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에 꾸준히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CPI 조사의 정확도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인상에도 물가 상승이 느려지는 상황이 이상하다며, 조사 당국의 인력난이 부실 통계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美 물가상승률, 관세 인상에도 오히려 하락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인력 부족으로 CPI 집계 과정에서 사람이 모자라 조사 범위 및 방식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BLS에 따르면 미국의 CPI 상승률은 지난 1월 3%에서 2월에 2.8%로 내렸으며 3월과 4월에 각각 2.4%, 2.3%를 기록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2~4월 사이 품목별 관세 및 상호관세로 수입 가격을 대폭 올린 상황과 대조적이다. 미국 예일대학교 산하 연구기관인 예산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은 2024년 말 기준으로 2.5%였으나 지난 4월 15일에는 최소 18%까지 뛰어 1934년 이후 가장 높았다. WSJ에 따르면 BLS는 이달 외부 경제학자들에게 신규 고용 중단에 따른 인력 부족으로 조사 범위를 줄였다고 인정했다. BLS는 4일 발표에서 지난 4월 조사 당시 네브래스카주 링컨, 유타주 프로보에서 소비자물가 자료 수집을 중단했고 6월부터는 뉴욕주 버펄로에서도 데이터 수집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5월에는 가구와 주방 용품 등을 포함한 제품의 도매 가격을 보여주는 수백 개의 자료 발표가 중단됐다. BLS는 4일 “현재 자원으로는 자료 수집 활동을 유지할 수 없을 때 조사 활동을 감축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외부 전문가들은 지난 4월 CPI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BLS가 비교적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인력이 적게 필요한 통계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BLS는 매달 수백 명의 조사원을 동원해 미국 전역에서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 변화를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소비자물가 지표를 산출한다. 조사원들은 대부분 실물 매장을 직접 방문해 조사대상 품목의 가격표를 살펴보거나 특정 서비스에 대한 견적 가격을 확인한다. 인력 부족으로 추정치 증가...신뢰도 '흔들' BLS는 조사원이 조사대상 품목의 가격을 추적할 수 없는 경우에는 유사한 대체재를 토대로 가격을 추정한다. 이러한 조사 방식은 4월 CPI 집계부터 크게 늘어났다. 스위스 UBS 은행의 앨런 데트마이스터 이코노미스트는 4월 CPI 집계에서 가격 추정의 약 29%가 이러한 대체재 추정 방식으로 채워졌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5년간 통계 가운데 월간 최고치와 비교해도 2배 이상 큰 비중이다. BLS는 일부 경제 전문가들이 4월 CPI에 대한 추가 정보를 요청하자 e메일 답변에서 "특정 도시들의 인력 부족을 고려해 자료 수집 대상 판매점과 가격 견적 자료 수를 일시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변동은 채용 동결이 해제되고 추가 직원을 고용해 훈련할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알렸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1월 출범과 함께 연방정부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정부효율부(DOGE)를 앞세워 대규모 감원에 나섰다. BLS의 인력난과 트럼프 정부의 감원이 직접 연관 있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UBS의 데트마이스터는 "표본 수를 줄이면 표본 오차는 증가한다"며 "이것이 큰 문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상황을 나쁜 방향으로 만든다는 것은 분명하다"라고 비판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인플레이션인사이츠의 오마이르 샤리프 최고경영자(CEO)는 "연방정부 고용 동결과 연방기관 전반의 예산 삭감 추진이 경제 자료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BLS는 지난 3일 발표에서 4월 실업률 조사에 적용된 표본 비중에 오류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결과에 큰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WSJ는 트럼프 정부가 고의적으로 통계를 조작하려는 정황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6-05 09:05:55[파이낸셜뉴스] 미국의 3월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로 선언한 지난달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기업과 소비자들이 서둘러 수입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관세 발표 앞두고 수입 급증 6일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재화 수입은 올들어 급증세를 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관세가 부과되기 전에 수입을 마쳐 관세를 물지 않으려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1월부터 수입이 급증한 것이 3월까지 이어졌다. 3월 수입규모는 3468억달러에 이르렀다. 1분기 전체로는 재화수입이 25.6% 폭증했다. 특히 3월 소비재 수입 증가액 225억달러는 거의 전부가 의약품이었다. 트럼프가 의약품 관세를 추진하면서 관세 부과 전 수입이 급증했다. 컴퓨터 액세서리, 자동차, 자동차 부품, 엔진 역시 수입이 늘었다. 