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터넷에서 구입한 모조품을 부모님 유품이라고 속여 전당포에 금목걸이를 맡기고 수천만원을 챙긴 2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7단독 이현주 부장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경남 창원시 소재의 한 전당포에서 가짜 금목걸이를 맡기고 돈을 빌리는 방식으로 8회에 걸쳐 274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전당포에 금목걸이를 맡기며 부모님 유품이라고 했으나 인터넷에서 구입한 모조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각각 사기죄 등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지난 2022년 11월에는 진해구 한 주점에서 술을 마시다 시비가 붙은 일행을 흉기로 내려친 혐의로 재판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A씨는 동종 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았고 그로 인한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하며 "범행 경위와 방법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 보상을 위한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10-24 13:33:06[파이낸셜뉴스] 국가보훈부는 국가유산청과 보훈 관련 상징물을 국가유산 및 예비문화유산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방안의 추진을 위해 27일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26일 밝혔다. 양 기관은 역사적 가치가 높은 보훈 상징물을 국가유산으로 지정·등록해 보존·활용할 계획이다.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현충시설을 비롯한 국가보훈 상징물은 대한민국이 걸어온 자랑스러운 역사이자 국가정체성을 유지·발전시켜 나가는 소중한 유산"이라며 "국가보훈 관련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과 지속가능한 활용을 위해 국가유산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근현대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형성된 지 50년 이상 된 보훈 상징물을 국가유산으로 등록할 수 있으며, 50년 미만인 경우에도 향후 국가유산으로 등록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해 보호할 수 있다. 보훈부는 이에 따라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 희생 장병들의 유품과 각종 상징물을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하는 방안을 협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9-26 11:52:25[파이낸셜뉴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이근원 국유단장이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고(故) 노만 네이헤이셀 미 육군 일병의 유가족을 만나 유품인 팔찌형 인식표를 16일(현지시간) 전달했다고 17일 밝혔다. 이근원 국유단장은 "앞으로도 마지막 미군 전사자 한 분까지 가족의 품으로 모셔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유단에 따르면 미국 6·25참전용사인 그의 유품은 올해 5월 경기 연천 진명산 일대에서 유해와 함께 발굴됐으며, 현재 신원 확인을 위해 유전자 검사를 하고 있다. 대표 유가족인 손자 다니엘 네이헤이셀 씨는 "어린 시절부터 삼촌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고, 그의 희생과 헌신을 항상 기억하고 있다"며 "이 유품은 우리 가족에게 소중한 유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유단은 15일(현지시간)엔 미국 버지니아주 르네상스 호텔에서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 주관으로 열린 6·25전쟁 참전 유가족 초청행사에 참석했다. 국유단은 이 자리에서 한국 내 미군 유해발굴 사업의 진행 및 발굴 경과와 한미 공동 유해발굴 협력 사항 등을 설명했다. 이로써 2000년부터 지금까지 총 26구의 미군 전사자 유해가 발굴됐고, 이 중 11명의 신원이 확인돼 유가족에게 전달됐다. 미수습 6·25전쟁 미군 전사자는 약 7500명으로 추정된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8-17 16:41:44[파이낸셜뉴스] '갈 곳이 없으니 도와달라'던 직장동료가 아버지 유품을 훔쳐 달아났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8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는 A씨는 최근 직장동료 B씨로부터 "아내와 다투고 집을 나왔다", "지금 당장 갈 곳이 없어서 형님 집에 가 있으면 안 되나"라는 연락을 받았다. 