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은행은 공공재'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이후 은행의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 스스로도 올해 사회적 가치 실천을 주요 추진 과제로 밝히고 있어 눈길을 끈다. 다만 올해 사업 전망과 관련해서는 불확실성이 크다며 비관적인 전망이 주를 이뤘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은행들은 최근 공개한 사업보고서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언급을 빠뜨리지 않았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가장 적극적으로 사회공헌 의사를 밝히고 있다. 금융지주의 사업계획과 관련해 "올해 금융소비자 보호와 권익 제고를 확대해 나가면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들도 적극 펼쳐 나아갈 계획"이라고 밝힌 데 이어 우리은행의 사업계획에서도 "금융약자에 대한 기회 확대를 통해 사회적 가치 실천에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잇단 횡령사고로 고객들의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다 사모펀드 징계 문제로 금융당국과도 갈등을 빚어 온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올해는 수장도 바뀌고 했으니 잘해보자는 마음일 것"이라며 "이때문에 정부가 강조하는 공공성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중요한 경영 가치로 내세운 것 같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는 "기업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증대됨에 따라 '기본과 원칙에 기반한 지속 가능경영'을 강화하고 있다"며 "금융소비자 보호활동 및 중소기업 및 서민금융 지원 확대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지주도 "적정한 자본 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일관되고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취약차주 지원 등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지난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상생을 고려해 함께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선순환의 금융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2023년 그룹의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기업문화 혁신, Biz 전략 실행, 사회가치 창출 및 리스크 관리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사업 전망과 관련해선 부정적인 내용이 주를 이뤘다. 신한금융지주는 "국내 금융산업은 여전히 불확실성 앞에 서 있다"며 "시장과 고객의 요구는 복잡해지고 금융을 향한 사회적 기대도 높아지고 있고 글로벌 전반의 불안요인도 큰 상황으로 금리와 환율 변동성도 매우 크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우리금융지주도 "올해는 글로벌 경기둔화 지속 및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잠재부실위험의 현실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정부의 미래산업 중심 ‘신성장 4.0’ 추진 및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으로 은행간 경쟁 강도도 심화 될 것이라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3-03-22 15:51:19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은행은 수익을 어려운 국민과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에게 상생금융의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게 배려하라"고 밝혔다. 고금리 국면 속에 시중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이 급증한 반면 국민은 높아진 이자율에 어려움을 겪자 윤 대통령이 은행을 비롯한 금융당국에 '상생금융' 관련대책 마련을 지시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청사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상생금융'에 대해 이 대변인은 "어려운 국민과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이 금융 분야에서 숨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도록 배려하자는 취지의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금융당국이 기존에 발표한 소비자 금리부담 완화대책을 추진하는 것 외에 추가 대책도 지속적으로 검토하는 한편 은행들이 취약계층 지원과 함께 이익을 사회에 추가 환원하는 방안을 협의할 계획임을 밝혔다. 대통령실은 "경기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은행권의 과도한 수익과 관련해 예대금리차를 이용한 손쉬운 이자장사 등 문제점이 제기돼 왔다"면서 은행들의 과도한 이익에 대한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은행에 이른바 '돈잔치'란 비판이 나오지 않도록, 또 국민들 사이에서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에 관련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3-02-13 18:07:46[파이낸셜뉴스]윤석열 대통령의 '은행은 공공재' 발언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다. 지난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오랜 논란거리였던 은행을 둘러싼 공공성 논쟁이 공공재 논쟁으로 한 발 더 나간 모양새다. 윤 대통령과 금융 당국은 ‘주인 없는 기업’으로 불리는 주요 금융회사를 공공재로 규정했다. 이후 금융당국은 자금시장 경색을 풀기 위한 유동성 공급, 영업시간 정상화 등에서 나아가 대출금리 인하와 예대마진 축소라는 시장 자율성을 제한하는 요구까지 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인사 및 지배구조에도 개입해 신(新)관치 논란마저 불거지고 있다. 