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정부광고지표' 활용을 중단한다고 28일 밝혔다. 문체부와 언론재단은 앞으로 광고주(정부기관 등)가 매체 선정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할 경우, 참고자료만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 2022년부터 적용한 ‘정부광고지표’는 열독률 조사 과정에서 기준의 적절성 여부, 결과 신뢰도 하락 등의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정부가 정한 기준에 따른 언론사 순위 제공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현행 정부광고법과 시행령에서는 정부기관 등 광고주의 의견을 우선해 홍보매체를 선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광고주가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는 경우 문체부가 자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문체부와 언론재단은 광고주가 매체 선정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는 경우, 해당 참고자료를 최대한 제공할 수 있도록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광고주의 자율적인 매체 선정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면서도 불필요한 논란으로 시장의 신뢰를 잃는 일이 없도록 의견 수렴 및 모니터링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3-12-28 09:52:40[파이낸셜뉴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일 표완수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과 긴급 면담을 갖고 언론재단의 정부광고지표 조작 의혹 관련 수사에 성실히 임하라고 지시했다. 박 장관은 이날 용산구 문체부 서울사무소에서 표 이사장에게 "열독률에 사회적 책임을 더한 정부광고지표를 둘러싼 의혹은 이미 사회적 관심사가 된 만큼 의혹을 추적, 실체를 규명하는 수사와 조사에 이사장을 비롯한 재단 관계자가 더욱 협조하라"고 말했다. 언론재단은 언론사별 정부광고 집행 단가의 핵심지표로 열독률과 사회적 책임 관련 항목을 반영한 새로운 지표를 2021년 7월 마련, 지난해부터 적용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언론사들의 광고 단가 순위를 뒤바꿨다는 의혹이 최근 일부 언론과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현재 언론재단은 정부광고지표 조작 의혹과 관련한 고발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또 자체 보조금 조사에서 드러난 허술한 보조금 관리 정황 등으로 혼란과 갈등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와 관련 문체부는 지난 6월 말 언론재단에 관련 경위 조사와 보고를 지시하고 정부광고지표 운영 방식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장관은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할 경영진이 수사의 대상이 된 작금의 사태는 리더십 와해 상황으로 정상적인 경영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언론재단의 감독기관인 문체부의 장으로서 특단의 대책을 모색, 강구하고 있으며 실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3-08-01 15:22:11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발표한 '2021 신문잡지 이용 조사'를 둘러싼 신뢰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언론단체들이 오류투성이인 열독률 조사 결과를 정부광고 집행 지표로 활용해서는 안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신문협회·한국지방신문협회·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등 언론 4단체는 연간 1조원 규모의 정부광고 집행의 핵심 지표로 쓰일 계획인 신문 열독률 조사를 활용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 단체는 24일 공동성명을 내고 "타당성과 신뢰성을 상실한 조사 결과를 정부광고 지표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당위성을 얻기 힘들다"며 "조사비용만 7억4000만원의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조사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많은 결함과 오류를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언론 4단체는 △정부 정책의 합리성과 공정성을 기할 수 있도록 정부광고 집행 기준을 원점에서 재검토 △개선방안이 마련되기 전까지 열독률의 정부광고 지표 활용 중단 △열독률 등을 정부광고 집행 기준으로 정부부처 등에 제공한다면 조사결과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확보한 후에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문체부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은 2021년 12월 30일 '2021 신문잡지 이용조사'를 발표하면서 조사 결과는 조작이 드러난 한국ABC협회의 인증부수를 대신해 정부광고 집행 시 핵심지표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제호별 열독률 조사에서는 '조선일보'(3.7355%), '중앙일보'(2.4519%), '동아일보'(1.9510%)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언론단체들은 신문의 경우 가정보다 사무실·상점·학교 등 영업장에서 보는 비율이 높은데도 이번 조사에선 가구 구독률만 조사대상에 포함하고 영업장과 가판은 조사대상에서 제외했으며 각 지역별 인구 대비 표본 샘플 비율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언론 단체들은 △불투명한 가중치 적용으로 열독률 왜곡현상이 발생한 것 △적지 않은 발행부수를 기록하는 일부 신문의 열독률이나 구독률이 0으로 집계된 것 △종이신문을 발행하지 않는 인터넷신문이 종이신문 열독률에 집계되는 오류 등도 문제라고 밝혔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01-24 18:23:56[파이낸셜뉴스] 정부 광고 집행을 위한 새로운 복수지표인 핵심·기본지표가 확정됐다. 