부채를 충실하게 공시했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3-12-29 15:13:30정부가 국회의 요구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지자체 우발부채를 통합공시(지방재정통합공시와 별건)했지만 약 1조7000억원을 누락한 채 공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정부와 일선 지자체의 안일한 업무대응 탓이다.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알려야 할 지방재정 상황이 대거 누락된 탓에 국민의 알 권리가 훼손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누락 부채 더하자 '4조→5조'로 1일 지자체 및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행안부가 지난 1월 발표한 2018년 결산기준 전체 지자체 우발부채에서 1조6744억원가량이 누락됐다. 행안부는 당시 전국 지자체 우발부채가 3조9658억원에 이른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본지가 이런 사실을 파악해 취재해 본 결과 누락된 우발부채를 합하면 지자체 우발부채는 6조원에 육박한다. 문제는 행안부에 이런 사실을 취재할 당시에도 행안부는 누락된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부랴부랴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는 등 조만간 공시를 다시 하겠다는 입장만 밝히면서 통합공시의 신뢰성에 먹칠을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우발부채는 보증·협약 등에 따라 차후에 실제 부채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금액을 말한다. 지금 당장 갚아야 할 빚은 아니지만 차후 여건에 따라 지자체가 떠안아야 할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금액이어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민간사업자가 도로, 교량, 경전철 등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시설물을 건설하는 BTO 사업이 대표적이다. 물론 오래전부터 우발부채를 공개해왔지만 지자체 홈페이지에만 올라오는 터라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다는 국회의 지적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행안부가 통합공시를 한 것이다. 행안부가 지자체에 관련 공문을 내려보낸 후 취합하는 과정에서 우발부채가 대거 누락된 것이다. 누락된 지자체는 △서울시 △경기 고양·용인·안산·의정부·시흥·군포·포천시와 양평군 △경북 경산시, 청송·영송군 △강원도 본청 등이다. ■용인시 1조3000억원 '가장 많아' 파이낸셜뉴스가 직접 파악한 누락된 우발부채를 모두 더해본 결과 1조6744억원으로 집계됐다. 경기 용인시가 가장 많았다. 경전철로 인한 우발부채가 1조3825억원에 달했다. 지난 1월 발표 당시 가장 많은 우발부채를 보유했던 부산시(1조2340억원)보다 높은 금액이다. 이 밖에도 포천시 1270억원, 시흥시 980억원, 서울시 457억원 등의 우발부채가 반영되지 않았다. 누락된 사유는 제각각이다. 우발부채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행안부가 요청한 기준을 혼동했거나 회신공문 없이 전자우편으로만 보내 반영되지 않은 사례도 있다. 아직 통계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역을 회신하지 않았는데도 행안부가 이를 반영하지 않고 그대로 공시한 경우도 있었다.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지방재정 상황을 알리기 위한 당초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행안부 관계자는 "처음 실시하다 보니 지자체와 원활한 의사소통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17개 시·도에 공문을 다시 내려보내 정확하게 공시하겠다"고 설명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2020-03-01 17:40:30[파이낸셜뉴스] #OBJECT0# 정부가 국회의 요구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지자체 우발부채를 통합공시(지방재정통합공시와 별건)했지만 약 1조7000억원을 누락한 채 공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정부와 일선 지자체의 안일한 업무 대응탓이다.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알려야 할 지방재정 상황이 대거 누락된 탓에 국민 알권리가 훼손됐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누락 부채 더하자 '4조→5조'로 껑충 1일 지자체 및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행안부가 지난 1월 발표한 2018년 결산기준 전체 지자체 우발부채에서 1조6744억원 가량이 누락됐다. 행안부는 당시 전국 지자체 우발부채가 3조9658억원에 이른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본지가 이런 사실을 파악해 취재해 본 결과 누락된 우발부채를 합하면 지자체 우발부채는 6조원에 육박한다. 