학계와 은행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공성은 인정하지만 공공재는 너무 나간 발언"이라며 민간기업의 시장성과 자율성을 흔드는 과도한 개입은 자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은행은 공공재..과점 이익 나눠야" 12일 업계에 따르면 은행 공공재 논란은 올해 1월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 마무리 발언에서 "은행은 공공재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데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것은 관치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금융 당국도 이에 동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감원장직에 취임할 때부터 은행의 공적인 역할에 대한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대통령 말씀에 거의 공감한다"고 했다. 금융당국이 은행은 공공재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과점 체제 △공적자금 투입 △규제 산업 등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은행업이 정부의 인허가 산업이라는 것이다. 시중 은행들이 연간 수십조 원대의 이자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데는 은행업 진입이 제한되면서 생기는 과점 체제의 영향이 있다는 주장이다. 과거 위기 시 은행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해 구조조정을 했던 사실 역시 은행이 공공재임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지난 1997년 말 IMF 외환 위기 당시 대형 은행을 비롯한 주요 금융회사들이 줄줄이 부실화되자 정부는 168조원이 넘는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그만큼 사회적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금융권에 대한 규제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는 점도 내세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금융회사는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 측면 등을 고려했을 때 완전한 민간·자율영역에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세계 대다수 국가들이 금융사의 자본 적정성에 대해 규제를 하고 자본주의가 가장 발달한 미국의 경우에도 금융사들이 위기상황에 대비해서 자본을 쌓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공공성 있다고 공공재 아니다" 반면 경제학계에서는 공공재란 경제학 용어를 은행에 사용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1월 31일 서울대 경제학부 게시판에 "(윤 대통령이) 은행을 '공공재'라고 부른 것은 경제학의 기본에 어긋나는 실언"이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이 세상 어느 곳의 경제학원론 교과서를 들춰봐도 은행을 공공재의 한 예로 드는 경우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면서 "공공성이 있다는 뜻에서 아무 상품이나 공공재라고 부르는 것은 무척 위험한 일"이라고 경계했다. 엄밀하게 말하면 윤 대통령이 은행이 아닌 '은행 서비스'를 공공재라고 불렀어야 했다고 그는 지적했다. 모든 사람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재화 또는 서비스를 공공재라고 하는데 재화 또는 서비스는 사고파는 대상이기 때문에 은행이 아닌 은행 서비스가 맞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공공재의 두 가지 조건(소비의 비경합성과 비배제성)을 모두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은행과 은행 서비스 모두 공공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수만 명의 사람들이 은행에 몰려가 동시에 은행 서비스를 받을 수(비경합성) 없고 △은행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요금을 지불하지 않은 고객을 배제(비배제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윤 대통령의) 고려 대상이 '잘 운영되는 은행 시스템이 주는 혜택'이라고 한다면 공공재의 성격을 인정할 여지가 생긴다"라며 "그러나 거두절미하고 그저 '은행은 공공재'라고 말한다면 100% 틀린 말"이라고 비판했다. ■"은행은 주주 있는 민간기업"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국에서 은행을 공공재라 칭하며 간섭하는 것은 '신관치'라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은행의 공적 책임을 부인할 수 없지만 시중 은행이 공기업이 아니라 주주가 있는 민간 기업이라는 점에서 자율성과 독립성을 흔들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공공성을 지녔다는 측면에서 대출금리·수수료 인하나 사회공헌 확대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도 "민간 기업의 배당정책이나 지배구조, 경영방식 등에 대해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과도한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또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인위적인 대출금리 인하와 예대마진 축소 등 시장 자율성을 제한하는 요구를 공공연하게 하는 것은 금융 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궁극적으로는 은행의 체질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은행은 증시에 상장돼 민간 주주들이 지분을 보유한 엄연한 민간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영업 활동을 통해 수익을 얻고, 이를 다시 주주에게 배당하는 만큼 은행 역시 이윤 극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KB금융지주·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는 국민의 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공단이 최대주주다. 