포털 제휴 여부는 지표에서 제외됐다. 인쇄매체는 2022년부터, 방송 등 기타 매체는 2023년부터 개선지표가 적용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연간 1조원(2020년 기준 1조 893억원)에 달하는 정부 광고를 합리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정부 광고의 전반적인 지표체계를 점검하고 현장 의견을 수렴해 정부 광고 개선지표를 확정·발표했다. 문체부는 지난 7월 8일, ABC부수의 정책적 활용 중단과 함께 정부 광고 집행 시 복수지표를 활용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임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ABC부수의 정책적 활용을 중단하기 위해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 등의 광고시행에 관한 법률’ 시행령(2021. 11. 9. 공포)과 ‘지역신문발전지원 특별법’ 시행령(2021. 11. 30. 국무회의 의결)에 명시되어 있던 ‘ABC부수공사’, ‘유상판매 신문부수’ 관련 조항을 삭제 개정했다. 또 정부 광고 제도를 본격 개편해 정부 광고 집행 시 복수지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 광고 지표를 전반적으로 점검했다. 이후 문체부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마련한 지표(안)을 토대로 언론 현업, 언론 유관 기관·단체, 정부기관·지자체 등 정부 광고주를 대상으로 한 달간 오프라인 간담회와 온라인 서면 의견 조회를 통해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고 정부 광고 개선지표를 확정했다. 정부 광고 개선지표는 ‘정부광고법’ 제정 취지인 정부광고의 효율성과 공익성 향상(정부광고법 제1조)을 감안해 핵심지표(효과성·신뢰성)와 기본지표로 구성된다. 핵심지표는 효과성 측면에서 이용률을, 신뢰성 측면에서 사회적 책임을 담고 있으며, 사회적 책임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직권 조정 및 시정 권고 건수, 언론자율심의기구인 신문윤리위원회와 광고자율심의기구의 심의 결과인 주의·경고 건수, 개별 매체사의 편집위원회·독자(권익)위원회의 설치·운영 여부로 이뤄진다. 기본지표는 매체사의 정상 발행 여부, 제세 납부 여부, 관련 법령 위반 여부, 직원의 4대 보험 가입·완납 여부다. 특히 문체부가 기존에 발표했던 지표(안)와 비교해보면 사회적 책임으로서 개별 매체사의 노력을 확인할 수 있는 편집위원회·독자(권익)위원회를 추가하고, 의견 수렴 과정에서 제외 의견이 많았던 포털 제휴 여부를 지표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정부 광고 개선지표는 인쇄매체의 경우 2022년부터, 방송 등 기타 매체의 경우 2023년부터 적용된다. 개선지표는 △정부기관 등 광고주가 지표별 반영 비율을 맞춤 설정(핵심지표 비율 총합 100% 내에서 비율 자율 설정, 기본지표는 가·감점 자율 설정)해 광고매체 선정 시 1차 기준으로 활용하거나, △핵심 광고 대상, 광고 내용 등 광고 특성에 따라 최적의 매체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언론재단이 맞춤형 상담을 지원하는 데 활용한다. 언론재단은 이를 위해 정부광고통합지원시스템(GOAD)을 개편해 2022년 1월 1일부터는 정부 기관 등 광고주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고, 1월 10일부터 정식 운영할 계획이다. 한편, 문체부와 언론재단은 정부 광고 개선지표를 정부 기관 등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정부 광고 집행내역을 국민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1-12-01 09:11:44<편집자주>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세계적인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에게 압도적 승리를 거둔 지난 2016년 이후 AI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2022년에는 '챗(Chat)GPT'라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AI 활용은 일상화가 됐다. 올해는 AI가 노벨과학상을 사실상 휩쓸었다. 이처럼 우리는 AI가 불러온 대전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의 기획 취재의 시작점은 여기였다. AI가 인간을 대체하고 있는 시대에 인간이 생각하는 '미래 직업'이 아닌 AI가 스스로가 생각하는 '미래 직업'이 궁금했다. 따라서 기획 기사는 AI에 의뢰해 기획안을 만들었다. AI가 지시한 취재 방식에 따라 추천한 지역을 찾았고 요구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사 작성만 기자가 직접 했다. 이번 5회는 AI가 기획 기사로 제시한 네번째 주제다. AI는 AI 활용 교육이 진행되는 현장을 찾아보고 교육 효과를 확인해 볼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AI 교육의 개선 방향에 대한 취재도 필요하다고 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알려줘. 그걸로 PPT(프레젠테이션 발표자료) 만들어줘." 해당 명령어를 넣자 아무것도 없던 컴퓨터 화면이 순식간에 정리된 PPT 자료로 가득 찼다. 다른 생성형 인공지능(AI)에 해당 내용을 입력하고 PPT로 만들라고 하자 10분 만에 8쪽 분량의 발표자료가 완성됐다. 본지는 챗(Chat)GPT의 제안대로 연구 플랫폼 기업 '모두의 연구소'를 찾아 교육 현장을 보고 경험했다. 모두의 연구소에서는 업무에 AI를 능숙히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었다. 교육받은 대로 생성형 AI를 이용하자 자료가 순식간에 완성됐다. 업무능률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다만 국내 AI 관련 교육은 초기 단계인 실정이다. AI 활용에 대한 관심도 높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0분 만에 완성된 'PPT' 모두의 연구소 강남 캠퍼스를 찾은 때는 지난달 23일이다. AI 기술로 급변 중인 직업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을 하고 기술향상을 돕는 모습을 현장에서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 연구소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업무자동화' '생성형 AI를 활용한 15초 광고 만들기' 등 실제 업무에 AI를 적용하는 교육을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제공하고 있다. 