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광주광역시는 오는 19일 오후 1시 30분부터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평화, 가야 할 그날'을 주제로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 광주평화회의와 기념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광주시에 따르면 '9·19평양공동선언'은 지난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선언으로,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 철도·도로 구축 등 남북경제협력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이번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행사는 광주시, 전남도, 경기도, 노무현재단, 포럼 사의재, 한반도평화포럼이 주최하고 한반도평화공동사업위원회가 주관한다. 행사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김동연 경기지사, 이종석·김연철·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박능후 전 복지부 장관, 임동훈·서훈 전 국정원장 등 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먼저,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열리는 광주평화회의는 이상갑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과 김연철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전 통일부장관)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2개 세션의 토론회가 진행된다. 첫번째 토론회는 '한반도 전쟁 위기와 새로운 평화 구상'을 주제로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주재로 최종건 전 외교부 차관, 이태호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소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미야모토 사토루 일본 세이가쿠인대 교수, 서주석 전 국방부 차관, 송갑석 광주학교 교장, 최광철 미주민주참여포럼 상임대표가 토론자로 참여한다. 두 번째 토론회는 '두 개 국가론과 새로운 통일 구상'을 주제로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주재로 고유환 전 통일연구원장, 이동기 강원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기광서 조선대 교수, 김성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이승환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 조성렬 전 오사카 총영사가 패널로 참여해 토론한다. 오후 6시에는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이 열린다. 박능후 포럼 사의재 상임대표(전 보건복지부장관)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김희중 전 대주교의 환영사,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김동연 경기지사의 평화메시지 발표가 이어지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영상 메시지로 참석할 예정이다. 또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가 현장에서 평화메시지를 발표하고,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명예교수 등 한반도 평화를 지지하는 세계 각국의 시민들이 영상으로 평화메시지를 전한다. 이어 임종석 2018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의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사, 강기정 광주시장의 광주평화선언 발표, 문재인 전 대통령의 '평화의 인사'로 기념식을 마칠 예정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광주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전환점 마련을 위해 9·19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게 됐다"면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평화를 위한 지혜와 협력을 모으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소망한다"라고 말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9-18 09:22:55제79주년 8·15 광복절 행사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논란이 심화하면서 정부 주최 경축식과 독립운동단체 개최 기념식으로 쪼개서 치러진다. 대통령실의 건국절 추진설 일축에도, '뉴라이트 논란'의 김 관장에 대한 인사 철회를 촉구하는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들은 정부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고 별도의 기념식을 개최하기로 했다. 광복절이 이념과 노선의 정치적 입장 차이로 둘로 쪼개져 치러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인사들은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주최 광복절 기념식 참석으로 정부 여당에 대한 압박에 나서는 등 갈수록 정쟁 양상으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은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독립유공자 후손 100여명을 초청해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건국절 관련 언급은 피한 채, "저와 정부는 자유의 가치를 지키며 발전시켜온 선조들의 뜻을 결코 잊지 않겠다"면서 "자유, 평화, 번영의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데 모든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선조들로부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유산을 물려받았다"면서 "'국민이 주인인 자유로운 나라'를 꿈꿔 왔던 독립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빼앗긴 나라를 되찾을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고, 또 북한의 침략에 맞서 자유를 지켰던 영웅들이 있었다"면서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고 조국의 번영을 이끌었던 위대한 지도자와 국민들이 있었다"고 강조, '자유'를 거듭 부각시켰다. 