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아이톡시는 우크라이나 국방부 조달청, 현지 자선재단 Rush Foundation, KG모빌리티 등이 참석해 한국산 픽업트럭을 국방부 조달청에 공급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국방부 조달청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마리나 베즈루코바 국방부 조달청장, 나탈리야 마슬로 Rush Foundation 대표, 전봉규 아이톡시 대표가 참석했고, 권교원 KG모빌리티 상무는 비대면 화상회의를 통해 참석했다. 해당 협약을 통해 국방부 조달청은 향후 3년간 총 3만대의 4륜 픽업트럭을 구매하는 정부 조달계획에 KG모빌리티의 ‘무쏘그랜드’를 선정했다. 아이톡시와 KG모빌리티는 현지에서 요구하는 사양 및 공급일정 준수 등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최대 헬스&뷰티(H&B) 스토어 체인 EVA Group을 운영하고 있는 루슬란 쇼스탁 회장이 출연한 자선재단 Rush Foundation은 전쟁 이후 HeroCar 프로젝트를 통해 국방부 및 전쟁피해복구 현장에 KG모빌리티의 픽업트럭 ‘액티언’ 수백대를 기증해왔다. 최근에는 다른 자선재단 3곳과 연합하여 한국산 픽업트럭 KG모빌리티의 ‘무쏘그랜드’ 신차 200대를 아이톡시로부터 공동 구매해 국방부에 기증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번 협약 체결에 큰 도움을 줬다. 이번 공급협약에 선정된 KG모빌리티의 ‘무쏘그랜드’는 지난해 7월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추진한 인도적 지원물품 대상에 포함되었다. 이후 한국국제협력단(KOICA)를 통해 ‘무쏘그랜드’ 200대가 현지 구호물품으로 소방청 등에 제공되었다. 현지 조달청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 정부가 긴급 지원한 픽업트럭 ‘무쏘그랜드’가 전쟁 피해복구 현장 등에 투입되면서 범용성과 성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면서 “정상외교 후 한국정부의 신속한 지원 및 재건사업 현장에서의 호평 등이 조달청의 입찰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아이톡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국기업 최초로 지난해 10월 수도 키이우에 현지합작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현지에서 국방부 조달청과 3개월간 긴밀한 계약 협상을 벌인 주역은 전직 공무원 출신으로 구성된 합작법인 ‘ITOXI UA’의 임직원들이다. 지난해부터 대형 입찰 정보 및 경쟁사 정보 등을 발 빠르게 확인해 아이톡시 본사와 긴밀히 협의한 끝에 한국기업 최초로 국방부 조달청에 픽업트럭 공식 조달업체로 선정되었다. 현지 합작법인 대표이사인 ‘로만 그리고리신’은 오데사 주정부의 수석국장 출신으로 지난12일 우크라이나 상공회의소의 한-우크라이나 비즈니스 협의회 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아이톡시는 이번 조달청 픽업트럭 공급협약 이외에도 한국상품 상설전시관 (Korea Pavilion) 프로젝트, 이동형학교 (Modular School) 프로젝트 등을 현지 경제부 및 교육부 등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톡시 전봉규 대표는 "국부펀드(State Property Fund of Ukraine) 및 독일 HarmoTech Group과 우크라이나 최대 요소·암모니아 생산 공장인 OPP(Odesa Port Plant)의 현대화 및 생산재개를 협의하고 있다"며 "한국내 수입 경쟁력이 있는 현지 광물 및 해바라기유 등을 국내에 가져와 품질검사도 진행하고 있어 양국간 무역 및 현지 재건사업의 교두보 역할로 입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03-14 10:46:40[파이낸셜뉴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점유율이 9년만에 최대치로 올라섰다. 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미국 내 공장 재가동 후 3개월간(6-8월) 한국브랜드 미국시장 점유율이 8.9%로 크게 상승하며 전성기였던 2011년의 8.9% 수준까지 올라섰다고 밝혔다. 미국 승용차 시장에서 한국차의 점유율은 지난 3~5월, 6월~8월 모두 8.9%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시장의 76.8%를 차지하는 경트럭(SUV, 미니밴, 소형픽업트럭 등) 차종에서 현대·기아차 시장점유율이 공장 가동중단 전 5.6%(2019년 12월~2020년 2월)에서 재가동 후 6.9%(2020년 6월~8월)로 급증했다. 반면 GM(-1.8%포인트), 도요타(-0.3%포인트), 닛산(-1.2%포인트), 미쓰비시(-0.4%포인트) 등은 가동중단 이후 시장점유율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차의 시장점유율 확대에는 선호도가 커지고 있는 SUV 위주의 신차출시와 최고등급의 안전도 등 품질경쟁력 확보, 한국산차 수출물량 조정을 통한 효율적 재고관리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기아차는 신규 SUV 라인업에 팰리세이드, 베뉴, 셀토스를 추가하는 등 미국시장에서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경트럭 차종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왔다. 현대차 넥쏘, 제네시스 G70과 G80은 올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실시한 충돌 안전도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를 획득했으며, 총 17개의 현대·기아차 모델이 TSP+ 또는 TSP 등급을 획득해 2년 연속 자동차업체 중 가장 많은 모델이 선정됐다. 