우리금융지주도 민영화를 이뤘고, 농협금융지주는 농민들의 협동조합인 농협중앙회가 보유하고 있다. ■"공공성은 있어..생산적 논쟁을" 전문가들은 은행이 공공성을 갖고 있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논쟁이 해결책을 모색하는 생산적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종욱 서울여대 명예교수는 "금융 역사로 보면 은행 등 금융사에 시스템적 위기가 왔을 때 공적자금이 투입된다. 공공적 성격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감독당국이 대손충당금을 쌓으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비율을 어느 정도 해야 할지는 민간영역이 예측 가능하도록 하는 것도 당국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당국이 금융권의 위기관리책을 감독해야 하겠지만 전방위 규제로까지 번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남재현 국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업은 라이선스 비즈니스이고 일정 부분 독점적 이윤을 향유하는 측면이 있어서 공공성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정부의 개별적인 경기부양책이나 행정부의 기조와 관련 인사문제까지 공공성이라는 명목으로 은행에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홍기 연세대 로스쿨 교수는 "은행은 경제 시스템의 기간으로서 공적 성격과 영리 단체적 성격을 함께 가진다"면서 "그 비중은 해당 국가의 경제구조와 발전단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구체적 사안에 따라 가장 합리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김나경 기자
2023-02-12 04:12:44향후 금융감독 당국과 은행 이사회 간 최소 연 1회 면담을 실시해 현안과 리스크 취약점을 공유하게 된다. 또 이사회 구성의 적정성, 경영진 감시기능 작동 여부에 대한 실태도 점검한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그동안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이사회를 정조준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은행은 공공재"라며 금융사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를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6일 '2023년 업무계획'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공재 측면이 있는 은행의 지배구조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이사회 기능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핵심은 금융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 강화다. 최근 우리금융지주를 포함한 금융지주와 KT, 포스코 등 소유구조가 분산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선임과 관련한 여러 논란이 이어지면서 이른바 '주인 없는 회사'들의 지배구조 선진화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이로써 향후 은행에 대한 개혁 요구 수준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사회 기능 강화해 경영진 견제 금감원은 이날 올해 업무계획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위기상황 및 금융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따뜻하고 공정한 금융환경 조성을 목표로 4대 추진전략과 12개 핵심과제를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4대 추진전략은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한 전방위적 대응 강화 △민생금융 감독 강화 및 금융의 사회안전망 기능 제고 △금융사업의 지속가능한 혁신 및 미래성장 지원 △금융회사 책임경영 문화 조성 및 건전한 금융질서 확립 등이다. 올해 업무계획 주요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금융회사 책임경영 문화 조성'이다. 12개 핵심과제 중 하나인 은행지주·은행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 강화에는 은행의 공적 기능을 강조하는 당국의 금융정책 기조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공공재적 성격이 있는 은행의 지배구조가 공정·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는 게 기본 방향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협의해 △사외이사 지원 인력·조직 강화 △경영승계 시 검증체계 표준안 마련 △사외이사 평가체계 개선 등 이사회 기능을 제고할 방안을 만든다.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워크숍을 개최하거나, 지주 사외이사가 주요 지배구조 이슈에 적극 참여토록 주제별 간담회를 여는 방안 등이 포함된다. 이사회 구성부터 의사결정까지 돕겠다는 것인데 실질적으로는 '이사회가 얼마나 견제기능을 잘하는 것인지' '친(親)CEO 인사들로 구성된 건 아닌지' 등을 들여다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은행의 공공 책무를 고려해 성역처럼 남아있던 경영진 성과보수체계도 손본다. 금융그룹 사업부문장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들여다보고 의사결정 절차 운영도 개선한다. 이사회뿐 아니라 경영진 성과보수와 권한 범위, 의사결정 절차까지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고칠 것은 고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은행, 수익성만 추구하면 외면받아" 이 원장의 발언에도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배어 있다. 이 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의 공공재적 성격을 강조한 윤 대통령 발언과 관련, "은행의 공적 역할에 대해 금감원장 취임 초기부터 그런 생각이 있었고, 대통령 말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은행은 단순히 영리추구뿐 아니라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공여를 해야 한다. 