윤 대통령의 8.15 광복절 경축사의 핵심 키워드도 '자유'와 '통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윤 대통령은 자유 민주주의와 북한 비핵화, 북한 주민 인권을 존중하는 통일 방향성을 담은 새로운 통일 담론 제시로 이번에 쪼개진 광복절 경축식을 정면돌파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은 인사권자인 윤 대통령의 김 관장 임명 철회를 거듭 주장하며 정부 주최 경축식 불참을 고리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광복의 의미를 되새겨 밝은 미래를 설계하자는 당초 취지가 거대 야권의 정치적 몽니로 심하게 퇴색되고 있는 것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효창공원 내에 독립운동가의 묘역이 있다.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현역 의원들이 참석해 참배할 예정"이라며 "백범기념관 앞에서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며, 광복회의 입장이 있기에 당 차원이 아닌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참여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야권은 장내외 반발 투쟁에 돌입하며 대(對)정부 압박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등 야권과 시민단체는 국회 계단에서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 규탄대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각 당 의원 전원과 소속 보좌진, 시민단체 등이 참석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해 3·1절 망언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윤석열 정권은 임기 내내 집요하게 친일 행적으로 일관했다"며 "헌법을 부정하고 독립운동가는 모욕하고 매국과 독재의 길로 향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향후 결의안 통과 등의 입법과 소관 상임위원회 현안 질의, 국정감사 등을 통해 대여 공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최아영 기자
2024-08-14 18:21:50[파이낸셜뉴스] 제79주년 8·15 광복절 행사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논란이 심화하면서 정부 주최 경축식과 독립운동단체 개최 기념식으로 쪼개서 치러진다. 대통령실의 건국절 추진설 일축에도, '뉴라이트 논란'의 김 관장에 대한 인사 철회를 촉구하는 광복회 등 독립운동단체들은 정부 경축식에 참석하지 않고 별도의 기념식을 개최하기로 했다. 광복절이 이념과 노선의 정치적 입장 차이로 둘로 쪼개져 치러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인사들은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주최 광복절 기념식 참석으로 정부 여당에 대한 압박에 나서는 등 갈수록 정쟁 양상으로 비화되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은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독립유공자 후손 100여명을 초청해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건국절 관련 언급은 피한 채, "저와 정부는 자유의 가치를 지키며 발전시켜온 선조들의 뜻을 결코 잊지 않겠다"면서 "자유, 평화, 번영의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데 모든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선조들로부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유산을 물려받았다"면서 "'국민이 주인인 자유로운 나라'를 꿈꿔 왔던 독립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빼앗긴 나라를 되찾을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고, 또 북한의 침략에 맞서 자유를 지켰던 영웅들이 있었다"면서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고 조국의 번영을 이끌었던 위대한 지도자와 국민들이 있었다"고 강조, '자유'를 거듭 부각시켰다. 윤 대통령의 8.15 광복절 경축사의 핵심 키워드도 '자유'와 '통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윤 대통령은 자유 민주주의와 북한 비핵화, 북한 주민 인권을 존중하는 통일 방향성을 담은 새로운 통일 담론 제시로 이번에 쪼개진 광복절 경축식을 정면돌파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은 인사권자인 윤 대통령의 김 관장 임명 철회를 거듭 주장하며 정부 주최 경축식 불참을 고리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광복의 의미를 되새겨 밝은 미래를 설계하자는 당초 취지가 거대 야권의 정치적 몽니로 심하게 퇴색되고 있는 것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효창공원 내에 독립운동가의 묘역이 있다.