자동차산업협회는 무엇보다 3~5월 코로나19 확산시기에도 한국 내 공장가동을 지속하는 등 생산능력을 유지한 결과 주요국 봉쇄조치 해제 후 수요급증에 대비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최근 해외업체들도 정상가동에 돌입하며 향후 미국시장에서의 판매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만기 회장은 "글로벌 경쟁이 심화될 전망임을 감안해 업계로서는 노사안정과 생산성 제고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정부로서는 기업의 이러한 노력을 적극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은 지난 9월 28일 미국자동차정책협의회(AAPC)와의 교류회를 개최하고 코로나19 전후 시장동향 및 정부 지원책, 연비규제 동향, 자율주행차 관련 기준 제정동향 등 양측의 시장동향 및 환경·안전 이슈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2020-10-05 09:50:05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개정 전에는 한국의 일자리만 늘려줬으나 재협상을 통해 미국에도 공정해졌다며 자신의 지도력을 강조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케롤라이나주 샬럿에서 개막된 공화당 전당대회 시작 직전 공화당 위원회 모임에 깜짝 모습을 나타낸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의 한미FTA가 "끔찍한" 협정으로 4년전 대선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작품이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클린턴이 한미FTA로 일자리 25만개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갔다고 지적했다. 한미FTA는 지난 2012년초 발효됐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2018년 재협상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정된 내용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지난해초에 개정된 내용에는 한국이 매년 미국산 자동차 수입을 두배 늘리고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관세 25% 부과 기간을 2041년까지 연장하는 것이 포함됐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0-08-25 11:28:14현대모비스는 최근 중국 톈진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던 전장부품 라인을 국내로 옮겨왔다. 지난해 불거진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에 매겨지는 미국 정부의 고율관세를 피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중국 톈진공장에서 담당했던 미국 수출용 전장부품을 지난해 말부터 국내 진천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그 대신 진천공장에서 생산돼 유럽으로 수출됐던 전장부품 생산라인을 중국 공장으로 이전했다. 기존 '중국 톈진공장-미국' '한국 진천공장-유럽'으로 짜여졌던 수출라인을 '중국 톈진공장-유럽' '한국 진천공장-미국'으로 바꾼 것이다. 이 같은 라인 변경은 지난해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25%의 고율관세 부과조치를 발효하면서 결정됐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됐던 부품에 관세가 부과되면서 가격경쟁력 등을 고려해 미국과 유럽 수출품목의 생산라인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진천공장과 중국 톈진공장은 현대모비스의 주요 전장부품 생산·공급 시설로 꼽힌다. 특히 톈진공장에서 생산된 부품들은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 현지 공장뿐 아니라 미국 내 생산기지로도 납품돼 왔다. 앞서 현대차도 미국 전략형 모델로 개발 중인 첫 픽업트럭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지난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서 양국이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25% 관세를 2041년까지 유지하기로 합의하면서다. 당초 국내 생산 후 수출하는 방식을 고려했던 현대차는 고율관세로 한국산 픽업트럭의 미국 수출길이 사실상 막히자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해 현지에서 판매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의 무역보호주의 정책에 따라 생산·물류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여부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추가적 전략수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관세면제국 지정을 받지 못할 경우는 물론 한국이 면제국이 되더라도 어떤 나라가 제재대상국으로 결정되느냐에 따라 한국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2019-03-07 17:19:27국회가 7일 저녁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정 비준 동의안을 처리했다. 개정안은 재적 의원 204명 가운데 찬성 180명, 반대 5명, 기권 19명으로 통과됐다. 개정안은 개정 의정서 2건, 공동위원회 해석, 합의의사록과 서한교환 등 총 8건의 문서로 이날 통과된 개정안은 개정 의정서 2건이다. 이에 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은 내년 초 공식 발표만을 남겨두게 됐다. 