단기 그칠 것 1분기 수입이 대거 늘었지만 이런 증가세는 오래 안 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치르는 가운데 중국발 화물 물동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145%, 중국은 미국에 125% 관세를 물리고 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한 터라 관세 부과를 피하기 위한 선수입이 4월에도 지속됐을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미국의 무역협상이 본격화하면 곧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된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브래들리 손더스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적자는 4월에는 좁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컨설팅 업체 인플레이션 인사이츠의 오마이르 샤리프 이코노미스트도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협상이 시간이 걸릴 테고, 이에 따라 관세 유예도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재고 확보를 줄이기 시작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화 수입 폭증 미 3월 무역적자는 전년동기비 14% 급증한 1405억달러(약 194조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재화 무역적자 역시 1635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여행, 운송, 금융서비스 등을 포함한 서비스 수지 230억달러 흑자가 이 적자를 일부 상쇄했다. 미국의 3월 서비스 수출은 약 950억달러에 이르렀다. 1분기 전체로는 미국의 재화 수입 규모가 1조달러를 기록해 1년 전 7960억달러에 비해 25.6% 폭증했다. 반면 미 재화 수출 증가세는 완만했다. 1분기 수출은 모두 5390억달러에 그쳤다. 재화 교역에서 미국은 1분기에 4600억달러 적자를 봤다. 1년 전 2790억달러에 비해 65% 가까이 폭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5-05-07 01:34:31[파이낸셜뉴스] 미국의 2·4분기 고용비용지수,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등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지표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일단 한 차례 쉬어 가고, 11월과 12월에도 추가 금리인상은 불필요해지면서 결국 이번이 마지막 금리인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게 됐다.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28일(이하 현지시간) 미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음을 재확인시키는 지표들이 발표됐다. 연준이 현재 물밑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는 주범으로 간주하고 있는 임금 상승 압박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고, 연준이 물가지표 기준으로 삼는 PCE 물가지수 역시 둔화됐다. 노동부에 따르면 2·4분기 고용비용지수는 1년 전보다 4.5% 오르는데 그쳐 1·4분기 상승률 4.8%를 밑돌았다. 이 지수는 임금만이 아니라 각종 복지, 수당 등 노동자를 고용하는데 고용주가 지출하는 비용 전체의 흐름을 나타낸다. 연준이 면밀히 주시하는 통계다. 2·4분기 고용비용지수 상승률 4.5%는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상무부에 따르면 연준의 대표 물가지표인 PCE 물가지수는 지난달 전년동월비 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상승률 3.8%보다 0.8%p 떨어졌다. 인플레이션 지표 둔화에 힘입어 이날 뉴욕증시는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금리변동에 민감한 기술주들이 몰려 있는 나스닥지수는 2% 가까이 급등했다. 추가 금리인상 없다 연준이 인정을 하건 안 하건 사실상 이번 금리인상은 지난 26일 FOMC를 끝으로 종료됐다는 월스트리트 이코노미스트들의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이날 공개된 인플레이션 지표들은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이라도 하듯 확실한 둔화 흐름을 보였다. 덕분에 연준이 최소한 9월(19~20일)과 11월(10월 31일~11월 1일), 그리고 아마도 연말(12월 12~13일) 등 앞으로 남은 3차례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연준은 26일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0.25%p 올려 5.25~5.5%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3월 이후 11회 연속 금리인상이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뒤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경제활동 지표들이 연준 예상대로 둔화되는지가 향후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은 26일 FOMC를 계기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다는 쪽에 베팅하고 있다. 한동안 사라졌던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 정도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12월 13일 FOMC 뒤 기준금리가 지금과 같은 5.25~5.5% 수준이 될 가능성을 62%로 보고 있다. 