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현역 의원들이 참석해 참배할 예정"이라며 "백범기념관 앞에서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며, 광복회의 입장이 있기에 당 차원이 아닌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참여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야권은 장내외 반발 투쟁에 돌입하며 대(對)정부 압박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등 야권과 시민단체는 국회 계단에서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 규탄대회를 열었다. 행사에는 각 당 의원 전원과 소속 보좌진, 시민단체 등이 참석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해 3·1절 망언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윤석열 정권은 임기 내내 집요하게 친일 행적으로 일관했다"며 "헌법을 부정하고 독립운동가는 모욕하고 매국과 독재의 길로 향하지 마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향후 결의안 통과 등의 입법과 소관 상임위원회 현안 질의, 국정감사 등을 통해 대여 공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최아영 기자
2024-08-14 16:10:08[파이낸셜뉴스] 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여야 의원들간 '1호 법안' 타이틀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 의안번호 기준 '1호 법안'은 가장 처음 국회에 제출됐다는 상징성과 함께 해당 의원의 향후 의정활동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번 개원때마다 밤샘 대기하는 모습이 연출되곤 했다. 이에 법안 발의는 역대 최대치였으나 통과율은 역대 최저 수준을 경신한 21대 국회의 오명을 씻고 '일하는 국회'가 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30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16시 현재 발의 법안 수는 총 34건이다. 다만 의안과에 제출된 법안은 이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돼 발의 법안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의안번호 1번'은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비례)이 대표 발의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다. 법안은 △비장애인이 이용하는 모든 교통수단과 여객시설 및 도로 등에 대한 이용·접근 보장 △광역이동 교통수단의 이용·접근 보장 및 장애인 콜택시의 국가 책임 강화 △장애유형을 포괄한 이동편의시설 및 서비스의 기준 확립과 전달 체계 마련 등이 골자다. 시각장애인인 서 의원은 '1호 법안'이 상징하는 입법적 시급성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22대 국회 개원 전인 지난 27일부터 3박 4일간 밤샘 대기를 했다. 서 의원은 이날 법안 발의 후 기자들에게 "장애계의 간절한 요구와 정치적 과제를 하루속히 해결해야 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지난 며칠 동안 의안과 앞에서 대기하며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호 법안' 타이틀은 탈북 공학도인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비례)의 '이공계지원 특별법 개정안', '기업부설 연구소법 제정안' 등 3개 법안이 차지했다. 서·박 의원 외에도 상당수 초선 의원들이 자신의 의욕적인 의정활동의 방향성에 주안점을 둔 법안들을 잇따라 발의했다. 과학기술계 영입 인재인 황정아 의원(민주·대전유성을)은 연구·개발(R&D) 예산 등과 관련된 '국가 R&D 시스템 재구축 3법'을 제출했다. 영화평론가인 강유정 의원(민주·비례)은 '콘텐츠산업진흥법' 등 3개법을 제안했다. 재선 이상 의원들은 21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해 자동폐기된 법안들을 추가 보완해 다시 살렸다. 대표적으로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및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이다. 이들 법안은 직전 국회에서 여야간 이견이 첨예하게 갈렸던 쟁점법안들로 22대 국회에서도 치열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당론으로 발의된 법안들도 있다. '3호 법안'은 조국혁신당의 당론 1호 법안인 '한동훈 특검법'이다. 민주당도 당론 1호 법안인 '채상병 특검법'과 민생지원금 지급을 골자로 한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발의했다. 다만 개원 첫날 발의 법안들의 역대 성적은 좋지 않다. 21대 개원일인 2020년 6월 1일 하루 동안 발의된 법안 수는 총 56건이다. 이중 30건의 법안이 자동폐기됐다. 1호 법안의 경우, 20대 국회의 '통일경제파주 특별자치시의 설치 및 파주평화경제특별구역의 조성·운영과 지원에 관한 특별법, 21대 국회의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은 상임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2024-05-30 16:30:38[파이낸셜뉴스] 실제는 존재하지 않지만 마치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신기루(蜃氣樓)라고 말한다. 바다로 들어가면 대합조개로도 변하는 노란새가 도술을 부리는 모습을 떠올리며 고대 중국에서 표현한 것이 어원이다. ‘가짜’가 ‘진짜’처럼 보이게 되는 헛된 꿈을 일컫는 것으로 사막에서 마치 물을 본 것처럼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을 흔히 신기루라 표현한다. 그런데 한반도에서는 적당히 타협하면 평화가 가능한 것이라는 헛된 기대도 신기루였음이 확인되고 있다. 최근 북한은 한국을 ‘적대국’이라 규정한 후 이를 행동화하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해 12월 30일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남북관계를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로 규정하고 “통일” 원칙 폐기를 선언했다. 