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또 한 차례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춰 잡았다. IMF가 매년 1, 4, 7, 10월 발간하는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예측한 우리나라 성장률은 지난해 7월부터 한 차례도 빼놓지 않고 하향 조정을 겪고 있다. 당초 2%대 후반까지 점쳐지던 올해 성장률이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며 점차 우리 정부의 예측인 1%대 초·중반 수준으로 수렴하는 모양새다. IMF는 25일 4월 세계경제전망에 대한 수정전망을 발표하며 우리나라 성장률을 0.1%p 낮춘 1.4%로 조정했다. 이번 발표는 세계경제와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30개국을 대상으로 한 7월 수정전망치다. 이번 조정을 통해 IMF의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은 연속 5회 하향을 맞았다. 경제성장률 전망을 낮춰 잡는 것은 비단 IMF만의 입장이 아니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역시 최근 1.3%라는 보수적인 수치를 내놨다. 당초 2.3% 성장전망을 지난해 12월 1.5%로 대폭 낮춘 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또다시 0.2%p를 깎은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IMF와 같이 지난달까지 5차례 연속해서 우리나라 성장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한국은행과 우리 정부 역시 타 경제기관에 비해 보수적 출발점을 잡았음에도 최근 1.4%로 성장전망을 낮춰 잡으며 1.5%를 밑도는 1%대 초·중반으로 올해 성장률이 예측되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률 하향 조정은 정부가 예측한 상저하고(상반기 침체, 하반기 개선) 흐름에서 하반기 반등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분기별 성장률을 연간으로 환산했을 때 당초 예상치인 1.6%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성장전망이 하향 조정된다는 것은 하반기에 개선되는 폭이 그만큼 좁아졌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가 하향 조정을 겪는 가운데 세계경제는 4월보다 0.2%p 상향된 3.0%로 전망됐다. IMF는 "미국 부채한도 협상 타결, 실리콘밸리은행·크레디트스위스 사태 진정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완화됐다"며 "코로나 종식으로 관광 등 서비스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세계경제 회복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기대 이상의 1·4분기 소비·투자실적을 기록한 미국, 영국, 일본의 성장전망도 각각 0.2%p, 0.1%p, 0.1%p 상향됐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3-07-25 21:17:56지난 3월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거렸다.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 테크, 바이오 분야 등의 스타트업들에 자금줄 역할을 하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며 그 여파가 전 세계 금융시장으로 확산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SVB에 이어 뉴욕 시그니처은행이 파산했고, 유럽에서는 파산위기에 몰린 크레디트스위스가 결국 UBS에 팔리는 수모를 겪었다. 이에 SVB는 어떤 은행이며 왜 파산했고, 스타트업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등을 강윤석 프라임테크 벤처스 대표와 김영상 미국 노던켄터키대 경영대 교수에게 물었다. ―SVB는 어떤 은행인가. ▲김교수 : SVB는 1982년 4월 빌 비거스태프와 로버트 메데아리스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지역의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설립한 상업은행이다. 벤처기업용 특화은행인 것이다. 벤처기업 임직원의 예·적금을 이용해 유망 벤처기업에 대출 및 지분투자를 주업무로 했다. 또 벤처기업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자금공급 전략으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며 급성장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급격한 이자 인상에 따른 미국 국채가격 급락으로 인해 18억달러에 달하는 채권 매각 손실을 입었다. 이에 따라 유동성이 경색되고 특히 예금자 보호한도를 넘는 계좌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예금자들이 한꺼번에 예금을 인출하는 소위 '뱅크런' 현상이 발생했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더글러스 다이아몬드와 필립 디빅은 1983년 출판된 논문에서 정부 채권이나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은행의 장기자산과 예·적금으로 대표되는 단기부채의 불균형이 은행의 유동성에 문제를 발생시켜 뱅크런, 즉 대량 예금인출 사태를 초래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들은 뱅크런을 피하기 위해서는 예금보험제도를 통해 은행의 안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VB 파산 이유는. ▲강대표 : 지난 3월 10일에 발생한 SVB 파산은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은행의 실책에 따른 유동성 문제와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번 예금인출 사태의 원인은 다름아닌 급속한 미국 연방정부의 긴축재정 정책이다. 긴축은 이자율 상승을 동반하고 이에 은행의 장기자산인 정부채권과 주택담보대출에 부정적 영향을 주어 은행의 유동성 문제를 야기했다. 실제 은행의 부실과 위험을 인지한 예금주들은 3월 9일 420억달러, 10일에는 1000억달러를 추가로 인출했다. 총액 1420억달러의 예금인출은 2022년 말 SVB의 총예금 1750억달러 가운데 81%에 달하는 금액이다. 