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인 감독을 파리 올림픽 현장에서 황당하게 경질한 인도 양궁 대표팀이 올림픽 단체전에서 조기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28일(현지시각)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8강전에서 인도 양궁대표팀은 네덜란드에 0대6으로 완패했다. 1세트부터 7점을 연발하며 1점 차로 뒤진 인도 대표팀은 2세트에서도 두 차례나 6점을 쏘는 등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마지막 3세트에서는 첫발부터 안키타 바카트 선수가 4점이라는 충격적인 점수를 기록하면서 맥없이 무너졌다. 한때 여자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디피카 쿠마리도 1세트에 7점과 9점, 2세트에 8점과 6점을 쏘며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대회를 눈앞에 두고 백웅기 감독을 ‘황당 경질’한 인도 대표팀의 실패는 어찌 보면 예견된 결과였다. 백 감독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 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 2개를 획득했었다. 이후 2022년부터 인도 대표팀을 이끌었지만 정작 파리에 머무를 수 없었다. 인도 매체들은 인도양궁협회가 점찍은 물리치료사에게 밀려 백 감독이 출입증 격인 ‘AD 카드’를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경질 통보나 다름없는 일 처리다. 백 감독은 인도 매체 PTI와의 인터뷰에서 "파리 올림픽을 위해 8월 30일까지 인도 대표팀과 계약을 맺었지만 중요한 시기에 감독직에서 물러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굴욕스럽고 모욕적이다.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은 강하다. 만약 인도가 한국과 결승을 치른다면 90%의 확률로 패할 것”이라며 “하지만 내가 감독 자리에 앉아있다면 한국 선수들도 더 큰 긴장감과 압박을 느낄 것이고, 인도의 우승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인도양궁협회는 첫 경기 탈락 결과에 대해 “인도 대표팀 선발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던 디피카 쿠마리의 부진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라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푸르니마 마하토 인도 대표팀 코치는 "디피카가 세계적인 양궁 선수들에게 필요한 ‘강한 정신력’을 갖지 못했다"라며 "강한 바람이 원인이었다. 바람의 방향을 판단하고 활을 쏘는 데까지 평소보다 시간이 걸렸다. 오랫동안 활시위를 잡고 있을수록 긴장감이 더해졌을 것”이라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29 16:36:25안산(20)이 8강에 안착하며 양궁 3관왕 도전에 한 걸음 다가갔다. 안산은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16강전에서 하야카와 렌과의 접전 끝에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안산은 1세트에서 세 차례 모두 9점을 쏘며 하야카와에게 27-28로 패했지만, 2세트 30-27, 3세트 29-27로 이겨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다시 4세트를 패해 아슬아슬한 승부를 이어갔으나 5세트에서 세 발을 모두 10점에 꽂으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준결승에는 인도의 디피카 쿠마리와 맞붙는다. 안산은 앞서 열린 여자 단체전과 혼성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며 남자부 김제덕(17·경북일고)과 함께 2관왕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개인전 32강전에서 김제덕이 탈락하며 3관왕 도전자로는 유일하다. 그간 올림픽에서는 양궁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만 있어 3관왕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없다. 이번 대회부터 혼성 단체전이 추가되며 안산의 3관왕 도전도 가능해졌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1-07-30 13:28:10[파이낸셜뉴스] 한국 양궁의 2020도쿄올림픽 금메달 석권에 빨간불이 켜졌다. 양궁이 페미니스트 대혼란에 빠지면서다. 오늘 29일 도쿄올림픽위원회에 따르면 2020도쿄올림픽 양궁 남녀 개인전에 6명이 출전한 한국 양궁대표팀선수 중 벌써 3명이 탈락했다. 오늘 오후 5시45분에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개인전 64강 경기를 치르는 안산(광주여대) 선수가 이 경기에서 삐끗하면 금메달에 도전하는 남녀 한국 선수는 단 2명만 남게 됐지만 안산은 32강에 가볍게 올랐다. 도를 넘은 페미니스트 논란에도 실력발휘를 한 것이다. 