나아가 올 1월 15일 “통일”과 “민족대단결” 등의 용어 삭제 필요성을 언급했고 그 이후 고강도 적대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지난 1월 12일에는 통일 관련 단체인 6·15공동선언실천북측위원회, 단군민족통일협의회 등을 정리했고, 1월 15일에는 남북회담 및 교류를 담당하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민족경제협력국 등을 해체했다. 나아가 지난 3월 23일 북한은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국전선) 중앙위원회 회의를 열면서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규정하면서 이 조직을 해체했다. 1949년 출범한 조국전선은 남북문제와 대남성명을 주도했던 기구였다는 점에서 이 조직의 해체는 북한이 기존 남북관계를 폐기했음을 강하게 현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북한의 이러한 행보는 곱씹을 대목이 있다. 첫째, 한국에 대한 북한의 적대국 규정의 신기루다. 주지하다시피 북한은 1950년 침략전쟁인 6·25전쟁을 일으켰다. 북한은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규정했기에 침략에 나선 것이고 그런 침략전쟁에 기반을 둔 북한의 군사전략은 70년 이상 변화 없이 유지되어 왔다. 최근 북한이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했다는 주장이 마치 과거에는 우방국으로 규정한 것처럼 신기루는 불러일으키면 안 된다는 의미다. 둘째, 북한의 통일 폐기론의 신기루다. 김정은이 통일 정책을 폐기했다는 의미는 한반도에서 두 국가로 영구 분단된 채로 지내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실 ‘대화’를 통한 통일이 아닌 ‘무력’을 통한 통일을 하겠다는 호전적 메시지를 노골적으로 보낸 것이다. 이런 점에서 북한의 적대국 규정, 통일 폐기론은 한국의 합리적 판단을 흐리게 하고 실제가 아닌 거짓을 보도록 호도한다는 측면에서 신기루 성격이 짙은 발언이다. 그런데 이처럼 한국이 북한 발언의 진의를 제대로 간파하는데 장애를 제공한 것 중에 ‘평화 신기루’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한국을 적대국으로 규정한 후 70년 이상 적화통일의 표적으로 삼아왔지만 한국은 스스로가 일시적인 한반도 데탕트에 취해 북한의 주적으로 규정하는 것을 꺼려하는 행태가 이따금씩 반복되었다. 대표적으로 2004년 국방백서는 북한군을 “주적”이 아닌 “직접적인 군사위협”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2010년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으로 규정 정상화가 이루어졌지만 2018년 이 표현이 삭제되고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이라는 모호한 표현이 등장했다. 2022년 국방백서에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의 우리의 적”이라는 규정이 재등장했지만 일관성이 결여된 채 자주 바뀌는 적성 규정으로 북한에게 레버리지만 높여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북한에 대한 “주적” 개념을 삭제하고 한미연합훈련을 일시 중단하거라 축소하면 “평화”가 조성된 것이란 기대는 헛된 꿈이자 신기루라는 사실이 최근 북한의 한국에 대한 무력전쟁 준비 모습을 통해서 확인되고 있다. 즉 북한의 적대국 담론은 평화 담론의 후폭풍이자 신기루라 볼 수 있다. 평화 담론은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간에 ‘북한을 강자로 한국은 약자’로 설정시키는 폐해를 낳았다. 이로 인해 한국은 대북 협상력이 저하되고, 군사대비태세도 약화되는 악순환에 직면하면서 평화 달성이 되레 더 어려워지는 현실을 목도해야 했다. 이것이 바로 존재하지 않는 평화를 진짜평화처럼 바라본 신기루에서 벗어나야 할 이유다. 평화는 안보를 통해서 달성할 수 있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3-25 15:49:14[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대만 당국이 중국 총리의 '조국 통일 대업' 언급 등과 관련, 대만은 중국과는 서로 예속되지 않는 관계라고 반박했다. 6일 중앙통신사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류융젠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기자설명회에서 리창 중국 총리의 발언에 대해 "예전의 케케묵은 논조의 재탕"이라고 폄하했다. 류 대변인은 "중화민국(대만)은 독립 국가로 중국과는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면서 중국은 단 하루도 대만을 통치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만 주권의 지위를 왜곡하는 어떠한 주장도 대만 해협의 현상과 국제적으로 공인된 객관적 사실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 대변인은 "대만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민주주의와 자유 가치를 굳건히 수호하며 이념이 유사한 국가와 공동으로 민주주의, 평화, 안정 유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리창 총리는 5일 전인대 개회식에서 정부 업무 보고를 통해 "'대만 독립' 분열 세력과 외래 간섭에 반대한다"라며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의 평화 발전을 추진하고, 조국 통일 대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중화민족의 근본 이익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업무 보고에 나왔던 평화 통일 프로세스 추진, '양안이 피로 연결됐다'는 등의 우호적인 표현은 삭제되는 등 대만에 대한 중국의 메시지가 강경해 졌다.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도 전날 '양안은 서로 예속하지 않는다'는 객관적 사실을 직시하고 전제조건 없는 소통과 대화를 통해 양안 간 건강하고 질서 있는 교류를 위한 유리한 조건을 창출하자고 중국 당국에 촉구했다. 또, "대만 정부는 양안의 평화와 안정 및 현상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5일 업무보고를 통해 처음으로 예비군의 군사대비태세 강화를 언급했다. 리창 총리의 연례 정부 업무보고에는 전투준비태세 지원과 방어 작전을 담당하는 예비군을 개선함으로써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할 계획임을 밝혔다. 