교육을 담당한 박상희 매니저는 '일관성 있는 답변'이 나오도록 명령어를 설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AI의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다. 환각은 AI가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 정보를 내놓거나 완전히 허구의 내용을 만들어내 답하는 현상을 말한다. 박 매니저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통해 무작위 답변이 아니라 일관적인 답변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AI를 이용한 PPT 제작방법은 간단하다. △데이터의 출처까지 알려주는 생성형 AI인 '퍼플렉시티'에 자료 검색 △생성형 AI 'GPT'에 개요와 내용순으로 자료 정리 요청 △발표 또는 글쓰기 GPT에 프롬프트를 활용해 스크립트 형태로 요청 △PPT를 만들어주는 생성형 AI '감마'에 내용 입력순이다. 추가로 디자인 생성형 AI를 이용해 정교한 이미지를 만들어 PPT에 넣을 수 있다. 처음 이용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음에도 이런 과정을 거치자 10여분 만에 발표할 자료와 PPT까지 만들어졌다. 실제 발표하기 위해선 내용 검증, 대본 수정 등 인간이 직접 내용을 보고 정교화하는 작업이 추가로 필요하지만 획기적으로 시간이 줄었다. 이 같은 과정을 '개인 맞춤형 생성형 AI'(GPTs)로 만들어 놓으면 매크로처럼 같은 작업을 더욱 빠르게 할 수 있다고 한다. ■"AI 쓰는 사람이 안 쓰는 사람 대체" 이처럼 AI 활용능력을 키운다면 업무의 능률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AI 관련 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국내에서 생성형 AI 활용 교육이 이제야 첫발을 떼는 단계라는 점이다. 생성형 AI의 대표 격인 챗GPT가 출시된 지 1년이 넘었으나 여전히 국내에선 생성형 AI가 활발히 사용되지 않고 있다. 사단법인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162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생성형 AI'를 쓰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가 과반(57.4%)이었다. 구체적으로 '생성형 AI를 한번도 사용해본 적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43.4%, '과거 몇 차례 사용했으나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가 14.0%를 각각 차지했다. 김승일 모두의 연구소 대표는 "AI 대학원이나 대학교 내 AI 학과가 개설되면서 AI 개발자 양성 교육은 이미 초과 공급되고 있는 반면 AI를 활용하는 교육 쪽은 이제야 시작 단계"라며 "(미래는) AI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AI를 쓰지 못하는 사람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에서 AI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운영하는 서울 AI허브의 박찬진 센터장은 "AI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이 아니면 AI에 대한 정보에 접근성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고 피력했다. ■교육기회 확대 필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발표한 '업무동향지표 2024'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근로자의 75%가 이미 업무에서 AI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일자리에 신규 진입하거나 일자리를 유지하려는 노동자에게 AI 활용능력은 필수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 센터장은 "과거에는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AI가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챗GPT와 같은 대화형 AI를 통해 지식을 이해하고 사람과 소통하는 AI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대기업들이 데이터 사이언스팀을 통해 AI를 활용하던 시대를 넘어 이제는 AI가 일상과 업무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조만간 휴대폰이나 PC에 챗봇 AI가 탑재돼 비서처럼 개개인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관련 교육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 역시 나온다. 특히 △AI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교육 △자동화로 인해 사라지는 직무에 종사하던 노동자가 새로운 직무로 전환할 수 있는 재교육 △빠르게 변하는 직업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AI 관련 기술 향상교육 등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챗GPT는 "AI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은 우려스럽다"며 "AI 리터러시 교육은 단순한 도구 사용을 넘어서 비판적 사고와 윤리적 접근을 함께 배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런 교육이 확산할수록 AI가 가져다주는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답변을 제시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11-05 18:30:50<편집자주>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세계적인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에게 압도적 승리를 거둔 지난 2016년 이후 AI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2022년에는 '챗(Chat)GPT'라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AI 활용은 일상화가 됐다. 올해는 AI가 노벨과학상을 사실상 휩쓸었다. 이처럼 우리는 AI가 불러온 대전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의 기획 취재의 시작점은 여기였다. AI가 인간을 대체하고 있는 시대에 인간이 생각하는 '미래 직업'이 아닌 AI가 스스로가 생각하는 '미래 직업'이 궁금했다. 