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캐나다에서 나체로 사슴 사체를 먹는 여성들이 CCTV에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12일 미국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파월리버에 사는 코리네아 스탠호프(36)는 최근 자신의 집 정원에 사슴 한 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며칠 뒤 카메라에 담긴 영상을 확인한 스탠호프는 깜짝 놀랐다. 살쾡이 등 야생 동물뿐만 아니라 옷을 벗고 있는 사람들이 사슴 사체에 접근했기 때문이다. 그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중요 부위만 가린 여성 2명이 죽은 사슴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스탠호프는 “사진으로는 잘 구분할 수 없지만 영상을 보면 여성들은 죽은 사슴 앞에 서서 상반신을 살짝 숙이며 인사하는 듯한 포즈를 취한 뒤 한 여성은 사체를 들어 올려 자신의 입에 대기도 했다”고 말했다. 스탠호프는 “분명 사슴의 발이 여성의 입에 닿았다”며 “냄새를 맡았는지, 먹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썩어가는 사체를 만졌다. 사체에는 많은 박테리아가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집에서 도보로 2분 거리에서 일어난 일”이라며 “불법적인 부분은 없어서 경찰에 신고하진 않았다. 말을 키우고 있는데, 말에게도 다가올까 봐 무섭다”고 했다. 스탠호프는 해당 사진을 SNS에 공유했고, 네티즌들은 여성들이 주술적 의식을 위해 나체로 사슴 사체를 먹은 것이라는 등 다양한 추측을 하고 있다. 다만 그가 공개한 사진 중에는 바지를 입은 남성이 찍힌 사진도 있어 조작된 사진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6-12 20:54:51일본 유명 관광지인 나라공원의 사슴들이 비닐을 먹고 죽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은 숨진 나라공원 사슴들의 배에서 비닐봉지 등 다수의 이물질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나라 사슴 보호재단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공원에서 죽은 사슴 14마리를 부검한 결과 9마리의 뱃속에서 비닐봉지 등의 쓰레기가 발견됐다. 지난 5월 12일 14세의 나이로 죽은 암사슴의 뱃속에서 발견된 비닐 덩어리는 4.3kg에 달했다. 이 암사슴의 사망 당시 몸무게는 38kg에 불과했다. 공원측은 나라공원에 방문하는 관광객의 수가 증가하며 쓰레기의 양도 덩달아 많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사슴에게 먹이를 주는 관광객의 행동도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이 공원에서는 주로 과자 형태의 사슴 먹이를 판매하고 있지만 일부 관광객은 비닐봉지에 다른 음식을 담아오기도 한다. 때문에 사슴들이 먹이를 기대하며 관광객의 비닐봉지를 낚아채는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사슴들은 음식 냄새가 배어있는 과자 포장지를 주워 먹기도 한다고. 나라 공원은 SNS와 웹사이트 등을 통해 "죽은 사슴의 위장에서 3.2kg의 비닐 쓰레기가 나왔다. 공원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사슴 #나라공원 #비닐 #쓰레기 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2019-06-27 13:42:18[파이낸셜뉴스] 초식동물로 알려진 기린이 동물 뼈를 씹어 먹으며 걷는 동영상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8일(현지시간) 일본 쿠리에재팬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산림국 소속 직원인 수산타 난다는 기린이 동물 뼈를 열심히 씹고 있는 장면을 촬영해 트위터에 올렸다. 난다가 올린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쿠리에재팬은 전문가를 인용해 "기린이 죽은 동물의 뼈를 먹는 것은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린이 초식동물인 만큼 뼈를 먹고 있는 것이 사람들에게는 드물게 비치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초식동물인 기린이 죽은 동물의 뼈를 먹는 것은 식물에서 충분히 얻을 수 없는 인과 칼슘 등 영양소를 얻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린은 뼈뿐만 아니라 뿔과 상아 등도 먹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달 9일 미국 텍사스주의 한 도로변에서 