문제는 행안부에 이런 사실을 취재할 당시에도 행안부는 누락된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부랴부랴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는 등 조만간 공시를 다시 하겠다는 입장만 밝히면서 통합공시의 신뢰성에 먹칠을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우발부채는 보증·협약 등에 따라 차후에 실제 부채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금액을 말한다. 지금 당장 갚아야 할 빚은 아니지만 차후 여건에 따라 지자체가 떠안아야 할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금액이어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민간사업자가 도로, 교량, 경전철 등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시설물을 건설하는 BTO사업이 대표적이다. 물론 오래전부터 우발부채를 공개해왔지만 지자체 홈페이지에만 올라오는 터라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다는 국회의 지적에 따라 올해 처음으로 행안부가 통합 공시를 한 것이다. 행안부가 지자체에 관련 공문을 내려 보낸 후 취합하는 과정에서 우발부채가 대거 누락된 것이다. 누락된 지자체는 △서울시 △경기 고양·용인·안산·의정부·시흥·군포·포천시와 양평군 △경북 경산시, 청송·영송군 △강원도 본청 등이다. ■용인시 1조3000억 '가장 많아' 파이낸셜뉴스가 직접 파악한 누락된 우발부채를 모두 더해본 결과 1조6744억원으로 집계됐다. 경기 용인시가 가장 많았다. 경천철로 인한 우발부채가 1조3825억원에 달했다. 지난 1월 발표 당시 가장 많은 우발부채를 보유했던 부산시(1조2340억원)보다 높은 금액이다. 이밖에도 포천시 1270억원, 시흥시 980억원, 서울시 457억원 등의 우발부채가 반영되지 않았다. 누락된 사유는 제각각이다. 우발부채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행안부가 요청한 기준을 혼동했거나 회신 공문 없이 전자우편으로만 보내 반영되지 않은 사례도 있다. 아직 통계가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역을 회신하지 않았는데도 행안부가 이를 반영하지 않고 그대로 공시한 경우도 있었다.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지방재정 상황을 알리기 위한 당초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행안부 관계자는 "처음 실시하다보니 지자체와 원활한 의사소통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17개 시·도에 공문을 다시 내려 보냈다. 정확히 취합해서 다시 공시하겠다"고 설명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2020-02-28 15:45:59지방자치단체의 우발부채가 4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발부채는 향후 조건에 따라 지자체 빚으로 전가될 수 있는 금액이다. 교량, 터널, 경전철 등 민간자본이 대거 투입되는 수익형 민자사업(BTO)이 전체 우발채무 중 70% 이상을 웃돌아 수요예측이 빗나갈 경우 세금으로 손실을 메울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부산시, 1조2000억원 가장 많아 1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8년 결산기준 전체 지자체의 우발부채가 3조9658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발부채는 보증·협약 등에 따라 차후에 실제 부채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것을 말한다. 지금 당장 갚아야 할 빚은 아니지만 차후 여건에 따라 지자체가 떠안아야 할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금액이다. 행안부가 전체 지자체의 우발채무 집계 수치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지자체별로 공개토록 했지만 통합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부터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에 전 지자체가 보유한 우발채무를 공시한 것이다. 지자체별로는 부산시의 우발부채가 1조234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광역 시·도의 경우 △인천 6259억원 △광주 4463억원 △대전 137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기초 시·군·구도 8곳에 달한다. △경남 김해시 7380억원 △전남 목포시 1898억원 △경남 하동군 1810억원 등이다. 문제는 전체 우발부채 중 70.84%(2조8097억원)가 BTO사업이라는 점이다. 민간사업자가 도로, 교량, 경전철 등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시설물을 건설한 후 지자체에 소유권을 넘기는 대신 일정기간 통행료 등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 ■"무리한 투자사업 재검토 필요" 예상한 만큼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지자체가 사업자에게 손실을 보전해주는 방식이 대다수여서 수요예측이 빗나갈 경우 재정여건이 열악한 지자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부산시만 봐도 부산항대교, 거가대교 등 BTO 총 사업비 3조1607억원 중 1조1646억원이 '재정지원 협약내역'이다. 사업자들이 1조1646억원의 수익을 올리지 못하면 부산시가 차액만큼 물어줘야 한다. 