이보다 0.25%p 이상 높을 가능성은 29%라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12월에 금리가 내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가능성은 8.9%로 나타났다. 12월 금리인하 예상은 1주일 전만 해도 0.1%로 사실상 실종됐지만 26일 FOMC를 계기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 컨설팅업체 인플레이션인사이츠의 오마이르 샤리프 사장은 노동시장 둔화세가 지속되면서 연준이 9월 회의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유보할 이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샤리프는 이같은 둔화 흐름이 지속되면 임금 상승세 역시 둔화가 불가피해지고, 그렇게 되면 인플레이션이 마침내 멈추게 될 것이라는 점을 연준도 좀 더 확신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7-29 04:27:05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2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목표인 2%에 점차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달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끝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기저효과로 전년 동월대비 CPI가 2%로 떨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024년 초 CPI 2% 가까이 하락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6월 CPI는 3%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았으며 기대치를 밑돌았다. 에너지와 식료품값을 제외한 근원물가지수 상승폭도 0.2%로 지난 2년 중 가장 작았다. 미국 CPI는 지난해 6월 전년 동기 대비 9.1%로 정점을 찍은 후 12개월 연속 계속 떨어졌다. 세계 최대 채권 운영사인 미국 핌코는 이날 홈페이지 블로그를 통해 올해 상반기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진정되면서 폭등했던 여행 및 레저 물가가 제자리로 내려왔다고 분석했다. 6월 항공료는 수요 감소와 더불어 최근 국제 유가가 안정되면서 전월보다 8.1%, 전년 동월보다 18.9% 급감했다. 지난달 호텔 숙박 가격 또한 전월 대비 2.3% 감소했다. 핌코는 6월 근원 C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0.5%p 떨어졌다며 변동폭 가운데 0.09%p는 항공료와 호텔 비용 때문에 생긴 변화라고 지적했다. 개별 품목 중 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주거비용은 6월에 7.8% 치솟았지만 핌코는 주택 임대 가격 상승률이 이미 지난 3월에 고점을 찍은 뒤 내려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대료 가격 하락이 정부 통계에 반영되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핌코는 이러한 추세를 감안했을 때 올해 하반기에도 물가 수준이 완만하게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현상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여전히 높지만 단기간에 걸쳐 물가상승률이 점점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핌코는 올해 연말이면 근원 CPI 상승률이 3% 근처까지 내려간다고 예측했다. 동시에 모든 품목이 포함된 CPI 상승률은 2024년 초까지 연준이 목표로 설정한 2%에 가까이 계속 내려가다 그 이후에 다시 오른다고 전망했다. 같은날 스위스 UBS은행 역시 일일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물가가 지속적으로 내려간다고 예상했다. 은행은 특정 시점이나 수치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미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CPI 상승률이 3% 아래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노동부에 의하면 6월 로스앤젤레스의 CPI 및 근원 CPI 상승률은 각각 2.5%, 4%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연준 7월 마지막으로 금리 인상 끝?뚜렷한 물가 하락 추세에 시장과 연준 내부에서는 이달을 마지막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이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이날 빌 더들리 전 미국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연준은 물가가 전월 4%에서 3%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환호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달 열리는 FOMC 회의의 금리 인상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포인트72 에셋매니지먼트의 이코노미스트 소피아 드로소스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물가 지표와 지난주에 공개된 고용 동향이 냉각 조짐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7월 이후에는 인상 여부가 불확실해졌다고 밝혔다. 지난달만 해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미국 중앙은행 내부에서 올해 안에 적어도 금리를 2회 더 인상할 것이라던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연준은 물가가 치솟자 지난해 3월부터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해 기준금리를 5~5.25%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6월 FOMC 회의에서는 인상을 일시 중단했다. 앞으로의 금리 방향을 잡기 위해 추가 정보들을 검토할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다. 더들리를 비롯해 연준과 시장에서는 오는 25~26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금리 0.25%p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8월에는 FOMC 회의가 열리지 않는다. 더들리는 오는 9월과 11월 FOMC 회의가 열릴 때쯤이면 "더 이상 인상하지 않을 정도로 좋은 소식이 충분히 있을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인사이츠 사장 오마이르 샤리프는 근원물가가 계속 완만하게 오르고 재화와 용역 비용이 떨어질 경우 9월 이후에도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 BNP파리바 은행의 미국 경제 담당 이코노미스트 앤드루 슈나이더는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스인플레이션이 올해 하반기에 본격 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7월 금리 인상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낙관했다. 다만 FOMC 내부의 매파와 비둘기파가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를 보는 시각을 놓고 갈라져 있는 것이 변수라고 FT는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박종원 기자