따라서 기획 기사는 AI에 의뢰해 기획안을 만들었다. AI가 지시한 취재 방식에 따라 추천한 지역을 찾았고 요구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사 작성만 기자가 직접 했다. 이번 5회는 AI가 기획 기사로 제시한 네번째 주제다. AI는 AI 활용 교육이 진행되는 현장을 찾아보고 교육 효과를 확인해 볼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AI 교육의 개선 방향에 대한 취재도 필요하다고 했다. [파이낸셜뉴스] "질문에 대한 답을 알려줘. 그걸로 PPT(프레젠테이션 발표 자료) 만들어줘." 해당 명령어를 넣자 아무것도 없던 컴퓨터 화면이 순식간에 정리된 PPT 자료로 가득 찼다. 다른 생성형 인공지능(AI)에 해당 내용을 입력하고 PPT로 만들라고 하자 10분 만에 8쪽 분량의 발표자료가 완성됐다. 본지는 챗(Chat)GPT의 제안대로 연구 플랫폼 기업 '모두의 연구소'를 찾아 교육 현장을 보고 경험했다. 모두의 연구소에서는 업무에 AI를 능숙히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었다. 교육받은 대로 생성형 AI를 이용하자 자료가 순식간에 완성됐다. 업무 능률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다만 국내 AI 관련 교육은 초기 단계인 실정이다. AI 활용에 대한 관심도 높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0분 만에 완성된 'PPT' 모두의 연구소 강남 캠퍼스를 찾은 것은 지난달 23일이다. AI 기술로 급변 중인 직업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을 하고 기술 향상을 돕는 모습을 현장에서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 연구소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업무자동화', ‘생성형 AI를 활용한 15초 광고 만들기' 등 실제 업무에 AI를 적용하는 교육을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제공하고 있다. 교육을 담당한 박상희 매니저는 '일관성 있는 답변'이 나오도록 명령어를 설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AI의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다. 환각은 AI가 사실관계가 맞지 않는 정보를 내놓거나 완전히 허구의 내용을 만들어내 답하는 현상을 말한다. 박 매니저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통해 무작위 답변이 아니라 일관적인 답변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AI를 이용한 PPT 제작방법은 간단하다. △데이터의 출처까지 알려주는 생성형 AI인 '퍼플렉시티'에 자료 검색 △생성형 AI 'GPT'에 개요와 내용 순으로 자료 정리 요청 △발표 또는 글쓰기 GPT에 프롬프트를 활용해 스크립트 형태로 요청 △PPT를 만들어주는 생성형 AI '감마'에 내용 입력 순이다. 추가로 디자인 생성형 AI를 이용해 정교한 이미지를 만들어 PPT에 넣을 수 있다. 처음 이용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었음에도 이런 과정을 거치자 10여분 만에 발표할 자료와 PPT까지 만들어졌다. 실제 발표하기 위해선 내용 검증, 대본 수정 등 인간이 직접 내용을 보고 정교화하는 작업이 추가로 필요하지만 획기적으로 시간이 줄었다. 이같은 과정을 GPTs(개인 맞춤형 생성형 AI)로 만들어 놓으면 매크로처럼 같은 작업을 더욱 빠르게 할 수 있다고 한다. ■"AI 쓰는 사람이 안 쓰는 사람 대체할 것" 이처럼 AI 활용 능력을 키운다면 업무의 능률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AI 관련 교육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 문제는 국내에서 생성형 AI 활용 교육이 이제야 첫발을 떼는 단계라는 점이다. 생성형 AI의 대표격인 챗GPT가 출시된 지 1년이 넘었으나 여전히 국내에선 생성형 AI가 활발히 사용되지 않고 있다. 사단법인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162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생성형 AI'를 쓰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가 과반(57.4%)을 넘겼다. 구체적으로 '생성형 AI를 한번도 사용해본 적 없다'라고 답한 응답자가 43.4%, '과거 몇차례 사용했으나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가 14.0%를 각각 차지했다. 김승일 모두의 연구소 대표는 "AI 대학원이나 대학교 내 AI 학과가 개설되면서 AI 개발자 양성 교육은 이미 초과 공급되고 있는 반면 AI를 활용하는 교육 쪽은 이제야 시작 단계"라며 "(미래는) AI를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AI를 쓰지 못하는 사람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에서 AI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운영하는 서울 AI허브의 박찬진 센터장은 "AI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이 아니면 AI에 대한 정보에 대해 접근성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고 피력했다. ■교육 기회 확대 필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발표한 '업무동향지표 2024' 보고서를 보면 전 세계 근로자의 75%가 이미 업무에서 AI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일자리에 신규 진입하거나 일자리를 유지하려는 노동자에게 AI 활용 능력은 필수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 센터장은 "과거에는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AI가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챗GPT와 같은 대화형 AI를 통해 지식을 이해하고 사람과 소통하는 AI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대기업들이 데이터 사이언스팀을 통해 AI를 활용하던 시대를 넘어 이제는 AI가 일상과 업무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다. 