가족들과 외식 중이던 A씨는 안타까운 마음에 B씨에게 집 비밀번호를 알려줬다. 식사를 마친 A씨가 B씨에게 여러 차례 전화했으나 받지 않았고 뒤늦게 "아는 동생과 밥을 먹었다"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에 이상함을 느낀 A씨는 집으로 향했고, 1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준 500만원짜리 '순금 목걸이'가 사라졌음을 알게 됐다. A씨는 연락 두절된 동료에게 "집에 있는 카메라에 다 찍혔다", "해결하고 싶으면 빨리 전화하라"고 경고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B씨는 "죄송하다. 내일 오전에 찾아뵙겠다", "내일 고스란히 가지고 가겠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이를 믿은 것도 잠시, B씨는 또다시 연락을 끊고 잠적해 버렸다. 결국 A씨는 B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가 시작된 지 3주가량 지난 날이었다. A씨는 행방이 묘연하던 B씨를 길거리에서 마주쳤다. 범행 후 버젓이 동네를 돌아다니다 딱 걸린 것. A씨는 급히 경찰에 신고했지만 B씨는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 도주해 버렸다. 이후 A씨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들었다. 다른 회사 동료들이 B씨에 대해 찾아보니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사기'를 친 흔적, 회사에서 1천만원 정도의 돈을 빌린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담당 형사 역시 B씨가 절도범으로 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사건반장에 "끝까지 (아버지 유품을) 간직했는데 이렇게 잃게 돼 아버지께 너무 죄송한 마음"이라며 "친했던 동료에게 기만당한 사실이 마음 아프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유품은 못 찾더라도 동료는 꼭 잡아서 강력한 처벌을 받길 원한다"며 "합의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6-19 09:17:23[파이낸셜뉴스] 아내의 유품이 담긴 가방을 잃어버렸다며 지하철 역사에 돌려달라는 글을 붙인 70대 남성이 가방을 되찾았다.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따르면 전날 한 누리꾼은 '어제 인천 계양역 갔다가 눈물 찔끔함'이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고모씨(76)의 사연이 담긴 A4 용지를 찍은 사진을 함께 올렸다. 종이에는 연락처와 함께 "12월8일 계양역 도로 옆에 노트북이 든 백팩을 그냥 두고 승용차로 귀가해 가방을 분실했다"며 "사람 한 명 살린다는 마음으로 돌려주시면 분명 후사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자신을 76세 노인이라고 밝힌 고씨는 "백팩 속 내용물 중 USB 여러 개에는 먼저 세상을 떠난 집사람 관련 내용과 집사람이 사용한 전화기 등 이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내용이 들어 있다"며 "제발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고씨와 49년을 함께 지낸 그의 아내는 유방암에 걸려 투병 생활을 하다 지난 2021년 10월 지인 모임에서 갑자기 쓰러진 뒤 7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고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가방에 있던 USB에는 2년 전 곁을 떠난 아내의 생전 사진과 영상, 장례식장과 산소 사진이 모두 들어 있다"며 "정말 소중한 물건인 만큼 꼭 되찾고 싶다"고 호소했다. 그는 계양역 일대 10곳에 가방을 찾아달라는 글을 직접 프린트해 붙였다. 이후 고씨는 분실 13일째인 이날 공항철도 검암역 유실물 센터에서 결국 가방을 되찾았다. 당초 고씨는 계양역 길가에 잠시 가방을 놔뒀다가 분실했다고 생각했으나,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경찰관의 도움으로 분실 장소를 확인한 끝에 지난 8일 공항철도 계양역에서 하차하면서 전동차 안에 가방을 두고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고씨는 "경찰관이 CCTV를 확인해 제가 계양역 역사 내에서 가방을 메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려줬다"며 "전동차 안에 두고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유실물 센터에 연락했더니 다행히 가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저에겐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아내의 유품을 되찾게 돼서 정말 다행"이라며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12-22 07:23:52[파이낸셜뉴스] 가정적이었던 사람으로 기억하던 남편의 외도 정황을 발견한 여성이 울분을 토했다. 