나라살림연구소 우지영 수석연구위원은 "BTO에 대한 재정부담 적정성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재정지원 협약금액이 부채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의존재원이 많은 기초 지자체는 무리한 투자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무조건 금액이 크다고 문제 삼기보다는 사업별로 타당성과 주민 편익을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2020-02-16 17:03:15앞으로 국가는 기업 또는 개인과 소송건이 패소할 가능성이 높으면 국가회계장부에 우발부채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우발손실 발생가능성이 확실하지 않거나 손실금액의 합리적 추정이 불가능할 경우, 재정운용표에 반영하지 않고 주석으로 공시토록 했다. 19일 기획재정부는 국가회계제도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회계처리지침을 마련해 관련부처와 협의를 거쳐 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회계처리지침에 따르면 우선 국가가 개인 또는 기업과 소송 사건에 걸려 패소할 가능성이 있으면 우발부채로 간주하기로 했다. 우발부채란 과징금 또는 세금 부과에 대해 소송 결과에 따라 과징금 또는 세금이 환급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반면 국가로 귀속시키기 위해 소송 중인 국유재산은 우발자산으로 분류된다. 우발자산은 재무제표에 별도의 자산으로 계상하지 않고 내용, 재무적 영향 등에 대한 정보만을 주석으로 공시하고 국가로 우발자산의 유입이 확정될 경우 자산으로 잡을 수 있도록 했다. 우발자산은 민간이 국유재산을 임의로 쓸 경우 국가가 이를 귀속시키는 소송을 진행할 경우에 생길 수 있다. 한편 정부는 우체국예금특별회계의 경영공시 목적에 따른 별도의 금융업 회계기준 적용을 허용하고 남북협력기금의 대북차관에 대한 현재 가치 평가를 제외하기로 했다. /mirror@fnnews.com김규성기자
2010-03-19 15:34:39[파이낸셜뉴스] KB금융지주가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일반 회사채 조달에 나선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오는 23일께 일반 회사채 1,2,3년물 총 3000억원 모집을 목표로 수요예측에 나선다. 발행예정일은 같은 달 31일이다. 수요예측이 흥행할 경우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하나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SK증권이 대표주관에 나섰다. KB금융지주가 일반 회사채 조달에 나서는 것은 2022년 6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회사는 줄곧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위주의 발행을 늘려왔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통상 30년 이상으로 영구채 성격이 강해 영구채로 불린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산정 때 자본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자본 확충 수단으로 주로 활용된다. 지난 2019년 '바젤Ⅲ'가 전면 시행되면서 은행과 지주사는 BIS 비율을 14% 이상 유지하도록 권고받고 있어 영구채는 금융사의 '만능 조달키'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일반 회사채보다 금리가 높게 산정된다는 점에서 조달 비용측면에서는 불리한 측면이 있다. 시장에서는 KB금융지주가 계열사 지원을 위한 선제적 조달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KB금융지주는 내수경기 회복 지연,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의 부동산PF 우발부채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한편 KB금융지주의 신용등급은 최고 수준인 트리플A(AAA) 수준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10-18 13:57:40'재무정보 국제표준 전산언어(XBRL)'는 기업 정보 간 비교 가능성을 높여 투자 기준뿐 아니라 은행권의 여신 대상 관리, 금융감독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아직 이 단계까진 오지 못 했다. 투자 정보 환경은 어느 정도 조성됐으나 데이터가 '활용되는 시장'은 태동하지 못해서다. 6일 금융당국과 회계업계에 따르면 XBRL은 크게 2개 시장으로 구분된다. 구축시장과 활용시장이다. 국내에서 전자는 이미 발을 뗐고 금융당국이 키를 잡고 추진·지원하고 있다. 정보 생산자인 기업들이 자기 정보를 작성기를 통해 태깅하는 절차다. 이 과정에서 기업이 수요자, 회계법인 등이 공급자인 컨설팅 시장이 형성돼있다. 후자는 이렇게 올라와있는 정보를 특정 기준에 따라 종합 및 분류하는 영역이다. 가령 현재 전체 상장사 우발부채를 일렬로 나열해 한 번에 뽑아보려면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일일이 수작업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XBRL은 각 기준(택사노미)별로 기업들이 정보를 입력해놔 원하는 지표를 일괄적으로 불러올 수 있도록 해놓은 플랫폼이다. 수백·수천개 PDF 파일에서 하나씩 엑셀에 복사-붙여넣기 하는 수고를 덜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아직까지는 제무제표 본문에만 해당하는 내용이다. 