결국 연방정부는 3월 10일 은행 파산을 선고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은행 파산이다. 특이한 점은 SVB의 경우 약 92.5%의 예금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보험한도인 25만달러를 초과한 비보험예금으로 업무용 메신저, 폰뱅킹 및 트위터와 같은 SNS를 통해 급속도로 빠른 예금인출이 발생한 점이다. 최근 연구들은 현대 소셜미디어 환경이 SVB의 뱅크런을 가속화했고, 이러한 현상은 미국 은행시스템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은 은행 보장한도가 5000만원인데. ▲김교수 : 은행의 위험관리 측면에서 보면 일반적으로 은행은 이자율 스와프를 통해 고정이자를 주고 변동이자를 받는 파생상품 계약을 통해 이자율 위험을 최소화한다. 그러나 SVB는 이자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오히려 이자율 스와프의 계약을 상당히 줄였고, 이는 은행의 위험과 손실을 극대화해 위험관리에 실패했다. 연방정부의 지원으로 예금주들의 피해는 최소화되었지만 이러한 경영부실로 인해 SVB는 파산을 피하지 못하고 결국 퍼스트시티즌뱅크에 인수됐다. 한국은 예금보험제도의 한도가 미국보다 훨씬 적은 5000만원 정도인 것을 고려할 때 소규모 은행의 재정상태 악화가 발생할 경우 미국의 경우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프로젝트파이낸싱이 많은 금융기관들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위험이 급증하고 있기에 예금보험제도에 대한 재검토와 소규모 은행들의 자산 위험관리에 신중해야 한다. ―미국에서 SVB 의미는. ▲강대표 : 미국은 한국과 달리 스타트업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및 개입이 극히 적거나 제한적이다. 시장의 자유경쟁 기능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기본방침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시장은 스타트업의 상황별 필요에 따라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 벤처캐피털 이외에도 있었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들엔 은행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초기 기업들의 창업가들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는다는 건 어려울뿐더러 투자를 받더라도 지분이 크게 희석될 것을 우려해서 SVB와 같이 대출(Debt Financing)에 특화된 은행들을 통해 시중은행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적극적이었다. 2022년의 경우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대출 규모는 약 320억달러에 달했으며, 이는 10년 전인 2012년 75억달러의 약 4배에 달하는 규모였다. 또 같은 기간 스타트업들은 자금을 조달함에 있어 약 63%가 벤처캐피털을 통했고, 약 37%가 대출을 통해 진행했다. 특히 SVB는 이 서비스 분야의 선두주자로 성장하는 벤처산업에 편승, 지난 10년간 자금 대출의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려왔다. ―SVB 파산이 스타트업에 미치는 영향은. ▲강대표 : 파산 뉴스가 전해졌던 지난 3월 10일의 충격은 아직도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갑작스러운 연방준비제도(Fed)의 예금인출 중단 발표와 함께 모든 서비스가 한순간에 중단됐고, 회사별로 작게는 100만~200만달러, 많게는 1000만달러 이상 예금돼 있던 상태에서 FDIC의 예금보호한도인 25만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전액손실 가능성이 발생한 것이다. 다행히 48시간 내에 기존 예금에 대해선 전액 보장한다는 연준의 긴급 발표와 함께 시장은 안정을 찾기 시작했지만 이미 기업가들은 평생 경험해 보지 못한 악몽과도 같은 시간을 보냈다. 문제는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2023년 1·4분기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투자 총액은 2022년의 같은 분기 대비 무려 23%가 줄었다. 평균 투자금액 역시 600만달러로 2017년 2·4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자금흐름이 경색됨에 따라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는 2021년 평균치 3억5500만달러에서 무려 75%가 폭락한 9000만달러로 추락했다. 이조차도 투자를 유치한 회사들의 평균일 뿐 많은 수의 스타트업은 현재 경색된 자금시장과 높아진 금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전의 기회는 있나. ▲김교수 : 다만 과거 2000년 초 버블붕괴, 2007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이런 위기의 상황은 새로운 기술의 출현과 함께 혁신적인 서비스 및 제품에 대한 시장의 필요가 커지는 시기다. 또 이후 새로운 한 시대를 이끌어 갈 스타트업 창업가들에겐 기회의 시간이기도 하다. 또 2021~2022년 벤처캐피털 자금이 기록적인 규모로 조성돼 시장의 투자여력은 비교적 풍부하다. 따라서 이들 투자자에겐 시장에서의 옥석 가리기가 비교적 수월해지는 시기이며, 특히 매력적인 기업가치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향후 투자의 매력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면도 많다고 볼 수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지금 상황은 스타트업 입장에선 회사 운영을 위한 런웨이를 최대한 늘리고, 공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것보다는 내실 있는 실적을 통해 다시 다가올 업사이클(Up Cycle)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미재무학회(KAFA)는 지난 1991년 미주지역 재무 연구자들의 학술적 발전 및 상호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발족한 학술단체다. 30여년간 발전을 거듭해 현재 미주는 물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과 유럽, 호주 지역 한인 연구자들의 모임으로 발전했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2007년부터 한미재무학회의 학문적 성취를 장려하기 위해 KAFA를 후원하고 있다.