남편의 바람 상대가 단 한 사람 만이 아닌, 두 명의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여성은 남편과 사별한 지 약 수년이 지난 탓에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였으나, 다행히 지금도 상간녀 소송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어 화제가 됐다. 가정적이던 남편, 2명의 여성과 바람 핀 행적 발견 14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여성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날 A씨는 "남편을 믿고 살아온 세월이 억울하다. 남편과 30년 넘게 결혼생활을 했는데, 이 사실을 알기 전까지 가정적이었던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A씨의 남편은 신혼 초부터 출장이 잦았다고 한다. 길 때는 한 달 가까이 집에 들어오지 않아 집안의 크고 작은 일과 아이들 양육은 A씨가 맡아야만 했다. 하지만 남편은 A씨가 불만을 얘기 할 때마다 미안한 모습을 보였고, 때때로 선물을 안겨줘 그를 달랬다. 그러나, A씨는 남편을 병으로 떠나보내고 큰 충격을 받게 됐다. 수년 전 남편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그의 휴대폰에서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심지어, 외도 상대는 한 명이 아닌 두 명이었다. 고통스러운 아내... 변호사 "상간녀에게 위자료 청구하세요" A씨는 "남편의 출장이 그렇게 잦았던 게, 다 바람을 피웠기 때문이었다. 저와 자식들은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고 저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힘들었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미 죽은 사람을 어찌하겠냐며 잊고 지내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다. 제가 밥도 못 넘길 정도로 괴로워하자, 자식들이 상간녀에게 소송이라도 걸라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A씨는 끝으로 "이미 남편은 세상을 떠났고,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는 걸 알게 된지도 2년이 지났다. 지금도 청구할 수 있는 건가"하고 물었다. 사연을 접한 신진희 변호사는 "상간자 소송은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다. '불법행위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라며 "사망 직전까지 남편이 상대 여성과 부정행위를 했고, A씨가 이를 안 지 2년 상당이 지났으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남편의 사망으로 인해 위자료 액수는 조금 줄어들 전망이다. 신 변호사는 "공동불법행위 책임자(배우자와 상간자) 중 배우자가 사망할 경우 상간자가 혼자 이를 부담하게 된다"라며 "위자료 액수 산정에 있어 이러한 사실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위자료가 감액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11-14 09:58:36[파이낸셜뉴스] 6·25 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 현장에서 수습한 유품 22점(사진)의 보존 처리가 올해 연말까지 마무리된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이달부터 과학적인 보존 처리를 시작해 올해 연말 보존 처리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전사자 유품 보존처리사업은 국립문화재연구원이 전사자의 총기류, 철모, 수통 등 금속 유품들에 대해 첨단 문화유산 보존 처리 기술을 활용해 과학적인 처리를 마친 후 다시 국방부로 돌려보내는 사업이다. 문화재청은 2020년부터 4년째 국방부와 협업해 추진 중이다. 지난 3년간 총기류, 철모, 수통 등 총 1330점에 달하는 유해발굴 유품을 보존 처리했다. 국방부는 2020년 이전까지 자체 보존 처리를 시행해오다가 발굴지역이 넓어 보존 처리가 필요한 유품이 늘어나게 돼 문화재청에 협업을 요청한 바 있다. 올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지난 7월 문화재청에 의뢰한 유품은 총기류와 철모, 반합, 숟가락, 탄통 등 총 22점이다. 이 가운데는 고 송병선 하사 등 최근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 4명의 유품 7점도 포함돼 있다. 