2023-07-13 17:49:53[파이낸셜뉴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2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목표인 2%에 점차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달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끝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기저효과로 전년 동월대비 CPI가 2%로 떨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024년 초 CPI 2% 가까이 하락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발표한 6월 CPI는 3%로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았으며 기대치를 밑돌았다. 에너지와 식료품값을 제외한 근원물가지수 상승폭도 0.2%로 지난 2년 중 가장 작았다. 미국 CPI는 지난해 6월 전년 동기 대비 9.1%로 정점을 찍은 후 12개월 연속 계속 떨어졌다. 세계 최대 채권 운영사인 미국 핌코는 이날 홈페이지 블로그를 통해 올해 상반기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진정되면서 폭등했던 여행 및 레저 물가가 제자리로 내려왔다고 분석했다. 6월 항공료는 수요 감소와 더불어 최근 국제 유가가 안정되면서 전월보다 8.1%, 전년 동월보다 18.9% 급감했다. 지난달 호텔 숙박 가격 또한 전월 대비 2.3% 감소했다. 핌코는 6월 근원 C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0.5%p 떨어졌다며 변동폭 가운데 0.09%p는 항공료와 호텔 비용 때문에 생긴 변화라고 지적했다. 개별 품목 중 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주거비용은 6월에 7.8% 치솟았지만 핌코는 주택 임대 가격 상승률이 이미 지난 3월에 고점을 찍은 뒤 내려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대료 가격 하락이 정부 통계에 반영되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핌코는 이러한 추세를 감안했을 때 올해 하반기에도 물가 수준이 완만하게 내려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현상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디스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여전히 높지만 단기간에 걸쳐 물가상승률이 점점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핌코는 올해 연말이면 근원 CPI 상승률이 3% 근처까지 내려간다고 예측했다. 동시에 모든 품목이 포함된 CPI 상승률은 2024년 초까지 연준이 목표로 설정한 2%에 가까이 계속 내려가다 그 이후에 다시 오른다고 전망했다. 같은날 스위스 UBS은행 역시 일일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물가가 지속적으로 내려간다고 예상했다. 은행은 특정 시점이나 수치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미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CPI 상승률이 3% 아래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노동부에 의하면 6월 로스앤젤레스의 CPI 및 근원 CPI 상승률은 각각 2.5%, 4%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 연준 7월 마지막으로 금리 인상 끝? 뚜렷한 물가 하락 추세에 시장과 연준 내부에서는 이달을 마지막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이 끝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다. 이날 빌 더들리 전 미국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연준은 물가가 전월 4%에서 3%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환호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달 열리는 FOMC 회의의 금리 인상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포인트72 에셋매니지먼트의 이코노미스트 소피아 드로소스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물가 지표와 지난주에 공개된 고용 동향이 냉각 조짐을 보인 것을 감안하면 7월 이후에는 인상 여부가 불확실해졌다고 밝혔다. 지난달만 해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미국 중앙은행 내부에서 올해 안에 적어도 금리를 2회 더 인상할 것이라던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연준은 물가가 치솟자 지난해 3월부터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해 기준금리를 5~5.25%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6월 FOMC 회의에서는 인상을 일시 중단했다. 앞으로의 금리 방향을 잡기 위해 추가 정보들을 검토할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다. 더들리 전 총재를 비롯해 연준과 시장에서는 오는 25~26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금리 0.25%p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8월에는 FOMC 회의가 열리지 않는다. 더들리 전 총재는 오는 9월과 11월 FOMC 회의가 열릴 때쯤이면 “더 이상 인상하지 않을 정도로 좋은 소식이 충분히 있을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인사이츠 사장 오마이르 샤리프는 근원물가가 계속 완만하게 오르고 재화와 용역 비용이 떨어질 경우 9월 이후에도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프랑스 BNP파리바 은행의 미국 경제 담당 이코노미스트 앤드루 슈나이더는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스인플레이션이 올해 하반기에 본격 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7월 금리 인상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낙관했다. 다만 FOMC 내부의 매파와 비둘기파가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를 보는 시각을 놓고 갈라져 있는 것이 변수라고 FT는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박종원 기자