정리=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6-26 18:33:09[파이낸셜뉴스] 국내 1세대 로드샵 화장품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의 본입찰이 이르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진행 될 예정이다. 대주주인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의 엑시트 가능성 여부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의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 스위스(CS)는 대주단과 본입찰 매각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 본입찰 일정은 이르면 이달 말에서 내달 초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선 에이블씨엔씨의 본입찰이 이날 열릴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까지 에이블씨엔씨 본입찰에는 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각국을 기반으로 한 3개 기업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월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던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산하 화장품 전문기업 'LVMH P&C'의 본입찰 여부가 가장 큰 흥행 변수로 꼽힌다. 이번 매각 대상은 IMM PE가 보유한 에이블씨엔씨 지분 59.2%다. '미샤'로 잘 알려진 에이블씨엔씨는 피죤 연구원 출신 서영필 전 회장이 2000년 설립한 온라인 화장품 쇼핑몰 '뷰티넷'이 모태다. 초저가 화장품을 선보이며 브랜드 출시 2년 만인 2004년 매출액 1000억원을 넘었다. 이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했고, 2011년 코스피시장으로 이전했다. 앞서 IMM PE는 2017년 서영필 전 회장이 보유한 지분 25.5%를 1882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공개매수와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3039억원을 투입했다. 한편 에이블씨엔씨의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동반 성장했다.이날 에이블씨엔씨는 일본과 미국 등 해외 매출의 지속적인 성과 개선으로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한 631억원, 영업이익은 4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6억원) 대비 56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해 1~4분기 내내 이어진 흑자 기조를 올해에도 이어갔고, 회사 실적 개선과 함께 연결 기준 순현금 규모도 지난해 말 대비 65억원 증가해 501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국내 시장에서는 미샤, 어퓨를 비롯해 초공진, 스틸라, 셀라피, 라포티셀 등 기초와 색조, 한방과 더마 분야를 아우르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브랜드별 특성에 맞는 다변화된 채널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기자
2023-05-15 15:31:30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엇갈린 행보가 길어지고 있다.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연이은 외풍 속에서도 코스닥지수는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지만 코스피지수는 힘이 부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2차전지업종이 끌고온 코스닥시장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400선 위협받는 코스피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이후 2주 동안 코스피지수는 0.06% 하락한 반면, 코스닥지수는 4.92% 올랐다. 미국·유럽발 은행 위기에 따른 변동 폭의 확대에도 선방한 셈이지만 투자자들의 표정은 엇갈릴 수밖에 없다. 큰 틀에서는 미국의 금리정책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신한투자증권 최유준 연구원은 "코스피는 경기를 대변하고, 코스닥은 투자심리를 얘기하는 상황"이라며 "코스피는 FOMC가 한 번의 금리인상을 남겨뒀다는 점에서 경기가 눌릴 수 있다는 부담감, 코스닥은 긴축 우려가 사라진 것을 조금 더 주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에 경기민감주가 몰려있는 반면, 코스닥에는 경기에서 자유로운 업종들이 많다는 점이 지수에 반영되는 것이다. 은행발 위기를 봉합하더라도 추가적인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코스피의 발목을 잡는 분위기다. 최 연구원은 "'뭔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SVB, CS에 이어 도이체방크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며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상황이다. ■코스닥, 후속 주도주 고민 상대적으로 강세가 이어진 코스닥은 주도주 교체라는 숙제가 있다. 2차전지 관련주가 시장을 이끌어 왔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상승 종목보다 하락 종목이 더 많다. 메리츠증권 이종빈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2차전지 만큼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업종이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시장은 항상 적정성을 찾아가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수급의 이기적인 지속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23일 2차전지 관련주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두 종목의 거래대금이 3조4087억원을 기록하며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17조9269억원)의 19.0%를 차지했다. 