트레이 라인하트가 사슴이 뱀 한 마리를 통째로 씹어 먹는 장면을 촬영해 인스타그램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미사슴협회 자연보호감독관 매트 로스는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사슴이 다른 동물을 먹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사슴이 육식을 하는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으나 일각에서는 급성장이나 뿔을 유지하기 위해 영양 부족 등에 대비하기 위한 생존 전략일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7-09 11:55:27전통사회에서 행복의 조건으로 여겼던 오복은 서경(書經) 홍범편에서는 수, 부귀, 강녕, 유호덕, 고종명라고 하였고, 통속편에서는 고종명 대신 자손중다 (子孫衆多)를 강조하고 있다. 오복을 갖추고 장수한 분은 당연히 선망의 대상이었고, 우리 선조들은 일상의 생활용구를 수(壽)와 복(福)자 문양으로 장식하였으며, 장수의 상징인 자연물로 태양, 산, 물, 돌, 구름과 생명체로는 소나무, 불로초, 거북, 학, 사슴을 그린 십장생병풍을 두었다. 이런 오복을 갖춘 대표적으로 실존한 인물이 《신당서》 열전에 소개되어있다. 당 현종시대 장군으로 안사의 난을 평정하는 등 수많은 무공을 세워 부귀를 갖추었을 뿐 아니라 당시에 85세의 수를 누린 곽자의(郭子儀)이다. 그에게 여덟 명의 자식과 일곱 명의 사위가 있었는데 모두 조정에서 귀하게 현달하였고 자식들이 번창하여 친손과 외손 합쳐 수십 인에 이르렀다. 곽자의는 부귀공명의 상징이 되었으며, 조선 시대 양반의 집에는 그를 닮고자 곽분양행락도(郭汾陽行樂圖)라는 병풍을 펼쳐두고 부러워하였다. 그런데 역사 속의 곽자의에 못지않은 오복을 갖춘 백세인들을 더러 만나게 되면서 그분들의 삶에 감탄과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중 한 분을 소개하고자 한다. 2019년도 여름 미국에 사는 막역한 붕우(朋友)가 빙장의 백수연에 참가하기 위해 귀국하였다. 내게는 중 고 대학까지 함께 수학한 몇 안 되는 친구이며, 미국에서 의사로 크게 성공하였고 얼마전 은퇴한 후에는 의료선교사가 되어 남해 벽지 섬들을 찾아 다니며 의료봉사를 하는 자랑스러운 친구이다. 그는 나에게 참고하라며 빙장인 백세인이 직접 저술한 책을 주었다. 책 제목이 '아직 100살밖에 안 먹었습니다만 (당신의 서재 2018)'이었다. 읽어가면서 흥미와 감동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분의 존함은 남기동(1919-2020)으로 서울공대를 1회로 졸업하고 한양대에 최초 요업학과를 개설하였다. 고려양회와 쌍용양회를 건설하였고 인도네시아에도 시멘트공장을 세운 요업계의 태두이다. 남옹은 우리나라 시멘트산업을 세계5위강국으로 키워 국가건설의 기간을 다지는데 크게 기여한 업적으로 서울대공대에서 선정한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에 선정되었다. 원래 일이나 취미에 몰입하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자신이 정리하여 수장하고 있는 강의노트 만도 100권이상이었다. 남옹은 Talent (재능은 모두를 위해서) Training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Truth (진실 앞에 겸허 하라) Trying other's shoes on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하라) Together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Time (시간을 믿고 기다려라) Thanks (공경하고 감사하라) 등의 일곱가지 T를 평생 좌우명으로 삼으며 살아왔다. 특히 '잘하는 사람은 열심히 하는 사람 당할 수 없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 당할 수 없다(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는 공자님의 가르침을 신념으로 맡은 일을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면서 살았다. 해외 출장 경우에는 언제나 출국 두 달 전부터 회의에 필요한 모든 문장을 달달 외어서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에피소드는 관계된 사람들에게 전설 같이 전해지고 있었다. 가정적으로도 매우 유복하여 96세에 소천한 부인과는 75년을 해로하였다. 자손으로는 3남3녀를 두었고 이중 5명이 의대를 나와 의업에 종사하고 있고, 손주13명(친손6. 외손7), 증손 23명을 두었으니 가히 다손중다의 복도 받았다. 남옹이 평생 지켜온 건강비결의 핵심은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 식보보다 행보(行步)'라는 걷기이다.