페미니스트 논란과 관련, 안산 선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DM(메시지) 확인 못해요…죄송"이라는 글을 올린 상태다. 32강에 오른 안산 선수는 강채영(현대모비스)와 함께 금메달에 도전하게 된다. 여자 대표팀에는 이미 탈락자가 있다. 어제 장민희(인천대)가 32강에서 탈락한 것이다. 남자 대표팀에서는 유일하게 김우진(청주시청)이 16강에 안착해 금메달 도전에 나서고 있다. 도쿄올림픽 3관왕에 도전했던 김제덕(경북일고)이 어제 32강에서 탈락했고 오늘 오진혁(현대제철)도 32강에서 인도선수에게 무릎을 끓었다. 한편, 현재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안산 선수의 페미니스트 논쟁이 한창이다. '도쿄올림픽 양궁 2관왕' 안산이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메달을 반납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 남성 네티즌들로부터 제기되자 여성 네티즌들이 대한양궁협회에 선수 보호를 촉구하면서 젠더갈등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대한양궁협회는 "큰 경기를 앞둔 안산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모두가 도와줬으면 한다"는 입장이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1-07-29 15:08:04[파이낸셜뉴스] 한국 남자양궁의 맏형이자 올림픽 최고령 금메달리스트 오진혁(40·현대제철)이 개인전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앞서 함께 남자 양궁 단체 금메달을 일궜던 김제덕(경북일고)에 이어 오진혁까지 개인전에서 탈락하면서 김우진(청주시청)만 남게 됐다. 오진혁은 29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32강전에서 아타누 다스(인도)와 세트 점수 5-5(26-25 27-27 27-27 22-27 28-28)에서 슛오프 접전 승부를 벌인 끝에 5-6으로 석패했다. 슛오프에서 오진혁은 9점을 쏜 반면 다스는 10점을 쏴 승리를 가져갔다. 오진혁은 앞서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어 대회 2관왕에 도전했다. 또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최초로 양궁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9년만의 정상 탈환을 노렸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1-07-29 13:53:48[파이낸셜뉴스]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전 종목 석권을 이룬 한국이 2회 연속 '퍼펙트'의 꿈이 현실화 되는 모습이다. 김제덕(17·경북일고), 안산(20·광주여대)이 2020 도쿄올림픽 양궁 혼성단체전에서 준결승에 진출하며 첫 메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김제덕-안산 조는 24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벌어진 올림픽 양궁 혼성단체전 8강에서 프라빈 자다브-디피카 쿠마리(인도) 조를 세트 점수 6-2(35-32 38-37 35-37 36-33)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16강에서 방글라데시를 상대로 몸 풀 듯 세트 점수 6-0 완승을 거둔 한국은 8강에서도 남다른 경기력으로 제압했다. 둘은 멕시코의 루이스 알바레스-알레잔드라 발렌시아 조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특히 랭킹라운드 총점 순으로 정해진 시드에서 1번 한국의 뒤를 이었던 미국(2번), 일본(3번), 중국(5번) 등 경쟁국이 대거 탈락해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1세트를 35-32로 잡은 한국은 2세트에서 김제덕, 안산이 연이어 10점을 쏘며 기선을 제압했고 38-37로 2세트까지 승리했다. 3세트는 35-37로 내줬지만 4세트에서 자다브가 첫 번째 화살을 실수로 6점에 쏴 이를 놓치지 않고 김제덕이 두 차례 모두 10점에 꽂으며 36-33 승리를 이끌었다. 김제덕과 안산은 각각 2004년생, 2001년생으로 남녀 대표팀의 막내들이지만 올림픽 첫 혼성전 금메달 획득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그동안 올림픽에선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만 열렸지만 도쿄올림픽부터 혼성단체전이 추가되면서 총 5개의 금메달을 두고 경쟁한다. 개인전과 단체전에도 나서는 김제덕, 안산은 올림픽 최초로 양궁 3관왕에 도전할 수 있게됐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2021-07-24 15:17:3227일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컴파운드 양궁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민리홍(23·현대제철)은 지독한 시련을 극복한 선수다. 리커브 선수로 활동하던 민리홍은 중학생 시절부터 앓은 통풍이 악화해 성인 엘리트로 성장하고 나서 은퇴 위기에 몰렸다. 