영업이익이 10조원 이상 나올 텐데 은행의 구조적 독과점 시스템에 비춰 볼 때 전부 주주와 임원들의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게 맞나. 상생과 연대의 정신으로 나눠야 한다"며 고금리 상황에서 고통분담을 재차 촉구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이사회 운영과 관련해서는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도 많지만 친소관계로 인한 이사회 잔류나 안건내용이 승인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사회가 실질적으로 기능하려면 개별 이슈를 잘 이해하고 판단하는 전문성을 갖춘 분들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3월 주주총회에서 8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70%가 물갈이되는 상황에서 사외이사의 '견제기능'을 강조한 발언으로도 해석됐다. 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를 두고는 "현재의 금융지주 회장 롱리스트보다 고도화된 기준이 필요하다. 국민경제의 중요성, 업무범위에 비춰서 '블랙박스'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아예 공론화시켜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며 제도개선을 강조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신영 기자
2023-02-06 18:31:21[파이낸셜뉴스] 향후 금융 감독당국과 은행 이사회 간 최소 연 1회 면담을 실시해 현안과 리스크 취약점을 공유하게 된다. 또 이사회 구성의 적정성·경영진 감시기능 작동 여부에 대한 실태도 점검한다.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그동안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이사회를 정조준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은행은 공공재"라며 금융사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를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6일 '2023년 업무계획'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공재 측면이 있는 은행의 지배구조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이사회 기능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핵심은 금융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 강화다. 최근 우리금융지주를 포함한 금융지주와 KT, 포스코 등 소유구조가 분산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선임과 관련한 여러 논란이 이어지면서 이른바 '주인 없는 회사'들의 지배구조 선진화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이로써 향후 은행에 대한 개혁 요구 수준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사회 기능 강화해 경영진 견제 금감원은 이날 올해 업무계획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위기상황 및 금융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따뜻하고 고정한 금융환경 조성을 목표로 4대 추진전략과 12개 핵심과제를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4대 추진 전략은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한 전방위적 대응 강화 △민생금융 감독 강화 및 금융의 사회안전망 기능 제고 △금융사업의 지속가능한 혁신 및 미래성장 지원 △금융회사 책임경영 문화 조성 및 건전한 금융질서 확립 등이다. 올해 업무계획 주요내용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금융회사 책임경영 문화 조성'이다. 12개 핵심과제 중 하나인 은행지주·은행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 강화에는 은행의 공적 기능을 강조하는 당국의 금융정책 기조가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공공재적 성격이 있는 은행의 지배구조가 공정·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는 게 기본 방향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협의해 △사외이사 지원 인력·조직 강화 △경영승계시 검증체계 표준안 마련 △사외이사 평가체계 개선 등 이사회 기능을 제고할 방안을 만든다.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워크숍을 인행하거나, 지주 사외이사가 주요 지배구조 이슈에 적극 참여토록 주제별 간담회를 여는 방안 등이 포함된다. 이사회 구성부터 의사결정까지 돕겠다는 것인데 실질적으로는 '이사회가 얼마나 견제기능을 잘하는 것인지', '친(親)CEO 인사들로 구성된 건 아닌지' 등을 들여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은행의 공공 책무를 고려해 성역처럼 남아있던 경영진 성과보수체계도 손 본다. 금융그룹 사업부문장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들여다보고 의사결정절차 운영도 개선한다. 이사회뿐 아니라 경영진 성과보수와 권한 범위, 의사결정 절차까지 전반적으로 들여다보고 고칠 것은 고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 "은행, 수익성만 추구하면 외면받아" 이 원장의 발언에도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배어있다. 이 원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은행의 공공재적 성격을 강조한 윤 대통령 발언과 관련 "은행의 공적 역할에 대해 금감원장 취임 초기부터 그런 생각이 있었고 대통령 말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은행은 단순히 영리추구 뿐 아니라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 공여를 해야 한다. 영업이익 10조원 이상 나올텐데 은행의 구조적 독과점 시스템에 비춰 볼 때 전부 주주와 임원들의 성과금으로 배분하는 게 맞나. 