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고 항상 걸었으며 백살 가까이 되어서도 송파구 자택에서 신촌의 세라믹총연합회관까지 지하철로 출근하였다. '죽은 사람이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움직이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앉아있는 동안에도 가만히 있지 않고 쉬지 않고 발가락이라도 꼼지락거렸다고 하였다. 놀랄 만한 사실은 내 친구의 부인인 남옹의 셋째 따님이 부친의 장수비결이라고 알려준 특별한 습관이었다. 바로 줄넘기였다. 젊어서는 매일 줄넘기를 오른발 1500번 왼발 1500번 도합 3000번을 하였고, 중년을 넘어서는 매일 2000번 그리고 여든살이 넘어서도 매일 1000번씩 줄넘기를 하였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운동 목적으로 일부러 헬스클럽을 찾지 않았고 바쁜 일정에도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는 줄넘기를 위해 항상 줄넘기줄을 가지고 다녔다. 바로 생활습관으로 건강장수를 다진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남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인생의 상비약이 무엇이냐고 묻고 자신이 백살되도록 지켜온 상비약이 무엇일지 반문하곤 하였다. 사람들은 으레 어떤 특별한 가전의 비방이나 보약 또는 비타민 정도를 기대하기 마련이지만 그분이 알려준 상비약은 엉뚱하게도 치약, 구두약, 모기약 세가지라고 하였다.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구강관리를 철저하게 하였고, 항상 걸어 다녀야 했기 때문에 구두관리를 세심하게 하였다. 그리고 외지고 벌레가 많은 시멘트공장이라는 현장에 살아야 했기 때문에 모기약이 필수품이었다고 하였다. 건강장수를 위하여 특정한 약이나 보약에 의지하지 않고 자기 관리를 위한 생활물품들을 갖추고 살아온 사실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하면서 평생 변함없이 부지런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한 모습은 사람들에게 살아가야 할 방법과 방향을 안내해주는 나침반이 아닐 수 없다. 백세인이 평생 살아온 일상의 삶이 바로 오복을 가져온 필요조건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오복이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것임을 분명하게 하였다. 한국엔지니아클럽 행사에서 96세에 한 건배사에서 생활로 다져진 남옹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저는 겨우 아흔여섯밖에 안 먹었습니다. 내년에 또 봅시다" 그리고 남옹은 백세에 저술한 책의 부제를 "I am 100 years young"라고 하면서 젊은 백세인임을 자부하였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3-05-25 18:01:15[파이낸셜뉴스] 전통사회에서 행복의 조건으로 여겼던 오복은 서경(書經) 홍범편에서는 수, 부귀, 강녕, 유호덕, 고종명라고 하였고, 통속편에서는 고종명 대신 자손중다 (子孫衆多)를 강조하고 있다. 오복을 갖추고 장수한 분은 당연히 선망의 대상이었고, 우리 선조들은 일상의 생활용구를 수(壽)와 복(福)자 문양으로 장식하였으며, 장수의 상징인 자연물로 태양, 산, 물, 돌, 구름과 생명체로는 소나무, 불로초, 거북, 학, 사슴을 그린 십장생병풍을 두었다. 이런 오복을 갖춘 대표적으로 실존한 인물이 ‘신당서’ 열전에 소개되어있다. 당 현종시대 장군으로 안사의 난을 평정하는 등 수많은 무공을 세워 부귀를 갖추었을 뿐 아니라 당시에 85세의 수를 누린 곽자의(郭子儀)이다. 그에게 여덟 명의 자식과 일곱 명의 사위가 있었는데 모두 조정에서 귀하게 현달하였고 자식들이 번창하여 친손과 외손 합쳐 수십 인에 이르렀다. 곽자의는 부귀공명의 상징이 되었으며, 조선 시대 양반의 집에는 그를 닮고자 곽분양행락도(郭汾陽行樂圖)라는 병풍을 펼쳐두고 부러워하였다. 그런데 역사 속의 곽자의에 못지않은 오복을 갖춘 백세인들을 더러 만나게 되면서 그분들의 삶에 감탄과 존경을 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중 한 분을 소개하고자 한다. 2019년도 여름 미국에 사는 막역한 붕우(朋友)가 빙장의 백수연에 참가하기 위해 귀국하였다. 내게는 중 고 대학까지 함께 수학한 몇 안 되는 친구이며, 미국에서 의사로 크게 성공하였고 얼마전 은퇴한 후에는 의료선교사가 되어 남해 벽지 섬들을 찾아 다니며 의료봉사를 하는 자랑스러운 친구이다. 그는 나에게 참고하라며 빙장인 백세인이 직접 저술한 책을 주었다. 책 제목이 ‘아직 100살밖에 안 먹었습니다만 (당신의 서재 2018)’이었다. 읽어가면서 흥미와 감동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분의 존함은 남기동(1919-2020)으로 서울공대를 1회로 졸업하고 한양대에 최초 요업학과를 개설하였다. 고려양회와 쌍용양회를 건설하였고 인도네시아에도 시멘트공장을 세운 요업계의 태두이다. 