비준동의가 완료된 만큼 이후에는 각자 상대국에 국내 절차 완료를 서면으로 통보하고 통보 후 60일 또는 양국이 달리 합의하는 날에 협정이 발효한다. 이날 처리된 비준안은 한국산 픽업트럭(화물자동차)의 미국 수출관세 철폐 시기를 20년 늦추고,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꼽혔던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의 중복 제소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당초 미국은 2021년 1월 1일 철폐 예정이던 픽업트럭 관세를 20년 유지해 2041년 1월 1일까지 연장했다. 미국 입장에선 현재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미국산 자동차는 제작사별로 연간 2만5천대까지 미국 자동차 안전기준(FMVSS)을 준수하면 한국 자동차 안전기준(KMVSS)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하는 규정을 2배인 5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또 미국산 자동차를 수리하기 위한 자동차 교체부품도 미국 안전기준만 충족하면 된다. 이외에도 개정안에는 우리나라가 앞으로 차기(2021∼2025년) 연비·온실가스 기준을 설정할 때 미국 기준 등 글로벌 추세를 고려하는 내용도 담겼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오는 17일까지 의견 수렴중인 '글로벌 혁신신약 약가 우대제도'도 한미FTA에 합치하는 방향으로 올 연말까지 개정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 우대 제도는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수행하며, 연구개발(R&D) 투자 등 국내 보건의료 향상에 기여도가 높은 신약의 가격을 우대하고 보험등재 기간도 줄이는 내용이 골자다. 미국은 당초 심평원 초안과 관련해 한미FTA 원칙과 위배된다며 문제를 제시했다. 의약품 또는 의료기기의 가격산정·급여 또는 규제와 관련된 모든 사안에 대해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모든 조치가 합리적이고 공평해야 하지만 개정안은 그렇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의 정부의 정당한 정책권한을 보호하기 위한 요소를 개정 협정문에 반영했다. 다른 투자협정을 통해 ISDS를 시작한 경우 같은 사안에 대해 한미FTA를 통해 다시 ISDS 절차를 개시하는 것을 어렵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2018-12-08 02:31:03한국과 미국이 내년 1월 1일 발효를 목표로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최종 절차에 착수한다.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미 FTA 개정 문서에 서명했다. 이로써 한·미는 행정부가 할 수 있는 최종 단계를 끝냈다. 양국은 의회 절차만 거치면 개정 FTA는 발효된다. 미국은 의회 승인 없이 협의만 하면 되지만, 우리는 국회 의결을 거쳐야 발효된다. ■김현종 "한·미 FTA, 불확실성 해소" 2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한·미 양국은 내년 1월 1일까지 FTA를 발효한다는 목표다. 이번에 서명된 개정 의정서 2건에 대해 '통상조약의 체결 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회에 비준 동의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개정 FTA에서 우리나라는 미국에 자동차 시장을 추가로 개방하는 대신,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 소송남발을 제한하는 안전장치를 확보했다. '한·미 경제동맹'을 조기에 재정비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미국의 '자동차 관세'라는 더 큰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관세가 실현되면 FTA 개정 의미는 훼손된다. 이날 이후 개시될 FTA 국회 비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철강관세 등 대(對)미국 통상분쟁을 일정부분 해소했다는 점을 이번 개정의 큰 성과로 꼽았다. 김 본부장은 서명 당시 뉴욕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 주요국들이 미국과 치열하게 통상 분쟁, 통상 쓰나미에 휩싸인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먼저 타결되고 서명된 무역협정이 한·미 FTA 개정이라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협정 서명식에서 "취임 첫날부터 공정하고 호혜적인 방식으로 무역협정들을 재협상할 것이라고 미국인들에게 약속했다. 우리가 처음 약속을 실천했다. 한·미가 무역협력의 본보기를 세웠다"며 무역분야의 첫 주요 합의(메이저 딜)로 한·미 FTA를 개정한 것이 자신의 치적임을 강조했다. ■美 요구대로 '픽업트럭 관세 20년 연장' 한·미 개정 FTA의 핵심은 미국의 관심 이슈였던 자동차시장 개방이다. 미국은 한국에 수출하는 화물자동차(픽업트럭) 관세(2021년 1월 1일)를 20년 연장해 2041년 1월 1일 철폐하기로 했다. 한국산 픽업트럭의 미국 수출길이 앞으로 20년 이상 막히는 셈이다. 또 우리나라 안전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미국산 자동차 수입물량이 제작사별 연간 2만5000대에서 5만대로 늘어난다. 한·미 FTA 이후 미국산 빅3 자동차 연간 수입물량이 2만대에 못미쳐 국내 산업에 실질적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우리가 자동차시장을 미국에 양보한 대신, 대표적인 '독소조항'이던 ISDS를 개선했다. ISDS를 통한 소송 남용을 제한하고, 정부의 정당한 정책권한을 보호하는 요소 등을 협정문에 반영한 게 그것이다. 