민리홍은 불과 4년 전인 2010년까지도 목발에 의존하지 않으면 걸을 수 없을 정도로 고생했다. 통풍은 관절에 염증을 유발해 극심한 고통을 주는 까닭에 사람들이 가장 피하고 싶어하는 질병 가운데 하나다. 민리홍이 겪은 통증은 옷을 스스로 입고 벗을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치달아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특히 손가락으로 시위를 잡아당겼다가 놓는 식으로 화살을 발사하는 생업인 리커브 선수로서 더는 활동할 수 없었다. 선수생활을 그만둬야 할 상황에 이른 민리홍은 소속 실업팀인 현대제철 감독의 권유에 따라 컴파운드 양궁으로 전향했다. 활을 계속 쏠 수 있게 돼 마음의 고통을 덜자 꾸준한 약물치료와 함께 통풍의 발병 빈도도 낮아졌다. 민리홍은 "컴파운드 양궁은 나에게 새 출발, 새 기회, 새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활을 바꾼 뒤 2011년 유니버시아드, 아시아선수권대회 혼성부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통풍 발병을 억제하는 약물치료를 계속 받으면서 작년에는 꿈에도 그리던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민리홍은 올해 세계양궁연맹(WA) 1차 월드컵에서 김윤희(하이트진로)와 함께 혼성부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남자 컴파운드 선수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대회에서 시상대에 선 것은 민리홍이 처음이었다. 민리홍은 상승세를 몰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내심 개인, 단체전 2관왕을 노렸으나 금메달은 불발했다. 개인전 8강전에서 145점을 쐈으나 '10점 기계'로 불리는 에바디 에스마일(이란)이 149점(만점 150)을 쏘는 통에 탈락했다. 단체전 결승전에서 최용희(현대제철), 양영호(중원대)와 호흡을 맞췄으나 인도에 225-227로 석패했다. 민리홍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전혀 사기가 꺾이지 않았다. 그는 "이번 대회가 컴파운드를 알릴 기회"라며 "이제 시작이니까 정점에 오를 날이 꼭 올 것"이라고 말했다. 컴파운드 양궁이 올림픽에도 편입하는 날이 오면 꼭 금메달을 따겠다는 의지까지 내비쳤다. /연합뉴스
2014-09-27 14:12:42한국 남자양궁 간판 오진혁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개인전 4강에 안착했다. 오진혁은 26일 인천 계양아시아드 양궁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양궁 남자 개인 8강전에서 인도 아타누 다스를 세트스코어 6-0(29-28 29-25 29-28)로 완파했다. 남자 개인전에 동반 진출했던 이승윤이 16강에서 탈락했고, 단체전에선 4강에서 중국에 석패했기 때문에 오진혁은 남자 양궁 자존심을 위해 고군분투해야하는 상황에 몰렸으나 다스를 가볍게 이기고 준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오진혁은 28일 오후 2시58분 같은 장소에서 구오청웨이(대만)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편 여자 양궁 정다소미(현대백화점)와 장혜진(LH)은 26일 오후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양궁 리커브 개인전 8강에서 각각 일본의 가와나카 가오리와 인도의 라즈미라니 마즈히를 꺾고 4강에 안착했다. 정다소미는 가와나카와의 접전 끝에 6-4 승리를 거뒀고, 장혜진은 마즈히를 여유롭게 6-2로 따돌렸다.
2014-09-26 18:06:16한국 여자 양궁이 올림픽 4연패를 달성했다. 김수녕·윤미진·김남순 등 여자 양궁팀은 21일 올림픽파크 양궁장에서 벌어진 단체전 결승에서 251점을 쏴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크라이나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한국은 처음 단체전이 생긴 88서울올림픽부터 내리 4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고생 윤미진은 개인전 우승에 이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2관왕이 됐다. 배드민턴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을 기대했던 이동수-유용성조는 인도네시아팀과의 결승전에서 2―1로 아쉽게 패해 은메달에 그쳤고, 준결승에서 아쉽게 탈락했던 김동문-하태권조는 말레이시아팀을 2―0으로 꺾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하키는 B조 예선 3차전에서 강건욱·송성태의 활약에 힘입어 인도를 2―0으로 물리치고 첫 승을 기록했다.한국은 24일 약체 폴란드를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남자배구는 우승후보 러시아에 아쉽게 져 3연패로 8강 진출이 사실상 무산됐다. 수영에서 김민석(동아대)은 자유형 100m에 이어 50m에서도 한국신기록을 세웠으나 준결승 문턱은 넘지 못했다. 김민석은 남자 자유형 예선에서 22초82를 기록, 지난 4월 아시아선수권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22초99)을 0.17초 앞당기며 17위에 올랐다. 그러나 김민석은 0.02초 차로 16강의 준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사격에선 배성덕과 이은철이 소구경소총복사 본선에서 탈락했다. /시드니=파이낸셜뉴스·스포츠투데이 특별취재반