상생과 연대의 정신으로 나눠야 한다"라며 고금리 상황에서 고통분담을 재차 촉구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이사회 운영과 관련해서는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도 많지만 친소관계로 인한 이사회 잔류나 안건내용이 승인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사회가 실질적으로 기능하려면 개별 이슈를 잘 이해하고 판단하는 전문성을 갖춘 분들이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3월 주주총회에서 8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70%가 물갈이되는 상황에서 사외이사의 '견제기능'을 강조한 발언으로도 해석됐다. 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를 두고는 "현재의 금융지주 회장 롱리스트보다 고도화된 기준이 필요하다. 국민경제의 중요성, 업무범위에 비춰서 '블랙박스' 안에서 이뤄지고 있는데 아예 공론화시켜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라며 제도 개선을 강조했다. 아울러 금융의 사회적 역할과 관련 "은행들이 일종의 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사회적 역할은 소홀히 한 채 과도한 수익성만 추구한다면 국민과 시장으로부터 외면받을 수 밖에 없어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렵게 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신영 기자
2023-02-06 15:48:22[파이낸셜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이 과도한 수익성만 추구해선 안된다며 금융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지난 1월 30일 금융위원회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은 공공재'라고 강조한데 이어 금감원장도 은행의 공공성을 또다시 언급한 것이다. 이복현 원장은 6일 열린 업무계획 간담회에서 "은행은 영리를 추구하면서도 국민경제 발전을 위해 자금중개 기능을 성실히 수행해야 하는 등 공공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최근 영업시간 정상화 지연, 영업점 폐쇄 지속과 같이 서민·고령층의 금융접근성을 제한하는 등 공공성을 간과하는 사례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들이 일종의 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사회적 역할은 소홀히 한 채 과도한 수익성만 추구한다면 국민과 시장으로부터 외면받을 수 밖에 없어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렵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권의 지원내역을 면밀히 파악해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 실효성 있게 금융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점검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금융지원의 실제 기여도를 분석해서 우수 지원사례를 발굴하고 확산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배당과 관련해서도 "상법과 지배구조법에 따라 보장된 주주권리의 행사로서 존중돼야 한다"면서도 "경영 의사결정에 있어서도 주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균형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은행이 단순히 주주환원에만 집중한다면 고통받는 중소기업·자영업자 등 취약차주에 대한 자금공급·지원여력이 약화돼 우리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도 쓴소리를 이어갔다. 이복현 원장은 "우리나라 금융회사의 회장선임 절차 등이 글로벌 기준에 비추어 미흡한 측면이 있는 만큼, 승계절차의 공정성, 투명성 제고 등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경주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은행(지주) 등 금융회사 이사회와 직접 소통을 강화하고, 이사회 운영현황에 대한 실태점검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이사회 기능 제고 등 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검토하고 필요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인 점을 감안할 때, 금융회사 경영진에 대한 성과보수 체계를 지나치게 단기성과 위주로 운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향후 발생 가능성 손실위험 등을 충분히 고려한 중장기 성과를 합리적으로 반영하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3-02-06 15:00:04[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 수장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까지 주인없는 기업의 지배구조 선진화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당장 금융당국은 올 1·4분기 내에 업계 의견수렴 및 조문작업을 거쳐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마련, 입법 예고키로 했다. 개정안에는 경영에 대한 임원 책임을 명확히 하는 등 내부통제 제도를 개선하고, 임원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내용이 핵심적으로 담길 전망이다. 1월 3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금융위 업무보고 및 토론회에서 "은행이 공공재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공정하고 투명하게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데, 정부가 관심을 보이는 것은 관치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영화된 공기업이나 주요 금융지주 등 '주인 없는 회사'들의 지배구조 선진화 필요성을 윤 대통령이 직접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역시 지난 1월 27일 업무계획 사전 브리핑에서 "주인 없는 조직에서 CEO를 어떻게 선임하는 게 맞는 건지, 지금의 인사시스템이 누구나 납득하고 합리적인 절차를 가진 건지 따져봐야 한다"며 "내부통제 사고와 관련해 임원 선임 절차를 개선할 여지가 있는지도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제도개선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날 공개된 '2023년 금융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는 금융사 책임경영 강화 및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마련 중인데 윤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이슈가 된 만큼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에는 임원 자격요건으로 '지식과 업무경험·공정성·도덕성·신뢰성을 바탕으로 직무에 전념할 수 있는 자'라는 조항이 신설된다. 