엘리엇 사태(2018년)' '론스타 사태(2012년)'와 같이 미국계 헤지펀드 등이 정부를 상대로 ISDS 소송을 중복해 제기하거나 남발하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유명희 통상교섭실장은 "ISDS 중복 제소 방지는 우리나 미국이 다른 나라와 체결한 FTA에도 없는 조항"이라고 했다. 또 미국 측이 "차별적 조치"라며 개정을 요구한 '글로벌 혁신신약 약가 우대제도'는 한·미 FTA에 합치하는 방향으로 올해 말까지 개정안을 마련한다. ■美 자동차관세 땐 'FTA 개정' 의미 잃어 한·미 간 개정 FTA 서명이 양국 통상이슈의 완전한 문제해결은 아니다. 우리 경제와 고용에 상당한 후폭풍이 우려되는 '자동차 관세'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는 한국·일본·유럽 등 자동차 제조국을 상대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빌미 삼아 최대 25% 관세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FTA 개정을 '통상압박 출구'로 삼는다는 계산이다. 미국이 요구한 자동차 문제가 FTA 개정에서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점을 들어 한국 자동차는 '관세 면제'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김 본부장은 지난 8월말 국회에서 "우리는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자동차 관심사항을) 벌써 다 해결했다. 이 때문에 당연히 자동차 관세를 면제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대미 무역흑자 폭이 크게 줄었고(올 상반기 25% 하락) △한국의 대미 자동차수출의 절반 이상이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다는 점 등을 들어 "자동차 관세 예외를 적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검토해보라"고 지시했으나, FTA 서명 전후로 미국 정부가 우리 측에 '자동차 관세'를 면제한다는 확실한 메시지는 없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예측불가한 트럼프의 추가 통상압박에 대응카드가 별로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우리 정부는 약속대로 FTA에 서명하면서 자동차 관세에 대한 우리 측의 반대 입장(명분)을 강화하려는 생각으로 해석된다. 다만 한·미 FTA 비준이 완료된 상황에서 미국이 자동차 관세 등을 압박한다면 우리 정부는 어떤 카드(안전장치)가 있을지 곤혹스러울 수 있다"고 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2018-09-26 16:19:06한·미 두 나라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정문에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이 무역 협력의 본보기를 세웠다"고 말했다. 통상정책 매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했던 최악의 협상 중 하나를 고쳤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평가했다.트럼프·나바로가 보인 반응에서 보듯 미국은 이번 개정 협상에 만족한 표정이다. 그렇다고 우리 표정이 어두운 것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양국 경제협력 관계를 한 단계 더 높이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먼저 타결되고 서명된 무역협정이 한·미 FTA 개정협상이라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로버트 라이트하우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함께 이번 협상을 주도했다.김 본부장의 말은 일리가 있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를 상대로 전방위 통상전쟁을 펼치고 있다. 중국과는 아주 세게 붙었다. 양쪽 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전략으로 물러설 기미가 없다. 트럼프는 전통 우방인 유럽연합(EU)과도 얼굴을 붉혔다. 가장 가까운 이웃인 멕시코, 캐나다도 예외가 아니다. 전통의 대미 무역흑자국인 일본도 바싹 긴장한 눈치다. 이에 비하면 한국은 통상전쟁터 한복판에서 슬쩍 발을 뺐다. 그러기 위해선 일부 양보가 불가피했다. 원래 한·미 FTA에서 2021년으로 잡혀 있던 픽업트럭 관세 철폐 시기는 20년 뒤로 미뤄졌다.그래도 문제는 남는다. 미국은 국내법인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국가안보를 내세워 수입품에 관세를 물리려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일본·한국산 자동차를 상대로 25% 관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한·미 FTA라는 언덕을 넘었더니 무역확장법 232조라는 큰 산을 만난 격이다. 국내 완성차·부품 업계에 관세 25%는 거대한 장벽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주 문 대통령을 따라 평양에 가지 못했다. 대신 미국에서 윌버 로스 상무장관, 라이트하우저 USTR 대표 등을 만나 관세 예외를 요청했다. '자동차 관세 25%'는 그만큼 화급한 사안이다.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에서 한국차에 대한 관세 면제를 요청했다. 이에 트럼프는 '검토'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그러나 안심하기엔 이르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관세 대신 쿼터를 수용했다. 미국은 자동차에도 같은 요구를 할 수 있다. 국산차 수출물량의 3분의 1이 미국행이다. 정부는 지난 수개월간 한·미 FTA 개정 협상에 쏟은 힘을 자동차 관세 면제에 집중하기 바란다.