특히 일부 소재주나 장비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테슬라보다 높아진 수준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코스피는 반도체업종이 반전 포인트로 꼽힌다. 반도체의 비중이 높은 만큼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만한 요인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은 반도체업종의 반등 시점을 기존 2·4분기에서 3·4분기 이후로 미루는 분위기다. 이 연구원은 "1·4분기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업체들의 공급조절 의사가 필요하다"면서 "감산이나 재고 조절에 대한 시그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23-03-27 18:50:16[파이낸셜뉴스]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엇갈린 행보가 길어지고 있다.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연이은 외풍 속에서도 코스닥지수는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지만 코스피지수는 힘이 부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2차전지업종이 끌고온 코스닥시장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400선 위협받는 코스피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이후 2주 동안 코스피지수는 0.06% 하락한 반면, 코스닥지수는 4.92% 올랐다. 미국·유럽발 은행 위기에 따른 변동 폭의 확대에도 선방한 셈이지만 투자자들의 표정은 엇갈릴 수밖에 없다. 큰 틀에서는 미국의 금리정책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신한투자증권 최유준 연구원은 "코스피는 경기를 대변하고, 코스닥은 투자심리를 얘기하는 상황"이라며 "코스피는 FOMC가 한 번의 금리인상을 남겨뒀다는 점에서 경기가 눌릴 수 있다는 부담감, 코스닥은 긴축 우려가 사라진 것을 조금 더 주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에 경기민감주가 몰려있는 반면, 코스닥에는 경기에서 자유로운 업종들이 많다는 점이 지수에 반영되는 것이다. 은행발 위기를 봉합하더라도 추가적인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코스피의 발목을 잡는 분위기다. 최 연구원은 "'뭔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SVB, CS에 이어 도이체방크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며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상황이다. ■코스닥, 후속 주도주 고민 상대적으로 강세가 이어진 코스닥은 주도주 교체라는 숙제가 있다. 2차전지 관련주가 시장을 이끌어 왔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상승 종목보다 하락 종목이 더 많다. 메리츠증권 이종빈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2차전지 만큼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업종이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시장은 항상 적정성을 찾아가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수급의 이기적인 지속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23일 2차전지 관련주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두 종목의 거래대금이 3조4087억원을 기록하며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17조9269억원)의 19.0%를 차지했다. 특히 일부 소재주나 장비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테슬라보다 높아진 수준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단기적인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코스피는 반도체업종이 반전 포인트로 꼽힌다. 반도체의 비중이 높은 만큼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개선시킬 만한 요인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은 반도체업종의 반등 시점을 기존 2·4분기에서 3·4분기 이후로 미루는 분위기다. 이 연구원은 "1·4분기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업체들의 공급조절 의사가 필요하다"면서 "감산이나 재고 조절에 대한 시그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23-03-27 16:12:32최근 위기설에 휩싸인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재무 건전성 문제가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미국 당국의 탈세 혐의 수사라는 추가 악재까지 터지면서 12일(현지시간) 주가가 5% 가까이 빠졌다. ■CS 주가 5% 급락… 파장 커질까 촉각 전문가들은 "CS가 수익과 외형이 동시 감소하는 악순환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다른 은행주까지 여파가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CS의 파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됐던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반대로 이번 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진단도 있다. 이날 스위스증권거래소에서 CS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32% 하락한 4.20스위스프랑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5% 넘게 빠지기도 했다. 연초 대비로는 주가가 53.78% 하락하며 반토막이 난 상태다. 미국 법무부가 CS에 대해 고객들의 자산 은닉을 도왔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앞서 CS는 2014년 역외 비밀계좌를 통해 미국 고객들의 탈세를 도운 혐의를 인정하고 미국 당국에 약 26억달러(약 3조7000억원)의 벌금을 낸 바 있다. 