임원의 결격사유는 '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 기간 중에 있는 자'에서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로 더 엄격해진다. 금융사 대표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대한 영향력을 제한하는 내용도 담긴다. 임추위 위원의 3분의2 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하도록 하고, 위원 본인을 임원 후보로 추천하는 결의에는 위원 본인의 참석과 의결권 행사를 금지한다. 감사위원 및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임추회 결의에는 CEO의 참석과 의결권 행사도 금지한다. 금융위는 금융사 임직원의 보수 투명성도 강화할 방침이다. 실제 개정안에 따르면, 임원은 보수와 성과급의 총액, 그리고 그에 대한 산정기준을 연차 보고서에 공시해야 한다. 자산총액이 일정 규모 이상인 상장 금융사의 경우 개별 임원에 대한 보수지급계획을 주주총회에 설명해야 한다. 또 CEO가 내부통제기준, 위험관리기준 준수 여부를 점검하도록 의무화하고, 만약 관리의무를 소홀히 해 다수의 금융소비자 피해를 유발할 경우 금융위가 해당 임원들을 직접 제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2023-01-31 14:57:17'기업은 누구의 것인가' 재무경제학의 오랜 숙제다. 서울대 경영대 이관휘 하나은행 석학교수는 동명의 책에서 '주주'라는 뻔한 답이 흔들리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다. 기업의 주인은 당연히 '주주'지만 후진 기업지배구조가 주주의 권리를 훼손하고 있다. 창업주의 입김이 지분 이상으로 기업에 영향을 미치고, 기업이나 산업이 관에 휘둘리는 현실은 분명한 문제다. 특히 환경·사회·지배구조(ESG)라는 거대한 흐름 속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뻔한 문제를 방치하면 기업의 경쟁력은 떨어진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인은 누구일까. 정부가 밀어붙인 기업 밸류업의 효과로 지난 7월 기준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외국인 지분율은 평균 62.4%로 집계됐다.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은행이 공공재라는 인식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대통령의 발언에 뒤이은 금융당국의 압박에 은행들은 앞다퉈 상생금융, 자율배상을 외쳤다. 무려 4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갔다. 일부 주주들이 "은행의 의사결정권자들이 자기 자리 욕심에 자기 돈도 아닌 돈을 펑펑 쓰며 정권의 비위를 맞춘 것"이라고 꼬집는 이유다. 은행은 공공의 것일까. 은행은 금융당국의 신용창조기관 허가를 득한 사실상의 과점기업이다. 대통령의 인식 그대로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출을 통해 신용을 창출해 낼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는 점에서 일부 공공성이 인정된다. 올해 동시에 임기가 끝나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장 선임 레이스가 한창이다. '행장의 임기 만료 3개월 이상 전 경영 승계 절차를 시작하라'고 명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지난해보다 한달 서둘러 인사작업이 시작됐다. 모범관행은 말도 탈도 많았던 과거의 은행권 최고경영자(CEO) 교체 과정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당국이 마련한 것이다. 첫 모범관행을 적용한 CEO 레이스지만, 은행 안팎에서 '주인 없는 회사 사장 바뀔 때 조용한 법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A행장은 대통령과, B부행장은 영부인과 인연이 있다는 소문이 나돈다. 누가 행장이 되려고 금융당국에 투서를 보냈다는 이야기도 공공연하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논란은 우리은행장의 임기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불거졌다. 공교롭다. 행장을 뽑는 데 경영 능력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용산-금감원의 의지나 대통령·영부인과의 인연이 무슨 상관인지 도통 모를 일이다. 예금주와 주주 모두가 행복한 결론을 기대해본다. mj@fnnews.com
2024-09-24 18:25:33[파이낸셜뉴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전 총재가 미국과 중국에 뒤처지는 유럽연합(EU)의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연간 8000억유로(약 1185조원)를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유럽을 위한 신 산업전략'이다. 드라기 전 총재는 9일(현지시간)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옌 EU 집행위원장에게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같이 촉구했다. 