오는 10월 중 학술대회와 그간 보존 처리한 전사자 유품들을 국민에 공개하는 특별전시회가 개최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09-01 11:59:52[파이낸셜뉴스] 최근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故)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의 장남 현영씨가 추모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주 교수의 연구실 책상 밑에 버려진 라면 스프가 널려 있었다며, 주 교수가 평소 식사 시간조차 아까워 생라면으로 끼니를 때운 것 같다고 전하며 안타까워했다. "주 교수, 몸 돌보지 않던 아버지 모습 그대로였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 교수의 장남 주현영씨가 추모객들에게 전한 감사 메시지를 공개했다. 주씨는 “여러분께서 따뜻한 위로와 격려로 저희와 함께해 주신 덕분에 아버지 장례를 무사히 마쳤다”며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별이라 이루 말할 수 없이 슬프고 비통했지만, 정말 많은 분들께서 오셔서 아버지가 평소 어떤 분이셨는지 얘기해 주시고, 진심 어린 애도를 해 주셔서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고 말했다. 주씨는 “장례를 마치고 며칠 후 유품을 정리하러 연구실에 갔었다”며 “방금 수술복으로 갈아 입고 나가신 것 같은 옷가지들과 책상 위 서류들과 몇 개의 메스와 걸려 있는 가운 등 금방이라도 돌아오실 것 같은데 다시 뵐 수 없음에 가슴이 미어졌다”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주씨는 “쓰시던 책상 서랍 여기 저기, 그리고 책상 아래 한켠에 놓여진 박스에 수도 없이 버려진 라면 스프가 널려 있었다. 제대로 식사할 시간을 내기도 어려워서, 아니면 그 시간조차 아까워서 연구실 건너 의국에서 생라면을 가져와 면만 부숴 드시고 스프는 그렇게 버려둔 것이 아닌가 여겨졌다”며 “오로지 환자 보는 일과 연구에만 전심전력을 다하시고 당신 몸은 돌보지 않던 평소 아버지의 모습이 그대로 느껴져 너무나 가슴아팠다”고 전했다. 그는 “정리되지 않은 채 뒤섞여 있는 서류들 속에는, 평소 사용하시던 만년필로 직접 쓴 몇 개의 기도문이 있었다. 벽에 있는 작은 게시판에도 기도문 한 장이 붙어 있었다”며 “영문으로 쓴 그 기도문 한 구절은 이렇다. ‘...but what can I do in the actual healing process? Absolutely nothing. It is all in God’s hands. (하지만 실제 치유 과정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아버지 빈소에 펑펑 울면서 찾아온 부부 사연도 전해 주씨는 과거 주 교수로부터 대동맥 박리 수술을 받은 환자가 빈소를 찾은 사연도 공개했다. 주씨는 “아버지 빈소가 마련된 첫날 펑펑 울면서 찾아온 젊은 부부가 있었다. 갑작스런 대동맥 박리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였으나 어려운 수술이라며 모두들 기피하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저희 아버지께서 집도하여 새로운 생명을 얻었노라며 너무나 안타까워 하시고 슬퍼하셨다”며 “아무리 위험한 수술이라도 ‘내가 저 환자를 수술하지 않으면 저 환자는 죽는다는 생각이 들면 내가 감당해야지 어떻하겠냐’고, ‘확률이나 데이터 같은 것이 무슨 대수냐’고 그러셨던 아버지 말씀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씨는 “많은 분들께서 저희 아버지를 누구보다 따뜻하고 순수한 가슴을 지닌 사람으로 기억해 주셨다. 여러분이 기억해 주신 아버지의 모습과 삶의 방식을 가슴에 새기고, 부족하지만 절반만이라도 아버지처럼 살도록 노력하겠다”며 “다시 한 번 귀한 걸음 하셔서 아버지 가시는 길 배웅해 주시고 위로해 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편 병원 10분 거리에 거주하면서 응급 수술을 도맡았던 주 교수는 지난 16일 오후 1시 20분께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패밀리타운 아파트 앞 교차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우회전하던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했다. 노환규 전 회장은 주 교수에 대해 “국내 대동맥 수술의 수준을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린 ‘탁월하고 훌륭한’이라는 단어로 표현해낼 수 없는 인재 중의 인재”라며 “유능한 의사의 비극은 한 사람의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다. 하늘의 뜻이겠지만, 인간의 마음으로는 너무나 슬픈 일”이라고 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6-28 07:59:12[파이낸셜뉴스] 5일 국가보훈처는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의장 등을 지내며 독립운동에 헌신한 오산 이강 선생이 생전에 쓴 글과 중국인 제자로부터 받은 헌사(獻詞) 등을 엮은 공책을 처음 일반에 공개했다. 