2018-09-26 16:00:36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1일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자동차 관세에 대해 "우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서 (자동차 관심사항을) 벌써 다 해결했기 때문에 당연히 자동차 관세를 면제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우리 정부는 한·미 FTA 개정과 수출쿼터(70%)를 적용한 철강관세 면제를 일괄 타결했다. 자동차 분야에선 한국산 픽업트럭 관세 부과 20년 연장, 한국 안전기준 미충족 미국산 자동차 수입쿼터 확대(업체별 연간 2만5000대→5만대) 등 미국의 요구안을 대부분 수용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 우리는 대(對)미국 수출 흑자에서 자동차 비중이 매우 크다. 관세를 받으면 큰 타격을 입는다. 자동차 관세를 면제 받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김 본부장은 "우리가 자동차 관세에서 예외(면제)가 될 보장은 없다. 예외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김 본부장은 "미국의 자동차 관세 타깃은 한국보다 다른 자동차를 제조하는 국가들이다. 멕시코, 캐나다, 일본, 유럽연합(EU)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FTA 개정 비준에 대해, 김 본부장은 "9월 중에 비준에 사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은 지금 한·미 FTA를 비준하는 가닥으로 가고 있다. 미국의 한·미 FTA개정 절차가 (60일간 의회 협의를 거치는 자국법에 따라) 8월 13일에 끝났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명분 삼아 자동차 관세를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은 지난 4월 철강관세 25% 부과때 같은 패턴으로 공청회를 거쳐 '관세 부과'를 담은 국가안보 조사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 25%와 국가별 쿼터제 등 미국의 자동차 수입규제가 현실화하면 대미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상당한 타격이 우려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2018-08-21 16:38:59"자동차 232조(무역확장법) 조치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혜택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우려가 있다".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미국 상무부에서 8시간 가량 진행된 '자동차 232조' 공청회에서 정부를 대표해 "한·미 FTA(개정)를 통해 이미 공정하고 상호 호혜적인 교역여건이 조성됐다"며 232조 조치에 반대 입장을 이같이 밝혔다. ■美 '자동차관세'땐 FTA 혜택 사실상 사라져 미국 정부는 11월 중간선거 이전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명분 삼아 자동차 관세를 강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은 지난 4월 철강관세 25% 부과때 같은 패턴으로 공청회를 거쳐 '관세 부과'를 담은 국가안보 조사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이르면 9월초 미국 노동절 이전에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 25%와 국가별 쿼터제 등 미국의 자동차 수입규제가 현실화하면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지난해 대(對)미 자동차 수출은 146억5000만달러, 자동차부품 56억6600만달러에 달한다. 전체 수출에서 21.4%, 8.3%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고용의 12%가 자동차 산업이다. 특히 우리가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에 상당부분 양보한 끝에 최종 타결수준에 이른 FTA 개정은 사실상 효력을 잃게된다. 이와관련 백운규 산업부 장관도 전날 제주포럼에서 "미국과 자동차 분야에서 분쟁이 생기면 한·미 FTA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간 미국과 호혜적이고 신속한 FTA 개정으로 국익을 우선했다는 점을 강조해오던 정부의 통상정책에 대한 신뢰가 상당부분 훼손될 것으로 보인다. 강 차관보는 이날 공청회에서 "FTA로 한·미 자동차(승용차) 관세가 이미 철폐됐다. (올 상반기) 개정 협상에서 원칙적 합의로 자동차 안전기준 인정범위 확대, 픽업트럭 관세철폐기간 연장 등 미국 측의 자동차 관련 관심사항이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 차관보는 "한국은 미국의 핵심 안보동맹국이자 신뢰할 수 있는 교역 상대다.