2000-09-22 05:06:15<종합> 한국 여자 양궁이 올림픽 4연패를 달성했다. 김수녕·윤미진·김남순 등 여자 양궁팀은 21일 올림픽파크 양궁장에서 벌어진 단체전 결승에서 251점을 쏴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크라이나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한국은 처음 단체전이 생긴 88서울올림픽부터 내리 4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했다. 여고생 윤미진은 개인전 우승에 이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2관왕이 됐다. 남자 하키는 B조 예선 3차전에서 강건욱·송성태의 활약에 힘입어 인도를 2―0으로 물리치고 첫 승을 기록했다. 한국은 24일 약체 폴란드를 상대로 2연승에 도전한다. 수영에서 김민석(동아대)은 자유형 100m 이어 50m에서도 한국신기록을 세웠으나 준결승 문턱은 넘지 못했다. 김민석은 남자 자유형 예선에서 22초82를 기록, 지난 4월 아시아선수권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22초99)을 0.17초 앞당기며 17위에 올랐다. 그러나 김민석은 0.02초 차로 16강의 준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사격에선 배성덕과 이은철이 소구경소총복사 본선에서 탈락했다. <수영> 아시아 최고의 스프린터 김민석(21·동아대)이 자유형 100m에 이어 50m에서도 한국신기록을 세웠으나 아쉽게 준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김민석은 21일 오전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경영 6일째 남자 자유형50m 예선에서 22초82를 기록, 지난 4월 아시아선수권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22초99)을 0.17초나 앞당기며 17위에 올랐다. 김민석은 이로써 자유형 단거리(50m·100m)에서 올해 6차례나 한국신기록을 세우는 기염을 토했지만 0.02초차로 16강 준결승에 오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김민석은 이틀전 자유형 100m에서 50초49로 아시아 최고인 24위에 오른데 이어 이날 50m에서 올 아시아선수권 우승자 장청지(중국)와 나란히 17위에 올라 아시아자유형 단거리 1인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혔다. <사격> 배성덕(창원시청)과 이은철(한국통신)이 소구경소총복사에서 본선 탈락했다. 배성덕과 이은철은 21일 시드니 세실파크 국제사격장에서 계속된 사격 6일째 남자소구경소총복사 본선에서 각각 588점,587점으로 38위,41위에 머물렀다. /시드니=파이낸셜뉴스·스포츠투데이 특별취재반
2000-09-21 05:06:06【아테네=연합】부메랑 효과는 역시 무서웠다. 사상 첫 올림픽 남자 개인전 우승을 노렸던 한국 궁사들이 해외에 진출한 한국지도자들이 배출한 선수에게 발목을 잡혀 모두 메달권에도 오르지 못했다. 한국 남자 양궁의 간판스타 장용호(예천군청)와 박경모(인천계양구청)가 나란히 쓴 맛을 본 상대는 바로 이기식 호주 대표팀 감독이 비밀병기로 키워낸 17세 소년팀의 커디. 세계랭킹 12위 커디는 10대 소년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침착성을 발휘하며 ‘거함’ 장용호(6위)와 박경모(7위)를 잇따라 격침시킨 데 이어 동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커디의 슛 자세와 스탠드 그리고 호흡기법 등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마치 한국선수들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특히 커디는 변덕스런 바람이 부는 파나티나이코경기장에서 흔들리지 않고 정확한 오조준으로 과녁 정중앙을 뚫었다. 시드니올림픽 우승자 사이먼 페어웨더를 길러낸 이기식 감독은 한국의 양궁 전술을 파워 넘치는 서양선수들에게 전수하며 일찌감치 한국을 위협해 왔다. 외국팀을 이끌고 아테네에 온 한국인 감독은 이감독 이외에 석동은(이탈리아), 양창훈(중국), 이재형(말레이시아), 최홍기(인도), 안승범(미얀마), 이웅(멕시코), 최성호씨(룩셈부르크) 등이다. 남녀 양궁에서 한국을 괴롭히고 있는 대만도 한국 지도자들이 기초를 다져놓은 토양에서 성장하는 등 세계 정상의 한국 지도력은 지구촌 곳곳에서 부메랑이 돼 한국을 겨냥하고 있는 것. 이기식 감독은 “전체적으로 운이 따랐지만 우리도 한국에 못지 않은 실력을 키웠다”며 “한국이 물론 강팀이지만 각국의 도전을 뿌리치려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4-08-20 11:4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