미국 법무부는 내부고발을 바탕으로 CS가 혐의를 인정한 후에도 미국 계좌 소유자들의 자산을 미 국세청(IRS)으로부터 숨기도록 해 탈세를 도왔는지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원 금융위원회도 이와 유사한 혐의로 CS를 조사하고 있으며 수주 안에 관련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다만 CS는 탈세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CS는 "2014년부터 세무당국으로부터 자산을 은닉하려는 사람들을 근절하기 위해 미신고 계좌가 확인되면 폐쇄해왔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파산한 영국 금융회사 그린실캐피털과 한국계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캐피털에 대한 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봤던 CS는 이번 수사로 한층 강한 압박을 받게 됐다. 그린실캐피털 파산과 아케고스 투자로 입은 손실은 각각 17억달러, 55억달러에 이른다. 특히 아케고스 관련 손실액은 1856년 설립 이래 최대 규모다. 올해 상반기 18억7000억스위스프랑 적자를 기록한 CS는 3·4분기에도 3억9000만스위스프랑의 적자가 예상된다. ■무디스 "CS, 올해 30억불 손실 전망" 더 큰 문제는 기업의 수익과 외형이 감소하는 악순환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올해 2·4분기 말 보통주 자기자본비율은 13.5%로 양호하다. 반면 부실채권(NPL) 비율은 1.1%, 커버리지 비율(충당금/NPL)은 27%로 미국 은행들의 자산건전성과 비교해 나쁜 편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CS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5%로 국제 규제 최소값(8%)과 스위스 요구 수준(약 10%)을 크게 웃돌고 있다.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은 유럽 및 미국 은행들 가운데 가장 높다. 이처럼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CS의 주가는 연일 추락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CS가 올해 3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 역시 CS가 오는 2024년 최대 80억스위스프랑의 자본 부족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추정하며 목표주가를 5.8스위스프랑에서 4.7스위스프랑으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골드만의 애널리스트들은 "CS는 순환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에 계속 직면하고 있다"며 투자의견을 '매도'로 유지했다. CS는 위기설을 잠재우기 위해 오는 27일 3·4분기 실적과 기업 혁신전략이 담긴 전략 검토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여기에는 대규모의 IB사업 축소 계획도 담길 전망이다. '알짜' 자산으로 알려진 스위스 취리히 금융 중심부의 사보이호텔도 매각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건물 시세는 4억스위스프랑에 달한다. 이번 위기설이 과장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나민욱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선 영업환경 악화와 기타 이슈로 인한 적자,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급등 등 현재의 CS는 과거 도이치방크 사태와 유사하다고 보지만 이는 틀렸다"고 지적했다. 나 연구원은 "도이치방크는 2015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는데 당시 문제가 됐던 점은 코코본드에 대한 이자 미지급 우려였다"며 "CS는 충분한 자본을 보유해 코코본드의 전환·상각과 이자 미지급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2-10-13 18:23:07[파이낸셜뉴스]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 스위스(CS)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올 초 불거진 아케고스캐피탈 여파에도 호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오는 2024년까지 아태지역 자산관리 부문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8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크레디트 스위스는 지난주 2021년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아태지역 성장 가속화에 초점을 둔 그룹 전략을 밝혔다. 크레디트 스위스 아태지역은 지난 4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그룹 전체 매출의 19%를 차지했다. 이는 아태지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글로벌 은행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이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이러한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아태지역에 자원을 우선 배분하고 더 많은 자본을 투자하는 동시에 통합 서비스 모델을 강화해 그룹 내에서 아태지역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을 더욱 끌어 올릴 계획이다. 