조만간 핸드폰이나 PC에 챗봇 AI가 탑재돼 비서처럼 개개인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 관련 교육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 역시 나온다. 특히 △AI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교육 △자동화로 인해 사라지는 직무에 종사하던 노동자가 새로운 직무로 전환할 수 있는 재교육 △빠르게 변하는 직업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AI 관련 기술 향상 교육 등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챗GPT는 "AI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은 우려스럽다"며 "AI 리터러시 교육은 단순한 도구 사용을 넘어서, 비판적 사고와 윤리적 접근을 함께 배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런 교육이 확산할수록 AI가 가져다주는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답변을 제시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10-28 22:43:40[파이낸셜뉴스] '공짜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격언이 등장한 시대가 언제인지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보통 19세기 구한 말부터 6·25 전쟁 즈음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다소 범위가 넓지만 예측되는 시기 모두 '어렵고 힘들던' 그 때라는 점은 같습니다. 너도나도 공짜를 찾는 시대라는 것은 바꿔 말하면 우리 모두 힘든 시기라는 말과 일맥상통하기도 합니다. 티몬과 위메프가 대금 정산이 불가능하다는 '티메프' 사태가 공식화되자 거시경제 지표가 움직이지 않겠냐는 수준의 충격이 우리 사회에 퍼져나갔습니다. 당장 밝혀진 금액만 2100억원이고, 아직 정산일이 다가오지 않은 거래건을 포함하면 피해액이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티·메프는 특정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회사가 아닙니다. 수많은 회사의 재화를 '조금 더 싼 값에' 중개하는 플랫폼 사업에 가깝습니다. 이런 플랫폼에 조단위의 돈이 물려 있다는 것은 우리가 이미 양잿물을 마실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바꿔 말하자면 양잿물일 수도 있다는 의심 정도는 우리가 해볼 수 있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싸면 그만?...알쏭달쏭 수익구조현명한 소비자의 덕목은 끝없는 의심입니다. 할인을 제공하면 그 가격이 원래의 합리적인 가격이 아닐지 의심하고, 유독 싼 가격이 있다면 제품이나 서비스에 하자가 있을 것이라는 식으로 균형을 맞추는 식입니다. 도대체 언제 할인을 안 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이벤트'가 많은 시대에, 유독 티몬과 위메프에 소비자들이 몰려간 이유는 무엇일까요. 당연히 기본값이 돼버린 다른 회사들의 이벤트보다 티몬과 위메프가 더 싼 가격을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현명한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왜 티몬과 위메프에서만 더 싸게 팔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기 마련입니다. 다른 곳의 가격이 굉장히 불합리한 수준이 아니라면, 분명히 티몬과 위메프는 팔수록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일 수밖에 없습니다. 답은 사실 이미 나와있습니다. 실제로 손해를 보면서 팔고 있던 것이 맞았습니다. 티몬과 위메프는 2010년 창사 이래로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습니다. 티몬은 2022년 인수 당시에는 '완전자본잠식' 수준까지 재무상태가 나빠진 상태였습니다. 아마존이나 이베이 등 외국의 성공한 오픈마켓 플랫폼들은 자체적인 광고와 마케팅, 입점수수료 등으로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업계 1위 쿠팡은 적자손실을 메워줄 수 있는 투자처를 찾은 곳이고요. 물론 이들 역시 '조금 더 싼 가격'의 출혈 경쟁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기업 규모를 키웠지만 그 다음 단계로 올라서는데 성공한 플랫폼들이죠. 티몬과 위메프는 전 단계에서 출혈만을 계속하고 있던 셈입니다. 할인율이 곧 금리...소비자 모르는 '사채'현명한 소비자의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티몬과 위메프는 왜 그렇게 출혈을 감수해가면서 물건을 팔았던 것일까요. 미정산 사태가 불거지고 환불 절차가 밝혀지며 이 수수께끼 역시 어느 정도 해답을 드러냈습니다. 물건을 산 고객과 판매자 사이에, 생각보다 많은 단계와 시간이 소요되고 있던 것입니다. 판매자가 부랴부랴 물품을 취소하기 전까지 소비자가 미정산 사실을 모를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티·메프가 판매를 마친 이후에도 실제 대금이 정산이 완료되기까지 약 40일 가량이 소요됩니다. 일단 고객이 낸 돈은 티·메프가 쥐고 있는 셈이죠. 티·메프의 월별 거래 총액은 수천억원 수준으로 단순 예금 이자만으로도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목돈'입니다. 오픈마켓의 주력 상품으로 '상품권'이 떠오른 것 역시 같은 이치입니다. 정산 불가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6월에도 'e쿠폰서비스' 부문은 전년에 비해 1269억원(21%) 늘어났습니다. 발행업체가 5%, 판매업체가 3%의 할인을 적용해 마진을 남기는 것이 일반적인데 티·메프는 통상 7~10% 할인율을 적용했거든요. 고객 입장에서는 현금을 10% 싸게 사는 횡재같은 상품이었지만, 실상을 알고보면 티·메프 입장에서 2~5% 금리로 어음을 발행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티·메프는 '할인 중개 플랫폼'이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를 담보로 돈을 빌려쓰는 사채업의 형태에 더 가까웠던 것입니다. 당장 물건을 받아볼 수 있었던 소비자나, 우선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판매자 모두 모르는 새 티·메프에 돈을 빌려준 셈입니다. 결국 티·메프의 어음이 부도가 나자 피해는 고스란히 채권자의 몫이 됐습니다. 