2023-07-13 10:26:20메모리반도체 불황 여파로 전세계 반도체용 집적회로(IC) 매출이 3년여 만에 3분기 연속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경기 침체,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 가중되는 대외 불확실성이 소비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내년 2·4분기를 기점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13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메모리반도체용 IC 매출은 전 분기 대비 9%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IC 매출은 4·4분기에도 8% 감소에 이어 내년 1·4분기 3% 하락을 점쳤다. IC 매출이 3분기 연속 하락하는 건 2018년 4·4분기~2019년 2·4분기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이다. 최근 IC 시장 부진은 메모리 반도체용 IC 가격 부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D램 익스체인지 조사 결과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10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2.85달러) 대비 22.46% 폭락한 2.21달러에 그쳤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도 4.30달러에서 4.14달러로 3.73%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심화 등에 구매 여력이 줄어든 PC, 노트북, TV, 스마트폰 등 고가의 가전제품에 대한 소비를 먼저 줄이면서 반도체 출하량도 감소했다. 전방업체들은 IC 재고 축소에 집중하며 주문이 크게 줄었다. 기관은 IC 매출이 내년 2·4분기(3%)부터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IC인사이츠는 "역사적으로도 1970년대 중반 이후 IC 매출이 4분기 연속 하락한 사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반등세에도 내년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6% 하락하며 업황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업황 회복 시점에 따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대응 방안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삼성전자를 제외한 전세계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은 반도체 설비투자 및 생산량을 줄이며 극단적인 재고 조정에 나서고 있다. 마이크론은 내년 설비투자를 기존 대비 30% 줄이기로 했고, 전 세계 낸드 3위 업체인 키옥시아도 칩 생산을 위한 웨이퍼 투입량을 30% 감축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 기조에는 선을 그은 채 불황에도 기존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압도적인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원가경쟁력과 초격차 기술로 추격자들을 따돌리는 전략인 셈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예측한 회복 시점보다 반도체 수요 회복이 더디면 급속도로 커지는 재고 부담을 덜기 위해 생산량 일부 축소 카드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2-11-13 18:12:18#OBJECT0# [파이낸셜뉴스] 메모리반도체 불황 여파로 전세계 반도체용 집적회로(IC) 매출이 3년여 만에 3분기 연속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경기 침체,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 가중되는 대외 불확실성이 소비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내년 2·4분기를 기점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13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메모리반도체용 IC 매출은 전 분기 대비 9%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IC 매출은 4·4분기에도 8% 감소에 이어 내년 1·4분기 3% 하락을 점쳤다. IC 매출이 3분기 연속 하락하는 건 2018년 4·4분기~2019년 2·4분기 이후 3년여 만에 처음이다. 최근 IC 시장 부진은 메모리 반도체용 IC 가격 부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D램 익스체인지 조사 결과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10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2.85달러) 대비 22.46% 폭락한 2.21달러에 그쳤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도 4.30달러에서 4.14달러로 3.73%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심화 등에 구매 여력이 줄어든 PC, 노트북, TV, 스마트폰 등 고가의 가전제품에 대한 소비를 먼저 줄이면서 반도체 출하량도 감소했다. 전방업체들은 IC 재고 축소에 집중하며 주문이 크게 줄었다. 