남옹은 우리나라 시멘트산업을 세계5위강국으로 키워 국가건설의 기간을 다지는데 크게 기여한 업적으로 서울대공대에서 선정한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에 선정되었다. 원래 일이나 취미에 몰입하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자신이 정리하여 수장하고 있는 강의노트 만도 100권이상이었다. 남옹은 Talent (재능은 모두를 위해서) Training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Truth (진실 앞에 겸허 하라) Trying other’s shoes on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하라) Together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Time (시간을 믿고 기다려라) Thanks (공경하고 감사하라) 등의 일곱가지 T를 평생 좌우명으로 삼으며 살아왔다. 특히 ‘잘하는 사람은 열심히 하는 사람 당할 수 없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 당할 수 없다(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는 공자님의 가르침을 신념으로 맡은 일을 즐기면서 최선을 다하면서 살았다. 해외 출장 경우에는 언제나 출국 두 달 전부터 회의에 필요한 모든 문장을 달달 외어서 실수를 하지 않았다는 에피소드는 관계된 사람들에게 전설 같이 전해지고 있었다. 가정적으로도 매우 유복하여 96세에 소천한 부인과는 75년을 해로하였다. 자손으로는 3남3녀를 두었고 이중 5명이 의대를 나와 의업에 종사하고 있고, 손주13명(친손6. 외손7), 증손 23명을 두었으니 가히 다손중다의 복도 받았다. 남옹이 평생 지켜온 건강비결의 핵심은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 식보보다 행보(行步)’라는 걷기이다.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고 항상 걸었으며 백살 가까이 되어서도 송파구 자택에서 신촌의 세라믹총연합회관까지 지하철로 출근하였다. ‘죽은 사람이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움직이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앉아있는 동안에도 가만히 있지 않고 쉬지 않고 발가락이라도 꼼지락거렸다고 하였다. 놀랄 만한 사실은 내 친구의 부인인 남옹의 셋째 따님이 부친의 장수비결이라고 알려준 특별한 습관이었다. 바로 줄넘기였다. 젊어서는 매일 줄넘기를 오른발 1500번 왼발 1500번 도합 3000번을 하였고, 중년을 넘어서는 매일 2000번 그리고 여든살이 넘어서도 매일 1000번씩 줄넘기를 하였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운동 목적으로 일부러 헬쓰클럽을 찾지 않았고 바쁜 일정에도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는 줄넘기를 위해 항상 줄넘기줄을 가지고 다녔다. 바로 생활습관으로 건강장수를 다진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남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인생의 상비약이 무엇이냐고 묻고 자신이 백살되도록 지켜온 상비약이 무엇일지 반문하곤 하였다. 사람들은 으레 어떤 특별한 가전의 비방이나 보약 또는 비타민 정도를 기대하기 마련이지만 그분이 알려준 상비약은 엉뚱하게도 치약, 구두약, 모기약 세가지라고 하였다.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구강관리를 철저하게 하였고, 항상 걸어 다녀야 했기 때문에 구두관리를 세심하게 하였다. 그리고 외지고 벌레가 많은 시멘트공장이라는 현장에 살아야 했기 때문에 모기약이 필수품이었다고 하였다. 건강장수를 위하여 특정한 약이나 보약에 의지하지 않고 자기 관리를 위한 생활물품들을 갖추고 살아온 사실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하면서 평생 변함없이 부지런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한 모습은 사람들에게 살아가야 할 방법과 방향을 안내해주는 나침반이 아닐 수 없다. 백세인이 평생 살아온 일상의 삶이 바로 오복을 가져온 필요조건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오복이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것임을 분명하게 하였다. 한국엔지니아클럽 행사에서 96세에 한 건배사에서 생활로 다져진 남옹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저는 겨우 아흔여섯밖에 안 먹었습니다. 내년에 또 봅시다” 그리고 남옹은 백세에 저술한 책의 부제를 “I am 100 years young”라고 하면서 젊은 백세인임을 자부하였다. 