정부는 유동성 5600억원을 공급해 급한 불을 끄고 온라인 플랫폼의 불합리한 정산 구조에 법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정작 어음을 돌린 티·메프만 '공짜돈'을 쓴 모양새입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08-01 10:26:13"방송 업계가 많이 어려운 만큼 위기 대응 전략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인공지능(AI) 미디어 전략으로 제3의 관문을 열겠다." 김혁 SKT 미디어제휴담당(CMBO)은 지난 15일 SKT 본사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AI라는 세 번째 길을 열어 의미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콘텐츠 다양성에 좀 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SKB는 지난해 말 AI를 활용해 이용자별로 좋아할 콘텐츠를 보여주고 콘텐츠 속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바로 살 수 있는 'AI B tv'를 공개했다. 또 SKT와 SKB는 올해부터 생성형 AI 기반의 골프 중계 해설과 영상을 본격 도입하면서 미디어 분야에서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김 CMBO가 있다. KBS, SBS를 거쳐 어느덧 SK텔레콤에 합류한 지 6년이 된 그는 SKB 미디어CO장, SKB 케이블방송사업단장도 겸하면서 SKT, SKB의 미디어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다음은 SKT, SKB의 AI 미디어 전략과 방송 업계에 대한 김 CMBO와의 일문일답이다. ―지난해 말 AI B tv를 출시한 뒤 진행 상황이나 성과는. ▲내부 지표를 살펴보면 AI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숫자가 2배 이상 뛰었다. 고객들이 AI 서비스에 만족하니까 재방문도 많아지면서 이용 숫자가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유료방송 가입자수가 감소한 와중에도 SKB는 22만4000명 정도의 순증이 있었고, 순증 점유율에서도 1위인 44% 가량을 차지했다. 56% 이상의 고객이 실시간만 보지 않고 B tv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차후 타사 고객 유입, 기존 고객 재약정의 힘이 될 거라 본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 과학 교육에서도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AI B tv에서 콘텐츠와 커머스 결합으로 수입이 늘었나. ▲한계도 느꼈고 의미도 발견했다. AI 쇼핑의 경우 주문형비디오(VOD)를 보다가 멈추면 해당 장면 속 상품들에 대한 정보가 나온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를 허락해주는 VOD 공급 업체들이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고객들이 정작 상품에 대한 정보만 얻고 구매는 다른 데서 하는 흐름이 있었다. 다음 업데이트는 B2B2C(다른 기업의 서비스를 소비자에 제공하는 전자상거래) 모델이 적합한 것 같다. 외부 업체와 제휴를 해서 고객이 가격 비교도 하고 구매 결정까지 할 수 있도록 해야 우리도 일정 정도 판매 수수료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9월 정도에는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TV 화면에 표시하지 않고도 해당 정보를 연동된 휴대폰에 링크나 검색 결과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때부터는 TV를 보면서 동시에 커머스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영상에 담긴 기존 음원, 자막을 지울 때 AI 기술을 도입한다고 했는데. ▲지상파나 애니메이션 예전 작품을 SD급에서 HD로 만드는 데 AI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또 영화 '파묘'도 UHD급으로 개선해 판매에 보탬이 됐다. 해외에 콘텐츠를 수출할 때 생길 수 있는 음원, 자막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포스트 프로덕션 플랫폼을 만들어놨다. 이제 누구나 와서 테스트하고 마음에 들면 유료로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많은 회사들이 시험 중이다. ―최근 시작한 AI 골프 반응은. ▲지금 한 달 이용자가 17만6000명 가량 되는데, 스포츠와 정보가 연계된 게 좋은 것 같다. 다만 좀 더 정교해야 되는 부분이 있어 11월까지 고도화할 거다. 중계권료 부담만 없으면 골프뿐만 아니라 야구, 축구로도 확장하고 싶다. 중계권을 갖고 채널을 운영하는 곳과 논의해서 이런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길 기대하고 있다. ―SKT와 SKB의 위기 대응 전략은. ▲한국 문화 산업이 200조 정도 규모로 얘기되는데, 정작 국내 산업은 구조적인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의 핵심은 규제에 있다고 본다. 규제 바깥에 있는 유튜브나 많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이 자유롭게 활개를 치면서 기존 미디어 시장이 어려운 거다. 이런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소할 수 있도록 내용, 광고, 상품 자유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정부의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 당장 내부적으로는 AI를 통해 우리의 서비스 경쟁력 자체를 높이고 비즈니스 활로를 찾는 공성 전략, 고객들이 이미 사용하는 OTT를 번들로 묶어 스마트TV로 빠져나가는 트래픽을 붙잡아두는 수성 전략도 하나의 방향이다. ―가장 먼저 없애야 하는 규제는.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 획정이다. 어디까지를 미디어 시장으로 보고 그 시장에서 누가 누구랑 경쟁하는가, 예를 들면 유튜브와 지상파가 같은 광고 시장에 있을 수도 있는 것이기에 이런 걸 정한 뒤 동일 규제를 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다만 이런 건 법 개정이 필요하기에 먼저 재원을 마련해줘서 숨통을 터줬으면 좋겠다. 광고 규제 같은 경우 학교 다녀온 아이들이 패스트푸드 광고를 보면 햄버거나 피자를 사먹어 뚱뚱해진다는 이유로 오후 4시부터 패스트푸드 광고를 하지 말라는 규제가 수십년째 있다. 요즘 아이들이 그런 방송을 보고 햄버거를 사먹지도 않는 데다 같은 시간대에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는 그런 광고가 버젓이 있다. 