이탈리아 총리도 지낸 드라기는 보고서에서 '새 공동 자본과 공동 자산'을 비롯해 EU가 투자 자본을 늘리는 방법에 관해 전면적인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새 교역 어젠다·무기 조달 통합 그는 EU의 경제정책이 대대적인 방향 전환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쟁법 규정을 완화해 통신 등 일부 분야에서 특정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은행, 증권 등으로 쪼개져 있는 자본 시장 감독도 통합해 자본 시장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고 드라기는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방산 분야 통합 조달을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새로운 교역 어젠다를 통해 EU의 경제적 독립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산 조달은 K-방산 등 외부에서 유럽 방산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어렵도록 EU 차원에서 통합 조달하도록 하자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새 교역 어젠다는 미국이 자국 내로 공급망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처럼 EU도 자체 공급망을 역내에 확보하도록 무역 장벽을 높여야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드라기는 보고서에서 "우리 (EU) 국가들이 직면한 도전의 규모에 비해 이처럼 작고 부적합한 것처럼 보인 경우는 결코 없었다"면서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결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당위성은 너무도 자명하다"면서 "EU는 단결 속에서 개혁의 힘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GDP 4.4~4.7% 투자해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드라기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보고서가 EU에 "따르지 않으면 죽는다"는 식의 요구 사항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서서히 찾아오는 극도의 고통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행동에 나서지 않다가 복지, 환경, 또는 자유를 양보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드라기는 EU가 뒤처지는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연간 7500억~8000억유로를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EU 국내총생산(GDP)의 4.4~4.7%에 맞먹는 규모다. GDP 대비 투자액으로는 1970년대 이후 최대 규모다. 드라기는 "민간 부문은 공공 부문의 지원 없이는 이런 규모의 투자를 감당할 능력이 없다"면서 혁신 등을 통해 유럽 핵심 공공재에 대한 공동 재원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드라기는 EU가 생산성과 성장률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삶의 질이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우리의 야망을 위해 삶의 질 일부, 또는 전부를 축소해야만 할 것"이라면서 "이는 존립의 문제다"라고 못 박았다. 한편 드라기는 EU가 방산 조달 분야에서 "공동 EU 지출을 결여하고 있다"면서 각 회원국의 무기 조달과 합동 방어 계획을 조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방산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시장 규모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9-10 02:30:50서울 강남3구 첫 공공재개발 지역인 송파구 거여새마을이 삼성물산과 GS건설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수의계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거여새마을 주민대표회의는 최근 삼성물산-GS건설 컨소시엄과 거여새마을 공공재개발 시공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GS건설 양사가 공동 시공하는 방식이다. 양측은 자재 선정과 시공후 하자보수 책임 등 공동시공으로 논의해야 하는 구체적인 시공 조건을 논의중이다. 두 건설사 모두 거여새마을 공공재개발에 적극적인 만큼 주민대표회의와 삼성-GS컨소시엄은 협의를 마치는 대로 시공사 계약을 확정할 예정이다. 거여새마을은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에서 유일하게 공공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 1월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거여새마을 주민대표회의와 사업시행협약을 체결한 후 올해 3월과 5월 두 차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으나 모두 유찰됐다. 당시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에서는 삼성물산과 GS건설을 비롯해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호반건설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시공사 입찰이 두 차례 유찰되면서 수의계약 가능성을 예상했었다. 당초 LH는 올해 상반기까지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거여새마을은 서울 송파구 거여동 549번지 일원으로 구역면적이 7만1922.4㎡에 달한다. 공공재개발을 통해 오는 2027년 최고 35층 높이의 아파트 1654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하철 5호선 거여역과 신설 예정인 위례트램선을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입지다. 과거 1종 일반주거지역이 구역의 67%를 차지해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었으나 용도지역 상향으로 용적률이 282%까지 확보됐다. 공공재개발이 완료되면 인근 거여·마천 재정비촉진지구와 위례신도시를 연결하는 지역적 연계 거점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인근에는 거원초, 위례솔초, 거원중, 위례솔중, 덕수고 등 학군이 위치해 있고, 주민센터와 농협하나로마트, 마천중앙시장, 병원, 약국, 은행 등 편리한 생활환경 인프라를 갖췄다. 위례호수공원을 비롯해 치유공원 옛숲 등 녹지공간과도 인접하다. 다만, LH 관계자는 "거여새마을 시공사 선정은 현재 협의중"이라며 "입찰 재공고와 컨소시엄을 통한 수의계약 등 모든 방안을 검토중으로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4-07-03 18:0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