전남대 연구석좌교수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3-05-21 12:15:28[파이낸셜뉴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동물권과 생명 존중이라는 시민의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동물 학대 사건은 매년 증가하고 그 수법도 잔인해지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불법 도축은 물론 학대 소식이 끊이질 않는다. 개인이 동물 학대 혹은 불법 행위를 목격했을 경우 방법을 몰라 신고를 망설이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민사단)은 동물학대 현장을 목격하거나 정황을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제보해달라고 호소했다. 강아지 둔기로 때려 살해 첫 구속 18일 업계에 따르면 민사단은 지난해 10월 민선 8기 공약 사항인 '반려동물 안심 서울'을 위해 동물학대 전담 수사팀을 신설했다. 민사단은 지난 13일 강아지를 학대해 죽게 한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동물카페 업주 A씨를 구속했다. 전담수사팀 이후 처음으로 구속 수사한 사례다. A씨는 지난해 1월 자신이 운영하던 마포구의 한 동물카페에서 전시 중이던 강아지를 둔기로 수십차례 때리고 발로 걷어차 죽게 한 혐의를 받는다. 민사단은 동물 보호단체인 동물자유연대로부터 제보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강아지 사체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민사단은 A씨와 종업원의 SNS 대화 내용과 매장 내 CCTV 영상으로 미뤄 강아지가 죽은 것으로 판단했다. 민사단이 한 제보자로부터 넘겨받은 사건 당시 CCTV 영상에는 A씨가 피해 강아지를 쫓아가며 수십차례 둔기로 폭행하고, 발로 걷어차는 장면이 담겨있었다. A씨는 매장에 전시 중이던 다른 강아지 한 마리와 너구리과 동물인 킨카주 한 마리가 밤사이 죽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피해 강아지가 한 행동이라고 생각해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과정에서 A씨는 둔기로 때린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강아지가 죽지 않아 분양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분양을 보낸 곳을 확실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최고 3년이하 징역, 3000만원 벌금 민사단에 따르면 A씨가 운영하던 동물카페에서는 이번 사건 외에도 전시 중이던 꽃사슴, 타조, 알파카, 친칠라 등이 업주와 직원들의 부주의와 관리 소홀로 다치거나 죽는 등 사건이 자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해당 동물카페는 동물보호법과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관할 관청에 동물전시업이나 동물원으로 등록하고 영업해야 했으나 등록을 하지 않고 영업을 이어와 반복적으로 처벌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보호법 제 46조에 따르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학대 행위는 최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상해나 질병을 유발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아울러 무등록 상태에서 동물전시업을 운영할 경우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3-02-16 21:35:41【파이낸셜뉴스 의정부=강근주 기자】 경기도가 냉전과 분단의 상징이던 캠프그리브스를 문화와 평화의 공간으로 승화하는 ‘캠프그리브스 탄약고 프로젝트’를 임시 중단한 지 2년 만에 오는 12월1일부터 재개한다. 탄약고 프로젝트는 캠프그리브스의 공간적 특수성을 활용해 비무장지대(DMZ) 의미와 가치를 담은 문화예술공간으로 만드는 ‘캠프그리브스 문화재생 사업’ 일환으로, 2018년 8월 ‘DMZ 평화정거장(DMZ Peace Platform)’을 계기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아쉽게 2019년 하반기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잠시 프로젝트 운영을 중단했으나, 이달 1일부터 시행된 ‘단계적 일상회복’에 발맞춰 다시 전시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탄약고1에서 열릴 ‘미디어아트 프로젝트’, 탄약고2에서 진행되는 ‘설치미술 프로젝트’를 만나볼 수 있다. 