헬만 시토항(Helman Sitohang) 크레디트 스위스 아태지역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우리는 그룹의 새로운 전략에 따라 계속해서 아태지역에서의 성장을 추진할 것”이라며 “그동안 ‘기업가를 위한 은행(Bank for Entrepreneurs)’를 추구해 온 결과, 아태지역에서의 현 성장세는 그룹 전체의 성장 전략에 아태지역이 핵심 축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또한 크레디트 스위스는 2024년까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프라이빗 뱅킹 부문 직원을 500명 추가 채용하여 직원 수를 현재보다 약 15%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시토항 CEO는 “아태지역의 자산관리 부문 매출은 연평균 9% 성장하며 현재 그룹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다”며 “프라이빗 뱅킹 서비스와 투자은행 서비스를 통합한 사업모델을 바탕으로 2018년부터 2021년 3분기까지 300억 프랑(한화 약 39조)의 자산을 유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크레디트 스위스가 발표한 새로운 글로벌 전략은 Wealth Management(자산관리) 비즈니스에 상당한 금액의 자본을 할당하고 프라임 브로커리지 부문을 철수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최근 어려웠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대범한 조치이자 리스크 강화 및 장기 성장을 위한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크레디트 스위스는 오는 2024년까지 글로벌 WM부문에 30억 프랑(한화 약 3조 9000억)을 투자할 계획이다. WM부문과 경쟁력 우위를 보유한 사업부문간의 연계 강화에 초점을 둠으로써 수익 변동성 또한 낮춘다는 전략이다. 한편 한국에서도 크레디트 스위스는 지난 수년 동안 국내 M&A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활약과 더불어 올해 IPO 시장에서는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며 탄탄한 실적을 보여왔다. 브로커리지 비즈니스 또한 수 년간 탄탄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해왔다. 자산관리 분야에서도 올해 한국투자증권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국내 초고액 자산가를 위한 종합적인 자산관리 자문 및 글로벌 투자상품 제공을 위해 협업 중이다. 한국은 크레디트 스위스 아태지역 전체에서도 순익 기여도가 높은 편으로 한국 시장의 높은 위상은 본사의 장기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1-11-08 14:29:32"이제는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이 아닌 MAMAA(메타·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다. MAMAA 하락에 베팅하지 마라." 2013년 미국 대표 빅테크 기업을 나타내는 신조어 'FAANG'을 만든 짐 크레이머 CNBC 매드머니 진행자가 10월 29일 이를 대체할 새로운 신조어를 공개했다. 바로 MAMAA다. 'FAANG'이란 단어가 공개됐을 당시 시장에서는 '뉴욕증시 핵심 종목을 명확하게 표현한 신조어'라는 평을 내놨다. 크레이머가 이번에 새롭게 제시한 MAMAA에는 기존 FAANG에서 넷플릭스(N)가 빠지는 대신 마이크로소프트(M)가 합류했다. 페이스북(F)은 새 사명인 메타(M)로, 구글(G)은 모기업인 알파벳(A)으로 변경됐다. 이로써 메타(M), 애플(A), 마이크로소프트(M), 아마존(A), 알파벳(A) 등이 미국을 대표하는 5개 빅테크로 선정됐다. ■올해 빅테크 사상 최대 실적 달성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올해 'MAMAA' 5개 기업들의 총 매출액은 1조3980억달러로 추산된다. 지난해 1조1020억달러보다 26.9% 많은 수준이다.이 추산이 맞다면 올해가 빅테크 기업들에게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해가 될 예정이다. 물론 이들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서도 온도차는 있다. 특히 최근 발표한 올해 3·4분기 실적에서 기업들의 명암이 갈렸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알파벳과 MS는 환호를 부르고 있다. 알파벳의 올해 3·4분기 매출액은 651억달러로 14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순이익 역시189억달러로 시장 예상치(158억달러)를 크게 웃돈 역대 최대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1조9720억달러로 사상 첫 2조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다. MS 역시 호실적에 시총이 2조달러를 돌파하며 전세계에서 가장 몸값 비싼 기업이 됐다. MS의 올해 3·4분기 순이익은 205억달러, 매출액은 453억달러로 둘다 시장 예상치를 크게 넘어섰다. 증권업계에서도 알파벳과 MS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10월 27일 알파벳 목표 주가를 종전 3200달러에서 33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크레디트스위스 역시 MS의 목표 주가를 종전 320달러에서 340달러로 올려잡았다. ■빅테크 내 온도차…MAA 시장 실망감 극복할까 반면 아마존과 애플은 공급망 이슈에 따른 매출 타격이 발목을 잡았다. 아마존의 올해 3·4분기 매출액은 1108억달러, 순이익은 32억달러였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5% 상승했으나 순이익은 4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경우 3·4분기 매출액이 834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9% 증가했지만 시장 예상치에 못미치면서 실망감을 가져왔다. 최근 내부고발 문제로 논란에 휩싸인 페이스북 역시 사명을 메타(META)로 바꾸며 국면전환에 나섰지만 월가의 시각은 아직 차갑다. 페이스북은 10월 25일 메타버스 사업에 연내 최소 100억달러를 쏟아붓겠다고 밝혔지만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를 줄하향했다. 당분간 막대한 지출로 실적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골드만삭스는 종전 455달러에서 445달러로, 크레디트스위스는 종전 500달러에서 430달러로 목표가격을 낮췄다. 다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MAMAA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있다. 크레이머는 "메타로 이름을 바꾸기로 한 페이스북은 스스로를 혁신하려는 노력이 있기 때문에 'MAMAA'에 들어갈 자격이 있다"며 "메타버스가 기업과 여가생활에서 디지털 생활을 바꿔나갈 것이고 중소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이들 사이에 주가흐름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들이 IT세상의 변화를 이끌어가며 엄청난 성공을 이끌어 갈 것"이라면서 "이들의 주가가 앞으로 떨어질 것이라는데 베팅하지 말라(Don't bet against MAMAA)"고 덧붙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1-11-01 17:24:40글로벌 5대 빅테크사 'FAMGA'(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애플)의 3·4분기 실적이 이번 주 모두 발표된다. 