기관은 IC 매출이 내년 2·4분기(3%)부터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IC인사이츠는 "역사적으로도 1970년대 중반 이후 IC 매출이 4분기 연속 하락한 사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반등세에도 내년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6% 하락하며 업황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업황 회복 시점에 따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대응 방안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삼성전자를 제외한 전세계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은 반도체 설비투자 및 생산량을 줄이며 극단적인 재고 조정에 나서고 있다. 마이크론은 내년 설비투자를 기존 대비 30% 줄이기로 했고, 전 세계 낸드 3위 업체인 키옥시아도 칩 생산을 위한 웨이퍼 투입량을 30% 감축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 기조에는 선을 그은 채 불황에도 기존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압도적인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원가경쟁력과 초격차 기술로 추격자들을 따돌리는 전략인 셈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예측한 회복 시점보다 반도체 수요 회복이 더디면 급속도로 커지는 재고 부담을 덜기 위해 생산량 일부 축소 카드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2-11-13 13:14:23[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 위축 여파가 길어지면서 D램 반도체 시장이 얼어붙을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올해 3·4분기 D램 매출이 1년 전보다 38% 급감한 가운데 하반기 뿐 아니라 내년까지 D램 겨울이 이어질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1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7월 22일 기준 D램 시장의 글로벌 매출은 전월 대비 21% 하락했다. D램 매출은 지난 5월 39% 증가했지만 6월 36% 급감하며 두 달 연속 역성장을 나타냈다. 전세계 인플레이션 심화와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 가전·정보기술(IT) 기기에 대한 수요가 급감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세트(완성품) 업체들이 기존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D램 주문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D램 업황 부진이 내년까지 장기화될 가능성이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내년 D램의 비트 단위 수요 증가율을 8.3%로 예상했다. 연간 D램 수요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치는 것은 처음이다. 같은 기간 D램 공급 증가율(14.1%)을 크게 밑돌아 재고 급증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PC용 D램 범용제품(DDR4 1Gb*8)의 8월 고정거래가격은 2.85달러로, 지난해 7월(4.1달러)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IC인사이츠는 올해 3·4분기 글로벌 D램 매출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D램 업황 부진은 4·4분기에 이어 내년 초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D램 수요 부진 장기화로 메모리반도체 시장 강자인 국내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3.5%의 점유율(매출 기준)로 1위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27.4%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IC인사이츠는 올해 3·4분기 삼성전자가 전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에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 타이틀을 내줄 것으로 내다봤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3·4분기 실적이 당초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경기 침체 우려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요 둔화가 고객들의 강도 높은 재고 조정으로 이어지고 있어 메모리 반도체의 출하량과 가격이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2-09-21 15:41:29반도체업계가 글로벌 소비 위축 여파로 하반기를 기점으로 혹독한 겨울을 보낼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공급 과잉·재고 상승에 수요 감소까지 겹친 상황이다. 반도체 제조사들은 당초 계획한 설비투자를 축소하거나 연기하는 등 허리띠를 강하게 조여메고 있다. 24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올해 전세계 반도체 시장 설비투자 규모를 1855억달러(약 248조 7500억원)로 전망했다. 지난 3월 예상치(1904억달러)보다 눈높이를 더 낮췄다. 올해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설비투자 증가율도 21% 수준으로, 2021년(35%) 대비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은 코로나19발 가전·정보기술(IT) 제품 수요 감소세에 근거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 경기 위축 등의 여파로 재고가 쌓이고, 반도체 주문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다. 국내외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은 하반기 예정됐던 설비투자 계획 조정에 들어갔다. 최근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43만3000여㎡ 부지에 4조3000억원을 투자해 조성하기로 한 M17 공장 증설을 보류했다. 삼성전자도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을 감안해 단기 설비투자 계획을 유연하게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전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도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최대 440억달러(약 59조원)에서 400억달러(약 53조 6700억원)로 하향했다. 