전시기간은 12월 1일부터 내년 10월15일까지 약 10개월이다. ‘미디어아트 프로젝트’는 가상 영상을 현실과 접목해 착시현상을 유발하는 기법인 ‘프로젝션 맵핑(Projection mapping)’을 활용한 이승근 작가의 ‘이 선을 넘지 마시오’를 공개한다. 이 작품은 관람객이 직접 바닥의 선을 따라 어두웠던 분단 역사에서 밝은 평화와 희망의 에너지가 가득 찬 세상으로 나아가게 함으로써 DMZ와 평화 가치를 체득하도록 했다. 특히 154.98㎡ 규모의 탄약고 전체 공간을 영상과 음향, 조향으로 채우며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설치미술 프로젝트는 2018년 DMZ 평화정거장 당시, 국내 최초로 공개돼 관람객의 뜨거운 호응과 공감을 얻은 김명범 작가의 설치미술 작품 ‘원(ONE)’을 다시 선보인다. 이 작품은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듯 박제 사슴의 뿔에 죽은 나뭇가지들을 탄약고 천장까지 확장-연결한 작업물로, 분단 상흔을 안은 채 수년간 방치됐던 곳을 평화와 희망을 그리는 창조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이밖에도 현재 갤러리 그리브스에는 상설 전시 프로그램으로 운영 중인 김명범 작가의 영상 작품 ‘수평의 공간’도 놓치기 아까운 작품이다. 신준영 평화협력국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전시와 공연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캠프그리브스를 명실상부 DMZ 대표 명소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그리브스는 1953년부터 미 육군 2사단 506연대가 2004년 8월 철수할 때까지 50여년간 주둔했던 미군 반환 공여지다. 경기도가 2013년 건축물 원형 그대로를 활용, 민통선 내 유일한 역사-문화-예술 체험시설로 바꿔 개방해 DMZ의 대표 문화예술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올해 9월 평화 임진각 곤돌라 이용객에 한해 갤러리 그리브스 일부를 개방하면서 약 두 달간 5만여명이 방문하는 등 명성을 더해가고 있다. 이번 탄약고 프로젝트는 캠프그리브스 누리집(dmzcamp131.or.kr)을 통해 신청을 해야 관람이 가능하다. 세부사항은 누리집 또는 경기관광공사로 문의하면 된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2021-11-29 10:34:38"유모어 콩트라지만 그러나 이것은 슬픈 이야기다. 그도 그럴 밖에 없은 것이 이것은 죽은 이상과 그의 찻집 제비의 이야기니까. 제비는 이를테면 이제까지 있었던 가장 슬픈 찻집이요 또한 이상은 말하자면 우리의 가장 슬픈 동무이었다." 1939년 신문사에 콩트 '제비' 연재를 시작하며 쓴 이글의 작자는 박태원이다. 그가 추억하는 인물은 한국 근대문학 전위의 상징 이상이다. 극단적 실험성으로 문화적 충격까지 안겼던 연작시 '오감도'를 내놓기 한 해 전인 1933년, 이상은 경성 종로에 제비 다방을 열었다. 비록 몇 해 못가 마담 금홍은 사라지고 나나오라(축음기)는 팔려나가는 파산의 길을 가지만 당대 시인, 소설가, 화가들은 이곳에서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르네 클레르와 장 콕토의 영화 이야기로 밤을 새웠다. 박태원은 말할 것도 없고 이상의 절친 화가 구본웅, 문인기자 시대를 연 김기림 등 무수한 예술가들이 암울한 시대, 이 슬픈 찻집에 모여 찬란한 텍스트를 만들어냈다. 문학평론가 조용복(광운대 교수)은 당시를 이렇게 정리한다. "그 시대 문학예술이 가리키는 것은 당대가 아니라 미래다. 현실을 박차고 뛰어나가 미래의 시간을 향해 질주한다. 그것은 정신의 싸움이자 생명을 향한 싸움이었다. 그곳에 화가, 문인으로서 경계의 문지방을 건너는 악전고투, 장엄미학이 있었다." 박태원이 신문에 연재한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삽화는 이상이 그린 것이다. 르네 클레르 감독의 '최후의 억만장자'를 소재로 한 박태원의 또다른 콩트엔 정현웅이 그림을 그렸다. 구본웅은 이상의 소설 '봉별기'에서 화우 K로 등장한다. 그가 1932년 그린 '친구의 초상'은 이상의 얼굴이다. 도쿄에 머물던 시기 이상은 연희전문 출신 초현실주의 청년들이 만든 '삼사문학' 발간에 참여한다. 이때 유학중이던 김환기가 이 잡지 표지를, 삽화는 길진섭이 직접 그렸다. 이 시대 화가·문인들의 우정과 지적 연대는 끝도 없다. 이 광할한 계보와 네트워크, 기념비적인 작품들 전시가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개막했다. 타이틀이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다. 문학가 정지용·이상·박태원·김기림·이태준·김광균, 화가 구본웅·황술조·김용준·최재덕·이쾌대·이중섭·김환기 등 1930∼50년대 한국 문학·미술을 주도한 이들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미술작품 140여점, 서지자료 200여점, 시각자료 300여점 등 출품작들이 실로 방대하다. 