증권가에선 아마존을 제외한 이들 기업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늘겠다고 전망하고 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페이스북을 시작으로 미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1~5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 대형 정보기술(IT)기업들은 이번 주까지 3·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구글(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가 26일, 애플과 아마존은 각각 27일, 28일 등이다. 증권가에서는 아마존을 제외한 4개 기업의 3·4분기 주당순이익(EPS)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EPS는 기업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을 기업의 총 발행주식 수로 나눈 값이다. 순이익이 늘수록 EPS도 커진다. 아마존 3·4분기 EPS는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스테판 주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물류 역풍도 내년 중순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올해 하반기 및 내년 세전이익(EBIT) 추정치도 감소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약 11% 낮췄다. 반면 애플의 4·4분기(7~9월) EPS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3% 증가한 주당 1.24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EPS 컨센서스는 각각 23.48달러, 3.19달러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3.2%, 32.9%씩 증가한 수준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지난해 3·4분기보다 EPS가 1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나 구글, 페이스북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가장 낮지만 증권가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주식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앞서 미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이달 초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IO)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3·4분기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5%가 올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목표주가를 높인 바 있다. 대형사들의 전반적인 실적 전망이 긍정적으로 예고되면서 기술주를 둘러싼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앞서 미 기술주들은 지난 22일 일제히 조정을 겪었다. 소셜미디어기업 스냅이 애플의 사생활 보호 규정 변화로 인해 광고 수익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밝히면서다. 이날 스냅 주가는 전날보다 26.59%나 떨어졌고 스냅처럼 광고 수익 비중이 큰 페이스북과 구글, 트위터 주가도 일제히 3~5%대 급락한 채 마감됐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주가도 소폭 하락했다. 다만 28일 발표될 미국의 9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 2·4분기보다 3.7%포인트나 낮은 연율 3.0%로 예상된단 점은 변수다. 성장률은 둔화하는 반면 9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2% 오를 것으로 전망돼 인플레이션 우려가 꺾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 실적 피크아웃(정점 통과)이나 반도체 칩 부족 및 공급망 대란으로 인한 실적 쇼크 우려 등도 지수 및 주가 상승세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주엔 대형 빅테크사뿐 아니라 금융, 산업재 등 다수 업종 내에서도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쏟아질 예정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미 증시에서 이번 주 실적발표를 앞둔 종목은 총 167개에 달한다. 지난주까진 118개 종목이 실적발표를 진행했다. 정다운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4분기 실적시즌은 직전 분기와 비견될 정도로 긍정적이지만 인플레이션·공급망 관련 우려가 여전하다"며 "추가로 확인할 부분은 4·4분기와 내년 1·4분기 이익 컨센서스 상승 흐름이 나타나는지, 실적시즌 후반까지 긍정적인 흐름이 지속될지 여부"라고 말했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2021-10-25 18:26:58[파이낸셜뉴스] 크래프톤은 8월 초 상장(IPO) 후 확보된 자금으로 글로벌 콘텐츠 및 플랫폼 시장 인수합병(M&A)과 투자에 본격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또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원천 지식재산권(IP) 및 신규 게임을 개발하고, 딥러닝(두뇌와 유사한 심층AI) 등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투자에 주력할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이날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총 공모주식 수는 865만4230주, 1주당 희망공모가액은 40만원에서 49만8000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투자기관 대상 수요 예측은 7월 14일부터 7월 27일까지 2주간 진행된다. 