또 지역 안에서 의료 광고는 불허하고 있다. 심의 문제도 있다. '왕좌의 게임'에서 칼에 목이 베여 날아가는 경우 OTT에서는 다 나오는데 IPTV VOD에서는 블러(흐림) 처리가 돼 있다. 같은 콘텐츠면 심의 규정도 같아야 하는데 매체에 따라 이걸 구분하는 게 낡은 규제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미디어는 중요한 국가 전략 사업인데 OTT, 콘텐츠, 유료방송 문제를 자꾸 나눠서 본다. 시대에 따라 계속 변하는 요소이고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국내 미디어 산업이 자생력을 갖추려면 OTT를 통한 이득이 플러스 알파로 늘어야지, 다른 걸 대체하는 게 아니다. 정책을 다루는 분들이 국내 미디어 시장의 규모, 다양성, 재원을 키우는 데 집중해주면 좋을 것 같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07-16 18:09:16"방송 업계가 많이 어려운 만큼 위기 대응 전략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인공지능(AI) 미디어 전략으로 제3의 관문을 열겠다." 김혁 SKT 미디어제휴담당(CMBO· 사진)은 지난 15일 SKT 본사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AI라는 세 번째 길을 열어 의미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콘텐츠 다양성에 좀 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며 이 같이 말했다. SKB는 지난해 말 AI를 활용해 이용자별로 좋아할 콘텐츠를 보여주고 콘텐츠 속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바로 살 수 있는 ‘AI B tv’를 공개했다. 또 SKT와 SKB는 올해부터 생성형 AI 기반의 골프 중계 해설과 영상을 본격 도입하면서 미디어 분야에서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김 CMBO가 있다. KBS, SBS를 거쳐 어느덧 SK텔레콤에 합류한 지 6년이 된 그는 SKB 미디어CO장, SKB 케이블방송사업단장도 겸하면서 SKT, SKB의 미디어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다음은 SKT, SKB의 AI 미디어 전략과 방송 업계에 대한 김 CMBO와의 일문일답이다. ―지난해 말 AI B tv를 출시한 뒤 진행 상황이나 성과는. ▲내부 지표를 살펴보면 AI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숫자가 2배 이상 뛰었다. 고객들이 AI 서비스에 만족하니까 재방문도 많아지면서 이용 숫자가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유료방송 가입자수가 감소한 와중에도 SKB는 22만4000명 정도의 순증이 있었고, 순증 점유율에서도 1위인 44% 가량을 차지했다. 56% 이상의 고객이 실시간만 보지 않고 B tv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차후 타사 고객 유입, 기존 고객 재약정의 힘이 될 거라 본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 과학 교육에서도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AI B tv에서 콘텐츠와 커머스 결합으로 수입이 늘었나. ▲한계도 느꼈고 의미도 발견했다. AI 쇼핑의 경우 주문형비디오(VOD)를 보다가 멈추면 해당 장면 속 상품들에 대한 정보가 나온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를 허락해주는 VOD 공급 업체들이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고객들이 정작 상품에 대한 정보만 얻고 구매는 다른 데서 하는 흐름이 있었다. 다음 업데이트는 B2B2C(다른 기업의 서비스를 소비자에 제공하는 전자상거래) 모델이 적합한 것 같다. 외부 업체와 제휴를 해서 고객이 가격 비교도 하고 구매 결정까지 할 수 있도록 해야 우리도 일정 정도 판매 수수료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9월 정도에는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TV 화면에 표시하지 않고도 해당 정보를 연동된 휴대전화에 링크나 검색 결과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 때부터는 TV를 보면서 동시에 커머스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영상에 담긴 기존 음원, 자막 지울 때 AI 기술 도입한다고 했는데. ▲지상파나 애니메이션 예전 작품을 SD급에서 HD로 만드는 데 AI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또 영화 ‘파묘’도 UHD급으로 개선해 판매에 보탬이 됐다. 해외에 콘텐츠를 수출할 때 생길 수 있는 음원, 자막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포스트 프로덕션 플랫폼을 만들어놨다. 이제 누구나 와서 테스트하고 마음에 들면 유료로 서비스를 쓸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많은 회사들이 시험 중이다. ―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AI 골프 반응은 어떤지. ▲지금 한 달 이용자가 17만6000명 가량 되는데, 스포츠와 정보가 연계된 게 좋은 것 같다. 다만 좀 더 정교해야 되는 부분이 있어 11월까지 고도화할 거다. 중계권료 부담만 없으면 골프 뿐만 아니라 야구, 축구로도 확장하고 싶다. 중계권을 갖고 채널을 운영하는 곳과 논의해서 이런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길 기대하고 있다. ― 방송업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인데, SKT와 SKB의 위기 대응 전략은. ▲한국 문화 산업이 200조 정도 규모로 얘기되는데, 정작 국내 산업은 구조적인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의 핵심은 규제에 있다고 본다. 규제 바깥에 있는 유튜브나 많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이 자유롭게 활개를 치면서 기존 미디어 시장이 어려운 거다. 이런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소할 수 있도록 내용, 광고, 상품 자유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정부의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 당장 내부적으로는 AI를 통해 우리의 서비스 경쟁력 자체를 높이고 비즈니스 활로를 찾는 공성 전략, 고객들이 이미 사용하는 OTT를 다양한 번들로 묶어 스마트TV로 빠져나가는 트래픽을 붙잡아두는 수성 전략도 하나의 방향이다. ―가장 먼저 없애야 하는 규제로 생각하는 게 있는지.