주석까지 XBRL로 공시해야 하는 기업은 지난 2·4분기 보고서 기준 162곳뿐이다. 하지만 공시 대상 확대로 정보량이 방대해지면 제도권 평가정보업체뿐 아니라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들도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이형관 나이스평가정보 기업정보운영실 매니저는 "주석도 본문과 같이 추출 작업이 가능해지면 금융투자뿐 아니라 은행 등 여신업권의 기업 대출 심사를 위한 정보 취득 관련해서도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전체 상장사와 외부감사 대상 비상장법인까지 총 4만곳으로 그 영역이 넓어진다면 크고 새로운 XBRL 정보 시장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XBRL은 금융감독 효율성도 높일 것으로 평가된다. 감독당국이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비교해 고위험군을 재빨리 식별해낼 수 있어서다. 회계법인들도 XBRL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연계해 감사 품질과 속도를 개선할 수 있다. 공시 대상에 전체 상장사(2467개사)와 국제회계기준(IFRS) 사업보고서 제출 대상 비상장법인(225개사) 등을 넘어 그 외 비상장사까지 포함되면 실시간·주기적 경고 체계가 구축될 수 있다. 실제 금감원은 민간 기업들과 함께 대부업, 저축은행 등 IFRS 미적용 금융사나 비상장사에 적용되는 일반기업회계기준(K-GAAP) 분류체계(택사노미)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실제 적용까지 되면 사전 감독 영역이 대폭 확장된다. 김현웅 선솔루션(XBRL 전문 컨설팅사) 대표는 "감독기관에서 XBRL 데이터를 재가공해 다양한 조사 및 감리 등에, 금융기관은 기업 신용평가나 여신 관리 등에 해당 정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10-06 18:30:38시험 점수를 올리려면 대개 수업을 잘 들어야 하지만, 때론 공부 잘 하는 동급생에게 배우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국제표준 전산언어(XBRL)' 공시 작성도 마찬가지다. 파이낸셜뉴스는 3일 올해 2·4분기 보고서를 자체 작성한 5개 기업 공시 담당자들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 회계팀은 백승호 책임을 중심으로 2023년 사업보고서부터 3개 분기 연속 자체작성으로 XBRL 재무공시를 완료했다. 백 책임은 "결국 해당 수치가 맞는지는 생산자인 기업이 확인해야 하고, 추가 변경이 있을 때마다 회계법인에 요청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도 첫 시작 땐 막막했다고 회상했다. 실컷 표를 작성해놓고 삭제했다 다시 만든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방향성이 맞는지도 확신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XBRL 실무교육을 더 찾아듣고, 금융감독원에 자주 문의했다. 포스코퓨처엠 재무회계그룹 정우재 과장, 김승현 사원 역시 3개 분기 연속 자체작성을 마쳤다. 금감원 주석 작성 실습 및 현장 코칭뿐 아니라 직접 해보면서 깨닫는 게 많았다. 시중에서 XBRL 서적까지 구매해 기본적인 개념부터 알아갔다. 2개월 만에 초기 양식을 완성했다. 정 과장은 "오류를 해결하는 데 앞서 익혔던 XBRL 기본 개념이 도움됐다"고 설명했다. 강원랜드를 XBRL 공시 3개 분기 연속 자체작성으로 이끈 회계팀 백승용 차장, 장경택·채지연 과장은 2023년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총 4차례 교육에 참석했다. 자체 작성한 파일이 금감원 요구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하는 게 특히 고충이었다. 하지만 감사인의 도움이 컸다. 채 과장은 "감사보고서 구조를 XBRL 표준 형태에 맞추기 위해 수정을 제안했을 때 적극 검토하고, 작성 시간을 고려해 감사보고서 발행일을 앞당겨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업종 특성상 회계 계정과 주석 택사노미 선정이 어려워 처음 2023년 사업보고서 때만 회계법인을 쓰다가 올해 들어 자체작성으로 변경했다. 언젠가는 자체작성 능력을 갖춰야한단 판단에 방향을 틀었다. 그 길이 녹록진 않았다. 특히 자산유동화채무, 우발부채, 약정사항 주석에 대한 택사노미 선정과 구조화가 어려웠다. 회계팀 이세영·이예경·권수정 대리는 4개 교육(총 30시간)을 수강하고 직접 금감원 담당자로부터 자문을 받아 수차례 교정 작업을 했다. 다만 이세영 대리는 "작업 파일을 클라우드나 공용드라이버가 아닌 개인 컴퓨터 로컬드라이브에서만 실행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XBRL 주석 재무공시에 있어 올해 2·4분기 보고서부터 자체작성을 했으나 감사보고서를 XBRL 형태로 변환하고 그 내용을 검증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김용찬 책임을 비롯한 강경민·남태원·최성원 사원 등 연결회계팀 직원들은 실무교육을 거치며 작성 요령을 터득했다. 김 책임은 "사내 정보기술(IT)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구축한 자동 검증 체계로 소요 시간을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김갑제 금감원 수석조사역은 "앞으로 상장사 의견을 지속 수렴해 XBRL 작성기를 사용자 친화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4-10-03 18: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