이를 통해 확정된 최종 공모가를 기준으로 다음 달 2일과 3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이 이뤄지며, 8월 초 코스피 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크래프톤 상장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공동주관사는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 NH투자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이다. 또 삼성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지난 2017년 크래프톤 펍지 스튜디오가 선보인 대표작 ‘PUBG: 배틀그라운드(배틀그라운드)’는 오픈월드 배틀로얄이라는 새로운 게임 장르다. 글로벌 메가 IP로 인정받고 있는 배틀그라운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중 하나이며, 미국 및 중국 시장에서 동시에 1위를 기록한 유일한 게임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역대 최다 판매된 PC 게임으로 7500만 장(PC, 콘솔 포함)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역시 지난 3월 기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 10억 건을 달성했다. 크래프톤은 인도 및 중동 지역 내에서도 ‘국민게임’으로 빠르게 성장하며 입지를 굳혔다. 인도 시장에서는 2020년 게임 앱 매출 순위 1위, 누적 다운로드 수는 2억 7000만 건을 돌파했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는 16개국 중 15개 국가에서 매출 순위 1위를 달성하며, 전체 인구의 50% 수준인 2억 5000만 건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특히 크래프톤이 인도에서 직접 서비스 중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는 이달 초 출시 후 일주일 만에 누적 이용자 수 3400만 명, 일일 이용자 수 1600만 명, 최대 동시 접속자 수 240만 명을 기록했다. 배그IP기반 '펍지 유니버스' 확장한다 크래프톤은 강력한 글로벌 IP 배틀그라운드를 신규 게임에도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연내 출시 예정인 ‘배틀그라운드: NEW STATE’는 펍지 스튜디오가 배틀그라운드를 기반으로 개발한 모바일 게임이다. 중국, 인도, 베트남을 제외한 전 세계 지역(구글플레이 기준)에서 별도의 마케팅 없이 사전 예약자 수 2500만 명을 넘기며 콘텐츠 자체 경쟁력을 입증했다. 크래프톤은 콘텐츠 산업 내 IP 융복합 가속화에 따른 새로운 전략으로 ‘펍지 유니버스’를 내세웠다. 펍지 유니버스는 게임을 통해 탄생한 강력한 IP를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작업이다. 즉 ‘생존’을 테마로 한 배틀그라운드 스토리를 미디어, 플랫폼, 콘텐츠로 재생산해 잠재력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유력 제작자 아디 샨카(Adi Shankar)를 영입해 펍지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펍지 유니버스 세계관을 공유하는 새로운 게임 개발에도 나선다. 연내 출시할 예정작인 ‘배틀그라운드: NEW STATE’를 포함해 오는 2022년 출시할 예정인 차세대 서바이벌 호러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The Callisto Protocol)’, 오픈월드 서바이벌 게임 프로젝트명 ‘카우보이(COWBOY)’ 등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또 이영도 작가 판타지 소설 ‘눈물을 마시는 새’를 활용하여 게임 제작과 함께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시키는 등 새로운 글로벌 메가 IP 발굴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딥러닝 분야에 집중해 더욱 강화된 상호작용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언어 모델 △오픈 도메인 대화 △음성 및 텍스트 변환 △캐릭터 움직임 생성 등 4가지 기술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 궁극적으로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가상 친구(Virtual Friend)’를 개발할 예정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사진)는 “게임은 가장 강력한 미디어며 게임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즐거움을 팬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독창성, 끊임없는 도전정신, 기술력을 바탕으로 게임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제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코스피 상장을 통해 독보적인 글로벌 게임 기업으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크래프톤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1조6704억 원, 영업이익 7739억 원, 당기순이익 5563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3.6% 증가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15.4%, 99.5%가 증가한 수치다. 올 1·4분기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 4610억 원, 영업이익 2272억 원, 당기순이익 194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49.3%를 기록하며 동종 업계에서 높은 수준의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회사 매출 중 94%(4390억 원)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해 글로벌 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조윤진 기자
2021-07-26 11:3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