업무보고에 예비군 개선을 통한 군사대비태세 강화 관련 내용이 들어간 것은 처음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계획 보고에도 군 동원 능력 향상과 방위산업 규모 확대, 군사 관련 인프라에 대한 조정 등 계획도 담겼다. 한편 미 국무부는 중국이 대만과의 군사분계선 역할을 하던 대만해협 중간선을 무력화시키는 시도를 되풀이 하고 있다면서 중국에 현상 변경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대만 중앙통신에 서면으로 “중국 정부는 대만해에서 지속적인 도발을 감행하고 일방적인 현상변경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중국이 대만을 겨냥해 군사적, 외교적, 군사적 압력 행사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이는 우리가 오랜 기간 유지해 온 '하나의 중국 원칙'과 일치한다”면서 “양안 간 갈등은 반드시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돼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자제와 현상을 변경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면서 “이(현상 유지)는 대만해와 전체 아·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주 중국 국방부 장샤오강 대변인은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양안 사이에는 소위 말하는 해협 중간선이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중간선 무력화 시도를 숨기지 않았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3-06 16:24:33[파이낸셜뉴스] 지난해부터 경기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 성장 목표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설정하고 경제 개혁을 약속했다. 동시에 대만 독립을 부정하면서 지난해와 같은 규모로 국방비를 올리겠다고 밝혔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2024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회식을 열었다. 오는 11일 폐막하는 전인대는 중국 헌법상 최고 권력기관으로 예산 심의 및 국가 지도부 파면, 헌법 개정 등의 권한을 행사하며 한국의 국회와 비슷한 기능을 한다. 전날인 4일에는 중국 정부의 최고 정책자문회의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이 개막했으며 이달 10일 폐막할 예정이다. '양회'라고 불리는 정협과 전인대는 중국 연중 최대 정치행사다. GDP '5% 안팎' 성장, 지난해와 같아 지난해 전인대에서 국가 서열 2위인 국무원 총리로 임명된 리창 총리는 5일 전인대 개회식에서 처음으로 정부 공작보고(업무보고)에 나섰다. 그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제시한 목표와 같다. 중국의 GDP는 지난해 코로나19 방역 조치 해제 이후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5.2% 성장했다. 미국 투자은행 나타시스의 게리 응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목표는 중국 정부가 경제적인 역풍을 인지하고 있지만 정책 결정에서 여지를 남겨 두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창은 연설에서 "지난해 여러 도전을 겪으며 어렵게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부정적인 해외 요소들이 중국의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고 중국 내부에서는 3년에 걸친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리창은 올해 성장률 목표에 대해 "국내외 형세와 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했고 필요와 가능성을 함께 따졌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률 목표는 취업 증가와 위험 예방·해소, 경제 성장 잠재력과 이를 지지하는 조건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리창은 중국의 경제 환경에 대해 유리한 조건이 더 많다며 "경제 회복·호전과 장기적인 호전의 기본적 추세에는 변화가 없고, 변하지도 않을 것이므로 자신감과 저력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 GDP가 4.6% 성장한다고 내다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세계은행(WB)은 각각 4.7%, 4.4% 성장을 예상했다. 재정 지출 유지, 목표 달성은 미지수 이날 리창은 올해 중국 정부의 재정적자 목표를 GDP 대비 3%로 설정하여 4조600억위안(약 750조원)의 적자예산을 편성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약 1조위안(약 184조원)의 초장기 특별 국채를 발행한다고 알렸다. 리창은 이외에도 올해 신규 일자리를 1200만개 이상 창출하고 도시 실업률 5.5% 안팎으로 유지한다고 예고했다. 신규 일자리 목표는 지난해와 같고 도시 실업률 목표 역시 5년째 같은 수치다. 아울러 리창은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목표를 3% 안팎으로 제시했다. 이 또한 4년째 같은 목표다. 중국의 CPI는 지난해 1월 전년 동월 대비 0.8% 하락하면서 4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이에 중국 안팎에서는 경기침체 속 물가하락(디플레이션) 위기론이 커지고 있다. 