이날 보훈처에 따르면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은 임시정부수립기념일인 4월 11일을 앞두고 이 선생 유품 '설니홍조'(雪泥鴻爪)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설니홍조'는 '눈 녹은 진흙 위의 기러기 발자국'이란 뜻으로서 중국 송(宋)나라 소동파(蘇東坡)의 시(詩)에 등장하는 표현이다. '시간이 지나면 흔적이 없어지는 인생의 자취'란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에 공개되는 설니홍조는 이 선생에게 중국인 제자와 지인들이 보낸 헌사를 담은 공책으로서 총 2권이다. △설니홍조 1권 머리말엔 이 선생은 1944년 취안저우를 떠나며 그간 중국에서 전개한 독립운동을 돌아보며 자신에게 호의를 베푼 제자·지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그 기억을 평생 잊지 않으려는 생각에서 기념책을 만들었다'고 적혀있다. 이 선생과 제자 73명의 글이 담겨 있는 설니홍조 1권은 선생이 1947년 대만에서 국내로 귀국하기 전까지 중국 체류 시기에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 선생의 중국인 제자 리이(李毅)는 이 책에 "굳은 의지와 고된 투쟁 속에 인생은 얼마나 위대한가. 오산 선생님, 당신을 깊이 존경합니다"고 썼다. △설니홍조 2권은 이 선생이 백범 김구, 성재 이시영 선생 등 6명에게 '귀감이 되는 글귀를 써 달라'고 요청해 작성된 것으로서 김구 선생은 중국 송대 문장가 범준(範浚)의 문집에 실린 글을 옮겨 적었고, 이시영 선생은 "군자는 덕으로써 사람을 사랑하며 스스로를 기만하거나 남을 속이지 않는다"고 썼다. 2권 마지막 부분엔 이강 선생이 쓴 국한문과 영문으로 작성한 이력서도 실려 있다. 1962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여받은 이강 선생은 1878년 평안남도 용강 출신이다. 이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미국 샌프란시스코, 러시아 연해주, 만주·중국 등지를 오가며 '공립신보' 주필, '대동공보' 편집책임을 맡는 등 항일 언론활동을 전개했고, 안중근 의사의 1909년 하얼빈(合爾濱) 의거 계획과 실행을 돕기도 했다. 이 선생은 1919년 강우규 의사의 '폭탄 투척'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른 뒤 중국 상하이(上海)로 건너가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의원·부의장을 거쳐 1927년 의장을 맡았다. 이후 이 선생은 흥사단 원동지부원으로도 활동했으며, 남중국 방면을 여행하던 1928년 중국인 교회에서 강연하다 일본 경찰에 체포돼 다시 옥고를 치렀다. 이 선생은 1930년 만기 출옥 뒤엔 고향 용강을 거쳐 중국 푸젠(福建)성 취안저우(泉州)에 정착해 중국인 제자들을 양성했다. 그리고 1941년 한국광복군 결성에 따라 광복군 모병활동을 하다 1945년 광복을 맞았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4-05 15:12:20[파이낸셜뉴스] 6년 전에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유가족이 아직도 유품을 찾아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세팡 지방경찰청의 완 카마룰 아즈란 완 유소프 부청장은 전날 RFA와 통화에서 "제가 아는 한 현재 이 순간까지 (유품을 찾아가기 위해)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라며 "(유품 처리는) 말레이시아 검찰과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이란 이름으로 여권을 만들어 해외를 떠돈 김정남은 2017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당시 경찰은 재판 과정에서 김정남의 가방에서 휴대전화 2대, 노트북 등과 함께 13만8000달러(약 1억9000여만원) 상당 현금을 발견했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현재 말레이시아 경찰이 보관하고 있는 것은 달러를 포함한 현금뿐이며 여전히 가족들이 나타나면 유품을 가져갈 수 있다고 유소프 부청장은 설명했다. 유소프 부청장은 어떤 귀중품이 있느냐는 질문에 "달러를 포함한 다양한 화폐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으며 유품 중 노트북이나 휴대전화 등은 없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17년 3월 말레이시아 당국이 북한에 김정남의 시신을 인도할 당시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이 함께 넘어갔다는 주장도 나왔다. 후추평 말레이시아국립대 교수는 RFA에 "제가 들은 바로는 당시 말레이시아와 북한 사이에 많은 협상이 있었다"며 말레이시아 측에서 시신을 북한에 넘겨줄 때 소지품도 함께 건네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해 10월 4일 김정남의 유품과 관련, 6개월 이내에 유가족이 나오지 않으면 말레이시아 재무부에 귀속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김정남의 유족으로는 본처 신정희와 아들 김금솔, 후처 이혜경과 한솔·솔희 남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3-04-02 23:4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