전시장 곳곳에 화가·문인들의 애틋한 정과 낭만, 자유와 저항의 기백이 흘러넘친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내린다." 이렇게 시작하는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힌 당나귀'에 앉은 자세로 조용히 먼 곳을 응시하는 나타샤, 그 앞에 천진난만한 당나귀를 그려넣은 이는 정현웅이다. 제한된 인쇄기술로 색깔은 주홍빛이 전부이긴 하나 눈이 푹푹 내려앉은 그 밤의 정경을 누가 이보다 사무치게 전할 수 있었을까. 둘은 신문사에서 같이 일했다. 정현웅은 늘 바라봤던 백석의 옆 얼굴을 그려 잡지에 발표한 적 있고 백석은 만주여행 중 지은 시를 정현웅에게 헌정했다. 이중섭이 그린 '시인 구상의 가족'은 화가가 구상의 집에 얹혀살았던 1955년 작품이다. 아버지로부터 자전거를 선물받은 구상의 아들은 이토록 기쁠 수가 없다. 화가는 그 가족을 부러운 듯 바라본다. 일본에 두고온 가족과의 재회를 꿈꾸며 작업에 매달렸지만 거듭된 실패로 모든 희망을 포기했던 이 말년의 시기 이중섭을 거둔 이가 구상이다. 문인과 화가들의 이종결합에서 판을 확장시킨 주요 인물은 김기림·이여성 커플이다. 김기림은 신혼시절 튤립을 한아름 안고 집에 찾아온 신문사 선배 이여성을 기억하며 "그의 위대한 콧마루 위에 걸려서 끊임없이 약소민족의 대국을 통찰하는 검은 로이드 안경과 붉은 튤립 향내나던 그때 그밤을 잊을 수 없다"는 글을 쓴 적 있다. 이여성은 한국 근대미술의 기수 이쾌대의 친형이다. '와사등' 시인 김광균은 김기림의 후예다. 최재덕, 김만형, 이쾌대, 유영국 같은 화가가 신진 시인 김광균에게 소개되는 과정에 기라성 같은 선배 김기림이 있었다. 시를 쓰며 사업을 했던 김광균은 빈곤한 화가들의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했다. 부산 피난시절 그의 사무실 뒷벽에 걸어뒀던 작품이 김환기의 '달밤'이다. 큼직하고 둥그런 보름달 아래 바닷가 배들 또한 달과 같이 두둥실 떠있다. 전시는 전위와 융합의 상징 제비 다방(1전시실)에서 출발해 거대한 지상(紙上) 미술관(2전시실)으로 향한다. 도서관 검색대 모습을 한 이곳에서 백석의 '사슴'을 비롯한 수많은 근대기 시집 원본은 반드시 챙겨봐야 한다. 문인·미술인 커플들의 관계와 계보를 보여주는 이인행각(3전시실)을 지나 문학적 재능까지 겸비했던 김환기·천경자·한묵·박고석 등 6인의 화가 글과 그림(4전시실)이 마지막을 장식한다.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근대미술팀장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수많은 현대성의 징후들이 1930년대 이미 체험됐다는 것에 감동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5월 30일까지. jins@fnnews.com 최진숙 문화전문기자
2021-02-08 18:29:30[파이낸셜뉴스] "유모어 콩트라지만 그러나 이것은 슬픈 이야기다. 그도 그럴 밖에 없은 것이 이것은 죽은 이상과 그의 찻집 제비의 이야기니까. 제비는 이를테면 이제까지 있었던 가장 슬픈 찻집이요 또한 이상은 말하자면 우리의 가장 슬픈 동무이었다." 1939년 신문사에 콩트 '제비' 연재를 시작하며 쓴 이글의 작자는 박태원이다. 그가 추억하는 인물은 한국 근대문학 전위의 상징 이상이다. 극단적 실험성으로 문화적 충격까지 안겼던 연작시 '오감도'를 내놓기 한해전인 1933년, 이상은 경성 종로에 다방 제비를 열었다. 비록 몇해 못가 마담 금홍은 사라지고 나나오라(축음기)는 팔려나가는 파산의 길을 가지만 당대 시인, 소설가, 화가들은 이곳에서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르네 클레르와 장 콕토의 영화 이야기로 밤을 새웠다. 박태원은 말할 것도 없고 이상의 절친 화가 구본웅, 문인기자 시대를 연 김기림 등 무수한 예술가들이 암울한 시대, 이 슬픈 찻집에 모여 찬란한 텍스트를 만들어냈다. 문학평론가 조용복(광운대 교수)은 당시를 이렇게 정리한다. "그 시대 문학예술이 가리키는 것은 당대가 아니라 미래다. 현실을 박차고 뛰어나가 미래의 시간을 향해 질주한다. 그것은 정신의 싸움이자 생명을 향한 싸움이었다. 그곳에 화가, 문인으로서 경계의 문지방을 건너는 악전고투, 장엄미학이 있었다." 박태원이 신문에 연재한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삽화는 이상이 그린 것이다. 르네 클레르 감독 '최후의 억만장자'를 소재로 한 박태원의 또다른 콩트엔 정현웅이 그림을 그렸다. 구본웅은 이상의 소설 '봉별기'에서 화우 K로 등장한다. 그가 1932년 그린 '친구의 초상'은 이상의 얼굴이다. 도쿄에 머물던 시기 이상은 연희전문 출신 초현실주의 청년들이 만든 '삼사문학' 발간에 참여한다. 이때 유학중이던 김환기가 이 잡지 표지를, 삽화는 길진섭이 직접 그렸다. 이 시대 화가·문인들의 우정과 지적 연대는 끝도 없다. 이 광할한 계보와 네트워크, 기념비적인 작품들 전시가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개막했다. 타이틀이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다. 