리창은 연설에서 중국이 성장 모델을 바꾸고 구조 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젊은이들을 지원하여 첨단 산업분야에서 자립을 이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정부가 제조와 물류, 디지털 경제 부문을 개혁하고 기술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리창은 경제 성장과 관련해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신중한 통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며 소비 확대를 위한 장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외에도 부동산 정책을 개선하여 자금 수요를 충족시키고 지방정부의 부채 위험을 해소하겠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약속대로 성과를 이룰 수 있을 지는 불분명하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전인대에서 재정적자 목표를 GDP 대비 3%로 설정했지만 같은해 10월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적자율을 3.8%로 상향하고 1조위안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다. 4일 중국 전인대 러우친젠 대변인은 약 30년간 이어진 폐막 기자회견을 올해부터 폐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국무원 총리들은 1993년부터 전인대 폐막 이후 외신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같은날 미 골드만삭스 은행의 샤르민 모사바르 라흐마니 자산관리사업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의 견해는 중국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기존의 성장 동력이었던 부동산과 사회기반시설, 수출 모두 약해지면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국방비 지출 늘려...대만 독립 용인 못해 SCMP는 5일 공개된 정부 업무보고를 인용해 올해 중국의 국방비 지출이 지난해 대비 7.2% 늘어난 1조6700억위안(약 309조원)으로 설정됐다고 전했다. 중국 국방 예산 증액률은 2019년 7.5%에서 2020년 6.6%로 하락한 뒤 2021년 6.8%, 2022년 7.1%, 2022년 7.2%를 기록했다. 올해 지출이 실행되면 국방비 지출액 증가율이 3년 연속으로 7%를 넘기는 셈이다. 러우친젠은 4일 중국의 국방비에 대해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군사 강대국과 비교할 때 GDP 비중, 1인당 국방비 등에서 상대적으로 낮다”고 주장했다. 리창은 5일 대만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합의('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 편의대로 한다는 1992년 합의)를 견지하고 '대만 독립' 분열 세력과 외래 간섭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과 평화 발전을 추구하되 "조국 통일 대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중화민족의 근본 이익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리창은 중국의 외교 정책에 대해 상생과 평화를 추구하겠다며 국제사회의 공동 규범 개혁에 동참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만 공군과 해군은 양회가 시작한 4일부터 합동 훈련을 시작했다. 대만군은 이달 15일까지 동부 타이둥의 뤼다오 해역과 샤오류추 해역 및 남부 가오슝 쭤잉 근해 등 3곳의 해역과 공역에서 합동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같은날 프랑스 AFP 통신에 따르면 중국 해경 선박은 5일 남중국해의 세컨드 토마스 암초 부근에서 필리핀 해경 선박과 충돌했다. 중국 해경은 필리핀 선박이 중국 영해를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현재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3-05 10:49:42[파이낸셜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통일, 동족이라는 개념을 제거해야 한다"라고 언급한 가운데, 관영 텔레비전이 한반도 지도 그래픽까지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지난 17일 방영한 연속참관기 '국제 친선 전람관을 찾아서' 프로그램을 보면, 시작 부분에 등장한 지구 그래픽 이미지에서 한반도 북쪽 부분만 빨간색으로 표시됐다. 같은 시리즈의 지난 15일 방송분에서는 제주도, 울릉도를 포함한 한반도 전체가 빨간색으로 표시됐다. 이틀새 남쪽 부분을 기존 빨간색에서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푸른색으로 변경한 것이다. 북한 TV의 이러한 조치는 김 위원장이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동족이 아닌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규정한 뒤, 각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통일'과 '민족' 지우기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 특히 김 위원장이 지난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영토 조항을 반영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우리 공화국의 민족력사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 버려야 한다"라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남북 당국간 회담을 주도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남북 당국 및 민간의 교류협력을 전담한 민족경제협력국, 현대그룹의 금강산 관광사업을 담당해온 금강산국제관광국 폐지가 결정됐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4-01-18 07:37:51[파이낸셜뉴스] 갈수록 도를 넘고 있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도발 수위를 놓고, 북핵을 고리로 4월 총선에 개입해서 국제사회에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아예 대놓고 한반도 초토화라든가, 북한 헌법에 평화통일을 삭제하고 대남기구마저 없애는 등 한반도 위기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과 닿아있다는 지적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6일 헌법에 평화통일을 삭제하고 우리나라를 ‘불변의 주적’이라 명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보도했다. 