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 획정이다. 어디까지를 미디어 시장으로 보고 그 시장에서 누가 누구랑 경쟁하는가, 예를 들면 유튜브와 지상파가 같은 광고 시장에 있을 수도 있는 것이기에 이런걸 정한 뒤 동일 규제를 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다만 이런 건 법 개정이 필요하기에 먼저 재원을 마련해줘서 숨통을 터줬으면 좋겠다. 광고 규제 같은 경우 학교 다녀온 아이들이 패스트푸드 광고를 보면 햄버거나 피자를 사먹어 뚱뚱해진다는 이유로 오후 4시부터 패스트푸드 광고를 하지 말라는 규제가 수십년째 있다. 요즘 아이들이 그런 방송을 보고 햄버거를 사먹지도 않는 데다 같은 시간대에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는 그런 광고가 버젓이 있다. 또 지역 안에서 의료 광고는 불허하고 있다. 심의 문제도 있다. ‘왕좌의 게임’에서 칼에 목이 베여 날아가는 경우 OTT에서는 다 나오는데 IPTV VOD에서는 블러(흐림) 처리가 돼 있다. 같은 콘텐츠면 심의 규정도 같아야 하는데 매체에 따라 이걸 구분하는게 낡은 규제다. ―방송·콘텐츠 업체들이 제작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전 세계 가입자 2억5000명이 넘는 넷플릭스는 250억짜리 작품을 만들 때 구독료에서 100원짜리 투자를 하는 셈이다. 넷플릭스는 혁신을 통해 개척한 사업자로, 이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많이 미쳤다. 다만 같은 돈을 투자할 경우 한국에서는 한 달 안에 회수하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가 사주지 않으면 소화가 안 되고 방송사들은 방영권만 구입하면서 일부 대작 중심으로만 쏠린 게 문제다. 콘텐츠제공자(CP)들도 단기간 이익을 위해 그렇게 움직인 거기에 모두의 책임이지, 넷플릭스를 비난할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미디어는 중요한 국가 전략 사업인데 OTT, 콘텐츠, 유료방송 문제를 자꾸 나눠서 본다. 시대에 따라 계속 변하는 요소이고 긍정적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국내 미디어 산업이 자생력을 갖추려면 OTT를 통한 이득이 플러스 알파로 늘어야지, 다른 걸 대체하는 게 아니다. 정책을 다루는 분들이 국내 미디어 시장의 규모, 다양성, 재원을 키우는 데 집중해주면 좋을 것 같다. 부처가 나눠져 있어 단편적인 것만 건드리다 보면 이 좋은 시기가 또 사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07-16 14:46:42[파이낸셜뉴스] 네이버페이는 사업자들이 스마트스토어와 스마트플레이스 등 현재 네이버에 가입되어 있는 모든 사업을 한눈에 통합 관리하고, 사업에 필요한 정책지원금 등의 금융서비스를 맞춤식으로 추천받을 수 있는 ‘네이버페이 마이비즈’ 서비스를 오픈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사업자의 네이버 ID를 기준으로 네이버에 연결되어 있는 복수의 비즈니스의 운영 현황을 별도 비용 없이 무료로 한눈에 파악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이 특장점이다. 사업자를 위한 금융정보 플랫폼인 기존 ‘네이버 비즈니스 금융센터’가 네이버의 비즈니스 생태계에 있는 모든 사업자에게 보다 개인화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전면 개편됐다. 기존에는 스마트스토어·스마트플레이스·네이버페이·키워드광고를 복수로 운영하거나 두개 이상의 사업자번호를 가지고 있는 경우, 가입된 비즈니스의 센터별로 로그인해 관리해야 했다. 그러나 ‘네이버페이 마이비즈’를 통해서는 한번의 네이버 ID로그인 만으로 사업자번호별로 간편하게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강화했다. ‘네이버페이 마이비즈’는 ‘내 사업 현황’과 ‘내 사업 지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 사업 현황’에서는 현재 운영하고 있는 사업의 전체적인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대시보드를 제공한다. 사업자번호 단위로 가입되어 있는 전체 가맹점 현황과 함께 결제·정산금액, 광고비지출 항목별로 최근 30일간의 흐름을 그래프로 보여주며, 가입된 비즈니스 센터 및 개별 가맹점 단위의 지표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내 사업 지원’에서는 사업자가 활용할 수 있는 정부지원 프로그램과 네이버페이의 다양한 사업자 전용 금융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네이버페이가 구축한 200여개 공공기관 및 250개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3만여개의 정책지원금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사업자가 운영중인 사업의 규모, 업종, 연령, 지역 등에 맞춰 현재 지원할 수 있는 정책지원금 공고를 추천해준다. 스마트스토어에서 무료반품·교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반품안심케어’와, 배송시작 다음날 정산금액의 100%를 무료로 지급하는 ‘빠른정산’ 서비스도 바로 신청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 사업자 대출 비교 서비스와 스마트스토어·스마트플레이스 전용 대출 상품도 별도 화면 이동 없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노무·세무 관련해 사업에 꼭 필요한 정보들도 ‘사업 백과사전’ 탭에서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페이 마이비즈’ 서비스는 네이버 검색광고 플랫폼, 스마트스토어·스마트플레이스센터, 네이버페이센터 상단의 ‘마이비즈’ 메뉴를 클릭해 이용할 수 있으며, 서비스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 검색창에 ‘네이버페이 마이비즈’를 검색한 후 확인할 수 있다. 강윤실 네이버페이 사업자금융서비스 리더는 “사업자분들에게 보다 체계적이고 개인화된 사업관리·성장을 지원하고자 ‘네이버페이 마이비즈’를 출시했다”며, “앞으로 ‘네이버페이 마이비즈’를 통해 사업자분들의 비즈니스 성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페이 #마이비즈 #서비스오픈 #사업자 #스마트스토어 #스마트플레이스 #정책지원금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4-07-12 09: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