문학가 정지용 이상 박태원 김기림 이태준 김광균, 화가 구본웅 황술조 김용준 최재덕 이쾌대 이중섭 김환기 등 1930∼1950년대 한국 문학·미술을 주도한 이들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140여점 작품, 200여점 서지자료, 300여점에 이르는 시각자료 등 출품작들이 실로 방대하다. 전시장 곳곳에 화가·문인들의 애틋한 정과 낭만, 자유와 저항의 기백이 흘러넘친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내린다." 이렇게 시작하는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힌 당나귀'에 앉은 자세로 조용히 먼 곳을 응시하는 나타샤, 그 앞에 천진난만한 당나귀를 그려넣은 이는 정현웅이다. 제한된 인쇄기술로 색깔은 주홍빛이 전부이긴 하나 눈이 푹푹 내려앉은 그 밤의 정경을 누가 이보다 사무치게 전할 수 있었을까. 둘은 신문사에서 같이 일했다. 정현웅은 늘 바라봤던 백석의 옆 얼굴을 그려 잡지에 발표한 적 있고 백석은 만주여행중 지은 시를 정현웅에게 헌정했다. 이중섭이 그린 '시인 구상의 가족'은 화가가 구상의 집에 얹혀살았던 1955년 작품이다. 아버지로부터 자전거를 선물받은 구상의 아들은 이토록 기쁠수가 없다. 화가는 그 가족을 부러운 듯 바라본다. 일본에 두고온 가족과의 재회를 꿈꾸며 작업에 매달렸지만 거듭된 실패로 모든 희망을 포기했던 이 말년의 시기 이중섭을 거둔 이가 구상이다. 문인과 화가들의 이종결합에서 판을 확장시킨 주요 인물은 김기림·이여성 커플이다. 김기림은 신혼시절 튤립을 한아름 안고 집에 찾아온 신문사 선배 이여성을 기억하며 "그의 위대한 콧마루 위에 걸려서 끊임없이 약소민족의 대국을 통찰하는 검은 로이드 안경과 붉은 튤립 향내나던 그때 그밤을 잊을 수 없다"는 글을 쓴 적 있다. 이여성은 한국 근대미술의 기수 이쾌대의 친형이다. '와사등' 시인 김광균은 김기림의 후예다. 최재덕, 김만형, 이쾌대, 유영국 같은 화가가 신진 시인 김광균에게 소개되는 과정에 기라성 같은 선배 김기림이 있었다. 시를 쓰며 사업을 했던 김광균은 빈곤한 화가들의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했다. 부산 피난시절 그의 사무실 뒷벽에 걸어뒀던 작품이 김환기의 '달밤'이다. 큼직하고 둥그런 보름달 아래 바닷가 배들 또한 달과 같이 두둥실 떠있다. 전시는 전위와 융합의 상징 제비 다방(1전시실)에서 출발해 거대한 지상(紙上)미술관(2전시실)으로 향한다. 도서관 검색대 모습을 한 이곳에서 백석의 '사슴'을 비롯한 수많은 근대기 시집 원본은 반드시 챙겨봐야한다. 문인·미술인 커플들의 관계와 계보를 보여주는 이인행각(3전시실)을 지나 문학적 재능까지 겸비했던 김환기·천경자·한묵·박고석 등 6인의 화가 글과 그림(4전시실)이 마지막을 장식한다.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과 근대미술팀장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수많은 현대성의 징후들이 1930년대 이미 체험됐다는 것에 감동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는 5월 30일까지. jins@fnnews.com 최진숙 문화전문기자
2021-02-08 10:39:27운전 중 충돌한 물체가 사슴으로 생각했다가 다음날 현장에서 시민이 죽은 것을 발견한 미국 지방 법무장관이 질타와 함께 수사를 받고 있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사우스다코타 주법무장관인 제이슨 레븐스보그가 지난 11일 운전 중 사슴이 아닌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있다고 보도했다. 레븐스보그는 당시 거주지인 피에르에서 약 176km 떨어진 레드필드에서 열린 공화당 선거모금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충돌한 물체가 사슴으로 생각했으나 다음날 현장에 돌아와 시신을 발견했다. 레븐스보그는 지난 14일 가로등이 없는 도로에서 벌어진 상황을 성명을 통해 자세히 밝혔다. 그는 당시 음주를 하지 않았으며 곧바로 신고했다고 해명했다. 미국 언론에는 조수석 유리창이 파손된 레븐스보그 장관의 승용차 사진이 공개됐다. 당시 충돌로 숨진 조지프 뵈버의 가족들은 그가 당시 사고로 배수로에 빠진 자신의 픽업트럭으로 가기 위해 갓길을 걷다가 변을 당한 것 같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레븐스보그 장관이 지난 2014년 이후 과속 여섯 차례를 포함해 교통법 위반 8건이 적발됐으나 장관이 된 2019년 이후에는 단속된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는 이번 충돌 사고에 대한 투명성 있는 수사를 약속했다. 이번 사고 조사를 위해 와이오밍주의 사고 조사 전문가와 노스다코타주 범죄수사국 직원도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0-09-16 14:1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