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의 자동차기업들은 100억달러 이상 미국에 투자했다. 11만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는 등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대(對)미국 수출 주력차종은 중소형차 위주로 픽업트럭과 SUV 위주인 미국 자동차와 경쟁관계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강 차관보는 자동차 산업과 국가안보간 연관성이 없다면서 미국 국가안보 이익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며 232조 조치에 반대했다. ■"한국기업 美 산업 고용에 크게 기여" 한국 자동차업계를 대표해 공청회에 참석한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무역제한조치가 부과될 경우 상당기간 대체생산이 어려워 미국 시장 위축 및 소비자 부담 증가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한국산 자동차는 미국시장내 점유율이 미미하며 소형차 위주로 미국차와 직접적인 경합관계에 있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한국산 자동차부품은 미국 자동차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앨라바마 공장에서 일하는 현대자동차 직원도 공청회에서 "경기침체때도 현대차는 인력조정 없이 미국 근로자와 함께 했다"면서 현대차가 미국 지역 경제에 기여한 것을 직접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차가 △미국내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절반 가량을 현지 생산 △앨라배마 생산 자동차의 20%는 제3국으로 수출 △협력사 포함 2만5000명의 직접고용 및 4만7000명의 간접고용을 창출 △엔진·트랜스미션 등 핵심부품을 미국에서 생산하는 등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음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 직원은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가격 상승과 생산·판매 감소로 앨라배마주의 일자리가 줄 어들 수 있다"며 232조 조치를 반대했다. LG전자 미국 배터리팩 생산법인에서 일하는 판매직원도 공청회에서 자동차 관세가 전기자동차 글로벌소싱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직원은 "LG전자가 미국 기업에 공급하는 배터리팩 등 전기자동차용 부품 생산공장을 미국내 건설하고 있다. 300여개의 신규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라며 미국산 전기 자동차의 성장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EU·日 등도 "美 경제에 악영향"..미 업계도 "관세 반대" 이날 미국 상무부가 절차상 개최한 공청회에는 한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국가, 자동차 관련 협단체, 주요 업계 등 44개 기관에서 참석해 '자동차 232조' 조치에 대한 반대와 우려를 성토했다. EU, 일본, 캐나다, 멕시코 등 주요국 정부는 "자동차 및 관련 부품 수입과 미국 국가 안보간의 연관성이 없다. 수입규제 조치시 보복관세 등을 유발해 오히려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다수의 미국내 자동차 협단체도 동맹국으로부터의 자동차 수입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관세 부과시 자동차 부문 일자리 감소, 투자 저해, 생산·판매 감소, 수출 억제 등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다. 미국자동차정책위원회(AAPC), 자동차제조연맹 등 일부 자동차업계는 관세 부과 대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현대화, EU와의 무역협상 등 신규 FTA 체결 등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이날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아직은 232조 조사가 실제 조치의 권고로 이어질 지에 대해 말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자동차산업은 자율주행차, 연료전지 등 신기술이 중요한 분야로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2018-07-20 09:26:39【울산=최수상 기자】 "현대차 노조는 무역분쟁으로 인한 미국 앨러배머공장의 폐쇄로 미국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는 것도, 무역분쟁의 희생도 원치 않고 있다. .... 한미 양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동시에 감소시키는 나쁜 풍선효과를 깊이 우려한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12일 미국의 관세부과와 관련해 논평을 내고 "한국과 미국의 경제와 자동차산업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한국자동차 및 부품에 관세 25% 적용 예외를 적극 요청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미국의 '관세폭탄'으로 33만대의 현대차 대미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현대차 단체협약에는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부진으로 공장폐쇄가 불가피할 경우 해외공장 우선 폐쇄를 원칙으로 한다"며 "대미 수출이 봉쇄돼 경영이 악화하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이 먼저 폐쇄돼 2만여 명의 미국 노동자들이 해고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어 "지난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서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25% 미국 관세철폐 시점이 2041년까지 20년이나 추가 연장돼 개악됐다"며 "또 다시 25% 관세폭탄을 적용하는 것은 이중 페널티"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AP, 워싱턴포스트 등이 현대차 노조의 이날 논평을 보도했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이날 논평이 SNS 등을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18-07-12 14:46:47