지난해 연말 우리나라를 ‘적국’ ‘교전국’이라 규정한 것을 아예 헌법에 담아 대남 적대정책을 명문화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등 대남기구 폐지도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에서 시정연설에 나서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도록 교육교양사업을 강화한다는 것은 해당 조문에 명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때문에) 헌법에 있는 ‘북반부’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이라는 표현들이 이제는 삭제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를 적국이라 법적으로 규정하자는 데 따라 남북교류·협력을 끊는 작업들도 주문했다. 그는 “북남교류 협력의 상징으로 존재하는 경의선의 우리측 구간을 회복불가한 수준으로 물리적으로 완전히 끊어놓는 것을 비롯하여 접경지역의 모든 북남연계 조건들을 철저히 분리시키기 위한 단계별 조치들을 엄격히 실시하여야 하겠다”며 평양에 있는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 철거도 지시했다. 거기다 최고인민회의에서 대남기구인 조평통과 민족경제협력국, 금강산국제관광국의 폐지도 결정됐다. 헌법 개정 추진과 별개로 김 위원장이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적대, 교전국 관계라 규정하며 대남정책을 방향을 뒤집은 데 따른 후속조치다. 김 위원장은 이처럼 핵무기를 사용하는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데 따라 무력통일도 헌법 개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그는 “조선반도(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 평정, 수복하고 공화국영역에 편입시키는 문제를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미사일 도발도 이어가고 있다. 전날은 고체연료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14일 동해상으로 쏘아 올린 중거리급 탄도미사일을 두고서다. 지난해 11월 개발 성공했다고 밝혔던 IRBM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을 두 달여 만에 도입해 시험발사를 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이어 IRBM도 고체연료 발사에 성공하면서 핵·미사일 위협이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김정은의 도를 넘은 도발 수위를 놓고, 남한의 4월 총선정국과 미국의 11월 대선 정국 틈바구니를 적절히 활용해, 북핵 이슈를 고리로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정략적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북미대화를 재개를 위한 모멘텀을 확보하려는 의지도 깔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1-16 09:25:31[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헌법에 평화통일을 삭제하고 우리나라를 ‘불변의 주적’이라 명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지난해 연말 우리나라를 ‘적국’ ‘교전국’이라 규정한 것을 아예 헌법에 담아 대남 적대정책을 명문화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등 대남기구 폐지도 밝혔다. 16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에서 시정연설에 나서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도록 교육교양사업을 강화한다는 것은 해당 조문에 명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때문에) 헌법에 있는 ‘북반부’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이라는 표현들이 이제는 삭제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를 적국이라 법적으로 규정하자는 데 따라 남북교류·협력을 끊는 작업들도 주문했다. 그는 “북남교류 협력의 상징으로 존재하는 경의선의 우리측 구간을 회복불가한 수준으로 물리적으로 완전히 끊어놓는 것을 비롯하여 접경지역의 모든 북남연계 조건들을 철저히 분리시키기 위한 단계별 조치들을 엄격히 실시하여야 하겠다”며 평양에 있는 ‘조국통일3대헌장기념탑’ 철거도 지시했다. 거기다 최고인민회의에서 대남기구인 조평통과 민족경제협력국, 금강산국제관광국의 폐지도 결정됐다. 헌법 개정 추진과 별개로 김 위원장이 지난해 연말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적대, 교전국 관계라 규정하며 대남정책을 방향을 뒤집은 데 따른 후속조치다. 김 위원장은 또 지난해 헌법에 명기한 핵무력의 전쟁 억제 외의 ‘제2의 사명’으로 “우리는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결코 피할 생각 또한 없다”며 “공화국은 핵무기가 포함되는 자기 수중의 모든 군사력을 총동원하여 우리의 원쑤들을 단호히 징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쟁은 대한민국이라는 실체를 끔찍하게 괴멸시키고 끝나게 만들 것이다. 미국에는 상상해보지 못한 재앙과 패배를 안길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김 위원장은 이처럼 핵무기를 사용하는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데 따라 무력통일도 헌법 개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그는 “조선반도(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 평정, 수복하고 공화국영역에 편입시키는 문제를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1-16 08:5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