미국 마이크론 역시 신규공장 착공 연기·설비투자 축소 행렬에 동참했다. IC인사이츠는 내년에는 더 많은 반도체 제조사들이 설비투자 규모를 줄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반도체 수요 감소세는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에 집중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공급 과잉 우려에 3·4분기 낸드 가격이 2·4분기와 비교해 13~18%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종전 전망치(-8~-13%)를 발표했던 한 달여 전보다 시장 상황이 한층 악화됐다는 판단이다. 트렌드포스는 3·4분기 소비자용 D램 가격도 전분기 대비 13∼18%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전체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6.3%에서 13.9%로 하향했다. 내년 전망치도 5.1%에서 4.6%로 내려잡았다. 메모리반도체 시장 전망은 더 부정적이다. WSTS는 올해 메모리반도체 시장 성장률이 8.2%에 그치며 당초 전망(18.7%)의 반토막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의 경우 3.4%에서 0.6%로 낮추며 0%대 성장을 전망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2-08-24 17:59:17[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지난해 연말 쇼핑대목 기간 온라인 매출이 1년 전보다 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증가분 가운데 일부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영향인 것으로 분석됐다. CNBC는 12일(이하 현지시간) 어도비 애널리틱스 발표를 인용해 지난해 연말 쇼핑시즌 온라인 매출이 약 9% 증가한 2045억달러(약 243조8600억원)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사상최대 규모다. ■ 인플레이션 따른 착시 그러나 9%에 육박하는 높은 증가율과 사상최대 기록은 일부 과대포장 돼 있다고 어도비는 밝혔다. 의류부터, 식료품, 전자제품 등에 이르기까지 온라인으로 판매된 온갖 물품의 가격이 인플레이션 속에 올랐기 때문이다. 어도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온라인에서 판매된 제품 가격은 1년 전보다 3.1%, 한 달 전보다는 0.8% 올랐다. 미 온라인 제품 전년동월비 가격은 20개월 연속 상승세를 탔다. 지난해 11월에는 1년전보다 가격이 3.5% 뛰어 사상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어도비디지털인사이츠의 바벡 판디야 수석 애널리스트는 온라인 매출 증가 전부가 가격 상승 때문은 아니지만 매출 증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음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판디야는 소매매출은 대체로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특성이 내재돼 있다면서 이같은 특성이 자리잡게 된 주된 배경 가운데 하나가 인플레이션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온라인 판매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영역이 확대되고 있음도 확인됐다. 이전에는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 직접 눈으로 확인한 뒤 구매하던 보석 같은 고가 품목들도 온라인 매출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들 고가품목 판매가 늘면서 온라인 매출 역시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 판디야의 분석이다. ■ 공급망 위축 따른 품귀난 비록 인플레이션이 온라인 매출을 끌어올린 주된 배경 가운데 하나였지만 온라인 매출은 제품 품귀난만 없었다면 더 증가했을 수도 있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다. 팬데믹이 다른 한편으로는 물가를 끌어올려 온라인 매출을 실제보다 더 부풀린 반면 공급망 제약을 불러 온라인 매출을 압박하는 부정적 영향도 미친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감염력 높은 코로나19 오미크론변이가 아프리카 남부에서 보고되기 시작한 뒤 12월 미국에 상륙해 신규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기 시작한 점도 인력난과 공급난을 가중시켜 온라인 매출에 충격을 줬다. 어도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일~12월31일 소비자들이 소매업체 웹사이트에서 '품절' 메시지를 본 제품 규모가 60억달러를 웃돈다. 1년 전보다 10%,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연말 쇼핑대목 기간에 비해서는 무려 253% '품절' 메시지가 폭증했다. 어도비는 다만 '품절' 메시지를 접한 소비자들은 다른 경쟁사에서 쇼핑을 하거나 대체 품목으로 돌렸을 것이어서 온라인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주지는 않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 할인폭 대폭 축소 공급망 타격으로 제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반면 수요는 급격하게 늘어나자 할인을 하지 않는 제품들이 크게 늘었다. 할인을 해도 이전에 비해 할인폭이 작은 경우도 많았다. 어도비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쇼핑대목 기간 전자제품 가격 평균 할인율은 8%로 2020년 평균치 20%에 비해 12%포인트 작아졌다. 한편 소비자들의 오프라인 매장 방문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플레이서.ai.에 따르면 메이시 백화점 방문객 수는 18%, 노드스트롬 백화점 방문객 수는 18.6% 감소했다. 또 다른 백화점 니먼마커스는 20.3%, 콜스와 딜라드 방문객 수는 각각 23.1%, 27.3% 급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01-13 03:3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